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검에 맞았을때 순간 그 끄트머리를 고체에서 액체 상태로 바꿨었다. 덕분에 물감이 여전히 피격했었던 부위에 묻어 있는게 느껴진다. 확실히 공명하듯 느껴진다.
"루시아, 힘 좀 써줄수 있을까."
...그런데 버스트는 의식하고 쓰는 것일까, 아니면 물어보고 써야 하는 것이였던가..? 저번 전투 후 경황이 없어서 이걸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이다. 그는 행여나 남이 들을까 작게 속삭이더니, 이내 묻어있는 물감에 버스트를 개시한다. 물질의 상태가 액체에서 기체로 바뀌는 것이 느껴진다, 그만큼 에너지를 행사했었으니, 물감은 변화에 순응하고 서서히 떠오른다. 물질 변화가 일으면 물감의 베이스였던 물은 소량 증발해, 시작보다 덜해진 양이다. 그는 기체에 물리력을 실어 레이버의 코에 흘려들어가게끔 하려 한다. 기관지를 막으려는 의도였으나 통할지는 미지수.
널 공격하는 데 집중하느라 나머지 에델바이스 동료들의 집중포화를 그대로 받아낸 레이버가 밀려난다. 완전히 산산조각 난 상반신 무장, 금방 복구되기는 했지만 파괴되기까지 입었던 피해까지는 복구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무장이 되돌아올 뿐이었으니. 너는 밀려난 그녀가 하는 말을 듣다가 그녀가 공격 대신 물줄기 속에 숨어버리자 시선을 바로 돌렸다. 지금 너를 노리는 톱니바퀴 형태의 결정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뿐만 아니라 선우까지 노리는 그 결정을 너는, 레레시아에게 향했던 공격을 막아냈던 것처럼, 네게 향한 공격을 다시 한 번 막아 빗겨내고, 바로 선우 쪽으로 내달렸다.
"선우 씨! 뒤쪽으로...!"
그렇게 말하며 발을 내딛은 순간 네 무장과 부딪혀 파열음을 내는 물의 결정은,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더니 궤도를 바꿔 다시 날아간다. 충격이 가시지 않은 팔을 털어내며, 너는 다시금 레이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뭔가 준비하고 있다... 아까 전과 비슷한 느낌, 이건...
"또 버스트인가? 뭔가 준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계속해서 연결되어 있을 무전을 통해 네가 보고 느낀 걸 전달하며 너는 시선을 고정한다.
"하! 말했지 않나? 우리는 정의를 내세우는게 아냐! 나를 지키고 너를 지키기 위해 싸울 뿐이다!"
나를 지키고 너를 지키기 위해. 그 말을 하며 중계 중일 카메라로 깃발을 펄럭인다. 붉은 에델바이스 선명히 보이게.
"지금은 테러리스트라고 불려도 좋다! 지금은 악이라고 손가락질 받아도! 그 끝에 우리가 소망하는 세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비난받아도 포기할 이유 따윈 없어!"
깃대를 높게 들고 빙그르르 돌린다. 깃발의 붉은 에델바이스에서 흩어지듯 붉은 독액이 쏟아져 바닥에 흐른다. 그 위로 깃대를 내리찍자 다시 한 번 그녀의 분신체들이 일어선다. 키득키득 웃는 얼굴을 한 분신체들은 멜피의 스페셜 스킬과 다른 이들의 공격 사이를 틈타 레이버에게 접근한다. 가녀려 보이는 팔로 레이버를 감싸고 그렇게 열의 분신체가 감싸면 이윽고 분해와 부식의 독이 되어 터지고 녹아내릴 것이다.
정의의 자격이나 타인의 시선 같은 이야기는 처음부터 관심 없는 이야기다. 언제는 면식 없는 다른 사람이 제게 중한 적이 있었나. 시큰둥하게 중얼거리고는 공세를 유지한다.
다시금 거대하게 불어난 물줄기는 이전보다도 더욱 견고해 보인다. 척 보아도 쉽게 깨뜨리기는 힘들 듯한 모양인데, 뚫을 수 있나? 태세를 보아하니 단순한 방어만으로 그치지 않을 듯하다는 직감이 든다. 물기둥의 내부까지 깊이 공격을 밀어넣기엔 어렵겠지만 기회를 본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그는 공격이 느려진 틈을 노려 물기둥 속의 레이버를 겨누어 총탄을 쏘아낸다. 별다를 것 없는 공격이었으나, 버스트를 사용했으니 터져나가는 낌새가 이제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빛을 띌 것이다.
레이버의 방어를 깨뜨리려는 듯이 제 0 특수부대원들은 각자 움직였다. 그 와중에 슬래스트의 공격에 선우가 맞을 뻔 했지만 쥬데카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격과 선우가 맞을뻔한 공격을 가드해줬다. 물론 슬래스트는 또 깨지지 않고 튕겨나가듯이 공중으로 다시 날아갔고 또 불규칙적인 궤적을 그리면서 날아가고 있었다.
한편, 멜피의 스페셜 스킬일 발동했다. 그녀의 강한 공격은 레이버를 감싸고 있는 물줄기를 걷어내기 충분했다. 이내 잭의 공격이 그대로 레이버를 직눌렀다. 하지만 그녀의 방어는 여전히 굳건했다. 그러나 유루의 버스트가 발동했고 이내 물감은 그녀의 코로 흘러들어가 레이버의 방어를 풀고 내부에서 크게 데미지를 주었다. 한편 레레시아 역시 버스트를 발동했고 이내 부식의 독이 터져나갔고 그 때문에 레이버는 크게 데미지를 입으면서 물줄기에서 떨어졌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 때문에 묻어있는 독은 씻겨져 내려갔지만 그래도 그녀의 무장은 꽤 부식된 상태였다. 특히 하반신은 더욱 더. 이내 레이먼드의 수류탄이 날아왔고 그대로 그 공격은 레이버의 하반신 무장을 박살내고 두 다리를 드러냈다. 인어공주의 꼬리가 박살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승우의 버스트 공격이 이내 레이버에게 명중했고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그녀에게 또 다시 큰 데미지가 들어왔다. 처음부터 레이버의 입에서 붉은색 피가 살짝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씨익 웃었다.
"...이걸 노렸어. 필시 방어를 하면 나만 노릴 거라고 생각했지." "...가라."
이내 그녀는 삼지창을 높게 들어올렸고 근처에 있는 물줄기의 움직임이 일제히 멈췄다. 이내 그녀의 삼지창이 제 0 특수부대원으로 향했다.
"...버스트."
상당히 많이 지친 상태지만 그래도 이것을 준비했다는 듯이 그녀는 씨익 웃었고 이내 물줄기는 분해되듯이 하늘로 마치 레이저 형태로 솟구쳤다. 그녀가 들어있었던 물줄기를 제외하고 남은 다섯 개가 분해되듯 하늘로 솟구쳤고 이내 하늘에서 물로 이뤄진 레이저가 무차별적으로 제 0 특수부대원들에게 낙하하기 시작했다. 한발이 아니라 여러 발. 물줄기 다섯 개가 합쳐져서 그런지 그 공격력도 보통이 아니었다.
어디 그뿐이랴. 버스트도 발동한 상태였으니 그 위험성은 절대로 작은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슬슬 위험해." "...슬슬 써볼까.."
/ <버스트 발동 - 공격형> 아쿠아 레이저 - 물줄기 5개 모두 생존. 기본 공격력 50x살아있는 물줄기의 수 = 250. 한 사람당 데미지 3회. 허나 버스트의 효과로 한발당 500. 총 3발. 버스트 효과로 인해 가드 브레이커. 단 방어형의 일반 방어는 1배 효과로 방어 가능. 절대 방어를 사용하게 될 시 3발 모두 완전 방어 가능. 한발 한발 모두 회피 다이스로 회피 가능. 단 한 번이라도 회피하면 레이버에게 공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