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이거야!!" -유우나가 운이 없는 것 뿐 아닐까? "...수호천사님. 심술쟁이."
간만에 학교에 나온 유우나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서 벤치에 앉아있었다.식당에서 디저트를 팔길래 사는 것은 좋았는데 처음에 눈알 젤리가 나오더니 이번에도 또 눈알 젤리가 나온 것이 그 원인이었다. 물론 가짜 눈알인 것은 알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것을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랜덤박스 가챠 운이 이렇게 없을 수 있는 것인지. 정말로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서 유우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1번째는 다른 친구가 먹어주긴 했는데 이번에도 다른 친구에게 먹여주기는 애매하지 않은가. 용기를 내서 입에 담으려고 해도 영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런 것은 싫어! 내적 비명을 지르지만 당연히 목소리가 주변으로 퍼지는 일은 없었다.
"...이거 누가 대신 먹을 사람 없을까..."
아이돌이 주는 선물이라는 느낌으로 누군가에게 주면 받지 않을까? 그런 뻔뻔한 생각을 하지만 막상 앞으로 나가서 말을 하려니 그건 또 애매한 느낌이었다. 말이 좋아 선물이지. 그냥 먹기 싫은것을 넘겨주는 것 뿐이지 않은가. 아이돌로서, 그 전에 사람으로서 이게 괜찮은 것인지도 스스로 알 수 없었기에 유우나는 시무룩한 표정을 이어나갔다.
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할로윈 기념 과자들이 처음으로 배포된 것은 의외로 각 기숙사의 관리인들에게 였습니다. 기숙사생들에게 배포하라는 이사장명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도 처음에는 하나씩 받아와 다른 사람에게 전해줄 생각이었지요. 물론 그것이 그녀가 제대로 일을 한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으로 받아온 과자는 이미 입안으로 사라졌고 눈에서 빔을 뿜는다거나 하는 경험을 한 그녀였지만 의외로 그 조금은 불량식품같은 맛에 중독된것일까요 이번에도 그 눈알 젤리를 들고 돌아다니던 그녀는 이윽고 슷한 일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은 소녀를 만났습니다.
"그렇게 한숨쉬어도 먹을건 변하지 않는 법이야."
이전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큰관심을 가지지 않는 그녀였지만 이렇게 맛있는 것을 들고도 고민하는 소녀에게 흥미가 동했던 걸까요?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젤리를 소녀에게 보여주기 위해 손바닥을 펼쳤습니다. 묘하게 그로테스크하고 리얼한 젤리가 손바닥의 온기때문에 약간 더 흐물흐물해진 모습이었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예쁜 언니라고 유우나는 생각했다. 저 적당히 큰 키도 그렇고, 예쁜 검은 머리까지. 이 학교엔 정말 예쁜 사람이 많구나. 라는 것이 바로 유우나의 생각이었다. 아무튼 자신에게 말을 거는 모습에 그녀는 테이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그러다 그녀가 손바닥에 젤리를 잡고 내밀자 그녀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아뇨. 아뇨. 아뇨. 아뇨. 아뇨. 아뇨. 아뇨."
이내 그녀는 정말로 빠르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뭔가 그로테스크해. 징그러! 싫어! 왜 이 젤리를 자신에게 주는 거야? 괴롭히는거야?! 그런 생각이 빠르게 스쳐지나갔고 그녀는 절로 울상을 지었다. 히잉. 세상이 나를 미워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는거야.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유우나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고, 고민거리라고 할 건 없어요. 그냥... 오늘 디저트 2번이나 그냥 랜덤으로 구매했는데 이게 나와서."
이어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눈알젤리를 보여줬다. 정말 먹고 싶지 않다는 듯,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할로윈이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리얼할 필요는 없잖아요. ...눈동자 먹는 것 같단 말이에요. 이거."
그렇게 말한 그녀는 소녀가 이상하다는 듯이 쥐고 있던 젤리를 한입에 삼켜버렸습니다. 징그러워봐야 벌레보다는 못하니까요. 이정도면 충분히 정키한 맛이라 그녀에겐 그다지 꺼림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녀는 소녀가 울상을 짓자 당황한듯 주변을 돌기 시작했습니다. 소녀가 미소로 화답하자 그제서야 조금 마음이 진정된 듯 소녀의 옆자리에 앉았네요.
"음, 확실히 계속해서 그러면 조금 신경쓰이기는 하겠네. 맛있는 건 둘째치고 진짜 눈알 같긴 하니까."
그녀는 아직 남은 남은 하나의 젤리를 자기 눈 앞에 가져다 대고는 소녀를 놀래킬 것처럼 얼굴을 가까이 했습니다. 에비-하는 목소리는 어쩐지 즐거워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네요. 소녀의 반응을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아무렇지 않다는 듯 젤리를 자기 입에 던져넣었습니다. 뭐하러 온걸까요 이사람.
"그럼 이렇게할까. 일단 이리 와볼래?"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가볍게 손바닥을 친 그녀는 곧바로 자신이 입고 있던 가죽 재킷을 벗어 비를 피할때처럼 머리에 뒤집어 썼습니다. 그러고는 소녀에게 이쪽으로 더 가까이 오라는 것 처럼 손짓합니다. 가려진 재킷 안에서 무엇을 하는건지 꼼지락거리는 것이 바깥으로 보이다가 이내 정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