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대운동회가 끝난 직후. 토고는 철거되는 노점상이나 각종 장식물, 그리고 사람들의 환호와 아쉬운 한탄, 떄로는 분노와 앞날을 걱정하는 이들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은 특별반 교실. 대운동회에서 천자를 꺾는덴 성공했지만, 사자왕을 이기지 못하여 안타깝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앞날이 여러모로 걱정된 상황이었다.
'하이고야.... 걍 대충대충 하믄 되는 줄 알았더니만 윗선에서 목줄을 단디 붙잡것네.'
토고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푹 떨구었다. 여러 이름난 가문의 아이도 있으니 함부러 대하지는 못하겠지만 특별반이 가진 여러 혜택들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목조를 생각을 하니 토고는 상상도 하기 싫어졌다. 어떻게든 만회할 기회를 찾아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토고는 잔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That's life, That's what all the people say, You fly high in april, Shot down in may...'
참 옛날 노래가 나온다.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냥 묵묵히 공부를 한다. 마도학 같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팔자에도 없던 법학 공부였다. 인생이 끝장나지 않는 선에서 법을 자유롭게 어겨왔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떨어지는 낙엽 하나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에, 빈센트는 한숨을 쉬었다.
빈센트는 현행범인 체포 부분을 읽는다. 하지만, 이 세계는 현행범이 의념범죄자와 일반 범죄자로 나뉘고, 그 둘에 따라 구성 요건이 상이했다. 물론, 의념 각성자는 맨몸만으로도 '흉기' 취급을 받을 수 있고, 일반인은 그냥 '자연인'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의념 범죄자를 현행범으로 사인체포하기 위한 요건은 꽤나 간단했다.
"의념 범죄자의 경우, 제압 및 체포에 동반하는 위험성이 현저히 크므로, 사후 처분 과정에서 단순 상해의 경우 면책하며, 의념 범죄자가 체포 과정에서 사망하는 경우에도 그 책임을 경감하고, 체포를 시도한 자가 의념범죄자보다 현저히 강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경우 면책한다..."
하지만, 그 다음. 의념 각성자가 일반인 범죄자를 체포하는 과정부터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심지어 200이 넘는 영성으로도.
"어야, 있었나? 괘안타 괘안타. 여서 뭐 신경 바짝 세워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이고."
토고는 크크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어째, 이름난 가문의 도련님은 영 기운이 없어 보였다. 흠, 토고는 잠깐 생각했다. 운동회 때문인가? 하고. 상인들의 정보망을 생각했을 땐 아무런 일도 없었다고 했는데... 역시 토고는 운동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것 때문이라 생각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강산의 곁으로 걸어간다.
"고난 한 번 넘겼으니께 기운 빠지는게 당연한 거 아이겠나? 일반반도 지금은 휴식이고 말이다. 우린... 뭐...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판이지만 말이다."
토고는 상대가 대답을 할 때까지 기다렸다. 테이블을 톡톡... 진동벨이 울리자 자신의 유자차를 가지러 가기 위해 왔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유자차를 가지고 올때까지. 중얼중얼 거리는 말을 보아하니 법학처럼 들려왔다. 안타깝게도 그쪽은 토고의 성격상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사알짝 알 뿐이었다.
-강산이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란 역시... 집안이 망한다든가 특별반이 해체된다든가. 그런 거겠죠.
2. 「싫어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짓을 하면?」 - 이건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무시해도 무방하다면 무시할 수도 있고, 아주 사적인 거면 대련을 빙자한 결투를 걸어 털어버리려고 할 수도 있고...정도가 심하거나 혼자 대응할 수 있는게 아니다 싶으면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대응방법을 상담하거나 일러바칠 수도 있겠습니다.
3. 「의문을 품고 질문했으나 속시원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 답답하지만 주제나 상황에 따라 금방 체념할 수도 있고(권한이 없어서 못 얻는 정보인 경우)...그 외에 자기가 좀 파보면 답을 알 것 같고 그게 내키면 더 파고들어갈 수도 있을법하네영.
"우짤수있나? 역으로 생각해보믄 우린 천자랑 싸워서 이기고 전력을 꽤나 소모한 상태에서 사자왕이랑 싸워서 아슬아슬하게 진 거 아니겠나?" "그런거 생각해보믄 우리도 꽤나 잘한기다. 공식적으로는 실패가 맞지마는 우리는 이 정도면 잘했다 하고 서로를 보듬어줘도 되지 않것나?"
윗선들은 결과만을 보지만 말이다. 과정보다 결과, 결과보다 과정. 이러한 것에 대해 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지만, 결국 자기 편할대로 생각하는게 제일이라고 토고는 생각한다. 그렇다. 이번 같은 경우는 결과보다 과정. 겉돌기만 했던 특별반이 일반반과 힘을 합쳐 뭔갈 해냈다. 그리고 특별반에서 겉돌고 있었던 이들이 하나되어 움직였다. 하나의 목적을 위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결과고 충분한 과정이다. 윗선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기운 없음 오랜만에 가족한티 전화 함 해봐라. 원래 이런 건 엄청 친한 친구 아님 가족한테 자기 기분 솔찍히 말하고 위로 받는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