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가 소리치고 열을 올려도 이네스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듣고 있기나 한 걸까요. 이내 내밀어진 엘레나의 손을 그녀가 가만히 바라봅니다. 초점 없는 시선이 퍽 무감정합니다. 그렇지만 이네스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결국 마음이 꺾여버린 걸까요. 그런 생각이 들 때쯤, 이네스가 마음을 다잡은 듯 주먹을 쥐어보이더니 엘레나의 손을 잡고 일어섭니다. 힘없는 몸짓입니다. 이네스는 엘레나를 등지고 먼저 비척비척 걸어갑니다. 그러다 문득,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발을 멈춥니다.
"...아까 했던 말은 생각해볼게."
이네스의 말은 그러했습니다. 황실 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는 거겠죠. 적어도 흘려듣진 않은 모양입니다.
힘 없는 발걸음을 멈칫거리는 그녀에게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녀는 시종일관 멍한 얼굴이었습니다만, 제대로 듣기는 한 모양이죠. 정신적 충격이 심할 겁니다.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든 시간을 주는게 좋아보이는군요. 몰아붙이는 건 좋지 않아요. ...네? 이미 몰아붙이고 있었다고요? 저는 그녀를 따라 지하실을 벗어나 성의 내부로 돌아갑니다. 그곳에는 아직 따뜻한 공기와... 식은 수프가 있죠. 일단은 식사부터 하고 잠들어야겠네요. 이제 례프 산맥의 초입일 뿐이었지만 어쩐지 굉장히 피곤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녀가 제안을 받아주면 좋을텐데요... 하지만 괜한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겠죠. 소중한 사람을 광증으로 잃은 여자에게 다짜고짜 협력 제의를 하다뇨. 아무리 그래도 너무 과격한 일이었나 하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고 있었습니다.
엘레나주는 그동안 잘 지냈을까? 기다렸을텐데 답레 못 가져온 거는 미안해 쉬면서 생각해봤는데 내가 진행하는 거에 어느 순간부터 부담을 느끼고 있더라고 슬럼프가 온 것도 사실 그거 때문인 거 같아 아무래도 스토리 흐름이나 사건을 준비해둔 게 거의 없으니까... 게다가 세계관에 구멍이 많아서 그런지 구멍 메꾸는 것도 힘들고 흥미도 잃어가고 ㅠ 그런 상황에서 억지로 진행하자니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도 않구 엘레나주한테도 민폐일 거고... 이건 전부 내가 부족한 탓이니까 혹시라도 엘레나주가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고민해봤는데, 정말 염치없는 말이지만 스레를 여기서 중단해도 괜찮을까...? 다른 방식으로라도 이어가볼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되면 또 같은 실수를 할까봐... 그게 걱정스러워서. 그러면 또 폐 끼치게 되는 거니까 나도 너무 아쉽고 미안하기도 하지만 ㅠㅠㅠㅠ 오랜만에 왔는데 무거운 얘기 꺼내게 되어서 정말 미안해
음~~~ 일단 전혀 무겁지 않아! 왜냐하면 사실 나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거든 ㅋㅋㅋㅋㅋㅋ 저번에 진행하면서 캡틴 힘들어보이기도 했구... 그게 나쁜 건 전혀 아니지! 더군다나 캡틴은 진행같은건 처음이라고도 했으니까? 심적 부담도 많았을거고 그거랑은 별개로 많이 아쉽긴 하네 ㅋㅋㅋㅋ ㅜㅜㅜ 캡틴의 세계관이나 설정도 맘에들고 엘레나도 사실은 예에에엣날에부터 굴리고 싶었던 캐릭터이기도 해서.... 그리고 캡틴이나 나나 게임 좋아하는 것 같았으니까! 여차하면 역할을 바꿔서 캡틴에게 세계관 설정을 빌리고 반대로 내가 캡틴을 진행해주는.... 그런 것도 생각해보기는 했지만 이건 캡틴한테 실례겠지 ㅋㅋㅋㅋㅋ 그래서 음~ 결론은 중단해도 괜찮아 나도 캡틴을 힘들게 하면서까지 돌리고 싶지는 않은걸
이해해줘서 고마워 엘레나주 ㅠㅠ 그럼 중단하는 걸루... 나도 역시 아쉽긴 해...! 엘레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진행시켜보고 싶었는데 너무 무리였나봐 ㅋㅋㅋㅠ 그동안 놀아줘서 정말정말 고마웠어!! 가끔씩 조언도 해줘서 엄청 도움 됐었고 언젠가 다른 곳에서 익명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엘레나 시트는 하이드 해둘테니까 다른 곳에서라도 재활용해도 돼! 엘레나주 항상 즐상판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