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의복을 입은 안드로이드가 은은한 미소를 띤 채 악기를 연주했다. 완벽하게 프로그래밍 된 칩셋 덕분인지 튕기는 현마다 가지는 음정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했고, 신비로운 선율을 방에 가득 채웠다. 연주하고 있는 악기의 이름 따위는 모른다. 알 필요도 없고, 알아봤자 어차피 금세 흥미가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안드로이드는 페기될 것이다. 흥미가 떨어지면 여기에 있을 가치는 없다. 이곳은 그런 곳이었다. 안드로이드가 있는 곳은 고대의 동양 황실을 기조로 만들어진 너른 방으로, 사람들은 이 장소의 쓰임새에 따라 알현실, 혹은 처소라고 칭했다. 옥색 칠이 된 둥그런 목조 기둥, 대리석으로 된 말끔한 바닥을 비롯해 곳곳에 놓인 고풍스럽다 못해 과분할 정도의 사치스러운 장식품 중에는 무려 2세대 전의 도자기 장식품과 알 수 없는 주술적 도구까지 있었다. 제단을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운 침대 겸 옥좌는 목재로 만들어지고 베일이 달려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끔 했다. 한쪽 벽면은 아예 창문으로 이루어져 있고, 근사한 전경이 잘 내려다보였다. 창밖으로는 홀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인공 하늘, 그리고 고개를 내리면 인공 호수가 한눈에 보였다. 지금은 해가 뜨지 않은 시스템 상 시간으로는 밤인 것 같았다. 온통 화려하고 우아하지만,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이곳은 절제된 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옥좌를 기점으로 대략 열댓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좌우로 정렬하듯 마주 보며 뒷짐을 지고 서있다. 오늘 이렇게 모인 이유는 집결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집결 명령을 받는 상황에서는 처소를 알현실이라 바꿔 불렀고, 이곳의 사람들은 처소가 알현실이 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처소가 알현실이 되는 날엔 용의 심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만 잘못해도 저 호수 밑으로 곤두박질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등골이 오싹했다. 각을 맞춰 정렬한 정장 차림의 군중 사이로 유달리 화려한 차림을 한 남성이 제단 쪽을 향해 시선을 굴렸다. 새하얀 정장을 뒤로, 고대의 의복에 가까운 겉옷을 걸친 채 제단에 가장 가까이에 서 있는 남성은 베일 너머 거대한 몸신이 움직이는 것을 눈에 담았다. 용이다. "하나가 부족한데." 베일 너머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막 잠에서 깬듯한 목소리에 사람들은 가뜩이나 뻣뻣하게 세운 허리를 더 강하게 편다. 화려한 남성이 제단 쪽으로 깊게 허리를 숙였다. "죽었습니다." 며칠 전 영광스러운 충신 하나가 몸을 뒤틀다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다. 충신의 비보는 한 단어면 충분했다. 잠시간의 정적을 뒤로 베일 너머의 용이 입을 열었다. "가란." 화려한 차림의 남성이 고개를 깊이 숙였다. "호명하셨습니까." "죄인이 있겠군. 그렇지?" "그렇습니다." "입정시키게." "죄인을 들여보내라." 대열 중 가장 끝에 있던 사람 두 명이 잠시 밖으로 나가더니, 특수한 수갑으로 손목을 결박당한 남자 하나를 제단 앞으로 끌고 와 내동댕이 친다. 몸을 일으키기가 무섭게 가란이라 불린 화려한 남성이 죄수의 머리를 짓밟아 다시금 제압했다. 그 모습에 베일 너머로 꿈틀대던 모습이 작아지더니 인간의 실루엣이 언뜻 비쳤다. 옥좌에 모로 기울어지듯 누운 자태는 거만하고도 고압적이었다. 뿔에 긴 머리카락이 실처럼 걸린 모습이 검게 비치는 꼴이 기이한 분위기를 풍겼다. 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실루엣이 움직인다. 인간이라기엔 기이한 손가락의 모습이 언뜻 비쳤다. 시작해도 좋다는 뜻이었다. "8월 24일, 죄인을 심문하옵니다. 죄인은 8월 16일 23시 14분 우리-B를 탈출하여 보안 카메라에 포착되었습니다. 보안 카메라에 녹취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노래하듯 리듬감 있게 얘기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홀로그램 하나를 띄우자 남성이 철장에서 빠져나와 여성 하나를 향해 손을 뻗는 모습이 출력됐다. 경고하듯 총을 겨누던 여성은 고통스럽게 몸을 뒤틀더니 쓰러져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죄인은 감히 외부와의 접촉을 시도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폐하의 충실한 신하이자 우리-B의 책임자인 알리사를 살해하였나이다. 이후 무고한 식사 책임자를 협박한 뒤 폐하의 탕약에 극독을 넣었으며, 폐하께서 그 탕약을 드시고 생사를 넘나드셨나이다. 이는 명백한 모반을 일으킨 것으로 반역 죄인을 사형에 처함이 마땅하다 아뢰옵니다." "그래, 저것이 저번에 짐을 시해하려 들었던 그 쥐새끼다 그 말이겠구나." "그렇습니다." "외부와의 접촉을 시도했다고 했지. 소속이 있나?" 가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속된 조직이 있음을 확인하였나이다. 다만 접선 일자만을 알아냈지, 무슨 수를 써도 입을 벌리지 않고 있사옵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머리카락이 살갗을 스치는 소리를 뒤로 용이 손을 까딱였다. 가란은 짓밟던 머리에서 발을 떼더니 보이지 않게 구둣발을 바닥에 문질렀다. 닿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는 듯. 그리고 죄수를 쳐다보지도 않고 입을 벌렸다. "고개를 들어라." 죄수는 벌벌대다 고개를 들었다. 이제 보니 손을 앞으로 모으고 수갑을 찬 죄수는 손톱이 없었다. 죄수가 일렁이는 실루엣을 보고 눈을 둥글게 떴다. "세.. 세븐스잖아." "무엄하다!" 그러자 가란이 구둣발로 다시금 그의 뺨을 쳐올렸고, 용은 날카로운 손을 들며 두어 번 내저었다. 웃는 소리가 가벼웠다. 모습만큼은 경박했으나 웃음 너머는 스산했다. "내버려 두거라. 원래 죽을 때가 다 되면 그 작은 대가리 한 번 못 거치고 아가리 놀려대는 짐승이 많지 않더냐. 혀를 자르면 대다수 조용해지지만.." "아니 됩니다." 여성 하나가 대뜸 입을 열자. 가란이 눈을 흘겼다. 저 눈치 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용은 아량껏 넘어가겠다는 듯 손을 거뒀다. 죄수는 거센 구둣발에 이 하나가 빠졌는지 입에서 피를 뱉었다. "저런, 왜 그렇게 진지하게 나오나, 농담임을 알지 않느냐." 용의 나긋한 목소리에 가란만이 껄껄 소리를 내며 웃었다. 한 사람만이 웃는 기묘한 정적 속에서 용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무미건조한 어투가 입 밖을 타고 흘렀다. "웃어. 내가 농담을 했잖니." 누군가 억지로 낸 마른 웃음소리를 시작으로 너 나 할 것 없이 웃음이 일파만파 퍼졌다. 미치광이만 모인 것 같은 알현실에서 유일하게 웃지 못하는 건 용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죄수였다. 웃음이 점차 작아지고 다시금 숨 막히는 정적이 이어졌을 때, 용의 만족한 목소리가 흘렀다. "왜 죽였지?" "폐하께서 네게 하문하시지 않느냐. 답해라." 가란이 위협적인 목소리로 채근했다. "……그, 그야, 당연한 거니까.." "무엇이 당연한 것인 줄 모르겠구나. 사람을 죽이는 것이 그리도 당연하더냐?" "이곳도 그런 곳이잖아!!" "아둔한 것. 이곳의 죽음은 보호받아야 할 자들의 죽음과는 다르다. 죄 지은 자가 끌려와 죽는 것이거늘, 너 같은 미물이 이해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과거 아둔한 것들의 오만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은 사건으로 익히 증명됐듯 본디 신뢰할 수 없는 짐승들이지 않더냐. 그런데도 너는 네 이기심으로 다시금 그 사건을 벌여놓고, 그 죽음이 당연하다 말할 심산이더냐." "당신도 세븐스잖아, 당신도!! 알 거 아니야, 우리의 억압받는 자유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여에게 예를 갖추라." 가란이 죄수의 머리를 거세게 짓밟았다. 쿵 소리와 함께 이마가 깨졌는지 피가 고였다. 그러자 용이 고개를 까딱였다. 머리채를 쥐어잡아 들어올리는 손길이 거칠었다. "다시 묻겠다. 억압받는 자유를 위해 다른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 당연하더냐? 무고한 사람이 죽는 건 괜찮고, 네가 죽는 건 괜찮지 않다 그것이더냐. 그렇게 피 묻혔으니 네 여기에 왔음에도 여전히 버릇 고치지 못하는 주제에 무얼 더 얘기하고자 하느냐." "……먼저 총, 총을 들어서.. 기절만 시키려 했는데……." "그럼 얌전히 문을 열어주리라 생각했더냐? 뻔뻔하기도 하지. 모두 들었느냐." "들었사옵니다." 가란이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렇다면 좌중은 듣고 판단하라. 여가 명하기 전까지는 대답이 모두 예와 아니오로만 정해질 것이다." "예." 용이 몸을 일으킨다. 머리카락 스치는 소리를 뒤로 무언가를 걸치는 듯 그림자가 일렁였다. 가란은 베일을 걷어주며 고개를 숙였다. 고작 겉옷 하나를 걸치고, 긴 머리를 바닥에 질질 끌면서 내려오는 자태가 우아했다. "죄인은 답하라. 죄인이 속한 곳의 신조는 무엇인가." "……." "다른 사람이 피를 본 만큼 피를 묻히고, 무고한 자도 죽이라 하였더냐?" "그, 그게.." "자비를 베풀어주마. 마지막 기회다. 신조가 무엇이더냐." "가급적, 평화롭게…… 사상자 없이.. 우리는 자유를 위했지 자유를 뺏는 것이 아니라고." "본디 이곳의 관계자를 죽인 자는 곱게 죽지 않는다. 여의 백성을 건드린 죄 달게 받아야 하니, 죽기 직전까지 고신을 받다 솜씨 좋은 의사에게 멀쩡하게 돌아와 다시금 죽음을 기다려야 하지. 네 보니 손톱 죄 뽑혔던데, 고작 그게 고신이라 생각하진 않을 테고. "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를 뒤로 침묵이 이어졌다. 아마 지금쯤 머리를 바쁘게 굴리고 있을 것이다.
"다만.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바, 방법?" "접선 좌표를 이쪽으로 넘기는 일이지." "아, 안돼." 딱히 반항심을 품고 따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반사적인 행동이라 했지만, 공기가 싸늘해졌다. 저 죄인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걸었다. "가란." "예." "저 자의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호송 당시 15개월 된 딸이 있음을 전달받았사옵니다. 세븐스이며 소재 추적이 가능합니다." "아내는?" "며칠 전 이곳에서 죽었습니다." 죄수가 용을 올려다보았다. 꿇어앉은 그의 무릎 주위로 절박감이 넘실거리는 것 같았다. 용은 무기질적인 눈으로 죄수를 내려다보더니 시선을 돌렸다. 저 무기질적인 눈! 몸을 덜덜 떨면서도 간청하는 눈으로 쳐다봤지만 막이라도 덧씌운 듯 꿈쩍도 하지 않는 저 눈이 두려웠다. 죄수가 입술을 벌렸다. "어린 딸만은 안 됩니다, 어린 딸만큼은, 제발……." 누구도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죄수는 이를 딱딱대며 부딪쳤다. 벌벌 떨리는 턱 사이로 목소리를 끄집어 냈다. "LO-37294.27.." "믿을만한 정보겠지?" "다, 당연하지.." "자네 하나 살겠다고 거짓을 고했다 치자고. 그렇게 거짓말로 인해 거기 있던 모든 사람이 몰살됐어. 하면 어떨 것 같나?" "……." "어차피 자네도 죽겠지만, 내 특별히 유예를 줘서 그 모습을 보여줘도?" "LB-45215.31.." "착하기도 하여라. 조금만 더 말을 잘 들었으면 내 거두어 키웠을 텐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죄수가 황망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무엇이?" "당신도 세븐스잖아……. 당신도.." "감히 황제에게 무엄하구나!!" "되었다, 무지몽매한 자가 무엇을 알겠더냐. 그러니 응당 상하관계를 알려주어야겠지." 가란은 머리채를 쥐었던 손을 놓았다. 인간의 것이 아닌 날카로운 손의 중지와 검지를 맞붙인 용은, 이내 죄수의 이마에 손가락을 대었다. "영광으로 알거라, 한낱 짐승이 여의 손길 닿는다는 것에, 그리고 한 번에 죽을 수 있다는 것에 경배함이 마땅하지 않더냐." "잠깐, 잠깐, 내 딸은.. 제발 딸만큼은.." 그렇게 단순하게 어린아이 딱밤을 놓듯 손가락을 튕겼을 뿐이다. 다만 그 파동으로 머리는 터져나갔고, 목만 남은 몸뚱이는 뒤로 넘어가 쓰러졌다. 풍선 터지듯 쉬운 일이었다. 용은 피가 튀자 역겹다는 듯 손을 두어 번 털더니 아예 어깨에 걸쳤던 겉옷을 벗어버렸다. "모두 돌아가라." 용이 다시금 베일 너머로 들어가려는 듯 뒤로 돌았다. 가란은 튄 살점을 닦지도 않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 "천자시여, 영원한 밤의 권세를 누리소서." 끝나지 않던 기이한 선율 속,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음~ 가진게 없는데? 는 농담~ 가진게 옷 뿐이지만 전체적인 옷차림 중에서도 장갑이지~ 이거를 슬슬 풀어보자면.. (설정집 뒤적) 레시가 늘 끼고 있는 장갑은 흔한 기성품 면장갑으로 검은색이라는거 말고 특징은 없어. 개인실에 가면 박스로 사다놨고 평소에도 예비로 한벌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 일상이나 이벤트에서 특별히 벗었다는 묘사가 없으면 항시 착용 중인 거고. 이 단순한 장갑이 레시를 잘 보여준다고 하는 이유는~ 남들과 접촉을 피하고 싶으면서도 차마 아주 포기할 수는 없어서 제일 흔하고 얇은 장갑을 택했다는 점? 대충 정리하면 이 정도네~
자캐의_기분전환_방식은
기분전환이 될 만한 걸 하는 편이지~ 좀 평범해~ 맛있는 걸 먹는다거나 산책으로 바람을 쐰다던가~ 기분을 망친 무언가를 조진다거나..?
자캐가_자고_있는_모습을_서술해본다
늦은 밤. 새로 깐 시트가 바스락거려 쉬이 잠들지 못 하던 그녀가 겨우 잠들었다. 낮고 고른 숨결 들려와 슬그머니 들여다보면, 약간 두께가 있는 이불이 둥그렇게 모여 침대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모로 누워 살짝 웅크린 몸을 꼼꼼히도 감싼 탓이다. 양갈래로 나누어 땋은 머리가 어수선하게 이불 밖으로 나와있어 큼지막한 복주머니 같기도 하다. 갓 잠든지라 아직은 이불 안쪽에 파묻은 얼굴이 세상 무방비하다. 얄팍한 눈커풀이 금방이라도 뜨일 듯 하지만 건드리지 않는 한 그럴 일은 없다. 어째 베개가 보이지 않아 어찌했는가 싶어 들여다보니, 제법 큰 베개를 품에 넣고 귀퉁이에 걸치듯 베고 있음이 빼꼼히 보인다. 몸을 웅크리고 있으니 필시 큰 베개를 팔 안 가득 안고 있음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이불을 붙잡고 있을지도 모르나, 이 또한 들춰보지 않으면 모르겠지. 잘 때에도 장갑을 끼는지 아닌지 역시.
꿈이 아니구나. 적어도 헛꿈 꾸고 기분 잡칠 일 없어 기분이 좋다. 제지하는 행동에 멈출 사람도 아니거니와 자신에게 보내는 것도 아니었으니 양 뺨을 꾹 잡고 기분이 좋다는 듯 방실방실 웃는 모습 얼굴만 보면 어린아이 웃든 말갛기에 귀엽지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보면 경악하기 충분한 일이었다. 볼을 손가락 끝이 아닌 손바닥을 오므렸다 펴는 것으로 주물주물 만져보려 해보곤 잠깐 눈을 깜빡인다. "아하, 이렇게 생겼군."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리더니 제는 허공에 뜬 모양새 그대로 양반다리를 한다. 한쪽 무릎을 굽힌 모습 덕분인지 머리카락이 가릴 것은 다 가려주어 다행이지만.
"참.. 유감이군, 그래. 입만 산 도마뱀이었으면 여가 이곳에 오지도 않았네만.."
동공이 일순 수축하나 느긋하게 웃는 것으로 심기를 추스른다. 허공에서 일자로 죽 내려온 꼬리가 다시 방실 떠오르더니 끝이 가볍게 흔들린다. 아무래도 당신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됐다, 그래도 괜찮다.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괜찮지 않은가. 시답잖게 너도 죄인이었다 같은 말을 하느니 새로 사는 것도 즐거울 테다. 갖고 싶은 것이 생겼는데 어떻게 새로 사지 않겠는가? 허공에 앉은 모습 그대로 조그마한 손이 턱을 괸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좋을 게야, 여의 성격이 그리 좋지 못해서 받지 못하면 여의 방식대로 엎을 생각이니."
가벼운 농을 덧붙인 제는 가만히 턱을 만지는 모습을 지켜본다. 뭘 그렇게 곱씹고 생각하실까, 싶었건만 제법 익숙한 소리다. 레지스탕스는 본디 거점을 숨긴다 하였지. 이쪽도 그런 것 같다. 더군다나 증표로 바로 신뢰하지 않는 걸 보니 제법 철저한 곳임도 틀림없다.
"마음대로 해도 좋네."
느슨한 미소가 얼굴에 걸린다. 머리카락을 걷어내려고 하다 손이 멈춘다. 대다수의 인간은 의복을 갖춰 입습니다. 비록 의복이 필요 없으신 분이지만, 그래도 어찌 황제가 옥체를 쉬이 드러내겠습니까……. 그랬었지. 손을 대충 내려둔다. 어차피 켕기는 것도 없다. 쥐새끼라 해도 쭉정이를 쳐내는 일은 쉬울 것이라 판단했다. 제 미소를 거둔다. 장소와 식품 정도는 줄 것이라. 알아서 골라 먹으면 되겠지.
"못할 것 같으면 시조조차 하지 않았어.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나는 이 세상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할 책임이 있으니까."
그에 대한 정확한 의미는 이야기하지 않으며 로벨리아는 말을 마쳤다. 아무튼 일단 옷부터 가지고 오도록 지시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상대의 몸 사이즈를 대충 가늠했다. 아마 거점에 남는 유니폼이 있었지. 일단 그것을 주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로벨리아는 특정 방향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아스텔. 제 4 휴게소에 데려갈 예정이니 미리 그쪽에 연락해서 중간 정도의 유니폼 사이즈를 준비시켜. 그리고 먹을 것과 마실것도 같이. 며칠 신세를 지게 해야 하니까 그 동안에 조사부대에 연락도 해두고."
이내 근처 풀숲이 부스럭거리는 듯 햇고 그에 따라 기척이 살며시 도는 듯 했으나 이내 그 기척은 사라졌다. 기척을 지운 것인지, 아니면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난 것인지. 아무튼 기척이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로벨리아는 상대를 바라보면서 다시 이야기했다.
"따라오도록. 조금 걸어야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그냥 쉬어간다는 느낌으로 있으면 돼. 그리고 너에 대한 위험 요소가 없다고 한다면 동료로 정식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지.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너에게 말할 것이 있어."
이어 로벨리아는 미소를 짓고 자신의 오른손을 슬며시 내밀었다. 마치 잡으라는 듯, 혹은 악수를 청하는 듯.
"어서 와라. 붉은 저항의 에델바이스에. 어긋난 세상을 바로 잡고 네가 가지고 있어야했던 모든 것을 다시 되찾도록 하자."
응한다면 아마 손을 천천히 흔들다가 놓았을 것이고, 응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사실상 그녀는 어느 정도 상대를 동료로 받아들였기에.
로벨리아 대장님 카리스마 너무 쩔어서 잇는 내내 제가 꼬리 말고 누님 언니님 보스 따거 눈나 여왕님 하려는거 꾹 참았어...🥺 로벨리아 당신.. 최고야.. 이쯤에서 막레 할게! >:3 캡틴 정말정말 고생 많았어! 제쟝 악수 처음 해보곤 아하! 하더니 꼬리 붕붕방방방 할 것 같은데~~
>>723 확인했어요! 이번 것은 이전보다 괜찮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1부에서 그 요소를 약으로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굳이 뭐 그 요소로 하겠다면 그것도 상관은 없을 것 같지만 아무래도 약이 조금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캡틴 생각이라서. 뭐, 일단 2개 다 저대로 해도 될 것 같네요. 다만 진행은 선우주가 해야하고 선우의 서사를 푸는 것은 상관없으나, 다른 캐릭터들이 들러리가 되지 않도록 조절을 잘 하도록 해야 할 것 같네요. 개요를 보면 자칫 잘못하면 선우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이 들러리로 빠지게 될 가능성도 커보이거든요. 그 점만 조금 조심하시면 될 것 같아요.
>>724 엗. 옷은 줘야죠! 당연히! 아무튼 일상 수고했어요!!
굳이 말하자면 카시노프가 보검을 만드는 것은 아니고..(시선회피) 그 와중에 타츠가 누구인가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어어..(동공지진)
>>712 레샤의 장갑은 늘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과거가 언뜻 보여서 슬퍼.. 접촉을 피하고 싶으면서도 포기할 수 없다, 이 부분에서 레샤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조금이나마 보이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우리 레샤 왤케 화끈해..? 기분을 망친 무언가를 조진다.. 그렇지 팝콘은 자고로 남의 집 강냉이 후려쌔벼서 튀기는 거랬어..(?) 자고 있는 레샤도 귀엽다... 양갈래 땋은 머리 너무 귀엽다 자고 일어나서 풀면 웨이브 짱 많이 들어있는 이유가 이거구만!!! 냥모나이트 김밥돌돌.. 보쌈해가고 싶다......
승우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기억은_그대로인_채_과거의_자신으로_돌아간다면 (・Д・)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독방생활이라니 이건 너무 못할 짓인데...? 진단메이커 규탄한다 자캐 인권을 보장하라─!!!! 음... 아무래도 멘탈이 조금 바삭해지겠지? 그래도 한 번 나간 거 두 번은 못 나갈 것 없다... 정신 차려서 탈출계획 세우고 겸사겸사 후회되는 옛날 일에 관해서도 뭔가 해보지 않을까?🤔
자캐가_보는_영화유형 장르 안 가리고 잡히는대로 아무거나 봐. 디즈니 애니에서부터 사회고발 다큐까지 전부 볼 수 있음! 영화 자체를 잘 안 보는 편이기도 하고, 재미를 위해서라기보단 공부하는 느낌으로 보는 거지만. 사회 전반의 상식이나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고 상상력을 넓히는 등 여러 방면의 목적...이 있긴 한데 아직은 좀 멀었지~(대충 밍맹몽한 표정)
자캐별로_사심이_있다면_어쩌실_겁니까_를_말해보자 "아, 개** 진짜. ……그래. 내가 존* 그런 생각 하고 있었으면 뭐, 네가 씨* 어쩔 건데."
>>739 !!! 멜피야!! 승우가 할말있대!!!!!!!!! (쩌렁쩌렁) ㅋㅋㅋㅋ 리제로 독방생활 너무한거 아니냐고... 그래 한번 나간거 두번도 나갈 수 있어! 흐음 영화를 공부 느낌으로 보는구나. 그렇다면 책은 좋아하는 편일까나? 레시랑 같이 러X 크래X트 전집 보지 않으련...?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