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4 앗. 수호천사는 그냥 유우나가 곤란하거나 고민하거나 할 때 조용히 조언해주는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물론 경우에 따라선 유우나를 위험에서 지켜주기도 하지만 아무튼 대체로는 그래서 그리무에게 뭔가 특별히 더 말을 하고 그러진 않을거야. 물론 그리무가 유우나를 해하려고 다가오면 막 유우나에게 삐용~ 삐용~ 삐용~ 하고 사이렌을 울려서 알리겠지만. 그러고 보니 동갑이로구나. 하지만 선배니까 말이지. 머지 않아 그리무는 17살 되는거잖아?
적어도 그가 본 그녀는 그랬다. 그렇기에 자신이 그 시기를 좀 더 앞당겨왔을뿐 결국 자신이 그 자리에 없었더라도 언젠가 그 꿈을 이뤘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니 이렇게 저자세로 나오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이라 생각해 그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수 밖에 없었다.
" 그래도 이렇게나 유명해지다니 놀랄 일이라니까. "
그래도 이렇게까지 유명해질 것이란 생각은 안했는데 이름만 말해도 알 정도의 아이돌이라니, 어릴적부터 대중의 관심을 철저하게 끊어내는 법을 배우며 자란 강민에게 유우나는 신기하면서도 조금은 대단해보였다. 유우나가 자신의 옆에 앉자 그는 가방에서 작은 사탕을 꺼내서 건네주며 말했다.
" 확실히 활동하려면 학교 생활이 좀 뜸해질 수 밖에 없겠지 ... 이거하랴 저거하랴 고생이 많네. 나는 그냥 쉬고있었어. 점심 시간에는 엄청 인기가 많은 곳이지만 방과후엔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하거든. "
그러니 조용하게 혼자 있고 싶을땐 방과후에 여기로 찾아오는 일이 많았다. 물론 한두명씩 더 올때도 있었지만 다들 목적이 비슷한지 앉아서 조용하게 쉬다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 그리고 왠지 아이자와가 올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지. 귀여운 후배님을 오랜만에 볼 수 있을까해서. "
>>665 수호천사는 비상 사이렌같은 존재구남... 리제의 과거사에 의하면 리제는 한 번 죽었던 사실상 망자같은 존재니까 이에 경고하고 오해받는다든가 하는 건... 좀 무리 설정인가?! 나이는 가짜 나이이기도 하고 서류상 16세이긴 하지만 너무 성적 높아서 강제로 월반해버린거니까 ㅋㅋㅋㅋ 시트에 따로 적혀있진 않지만 2학년 올라간 건 리제의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구해!
자신이 아니어도 이뤘을 것이다라는 말은 의미가 없었다. 그건 그저 가정법이었으니까.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순간, 누가 자신에게 그런 조언을 해줬냐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옆에 앉아있는 선배라고 유우나는 생각했다. 물론 그의 말대로 다른 이가 도와줬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어도 결국 자신이 용기를 좀 더 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역시 자신의 생각은 달랐다.
이내 작은 사탕을 건네주자 유우나는 고마워요- 라는 말을 남기면서 그 사탕을 받아들였다. 이내 포장을 깐 후, 그녀는 그 내용물을 입 속에 넣었다. 달콤한 것이 맛이 좋았다. 활동 때문에 조금 피로가 쌓인 탓이었는데 이렇게 단 것을 먹으니 특히나 더. 이런 사탕 하나 먹는다고 갑자기 살이 훅 찔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어 오늘은 평소보다 러닝을 한 바퀴 더 돌아야겠다고 그녀는 굳게 마음을 먹었다.
"그렇구나. 점심시간이 아니면 여기는 한적한 곳이라는거죠? 의외네요. 굉장히 경치가 좋은 것 같은데. 오히려 이런 곳이야말로 사람들이 잘 찾는 명소일텐데."
의외라는 듯, 그녀는 가만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경치를 구경했다. 그렇게 많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으나 한적하면서도 고요한 것이 자신의 취향에는 딱 맞는 느낌이었다. 자주 여기로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ㅡ 물론 시간이 될 때 한정이겠지만. ㅡ 그녀는 이 위치를 기억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좋은 정보 고마워요. 기억해둘게요. 다음에 또 여기로 왔을 때 선배를 만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어요."
물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가 반드시 여기에서만 쉰다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사실 만나서 나쁠 것은 없었으나 못 만난다고 손해보는 일도 없었다. 단지 그냥 또 다음에 만나면 신기하겠다..라고 생각을 하면서 미소를 짓는 와중, 그의 다음 말이 들려오자 그녀는 네? 소리를 내면서 그를 빤히 바라봤다. 그러다가 웃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에이. 방금 그건 아무리 그래도 기분 좋게 해주려고 한 말이죠? 제가 여기에 올 것을 어떻게 예상해요. 미래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귀여운 후배님이라는 말은 고마워요. 멋진 선배님~"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는 순수하게 그를 높였다. 실제로 이렇게 가깝게 보니까 굉장히 잘생긴 것 같기도 하고? 인기 좋겠다. 이 선배.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이어 장난스러운 물음을 더 던졌다.
"만약 정말로 저를 기다렸다고 한다면, 저에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기다렸는지 물어도 괜찮아요? 말한 것처럼 단순히 오랜만에 보기 위해서? 물론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지만요. 아이돌로서."
>>669 수호천사 기준으로는 이미 이세계 용사님도 있으니까 크게 막 경계하진 않을 것 같아. 물론 그리무가 막 악의를 품기 시작했다면 그때부턴 신나게 사이렌을 막막 울리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그렇다면 학교에 들어온 이유가 따로 있다는거구나! 좋아. 좋아. 앞으로 그 진실을 볼 수 있을지 벌써 궁금해졌어!
>>675 ㅋㅋㅋㅋㅋㅋ 그것은 일단 리제가 유우나랑 강민을 먼저 만나고 나서의 이야기였다..... (광고 후 계속) 빨리 채강 하렘 남주 강민이랑 돌리면서 츤츤대고 싶은걸~~~! 마녀는 질투 하는 편이니까 각오해랏 아 그리고 유우나주가 마녀를 부를때는 그리무 말고 그냥 그림이라거나 다르게 불러도 돼~ ㅋㅋㅋㅋ 그리무주라는 나메는 그냥 아무도 그리무와르라고 부를 것 같지 않아서 달아둔거라.... (씁쓸)
살아있는 마법 시조의 악마학 강의 시간. 이세계의 악마라야 용사는 이골이 날 만큼 잘 알고 있는 대상이지만(마지막 악마의 목숨을 끊은것도 용사 히가시요츠야나기 미사키였다) 지구의 악마는 또 다를지 모르는 일이라 적절한 호응을 해주며 들었다. 마녀의 말이 맞다면, 지구의 악마는 용사가 아는 악마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쩌면 한마리 소환해서— 아니다 관두자. 직접적으로 해가 없고 산골짜기에 숨어든 은비학자들의 혈육 정도만 탐하는 소규모 악행을 처단하기 위해서 지금의 일상을 파괴할 가치는 없다.
"꽝이라니, 전혀. 오늘 얻어간게 많아서 기뻐 리제로테. 특히 이 수플레!"
미사키는 리젤로테의 비꼼 가득한 박수에도 활짝 웃으며 수플레를 크게 베어물었다. 폭신 폭신한 수플레가 입안에서 달콤한 생크림과 메이플시럼에 하나가 되어 사라지는 이것...! 이세계에서는 전혀 먹을 수 없었던 진미임에 미사키는 활짝 웃었다.
"너무 질문만 했고 수플레도 받았으니까, 원한다면 딱 하나 질문해도 좋아! 너무 짠가? 그래! 세 개! 성심성의껏 대답해줄게!"
"흥... 시덥잖은 오해를 하고 있네. 공교롭게도 난 자네에 대해 조금도 궁금하지 않아. 마음 같아서는 지금 나는 이런 단내나는 곳에서 떨어져서 당장 내 방으로 돌아가고 싶어. 인생이란 공부야, 용사. 이렇게나 살아있어도 아직도 연구할 거리가 산더미처럼 남아있거든. 자네도 게을리 하지 않는게 좋아."
이것 참 모범생같은 재수없는 말투다. 마녀는 본디 그런 자였다. 세간과 떨어져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학구열을 올리다가, 악마 비스무리한 무언가가 찾아오면 머리를 말랑하게 만들기도 하고. 다만 지금은 그렇게 살기에는 힘이 완전하지 않다. 또, 요즈음의 악마는 또 함부로 공격적으로 굴지 않기도 하고. 아무튼 말처럼 당장이라도 돌아갈 것같은 행색을 하던 마녀였으나― 무슨 연유인지 제 손가락을 서로 겹쳐 포개면서 미사키에게 이렇게 말해온다.
"하지만... 그래, 자네는 쓸데없이 내 입을 움직여 아프게 했으니. 이대로 끝내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겠지."
모범생에서 야쿠자라도 전직해버린 것인가! 하지만 세상이 원래 그렇다. 기브 앤 테이크라는 것이다. 마녀의 세계라고 별반 다르지는 않은 건지, 아니면 이 마녀가 유독 세간의 상식이라는 것에 찌들어 버린 건진 몰라도, 발크게이저는 이렇게 질문을 던져왔다.
"첫 째, 자네의 이름. 둘 째, 자네의 용사라는 칭호의 진위에 대해 납득 할 수 있을 정도의 설명. 셋 째는..."
말에 맞춰 하나씩 하나씩 손가락을 검지부터 펼쳐보이는 마녀. 마지막에가서는 조금 뜸을 들였지만, 곧 약지를 천천히 펴면서 말해온다.
"바보는 무지의 공포를 잊고 속 편히 지내는 것만이 장점이지. 바보가 되고 싶다면야 자네 마음대로 해. ...그리고 그런 말은 한 적 없어."
두근두근이라니. 얼토당토않은 말을 들어버렸다는 얼굴 빛을 하며 마녀는 조용히 반응했다. 그래놓고서는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걱정 한 점 없어 보인다. 상대방이 공언했듯이 그 모습은 말 그대로 바보다. 마녀는 이런 바보들을 수도 없이 봐왔다.
"그럼 앞으로 자네에 대한 건 미사키군이라고 부르도록 하겠어. 그리고 그건 타차원의 사념 결집에 의한 소환 의식인가. 그럼 내가 자네의 존재 자체에 줄곧 위화감을 느끼고 있던 것도 설명이 되는군... 결국 내 차원 이동 가설이 들어맞았던 거야."
이차원에 특정한 트리거로 강제적으로 소환 된 이는 보통 그 세계의 필요나 목적에 의해 소환되는게 보통이다. 그렇다면 이 아이의 경우는 그쪽 악마를 몰살하는게 귀환 조건이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어쩌면 악마는...
"...그나저나 '유우군'이라. 흐응."
골똘히 생각에 잠기나 싶던 마녀가 문득 그렇게 중얼거렸다. 퍽 의미심장한 목소리가 아닌가. 흥미로워 하는듯도, 비꼬는 듯도,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영혼없는 호응인듯도 싶은 반응이다. 가라앉은 눈동자가 미사키를 바라보고 있었다는것 밖에는 정말이지 추상적인 반응이었던 것이다.
"그래. 셋의 질문을 모두 마쳤으니 즐거운 질의응답 시간은 여기서 끝. 내 역할은 완수했다고 봐도 되겠지. 난 이만 돌아가 보겠어."
그랬던 마녀가 의자를 끌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행색이 당장이라도 카페를 뜰 느낌이다. 뭐, 그야 저렇게 말하니 당연한 거겠지만.
마녀는 물론, '츤데레'라는 뭘 의미하는지 알고있다. 이 용사를 자칭하는 무식하기 그지없는 여자아이가 자신의 반응을 살피며 즐거워 하는 것도 말이다. 그러니 눈썹을 꿈틀거리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러 더 말을 얹지는 않는다. 그랬다가는 분명 이 아이에게 바보가 옮게 될테니... 바보에 동조하는 것만큼 바보짓도 없지 않은가.
"소용 없어. 자네는 미사키군이니까. 나는 지금의 육체로 현재 시간선에서 마주친 모든 이의 호칭을 객관적인 시점으로 통일하고 있지. 자네도 분명 이 룰에서 예외는 아니라는 소리다, 미사키군."
호칭을 무를 생각은 없다. 하물며 귀엽느니 귀엽지 않느니 하는 시덥잖은 이유라면 더더욱. 이것은 마녀만의, 인간관계를 최대한 객관화 하기 위한 방도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두 번씩이나 그 이름을 부르며 강조한 것은... '그녀가 질색하는게 보기 좋았으니까' 라는 이유라면 너무 악질인 것인지. 자신의 행동을 제멋대로 해석하며 사랑의 라이벌이니 어쩌니 하는 말에도 특별히 눈에 띄는 반응은 보이지 않고 그저 숨만을 삼켰다. 이유는 당연히 상기했듯 '바보가 옮는다'.
"그래. 애석하게도 그렇게 되겠지... 하아, 어쩔 수 없지. 이 학원에서 지낼 수 있는 댓가라고 생각하는 수 밖에. 하지만 이 내게 호기심이 생겼다고 카페로 불러내 칼들고 협박하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었으면 좋겠네. 적어도 그런 건 조용한 장소로 해주길 바래. 내가 자네같은 바보에게 정당방위로 마술식을 발휘해도 시공을 물릴 수 있는 곳으로 말이지."
이번 대화에서 나온 말 중에서는 가장 대놓고 위협적인 말이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이건 협박인가? 아니, 권유다. 마녀는 야만인이 아니니까 수플레를 뜨던 나이프로 상대의 목을 겨누고 위협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것은 권유이다.
"너희 인간들이 조용하고 얌전하게 지내고 있는 나를, 귀찮게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그럼―"
다만, 보다 명확한 메세지. 마녀는 그것만을 남기고 책을 품에 안고는 신경질적으로 몸을 획 돌려 카페를 유유히 빠져나가버렸다.
자신이 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나 영향을 끼칠 줄 알았다면 그날 좀 더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물론 그가 그녀의 고민을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한건 아니었지만 강민도 유우나도 어렸기에 그녀의 고민을 자기 멋대로 생각해버린게 아닐까하는 걱정도 앞섰다.
" 학교가 끝나면 다들 학교에서 나가고 싶어하니까 말이야. 학교는 생각보다 지루한 공간이잖아? "
마치 회사원들이 퇴근시간에 정확히 회사를 나가고 싶은 것처럼 학생들에게도 비슷한 심리가 있다. 그건 강민도 마찬가지였지만 혼자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에 그런 학생들의 심리를 역이용하여 가끔 이곳에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거나 하는 것이다.
" 나도 자주 오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자와가 불러준다면 꼭 나오도록 할께. "
물론 서로의 번호를 안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학교니까 지나가다가 마주칠수도 있고 서로의 반에 찾아갈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학교에 또다른 구설수가 도는 것을 각오해야겠지만 말이다.
" 오랜만에 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맞겠지만~, 오늘도 아이자와의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던거지. 말할게 없더라도 언젠간 생길테니까 말이야. 지금의 아이자와에겐 그때와는 다른 고민이 있을지 모르니까. "
키도 조금 커지고 외모도 조금은 바뀌었겠지만 아이자와의 고민을 들어주던 그날의 표정은 바뀌지 않아 예전처럼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