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마엘: 212 겁은 어느정도? 평범하게 있으면서도 없는 편이야. 평범하게 시체를 보고 겁에 질리고 피를 두려워하면서, 막상 벌레는 잘 때려잡고 사람을 때릴 때 후환에 대한 겁이나 망설임이 없는 타입..? 이상향에 관련된 일이나 스위치가 한 번 켜지면 상대가 되레 겁을 먹을 정도로 눈이 도는 타입이기도 하고.
175 미안해와 고마워 중 더 많이 하는 말은? 50:50으로 하지 않을까? 우당탕쿵탕.. 미안합니다! 아- 감사합니다! 같은..
259 좌절의 경험은 얼마나 되나요? 이스마엘에게 아직 큰 좌절은 없다고 생각해.. 언젠가 좌절을 겪고, 딛고 일어섰을 때 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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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네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면 뭐라고 말할래?" 이스마엘: 이 세상에 남아있을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사랑해. 너뿐이야." 이스마엘: "어.." (이스마엘은 잠시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한쪽으로 내리깔더니,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그게.." (식은땀을 흘리며 시선을 피하는 꼴이 좋은 대답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 "음..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음, 그러니까, 저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성애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저는 인간과 인간이 서로간의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며 기댐목이 되고- 함께 길을 걷는다는 행위와 더불어 때로는 육체적인- 접촉이 있는 관계를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너뿐이야'라는 말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니끼.. 못 들은걸로 하겠습니다." (이스마엘은 선을 그어두며 시선을 피했다. 미안한 건 아는 것 같다.)
"생애 최악의 실수는?" 이스마엘: "예! 잠에 취한 나머지 연고로 이를 닦은 적이 있습니다!" "최악의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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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마엘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자신의 계획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의 반응은?」 현재의 이스마엘으로 빗대면.. 계획이 만약 낙원, 이상향에 관련된 거라면 이제 시트 성격란에 쓰인 편집적인 면모를 보이겠지.. 부정하다가 결국 한 번 좌절을 겪어보지 않을까 싶네.
2. 「우연한 기회로 자신의 추악한 면을 직시하게 된다면?」 아 이거. 아니지, 아니야. 아닐 거야. 이스마엘은 몇 번이고 되뇌고 자신의 얼굴을 더듬었다. 세상이 어두워진다. 이스마엘은 숨을 쉬고자 했다.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떨리는 숨 뒤로 뒤로 한 걸음, 두 걸음 물러나더니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아니야- 내가 안 그랬어, 아니, 나 때문인가? 이스마엘의 눈이 구른다. 아무것도 없다. 이젠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비참함을 참지 못하고 목 깊은 곳에서부터 절망 어린 신음이 튀어나왔다. 입을 벌려 나오는 소리라고 치기엔 짐승이 목을 물려 신음하듯 괴로워하는 것에 가까웠다. 신음은 비명으로 변질되더니, 이스마엘은 그대로 몸을 웅크리듯 몸부림을 쳤다.
아니야! 이스마엘은 울었다. 자신을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지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울던 이스마엘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키득거리며 웃는 소리와 함께 어깨가 잘게 떨렸다. 그리고 다시금 자신을 부둥켜 안았다. 키득거림이 까득거림으로 변하며 한 손이 입가에 닿는다. 웃음을 멈추려 해도 되질 않는다.
아, 나는 이조차 사랑한다. 그 점이 추악하지 않은가. 나는 태생부터 추악한 자였구나.
3. 「타인의 악행을 억울하게 뒤집어 쓰게 된다면?」 한 번은 자신이 뒤집어 써서 넘어가지만, 두 번부터는 고의로 간주하고 해명에 나설 거야.
쥬데카: 056 본인의 목소리가 마음에 드는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런대로 살아가는 중...이랄까,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중후함은 떨어지지만(사실 없음) 고음은 잘 올릴 수 있잖아요(?) 그치만 역시 신경쓰기 때문에 여자같다거나, 무튼 너무 얇아서 별로라는 말을 들으면 상처를 입습니다...
026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네요, 굳이 따지자면 음, 페이크 다큐멘터리? 무서운 거 은근히 찾아보는 편이랄까... 그래도 영화는 꾸민 티가 많이 난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저열한 화질 등으로 구성된 쪽을 더 선호합니다.
265 약에 대한 생각은? 이 약이 무슨 약일까... 기본적으로는 필요하다면 복용하는 데 전혀 거리낌은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다지 먹고 싶지는 않을 것 같네요. 필요하다면 극약이라도 먹겠지만.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답을 좀 하라고!" 쥬데카: 아, 죄송합니다. 제 말이 잘 안 들렸나 봅니다... 죄송합니다만, 그게... 답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기도 해서요. 조금만 더 생각할 시간을 주셨으면 합니다.
"고백을 거절하는 방식은?" 쥬데카: 그게, 일단은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받을 수는 없어요. 죄송합니다. 이유는 묻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고마운 당신께는 죄송한 이야기입니다만. 부디 오늘 일은 잊어주세요. 더 좋은 사람을 만나실 겁니다. 부디 이 일로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고맙습니다. 저를 마음껏 매도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당신의 마음을 받아들일 각오가 없는 겁쟁이니까요. 그럼 안녕히.
"맛없는 음식을 먹은 후의 반응은?" 쥬데카: (식은땀)하하... 이건 어떤 식으로 요리한 건가요? 아, 그냥... 제가 이런 음식은 처음이라, 네. 궁금해서요. 아, 아뇨 괜찮습니다. 급하게 먹었다간 탈이 날 테니까요. 네. 음, 대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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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데카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안정과 도전.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어느 쪽?」 굳이 따지자면 안정. 즉 지금의 쥬데카는 매 순간 이성과 본능이 정면으로 부대끼는 중입니다...(?)
2. 「중요한 일을 맡으면 가장 먼저 무엇을 생각하는가?」 '어째서 내게 이 일이 맡겨졌는가? 대안은 없는가?' 를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일단 자신이 별로 없거든요. 뭐 그래도 철회된다거나 하는 게 없으면 결국 받아들입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려고 노력하는 거랄까.
3. 「길을 걷다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볼썽사납게 넘어진다면?」 조심스레 일어나서, 찢어지거나 더러워진 부분을 털고 한숨을 푹 내쉰 다음, 눈을 질끈 감았다가 뜨곤 최대한 빠르게 그 자리를 벗어나겠죠. 그게 아니라면 천천히 일어나 자신을 보는 사람들을 한번 스윽 훑어볼지도, 오히려 자리를 뜨는 건 그들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캐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아악 12시 되기 전에 얼른 올려야돼 12시 지나면 갱신된단말이다!!! 이번에는 뭔가 팍 와닿는 건 없었네요, 뭔가 깔 것도 없었어...
>>57 음. 뭔가 약간 올드한 느낌의 장르를 좋아하는거군요! 쥬데카는! 그리고 원래 약은 함부로 먹는 거 아니라고 했어요! 그 와중에 고백을 거절하는 방식..(눈물) 아니아니.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요!! 8ㅁ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정이라. 에델바이스에서 매우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고 있어요.
1. 「자신이 정말로 바라던 것을 정말로 손에 넣는다면?] 해방감이 만족감과 함께 물밀듯 밀려왔다. 나는 지금껏 그 -들이 만든 나에 의해 말할 수 없을정도로 깊은곳에 묻혀 있었고, 그것을 죽임으로서 진정한 내가 되었다. 아니, 정정해야지. 그것은 내가 아니다. 그런 혐오스러운 것이 나일 리 없지. 완전히 다른 누군가일 것이다. 어딘가 불쾌감이 올라왔지만, 그것 또한 지금에 묻혀 곧 사라졌다. 2.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불렸을 때의 반응은?」 안놀라고 웃으면서 돌아봅니다. 3. 「스스로 애칭을 지어보라고 한다면 어떤 발음으로?」 "이미 제 이름부터가 애칭같은 어감 아닌가요...?"
>>16 아리아쟝.. 자유를 사랑이란 이름으로 속박하려 한다는 말을 보니까 자유를 정말 중요시 하는게 느껴지네. 그래도 호감도가 100이면 좋다고 하는 거 보니까 귀여워.. 긁어보고 안 건데, 아리아는 정말 염세적인 캐릭터구나 싶기도 해.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믿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고, 죄를 살핀다면서 이권을 챙긴다는 건.. 아리아가 한번 겪어본 일이 있기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아리아의 성격에 큰 토대가 되는 진단이라고 생각해~ >:3
>>40 제이슨.. 이 태평하고 슬픈 인간아... 제이슨은 아리아랑 같은 질문이 있는데도 반응이 달라서 또 신선해~ 직접 만나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지, 응응. 굿즈 쇼핑은 못 참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면모 좋지~ 태평한 한량 같지만 막상 자신이 가진 과거가 있는 사람.. 모래사장을 맨발로 밟는 것이 바라던 것이라면,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걸까.. 감각을 느끼고 온기를 가지고 그런..
>>45 레샤야 레샤야.... 많은 말을 하고 싶지만 참치는 2만자가 최대로구나.. 레샤야...
>>57 쥬 진단 보배롭고도 이 사람을 잡아 더 많은 썰을 뜯고 싶다는 음흉한 생각이 있어..(사실 없음) 이거 뭐냐구 귀여워 ㅋㅋㅋㅋㅋ 소년 목소리라면..(오타쿠 뇌 on!) 미야시타 유우냐 마후마후냐의 팽팽한 대립인가..?(아님)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구나.. 저열한 화질로 구성된.. 파라노말 액티비티...??🤔 그런데 약 뭐야...? 우리 쥬 왜 약을 그렇게..? 극약.. 뭐야..? (멱살)
늘 생각하는 건데, 쥬데카는 자존감이 낮은 편으로 보이는데, 막상 속내가 단단해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겠어... 원래 저런 캐릭터가 어느 순간 정신 놓고 총기난사 한단 말이야...(이런 발언)
>>74 우리 니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니나야... 니나 왜 흑화하려구 해..(오열) '그것은 내가 아니다' 라는 거, 약간 좀 의미심장한 느낌인데.. 완전히 다른 누군가라는 것도 그렇고..(빠안) 생각나는 건 있지만 비설의 맛있음을 위해 조용히 하겠다.. 니나는 그냥 돌아보는구나.. 귀여워.. 이름이 애칭 같은 어감이라도.. 어... 닝닝은 어때....?? 사실 니나는 광야로 가는거지...(?)
괜찮읍니다... 조금 피곤하긴 한데 내일 좀 더 자면 되죠 뭐!(?) 정성스러운 주접... 주접에 정성스럽다는 게 맞나...? 아무튼 감상 감사합니다... 후후 어느쪽이든 저는 가능성을 열어놓지요...그리고 어느쪽이든 실제로 중후함은 없...으니까요() 바로 그 저열함이 현실성을 부여하는 아이러니...! 약은 어, 그냥 그런거에요(??)
어...떻게 알았지 당신 뭐야! 왜 제가 생각하던 부분을 말로 표현하셨죠 나는 그거 못했는데!(총기난사 한다는 뜻 아님)
이셔주가 정성스럽게 답을 한 이상... 저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겠군요, 제 결백을 증명하겠어요!(?)
>>10 자, 이셔부터 보자구요. 생각보다 이셔는 섬세하게 조각된 인형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겁도 많고, 의외로 상처도 잘 받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트라우마도 꽤 있고 본인은 무뎌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긴 하지만 전혀 그런 것 같지는 않다는 점에서 상냥한 사람일지도. 사실 일상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심상찮은 분위기는 많이 느꼈기 때문에 스포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뭐라 주석이 필요 없는 완벽한 감정이 묘사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보다 신경쓰이는건 고백받았을 땐데... 일단 여지없이 거절이라는 점이 흥미롭군요, 이건 정말 이셔가 연애 쪽으로는 응애라서 그런건가...? 그러나 뭐든 부풀게 만들 수는 있는 법, 사실 저 고백멘트 자체는 이상하게 받아들일 여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셔는 그 말을 들었을 대 과한 의지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던 것 같네요. 일단은, 이셔는 적어도 자신이 누군가의 전부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아직 없나 봅니다... 다른 사람이 이셔의 전부가 되어봐야 정신차리지!(??)
>>16 다음은 아리아, 호감도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를 새삼 깨달았어요(?) 100을 쌓아야 고백을 시도하고 적대당하지 않을 수 있다...메모... 받아들일 때 느낌이 어, 말은 뭔가 무뚝뚝하긴 한데. 음, 호감도가 100 미만인 거랑 100이랑 딱 잘라서 구분되어 있는 걸 보면 호감도가 100이 되어도 아리아의 생각은 그대로일 거라고 추측이 됩니다... 99에서 100이 된다고 아리아의 사상이 180도 바뀌진 않을 테죠. 이건 그러니까... 무뚝뚝해 보이지만 난 저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여기서 쓰러져서 누가 내 시체 위에서 티배깅을 해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어(급발진) ㅋㅋㅋㅋㅋㅋㅋㅋ반쯤은 농담입니다만, 일단... 적어도 가까운 사람이라는 건 아리아에겐 없는 것 같네요, 어디까지나 타인의 시점에서 볼 때 가까운 사람이라는 걸까요. 아니면 저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그 때에 이르러 스스로에게 타이르듯 하는 이야기일지도. 이어지는 죄에 대한 고찰도 눈여겨볼 만 하네요, 의심하는 자세 매우 좋습니다.
>>40 다음은 최장신의 제이슨!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제이슨 씨 제 손윗사람이 되어주세요, 매일 같이 놀러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매일 목마 태워줬으면 좋겠다!!!!!!!!!!!!!!!!(소리지름 소문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모습부터, 당일 약속에 쿨한 모습까지... 그냥 한번 친해지면 평생동안 안고 갈 만한 사람이구나 싶어요. 그래서 그런걸까 마지막 대답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제이슨... 언젠가 다시 보통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요? 제발 그렇다고 해주세요
>>74 니나... 저 '나'는 지금의 지금의 '니나'가 아닌 건가요. 치유계의 정점인 평소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확실한 것 같네요. 지금 보니 니나는 항상 순수한 느낌은 아니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번 전투에서 상당히 과격했었죠, 상대가 물론 그냥 어... 열차였지만? 마구 찌그러트리는 모습은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그런 모습이 이 진단에 담긴 모습의 편린... 이라고 하는 건 좀 과하려나요. 음! 심각한 얘기는 이쯤 하고, 그러니까 니나가 웃으면서 돌아보는 걸 보려면 뒤에서 이름을 갑자기 부르면 된다는 말씀이시죠? 누군가 해주세요(?) 니나 이름 자체가 애칭같다는 거에도 동의합니다... 뭔가 그 동글동글한 어감이 좋아요, 그치만 애칭이 있다면 애칭을 부르고싶은걸! 이건 어서 생각을 해봐야...
>>101 아스텔 낚시 그런 이유로 시작한 거였냐구요... 즐기고 있다니 다행이야... 아스텔만 믿고 따라와, 에델바이스 어부(?)
>>120 에 설마 흰머리가 그렇게 자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거냐구요ㅠ 대체 누가 그렇게 스트레스를 준거냐 이놈 키는 생각보다 더 아담해서 놀랐습니다...! 여자부 최단신 타이틀은 아리아 껀가... 그리고 혼혈이었군요...! 성에서 어느정도 연상해볼 만한 부분이 있었지만 확실히 알고 나니 더 그럴듯하네요, 특징은 찾아보기 어렵다니 보통은 전혀 모르겠지만...
당신의 농담은 제법 괜찮은 편이었다. 없는 위트를 쥐어짠 멘트일지언정 이스마엘은 우중충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확실히 인간이 아니라도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특별한 경험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이스마엘은 이 주제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지금은 보류하기로 했다. 섣불리 결단 짓기에는 경험이 더 필요하지 않은가. 굳이 경험을 운운하는 이유를 고하자면 이스마엘이 오늘을 기점으로 그 기로에 한 번 섰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몇 번이고 그런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훈 하나가 지금 길을 열어 결정을 늦췄을 뿐이다. 아, 그래. 문득 드는 생각이었으나 세븐스는 애당초 인간이 아니라는 명제를 깔고 가기엔 너무 늦었지 않은가 싶다. 이스마엘은 인간이고 싶었고, 인간으로 살아왔다. 당신 또한 인간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걸로 몇 번이고 계속 맴돌고 주제로 뱉었던 생각을 일단락 짓는다.
"당연히 칭찬이지요. 적으로 두고 싶지 않다면 아군으로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는 법이니 말입니다." 잃지 않아. 경박한 문장과 달리 이스마엘은 위협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말에 과연 그럴지는,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들키면 무례한 행동임은 알지만 전투 도중에 보였던 당신이 무모하고도 냉철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었다. 이스마엘은 어떻게 보면 제일 위협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능력을 소유한 이상 철저하게 마음을 다잡았으며 살아왔다. 그렇다 한들 감정의 호수에 작은 돌 파편이 튀었을 적, 한순간에 흔들려버리고 말았다. 그런 이스마엘과 달리 당신은 심지가 굳센 모습을 보였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그 난리 통에서도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이스마엘은 그 모습이 위협적인 사람이 아니면 무엇일까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은 어떤 과거를 가졌을까. 다시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 물어보는 것은 시기가 이르다 생각이 된다. 누군가의 과거는 예민한 사안이고, 이스마엘은 그런 걸 개의치 않고 물어볼 정도로 눈치나 사회성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천천히 시간을 들이며 서로 잔잔하게 차 한 잔을 마시며 알게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때가 채 못 되어 감정의 동요 속에서 불안정한 호흡과 함께 뱉을 수도 있겠지. 어느 순간이든 지금은 때를 기다리겠노라 생각하며 이스마엘은 마지막으로 거울을 바라본다. 거즈는 완벽하게 뺨과 눈두덩에 붙어있었다.
"리오 씨도 같이 쉬는 건 어떻습니까?"
거울을 내리며 시선을 옮기자 이스마엘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미소 짓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버린다. 바깥은 답지 않게 날씨가 좋은 것 같다. 창문을 열어뒀는지 활기차게 대화하는 소리를 뒤로 눅눅하지 않고 적당한 습기가 들어찬 바람이 커튼을 가볍게 치고 지나가며, 이스마엘은 그 사이에서 천천히 침대를 향해 눈을 돌렸다. 영양가 없노라 말했지만 많은 도움이 된 대화가 끝나니 일상이 단번에 몰아닥치는 느낌이었다. 지금쯤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고 있을까. "타박상이라 한들 지금 임무에 복귀하는 것보다 조금 누웠다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겁니다."
353 거짓말에 대한 생각은 일상적이고 사소한 거짓말이라면 별 생각 없어. 물론 속아서 놀림받는다거나 곤란해지면 좀 짜증이야 나겠지만 대충 넘길 수 있음. 중대한 거짓말이라면 좀 다른데, 아주 싫어한다... 특히나 그 상대가 자신이 믿고 있던 사람이었다면 더. 어떤 의미로 싫어하냐면, 무언갈 스스로 결정하고 올바르게 알 권리를 마음대로 뺏어간 거니까. 그런 이유로 선의의 거짓말도 좋아하지 않음!
326 삼각김밥은 몇 개 먹어야 배가 차는지 오너가 적게 먹는 편이라서... 삼최몇 평균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음🤔 그냥 평균에서 1~2개 정도 더 먹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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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그 정도밖에 안 돼?" 승우: 뭐 씨*? 이 *** 갑자기 왜 시비야 ***아 뒤지고 싶냐?
"지금 당장 현금 10억을 줄게. 넌 어디에 쓸 거야?" 승우: 오, 존* 대박이네? 근데 *, 돈이 그만큼 안 많아봐서 모르겠다. 쓸 데도 없는데 활동자금으로 대지 뭐.
"네가 원하는 최고의 하루의 내용은?" 승우: 그거 굳이 정해야 하냐? 난 지금도 존*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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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우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청소는 매일매일 하는 편인가?」 안이요...(유루랑 일상 돌리던 내용 봄...) 물건 안 버리고 잔뜩 쌓아둬서 지저분하게 만드는 타입임... 가끔 대청소 싹 하긴 하는데 며칠 뒷면 원상복구 돼... ◠‿◠
2. 「남을 돕다가 내릴 역을 지나칠 것 같을 때의 행동은?」 그 일이 '내가 없으면 도저히 해결할 수 없고 엄청 위급한 일이다!'라면 역을 놓쳐서라도 돕는데 안 그렇다면 그냥 도와주다 말고 쌩 간다... 단 친하거나 어느 정도 면식이 있는 사람이 부탁한다면 조금 아까워하면서도 끝까지 도와준다!( •̀∀•́ )✧
3. 「점괘를 보는데 최악의 결과가 나와버린다면?」 오, 씨* *됐네. 라고 대충 감상평 말한 다음 그냥 점괘를 버린다... 미신은 안 믿어서 별로 신경 안 써.
>>107 브리핑 당시에는 '친구가 되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변신 로봇이 되어서 에델바이스를 공격할때는 '열차를 먹으면 무슨 맛일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108 음~ 기괴한 먹을 것이란 무엇일까요!! 엔주는 아마 엔 자신이 제일 기괴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ㅋㅋ) 일단 여기서는 '타인'이라는 것으로 대답해두겠습니다~
>>109 상대가 입히는 대로 순순히 입어주지만 이 일련의 행위가 무엇이 즐거운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 같으니 그걸로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옷으로는 자유롭게 엔을 움직일 수 없다." "다시 엔을 벗겨다오." (불편해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110 이건 마리주가 생각하신대로 쥐 잡(아먹)기 입니다! 그 외에도 슈퍼마켓 간판 위에 올라타서 경치 구경 등이 있어요! 종종 엔이 입가에 피를 묻히고 다니는 걸로 쥐 사냥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113 "엔의 배가 충분히 불렀다." "이제 당분간 엔을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표정은 딱히 크게 변하지 않지만 배를 쓰다듬는 모습에서 만족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방금 배에서 균열이 벌어져 혀가 날름 거린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스마엘의 이상향은 성격란에 써있든 공존이란 말이지..? 그런데 공존을 위해 공존해야 할 대상을 넘기라 한다..? 두 가지로 나뉘는데..
멘탈이 튼튼하면 공존해야 할 대상을 넘기라 한다 = 이상향에 반대되는 일을 한다 = 저 사람은 내 이상향의 걸림돌이다 같은 이상한 논리가 성립되고 "당신 같은 사람을 한두 번 만난 줄 아십니까?" 같은 말을 하더니 눈 돌아서 누가 뜯어말리지 않는 이상 그 사람을 죽기 직전까지 패지 않을까..
마리의 대답에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은 그런 이야기라는 건가. 한탄하듯 투덜거려도 달라지는 건 없다. 남은 게 이름밖에 없다는 기분은 어떤 걸까, 저와는 반대의 사연이다. 제 것 가져본 적 없고, 그나마 있었던 것도 부수고 떠난 자의 입장에서는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잃어버린 것을 마음에 품고 사는 삶이 상상 갈 리가 없었다. 그는 별달리 위로하거나 안타까워하는 기색도 없이 마리가 하고 싶어하는대로 두었다. 가만히 앉은 그의 머리를 작은 손이 어루만지고 지나간다. 불안과 안정감이 기묘한 균형을 이루는 한때. 그러다 일순, 취기에 들뜬 감정으로 비틀거리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어버렸다. 그는 한쪽 눈썹을 까닥거리며 시큰둥한 얼굴을 했다.
"뭔 개소리야."
그가 다시금 한 손을 들어올린다. 다만 이번에는 마리에게서 가깝지 않도록 멀게, 보란 듯한 손짓으로 드는 것이다. 딱, 손을 튕기자 손 위에서 작은 불꽃이 터졌다. 위력을 극히 낮춘 폭발이다. 라이터의 불티만큼이나 작은 불이 휙 일다 바람에 날려 사라져버리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나는 파란색인데 이게 된다. 존* 깔맞춤이 틀려먹었어, 씨*."
색으로 머문 자리를 남김없이 태우는 운명이 있다는 콘리로 따지자면 나는 뭐, 시원한 능력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붉음은 그에게 있어 행운이었지만 마리에게는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별 의미도 없는 생김새로 땅 파고 들어가는 꼴은 못 보겠다. 원래 술이란 그런 것이니 술 취해 주절거리는 말은 무시해도 좋았겠지만 굳이 정정하고 따지려는 이유는, 뭐. 기껏 쉬러 나왔다가 우울한 얘기 듣기 싫어서 그런 걸 거다. 아마도. "야, 야." 그는 성의없이 손을 휘적거리며 마리의 관심을 돌리려 말했다.
"에휴, 너는 씨* 생각을 덜할 필요가 있어. 단순하게 좀 살아라. 존* 뭐, 안 좋은 생각이 자꾸 들면 차라리 가장 명확하고 원망하기 쉬운 문제를 욕하든지. *같은 세븐스로 태어나서 그렇다거나, 지*맞게 썩어빠진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거나, 하다못해 그 새*가 잘못한 거라고 해라. *도 쓸모 없는 미신 믿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걸."
말을 마치고선 시선을 휙 돌려 마리를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불그스름한 두 눈이 물기를 머금을 듯했다. 그는 지금 의도치 않게 여러 말 하게 되어 귀찮은 상태였지만, 저런 얼굴에 대고 싫다고 말하기엔…… 그 정도나 매몰찬 인간은 못 된다. 그는 몸을 바로 세우고 손을 올려 마리의 머리에 가져갔다. 표정에서 불퉁한 기색이 느껴지지만 거절은 아닌 모양이다. 두어 번 머리를 문질거리고 툭툭 토닥거리나 싶더니…… 그가 돌연 손아귀에 힘 주어 머리를 꾹꾹 누르려 했다. 당한다면 한순간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아플지도 모를 완벽한 기습이었다.
어이가 없는지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난다. 그러다가도 사실 별 신경 안 쓴 것이였는지, 곧 주제를 바꾸듯 흘려보낸다.
“어릴때가 외모 절정이였는데 말야. 애들 다 나만 보면 손 잡자고 난리였어. 어른이 되면 결혼해주겠다고 한 60번은 말했을걸?”
이유 모를 사족을 덧붙이며, 본 주제에서 조금 동떨어진 청소년 시절을 잠시 회상한다. 무언가 허풍을 떠는듯한 말투라 신빙성 있게 들렸는지는 모르겠다만. 싱긋 웃고, 맞받아 치고선, 순순히 대답을 하는 승우를 아무런 반응 없이 쳐다본다. 그런 단순함과 은근히 유한 성격은 참 한결같다고 생각이 들면, 공명하듯 말소리가 들려온다.
“관심 받길 원했다니, 나랑 정 반대였네.”
앞을 잘라먹고 뒷부분은 제 나름대로 해석(날조) 해버린다. 제딴에 생각나는 사람 좋아할 이유는 무언가 결핍 되었을때 뿐. 그 결핍이 뭔진 모르겠다만, 제일 처음 떠오른 생각은 ‘관심, 사랑’같은 추상적인 것 뿐.
“그래서, 제일 좋아하던 사람은 누구?”
질문을 하면서 다른 곳을 보고있어, 관심 없지만 아무 질문거리나 던지는 듯해 보인다. 실상은 구석에 있던 흐릿한 물체가 바퀴벌레인지, 그냥 먼지인지 분별 해보려던 것이지만. 그러다가도 그닥 재밌지도 않은, 오히려 조금 살벌하게도 들리는 말을 하고선 낄낄대는 침대 위의 호구 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렸다가, 눈이 가늘어지게끔 웃는다. 상황에 맞지 않아, 어딘가 쎄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와, 방금 좀 예술적이였어. 뭐였더라, chiasmus? 아니면 안티테제?”
흐리게 연상되는 것은 폭음. 문학도 가끔은 아름답다고 느낀다. 대화를 나누는 대상은 당신이다만, 어째 혼잣말로도 들리는것 같다. 뱉은 두 표현은 뜻도 다르고, 말 자체의 뜻도 주제와 붕 떴다. 맑아진 얼굴을 하고선 주위를 둘러본다. 근처에 필기구가 굴러다녔다면, 주워서 당신이 다 썼던 공책 하나를 집어 그 뒷면에 아까의 문장을 옮겨 적었을 것이다. 욕까지 다, 말한 그대로 말이다. 따옴표로 문장을 감싸고, 그 옆엔 괄호를 쳐 출처를 적는다. 무언가 당연한 일을 하는 듯한 능동적인 행동. 다 쓰고 나면 공책을 다시 있던 곳으로 쑤셔 넣는다.
“아까도 욕 했는데, 이 이상 말 더럽게 하면 나 지옥 가. 지옥 가면 니놈이랑 평생 봐야 하고.”
진실성이 빈듯 한 어조와 옅은 키득임이 들려온다. 옆구리가 찔리면 간지러운듯 살짝 움츠리지만, 있을수도 모르는 후속타를 피하려 몸만 틀 뿐 딱히 승우를 제지하진 않는다. 기분이 좋으니 이 정도는 괜찮다는 걸까. 삶에 필사적인 사람은 변화를 거듭한다. 그렇다고 너무 변화만 해대면 흘러가는 시간에 마모된다. 만족의 기준치가 어느 정도로 높아야 이런 변신을 계속 해대는 걸까.
“고마우면 좀 꺼져봐. 형 피곤하다.”
발길질을 해대면 발목을 낚아채 막고선, 한 손으론 발바닥을 간지럼 태울 것이다. 그래봤자 간지럼엔 소질이 없는지, 그냥 손가락 끝마디로 약하게 쓰다듬듯 하는 것이 다일 것이다.
당연히 칭찬이라면서 약간의 부연설명을 해주는 그에게 너는 웃으며 답했다. 그런가,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사람. 좋게 생각해서 나쁠 건 없었다. 언제나 적으로 돌아설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라면 항상 불안할 텐데, 불신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그렇게 껄끄러운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지금은 그가 말한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했다. 말투의 경박함은 전혀 상관없었다.
"별말씀을, 서로 돕는 건 음, 동료니까요."
당연하다는 말을 하려다가 그만둔다. 그래, 당연한 것 따위 없으니까. 어디까지나 그는 네 동료였고, 적어도 동료에게 해야 할 도리라고는 생각하자. 그걸로 족하다. 이제는 제자리로 돌아간 거울에 마지막으로 비친 그의 얼굴은 완벽하게 처치가 끝나 있었다. 이제는 돌아갈 때일까. 그런 생각을 할 무렵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아... 그럴까요. 조금이지만 피로도 있고... 잠들어버리면 조금 민폐일 것 같으니 말동무라도 해주시겠습니까?"
'같이' 쉬는 건 어떻겠냐는 말이었으니, 아마 그 역시 여기서 잠시 머무른다는 이야기였겠지. 그렇다면 역시 가만히 눕는 것보다야 짤막한 의미 없는 대화라도 나누는 게 좋지 않으려나. 뭐, 그러다가도 잠들어버릴지 모르지만 그 정도는 어떻게 넘어가 주지 않을까. 너는 그 말과 함께 비어 있는 침대를 찾아 걸터앉았다. 다리는 벌써부터 땅에서 떨어져 허공에 흔들린다.
"그럼 조금 쉬도록 하죠, 새삼스럽지만... 임무 수고하셨습니다. 이스마엘 씨."
//이셔주의 갱신레스를 보고 그제야 할일이 떠올라 후다닥 써온 건에 대하여... 아무튼 막레입니다! 같이 침대 하나씩 잡고 누워서 이런저런 잡담하다가 잠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금 드네요... 이셔는 아마 안 잤겠죠...! 얼굴 숨겨야되니까...(아쉽
뜬금없이 어린 시절 본인의 미모며 열애사를 자랑하는 말을 들으려니 배알이 꼴린다. 그래, 약간 짜증이 나는 걸 넘어서 좀…… 그, 뭐라 표현할 말을 못 찾겠네. 진짜인지 허풍인진 몰라도 아무튼간에 그는 이때만큼은 친구의 절절한 연애사를 듣고 질색하는 평범한 청년이었으므로, 귀 막고 유치하게 말 늘이며 모르는 척을 했다. 그러다 슬슬 손을 뗄 무렵 들린 말에 비딱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아니 씨* 결론이 왜 그렇게 되냐?"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아마. 제게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소망할 자격은 없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무엇이라도 던져 준다면 감지덕지해야 했던 쪽이었던 데다, 사실 단순히 받기만을 원했던 것도 아니라─. ……그렇지만 이제 와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된 것들이다. 그는 침대 위에 누우려다 가볍게 몸을 일으켜 앉았다. 한쪽 다리는 침대 바깥으로 내놓고 남은 한쪽은 양반다리 하듯 구부려, 거기에 체중을 실은 비뚜름한 자세로.
"어, 우리 누나. 참고로 내가 걜 닮아서 성격이 지*맞아."
실실거리며 능청을 떨다 다시 픽 드러누워 이리저리 구르기나 한다. 대답은 그게 끝이었다. 듣기에 따라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는 말이었지만 애초에 그는 그 사실을 눈치챌 만큼 섬세하지 못했다. 뭐, 그렇더라도 유루가 어련히 잘 알아들을 수도 있는 노릇이니 아무래도 좋을 일이다. "하여튼 아싸 새*라니까." 관심 받기 싫었다는 말에 돌아간 대답이었다. 조금 뒤에야 기껏 덧붙이는 소리가 이런 딴소리밖에 없으니 밉살스럽다.
그러다 유루가 무언갈 하려는 듯 보이자 고개만 까딱 들어서 하는 짓을 구경했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그냥 또라이 짓이라는 거다. 저러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니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그보다, ch… chiasmus? 그게 뭔데. 하여간에 예술이니 철학이니 하는 것들은 참 이해하기 힘들다.
"뭐냐, 씨*. 욕 안 하기만 하면 좋은 데 갈 자신은 있고?"
우리 또라이가 그렇게 착한 새*였을 줄은 몰랐는데, 그렇게 이죽거리며 장난질을 해대다 제풀에 질려 그만두었다. 유루가 대신 일한 덕에 할일도 줄었는데 덜 건드린 절반이나 마저 치울까 싶어진다. 그런 생각이나 해대다 결국 발싸움에서 져버렸다.
"으악, *. 그거 개* 소름 돋으니까 하지 마라."
황급히 발을 물리고는 데굴데굴 굴러 침대 아래로 떨어졌다. 떨어졌다고는 해도 다리부터 내려갔으니 그저 호들갑스러운 퇴장일 뿐이다. 아, 새* 진짜. 안 그래도 비켜줄까 말까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이렇게 쫓겨나니 가만히 못… 있어야 하겠지만, 잘 보니까 정말 피곤한 것 같기도 하고 청소도 도와줬으니 입술만 삐죽이고 말았다. 꼼짝없이 자리를 내어준 그는 벌떡 일어나 꾸역꾸역 한쪽 자리에 걸터앉으려 애썼다.
작은 불티가 터지는 것을 보면서 마리는 눈을 깜빡였다. 자신은 파란색인데 불태우는 것이 된다는 말에 마리는 작게 웃어버렸다. 승우가 정정해나가는 말은 다 맞는 말이었다. 쓸모없는 미신. 응. 그런게 맞을지도 몰랐다. 자신이 붉음으로 태어난 게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태어난 것 그 자체가 문제였을 것이었다.
“응…. 승우 말이 다 맞아—. 빨강이 싫은 게 아니라아, 나는 내가 싫은 거야. 내가 싫어서 빨강이 싫은거야아.”
마리는 승우가 머리를 쓰다듬고 도닥거리는 것에 맞춰 눈을 감고 귀를 눕히다가 이내 머리를 꾹 누르는 것에 꺅, 소리를 냈다. 순간 놀라 뒤로 몸을 물린 마리가 어떻게 자신에게 그럴 수 있냐는 눈으로 승우를 쳐다봤다.
“괴롭히지 마아! 승우 나빠. 나쁜 애야.”
술 취한 사람이 반성 같은 걸 할 리가 없다. 마리는 베에, 혀를 내밀고는 이내 고양이로 변신해서 슈퍼의 안쪽으로 쏙 들어가버렸을 것이었다. 취했는지 발이 꼬여 한바탕 데구르르 구른 것은 덤이었다. 술취한 애 술주정 받아줬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었다.
왕 게임이 지나간 이후, 그 게임에 참가하지 않고 그저 느긋하게 안주를 챙겨먹고 있는 이가 보인다. 갈색 피부에 검은 색 머리, 그리고 샌 흰머리가 일부 봉는 여성. ...응 어딘가의 소설 도입부를 따라해보았지만. 내게는 어울리지 않네. 그리 짤막한 생각을 남기고, 포크에 있는 안주를 한 입 먹고 와인을 다시 한모금 마신다. 찰랑이는 붉은 와인이 그녀의 목을 넘어가자, 이미 먹은 고기와 어울려 어딘가 산뜻한 맛이 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어울리지 않고 홀로 먹던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져 그 쪽을 쳐다보니 보이는 것은 당신, 즉 쥬데카였다.
"...어서오세요 쥬데카 씨"
아리아는 딱히 취해보이진 않았다. 템포를 맞춰서 술을 마셨을 뿐일까. 다른 이들이 달려도 자기 자신의 템포로 주량 아래로 먹은 것이다. 쥬데카 씨가 취했나?하고 얼굴을 한번 슥 쳐다본다. 별다른 경계가 없는 것은 당신이 '영웅'이고 몇 안 되게 신뢰하는 인간이라서겠지.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신뢰하는 것도 아니겠지만.
회식은 즐겁지만, 그만큼 정신력을 소모했다. 소란스럽지 않은 회식이란 건 없으려나. 하기사 소란스럽지 않은 회식을 회식이라고 볼 수 있을까, 어쨌든 좋은 의미로 모인 장소가 가라앉는 분위기 속에 있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문제일 터였다. 어쨌거나 너는 그 소란의 중심에 있을 생각은 없었다. 여전히 떠들고 마시는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와 조금 조용한 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니 이미 선객이 있는 모양이다. 온통 검은 색 사이의 흰머리가 눈에 띄는 여성.
"아리아 씨군요."
그녀도 소란의 중심에서 한 걸음 비켜나와 있는 걸까, 너는 주변을 살짝 둘러보지만 따로 갈 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선택지는 여기 뿐이려나. 하는 수 없이 의자에 걸터앉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에 혹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하고 턱 쪽을 살짝 문지르지만 묻은 건 없다.
"음, 쉬러 왔습니다. 분위기를 따라가기가 힘들어서요."
일단 너는 그다지 취한 듯 보이지 않았다. 상기된 얼굴도 아니고, 혀가 꼬인다거나 하는 일도 없었으니까.
언젠가 마리가 가까운 사람을 말할 때 너무 많아서 다 말하지 못할 때가 오겠죠? 기대하겠으! 전반적으로 굉장히 귀여운데, 부모님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눈에 습기가 차오르는 건 어째서일까...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 이 부분에서 뭔가 음성지원도 되는거같고 마리 표정도 어쩐지 떠오르는 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그런거 물어보고 그래!
쉬러 왔다는 쥬데카 씨를 보며 편하게 앉으라는듯 맞은 편을 가르킨다. 어차피 그 자리는 딱히 누군가 앉을 자리는 아니니까. 그러면서 와인잔을 식탁 위에 내려놓고는 이어지는 농담에는 가볍게 답한다.
"글쎄요- 쥬데카 씨를 기다렸을지도 모르죠?"
가벼운 농담을 받아치며, 싱긋 웃을 뿐. 그러며 느긋하게 등을 의자에 기댑니다. 뭔가 이런 저런 일이 많구나-하고 홀로 생각하며 입을 연다.
"...그래서 현재, 흐름으로는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쥬데카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뜬금없는 소리같지만, 에델바이스의 첫 작전이 성공한 축하 회식을 둘러본다. 그 중에서는 욕하면서 운명을 따르는 콘리..어쩌구 이야기하는 욕쟁이와 그에 답하며 주정을 부리는듯한 마리가 시선에 들어오며, 어쩌면 아스텔과 이야기를 나누는 누군가를 보기도 하며, 다시 시선을 쥬데카 쪽으로 돌린다.
"계속 잘 풀릴 것 같나요? 아니면.."
팍하고 식탁 위에 올려져있던 왼손을 손목을 붙인채 들었다가 바닥에 천천히 내린다. 마치 무너지는 것을 표현하는 것처럼
이것 역시 농담이려나. 너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가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 음, 확실히 여긴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일까, 조금 차분한 느낌이다.
"흐름 말씀이십니까, 글쎄요."
계속해서 일이 잘 풀릴 것 같냐는 이야기. 확답을 낼 수 있을리 없었다. 첫 임무치고는 큰 부상자 없이, 임무의 목표도 완벽하게, 음, 열차는 박살나긴 했지만 그걸 회수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던데다가 어디까지나 '가능하다면'이었으니 임무 자체는 완벽하게 끝냈다고 볼 수 있을 테니 시작은 확실히 좋았다.
"계속 잘 풀리길 바라야겠죠, 이번 임무가 실패하리라고 생각하며 뛰어든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다음 임무도 마찬가지겠지. 그 다음 임무는... 조금 극단적으로 생각했을 때 다음 임무를 실패한다면 그 뒤는 없을지도 모르니까 딱히 생각하지 않도록 하면서 너는 그녀의 손이 움직이는 걸 보았다.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이대로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아리아 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네가 그렇다면 그런걸까, 라는 말을 듣고 너는 말없이 미소지었다. 신뢰받고 있는 걸까? 신뢰받을 만한 사람은 아닌데.
"즐기는 방법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조용히 앉아있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대다수는 여전히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고 있으니, 몇 명 정도는 이렇게 조용한 분위기에서 마주보고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오른손으로 가볍게, 기품이 담긴 움직임으로 들어올린 그녀의 잔을 보고 너는 조심스레 잔을 내밀었다. 건배를 제안하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면서.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한 이상 물러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돈을 끌어모을 방법을 고민해보려 하던 참, 갑자기 규모가 확 달라진 부탁을 듣고서 그녀는 순간 놀란 표정을 띄었다. 당신의 눈빛을 보아하니 이것이 빈말이라는 가능성도 없겠지. 당신이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은 그녀도 지금까지의 짧은 대화를 통해 알아차렸을 터다. 즉 이것은 감으로 자신이 곤란해 하는 것을 알아차린 거겠지. 그리 생각하니 다행이라는 감정과 함께 당신에게 약간의 고마움이 들었다.
"여기요, 그래도 이것만으로 퉁치긴 좀 그러니까 나중에 밥이라도 한 끼 사드릴게요!"
당신이 내민 손에 자신의 빈 캔을 쥐어주고서, 기껏 무엇이든 사주겠다고 해놓고서 그렇게 끝내기는 좀 그랬는지 밥이라도 사주겠다 하는 약속을 했다. 그것도 여전히 당신이 처음에 요구한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스케일이지만.
에스티아 : 친구(호감도:15) 멜피 : 동료 A, 그이상의 감정은 없는 듯 하다...(호감도:0) 마리 : 친한 동료, 귀엽게 생각하고 있다. (호감도:10) 레레시아 : 동료 B, 딱 그정도의 감정인듯 하다(호감도:0) 쥬데카 : 영웅, 에델바이스 내에서 제일 신뢰하는듯하다(호감도:77) 제이슨 : 동료 C, 히어로쇼를 좋아하는 특이한 거한(호감도: 1) 엔 : 동료 D, 천진난만해보이는게 좋다(호감도: 5)
레레시아 나나리: 259 좌절의 경험은 얼마나 되나요? 큰~~거 한번이랑 자잘한 거 여러번~ 거의 근 2년 안에 겪은 것들이구 자잘한 것들은 대부분 에델바이스에서 훈련하고 생활하면서 겪었대~
187 춤에 대한 호불호와 춤실력은? 매우 좋아함! 그리고 잘 함! 설정하고도 관련 있으니 푸는 티미인데, 레레와 라라는 춤과 노래 모두 잘 하지만 레레가 춤을 더 잘 추고 라라가 노래를 더 잘 부르는 걸로 비중이 조금 달라~ 모두 어머니에게 배운거고 마침 쌍둥이였으니까 항상 둘이 맞춰서 춤을 췄었지. 파트너는 서로 왔다갔다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레레가 리드하는 쪽, 라라가 리드받는 쪽으로 고정되었다나~ 에델바이스에 들어와서도 종종 추곤 했으니까 2년 이상 오래 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봣을지도~ 아닐수도~
207 피를 잘 보나요? 이걸... 잘 본다고 해야 할지...? 그냥 그렇달까? 피가 팍 튀면 아 저게 피구나 하는 정도? 피 자체보다는 부상과 상처에 민감한 편이지?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옷을 성심껏 고르는 편?" 레레시아 나나리: 옷- 잘 골라야지이. 물들어도 티 안 나는 걸루우. 그러면- 그럭저럭인가아?
"네게 너무 질투가 나." 레레시아 나나리: 에- 왜애? 뭐가아 질투나는데에? 너어 진-짜 바보네- 바보- 랑은 안 놀아-
"그 성격은 몇 살쯤부터 굳어졌어?" 레레시아 나나리: 처음부터-? 아니면- (조용히 손으로 옆구리를 쓸어내린다) 음- 잘 모르겠다아. 아하하.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레레시아 나나리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다른 사람을 포기하고 자신만 구할 수 있다면?」 으윽 내 늑골 (뽀가각) 할 수 있어도 안 하지... 그런 상황이 오면 같이 죽어준다면 모를까... 누군가를 희생해서 살아남는 짓은 못 해~~ 타의적으로라도 그렇게 되면 한동안 멘탈이 파삭파삭 파스슥 할 것~~
2.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에게서 먼저 버림받는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건 아무래도 개인적인 측면이려나? 그 경우엔 그 대상이 레레를 버려도 상관없어. 포기할 수 없는 건 레레 본인이니까. 스스로 납득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혹은 납득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테니까 문제없음! 결과가 나오거나 납득한 후에는 좀 많이 아쉬워 하겠지만 딱 그 정도일거 같아~
3. 「좋아하는 샌드위치의 내용물은?」 생햄, 양파, 구운 베이컨, 각종 피클들, 소스들, 양배추나 양상추, 계란 샐러드... 아니 뭘 넣어줘도 다 좋아하고 잘 먹을거 같은데...?
>>462 그 좌절이 아스텔에게 일방적으로 밀려버린 것이 포함이 되어있나요? (아님) 아무튼 춤은 역시 저런 쪽으로 연결이 되고 있군요. 음. 음. 물들어도 티 잘 안 나는 것. ㅋㅋㅋㅋㅋ 레지스탕스라서 조금 다른 의미로 전달이 되는 것은 기분 탓이 아니겠죠? 응? 아무튼 샌드위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아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245 질투심은 어느정도? 겉으로는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아. 질투심을 자각하기 전에는 그냥 음..? 하고 넘기는데 점차 지날수록 이상한거야~ 짜증인가? 막상 짜증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더 나쁘고, 원초적인 불쾌함이 느껴지며 거슬리고.. 어딘가 불편하고.. 내가 왜 이러지? 싶어서 피해버리고.
그런데 이런 애들이 어느 날 "왜 나를 피해?" 같은 질문에 식은땀 흘리면서 시선 피하다가 결국 골목 구석에 몰리면 역으로 벽쿵 해놓고 "거슬립니다." 로 서두 떼고 "당신이 누군가와 함께하는 순간을 볼 때마다, 웃는 순간마다 불편합니다. 그 자리에 제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런 제가 이상해서, 그래서 피했습니다." 같은 말 하다가 자기가 질투했구나 깨닫고 얼굴 빨개져서 고개 푹 숙이는거지..(구체적인 망상)
077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 음... 문학을 좋아했을 것 같고, 의외로 과학을 싫어했을 것 같아. 본인의 세븐스 자체가 과학의 법칙을 무시하는 힘이니까...
108 종이가방은 모아 둔다 vs 버린다 쓸만한 건 고이 접어 큰 종이가방에 넣어 모아두고, 상태가 좋지 않은 건 버려. 절약한다구! >:3
>>465 아~~ 춤 배우고 싶으면 알아내서 찔러보라구 ㅋㅋ~~ 놀랍게도 희생과 옆구리는 하나의 떡밥으로 이어집니다 그것은 바로 (스포일러 방지) 휴 큰 거 풀었다~~
>>46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햇.. 하지만 아리아의 호감도상 그럴 리 없다는 걸 나는 알고이찌!!!
>>468 모조 보검 받기 전에 했던 모의전에서는 살짝 느꼈을지도? 춤은 만약 아스텔이 그쪽으로 좀 더 묻거나 했으면 일상에서 풀렸을 것~ㅋㅋㅋㅋㅋㅋ 불길한 예감은~ 어째서~ 빗나가지 않을까~ ㅋㅋㅋㅋㅋ 뭐 이중적인 의미일 수도? 물드는게 한가지는 아니니까? (찡긋) 우리 레시는 편식을 안 하기 때문에 샌드위치도! 좋아하는거라구~~
>>469 승우주의 궁예는 놀랍게도.... 아슬아슬하게 빗맞았습니다! 쟌넨! 쌍둥이의 어머니도 세븐스였으니까 멀쩡한 일은 못 했지~~ 아 그 흉터는 뭐냐면 (스 포 방 지 꺄 르 륵)라구~~
>>497 으음, 생각이랄까 사실 본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니까요. 일단 시선 자체가 소름끼칠 정도로 살기등등했으니 불안요소로 두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든 등장해서 훼방...까진 아니어도 한번 부딪힐지도 모른다는 생각? 만약 가디언즈 격파 후에 지쳤을 때 공격해오지는 않을까,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어요.
>>498 다 먹었을 때 쓰레기가 포장지 말고 남지 않는 쪽이겠네요, 굳이 예를 들자면 붕어 X만코라든가, 빵X아 같은 거요. 떠먹는 종류는 같이 먹을 사람이 있어야 먹어요.
>>509 (누군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음, 일단은 좀 당황할 것 같네요. 가식을 떤다는 생각을 스스로는 해본 적이 없...지는 않고 조금 찔려서 그럴지도요. 어느 정도는 그렇지 않은데도 문제를 키우지 않으려고 연기하는 경우도 있으니... 언행이 기분이 나쁘다는 말에도 마찬가지로 당황스러워 하겠죠, 이미 언행이 기분 나쁘다는 말을 들은 상황에서 뭐라고 말을 하면 좋을지 머리를 엄청 굴리지는 않을런지, 결국은 웃어넘기려고 하겠지만요.
>>530 마리의 변신 능력은 자신의 몸과 특정하게 접촉하고 있는 부분(옷 등)을 포함하여 동물로 변신시킬 수 있어. 본래는 신체만 가능하게 하려고 했는데 그럼 옷입고 하는 것들에 대해 여러모로 곤란해져서 그냥 옷까지 포함하는 걸로 설정…! 하지만 신체가 아닌 다른 부분을 동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해~! 그런 면에서 엔의 능력은 정말 멋있따....(?)
마리가 귀여운 이유는 아리아가 귀여운 이유와 같다!
마리의 주식은 빵! 빵과 우유, 시리얼, 샐러드 등을 좋아하고 샌드위치나 햄버거 같은 것도 좋아해. 프랜치토스트, 닭고기 요리도 좋아하고.
>>531 으으음…. 능력적인 면을 벗어나서 외향적으로 호오를 따진다면 여우류를 좋아해. 여우라는 개체가 가진 특이성과 환경에 적응함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대. 덤으로 싫어하는 건 어류() 변신하기 가장 편한 건 고양이
>>533 마리는 자신에게 있는 붉은색을 싫어할 뿐이지 다른 이의 붉은색에 대해서는 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 마리는 자신의 색이 부모님과 닮지 않은 것에 대해서 싫다라는 것이라서!
>>536 절친한 친구가 생긴다면 같이 파자마 파티 하고 싶대(동성일 경우) 맛있는거 먹고 자기 전에 수다도 떨고. 차별이 없어진 세계가 온다면 같이 여행을 가고 싶대. 바다를 보러 가고 조개도 줍고 해변 주변의 시장에서 관광도 하고 먹을 것도 사고. 야시장도 가고. 나중에 백화점이나 옷가게에 쇼핑도 가서 서로 옷도 골라주고…. 나름 또래 친구에 대한 로망 같은 게 많아()
>>542 마리가 자란 환경은 되게 가정적이고 보편적인 중산층이었고 가정 내애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었어. 부모님이 쥬데카도 많이 챙겨줬었고. 그런데 마리가 열한살 때… 어…. 그렇게 되어서 과격 레지스탕스에 들어갔는데 다른 이들에 비하면 험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해. 나름 보호자 비슷한 사람도 있었고?
>>581 어. 네. 확인은 했었고 이걸 어떻게 검토를 해야할까 조금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제일 큰 의문점이지만.. 그 기지를 털었다는 것이 선우 혼자서, 그러니까 개인이서 한 행동인건가요? 가디언즈 기지를 터는 것은 100% 출력의 보검을 가지고 있는 아스텔도 혼자서는 조금 힘든 수준이기 때문에... 이 점은 선우가 진짜 운이 있는 게 아니면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1. 승우주가 과거에 궁금하다 했던(아님) 초기 음기캐 설정의 이스마엘.. 별건 아니고 집안의 '유일한 세븐스'로 태어났는데 부모가 '군사 장교 집안'의 사람이라서 '가디언즈가 될 몸'이랍시고 경호원도 붙이고 하고 싶은 건 뭐~든 하게 하고 어화둥둥 키운 나머지 세븐스의 차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선민사상 진한 세븐스라는 설정인데... 본인이 한 일이 뭔지 깨닫는 계기가 생겨서 탈영하고, 속죄하기 위해 레지스탕스에 입단하는 설정이었어. 하지만 깨달았다 해도 쉽게 사상이 바뀌진 못해서 갈팡질팡 하고, 어화둥둥 자란 나머지 사람을 대하는 법은 군사적인 방법 말고는 몰라서 사람이 손만 대면 어딜 만져! 하고 손 탁 쳐내는... 가시를 세우는 느낌의..?🤔
여기서 설정 몇개를 가져오긴 했는데, 그건 궁금하면 알려주겠지만 그렇게 유익한 정보는 못 된다구.
2. 이스마엘은 설정상 파쿠르가 취미고, 실력도 괜찮은 편이지만 능력으로 보조하는 게 불안정해서 한번 다치면 크게 다치는 편이야. 염력으로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능력이 끊겨서 훅 떨어지기도 하고.. 일상 첫레스에서 갑자기 님캐 위로 떨어지는 캐(노림캐 아님)는 어떠신가요?
>>594 뭐 일단 그 부분을 혼자서 다 처리했다라던가 손쉽게 처리했다라던가 그런 것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네요. 그걸 혼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해 낼 정도면 이미 엄청난 강자..(옆눈) 그 외에는 뭐, 개연성만 잘 맞춰준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근데 이건 알아둬야 할 것 같은데 기지에 침입하는 순간 바로 그 침입자를 추적하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 지나지 않아 걸릴 거예요. 늘 말하지만 가디언즈는 절대로 만만한 조직이 아니랍니다.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웹박수처럼 몇 년은 조금 힘들 것 같네요. 그 점만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승우 : 052 타인의 행동 중 가장 싫어하는 행동은? 중대한 비밀을 만들고 속이는 행위, 그리고 필수적이지 않은 불필요한 행동을 억지로 강요하는 거?
196 죽음에 대한 생각은? 마음에 안 드는 상대를 영원히 닥치게 만들 수 있는/갈등을 종결시킬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수단. ...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선은 잘 지켜! 진짜임! 감상과는 별개로 열받는다고 속으로 oO(저 ** 죽일까) 이런 생각 하지도 않음!! 그저 보고 느낀 감상일 뿐임!(강조)
여러분은 이런 사상 가지면 안 돼요 큰일납니다 떽!
326 삼각김밥은 몇 개 먹어야 배가 차는지 이거 또 나왔냐고~ 평균보다 좀 더 많이 먹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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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원하는 이상적인 가족은?" 여승우: 난 씨* 이렇게 생각한다. 가족은 서로 존*게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아름답다고.
"맛없는 음식을 먹은 후의 반응은?" 여승우: 뭐, 굳이 시연을 해줘야 해? 욕하면서 지* 좀 떨다 말겠지.
"소원 한 가지를 빌 수 있다면? 뭐든 좋아." 여승우: *도 생각 안 나니까 자꾸 귀찮게 하지 마라. ……오, 미친. 이것도 소원으로 쳐주냐?
>>710 이건 질문이 나왔으니까 답하고 갈게요. 그건 이제 누구냐에 따라서 달라요. 이를테면 저번 블러디 레드를 만든 이는 거기에 태운 이들을 에너지 공급원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할만큼 그냥 도구 정도로만 보고 그런답니다. 또 어떤 이는 상당히 아끼기도 하고 그래요.
고양이로 변해 승우의 괴롭힘—아니다—에서 벗어난 마리는 발이 꼬여 풀밭에 한바퀴 데구르르 구른 뒤에 슈퍼로 들어갔다. 이내 비밀 통로로 들어간 마리는 회식이 진행되는 곳으로 다시 가려고 했으나 술에 취한 탓인지 방향감각을 잃고 이리저리 복도를 헤메고 있었다.
그러던 중 모퉁이에서 지나간 길게 늘어진 진한 초록색 머리카락의 끝자락을 본 순간 고양이 마리는 퍼뜩 그 자리에 멈춰섰다.
- 쥬드, 머리색 부러워. 쥬드는 초록이잖아. 나는 잿빛인데.
아, 그렇게 말을 했었던 것 같다. 왜 갑자기 그 생각이 났을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마리는 이내 인간으로 변신한 채로 비틀비틀 뛰듯이 모퉁이를 돌아 걸어가는 그에게 다가갔다.
“쥬드, 쥬드!”
이내 그의 옷자락을 잡으려고 했고, 그가 뒤돌아본다면 아…. 하며 마리는 착각에서 깨어날 것이었다.
“…리오구나. 미안해, 다른 사람하고 착각했어.”
마리는 옷자락이 잡혀있다면 그 손을 스르륵 놓았을 것이었다. 진짜 쥬드의 머리카락이 쥬데카의 그 색과 같은 것인지 아니면 술김에 착각해서 기억이 왜곡된 것인지 마리는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취한 상태이기도 했고.
쥬데카가 보기에 마리는 현재 술냄새도 나고 얼굴도 살짝 붉어져 있으며 눈에 초점이 잘 맞지 않는 게 술에 취한 것처럼 보였을 것이었다. 게다가 풀밭에서 한번 구른 탓인지 뺨에는 흙먼지가 조금 묻어있고 옷에는 풀잎이 조금 묻어있었을까. 옷에는 차가운 냄새가 나는 것이 바람을 쐬고 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었다.
회식자리를 벗어나, 초코라떼나 마실까 해서 복도로 나섰다. 기지에는 여기저기에 자판기가 있어서 그다지 멀리 돌아가지는 않아도 괜찮았지만. 계속 한 곳에 있었더니 조금 기분전환도 할 겸 복도를 걷는다. 어디쯤에 있는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걷고 있자니. 갑작스레 느껴진 인기척과, 들려오는 목소리. 익숙한 목소리와 기억 너머에 반쯤 숨겨져 있던 단어가 귀에 들리자 너는 조금 놀란 듯 뒤돌아보았다.
"아... 네, 마리 씨. 리오랍니다."
자신의 옷자락을 잡은 손을 잠시 내려다보니, 어느새 스르륵 옷자락을 놓아버리곤 제자리로 돌아갔다. 착각이라... 그녀가 평소에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걸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조금 취했나? 짙지는 않지만 풍겨오는 알코올 향기, 살짝 상기된 얼굴과 조금 흔들리는 듯한 초점까지. 아하, 취해 있어서 그런 거였구나. 꽤 잘 어울려서 회식을 즐겼나보다. 라고 생각하면서, 취하지 않고서는 과거에 다가가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씁쓸하다.
"...... 어딘가 다녀오는 길인가요?"
그녀의 뺨에 묻은 흙먼지와, 옷에 붙은 풀잎. 취해있는 모습까지 생각하면 혹시 넘어지거나 한 건 아니겠지... 어디 다친 건 아닐까 걱정이 되면서도 막상 물어보려니 부끄러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둔다. 손은 뻗어 옷의 풀잎을 떼어 주고, 뺨에 묻은 흙먼지를 소매로 살짝 털어내 주려고는 했지만.
마리는 쥬데카를 빤히 바라봤다. 십년 전의 기억은 흐릿흐릿했다. 사실 기억나는 것도 그렇게 많이 없었다. 그 때는 어렸고, 또 그 이후로 있었던 일들이 너무 많았다. 부모님을 잃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고 그 조직에 기여해야했다. 인정받고 싶었고 사랑받고 싶었다. 부모님의 기억은 지금은 그리운 기억이었으나 당시에는 잊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 억지로 기억을 지워내다보니 더더욱 남는 게 없는 것일지도 몰랐다.
“응….”
마리는 쥬데카가 혹시 자신이 아는 쥬드가 아닐까 잠깐 생각했지만 이내 그 생각을 지워버렸다. 제 기억을 신뢰할 수 없었다. 게다가 만약 쥬데카가 쥬드라면 왜 자신을 모른척 하겠는가. 그럴리가 없다, 라고 마리는 굳게 믿었다. 자신의 모습이나 세븐스는 꽤나 독특하니까 쉽게 잊히지 않을 거라고. 자신이 쥬드를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쥬드는 자신을 알아볼 것이라고 생각해왔었다. 지금까지.
“으응. 술 좀 깨려구우….”
이내 아쉬움을 눌러내고는 배시시 웃음을 짓는다. 평소보다 더 쉽게 웃는 모습이 아무래도 취한 것은 맞는 모양이다. 쥬데카가 손을 뻗어 옷의 풀잎을 떼주는 걸 보자 마리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소매가 뺨에 닿자 그 뺨쪽의 눈이 자연히 감겼다. 으윽, 뺨에도 뭐가 묻었던 모양이었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모양인 걸 보니 확실히 속을 게워낸 것과 바람을 쐰 보람이 있기는 한 것 같다. 술이 좀 꺴다는 뜻이니까. 여전히 술기운이 남아있지만서도.
“리오는… 으응…. 어디 가던 길이야?”
마리는 쥬데카의 손이 멀어지자 혹시나 옷에 더 묻은 먼지가 없는지 손바닥으로 탁탁 털었다. 그리고는 쥬데카를 올려다봤을 것이었다.
너를 빤히 바라보는 시선을 그냥 받아넘기기는 조금 어렵다. 저 시선에 어떤 뜻이, 어떤 시간이 담겨있는 것만 같아서였을까. 너는 자신을 향한 시선을 피할 엄두는 못 내고, 살짝 마주볼 뿐이었다.
"그렇군요, 술은 좀 깼나요? 마리."
배시시 웃으며 술을 좀 깨려고 돌아다녔다는 말을 하는 그녀에게, 너는 마찬가지로 웃어주면서 목적은 달성했는지를 물어본다. 그동안 풀잎은 떼어냈고, 뺨에 묻었던 흙먼지도 털어냈다. ...됐다. 라고 작게 중얼거리며 손을 떨어트리니, 그녀는 그제야 옷에 뭔가 묻었나, 하는 감각이었는지 스스로 옷을 털었다.
"음, 달콤한 거라도 마실까- 하고 생각해서요.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려니 좀도 좀 쑤셨거든요."
그래서 그냥 돌아다니던 중이었답니다. 라고 덧붙이면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와 눈을 맞추곤 살짝 미소지었다.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역시 네가 누구인지 말하는 건 상황을 나아지게 할 것 같지 않아. 너 역시 과거의 존재일 뿐이니까.
과연 취한 사람은 스스로 취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법인 모양이다. 물론 만취한 상태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취해서 기분이 업되어있는 상태이기는 했다. 물론 기분이 업되었다가 울정도로 가라앉았다가 왔다갔다한 상태였지만서도. 자세히 보면 울었던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냥 술기운에 눈가가 발그레해졌구나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구나. 응, 나도 뭔가 마실래.”
눈을 마주하며 웃는 쥬데카를 보면서 마리도 마주 웃었다. 취해서 그런가 웃음이 많아져있는 상태의 마리였다. 마리는 쥬데카가 걸으면 따라 걸음을 옮길 것이었다.
“그 때 들었던 게 그거지? 전에 말했던 톤파.”
전에 만났을 때 했던 이야기를 상기하며 임무에 나갔을 때 쥬데카가 들었던 무기를 떠올리고는 말했다.
취하지 않았다며 말을 길게 늘이는 마리를 보며, 너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역시 취했구나. 몸을 아예 못 가눌 정도로 취한 건 아니고. 기분이 썩 괜찮을 정도로 취해있는 걸까. 너는 발그헤한 얼굴을 한 마리를 가만히 보다가, 너를 따라 뭔가 마시겠다며 대답하는 목소리에 고갤 끄덕였다.
"네, 그럼 가까운 자판기까지 가죠."
뭔가 마시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굳이 멀리 있는 자판기로 향할 필요는 없지. 가장 가까운 자판기로 발걸음을 옮기니, 마리 역시 널 따라 걷는 듯, 발소리가 들렸다.
"아, 네. 맞아요, 쥐는 법에 따라서 쓰는 법이 다양한 무기에요."
막아내는 데 쓸 수도 있고, 반대로 찌르거나 후려칠 수도 있죠. 상대가 기계덩어리였던지라 큰 효과는 없었지만요. 라고 덧붙이며 멋쩍게 웃는다.
일상을 자꾸 돌리다 보면 뭔가 찾아낼지도 모르죠? 원래 기억이라는 건 비슷한 상황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법이니까요. 같이 왔다갔다 하는 단순한 과정에서도 과거의 비슷한 기억이 떠오를 수 있으니까! 희망을 가져봅시다? 어... 그래도 숨기던 거였으니 들켰을 때 어떨지는 조금 무섭지만요.
다행히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라 더 큰 민폐를 끼치지는 않았다. 마리는 조금은 비틀비틀 걷기는 했지만 넘어지지는 않고 꿋꿋히 걸었다. 물론 마리는 자신이 제대로 걷는다고 생각할 것이었다. 단지 쥬데카가 보기에 조금 기우뚱 걷고 있는 것 같겠지만서도.
가까운 자판기 까지 걸으며 마리는 쥬데카의 머리카락을 바라봤다. 방금 들었던 생각은 뭐였을까. 진짜였을까. 그러고보면 쥬드의 머리색이 초록이었던 것 같기는 했다. 마리는 초록색을 좋아했지만 자신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색이어서 아쉬워하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진작 생각해내지 못했을까 의아하기까지 했다.
“효과 없지 않았는데. 같이 안테나도 부셨었잖아.”
마리는 그때가 생각난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이내 쥬데카가 대단한 공격을 했었다는 말을 하자 이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그거언…. 으응…. 확실히 상상의 동물이 더 세니까…. 그런거야. 응…. 어쩔 수 없이….”
마리는 작은 손을 분주하게 움직이며 꽤나 쩔쩔매면서 웅얼거리듯이 말했다. 드래곤 마리라는 게 꽤 본인 스스로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동물로 변하는 것은 별로 개이치 않게 생각하면서 드래곤으로 변하는 것은 왜 부끄러워하는지 모를 일이지만 쨌든 마리는 꽤나 드래곤 마리로 변하는 것에 대해 민망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입으로 불을 뿜는 것도 꽤 부끄럽다는 느낌일까.
역시 쥬데카는 먼저 말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구만~! 어쩔 수 없지. 일상을 돌리면서 마리가 알아내는 수밖에...!! 들켰을 때 어떨지는 그 때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고~ 그때의 즐거움을 위해 놔둘까나. 낮에 너무 잤나봐 ㅋㅋㅋㅋ큐ㅠㅠ 그래도 오늘 일정이 있으니까 다시 자는 것에 도전해봐야겠다구~ 그래도 생각보다 핑퐁 많이 했잖아...? 뿌듯
살짝 기우뚱하게 걷는 마리의 모습에, 혹시 넘어지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하면서 언제든 붙잡을 준비를 했다. 다행히 그럴 만한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긴 했지만. 네게 향하는 시선을 느끼기는 했지만, 바로 시선을 돌렸다가는 또 눈이 마주치겠지.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들키면 조금 쑥쓰럽거나 무안할 수도 있으니까. 일단은 내버려두자.
"조금 거들었을 뿐이죠, 뭐... 효과가 있었다니 다행이지만요."
어쨌든 안테나를 부순 건 사실이었으니까. 인정할 건 인정하자며 스스로에게 이야기한 너는, 대단한 공격이라는 네 말에 반응하듯 마리의 얼굴이 빨갛게 변하자 으응? 하고 그녀의 말을 들었다.
"음, 멋있었어요. 드래곤."
대단한 상상력이에요, 마리. 새삼 그녀의 능력이 상상력에 영향을 많이 받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렇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하고 역시 대단하네, 라며 속으로 읊조린다.
"아, 찾았다."
어느새 찾아낸 자판기 앞에 멈춰서서, 부끄러워하는 마리를 잠시 뒤로 하고 음료수들을 살펴보았다.
ㅋㅋㅋㅋㅋ말할 생각이 들수도 있긴 하겠지만 일단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뭔가 마리가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그런 간절함을 드러낸다면 모르겠지만 일단은 지금 서로 오해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쥬데카는 마리에게 자신을 드러낼 만한 자신감도 없고, 오히려 죄책감이 조금 있는지라... 으음 그래도 역시 주무시려고 노력해보는 게 좋겠죠! 네 맞아요, 벌써 몇 번 주고받았고! 저도 얼마 뒤면 잠자리에 들어야 하니...
사공 한 명은 노 젓기를 거부하고 있으니 실상은 한 명만 배를 모는 꼴인데, 어째 대화가 산을 넘는듯한 것 같다. 제 3자가 들으면 눈 동그래져서 이상한 취급을 할 말을 키득이다가도 표정이 깔끔하게 갈무리되는 걸 보아하면 그저 맥락없는 농담이였던것 같다. 비딱하게 고개를 기울이는 승우를 보면, 그도 비슷한 각도로 고개를 기울인다. 미간에 힘을 푼 채로 눈을 마주치려 들으면 세상은 테두리가 없어진 듯, 경계 없이 부드러워 보인다.
“아니야? 관심이 아니면 뭘 원했는데?”
사람 좋아할 이유가 더 있었었나, 이런 추상적인 개념은 정상인만 이해 할수 있을 거다. 자신도 평범해지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그러고보니 아까부터 계속 질문만 하던게 이제서야 인지된다. 무의식적으로 입을 우물거린다, 씹는 것은 볼 안쪽의 살. 마음이 갈대같더라도 뿌리는 땅에 박혀있다는 걸까, 어째 이런 것은 옛날 버릇이 그대로 나와버린다. “그따위로 앉으면 늙어서 고생한다?” 자세에 뭐라 한 마디 하더니, 크게 신경 쓰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능청스러운 답에 아무런 말 없이 허공만 응시하다 시선을 당신에게 돌린다.
“성격 **난건 인정하나봐?”
대답을 들어보니 어떤 심리학자가 매우 좋아할 말인것 같아, 실웃음이 나온다. 조금 난잡한 생각을 하듯 표정이 조금 굳었다가도, 이내 원상복귀 된다. 지나간 일은 과거에만 머무르지, 현재까지 존재할 수는 없다. 그러니 괜찮다.
“누나가 잘 대해줬어?”
승우의 답은 이해하기 모호했다. 근친의 오해는 하지도 않았다만, 성격을 꼽아 욕 한걸 보면 애증 섞인 농담인지, 진짜 욕인지 구분이 잘 안 간다. 그런 질문을 하면서 흘러가듯, 미움 받는 세븐스를 동생이란 이유만으로 챙겨주는 것도 희귀한 인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승우의 말에 애증이 담겼음을 전제로 두고 하는 생각이다, 그 때문에 조금은 멍해진 표정. 아싸라고 놀리는 승우를 그저 무시하는 척 하려다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얼마나 착한데. 못난놈 방도 치워주고, 심심할까봐 말도 걸어주지. 완전 예수지?”
필라테스 학원 아줌마들이 나보고 사위 삼고 싶다고 하는건 이래서야. 그런 시덥잖은 말로 흐지부지 논점을 흐린다. 승우가 요란스럽게 비키면, 주체 없이 침대로 쏙 들어가서 편하게 자세를 고쳐 눕는다. 본인도 이게 무례하단 건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도덕성에 귀 기울이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한쪽 자리라도 사수하려는 승우를 보면 다리는 치워 주지만, 다리’만’치워 준다.
“니 같은 호구*끼들한테 신천지 전도하고 왔다, 왜.”
돌고 돌아 다시 승우를 까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러면서 비웃는듯한 미소가 참 밉상이다. 실상은 운동하다 크로와상 한입 퉤 하고 온 거지만.
"원래 용사도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걸? 그래서 용사도 파티 맺어서 마왕을 무찌르러 가잖아. 으응.... 그러니까 보통 용사하고 마법사 2인팟은 기본이고 거기에 근딜러나 탱커 하나가 더 끼거나 힐러가 더 붙기도 하구."
마리가 한 손을 꼽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이내 뭔가 상상하듯 웃었다.
"그럼 리오 용사하고 힐러 아리아하고 내가 탱커로 들어가면.... 원딜은 누가 좋으려나. 레시나 멜피?"
자신이 아는 동료 범위 내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이내 눈을 깜빡깜빡하더니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버린다.
"그러고보니 멜피 표정이 안 좋았지.... 그 때 레인인가, 그 사람 공격하는 거 막았을 때 말이야."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기 직전 있었던 소동에서 마리와 쥬데카는 동료들이 레인을 공격하려고 했었던 것을 막았었다. 물론 막지 못하고 그녀가 피한 것이었지만서도. 어쨌든 그런 행동을 보인 것 만으로 멜피 표정 안좋았다는 게 느껴졌었다.
그 때 유루와 엔도 있었지만.... 뭐, 기지로 돌아와서 유루랑 대화했을 때는 그런 기미를 못 챘었고ㅡ유루는 불편한 기색을 조금 드러내긴 했으나 마리가 눈치를 못챘었다ㅡ, 엔의 경우는 아직 친하지 않아서 그리고 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예외였지만서도. 어쨌든 멜피에게는 도움을 받기도 했고 꽤나 친밀한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조금 미안해지는 모양이다.
>>82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밥해주면 잘 먹어... 멜피에게 귀여움당하고 마리한테도 쓰다듬어진 귀여움당하기 경력을 살려서 귀여움 당해본다...!!!(승: (절레))
ㅋㅋㅋㅋㅋㅋㅋㅋ유루도 단호하잖아... 그 매정함이 좋다....◠ ̫◠
음~ 패션센스에 관해서는 내가 생각을 안 해봐서 구체적으로는 모름...() 그래도 대강 말하자면 자켓이나 점퍼 같은 외투 종류를 자주 입어~ 확실하게 캐주얼 취향. 코트나 정장류는 쪼금 취향 아님... 그렇지만 제복은 입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제대로 입고. 그리고 너무 달라붙거나 과하게 싸맨 옷차림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
혁명이라,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고, 성공하면 자유를 얻는다. 매력적인 제안이네. 너무 매력적이어서 의심암귀를 품을 정도로. 무엇을 잃든 내게 자유가 없다면 그 것은 곧 전부와 같으니. 그래서 들어온 이 곳 붌은 저항의 에델바이스, 마을 하나를 통째로 구현하다니 나원.
"...너무 완벽하잖아"
이 것은 내 자유를 되찾는 이야기. 그 배경으로서는 너무나도 완벽하다. 하지만 나는 주인공이 아니다. 그래, 그만두자고. 가면을 쓰지 않고 사람을 대해서 배신당하는 것도, 사랑해줄거라 믿어서 버려지는 것도. 전부 그만두자. 그러기에 필요한 것은 패드다. 그들과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그것이 제 1단계다. 적어도 그들을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이 필담으로 이어가야겠지.
"....아아"
결국 나의 이야기는 독창 모두의 빛을 뺏어 나만이 빛나는 것이니 이용해주겠어. 혁명 정신이든, 평등이든, 화합이든, 박애든
내가 늘 말하지만, 아리아는 자유를 추구하는 면모가 강하고 독립적인 성격과 염세적인 모습을 가졌다고 했잖아. 그 면모가 이번 독백에서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 자유를 갈망하기에 합류했지만 사람을 믿지 않고, 신뢰를 목소리로 구현한다는 떡밥도 풀리고.
그렇지만 걱정되는 건, 아리아는 자유를 갈망하지만 그 자유의 범위가 신뢰에 따라 결정되는 느낌인데다 방종에 가깝다는 느낌도 들어. 자유에 대한 사전적 정의만 품는 느낌..? 아마 이건 오랜 불신과 억압이 쌓였기 때문이겠지.. 언젠가 이건 아리아주가 서사를 쌓으면서, 아리아의 성장으로 보여줄 여지가 있으니 기대하겠다구..!! >:3 독백 맛있게 먹었닷!!!!!!
후회는 늘 때늦는 법이다. 그의 표정은 이제 질색하는 것을 넘어 혐오에 한 발짝 걸칠까 말까 하는 중이었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인해 강제로 승선 당한 또다른 사공은, 조금만 더 간다면 동료를 밀어서 배 밖으로 떨어뜨릴 듯하다. 쓸데없는 소리 계속 듣다가는 열받아서 주먹 나갈 것 같다 그 말이다. 이제 이 이야기가 진짜인지 장난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그는 옆통수 언저리에서 귀를 막던 손을 서서히 말아쥐었다. 펼쳐둔 '손'이 '주먹'이 되어갈 무렵, 화제가 전환된 것은 불행 중 행운이었다.
"몰라 씨*. 나도 제정신은 아니었어서 설명을 못하겠다."
시큰둥하게 중얼거리고는 기우뚱, 몸이 기운다. 옆으로 쓰러진 다음 뒹굴거리며 게으름이다. 눈치를 보아하니 답하기 싫어서 얼버무린다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 듯했다. 그야 빈말로도 멀쩡한 곳이라고는 못하고, 그런 데 사는 정신머리도 멀쩡할 리 없다. 하루종일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랬던 것뿐인데,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로는 사람이 생각을 너무 많이 해도 돌아버린다고 하더라. 어쩌면 그래서 이렇게 된 걸지도 모르지. 여하튼, 기억이나 생각은 쉬이 휘발되는 것들이라 지금에 와서는 당시에 무슨 생각으로 살았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까지 늙을 수나 있다면 다행인데." 그렇게 대꾸하고는 이제는 아예 누워서 다리도 꼬았다. 그래봤자 손해 보는 건 자기밖에 없을 텐데도 참 꿋꿋하다.
"그래. 존* 개** 났다, 미**아. "
잠깐 사이 휙휙 바뀌는 미운 놈 얼굴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흘겨본들 답이 나오지는 않아서, 그는 뒹구느라 흐트러진 제 머리카락 끄트머리나 매만지며 생각에 몰두하기로 했다.
"말했잖아, 성격 존* 지* 같다고. 10분마다 한 번씩 지*했다. 솔직히 말해서 잘해준 건…… 아닌데. 그래도 좋아했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좋아한다는 것. 강제된 환경에서 배양되어, 필연으로 조작된 애정이다. 정상성의 궤로부터는 이미 한참이나 벗어난 심리. 그런즉 그 심정이 무의미해지는 것이냐 하면, 그러나 그것은 아닐 테다. 그로 인해 그가 살았고 지금의 여승우가 존재하는 것이므로. 회고를 하려니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구 떠오른다. 눈치챈 시점이 늦은 건 그 때문이다. "어, *. 근데 너도 아까부터 존* 캐묻는데? *** 개 치사하네 진짜." 본인이 질문에 친절하게 응해줬다는 건 생각도 안 하고 벌떡 일어나서는 또 성질이다.
"이 *** 또 시비야. 오냐, 씨* 예수 된 김에 한 번 더 죽어라. 여호와는 너 같은 개*도 사랑하니까 하나님 곁에 존* 딱 붙어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고, **."
그는 잽싸게 몸 숙여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을 집고는 유루의 얼굴로 마구 집어던졌다. 대충 내버려뒀던 옷가지들이었다. 아직 입지 않았는지 섬유유연제 향기가 나기는 했다만, 그렇다고 그게 불쾌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유치한 싸움질이 또 반복되려나 싶지만 그렇지는 않을 모양이다. 일일이 짜증낼 정도로 기운이 넘쳐나는 것이 그의 몇 없는 장점 중 하나라지만, 이렇게 계속 성질 내려니 그도 지치기는 했다. 한동안 그러던 그는 얼마 안 가 비실거리며 대충 바닥에 앉아 침대에 툭 기대었다.
"*. 너 때문에 나도 개* 피곤해 뒤지겠네 진짜. 씨-*. 넌 제발 아가리를 좀 가만히 있어라."
본인이 할 자격 없는 말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해대는 저 꼬락서니를 보아라…….
네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왕을 무찌르러 떠나는 용사와 동료들의 이야기를 하며 웃는 마리의 표정에, '아무래도 좋으려나.' 라고 생각하면서 잠자코 말을 들었다. 어찌어찌 구색은 맞춰지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으음, 확실히. 사전에 이야기라도 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여러모로 돌발상황이었죠."
누가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는 대표적인 상황 아니었을까. 레인이라는 여성이 너와 다른 사람들에게 살기를 뿜고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떤 해도 입히지 않고 돌아갔으니 괜히 싸움을 걸 필요가 없었다. 라는 게 될 수도 있다. 반면 만약에 먼저 공격하지 않고 잠자코 기다리거나, 무시했다면 기습을 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 그러니까 너는 그런 생각은 잠시 접어둔다. 결국 그녀에게 먼저 공격을 감행한 것도, 그 공격을 막아선 것도 서로 합의하지 않은 행동이었고... 결국 레인은 우리에게 위해를 입히는 대신 떠나 버렸다.
"...사과하고 싶은 건가요?"
막아서 미안했다. 뭐 이런 느낌이려나. 어째서일까, 미안한 마음이라는 건 어째서 생겼지? 눈치가 없었다고 생각해서? 아니면 하고자 하는 걸 방해했기 때문에? 너는 곰곰히 생각하면서 네 손에 들린 캔을 내려다보다가 마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사과하고 싶다면 사과하면 되는 거에요, 저도... 불편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니까요."
애초부터 누가 잘했고 잘못했다고 할 수 없는 사안이었기 때문에, 일방적인 사과도, 일방적인 질책도 있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결국 사과한다면 서로 사과해야만 하는 일이고, 아니라면 둘 다 할 필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내게는 사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리면서도 사과하고 싶다면, 그건 온전히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한 거겠지. 나무랄 수는 없다. 이건 애초부터 사과하고 용서하는 따위의 일이 아니니까.
사과하고 싶은 거냐는 질문에 마리는 눈을 깜빡였다. 사과하고 싶냐라고 묻는다면 아니었다. 사과한다면 뭐라고 사과를 하겠는가. 만약에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다고 한다면 또 여러 상황들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서도.
쥬데카도 불편한 마음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쥬데카를 본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서도 마리가 보기에 쥬데카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사실은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막아선 것이 조금 의외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쥬데카 나름의 생각이 있어서이지 않을까. 각각마다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
잠시 생각하는 것이 쥬데카에게는 사과하고 싶다는 것으로 느껴졌는지 사과한다면 뭐라고 하고 싶냐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마리는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양갈래로 묶은 머리카락이 고개를 따라 흔들렸다.
“사과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으음…. 마리는 이 생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여기에 오기 전에 과격한 사상을 가진 레지스탕스에 있었거든. 나는 비세븐스와의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사실 그곳에 있는 이들은 나하고 생각이 많이 달랐어. 사실 사상이니 정의니 하는 것들은 설득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하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 하나하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더라구. 아, 내가 만약 이 사람의 입장이었으면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겠다 하는 것들 말이야.”
마리는 말주변이 없어서 말이 길게 늘어지는 것만 같아 끙, 앓는 소리를 냈다.
“멜피가 그런 표정을 지은 것을 보면 이유가 있을테고 그 이야기가 있을 수 있잖아. 예를 들어 그 레인이라는 인물은 아는 사람이었고 개인적인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아니면 이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먼저 공격하지 않았다가 무언가를 크게 잃었다거나, 그런 거.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 사람의 행동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해하다보면 내가 당시 그것을 몰랐다고 해도 사과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고…. 또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서로 반목하더라도 서로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을테니까.”
캔을 만지작거리면서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하고나니 목이 말라 캔을 들어 목을 축였다.
“물론 이야기를 안 해 줄 수도 있고, 그걸 물어볼 기회도 없을 수도 있지만. 그냥 그런 생각이야…. 응….”
굳이 따지듯이 말하러 가고 싶다는 것은 아니었고, 그냥 나름의 기회가 된다면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쪽에 가깜지 않을까. 어쨌든 마리는 제가 한 말이 재미가 없으려나 싶어서 쥬데카 쪽을 힐금거리며 살폈다.
사과가 아니라 이야기. 무슨 이야기일까 싶어 마리가 입을 여는 걸 가만히 쳐다본다. 에델바이스에 오기 전에 있었던 일들, 머물렀던 다른 레지스탕스의 이야기. 조화와 평등을 추구하는 에델바이스는 비교적 많이 온건한 편인 레지스탕스라고 볼 수 있는 반면, 마리가 있었던 예전의 레지스탕스는 아마 그 반대쯤 되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은 레지스탕스를 더 찾기 어려우니 그다지 특이한 건 아니겠지만. 오히려 너나 마리가 지금 몸담고 있는 에델바이스가 별종이라면 별종이리라.
"확실히, 레인... 그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그렇다면 알지도 못하면서 끼어든 게 됐을 수도 있고. 네, 그렇게 반응하지 않아서 손해를 본 적이 있었을지도 모르죠."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어째서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캔을 들어 음료를 마시는 마리를 보던 너는 시선을 네 손에 들린 음료수 캔으로 돌렸다. 그런가... 무슨 독심술을 지니거나 한 게 아니라면 이야기하지 않으면 닿지 않아. 말하지도 않고, 들으려 하지도 않고 이해받길 바라고 이해하길 바라서는 안 되는 거겠지.
"그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렇다면 좋겠는데요."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그 일 뒤로 얼굴을 마주보기가 조금 꺼려졌던 건 사실이다. 살기는 아니었겠지만 오싹한 시선을 느끼기도 했었고. 분명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감정에 이를 악물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 역시 나서는 건 좋은 게 아냐.
"먼저 이야기를 걸어오는데 거절할 거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아요, 감정이라는 건 한순간 끓어올랐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기 마련이니까요.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는 감정은 더 이상 감정이 아니겠죠, 머릿속으로 난 마땅히 이런 느낌을 가지고 있어야 해. 라며 되새길 뿐이에요."
그러니까, 당장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아한다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야기하는 걸 포기하지만 않으면, 네... 그렇죠, 스스로 하는 행동이 억지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요. 그때라면 다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거에요. 시간은 기다리는 사람의 편이라고들 하잖아요."
“상대방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지. 사실 속마음을 이야기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서로간에 믿음이 부족할 수도 있는거구. 믿음이 충분하다고 해도 보여주기 싫은 모습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마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에게나 말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이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지금은 이 울타리 안에서 등을 맡대는 동료이니까 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만약 눈 앞에 있는 이가 적이라면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이야기를 내어줄 수 있겠는가.
마리는 쥬데카의 이야기도 귀를 기울이며 듣는다. 감정은 일시적인 것이라는 것도 이야기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기다리는 사람의 편이니 언젠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말도 꽤 상냥하다.
“응. 시간은 기다리는 사람의 편이니까. 나도 리오를 기다리고 있어.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러니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배시시 웃었다. 아마 지난 번에 쥬데카가 말했던, 아직은 말하기 힘들다고 했던 그 이야기를 말하는 모양이었다. 몸을 벽에 추욱 기대며 마리가 말을 돌렸다.
“최근엔 전기뱀장어하고 전기가오리를 연구해보고 있어. 전기뱀장어는… 머리가 +극이고 꼬리가 -극이래.”
이런 저런 전기뱀장어에 대해 느릿느릿 이야기하다가 쥬데카가 왜 갑자기 전기뱀장어 이야기를 하는지 쳐다본다면, 아니 굳이 그렇게 쳐다보지 않더라도 뒤에 말을 붙일 것이었다.
“전에 리오가 스턴건 이야기 했었잖아.”
조금 졸린지 하품을 하며 작은 손으로 입 앞을 가렸다. 눈이 깜빡깜빡한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딴생각을 한다. 왠지 쥬데카 앞에서는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 잘 들어주기 때문인가, 하고.
꽤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하며 로벨리아는 회식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래봐야 그냥 회의실을 사용하는 것 뿐이지만. 어쨌건 지금은 다른 팀도 특별히 임무가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아니. 애초에 그런 날을 계산해서 지금 이렇게 잡은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로벨리아는 술을 먹지 않는 편이었다. 먹었다가 무슨 모습을 보이려고. 절대 그럴 순 없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조용히 입장한 후, 근처에 있는 이들에게 인사를 보내면서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에스티아와 아스텔의 모습을 확인한 후, 로벨리아는 따로 가지고 온 탄산수 캔을 딴 후에 잔에 천천히 따랐다.
'뭐, 술은 아니지만 거품이 나오는 것은 술과 다를 거 없어.'
맥주나 이거나 그게 그거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로벨리아는 컵에 따른 탄산수를 천천히 마셨다. 달콤하진 않지만 그래도 톡톡 쏘는 맛이 꽤 괜찮다고 생각하며 이내 그녀는 안주를 천천히 눈으로 훑었다. 그러다가 시선이 어딘가에서 향하는 것을 느꼈을 것이고 그녀는 가만히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지?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없으면 말고. 그렇게 짧게 말을 하며 로벨리아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일단 안주를 고르려는 듯, 그녀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콘치즈를 한 숟갈 떠서 먹었다.
슥 옆에 눕혀둔 패드를 들어 답을 적어둔다. 그 다음 당신에게 보이고는 그녀는 와인을 한모금 마실 따름이다. 콘 치즈를 한 입 먹는 것을 보며 아리아는 근처에 있는 샐러드를 포크로 찍어 한입 먹을 뿐이다.
'대장님은 술을 안 마시는건가요?'(필담)
그러며 당신이 탄산수를 마시는 것을 보며, 그녀는 물어본다. 순수한 호기심일까. 아니면.. 느긋한 태도를 취한채 한입 먹은 샐러드를 다 씹어 목으로 넘기고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상관에 대한 예의를 나름 지키는 것일까. ...뭐 에스티아든 아스텔이든 상관 느낌은 없지만 로벨리아라면 상관 느낌이 있다고 그녀는 생각하는 것이다. 무르익은 분위기라지만 그녀는 전혀 취하지 않았기도 하고.
필담을 들고 있는 아리아를 바라보면서 로벨리아는 혼잣말을 하듯 툭 이야기를 던졌다. 말소리가 들려오면 앞을 보더라도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필담이 생겨버리면 계속 옆을 봐야하니 그녀로서는 상당히 번거로웠다. 허나 말을 하라고 해서 들을 이도 아니었다. 좋을대로 하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로벨리아는 다시 안주를 스푼으로 떠서 한 입 먹으면서 천천히 씹었다.
"안 먹어. 먹으면 취하거든. 애석하게도 난 술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니어서. 술을 깊게 마시고 싶다면 아스텔이나 다른 이들에게 말하면 깊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 아스텔은 술이 꽤 강하니까. 다른 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리 대원들을 파악한다고 해도 주량까지 다 파악할 순 없는 법이었다. 이내 탄산수를 또 한 모금. 이어 티슈를 뽑은 후에 그녀는 입을 조용히 닦아냈다. 그리고 가만히 안주를 씹다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아리아를 바라봤다.
"그다지 취하지 않은 모양인데 술이 꽤 강한가보지?"
별 의미는 없었다. 그냥 순수한 호기심일 뿐. 그야 자신은 조금 이후에 왔고, 이미 취해서 우는 이도 보였으니까. 물론 취해야만 한다는 법은 아니었지만 꽤 멀쩡한 것 같았기에 그녀는 그렇게 물음을 던지고 다음 필담을 기다렸다.
면접 때 밝혔던 이야기를 하고는 가볍게 미소짓습니다. 그러다 한입 마시고 난 후에 빈 와인잔을 보고 식탁 위에 소리나지 않게 내려놓습니다. 으음 이정도만 해둘까. 취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대장은 술에 약한가 그런가- 마음 속에 정보를 저장해두고는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입니다.
'술을 깊게 마시는 취향은 아니라서 괜찮습니다.'(필담)
가벼운 느낌으로 그 제안에는 사양하고는 안주를 씹는 로벨리아를 잠시 본 뒤 회식 풍경을 가볍게 봅니다. 하아 참 일일히 일희일비해서는 좋을 것도 없을텐데 말이지. 가면 너머의 그녀는 그리 생각하며 조금은 한심한듯 생각합니다. 물론 그 것이 겉에 드러나지는 않습니다만.
'술에 강하다기 보다는 주량에 맞춰 조절해서 마시고 있었죠. 취해서 민폐를 끼치는 것은 좀 그렇다고 할까요.'(필담)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로벨리아의 질문에 답할뿐이다. 폭풍전야라고 하던가. 마치 그 것과 같은 예감을 느끼며, 빈 와인잔을 슥하고 손에 걸리지 않게 살짝 밀어낸다.
그녀의 필담에 로벨리아의 답은 별 감흥이 없다는 듯, 태연하게 나오는 어투였다. 입으로 하는 대화는 별로라. 글쎄. 과연 그럴지. 그런 것 치고는.. 이라고 생각을 하나 굳이 더 말을 하진 않으며 로벨리아는 더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입으로 말을 하건 필담을 하건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번거로운 것은 있으나 일만 잘하면 그만이었다. 어차피 이곳은 무엇을 하더라도 자유가 주어지는 곳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은 이 에델바이스를 만들었고. 그러면 그녀의 필담 역시 자유였다. 그것으로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족할 뿐. 그리고 그런 문제가 일어난다면 그때 처리해도 늦을 일은 없었다.
"그래준다면 나야 고맙긴 하지만 그렇다고 네가 꼭 일어나서 움직일 필요는 없지. 옮기고 싶다면 옮기고, 거기에 있고 싶으면 있어도 좋아.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단순히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일어나게 해서 자리를 옮기게 하는 것은 여러모로 민폐가 아니겠는가. 그에 대한 선택은 아리아에게 보내면서 로벨리아는 가만히 안주를 먹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묻고 싶다만 그런 필담으로 작전 내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건가? 아니면 작전 내에서는 입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나?"
작전 중에 필담을 쓰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럴 일은 없지 않을까 싶지만. 일단은 확인이라도 할겸, 그녀는 그렇게 가볍게 대꾸했다.
아무렇지 않게 '전략'이라고 적으며, 그녀는 웃어 보였다. 가면을 쓰고있으나, 자신의 목적은 충분히 상대도 알고있을테니까. 그 때는 '가면'을 쓰지 않았거든. 적어도 그 때는. 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다. 내 자유를 위한다고 해도, 파탄나면 그 것은 그것대로 성가셔질테니. 꼭 해야할 이야기가 없으면 안 옮겨도 된다는 말에는 '그럼 호의를 받아'라고 적은 창으로 바꾸며, 가만히 앉아서 다른 안주를 한입 베어문다. 소시지인가- 내일은 운동을 조금 더 해야겠구만하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먹은 양을 계산한다. ...아아 습관은 귀찮구나
'작전 내에서도 필담으로 하고 있답니다. 전투 도중에는 제가 알아서 상황을 판단하지만요'(필담)
그것은 틀림없는 민폐, 그렇지만 적어도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스스로 판단을 내린다. 격전이 되면 그 때는 필담으로 이야기를 못할테지만, 뭐 그 때는 '입'으로 이야기를 해야할 수 밖에 없겠지.
'....그래서 여동생분인 에스티아말인데요- 엄청 밝아서 저도 금방 넘어가 친구가 되버렷네요'(필담)
상황이 급변하는 작전지 내에서 필담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니. 애초에 다른 이들이 제대로 볼 수는 있는건가. 그렇게까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가. 다른 쪽으로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로벨리아는 빤히 그녀를 바라봤다. 일단 당장 문제는 없었으니 조금 주의깊게 바라볼 필요는 있겠다고 로벨리아는 판단했다. 만약 그 행동이 작전에 지장이 생기고 다른 이들을 위험에 빠드린다면, 이를테면 빠르게 전달해야하는 상황 속에서 필담을 고집하다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때는 자신도 분명하게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와중, 갑자기 바뀌는 내용에 로벨리아는 피식 웃었다.
"너무 티가 나게 주제를 바꾸려고 하는군. 그 쪽은 건드리지 말아달라는 의미라고 생각하면 되겠나? 뭐, 좋아. 당장 문제가 없다면 그 부분은 나도 건들지 않도록 하지. 어디까지나 당장은."
아무리 그래도 너무 티가 나지 않는가. 에스티아 이야기를 꺼내다니. 그렇게 단순하게 보였던 것인가. 피식 웃으면서 로벨리아는 눈을 감고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튼 에스티아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에 대해서는 말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입을 열었다.
"뭐, 아무튼 그 애와 친하게 지내준다면 고맙지. 우리 귀엽고 예쁘고 깜찍한 에스티아를 잘 부탁하도록 하지. 친구로서."
그 이상 간섭할 것은 없다는 듯, 로벨리아는 그 정도로 말을 끝냈다. 여기서 에스티아 이야기를 조금 더 해야할까. 그렇게 고민을 하나 그녀는 굳이 하지 않는 것을 택했다. 너무 시스콘같지 않은가. 아니. 정확히는 다르지만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친구로서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아직 에스티아를 배반할 생각은 없다. 그녀는 적어도 신뢰할만해보이니까. 그녀는 이른바 중간 중간 있는 착한 아이니까 말이다 예전의 자신처럼. 티가 나게 바뀌는 이야기에는 뭐 어쩔수 없지 않는가. 깊게 파고들어 봤자 서로 피곤할 따름일테니.
'충분히 뒤엎어버릴 요소들이 있어서 할만하네요. ...뭐 가디언즈가 바보가 아닐테니, 아마 다음부터는 진짜로 격전이겠지만요'(필담)
이번엔 격전이라기에는 이 쪽이 '일방적'이었다. 사실상 나를 빼고는 위험했던 이도 없었으니까. 아마도 다음 번엔 가디언즈도 대책을 세우겠지. 그래, 최악의 발상을 한다면..
직속 세븐스 중 하나를 일부러 정보를 흘린 이번 블러디 레드 같은 곳에 잠입시킨다던가 하는 식으로
'그에 대한 대책은 신뢰하고 있습니다 대장님'(필담)
옅은 미소를 띄운채 그리 가볍게 떠넘깁니다. 현장 판단이라면 모를까. 작전을 짜는 것은 내가 아니니까.
누구나 한 가지씩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으려나. 비밀... 말하기 어려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건 그것 나름대로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너는, 느긋하게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마리의 말에 조금 놀란다. 어떤 걸... 기다린다는 걸까, 지난번에 흐려버렸던 말? 네가 누군지 알아내고 하는 말은 아닐테니, 아마 그게 맞겠지.
"아, 네. 이야기했었죠."
아하, 그래서 전기를 스스로 만들어내 몸을 보호하는 데 사용하는 동물들에 대해 알아봤다는 이야기였구나. 물어보기도 전에 이미 다 짐작했다는 듯 이유를 설명해주는 마리에게 웃음짓는다.
"신기하네요, 그렇담 전기뱀장어끼리는 적어도 전기를 만들어내는 동안엔 서로 마주볼 수 없는 걸까요?"
서로의 뒤만 따라갈 수 있는 걸까나. 자석이 같은 극끼리 만났을 때 서로 밀쳐내는 걸 생각하면서 그런 실없는 질문을 해 본다. 하품하는 마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여러 생각이 교차하고 있다. 슬슬 보내주는 게 좋을까. 회식자리보다는 잠을 자러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