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저거 로봇도 쓸 수 있는거였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을 꾹 닫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막는건 아무래도 불가능하겠죠 저 질량이라면.. 그렇기에 그녀는 유심히 살폈습니다. 분명히 저것도 어딘가 약점이 있을겁니다. 그 훈련처럼.. 뭔가 방법이 있을겁니다.
"그래, 좋아 다소의 중독정도는 감안해주지."
아마도 돌진하는 계통의 기술. 그녀는 홀로그램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생성된 철로와 창문을 보며 짐작했습니다.
"자 그럼 철로가 없는 열차는 어디로 탈선하려나~?"
그녀는 생각이 끝나자마자 그림자로 마스크를 만들어 아주 약간이지만 독에 대한 대비를 하고. 부스터를 집중해 달려나가듯 가속했습니다. 자기부상 열차와 비슷한 정도로밖에 떠있지 않지만 그 대신 부스터에 집중해 속도를 최대한 가속. 그림자로 이루어진 대낫이 땅에 끌리며 철로를 손상시키려 하고. 독가스를 돌파해 블러드 래드의 선두 부분에 다가갈 수 있다면. 그녀는 영사기마냥 빛이 켜져있는 맨 앞 창문 부분을 낫으로 박살내려 했을겁니다.
미사일 되돌려주기도, 다른 팀원의 공격들도 모두 잘 들어갔다. 구출한 아이들도 무사한 듯 했다. 이대로만 간다면 저 거구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도 시간 문제다. 라고 생각한 순간, 거구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저 개XX..."
레레시아는 남들 들리지 않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가 기억하는 한 지금 팀원들 중 부양 세븐스는 없다. 이럴 때 왜 아스텔은 여기 없는 건가! 별별 생각을 다 해도 지금 대처할 수 있는 건 여기 있는 인원 뿐이다. 공중에 뜬 거대 로봇이 기술을 준비하는 사이, 들어본 것 같은 소리와 함께 가스가 분출되고 있었다. 가스? 아까와 같은 독가스인가? 그렇다면 할 일이 아예 없지는 않다. 레레시아는 채찍검을 거둬들여 모양을 바꿨다. 검고 길다란 장죽의 형태로.
"독쟁이 앞에서 독가스를 또 쓰니- X신아-?"
신랄한 한마디를 내뱉고 검은 장죽의 끝을 살포시 문다. 그대로 숨을 내뱉자 장죽의 끝에서 진보랏빛 연기가 포르르 피어오른다. 폐에 공기가 다 빠져나갈 정도로 숨을 내뱉어 만들어낸 독의 안개는 어떤 기류에도 흔들리지 않고 날아가 거대 로봇이 독가스에 섞여든다. 그리고 독가스를 같은 색이자 레레시아의 지배 하에 물들인다.
"이제 못 숨을 걸-"
독가스의 제어권을 쥔 후 더한 상공으로 모아 팀원들의 시야를 밝힌다. 저 거대 로봇이 앞으로 얼마나 독가스를 생성하든 전부 그녀의 제어에 물들 것이다.
블러디 레드의 거체가 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호기심 넘치는 눈동자로 지켜보며, 감정이 전부 드러나는 목소리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거기다 뒤에 정말 상상 이상이네요~합격이에요.하는 혼잣말까지 붙여가면서. 하지만 그녀도 이것이 지금까지 썼던 기술들과는 위력 자체가 차원이 다르며, 무언가 대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있을 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가스는 어느 쪽에 있어서도 방해만 되네요."
2호차와 4호차였던 부분에서 뿜어져나오는 가스는 그녀에게 있어 해만 끼치는 것이였다. 열차 형태에서 사용했던 것과 별반 형태도 다르지 않고 말이다.
"이 정도 대처려면 되려나요?"
가볍게 혼잣말을 중얼이고서, 능력을 전개해 2호차와 4호차를 밀폐한 뒤 찌그러트려 더이상 가스가 뿜어져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콜록, 폭발의 여파와 연기로 기침을 연신 내뱉던 너는 문득 네 뒤에 있을 아리아의 신변을 떠올린다.
"아리아, 괜찮아요?"
헬멧과 함께 펼쳤던 무장을 돌려놓으며 충격에 덜덜 떨리는 팔에 힘을 주어 애써 떨림을 멈추고 돌아본 자리에, 아리아는 다행히 멀쩡한 모습으로 있었다. 아니, 단순히 멀쩡한 게 아니었으니. 그녀는 보검을 소환했고, 드레스와 같은 무장을 입은 채 노래하기 시작했다.
"아리아, 이 노랜..."
신비로운 느낌이 네 몸에 감돌았다, 눈과 귀는 더욱 밝아지는 듯했고, 공기의 질이 변하는 것을 느낄 만큼 네 촉감 역시 곤두세워졌다. 그리고... 미지의 감각까지도 열렬히 고개를 들고 있었으니, 너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려 열차를 바라보았다.
"알겠습니다, 전력으로... 임해보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다음 순간 다시 네 얼굴을 감싸듯 펼쳐진 헬멧 너머로 너는 재빠르게 땅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차 앞의 창문을 노렸다, 아마 저 선로를 무효화하거나 하는 게 목적이겠지, 그렇다면 네가 할 일은 아마... 그들이 순조롭게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아닐까, 그러니까.
"눈 앞을 흐리는 건 안될 말이죠."
빠르게 내딛은 발이 땅을 걷어차며 튀어오르고, 너는 양 옆으로 열린 열차의 위로 도약했다. 올라설 수만 있다면, 그 곳에 숨겨져 있을 가스를 분사하는 장치를 박살낼 생각이었다, 맨몸으로는 턱도 없겠지만, 무장과 아리아의 도움을 받은 지금이라면 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면서. 그게 아니라면 중간의 전류를 끊어주겠다. 라는 각오로 너는 열차의 천장을 내리찍으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