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던 레레시아의 방을 누군가 두드렸다. 누가 온 줄 모르니 늘어지는 말투로 대답을 하자 라라시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늘어지는 대답을 하니, 문을 열고 들어온 라라시아가 질린다는 표정을 짓는다.
"대체 언제까지 저럴 건지." "에- 아마 죽을 때 까지-?" "됐고. 나와. 훈련장 가게." "지그음?" "그래. 지금. 자 일어나. 걸어." "으에엑."
라라시아는 침대에 늘어진 레레시아의 뒷목을 잡아 끌어내렸다. 잠시 목 졸리는 소리를 내던 레레시아는 냉큼 일어나 걷기 시작했고, 쌍둥이는 나란히 지하 3층의 훈련실로 향했다.
"근데 라라- 갑자기 훈련장은 왜에?" "너 최근에 뭐 하고 있었잖아. 그거 보여줘." "아 그-거- 그런데 그냥 보여주면 재미 없는데에." "무기 보여주는데 무슨 재미를 찾아."
말투는 다르지만 톤은 똑같은 쌍둥이의 목소리는 훈련장의 문을 열고도 잠시 더 울렸다. 먼저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본 라라시아가 어라, 하는 표정을 짓고 뒤따라 얼굴을 내민 레레시아가 앗,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쪼르르 들어와 휘두르기 중인 아스텔을 조금 거리를 두고 지켜본다. 뒤에 들어온 라라시아도 같이 서서 바라본다. 방해가 되지 않게 서로 소곤소곤하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겠지. 아스텔의 휘두르기 한세트 끝날 무렵 레레시아가 말을 걸었을 것이다.
"아스텔- 지금 훈련 중-?"
돌아보면 가벼운 트레이닝복 차림의 쌍둥이가 (ㅇㅅㅇ) 하는 표정으로 시선을 마주친다. 똑같이 고개를 살짝 기울인 모습으로.
들려오는 발소리는 두 개였다. 당연하지만 그쪽을 보고 있지 않은 아스텔은 두 사람이 서로 단련하려고 왔나보다 정도로 생각을 하며 계속 휘두르기에 집중했다. 중간에 끊어지면 안한 것만큼 못하기 때문에. 이내 그는 마음 속으로 수를 세면서 눈을 감고 자세를 끝까지 유지한 후에 휘두르기를 끝냈다. 아직 이마에서 땀이 흐를 정도는 아니었으나 몸에 열이 조금 오르는 것 같다고 느끼며 다음 세트로 옮기려고 하던 와중,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백하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그에 따라 아스텔은 살며시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다. 두 사람. 일단 한는 제 0 특수부대원 중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의료진 쪽에서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고개를 기울이면서 빤히 바라보는 그 모습을 눈에 담다 그는 고개를 위아래로 천천히 끄덕였다.
"응. 훈련 중이지. 오늘은 딱히 임무가 없어서."
그렇기에 가볍게 몸을 푸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 후, 아스텔은 살며시 옆으로 거리를 띄웠다. 아무래도 그 둘도 훈련을 하던지, 아니면 뭘 할 목적으로 여기에 온 것이겠거니 생각을 하며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취한 행동이었다. 어차피 훈련장은 말 그대로 지하 3층을 통째로 쓰고 있는 공간이기에 상당히 넓었다. 자신이 이동을 한다고 해도 공간에 불편함은 없었다.
"그러는 너희들도 여기에 왔다는 것은 그런 목적이겠지? ...의료진 쪽에 있던 이가 여기에 올 줄은 몰랐다만. 구급법 훈련이야?"
심폐소생술, 이송, 붕대감기 그외 기타 등등. 의료 쪽에서도 다양한 훈련이 있다고 생각을 하기에 딱히 여기에 오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었다. 아무튼 그 정도로 추측을 하며 아스텔은 다시 뒤돌아선 후에 쭈욱 기지개를 켰다.
"...조만간에 대장이 임무 관련으로 소집할지도 몰라. 훈련도 좋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으로 해둬. ...뭐, 무리는 하지 않을 것 같지만."
훈련 중이냐, 고 물으니 아스텔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오늘은 딱히 임무가 없다는 말도 들었는데. 그럼 평소에 안 보일 땐 임무 중인 걸까. 그런가봐아. 쌍둥이는 서로를 보고 어깨를 으쓱였다. 어쨌거나 그냥 훈련 중이라면 말 못할 것도 없지.
"아, 나는 그냥 보러 온 거야. 얘를 이대로 현장에 내보내기엔 좀 걱정되서." "그치- 라라는 구경 온 거구우. 나는 훈련이라면 훈련이고- 아니라면 아니고-"
애초에 무장을 꺼내서 선보이기만 할 것이었으니까. 훈련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때마침 아스텔이 있었으니 선보이기 이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레레시아는 뒤돌아선 아스텔을 쫓아가 그의 앞에 짠 하고 얼굴을 내비쳤다. 니히. 웃는 듯 마는 듯 미묘한 표정을 한 레레시아가 대뜸 말했다.
"있지있지이. 그냥 훈련 하는 거면- 나랑 대련 해주지 않을래애?"
뒷짐을 지고 선 레레시아는 트레이닝복과는 어울리지 않는 검은 허리장식을 차고 있었다. 멋들어진 벨트처럼 보이기도 한 그것이 무엇인지 아스텔은 아마 알 수 있지 않을까. 레레시아는 뒷짐을 지고 서서 조잘조잘 말했다.
"소집 전에- 한 번 제대로 써봐야 할 거 같아서어. 여기선 다쳐도 나가면 다 낫잖아-? 아스텔이라면 다치지도 않을 거 같지마안?"
우연히 마주쳐서 꺼낸 제안이었지만, 아마 그녀의 상대로 아스텔 이상은 없지 않을까. 여차하면 압도적으로 제압해줄 수 있을 테니. 그래도 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어서 그렇게 덧붙인다.
다음 트레이닝을 시작하려고 하려는 찰나, 레레시아가 자신의 앞으로 다가와 얼굴을 비추자 아스텔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볼일이 있다는 의미인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우선 아스텔은 조용히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들려오는 것은 대련을 하자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자연히 보이는 검은 허리장식. 그것을 잠시 바라보던 아스텔은 일단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나라고 해서 딱히 무적인 것은 아니야. 그렇다고 쉽사리 다치거나 할 생각은 없긴 하지만."
일단 그녀의 실력이 어떤진 알 수 없었으나 세븐스는 지난 번 훈련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했었기에 어떤 느낌인진 알고 있었다. 독과 관련된 세븐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위험한 세븐스였고 그런 세븐스라면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도 다칠 수도 있었기에 그는 다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에 살며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튼 대련을 하자는 것이 그녀의 제안이었기에 그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녀와 대련을 한다고 해서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았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혼자서 트레이닝을 하는 것보다는 이쪽이 조금 더 도움이 될 것 같았으니까.
"상관없어. ...다만 대련 상대는 할 수 있지만 뭔가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할 수 없어. 내 방식은 누군가에게 가르칠만한 것은 아니라서. 그래도 괜찮다면 상관없어."
기본적인 움직임이나 조언은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전문적으로 뭔가를 가르쳐주는 것은 자신에겐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애초에 자신의 전투법은 철저하게 한 쪽으로 치우쳐있었고, 그것을 굳이 남에게 가르치고 싶진 않았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조건을 내건 그는 이내 숨을 약하게 내뱉으며 그녀와 살짝 거리를 띄워서 제대로 섰다.
"아무튼 그 조건 하에서 이쪽에서 맞춰주었으면 하는 조건이 있으면 얘기해줘. 내 쪽에서도 조건은 맞춰줄테니까."
이를테면 보검의 유무, 보검을 사용한다면 어느 정도의 출력으로 싸울지 등등. 일단은 그녀의 조건에 맞출 수 있을 것은 맞춰보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아스텔은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지난 모의 전투 때 능력을 보아서인가. 아스텔은 그가 무적은 아니라며 말하길래 레레시아가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멀리서 대화를 듣고 있던 라라시아로부터 볼멘 소리가 툭 던져지고, 그쪽으로 보며 혀를 길게 내밀었다 집어넣는 레레시아가 있다. 이러니 저러니 불만은 있어도 둘 중 누군가 다친다면 제대로 치료해줄테니 부상의 걱정은 덜해도 괜찮을 것이다.
"와- 아스텔이랑 대련이다-"
레레시아는 아스텔이 고개를 끄덕인 것만으로도 기쁜 듯 했다. 역시나 말투만 그랬지 표정은 맹하니 그대로라 이질적이었겠지만. 뒷짐지고 있던 팔을 풀어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며 아스텔의 말을 들은 후 괜찮아- 라며 선뜻 말했다.
"가르쳐달라는게 아니라- 실전을 대비한 감각을 익히고 싶은 거니까아. 아스텔은 아스텔의 방식대로 해애. 거기서 뭘 배울진 내가 알아서- 배울 테니까."
아스텔을 스치는 눈이 잠깐이지만 가늘어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온다. 이히히. 소리 뿐인 웃음을 흘리고 그녀도 몇 걸음 물러나 거리를 두었다.
"그러네- 조건- 음- 처음 몇 수는 맨손으로 하고, 내가 보검 무장을 갖추면 같이 보검 무장으로 맞서줬으면 하는 거- 정도일까나아. 보검의 출력은 저번보다- 약하게? 15%라고 하면 되려나-? 그렇게 부탁할게에."
30%도 단체로 덤벼야 제압했던 걸 어떻게 혼자 버틸 생각인지, 가면 같은 얼굴로는 진의를 알 수 없다. 어쨌거나 조건은 그것 뿐이라며 자세를 잡던 레레시아는 아 이거 깜빡했다, 라며 몸을 살짝 숙였다가-
"모처럼이니 즐겁게 하자?"
빠르게 거리를 좁혀 아스텔에게 다가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짜고짜 긴 다리를 휘둘러 아스텔의 옆구리를 노리고 걷어차기를 시도한다.
생크림이나 초콜릿, 둘 다 끌리는 조건이다. 다행스럽게도 이스마엘은 단 것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시험작을 이것저것 만들어 조율하는 일도 하겠지? 도움이 된다면 돕고 싶은 마음도 있다. 떡이라는 건 제법 괜찮은 식량인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이스마엘은 "알겠습니다." 하고 짧은 답을 남겼다.
"네! 보겠습니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나중의 일이더라도. 보고 말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이스마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지금 당장은 무리였던 것이, 지나가던 단원 하나가 이스마엘에게 말을 걸었기 때문이다. 아, 이스마엘. 대화 중에 미안한데, 서점의 주인이 네게 할 말이 있다는데 가보는 건 어때? 이스마엘은 당신을 보고 노이즈를 바꿔 웃는 이모티콘을 만들어 보이곤, 고개를 꾸벅 숙였다.
"즐거웠습니다, 아담스 씨! 연이 닿으면 또 만날 수 있겠지요! 공연 때, 뵙겠습니다!"
이윽고 이스마엘은 서점이 어디에 있었는지 찾듯 주변을 휙 둘러보더니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러면서도 생각한 것은 세븐스에 대한 것이다. 세븐스로 이렇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데, 어째서 핍박받고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것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미지의 공포에서 비롯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공포를 극복할 순간이 생긴다면 인간의 인식은 바뀌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처럼 선행이 지속된다면 공포는 호의로 바뀔 수 있는 것인가……. 다만 한순간의 실수가 모든 것을 망칠 수도 있다. 이는 제도를 통하면 되는 일이니.. 여러모로 좋은 출발이다. 발걸음은 경쾌하고 가벼웠다.
// 막레 줄게, 늦게까지 돌려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 츄이랑도 잘 지내야지~ 잘 부탁해~!!
실전을 대비한 감각. 그렇다고 한다면 자신 또한 실전처럼 해도 된다고 보면 되는 것일까. 어차피 이곳은 세븐스의 힘이 발동하고 있어서 다쳐도 머지 않아 치료가 되는 공간이며 라라시아도 있으니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아스텔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살짝 뒤로 물러서서 일정거리를 유지한 후, 아스텔은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의 끝을 레레시아에게로 향했다.
"보검이 없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보검을 15% 정도의 출력으로만 사용한다고 해도 실전 감각을 원한다면 봐주는 일은 없을거야. 그쪽이 네가 바라는 거겠지."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며 아스텔은 먼저 움직이지 않고 레레시아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았다. 즐겁게 하자는 그 말에 아스텔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움직임에 집중할 뿐. 거리를 좁혀오는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아스텔은 빠르게 몸을 뒤로 피하면서 그녀의 걷어차기 공격을 가볍게 회피했다.
"보장은 못 해."
짧게 대답하며 아스텔은 단번에 세븐스를 이용해 자신의 뒤쪽에서 바람을 가볍게 일으켰다. 그리고 그 반동을 이용해 폭발적으로 앞으로 몸을 날렸고 왼손으로 검집을 들고 단번에 그 검집으로 그녀의 목을 향해 휘두르려고 했다. 만약 명중했다면 아마 그 즉시 날카로운 검날이 그녀의 오른쪽 어깨를 지나갔을 것이다. 마치 팔 한쪽을 빠르게 무력화시키려는 듯이. 물론 이런 장소였으니까 설사 그렇게 되었다고 해서 큰 부상은 생기지 않았겠지만. 만약 회피했다면 그 상태에서 아스텔은 다시 자신의 세븐스를 이용해 앞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고 뒤로 거리를 띄우려고 했을 것이다.
어느 쪽이건 그의 공격은 크다기보다는 빠르게 파고드는 느낌에 가까웠다. 그에 이어 상대의 행동을 빠르게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에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평범히 밥을 먹는 것도 괜찮겠지. 그리 생각하며, 식당에 들어선다. 메뉴는 뭐가 좋으려나.하고 구내 식당을 둘러본다. 몇몇 이들이 먹는 것이 보이고, 메뉴가 다양해보이는 것을 보아 저렴하고 맛있는 곳일까. 메뉴표를 보니 '특제 아스텔이 오늘 낚아온 생선 회' ...신선도는 좋다지만 랜덤아닌가? 그리고 그 다음은 '에스티아 강추 로봇 요리' ...로봇이 만드는 음식인가? 그 외엔 몇몇 특이한 이름들의 메뉴들을 넘어 카레라이스를 주문한다. 가격은 ..음 저렴하네.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볼까하던 중 창백해보이는 피부를 가진 여성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외엔 먹을게 많다고 느껴지는 양일까. 앞자리에 앉는다 그럼,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며 잡담을 나눠볼까. 하고 필담을 개시한다.
보검을 쓰건 안 쓰건, 출력을 어떻게 조정하건 봐주지 않는 것. 아스텔이 핵심을 딱 짚자 순간이지만 레레시아의 얼굴에 미소가 뜬다. 히죽- 입술도 눈도 가늘어지는 미소는 어딘가 오싹하다. 그 직후 표정을 바꾼 레레시아가 선공에 나섰고, 아스텔은 너무도 가볍게 그녀의 공격을 피했다.
"뭐어 아무렴-"
누구는 즐기고 누구는 아니어도 이미 시작한 이상 아무래도 상관없다. 아스텔이 걷어차기를 피하자 레레시아도 빠르게 태세를 정비한다. 다시금 생긴 거리는 곧 세븐스를 사용한 아스텔에 의해 좁혀졌다. 검과 검집을 동시에 들고서 파고들어 먼저 검집으로 목을 노리는 그 일련의 과정이 무섭도록 빠르고 매섭다. 레레시아는 독액으로 막고 반격을 할까 했으나 순간의 판단으로 몸을 깊게 낮춰 뒤로 빠지는 회피를 택했다. 몸이 앵간히 유연했으니 망정이지. 긴 머리카락만이 아스텔의 검집을 놀리듯 스치고 뒤로 휘릭 날아간다.
"우와, 무셔- 역시 진짜는 무섭네에."
공격을 피하며 회피하는 와중에도 입은 잘만 살아서 나불댄다. 휘익. 짧은 휘파람까지 분 레레시아는 몸을 일으키며 바닥에 뭔가 던졌다. 얄팍한 그것은 검은 장갑이었고 레레시아의 두 손은 날 것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래도 슬슬 재미는 있을- 지도!"
맨손을 내놓은 그녀가 재차 빠르게 달려 아스텔에게 달려든다. 이번엔 손을 쓸 듯이 팔을 앞으로 뻗자 시퍼런 독액이 왈칵 뿜어져 나오며 아스텔의 양 팔을 뒤덮으려 한다. 짙은 색만큼이나 묵직하고 끈끈한 독액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마비효과가 있는 독이니 피부에 닿으면 저릿저릿한 통증이 이어질 것이고. 레레시아는 그 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바로 다음 행동을 잇는다. 이번엔 무릎을 높게 차올려서 아스텔의 복부 정중앙을 타격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