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자, 이셔부터 보자구요. 생각보다 이셔는 섬세하게 조각된 인형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겁도 많고, 의외로 상처도 잘 받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트라우마도 꽤 있고 본인은 무뎌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긴 하지만 전혀 그런 것 같지는 않다는 점에서 상냥한 사람일지도. 사실 일상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심상찮은 분위기는 많이 느꼈기 때문에 스포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뭐라 주석이 필요 없는 완벽한 감정이 묘사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보다 신경쓰이는건 고백받았을 땐데... 일단 여지없이 거절이라는 점이 흥미롭군요, 이건 정말 이셔가 연애 쪽으로는 응애라서 그런건가...? 그러나 뭐든 부풀게 만들 수는 있는 법, 사실 저 고백멘트 자체는 이상하게 받아들일 여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셔는 그 말을 들었을 대 과한 의지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던 것 같네요. 일단은, 이셔는 적어도 자신이 누군가의 전부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아직 없나 봅니다... 다른 사람이 이셔의 전부가 되어봐야 정신차리지!(??)
>>16 다음은 아리아, 호감도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를 새삼 깨달았어요(?) 100을 쌓아야 고백을 시도하고 적대당하지 않을 수 있다...메모... 받아들일 때 느낌이 어, 말은 뭔가 무뚝뚝하긴 한데. 음, 호감도가 100 미만인 거랑 100이랑 딱 잘라서 구분되어 있는 걸 보면 호감도가 100이 되어도 아리아의 생각은 그대로일 거라고 추측이 됩니다... 99에서 100이 된다고 아리아의 사상이 180도 바뀌진 않을 테죠. 이건 그러니까... 무뚝뚝해 보이지만 난 저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여기서 쓰러져서 누가 내 시체 위에서 티배깅을 해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어(급발진) ㅋㅋㅋㅋㅋㅋㅋㅋ반쯤은 농담입니다만, 일단... 적어도 가까운 사람이라는 건 아리아에겐 없는 것 같네요, 어디까지나 타인의 시점에서 볼 때 가까운 사람이라는 걸까요. 아니면 저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그 때에 이르러 스스로에게 타이르듯 하는 이야기일지도. 이어지는 죄에 대한 고찰도 눈여겨볼 만 하네요, 의심하는 자세 매우 좋습니다.
>>40 다음은 최장신의 제이슨!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제이슨 씨 제 손윗사람이 되어주세요, 매일 같이 놀러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매일 목마 태워줬으면 좋겠다!!!!!!!!!!!!!!!!(소리지름 소문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모습부터, 당일 약속에 쿨한 모습까지... 그냥 한번 친해지면 평생동안 안고 갈 만한 사람이구나 싶어요. 그래서 그런걸까 마지막 대답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제이슨... 언젠가 다시 보통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요? 제발 그렇다고 해주세요
>>74 니나... 저 '나'는 지금의 지금의 '니나'가 아닌 건가요. 치유계의 정점인 평소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확실한 것 같네요. 지금 보니 니나는 항상 순수한 느낌은 아니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번 전투에서 상당히 과격했었죠, 상대가 물론 그냥 어... 열차였지만? 마구 찌그러트리는 모습은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그런 모습이 이 진단에 담긴 모습의 편린... 이라고 하는 건 좀 과하려나요. 음! 심각한 얘기는 이쯤 하고, 그러니까 니나가 웃으면서 돌아보는 걸 보려면 뒤에서 이름을 갑자기 부르면 된다는 말씀이시죠? 누군가 해주세요(?) 니나 이름 자체가 애칭같다는 거에도 동의합니다... 뭔가 그 동글동글한 어감이 좋아요, 그치만 애칭이 있다면 애칭을 부르고싶은걸! 이건 어서 생각을 해봐야...
>>101 아스텔 낚시 그런 이유로 시작한 거였냐구요... 즐기고 있다니 다행이야... 아스텔만 믿고 따라와, 에델바이스 어부(?)
>>120 에 설마 흰머리가 그렇게 자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거냐구요ㅠ 대체 누가 그렇게 스트레스를 준거냐 이놈 키는 생각보다 더 아담해서 놀랐습니다...! 여자부 최단신 타이틀은 아리아 껀가... 그리고 혼혈이었군요...! 성에서 어느정도 연상해볼 만한 부분이 있었지만 확실히 알고 나니 더 그럴듯하네요, 특징은 찾아보기 어렵다니 보통은 전혀 모르겠지만...
당신의 농담은 제법 괜찮은 편이었다. 없는 위트를 쥐어짠 멘트일지언정 이스마엘은 우중충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확실히 인간이 아니라도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특별한 경험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이스마엘은 이 주제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지금은 보류하기로 했다. 섣불리 결단 짓기에는 경험이 더 필요하지 않은가. 굳이 경험을 운운하는 이유를 고하자면 이스마엘이 오늘을 기점으로 그 기로에 한 번 섰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몇 번이고 그런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훈 하나가 지금 길을 열어 결정을 늦췄을 뿐이다. 아, 그래. 문득 드는 생각이었으나 세븐스는 애당초 인간이 아니라는 명제를 깔고 가기엔 너무 늦었지 않은가 싶다. 이스마엘은 인간이고 싶었고, 인간으로 살아왔다. 당신 또한 인간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걸로 몇 번이고 계속 맴돌고 주제로 뱉었던 생각을 일단락 짓는다.
"당연히 칭찬이지요. 적으로 두고 싶지 않다면 아군으로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는 법이니 말입니다." 잃지 않아. 경박한 문장과 달리 이스마엘은 위협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말에 과연 그럴지는,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들키면 무례한 행동임은 알지만 전투 도중에 보였던 당신이 무모하고도 냉철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었다. 이스마엘은 어떻게 보면 제일 위협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능력을 소유한 이상 철저하게 마음을 다잡았으며 살아왔다. 그렇다 한들 감정의 호수에 작은 돌 파편이 튀었을 적, 한순간에 흔들려버리고 말았다. 그런 이스마엘과 달리 당신은 심지가 굳센 모습을 보였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그 난리 통에서도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이스마엘은 그 모습이 위협적인 사람이 아니면 무엇일까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은 어떤 과거를 가졌을까. 다시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 물어보는 것은 시기가 이르다 생각이 된다. 누군가의 과거는 예민한 사안이고, 이스마엘은 그런 걸 개의치 않고 물어볼 정도로 눈치나 사회성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천천히 시간을 들이며 서로 잔잔하게 차 한 잔을 마시며 알게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때가 채 못 되어 감정의 동요 속에서 불안정한 호흡과 함께 뱉을 수도 있겠지. 어느 순간이든 지금은 때를 기다리겠노라 생각하며 이스마엘은 마지막으로 거울을 바라본다. 거즈는 완벽하게 뺨과 눈두덩에 붙어있었다.
"리오 씨도 같이 쉬는 건 어떻습니까?"
거울을 내리며 시선을 옮기자 이스마엘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미소 짓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버린다. 바깥은 답지 않게 날씨가 좋은 것 같다. 창문을 열어뒀는지 활기차게 대화하는 소리를 뒤로 눅눅하지 않고 적당한 습기가 들어찬 바람이 커튼을 가볍게 치고 지나가며, 이스마엘은 그 사이에서 천천히 침대를 향해 눈을 돌렸다. 영양가 없노라 말했지만 많은 도움이 된 대화가 끝나니 일상이 단번에 몰아닥치는 느낌이었다. 지금쯤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고 있을까. "타박상이라 한들 지금 임무에 복귀하는 것보다 조금 누웠다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