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에 대해 계속 어색해하는 아스텔의 모습은 어떤 의미론 귀했다. 특수부대가 창설될 때까지 2년여간 본 모습이라곤 임무 수행의 전후나 어쩌다 스쳐가는 것이 전부였으니. 분위기가 그리 흘러가지 않았다면 그 부분을 콕 집어 놀렸을 텐데. 조금은 아쉬울지도.
"실력이 필요한게 아니니까아 상관없는데에. 음- 어쨌거나 로벨리아한테 한 번 가야 하려나아."
워프 장치의 사용은 허가를 받으면 조건부에 가능하다길래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조만간이든 나중이든 찾아가야겠다. 결국 안 갈 지도 모르지만.
대화가 평온했던 건 거기까지였다. 그녀가 첫번째의 내용을 밝히며 조금은 공기가 무거워진 것 같기도 싶다. 잠시 시선을 피하고 있던 레레시아는 아스텔이 끄덕임에 다시 돌아보았다. 놀람도 뭣도 없는 정적인 표정으로 아스텔을 응시한다. 예상하지 않은 대답이 돌아오자 거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가 잠시 하늘을 보는 사이에도 그녀는 시선을 움직이지 않았다. 달빛이 희게 물들인 얼굴을 하고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흐-음..."
아스텔의 말이 끝나고 잠깐의 텀이 있었다. 그제야 조금 아래 허공으로 시선을 돌린 레레시아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약하게 다물린 입술 사이로 작은 목울림이 흐른다. 조금 뒤, 그 입술이 열렸다. 소리없이 아스텔을 향한 금빛 눈동자와 함께.
"나는, 네 과거를 캐물을 생각은 없지만. 내 예상이 맞는다는 전제 하에 네가 여기 있다는 건 그런 걸 더이상 하고 싶지 않아서 일까 했는데. 어. 일단 말하자면 나는 첫번째였던 내용을 말해준 것 뿐이지. 너한테 부탁을 한 건 아니야. 들어줄 필요 없어. 아니 오히려 들어주는게 더 불쾌하네."
갈 때는 두어걸음이었던게 보폭을 늘리자 한걸음에 아스텔의 앞까지 성큼 가까워진다. 또렷하게 뜬 눈과 시선이 아스텔의 연한 자색 눈동자를 똑바로 주시한다. 가늘게 벌어진 입술은 금방이라도 으르렁거릴 것 같다.
"한 팀원과 최근 비슷한 얘기를 했지. 그는 언제 죽어도 괜찮으니 그럴 상황이 오면 그를 버리고 가라 그러면서. 팀원들이 그의 죽음으로 인해 동요하더라도 익숙해지면 무뎌질 거라고 그랬어. 그래. 겪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무뎌질거야. 그런데 그게 멀쩡한 거라고 할 수 있어? 죽음에 익숙해지고, 죽이는 것에 익숙해지는게?"
순간 비틀리는 입술 사이로 악 문 잇새가 스쳐지나간다. 그러나 언성은 높아지는 일 없이 놀라울 만큼 일정한 톤을 유지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 네가 첫번째를 골랐어도 나는 그걸 무르게 하던가 다른 걸로 바꾸려 했어. 아무리 허울 좋게 꾸며도, 팀을 위하니 조직을 위하니 해도, 내 이기심으로 네 손에 피를 묻게 만드는 일이니까. 네 과거가 어쨌든 네가 뭘 해왔든 네가 여기 있는 이상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결국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이거 반대로 생각해볼까? 로벨리아가, 에스티아가, 네가 몰래 그런 걸 했다는 걸 알았을 때 어떤 기분일지는 생각 해봤어? 조직을 위해서, 로벨리아를 위해서, 그런 명목의 네 독단으로 저지른 일에 가장 힘들어 할 사람이 누구일지는 생각하지 않았어? 아 그래. 나는 너도 그들도 어떤 사람들인지 몰라. 뭘 알면서 이런 말을 하냐는 소리를 들어도 마땅한데.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넌 대체 여기 왜 있는거지? 그저 할 줄 아는게 싸움 뿐이고 죽이는 것 뿐이니까? 아니지. 다른 건 하지 않아도 되니까 여기 있는 거 아냐? 맹목적으로 명령만을 따르면 편하니까. 다른 건 못 한다며 피해도 되고 눈을 돌려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으니까."
속사포 같던 말이 끝나자 아무리 그녀라도 숨이 차는지 작게 숨을 몰아쉰다. 그 와중에 시선은 어디 할 말 있으면 해보라고 뾰족히 치켜뜨여 있었다.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만, 어째 얽매인 감이 없잖아 있노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 또한 이스마엘이 가진 편협한 세계에 비치는 의견일 수도 있지만. 이스마엘은 당신이 길을 찾을 것이라 믿기로 했다. 굳이 길을 알려주겠다 하는 것은 오지랖이고, 이스마엘 또한 전투에선 걸림돌이자 마땅찮은 길을 찾지 못했는데 어떻게 인도하겠는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요. 그 순간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긍정적인 응원을 남기며 짓는 미소가 자못 순진하다.
"예. 이대로면 각자 보검이 없는 상태로 맞서도 이길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스마엘은 서로 대의를 가진 양쪽의 의견이 충돌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의견이 충돌할 때, 각오를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중 우세한 쪽이 어디인지, 그런 집단이 충돌할 때 벌어지는 결과도 당연하게 알고 있다. 끝으로 몰릴수록 절박해진다고 하던가. 그것이 옳다 생각하는가. 이스마엘은 기차 안에 있었던 모든 순간을 떠올렸다. 일말의 자비가 없던 제압의 순간과 고문의 현장. 그리고 마침내 가세했을 때 느껴지던 양심의 가책. 그 모든 것을 내려놓은 집단을, 과연 아직 내려놓지 못한 사람이 상대할 수 있을까? 이런 면에선 부정적이게도 아니라 생각하게 된다. 되먹지 못한 머리로 배운 것이 단지 그뿐이었기에.
"리오 씨의 발언은…… 어느 쪽이 맹수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뜻 같군요."
시선이 멈춘다. 순박하던 미소가 삽시간에 이지러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보검과 세븐스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가 넘어갔을 때만 해도 이스마엘의 눈웃음은 이상의 발자취를 찾아 갈을 걷던 희망찬 모험가의 것이었다. 마침내 인간이라면 그럴 것이란 선고가 떨어질 적, 미소는 네온사인 밑을 배회하는 도망자의 것으로 변모했다. 네온사인 아래로 비가 내리고, 어슴푸레한 빛 아래로 녹색 호선이 그이듯.
"안타깝군요! 저는 인간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당신의 발언은 그들은 이미 인간이 아니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고, 분리하는 법을 깨우치는 순간 인간의 범주를 넘어설 수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생각하기 나름인 발언으로 인해 대화의 주제는 맨 처음 나누었던 인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로 돌아갈 수도 있었으나 이스마엘은 침묵하며 대화를 되돌리지 않았다. 단지 농담을 던지고, 시선을 내리며, 다시금 상처에 집중할 뿐이었다. 거울을 마주한 눈이 천천히 본래의 모양새를 찾아간다. 과연 농담이었을지는. 베였던 뺨을 치료할 적 따가움에 몸서리치던 모습과 달리 살점이 아예 뜯겨져 나간 환부에 직접적으로 면봉이 닿아도 손이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연고가 발릴 적, 손이 멈췄다. 그리고 눈을 천천히 감았다. 눈을 떴기에 애매하게 접힌 환부에 연고가 스며들게 하기 위함이었다.
"잔인한 사람." 나는 이래서 인간이 좋다. 눈을 떠 마주한 처연한 눈에 담긴 감정을 전부 읽어내기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대신 이스마엘은 마주 웃어주듯 잔잔하게 눈웃음을 한 번 지어 보였다. 내뱉는 어조는 경박하던 평소의 모습과 달리 차분했다.
더 이상 그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그 말부터 시작해서 이어지는 적대적인 말을 그는 끝까지 귀를 기울였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말 따위 무시하면 그만인 일이었다. 굳이 상대해줄 이유도 없었고, 자신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하던지, 그건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였다. 허나 여기서 무시하는 것도 그리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나.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몰래라. 일단 정정하지. 알고 있어.둘 다. ...애초에 내가 대장과 에스티아를 만난 곳은......"
이어 잠시 그는 말을 멈췄다. 이렇게 되면 자신만이 아니라 로벨리아와 에스티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게 될까? 말을 잠시 고민하며 곱씹던 그는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한 후,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최대한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적게 나오게 할 생각이었으나 그럼에도 어느 정도 나오는 것은 또 어쩔 수 없는 일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말에 조금 신중함이 녹아있었다.
"먼저 말할게. 어디까지나 내가 하는 말들은 다 설명을 위한 거야. 아무튼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대장이 나를 지옥에서 구해준 이였으니까. ...그리고 나는 그 이후로 대장을 지키기 위해서 살아왔으니까. 그게 나에게 주어진 임무이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이니까."
지옥. 그 말에 그는 일부러 힘을 꽉 주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고 바람을 쐬더니 옆으로 세 걸음 정도 걸어가면서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저 앞, 아두운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동방의 저주 의식 중에는 '고독'이라는 것이 있지. 독을 가진 벌레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가둬버리면 결국 가장 강한 마지막 한 마리가 살아남고 그 한 마리는 무시무시한 독을 품고 엄청난 저주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것을 세븐스에게 적용한 곳이 있었어."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은 자신과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모여있는 지하시설이었다. 버려진 아이들을, 혹은 고아원의 아이들을, 경우에 따라서는 납치된 아이들이 모여있었다. 철저하게 싸우는 방법을 교육하고 누군가를 죽이는 방법을 철저하게 교육하고... 최종적으로 몇 년이나 그렇게 키운 후, 단 한 명만이 남을 때까지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나날. 그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아스텔의 목소리는 참으로 덤덤했다. 이내 그는 자신의 손에 녹색 빛을 모아 보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보검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거기서도 이런 보검 같은 것을 들게 했었지. ...지금 내가 가진 이것은 아니지만, 데이터를 뽑기 위한 용도였었어. 더욱 강하게 세븐스를 고조시키기 위한 데이터를 뽑기 위해 이런 보검과 비슷한 것을 들게 했었지. 정확히는 '시범용 보검'이었지. 아무튼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고 더럽다고 해도 좋아. 나는 죽고 싶지 않았기에 죽였고 계속해서 살아남았어. ...그리고...."
거기서 잠시 말을 끊은 그는 살며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뭔가를 생략하듯, 그렇게 넘겨버리려고 하면서 아스텔은 다시 말을 이었다.
"그 무렵, 대장이 왔었어. ...대장은 그 곳의 책임자와 논쟁했고... 나와 또 한 명의 사람만 밖으로 겨우 끄집어낼 수 있었어. 그래. 그게 어떻게 보면 일의 시작이었어. ...그게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야. 싸울 수밖에 없고, 죽이는 것 밖에 할 수 없고 그것만을 하면서 살았고, 그 이후로도 나는... 대장을 지키기 위해서 U.P.G가 제공한 이 보검을 들었어. 원래라면 주어지지 않았을 물건이었지만... 나에겐 주어졌어. 오로지 나를 위한 무기로서. ...솔직히 이런 보검 따위 존재해서는 안 될 물건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힘이 필요했어."
이내 그는 보검을 살며시 빛 상태로 치워버리면서 다시 앞으로 두 걸음 정도 걸어갔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레레시아에게 이야기했다.
"네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죽여준다는 것이 아니야. '비밀로 해준다'지. 나는 그 날, 목숨을 얻었고 대장이 자유와 권리를 얻을 수 있다면, 정말로 이 세상에 싸움을 건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위해서 여기에 있는 거야. ...명령? 그래. 명령도 있지. 허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그런 거니까. ...그러니까 그 수단인 에델바이스. 대장과 뜻을 같이 하는 에델바이스의 동료. 그 모든 것을 위협한다면 여기서 어떤 욕을 먹더라도 가차없이 검을 들 거야. 설사 지옥에 떨어진다고 해도 상관없어. 그만큼 나는 이 세상과 나에게 그런 지옥을 보여준 U.P.G를 용납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에델바이스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수단은 가리지 않아."
그 말을 끝낼 때까지도 그의 목소리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서 아스텔은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을 정리했고 다시 앞을 제대로 바라봤다.
"허울 좋은 변명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원래부터 하던 것이고 그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이니까. ...뭘 아냐고 그런 말을 하냐는 말을 할 생각도 없고, 이것으로 이해를 받을 마음도 없어. 물어보기에 대답한 것이니까. ...추가로 말하지만 내가 훈련에서 아무 것도 가르칠 수 없는 이유는... 내 싸움 방식은 결국 그런 곳에서 배운 것이기에, 남에게 가르쳐줄 것이 못 되니까. ...단지 그 이유밖에 없어. ...그럼 이야기는 다 된거겠지?"
더 할 말이 없다면 그는 앞으로 걸어가려고 했을 것이다. 딱히 성이 난 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울분을 토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런 말이 나왔으니 설명을 하는 것 뿐. 단지 그 뿐이었다.
그러니까 요약을 하자면 아스텔은 어린 시절 U.P.G에서 어떤 목적으로 만든 시설에 끌려갔고 거기서 싸우는 방법이나 누군가를 죽이는 방법을 철저하게 교육받으면서 몇년간 그 시설에서 살다가 가장 강한 하나만을 남기기 위해서 배틀로얄에 강제로 참여를 하게 되었고 살아남기 위해서 피를 되게 많이 봤고 자신이 죽인게 아니더라도 주변에서도 살아남으려고 막막 죽인 것을 본 것이 10살 무렵. (전에 보검을 들게 된 기간이 15년 정도라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그 과정 속에서 로벨리아의 활약으로 그 시설에서 나왔고 그 이후에 U.P.G에서 보검을 갖게 되어서 로벨리아를 지키는 삶을 살고 있다. 뭐 대충 이런 느낌이고.. 배신자를 죽이는 것도 에델바이스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 같은 이를 숙청하는 것에 대해서도 에델바이스와 로벨리아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에요.
임무 중에는 조금의 감정이라도 가져서는 안 된다. 그 감정이 대단한 행운으로 다가왔다고 해도, 세상은 행운만 있는 법이 아니니까. 무언가 일이 벌어지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든, 무엇을 했든, 무슨 사연이 있어 보이든 그 인간이 저지른 결과를 바라봐야지 사람을 사람으로 보면 안 된다.
……한편으로는 나는 네가 이렇게 감정과 이성을 분리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네가 나처럼 무뎌지는 날이 올까 두렵다. 네가 그렇게 된다면 더는 내가 너를 지킬 수 없는 순간이 도래한 뒤일 테니. 구텐탁! 그곳엔 이제 전파가 닿습니까? 안드로이드는 이제 구동을 시작했을까요?
여전히 이곳의 생활은 나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있고, 많은 세븐스가 있을 뿐더러 모두 친절한 덕에 적응하기 쉬운 탓이라 이전 편지에 적어둔 그대로입니다.
(중략)
오늘은 임무를 다녀왔습니다. 첫 임무에 긴장이 됐습니다만, 실수 없이 아무도 죽지 않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다만 사람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도망칠 수 있는 사람을 도망치지 못하게 했으니 제 탓입니다.
이전에 하셨던 말씀 중에 망설이면 많은 사람이 다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 것도 같습니다. 무뎌지는 날이 오지 않길 바란다는 뜻도.
사람을 사람으로 보고 싶습니다. 사건과 사람에게 밀접한 관련이 있노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 한참 어리기 때문이요 모든 것을 사랑하기 때문이노라 스스로 되뇌인다 한들 눈을 감으면 그 순간이 아른아른 떠오릅니다.
그리고 당신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다짐이 무색합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면 더 큰 피해가 일어날 것이라 머리에서 한참을 외칩니다.
아! 나는 어째서 무뎌지기 싫으면서도 받아들일 생각을 하는 걸까요. 인간은 어째서 서로를 증오하는 걸까요.
당신도 이런 고뇌를 겪었습니까?
(후략)
그곳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떠돌이의 발이 바람이 되는 곳입니까?
안드로이드는 오늘도 전기양의 꿈을 꾸고 있습니까? 깔끔하게 정리된 방에 어울리지 않는 낡은 상자엔 오래된 편지가 하나, 쇼카콜라 두 캔, 담배 한 갑, 성냥, 소설책 한 권, 장미 향수, 그리고 최근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들어있다.
>>639 앗 그런가요. 한복 어케 그리는지 몰라서 트레이싱 한건데 출저가 필요했군용. 어 어.. 사진이 컴퓨터에 있어서 잠시 어떻게 폰으로 볼 방법이 있나 찾아볼게요. 출저.. 는 이미지 검색하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웹에서 예전에 주운거라 못찾으면 원본 그림이라도 올릴게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