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만 들려오는 수호천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유우나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돌로 데뷔하고서 3년차. 인기는 점점 오르고 있었고 이는 필시 좋은 성적이었으나 그녀에게는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당장 외출할 때만 해도 이렇게 변장을 하고 다녀야 했기에 얼마나 답답한지 모를 지경이었다. 지금만 해도 검은색 캡모자에 검은색 선글라스, 그리고 하얀색 마스크, 그것도 모자라서 입고 있는 하얀색 후드티에 달려있는 모자를 또 그 위에 쓰고 지퍼까지 올려서 최대한 자신을 감추려 하고 있었다. 물론 너무 과했기 때문에 오히려 시선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고 유우나는 어째야할지 몰라서 난감해했다.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지만. 일단 최대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인 분홍색 머리카락을 숨기기 위해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하고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게 열심히 정리하는 모습이 참으로 애처로울 지경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유우나. 변장을 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과도하게 할 필요 없어. "하지만 프라이버시 시간인데 막막 감시당하기 싫은걸."
어쩔 수 없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조금 불만스러웠는지 입술을 삐쭉 내밀면서 유우나는 작게 자신의 수호천사에게 속삭였다.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는 그 수호천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에 혼잣말을 하는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겠지만. 아무튼 그녀는 일단 최대한 사람이 적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으나 자신이 걷는 길이 번화가 한복판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히잉. 작은 소리를 내기도 하면서.
"아. 여긴..."
그렇게 길을 지나던 와중 어느 한 가게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입간판으로 유우나의 굿즈가 대량으로 들어왔다는 뭐 그런 내용이 쓰여있었다. 자신의 굿즈? 뭐가 있을까? 살짝 들어가볼까? 하지만 들키면 어쩌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유우나는 좀처럼 발길을 뻗지 못하고 그렇다고 홱 가버리지도 못하고 어영부영한 모습을 보였다. 그때였다. 가게 문이 열리고 뭔가 이것저것 가득 산 것으로 보이는 남성의 모습이 보였다. 와. 은색 머리 봐. 염색인가? 그보다 키 엄청 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유우나는 자신도 모르게 그를 빤히 바라봤다. 뭔가 되게 많이 산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확실한 것은 가게에서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이어 유우나는 목소리 톤을 살짝 바꿔서 그에게 물었다.
"저기! 실례할게요! 방금 저 가게에서 나오셨는데 아이자와 유우나 관련 굿즈로 뭐뭐 들어왔어요? 아. 아. 그... 저. 그냥 호기심이 들어서!"
호들갑을 잘 떠는 외국인이 어떠한 행동을 하는가에 있어 이 나라 일본의 문화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보통의 외모와는 다른 내 모습이 오히려 눈에 띄게 해줬으며 그것을 조연 캐릭터라는 연기를 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이 세계에도 녹아들기 쉬웠다. 본국과는 통신도 되지 않기에 이런 저런 것들을 하던 도중 거리에 돌아다니다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귓가에 맴돈다. 밝은 노래라 나쁘지 않다. 어딘가의 외계 종족은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를 부르는 자를 따른다는 정보를 본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그럴만한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게에 들어가 이것저것 구입을 한다. 이렇게 가득 산 다음 내일 학교에서 친구에게 보여주며 호들갑은 떤다. 그것이 나의 역할이니까
"흠?"
물건을 사고 나온 순간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자 버릇처럼 눈동자를 움직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빠른 속도로 살펴본다. 본인을 숨기는 것을 목표로 한 복장인 것이 내 지구 지식에 의하면 보통 유명인, 혹은 범죄자가 이런 복장을 하고 다닐텐데 그리고 목소리도.....음, 일단 넘어가보자
"oh! 저 말입니까?"
높은 톤의 목소리로 대답한다.
"스바라시한 뮤직이 들려왔길래 이 가게에 들어갔는데 매우 매력적인 아이돌이 있어서 그만 이것저것 사게 됬습니다!"
본인이 산 물건 보따리에서 물통, 열쇠고리, 브로마이드, 포토카드 같은 것들을 꺼내 보여준다.
아. 역시 수상하게 보이나봐. 그렇게 생각하며 유우나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자신을 살피는 것 같은 그의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면서. 하지만 얼굴 안 보이니까 괜찮겠지? 그렇게 일단 생각하며 유우나는 마스크 너머로 숨을 죽였다. 한편 이후에 들려오는 높은 톤의 목소리. 그리고 말하는 톤. 그것을 들으면서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외국인인가? 뭔가 서브컬쳐에서 나올 법한 그런 외국인들이 할 법한 톤 아닌가? 이거? 그렇게 생각하며 역으로 유우나는 그를 빤히 바라봤다. 서브컬쳐를 보면서 일본어를 배운 이라면 그럴지도 모르지. 아니면 정말로 순수하게 그런 톤일 수도 있고. 고정관념은 좋지 않아. 유우나. 속으로 외치면서 그녀는 그가 보여주는 상품을 바라봤다.
"와아..."
선글라스 너머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반짝였다. 굿즈 만든다고 들었는데 이런 걸 만들었구나. 하지만 브로마이드는 조금 부끄러워서 그녀도 모르게 얼굴을 살짝 붉혔다.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천만 다행이지. 그렇게 생각하다 순간 그녀는 당황했다. 저 많은 물건이 다 자기 굿즈?! 생각도 못한 광경에 그녀는 웃어야 할지, 당황해야할 지 알 수 없어서 입만 뻐끔거렸다.
"어... 그러니까 팬인거예요?"
말로 추정하건데 팬은 아니고 그냥 우연히 들어갔다가 산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부터 내 팬 해주면 좋은거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는 살며시 기대감을 가득 품고 그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러다가 기왕 묻는 거 하나만 더 물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질문을 더 던졌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어깨가 살짝 시무룩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역시 인생사 쉽게 되는 것은 아니로구나. 역시 좀 더 무대 위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이 사람도 매혹될 정도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보여야만 하겠어! 그렇게 결심하면서 유우나는 금새 기운을 되찾았다. 물론 자신의 노래가 이 사람에게 전달될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분명히 전달될 거라고 믿으면서 그녀는 마스크 너머로 미소를 지었다. 중학생 시절 때 자신에게 상담을 해주고 격려를 해준 이의 앞에서도 다시 한 번 당당할 수 있도록 굳게 마음을 먹으면서 그녀는 이어지는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요? 그렇죠? 지금 나오는 곡은 얼마전에 새로 나온 신곡이거든요. 밝고 통통 튀는 느낌을 주려고 불렀.......다고 SNS에서 본 것 같아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불렀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인지하며 유우나는 아주 잠깐이었으나 중간에 텀을 주면서 겨우겨우 말을 이어냈다. 지금의 자신은 변장한 상태. 다른 사람에게 정체가 걸려서는 곤란했다. 특히나 자신의 굿즈를 아주 가득 산 팬 후보인 저 사람 앞에서는 더더욱. 그야 민망하고 부끄럽지 않은가. 그는 어떨지 몰라도 자신은 그랬다.
"그러면... 다음에 콘서트 한번 가보세요. 이런 스피커로 듣는 것보다 라이브로 듣는 것이 좀 더 평가하기 좋을 거예요. 그러니까 콘서트 티켓..... 그렇게 안 비쌀 거예요! ...아마도."
자신은 정말로 톱급 아이돌에 비하면 아직 실력이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이들보다는 콘서트 티켓 값이 싼 편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완전 싸구려인 것은 또 아니었기에 이내 그녀의 말에서 확신이 사라졌다. 학생들 기준으로는 조금 비싸려나. 히잉. 괜히 그런 울상을 가금 속으로 지으면서 유우나는 겨우겨우 제 정신을 차리면서 이야기했다.
이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래도 자신의 SNS에 찾아와서 교류를 하고자 하는 이들과 어느 정도 교류를 하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유우나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교류하고 대답해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적어도 다른 아이돌보다 덜 교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굳건하게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아무튼 사이트를 해킹해서 티켓을 구한다는 정말로 들으면 깜짝 놀랄 생각을 한다는 것을 유우나는 모른채 이 사람에게 슬쩍 티켓을 주는 방법은 없을까? 라고 그녀는 고민했다. 물론 안된다는 것은 잘 알지만 기왕 팬이 될지도 모르는 이라는데 뭔가 직접 무대 위에서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하며 유우나는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말해두는데 유우나. 불공평한 방법은 안돼. "알고 있어."
귓가로 들려오는 수호천사의 목소리에 유우나는 정말로 조용히 투덜거렸다. 정말로 제대로 귀를 기울여야 겨우 들릴까 말까한 정도의 소리로. 아무튼 그러는 와중 홈 그라운드라는 말이 들려오자 유우나의 표정이 살짝 찌푸러졌다. 마치 자신이 스테이지 위가 아니면 능력 이상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 같다는 표현에 아주 살짝 자존심이 상한 탓이었다. 이대로 마스크도 모자도 선글라스도 다 벗고 서프라이즈 공연이라도 해야할까. 라고 아주 잠시 고민하지만 나중에 매니저에게 혼나는 것이 무서웠기 때문에 유우나는 결국 히잉. 소리를 가슴 속으로 작게 외치면서 포기해야만 했다.
"저요? 아마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그야 아이돌인 이상 다른 아이돌들의 콘서트를 볼 기회도 많았고, 실제 공연에 오른 영상을 나중에 따로 확인하는 일도 많았다. 그렇게 보자면 엄청 많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며 유우나는 해리에게 대답하면서 이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했다.
"응. 그런 제가 보장할게요.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아이자와 유우나의 노래는 스피커로 듣는 것보다 콘서트에서 직접 듣는 것이 더 귀여우니까요!"
방금 목소리 들었어?! 순간적으로 크게 당황해서 그녀의 눈동자가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방금 엄청 이상하게 보였을 거야. 진짜 엄청 이상하게 보였을 거야. 대화하는 도중에 혼잣말 하는 이상한 이처럼 보였을 거야! 순간적으로 패닉 상태에 빠져서 마스크 너머의 그녀의 입술이 약하게 떨렸다. 허나 겨우겨우 진정하려고 하면서 유우나는 애써 태연을 가장했다.
"그, 그거야 팬 후보를 팬.....으로 만들면 좋아할테니까요! 아이자와 유우나!"
이 정도면 수상하게 여겨지지 않겠지? 그렇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유우나는 속으로 뿌듯하게 여기면서 안도했다. 팬 중에는 전도도 한다고 하잖아. 그런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와중 또 한 명을 데리고 가겠다는 그 말에 유우나는 일석이조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다. 이렇게 팬이 한 명 더 늘어난다면 아이돌로서는 완전 럭키한 상황이 아니겠는가.
"고마워요!! ....그러니까 제 말 진지하게 생각해줘서 고맙다는 의미에요!"
자신도 모르게 나온 고맙다는 인사를 어떻게든 변명하듯 둘러대면서 유우나는 안도했다. 이 정도면 수상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는 마스크 너머로 뿌듯한 표정을 감췄다.
"아. 하지만 티켓. 두 장 구매하려면 티켓팅 성공하셔야 할 거예요. 한 장은 그렇다고 쳐도 두 장은... 나름 보려고 하는 이 많아서. 그러니까 경쟁 강해서."
강한 거 맞겠지? 라고 믿고 싶어하는 유우나는 괜히 조마조마한 목소리를 냈다. 상대에게 있어서 그런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혀 모른채.
허나 그 부분만큼은 유우나도 그다지 자신감이 없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가면 인터넷으로 자신의 콘서트 티켓을 그렇게 판 전적이 없었는지를 확인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양 손 검지를 모아서 괜히 살짝 비볐다. 그렇게 말하긴 했으나 그다지 자신감이 없었기에 보이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확인했는데 실제로 아무것도 없고 상당히 널널하게 구할 수 있으면 어쩌지? 그런 불안감이 떠오른 탓이었다. 그래도 콘서트를 할 때마다 사람 꽉 차는 것 같던데.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다 그녀는 제 뺨을 톡톡 쳤다. 네거티브한 사고방식은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유우나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우주가 도와서 티켓 두 장 꼭 사길 기원할게요. 그렇게까지 말했으니까 콘서트장에 꼭 오기에요. 안 오면 실망할 거예요."
무대 위에서 꼭 찾아서 보고 말 거라고, 못 찾아도 팬 사인회 때 꼭 찾아서 보고 말 거라고 그녀는 다짐했다. 없으면 없는대로 상당히 삐진 티라도 내면 될까? 그렇게 생각하며 유우나는 작게 소리 내어 쿡쿡 웃었다.
"그래서 말인데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굿즈 중에 어떤 것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역시 이것이 제일 궁금했는지 그녀는 그의 대답을 초롱거리는 눈빛을 선글라스 뒤에 감추면서 답을 기다렸다. 나름의 시장조사라고 합리화를 하면서 그녀는 답을 기다렸다.
자신의 물음에 브로마이드를 꺼내는 것에 유우나는 아하하- 소리를 내면서 시선을 회피했다. 이렇게 정면에서 자신의 모습이 담긴 브로마이드가 짝 펼쳐지니 상당히 민망한 탓이었다. 물론 딱히 복장이 야릇하다거나 포즈가 야릇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평범하게 아이돌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한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역시 정면에서 이렇게 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 민망한 모양이었다. 정면으로 바라보진 못하면서 시선을 살며시 회피하던 유우나의 시선은 다시 앞을 바라봤다.
"그렇다면 당신이 보는 유우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이 답을 들으면 뭔가 더 민망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럼에도 과연 어떻게 보이고 있을지 너무나 궁금했기에 유우나는 그 답을 듣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다. 설마 여기서 대놓고 악플이 나올 것 같진 않지만, 그럼에도 혹시 모를 일이었다. 일단 마음의 각오를 하기 위해서 그녀는 오른손을 들어서 타임을 요청했다. 뒤이어 그녀는 빠르게 뒤로 돌아선 후에 약하게 심호흡을 했다. 후- 하- 후- 하. 그렇게 세 번 정도 반복한 후, 다시 유우나는 해리가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자, 잠깐 핸드폰이 울린 것 같아서! 아무튼 이제 안 울릴테니까 괜찮아요!"
당연하지만 핸드폰은 울리지 않았다. 진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었기에 유우나는 이내 들을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기대감 반, 불안감 반. 그렇게 복합적인 마음을 품으며.
모르겠다는 말에 유우나는 두 눈을 깜빡였다. 허나 이어지는 말에는 그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있었다. 마스크 너머로 지어지는 미소가 아주 작은 파장처럼 조용히 번졌다. 그래. 그 말이 맞긴 하네. 명답이야. 그렇게 납득하면서 유우나는 해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외국인 같은 사람. 뭔가 속이 깊구나.
"그래요? 그렇다면 다음에 또 언제 만나게 되면, 그때 답해주세요. 당신이 생각하는 유우나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거든요."
물론 다음에 또 언제 만날진 알 수 없었다. 애초에 이번에도 그냥 우연히 만난 것에 지나지 않았고 이대로 헤어지면 또 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물론 그가 콘서트에 참여한다면, 그리고 팬 사인회에 온다면 자연히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 사실 자신이 그때 이 사람이었다라고 말할지는 또 모를 일이었으니까. 그래도 기분은 좋은지 괜히 뒷짐을 지던 그녀는 쭈욱 기지개를 켰다.
"아무튼 갑자기 불러서 죄송해요. 굿즈 사고 돌아가는 것도 바쁠텐데.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봐요. 어디의 누군지 모를 분."
이내 잠시 생각을 하던 그녀는 마스크 너머로 미소를 지은 후, 바꿨던 톤을 원래대로 돌리면서, 즉 목소리를 원래대로 하면서 선글라스 너머로 오른쪽 눈을 살짝 감아 윙크를 보냈다.
"그럼 콘서트장에서 볼 수 있으면 봐요. 알았죠?"
그렇게 말을 하면서 그녀는 손을 흔들면서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돌아가는 길을 더 방해하지 않겠다는 듯. 나름 콘서트 장에서 보는 것을 기대를 해보겠다는 듯. 못 만난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
>>242 아! 맞아! 나 이거 봤었는데 대답하는거 깜빡했었어! 아무튼 떠보는 말도 하는구나. 유우나의 두 눈동자가 아마 크게 흔들리지 않을까 싶네. 그래도 아마 유우나의 입으로 수호천사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 같아. 한다고 해도 아마 아무도 믿지 않을 거라고 믿을테니 말이야. 애초에 그 목소리는 자신밖에 들리지 않고, 모습도 자신밖에 볼 수 없으니까.
일단 선관적인 부분은 대충 그렇게 부모님 경유로 알게 되어서 친하게 지내는 그런 느낌 정도로 괜찮을까? 우선 뼈대는 이쪽으로 잡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