농기구라면 얼마든지 잘 다루는데 검은 그것과 다르다. 사람을 헤칠 수는 있어도 농기구는 일단 농사를 위한 도구니까 그에비해 내가 배운 검은 무언가를 헤치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다. 한손에는 방패를 한손에는 검을 쥐고 검을 천천히 위에서 내린다. 방금의 궤적으로 휘둘렀을때 인간이라면 어디를 베었을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시 한번 방금 그 궤적으로 휘둘러보려고 했지만, 완벽하게 같은 궤적이 아니다. 어느 곳을 휘둘러야 어디가 베이는지는 머리 속으로 상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상상이 가능한 곳에 언제나 같은 궤적으로 검을 휘둘러야만 내가 원하는 결과를 기댈 수 있겠지. 우선은 검으로 같은 궤적을 그릴 수 있을때까지 최대한 천천히 검을 휘두르자 우선 위에서 아래로 그다음에는 대각선으로 그 다음에는 수평으로 찌르기는 그 다음이다.
고아원을 떠나오고 나서의 첫날입니다. 모험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상, 스스로의 힘으로 자립해야겠지요. 타티아나가 허리에서 레이피어를 뽑아듭니다. 사용감이 느껴지는, 다소 낡은 무기입니다. 그렇지만 단단하고 가벼우며 날도 잘 서있습니다. 레이피어의 기본은 찌르기입니다. 베기도 가능하지만 그건 조금 숙달된 다음 연습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제님께서도 찌르기를 먼저 가르쳐주셨으니까요. 재빠르게 자세를 잡아봅니다. 아직 어설프지만 폼은 나네요. 하나, 둘, 하나, 둘, 속으로 셈을 하며 천천히 팔을 내지릅니다. 찌르기는 적의 빈틈을 노려야 한다고 사제님이 말씀하셨었죠. 타티아나는 곧바로 눈 앞에 상상의 적을 그려봅니다. 키와 덩치가 큰 인간형 마물입니다. 마물이 주먹을 우악스레 휘두릅니다. 동작이 크기에 허점은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형체 없는 공격을 피한 뒤 적의 빈틈을 찌르고 재빨리 뒤로 두어 발짝 물러납니다. 그녀는 그렇게 쓰러지지 않는 적과, 수십 분을 대련했습니다.
체력, 체력, 체력! 검술 이전에 체력이다! 은폐와 엄폐를 장시간 유지하는 능력. 신속한 기동으로 싸움의 주도권을 갖는 것 모두 체력에서 나온다. 멈추면 안 된다. 멈추면 죽는다. 지쳐서 먼저 멈추는 쪽이 죽는다.
"흐읍..!"
근육이 죄어지고 호흡이 멈춘다. 파칵! 한손검의 칼날이 빛난다. 표적용 나무막대기가 잘려나갔다. 일격일살, 일격필살! 폭풍처럼 휘두르는 다크 엘프의 공격. 그것은 네가 나에게 상처입힐 기회조차 만들지 않겠다는 절박함의 증거다. 이 말뚝은 죽었다. 다른 말뚝들이 알아챘다. 물러설까? 하나 더 잡을까? 어느 경로가 가장 빠르게 죽이는 경로지? 어느 경로가 말뚝들의 사각이지? 빠르게 생각해, 빠르게 움직여.
'한놈 더!'
혼자 떨어진 말뚝이 있다. 거리상 다른 말뚝과 뭉치기까지 몇 초의 시간이 있어. 돌격한다. 정면으로 뛰어들다가, 슬라이딩! 발목을 그어버리고 넘어지는 놈의 뒷목을 내리친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 후퇴해서 사각으로 빠진다. 계속해서 움직인다, 계속해서 생각한다.
'둘 잡았고 얼마나 남았지?'
장기전은 위험하다. 여러 개의 단기전으로 쪼개서 싸운다. 17대 1은 위험하다. 그럼 1대 1로 17번 싸운다. 그를 위해서 전장을 넓게 사용해야 한다. 유리하면 순식간에 내 공격 범위 안에 적을 당겨넣고, 불리하면 일순간 적의 시야 밖으로 벗어나 싸움을 피한다. 넓은 전장. 넓은 공간. 필요한 것은 역시 체력. 나무 위로 기어올라 잎사귀 속에 몸을 숨긴다. 무게 중심을 낮추고 굵은 나뭇가지 위를 걷듯 뛰어다닌다. 허벅지 근육이 팽팽히 당겨온다.
'배후로 크게 돌아. 내가 아직도 앞에 있을거라고 생각할만큼 빨리.'
10초 쯤 되었나. 아까와는 완전히 반대 방향에서. 나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말뚝 하나가 더 쪼개진다.
검은 피부 위로 흐르는 땀이 바람을 맞아 서늘하다. 몸에서 증기가 올라온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멈추면 죽는다. 압도적인 기동으로 전장을 지배한다.
저는 이단과 마족 뿐만 아니라 마물과도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기적 스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마물과의 대화 그런 작은 기적이라도 괜찮으니까 말이죠. 우선 어떤 기적들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저는 기적 스킬에 대한 책을 읽어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또 다른 수련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저는 기도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기적은 '우연의 정점'을 의미하고 보통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 여겨지기 때문에 신이 복을 내렸다고 여겨지는 듯해요. 그러니까 신에 대한 믿음의 의미인 기도와 기적은 관련이 없지 않다고 할 수 있겠죠. 경건한 신도로서 기도는 여러 번 하는 게 좋기도 하고요!
창에는 찌르기만 중요하나? 찌르기가 꽃이긴 하나, 찌르기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찌르기 외에 '베기'도 있다는 것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내가 쓰는 일반적인 장창의 구조상으로 보면 베기는 위력적이진 않다. 하지만 '유용'하다.
어떤 점에서 유용하냐고? '절단'이 아닌 '견제'에서 유용하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무기를 들고 공격을 해오면 리치를 믿고 찌르기로 바로 반격을 하기에는 위험하다. 움직이는 적을 정확히 찌르는 건 숙련이 꽤나 필요하거든. 그렇기에 '베기'로 반격의 셋업을 하는 것이다.
상대가 공격을 시도하면 차분하게 창의 리치를 이용해서 상대의 손목이나 무기를 향해 살짝 창날로 타격을 해주면 된다. 굳이 거창하게 벨 필요가 없다. 창을 정수로 잡고 있는 손 중, 앞손인 왼손을 옆으로 살짝 당기거나 밀면 된다. 검과 다르게 넓은 궤적을 벨 필요가 없는 거야. 왜? 절단이 아니고 견제가 목적이니깐 말이야.
그저 상대의 손목이나 무기를 창으로 '톡' 건드려줘서 방향을 틀어버리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상대는 이미 공격을 한다고 물리적으로 힘을 한 방향으로 움직였으니, 난 거기에 간단한 터치만 하면 되는 것이다. 참으로 간단하지 않나? 왼손으로만 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유용한 방어가 된다..
그렇게 베기로 인해 상대의 공격이 의도한 궤도에서 벗어나면 바로 찌르기로 연계하는 것이다. 왼손을 이용해 공격을 견제해서 상대의 빈틈이 보이면, 바로 >>1의 찌르기로 연계를 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도 부드럽게가 연계가 될 수 있도록 계속 연습해두자.
추가적으로 창으로 '절단'이 불가능하단 것은 아니다. 지금 바로 보여주도록 하지.
>>1에서 선보인 왼쪽 방향의 사이드 스텝 있지? 이 사이드 스텝을 처음에 매우 큰 보폭으로 왼발을 옮겨, 이때 마치 '런지' 자세가 될 수 있도록 무릎을 굽혀준다. 그렇다면 자세는 낮춰졌을 것이고.. 바로 하단을 방금 전의 견제용 베기보다 조금 더 넓은 궤적으로 벤다. 하단 어디를?? '아킬레스건'을.
아킬레스건을 공격하고 빠르게 본 자세로 돌아와 그대로 >>1의 찌르기로 연계한다. 왜냐고? 첫 번째는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베는데 성공했을 때의 마무리 공격이 목적. 두 번째는 상대방이 아킬레스건을 막거나 피했을 때 상대방이 자신의 아킬레스건에 신경이 쏠린 것을 노려서 찌르기로 다른 급소를 노리려는 목적이지.
그런데 왜 굳이 사이드로 전환해서 베냐고? 상대방의 바로 앞에서 숙여버리면 상대방이 반격하기 매우 용이해. 그리고 막상 앞에서 베려고 하잖아? 아킬레스건이 아니고 베기 어려운 복숭아뼈나 정강이뼈를 공격하게 되어 있어. 그래서 사이드로 옮기려는 거야. 사이드로 옮기면 베기 쉬운 아킬레스건이나 종아리 근육이 내 기준 바로 전방에 있는 거잖아.
천천히 휘두르면 아직 흔들흔들 거린다. 내가 원하는 궤적으로 휘두르는게 이렇게 힘들다니 같은 것만 계속하니 지루해져서 강하고 빠르게 휘두른다. 그리고 다시 한번 휘두른다. 같은 장소에 도달했지만 중간에 검이 휘둘리고 살짝 빗겨나갔다. 같은 궤적을 같은 힘으로 휘둘러야 남은 힘분배를 정확하게 할 수 있겠지 결국 싸움이란 자기가 가진 수를 이용해서 하는거니까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 오늘도 수고해 주시는 훈련말뚝에게 박수. 매일같이 맞고 베이고 부러져도 불평이 없는 헌신하는 자. 사람처럼 움직이는 훈련용 인형을 가지지 못한 가난한 자에게, 훈련 말뚝보다 좋은 친구는 없다네.
딱! 소리가 메아리친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짱돌이 말뚝에 부딪히는 소리다. 그것은 말뚝 머리에 흠집을 남기고, 박힌 말뚝을 조금 뒤로 기울어지게 했다. 한번 기울어진 말뚝이 다시 일어나기 전. 사실 말뚝은 스스로 다시 일어날 수 없지만, 아무튼 사람으로 쳤을 때 돌을 맞고 정신을 차리기 전 한손검이 빛났다. 말뚝은 잘려나갔다.
한손무기의 장점이 이거다. 양손무기처럼 힘을 싣기도 기교를 부리기도 어렵다. 하지만 무기를 쥐지 않은 자유로운 손이 있다. 상황에 맞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렇게 달라붙기 전 짱돌을 던지는 것도 가능하다고. 나는 손에 묻은 돌먼지를 손가락 사이로 문질렀다.
이건 모험가가 아닌 군대 쪽의 이야기지만. 양 측의 보병 대열이 서로 육박하기 직전, 일제히 투창을 던지고 돌격하는 전술이 있다. 투척 후 돌격. 모험가에게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다. 길고 불편한 투창이 아니더라도 비도 같은 물건이 있다. 하지만 나는...
"제길. 살짝 빗나갓네."
미간을 노리고 던졌지만 다른 곳에 흠집이 있다. 그래, 나는 투척의 전문가가 아니다. 비도를 던졌다간 분명히 이상한 자세로 날아가서 표적에 박히지 않거나 아예 이상한 곳으로 날아가거나 할 것이다. 돈 주고 산 비도를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고른 것이 맨손 돌팔매. 돌은 어디에나 있다. 잃어버려도 상관없다. 날아가는 자세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투척만으로 적을 죽이는게 아니라, 투척을 통해 적의 자세를 무너뜨리고 근접하여 끝을 내는 방식이라면 짱돌로도 충분해. 조금 더 나아간다면 쇠구슬을 사서 쓸 수도 있어. 비도는 나중에 생각하자.
"한번 더 해볼까..."
검을 칼집에 꽂고 굴러다니는 돌을 하나 더 주웠다. 말뚝과 어느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자세를 잡는다. 투척은 무기의 체급 또한 극복할 수 있다. 내 무기보다 더 긴 무기를 가지고 거리 싸움을 하시겠다? 나는 더 멀리서 돌을 던지며 거리 싸움을 할 수 있지! 자세를 무너뜨리고 안으로 파고들 수도 있고, 적이 둘 이상이라면 한 놈의 이마에 돌을 꽂아 잠깐동안 일대일로 싸우는 방법도 있다.
자주 연습하자. 투척 후 돌격. 투척 후 돌격. 손에 익을 때까지 반복이다. 팔을 높게 들었다.
단검을 던졌다, 받는다. 던졌다가, 받는다. 허공을 빙그르르 돌던 칼이 날카로운 빛을 내다 정확히 내 손에 손잡이를 쥐어준다. 이걸 쓰는 법은 이제 좀 익숙해졌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사람이 아니라 괴물 모가지를 털게 될 줄은 몰랐는데. 단검을 잡은 채로 팔을 움직였다. 종과 횡으로, 점과 선으로. 살면서 누구한테 뭘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어중간하게 휘두르는 단검도 경험과 직감에 따라 휘두르는 야매에 불과했다. 이걸로 여기까지 온 것도 용케 왔지? 키득키득,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이가 없잖아. 길거리 소매치기 애송이가 그냥 제멋대로 휘두르는 단검 하나 가지고 모험가 하겠다는 게.
아무렴 어떤가. 최초의 검술이라는 것도 그냥 그렇게 휘두르다 정립되었을 거고, 마법도, 아니 이건 모르겠네. 그냥 뭐시기 굉장한 거라는 것 밖에 몰라서 할 말이 없다 이건. 그래도 몸을 쓰는 건 대체로 그런 시작을 가지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아~.. 기대를 품어본다.
멋대로 휘두르던 단검을 던졌다 받으며 역수로 쥔다. 여태껏 경험상, 나한테는 이게 맞는 것 같다. 어차피 선천적으로 상처가 더디게 낫는 사람인데, 걸리기 전에 힘 빡줘서 처리하고 튀는 게 맞지. 어떤 의미로는 소매치기랑 비슷하다. 소매치기도 걸리지 않고 슬쩍 가져가는 거고, 내가 하려는 것도 들키기 전에 푹찍 하고 가는 거고.
"..이야.."
내 인생에서 이건 빠질 수 없나? 아마 소매치기의 별이 있다면, 나는 그 별 아래서 태어났을 것이 분명하다. 히야.
모험가가 된 타티아나. 그녀는 어엿한 모험가를 꿈꾸고 있지만, 교단의 성기사가 되고 싶다는 꿈 또한 있습니다. 그렇다면 훈련을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거친 모험가의 세계에서 목숨을 부지하려면, 제 한몸 바쳐 교단에 봉사하려면… 그녀는 오늘도 레이피어를 들고 허공을 수없이 찔러댑니다. 본디 학습이란 것은 익숙해질 때까지 수없이 반복하는 행위니까요.
근처의 높은 산을 오른다 들판을 지나,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거쳐, 바위의 끝까지 이건 단순한 산책이 아니냐고? ...그렇지 않다 인간, 온전히 자연과 공존할 수 없다 연약한 인간의 몸으로 자연에 도전하는 것만큼 무모한 것도 없을테다 그렇기에 사람은 지혜를 이용해 자연을 밀어내고 미개척지를 정복하려 한다 그 중에서도 산이란 자연의 정수다 그러한 산을 오른다는 것은 이미 자체로도 충분한 시련이 되는 것이겠지
"...읏."
눈을 살짝 찡그리며 소리낸다 시선을 가져가보니 팔뚝에서 가벼운 상처가 나 피가 흐르고 있었다 급히 오르다가 나뭇가지에 스쳤던 것 같다 그걸 확인한 코우가 거리낌 없이 칼집에서 치마와리를 꺼내들어서는, 드러낸 날을 팔의 환부에 가져다 댄다 피를 부르고 마시는 귀신의 검 어쩌다 이런 물건이 자신의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인가 그 경위도 알 수 없고 무엇하나 기억에 없지만 칼의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혹은 주변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건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 정해진 미래라는 것을 안다 비가 오는 그날 밤에 깨어난 순간부터, 칼에게 속박된 운명인 것을 안다 그러니 생채기라고 할 지라도 흐르는 피를 그냥 두기는 아깝다 조금이라도 먹여두지 않으면... 그러면서도 한 켠으로는 다른 막연한 잡상들이 피어오른다 이 모험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 그 끝에서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까 왜 그 날 밤 칼을 든 여자 말고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던 걸까
"와아. 좋은 경치."
어느새인가 다다른 산의 정상, 바위의 끝에 서서 내려다 본 한 폭의 세상은 피는 이렇게 붉건만 세상은 투명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절경이다 코우는 칼을 집어넣고 잠시 거기에 눌러 앉아 세계를 눈에 담기로 한다 조금은 하산이 늦어져도 되겠지 하는 형편좋은 생각과 함께 그러니까... 단순한 산책이 아니다
기적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기적이란 신에 대한 믿음이 있는 자들을 위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기적 스킬에 대한 책을 찾아봤더니 기적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성직자 즉, 신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 뿐이었어요. 눈에 보이는 기적은 사실 신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보여주기식이고 성직자들이 사용하는 기적 스킬이야말로 진짜 기적인 걸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기적에 대한 최고의 수련법은 기도겠죠. 태양신님 오늘도 부디 제가 사람들을 돕고 구할 수 있게 해주세요.
칼에 계속해서 피를 먹인다 한들, 한 편으로는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다 그녀가 겪어 본 세상은 이런들 저런들 해도 힘이라는 논리로 돌아가고 있었고 자신의 힘이 미치지 않는 피는 칼에게 먹일 수 없었다 강자의 피가 더욱 상등품인 법 요도 치마와리는 피를 마시는 바라지 않는 기능이 있는 물건이었지만 맛없는 피를 마시면 되려 자신에게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그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힘을 쓰고도 잔소리를 듣는 것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역시 자신 스스로의 힘을 기르는 것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한 코우다 그렇다면 무엇을 하면 좋은가 허공에 다리를 젓다가 문득 떠오른 듯이 말한다
"일단은 뭔가 먹으러 갈까."
자리에서 일어나 광장으로 향하는 코우 수련을 하기 위해선 우선은 건강 건강을 위해선 밥을 제때 챙겨 먹어야 한다 이것 또한 수련으로 향하는 길...인 것이다
기도를 하는 것, 책을 찾아보는 것 외에는 눈으로 직접 기적을 보거나 기적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물어보는 것이 다른 수련의 방법일까요.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 기적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느낌인지 이해하기에는 확실히 좋겠죠. 느낌을 이해하고 이해한 느낌에 따라 수련한다. 그러면 더욱 효율적으로 수련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스승님한테 가 기적을 직접 보여달라고 말했어요. 기적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스승님에게 물어볼까 생각했지만 역시 이런 건 알아서 눈으로 훔쳐 익히는 게 제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다음에는 태양신 교단의 신전으로 가서 여러 사람한테 기적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다녔어요. 사람마다 모두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 말이 맞는지 누구 말이 틀렸는지 알 수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종합해 보면 뭔가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부디 스승님이 서운해하지 않길...
차분하게 주먹을 내지른다 침착하게 단검을 휘두른다 상대방과 1대1로 대면했을 때, 상대방의 무기가 검이고 자신의 무기가 단검일 때 취해야 할 행동으로 옳은것은 무엇인가 너무나 당연하게도 피해를 입지 않고 데미지를 주는것 이다 모든 검술이 그렇지만 단검과 검이 대면한 순간에는 단검에게 주어진 선택지란 그것밖에 없다 그마나 주어지는 어드밴티지는 속도, 가장 확실한 순간에 회피하고 할수있는 최대한의 데미지를 준다
사실 치명상을 노리지 않아도 된다 인대, 근육, 관절, 신경, 혈관 어느것이든 결에 따라 베면 된다 피가 많이 흘러도 좋다 어지간한 실력자가 아니면 당황하기 마련이고 흐트러짐이 생긴다 몸이 삐걱거리기 시작해도 좋다, 둔해지기 시작하면 이쪽의 페이스로 끌고오기 쉬어진다
도둑의 시간은 밤이다. 나 같은 소매치기는 주로 인파가 많은 낮에 사람들 틈새를 지나치지만, 그보다 좀 더 제대로..라기 보다, 질이 나쁜 도둑들은 사람들의 의식이 침잠하고 경계가 옅어지는 밤에, 그 중에서도 특히 담벼락이 낮은 사람들의 집을 털었다. 아니면 칼을 들고 가서 혐박하거나. 그런 것들의 결말은 대체로 좋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다.
나는 한 번도 그들의 틈새에 낀 적이 없었다. 밤풍경을 좋아해서, 높은 곳의 키 큰 담벼락 위에 걸터 앉아 해가 가라앉은 바다를 보다가 잠에 들곤 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면 그림자진 틈새에서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보이곤 했다. 그들을 향해 종종 혀를 차긴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을 본 건 나름 견학이었다고 생각한다. 도적이란 대체로 기동전, 그리고 기습을 특기로 삼는 족속들이며 그건 나도 다를바 없고-
어둠에 스며들어 움직이던 그들의 모습은, 스승이 없는 내게 꽤 좋은 견본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애당초 소매치기 시절에도 자주 쓰던 기술이었다. 시야의 바깥에서 할 일만 하고 빠지는, 그냥저냥 배경처럼 움직이는 것은.
달려들며 검을 비틀어 뽑아 휘두른다 아래에서 위로, 사선으로 궤적이 지나간 곳의 상대는 내용물을 흩뿌리며 쓰러졌다 여자는 바로 땅을 즈려밟으며 몸을 움직이고는 동시에 칼자루를 두 손으로 꾹 그러쥐어 바로 옆에다 힘껏 내려쳤다 그렇게 또 하나가 잔해를 쏟으며 땅에 고개를 떨구고 마치 관성이라도 작용하듯, 그 기세 그대로 정면의 목표에게로 파고든다 그리고 거기에서 이어지는 베어찢기
"후아."
검을 털어 납도하고는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넘긴다 등을 돌려 지나온 길을 살피니 코우의 시야에는 동강난 채로 말끔히 잘려 쓰러진 대충 풀과 짚단을 엮어 만든 간이 허수아비들이 들어왔다
나도 엄연히 마나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기에 창과 마나를 결합해서 공격하려고 한다. 창을 이용한 마나공격은 외부로 마나를 배출하는 마법에 비해서 마나를 한 곳으로 모아야 하는 것을 잘해야 된다.
"....."
차분하게 호흡을 하고..심장에서부터 시작하는 몸속의 마나의 흐름을 느끼며 오른손으로 마나를 전달시킨다. 오른손으로 전달된 마나를 창의 손잡이부터 시작해서..창끝까지 정신을 집중해서 안정된 호흡으로 천천히 마나를 끌어모은다. 창끝이 마나로 인해 푸른 빛이 돌 때까지 계속.,
심장으로부터의 힘을 혈관을 통해 창끝까지 이동시킨다고 상상을 하며 마나를 이동시킨다.
그리고 찌른다.
완벽히 모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더욱 더 강해진 위력. 더욱 더 쉽게 뚫린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
창끝의 마나를 여러 곳으로 분산시킨다고 생각하며 창을 강화하는데 쓴 마나를 터뜨려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 적의 내장을 찌른 채로 마나를 터뜨려서 내장자체를 소멸시켜 버리려는 거지.
수련이라고 하면 핫흡헛헛하고 땀내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겠지만 결코 무작정 몸을 혹사시키는 것만이 수련은 아닐 것이다 여자의 경우, 코우가 가지고 있는 검은 정신을 좀먹는 검이다 단지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피에 대한 갈망과 육체의 소유권에 대한 쟁탈전을 매번 시험받게 된다 평소에 정신을 제대로 차려놓지 않으면 검을 휘두르는 것은 커녕 검에게 모든 걸 빼앗기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피를 달라고 구걸하는 주제에 정신까지 앗아가려 한다니 그것 참 욕심도 많다 그런 연유로 여자는 모처럼 바닥에 다리를 틀고 앉아 있다 눈까지 감고서 꽤 진지해 보이지만 속내는 어떨지 그렇기를 현재 3시간이 경과
한동안 기적 수련만 했지만 치유 마법의 수련도 해두는 게 좋을까요. 저는 생명을 존중해 상대를 죽이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부상당한 사람을 구하고 후퇴하는 방법으로 싸울 수 있어요. 제가 아니어도 사제라면 보통 그런 역할이겠죠. 그렇지만 치유라는 건 다친 사람이 없으면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운동을 하며 몸에 한계가 오면 치유하여 강제로 운동을 이어나가는 방법으로 수련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