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키에스가 이런 기분이었겠구나..쥐새끼니 도망치라느니 어떠한 모욕적인 말을 해도 그러려니 넘어가진다. 애초에 적들을 향한 도발과 허세가 진지하게 상대를 열받게 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리도 효과가 없었으니 허망하기까지한다.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오로지 몸이 시키는 대로 본능에 모든 것을 맡기고 싸운다. 레이버의 물줄기가 거대한 해일이 되어 날아왔다. 뒤로 이동하여 아공간 속으로 숨어들어가 공격을 피했지만 다시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돌진했을 때 미처 뒤에서 날아오는 톱니바퀴를 보지 못해 옆구리를 스치고 말았다.
"쯧"
이젠 머리와 옆구리가 동시에 아프니 상대적으로 머리 아픈게 사라졌다. 더 큰 고통으로 두통을 진압하니 닥터 P가 아니라 닥터 R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그녀가 떠있는 물줄기 속으로 폭탄들을 집어넣는다. 물속이라 태우진 못하겠지만 뜨거운 물과 폭압이 그녈 공격할 것이다
그녀는 기세등등하게 웃으며 외쳤다. 그리고 밀려오는 파도를 피해 바닥으로부터 독액을 솟구치게 해서 몸을 공중으로 띄웠다. 그대로 재차 몸을 날려 레이버를 요격하려 했으나, 추가로 날아온 물의 칼날이 그녀의 태세를 무너뜨렸다. 분명 물이건만 스친 부위로부터 붉은 피가 튀었다. (체력 1900)
"이런..!"
다행히 파도에 다시 휩쓸리진 않고 바닥으로 착지했으나 자세를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다. 그녀는 깃대를 지지대 삼아 버티고 서서 레이버를 응시했다. 그리고 주변의 카메라도. 이내 모두에게 통신을 넣는다.
"좀 어이없는 소리겠지만. 어디까지나 레이버를 완전 무력화 시키는 방향으로 가는게 좋을 거 같아. 부상은 주되 죽이지는 말고! 힘들겠지만 그 방향으로 갔으면 해!"
보검 정도는 부숴도 괜찮겠지! 그렇게 말하고 다시 깃대를 바닥에 내리찍었다. 아까처럼 다수의 사슬들이 솟구치고, 이번엔 하나로 모여 레이버를 향해 쏘아졌다.
체인이 물줄기에 휩쓸렸다, 예상했던 대로 닿을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레레시아의 사슬 역시 같은 위치를 노린 덕에 물줄기를 꿰뚫는 것은 성공했다. 딱 거기까지긴 했지만. 너는 체인을 회수하면서 너는 레이버가 분명 버스트를 준비하는 것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이건 그대로 받아내서는 안 된다,
"레시...!"
그때 계속해서 주변을 맴돌던 톱니바퀴 형태의 물살이 파도와 함께 레레시아를 노리자, 그녀 앞쪽으로 몸을 날렸다. 방패처럼 펼쳐진 무장과 부딪힌 물살이 파열음을 내다 멀어져 가고, 너는 그 탓이었는지 바닥에 착지하는 타이밍을 놓쳐 물살에 휩쓸린다. 네 앞가림부터 했어야 했건만...!
아쿠아 슬래스트는 선우와 레레시아를 노리면서 물로 만들어진 날카로운 날을 들이밀었다. 이어 선우는 그것을 피하지 못하고 옆구리를 공격당했고 레레시아도 비슷하게 공격당할 뻔 했으나 다행히 쥬데카가 그 공격을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쿠아 슬래스트는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튕겨져 나가면서 또 다시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다음 공격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한편 메가 웨이브를 다른 이들은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회피하긴 했으나 쥬데카는 미처 피하지 못했다. 버스트가 발동한 상태의 공격이라서 그럴까? 쥬데카는 명치를 힘껏 가격당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물에 흽쓸려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물이 자신의 의지로 쥬데카를 놓아주지 않으려는 듯이.
한편 하늘에 솟구친 레이버는 그대로 땅에 착지하려고 했으나 선우의 폭탄이 먼저 날아들었다. 이내 그 폭탄을 일제히 터졌고 레이버에게 그 파편이 명중했다. 큭! 소리를 내면서 레이버는 공중에서 공격 당한채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땅에 철퍼덕 떨어졌다. 이어 레레시아의 사슬이 또 다시 레이버를 향해 날아갔고 그녀의 몸에 명중했다. 상반신 장갑은 얇은 편이었기에 꽤나 데미지가 들어갔는지 레이버는 몸을 움찔하면서 비틀거렸다. 그리고 레이먼드의 총알은 레이버의 머리에 명중했다. 제대로 명중했기에 원래라면 피를 흘려야 했지만 그녀를 감싸고 있는 장갑. 즉 무장이 그녀를 지켜주고 있는 탓인지 데미지는 들어갔으나 딱히 머리에서 피가 흐르진 않았다. 허나 상반신 무장에 아주 살짝 금이 간 것을 모두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게 큰 의미가 있을진 알 수 없었지만.
"...하지만 상관없어." "...말했잖아. 너만큼은 죽여주겠다고. 배신자."
이내 제대로 일어선 레이버는 한 번 몸을 움찔했다. 독의 영향으로 상반신의 무장이 살짝 더 금이 가는 것을 느끼지만 딱히 회복을 하려고 하진 않으면서 이내 레이버는 쥬데카를 붙잡고 있는 물을 향해 달려들었다. 마치 인어처럼 빠르게 헤엄을 치면서 근접까지 다가간 그녀는 삼지창을 들어올린 후 쥬데카의 심장 부위에 겨냥했다. 그리고 그 삼지창 부분에서 파란 에너지덩어리가 모이기 시작했다.
"...가디언즈를 배신한 자." "...이 세상의 규율과 질서를 지켜야 하면서도 그것을 저버린 자에게 최후를."
아마 이대로 아무런 대처도 없으면 쥬데카의 심장 부근을 향해서 파란색 에너지가 빔 형태로 발사되었을 것이다.
아쿠아 블래스트 - 타깃 쥬데카. 데미지 200 (메가 웨이브에 붙잡힌 이 전원에게 이어지는 연쇄공격. 붙잡혔기에 회피 불가. 방어 불가. 단 다른 이가 물에 뛰어들어서 쥬데카를 물 밖으로 끄집어내주면서 대신 맞아주는 것은 가능. 단 이 경우는 데미지 200을 그대로 부여받는다. 공격은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