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20093> [1:1/다크 판타지] ℕ𝕀𝔾ℍ𝕋ℝ𝕀𝕊𝕀ℕ𝔾 - #1 :: 527

◆POCYqa2/e6

2022-09-20 01:45:16 - 2022-10-28 20:25:13

0 ◆POCYqa2/e6 (f//PpKMsfU)

2022-09-20 (FIRE!) 01:45:16


“𝙰𝚝 𝚗𝚒𝚐𝚑𝚝 𝚠𝚎 𝚊𝚛𝚎 𝚊𝚕𝚕 𝚜𝚝𝚛𝚊𝚗𝚐𝚎𝚛𝚜, 𝚎𝚟𝚎𝚗 𝚝𝚘 𝚘𝚞𝚛𝚜𝚎𝚕𝚟𝚎𝚜.” ─ᴀʟᴇxᴀɴᴅᴇʀ ᴍᴄᴄᴀʟʟ sᴍɪᴛ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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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엘레나 (XdDT4ue8cc)

2022-09-25 (내일 월요일) 21:13:19

홀로 들어서기 전에도 구운 닭의 냄새가 제 코 앞을 스쳤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방도, 식사도 아주 고급진 건 아니었지만 이런 곳에서 그런걸 기대하면 강도나 다름 없는 겁니다. 제가 지불 한 건 고작 3 은화라고요.
게다가, 저희 고향에서는 식문화 대부분이 수산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닭을 먹을 기회는 그렇게 흔치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저로서는 아주 만족이었답니다.
닭은 언제나 옳으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충분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자리에 앉아 여관 주인께 간단히 인사한 뒤에 닭을 천천히 음미해봅니다.
닭은 조금 작지만 여사분의 정성이 그것을 커버하고 있군요.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죠. 아주 괜찮은 식사예요.

"정말 맛이 좋네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사에게 살풋 웃어보이며 말했습니다.
배가 굶주렸기 때문이었을까요. 이 뒤로 저는 말 없이 그릇을 비우는데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156 엘레나주 (XdDT4ue8cc)

2022-09-25 (내일 월요일) 21:18:40

놀고 온 거였어? ㅋㅋㅋㅋㅋ 조금 걱정하고 있었는데.... (오지랖
잘 놀다 왔나 캡틴!!

157 ◆POCYqa2/e6 (lp/tiLfX7U)

2022-09-25 (내일 월요일) 22:12:03

"아유, 아니에요. 맛있게 드시니까 보기 좋네요."

여성이 손에 낀 장갑을 벗어 옆 테이블에 올려두고, 손사래를 치며 웃습니다. 엘레나가 식사하는 걸 흐뭇하게 바라보네요.

"손님은 어디로 가던 길이셨나요?"

그러더니 그녀는 넉살 좋게 말을 붙여봅니다. 아줌마들은 원래 다 이렇게 친화력이 좋은 건가요? 엘레나가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수다를 시작할 기세입니다.

158 ◆POCYqa2/e6 (lp/tiLfX7U)

2022-09-25 (내일 월요일) 22:13:08

ㅋㅋㅋㅋㅋㅋㅋ 걱정까지?! 아무튼 잘 놀다 왔어~

159 엘레나 (xdVxMJBmIc)

2022-09-26 (모두 수고..) 00:13:10

여주인이 저의 여행길에 대해서 스스럼 없이 물어오네요. 아줌마들이 원래 다 그런 법이죠. 하물며 인적이 드문 이런 곳이라면요.

"으음. 수도로 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는 곳곳마다 제 행선지와 목적에 대한 정보를 흘려도 되는 지에 대해서는 슬슬 의구심이 들고 있군요...
...뭐, 상관 없겠죠? 이곳은 그저 후미진 곳의 여관일 뿐인 걸요. 게다가 저는 나쁜 사람도 아닙니다. 주눅이 들 이유따위는 없어요.

"저는 아지무 엘레나. 동쪽 대륙에서 온 심문관입니다. 엘레나라고 불러주세요."

여주인이 저를 계속 손님이라고 부른 것도 조금 그렇기에, 여기서는 살짝 제 이름과 신분을 알려드렸습니다.

160 엘레나주 (xdVxMJBmIc)

2022-09-26 (모두 수고..) 00:14:45

그야 하루동안 답도 없고 하니까 걱정되는걸~~~
암튼 잘 놀다왔다니 다행이구나!

161 ◆POCYqa2/e6 (7G8o346wLc)

2022-09-26 (모두 수고..) 01:01:04

"수도로구만요. 수도가 그렇게 좋은 곳이라 하던데... 우리 아들도 수도에서 살았었답니다."

그 말에 묻지도 않은 사족이 살짝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과거형일까요. 여성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어진 엘레나의 말에는 깜짝 놀란 눈치입니다. 그러다가도 금세 표정을 바꾸어 웃어보입니다.

"알겠어요, 엘레나 양. 그보다 동쪽 대륙이라면... 아이고, 정말 엄청 멀리서 오셨네요."

여성이 감탄하듯이 소리내어 웃습니다. 다른 세계의 이방인에 대한 기대감, 호기심, 설렘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곧 그녀는 엘레나의 자리 맞은편에 의자를 빼고 앉습니다. 본격적으로 수다를 떨기 위함일까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동대륙은 어떤 곳인지 물어보아도 될까요?"

여성은 금세 호기심이 동했는지 눈을 빛내며 경청할 준비를 마칩니다. 하지만 동대륙이 그녀의 생각만큼 평안하지 않다는 사실을 엘레나는 알고 있습니다.

162 ◆POCYqa2/e6 (7G8o346wLc)

2022-09-26 (모두 수고..) 01:02:17

걱정시켜서 미안해지네...!()
슬슬 자러갈게 좋은밤 보내!!

164 엘레나주 (IEI7Mb98hI)

2022-09-26 (모두 수고..) 15:27:12

안히~~ ㅋㅋㅋㅋㅋ 미안해 하지는 않아도 되는걸~
오늘은 나 좀 늦을 것 같은데!!!

165 ◆POCYqa2/e6 (7G8o346wLc)

2022-09-26 (모두 수고..) 15:57:59

ㅋㅋㅋㅋ 알겠어~ 편할 때 이어줘

166 엘레나 (xdVxMJBmIc)

2022-09-26 (모두 수고..) 20:51:08

수도에 살았'었다'라. 왜 과거형인걸까요.
살짝 신경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부러 묻지는 않으려 했습니다. 괜한 이야기를 해서 이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을 뿐더러... 뭐, 그냥 별 의미없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동대륙... 말인가요."

그리고 이곳의 여주인, 그녀는 이미 충분히 넉살이 좋은 것 같으니 말입니다.
저는 먹던 닭을 천천히 그릇 위에 올려두고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았습니다. 물론, 여주인이 듣고 싶어하는 동쪽 대륙의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서죠.
글쎄요.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잠깐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었습니다.

"제가 온 곳. 그러니까, 동쪽 대륙은 매우 치열한 곳입니다. 땅은 이 로라시아보다 3배는 더 작은데 사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죠. 바닷물이 만조에 이르렀을 때는 해저에 도사리는 야수들이 주민들을 해치기 위해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그러면 무릎까지 치밀어오른 파도 안에서 주마등처럼 땅을 맴도는 등대와 랜턴의 불빛에 의존해가며 싸워야 해요. 거기서 곱게 죽으면 운이 좋은 거고, 살아남아 광증에 걸려 그 야수들과 같은 몰골이 되면 운이 나쁜 거죠. 그런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저희 등대지기들. 심문관이 조직 된 겁니다."

이야기를 풀어놓는 제 눈은 흔들림 없고, 얼굴은 여느 때와 비견해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진지했습니다. 결단코 여주인분을 겁주거나 귀찮게 생각하여 떠나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랬다면 아예 입을 열지 않았겠죠.
그러니 이것이, 일말의 과장 하나 없는 동대륙의 실태였습니다. 이 땅의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제 고향의 모습이요.

"제가 이렇게 떠드는 지금에도 그들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제가 돌아갔을 때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져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 말을 마지막으로 마치며 먹다가 남은 닭을 마저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이 닭은 정말 맛있네요.

167 엘레나주 (xdVxMJBmIc)

2022-09-26 (모두 수고..) 20:57:26

음음~~~ 이렇게 글로 늘어놓고보니 동쪽 대륙은 생지옥이군~ 큭큭큭

168 ◆POCYqa2/e6 (7G8o346wLc)

2022-09-26 (모두 수고..) 22:13:48

동대륙의 처참한 실상을 엘레나는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그러자 여성의 미소도, 빛나던 눈빛도 서서히 사라집니다. 자못 진지한 모습입니다. 엘레나의 말이 끝났을 땐 안타까운 표정마저 지어보였습니다.

"...그랬군요. 동대륙 사람들이 그런 삶을 살고 있었다니..."

여성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가라앉았습니다. 그래도 애써 눈웃음지어보이며 쾌활함을 잃지 않고자 합니다.

"그러면 엘레나 양은, 왜 고향을 떠나면서까지 수도로 가려고 하시는 건가요?"

곧 그녀는 엘레나의 목적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물어봅니다. 상황이 좋지 않은 고향을 등지고 타지에 왔다면, 그만한 이유도 있을 거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엘레나가 찾는 게 다소 허무맹랑한 것이라곤 이 여성도 생각지 못했겠지만요.

"너무 꼬치꼬치 캐묻는 거 같다면 미안해요. 나이를 먹으니 주책바가지가 되어버려서."

그러다 뒤늦게 뒷말을 덧붙입니다. 대답하지 않아도 별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169 ◆POCYqa2/e6 (7G8o346wLc)

2022-09-26 (모두 수고..) 22:15:22

ㅋㅋㅋㅋㅋㅋㅋ 살아남아라 동대륙인(아무말)

170 엘레나 (xdVxMJBmIc)

2022-09-26 (모두 수고..) 22:41:35

이런, 아무래도 여주인의 기세가 한 풀 꺾인 것 같네요. 뭐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보통은 그렇겠죠.
하지만 저는 제 땅에 대한 이야기를 미화할 생각은 정말 요만큼도 없답니다. 그거야말로 저희가 하고있는 처절한 투쟁에 대한 기만일테니까요. 오히려 말할 거라면 이렇게 확실하게 해두는 편이 좋겠죠.

"그래도 사람들은 점잖고 재치있으며 용맹하답니다. 특산물인 생선요리도 맛있고요. 땅이 좁아서 오히려 관광하기도 편해요. 언제 한 번 방문하시죠, 대접 해드릴테니."

익살스럽게 살짝 입꼬리를 휘어보이며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말해봤습니다. 이루어지지 않은 권유라는 걸 압니다. 대체 어느 누가 수생 야수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무의 바다를 건너서 일부러 그런 오지까지 올까요. 정말 대단한 사명을 지니고 있거나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 이상 그런 생각은 하지 못 할 거예요. 그게 지금까지 로라시아와 저희 대륙이 교류가 단절되고 있던 이유이기도 했을테고요.
즉, 농담이라는거죠.

"아뇨, 괜찮습니다. 저도 이곳에 와서는 처음으로 나누는 제대로 된 대화니까요."

닭을 나이프로 썰다보니 뼈에 툭 걸리는 느낌이 납니다. 세상에, 저는 이걸 벌써 다 먹은 걸까요. 아쉽네요. 모처럼 먹는 닭요리였는데.

"사실 제가 하고 있는 이 원정은, 그들을 고통에서부터 해방시킬 방법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마지막 닭고기 한 점을 입 안으로 가져가, 말끔히 뼈 밖에 남지 않은 접시를 옆으로 치웠습니다. 턱을 괴고 창 밖을 바라봅니다. 어두운 심야네요.

171 엘레나주 (xdVxMJBmIc)

2022-09-26 (모두 수고..) 22:43:09

로라시아인을 쫄게만드는 이방인..... 엘레나!!! (

172 ◆POCYqa2/e6 (Mj4lm8n1f.)

2022-09-27 (FIRE!) 00:40:33

"호호호, 언젠가 꼭 들를게요."

여성도 엘레나의 말이 농담인 걸 아는지, 마찬가지로 가벼운 대답으로 응수합니다. 금세 기운을 되찾은 모습입니다.

"어머나, 그런 숭고한 뜻을 가지고 계셨다니."

그 말에 여성은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손을 맞대어 가벼운 박수소리도 한 번 냅니다. 순수한 놀라움의 의미입니다. 약간의 존경도 담아서요. 다수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홀로 여행길에 오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 말입니다.

"엘레나 양의 원정을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그녀가 그리 말하며 웃습니다.
엘레나가 닭을 전부 해치웠을 무렵, 딱 알맞은 타이밍에 남성이 식당으로 들어섭니다. 작은 쟁반을 든 채로요. 그는 뼈만 남아버린 닭을 보고서 호탕하게 웃습니다.

"식사는 맛있게 하신 모양이오. 이건 요청하신 디저트요."

곧 테이블 위에 디저트 두 접시가 올라옵니다.
하나는 손바닥 크기의 블루베리 파이입니다. 파이 틀에 새콤달콤한 잼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반으로 쪼갠 생 블루베리도 올라가 있어 씹는 맛이 한껏 배가됩니다.
다른 하나는 노란 빛깔을 내는 복숭아 푸딩입니다. 탄력 있고 탱글탱글해서 무척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복숭아 과육이 알알이 박혀있습니다. 한 스푼 떠먹으면 기분 좋은 단맛이 느껴집니다.

173 ◆POCYqa2/e6 (Mj4lm8n1f.)

2022-09-27 (FIRE!) 00:42:21

ㅋㅋㅋㅋㅋㅋㅋ 요새는 뭔가 일찍 피곤하네~ 슬슬 자러 가볼게 오늘도 좋은밤!!

174 엘레나 (n1vS3PblWE)

2022-09-27 (FIRE!) 14:25:20

"감사합니다."

여주인께 가볍게 답하자 곧 남성분께서 두 접시를 가져와주셨습니다.
그런데... 뭐죠 이 빛깔은? 상당히 본격적인 디저트가 아닙니까!

"...이건...!"

웬만한 일에 놀라는 법이 없는 저입니다만, 그냥저냥한 애플파이 정도를 내올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찬란한 외형은 물론이고, 한 입 넣자마자 미뢰 위에서 부담없이 퍼지는 이 수려한 단 맛은 대체... 이런게 숨겨진 디저트 맛집이라는 거군요.

"직접 만드신 건가요? 무척이나 양품이군요!"

175 엘레나주 (n1vS3PblWE)

2022-09-27 (FIRE!) 14:26:48

갱신하면서 답레 얍~~~~ 벌써 날은 밝았지만 어젯밤에는 잘 잤길 바라 ㅋㅋㅋㅋㅋ

176 ◆POCYqa2/e6 (Mj4lm8n1f.)

2022-09-27 (FIRE!) 16:30:36

남성은 엘레나가 놀라는 모습을 보더니 껄껄 웃습니다. 자기 요리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진 모양입니다. 하기야 그가 내온 후식은 디저트 전문점과 비교해 보아도 모자라지 않을 맛이니까요.

"하하, 마음에 드신다면 다행이오. 외지인이 방문한 건 오랜만이라 힘 좀 써봤소."

가슴을 몇 번 두드리는 그의 표정이 무척이나 밝습니다. 엘레나의 칭찬에 기분이 썩 좋아진 덕입니다.

"우리 신랑이 요리 하나는 잘 한다니까~ 오죽하면 내가 이 양반이랑 결혼까지 했겠어!"

여성도 새침하게 웃으며 몇 마디를 덧붙입니다. 칭찬인지 뭔지 모를 말이긴 하지만요. 확실히 금슬 좋은 부부입니다.

"내일도 꼭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드리리다."

남성이 자신만만하게 장담합니다. 내일 식사가 기대되겠네요.

177 ◆POCYqa2/e6 (Mj4lm8n1f.)

2022-09-27 (FIRE!) 16:32:08

안녕~~ 잠은 항상 잘 자고 있다!

178 엘레나 (n1vS3PblWE)

2022-09-27 (FIRE!) 16:46:41

때를 놓치지 않고 남편 자랑인가요. 하지만 충분히 이해 되네요. 이런 디저트를 만들 수 있는 남자가 어디 몇 명이나 될까요.

"그럼 내일도 기대하고 있도록 하죠. 후후."

디저트를 전부 비우기까지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맛있는 건 이렇게 금방금방 사라진다니까요. 아쉬운 일이죠 정말.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부부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방으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앞서 만난 안 좋은 소식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만족스러운 식사였어요.

179 ◆POCYqa2/e6 (Mj4lm8n1f.)

2022-09-27 (FIRE!) 22:41:05

"안녕히 주무세요, 엘레나 양~"
"좋은 꿈 꾸시오."

부부도 각자 엘레나에게 인사를 하고서 제 할 일들을 합니다. 식기 치우는 소리가 분주합니다. 배를 이리 만족스럽게 채웠으니 좋은 밤이 될 것 같습니다.
엘레나는 다시 방으로 올라갑니다. 간소한 방은 아까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노란 빛의 등불이 내부를 은은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열린 창 너머로 서늘한 바람이 새어들어옵니다. 밝은 색의 커튼이 가볍게 살랑입니다.
지금 잠자리에 들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180 ◆POCYqa2/e6 (Mj4lm8n1f.)

2022-09-27 (FIRE!) 22:41:20

답레를 너무 늦게 봐버렸어... ㅋㅋㅋㅠ

181 엘레나 (vv4tW6GRhg)

2022-09-28 (水) 00:27:33

여행길에는 많은 일들이 따라오는 법이죠. 그것이 좋든, 그렇지 않든 말이에요.
오늘처럼 긴 여행길은 저에게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분명 더욱 길겠죠.
이 여행은 언제 끝나며, 결말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뭐, 그것을 위해서는 일단 지금 자두는게 좋을 것 같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저는 그렇게 다음 날을 준비하기 위해 잠에 들었답니다.

182 엘레나주 (vv4tW6GRhg)

2022-09-28 (水) 00:28:28

오이오이 캡틴~~~!! ㅋㅋㅋㅋㅋ 다른 일 하고 있던거야?

183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00:45:26

잠자리가 썩 편안하진 않지만 여행의 피로를 풀기엔 충분합니다. 엘레나는 그렇게 깊은 잠에 듭니다.




그리고 엘레나는 깨어납니다. 벽에 걸린 낡은 시계가 6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바깥은 늘상 어두컴컴하지만 인간의 몸만은 기가 막히게 제 시간을 맞추곤 합니다.
낯선 타지에서 맞이하는 새로운 날입니다. 지난 밤 엘레나는 꿈 없는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몸의 피로가 전부 풀린 것 같습니다.
시간이 이른 만큼 주인 부부가 깨어있을지 모르겠군요. 그래도 어제 든든히 먹어둔 덕에, 그렇게 허기지진 않습니다.

184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00:46:05

ㅋㅋㅋㅋ 게임하고 있었어서 ㅋㅋㅋㅋ()

185 엘레나 (vv4tW6GRhg)

2022-09-28 (水) 14:53:42

잠자리에서 일어나니 맑아진 머리와 타지의 어두운 하늘이 저를 맞이해 줬습니다.
먼 옛날, 전해져오는 구전으로는 하늘에서 빛이 내려올 때가 있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들어도 뜬구름 잡는 신화적인 이야기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군요.
그나저나 마차의 출발 시간은 어떻게 되려나요. 홀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마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와 저는 같은 여관에 머물고 있었으니까요.
자, 그럼 또 움직여볼까요. 준비와 몸단장을 마치고 홀로 내려가봅니다.

186 엘레나주 (vv4tW6GRhg)

2022-09-28 (水) 14:55:25

핫... 어제는 나도 잠들어 버렸다 ㅋㅋㅋ
게임!! 어떤 게임?

187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15:46:58

"어머, 엘레나 양. 일찍 일어나셨네요."

홀로 내려가니 카운터에 앉아있던 여성이 환히 웃으며 엘레나를 맞이합니다. 주방에서 분주한 소음이 들려오는 걸 보니 남편도 있군요.
한편 식당을 살펴보면, 식사하는 중인 마부가 보입니다. 그도 엘레나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난 모양입니다. 의외로 성실한 사람...일까요?

"아침 내어드릴까요?"

여주인이 묻습니다.

188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15:53:32

엘든링~ 몇달 전에 산 건데 이제서야 하고 있어 ㅋㅋㅋ
것보다 지금 전개가 좀 루즈하진 않을까 걱정이네() 수도로 바로 도착하는 이벤트라도 있어야 하나 싶고~ 엘레나주가 원하면이지만?

189 엘레나주 (vv4tW6GRhg)

2022-09-28 (水) 16:03:17

엘든링 재밌지!!! 나도 막나왔을때 몇 달 동안은 그것만 했는데 ㅋㅋㅋㅋㅋ
그리고 전개는 으응~~ 안 그래도 나도 그렇게 느껴서 템포 조금 올려보고 있는 중 ㅋㅋㅋ 아직까진 괜찮았는데 이제 다음에 수도로 도착하면 될 것 같다!

190 엘레나 (vv4tW6GRhg)

2022-09-28 (水) 16:17:57

내려가니 아침부터 깨어있는 마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흐음, 의외로 성실한 구석이 있군요?
장사를 해야하니 당연히 거기에 몸이 맞춰진 걸지도 모르죠. 어쩌면 제가 닥달할게 무서워서 일어난 걸 수도 있구요.

"예에. 가볍게 부탁드리죠."

잘 됐네요. 저도 아침 식사를 마치고 그와 타이밍 좋게 여관을 나서면 될 테니까요. 아침을 먹고 바로 나갈 채비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191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16:38:53

"알겠어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여성은 그렇게 말하고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부부의 대화소리가 자그맣게 들려옵니다. 들어보니 오늘의 메뉴는 평범한 팬케이크인 모양이네요.
짧은 대화를 마치고 나온 여성이, 돌연 분주하게 주위를 뒤집니다. 찬장, 서랍 등등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무언가를 찾는 듯 합니다.

"엘레나 양은 수도로 간다 하셨죠?"

문득 그녀가 질문해옵니다. 어제 들었던 이야기를 왜 재차 물어보는 걸까요.

192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16:40:24

그래서 빠르게 진행한다!

193 엘레나 (vv4tW6GRhg)

2022-09-28 (水) 16:52:24

오늘 아침은 평범한 팬케이크가 주인공이군요. 나쁘지 않죠. 간단해서 오히려 배를 채우기 좋아요.

"그렇습니다만."

사람이 들었던 정보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는 보통 할 말이 있어서인 경우인데요.

"뭔가 신경쓰이는 거라도 있으십니까?"

194 엘레나주 (vv4tW6GRhg)

2022-09-28 (水) 16:52:41

나도~~~ :3 !!!

195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17:47:54

그렇게 계속 무언가를 찾던 여성은 곧 찾았다, 하며 숙였던 고개를 들고 엘레나를 바라봅니다. 그녀의 손에 무언가 들려있습니다.

"아니, 줄 게 있어서 말이지요."

곧 여성이 카운터를 빠져나와 엘레나에게 다가갑니다. 그녀가 손을 펼치자, 주먹 크기 정도 되어보이는 돌멩이가 보입니다. 바른 모양으로 보기 좋게 깎아놓았군요. 그뿐만 아니라 돌에서는 금빛 기운 같은 게 넘실넘실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돌의 표면도 노랗게 반짝입니다.

"수도로 가는 전송석이에요. 전송 마법을 담아놓은 거랬나, 사용하면 바로 수도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하더래요. 한 번만 쓸 수 있고요. 참, 마법이란 게 신기하긴 해요."

그러니까 이 돌은, 마력을 불어넣어서 마법을 기억시킨 도구였던 겁니다.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계와 장치들처럼요. 다만 전송 마법을 사용하는 도구는 그리 흔치 않았습니다. 전송 마법을 시전할 수 있는 마법 사용자들이 별로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는 상당한 희귀품이었습니다. 일회용이라는 점도 한 몫 하고요.

"수도에 사는 우리 아들 본다고 비싼 돈 들여서 사놓았는데, 녀석이 그렇게 떠나버려서 쓸 일이 없어졌지요."

그러면서 여성은 맥없이 웃어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분명 그런 얘길 했었죠, 수도에 아들이 살았었다고. 하지만 부부의 아들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세상을 뜬 모양입니다.

"부디 받아주시지 않겠어요? 엘레나 양이 하려는 일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선, 잠자코 엘레나를 쳐다봅니다.

196 엘레나주 (vv4tW6GRhg)

2022-09-28 (水) 17:54:20

응??? ㅋㅋㅋㅋㅋㅋ 귀환템 주는거야?

197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18:01:07

ㅋㅋㅋㅋㅋㅋ 템빨...

198 엘레나 (vv4tW6GRhg)

2022-09-28 (水) 18:25:52

제가 있던 땅은 마법이 발달하지 않아 마법 사용자들을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마도구를 기용하는 일 자체는 꽤 흔히 있는 일이었습니다. 마도구의 성능은 진짜 마법에 비해서는 한계가 명확하지만 관련 학문을 닦지 않은 문외한이라도 사용 할 수 있는게 장점이니까요.
그렇기에 여주인이 손을 펼쳐서 제게 보여준 돌맹이가 평범한 돌맹이가 아닌 마법이 담긴 물건이라는 것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드님이 말이지요."

그러고보면 어제도 그런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일부러 묻지는 않았지만 역시 아드님은 이미 이 세상에 없는 거군요. 안타까운 사연이 담긴 물건입니다. 이런 걸 제게 넘겨도 괜찮은걸까요. 저는 잠시 돌맹이를 바라보다가 그 금빛의 전송석을 제 손으로 가져왔습니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제게는 큰 도움이 될 거에요."

199 엘레나주 (vv4tW6GRhg)

2022-09-28 (水) 18:26:51

템빨은 중요하다~~!!! (콰아아아

200 ◆POCYqa2/e6 (tCNmirPZYs)

2022-09-28 (水) 18:35:24

지금 밖이라서 답레는 나중에 달게!!

201 엘레나주 (vv4tW6GRhg)

2022-09-28 (水) 18:57:52

응응 :3 기다리구 이쓰께

202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19:15:34

"아유, 받아줘서 고마워요. 애물단지였거든요."

여성이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여태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보았던 어떤 것보다 더욱 밝은 표정입니다. 애물단지라고는 해도, 그녀에겐 아들을 추억하게 해주는 물건이었을 겁니다. 그런 것을 넘겨준 건 엘레나에게 호의와 존경을 보인 것과도 같습니다. 아무래도 어제의 대화가 썩 인상깊었던 모양입니다.

"아, 이제 슬슬 아침 준비가 끝났겠네요. 식당으로 가 계시면 바로 식사를 내올게요."

여성은 그렇게 말하고서 주방으로 종종걸음을 합니다. 엘레나가 식당으로 들어서면,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홀을 흘겨보던 마부를 볼 수 있겠네요. 그의 테이블에 놓인 접시는 싹 비워져 있습니다.

203 엘레나주 (vv4tW6GRhg)

2022-09-28 (水) 19:26:55

아침 식사씬은 스킵하고 바로 갈까? 캡틴은 어케 생각해?

204 ◆POCYqa2/e6 (wy8DjV7sDM)

2022-09-28 (水) 19:39:59

그럼 그렇게 하자! 아무래도 루즈한 구간이니까~

205 엘레나 (vv4tW6GRhg)

2022-09-28 (水) 19:52:43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이런 걸 받아가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손 안에서 금빛을 은은히 자아내는 귀환석이 구르고 있었습니다. 분명 당장은 쓸모 없어졌다고 할지라도 여주인에게는 아들을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이었을 겁니다. 마법은 웬만해서는 시세가 떨어지는 일도 없으니 다시 팔아도 비싼 돈을 받을 수 있었겠죠.
하지만 그러지 않고 오로지 호의로 이런 물건을 제게 넘겨주는군요. 저는 단지 이방인인데도 말이에요. 아무래도 이곳의 부부는 과거를 딛고 설 수 있을만큼 현명하고 사려깊은 인물들인 모양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들르도록 하죠."

가볍게 미소지으며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저도 힘내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이제 아침을 먹고 힘내서 수도로 향하는게 좋겠습니다. 다시 밤 중에서도 깊은 밤이 찾아오기 전에 말이죠. 참, 팬케이크도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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