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3 활달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한...! 뭔가 풋풋함도 엿보이는거 같고요! >>745 역시 대장님은 바쁘군요... 유능한 상사가 흔치 않은데! 아스텔은 낚시의 운치를 아는 사나이였습니다..!! 에스티나는 그...어째서 로벨리아가 귀여워하는지 알 것만 같습니다..(??) >>747 앗 그것도 목 건강을 위해서일까요? 바른 생활...인가? 아무튼 좋은 꿈 꿨으면 좋겠네요, 아리아는! >>751 하늘을 보는건 낭만적이죠~ 쥐...를 잡아먹는 건 어...깨끗하게 가공하면 식용 가능한 단백질이니까요 네!
캔을 약하게 짤랑거리다 당신의 위축된듯한 답변에 주위를 휙 둘러본다. 띠꺼우려는 의도는 아니고, 그저 당신이 (꽤 높은 확률로) 생판 남이 먹던걸 먹기 싫어 거부한다면 다음 타깃을 찾으려는 행동이다. 당신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는것과 잠시간의 침묵을 보곤 부정의 뜻인걸로 알아듣고선, 자리를 피해주려 발을 뗀다. 그리고선 들리는 감사인사에 눈동자만 굴려 당신을 응시한다. 당신이 예상치 못한 답을 한듯 눈썹이 늘어지듯 조금 내려온다. 여러모로 의아한듯한 표정.
“... 아니, 마셔준다니 내가 고맙지. 오늘은 펩시가 마시고 싶어서 말이야.”
불쾌해 하는줄 알고 사과하고 자릴 뜨려 했다만, 당신이 긍정을 표하자 콜라를 당신 쪽으로 건네려다 멈칫한다. 혹시라도 당신이 자신의 덩치에 겁을 먹어 마지못해 먹던걸 받아주는건 아닐까, 생각하던것도 잠시. 좋은게 좋은 것이고, 필요 없는걸 당신이 받더라도 자신은 새걸 뽑아마실수 있으니 괜찮다고 어영부영 넘겨버린다. 잠깐의 뚝딱거림을 뒤로 하곤 당신이 공손히 내민 손 위에 음료수를 댄다. 곧이어 당신의 뒷말에 콜라를 도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을 했지만.
“아, 이해하네. 아무래도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먹던걸 마시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테니.”
당신의 말을 뒤늦은 반론으로 이해한듯, 캔을 도로 치운다. 괜히 자신을 나쁜 사람 취급받는것 같아 기분이 언짢았던 것도 잠시. 당신이 고개를 팍 숙이자 겁을 먹은것 같다고 짐작해본다. 하긴, 용기를 내는 것도 당신의 나이(?)엔 힘들겠다고 생각을 고쳐먹는다. 오히려 미안하려면 자신이 미안해야겠다만, 괜히 쓰레기통까지 두번 발걸음 하게 된것에 대한 귀찮음이 조금 컷다.
“괜히 겁준것 같아 미안하네. 앞으로 좋든 싫든 계속 볼 사인데, 첫인상을 이따위로 줘서 나도 마음이 아프군.”
말과는 달리 어째 일관적인 무표정이다. 미안한건 사실이지만. 자리를 떠나주는것이 상식적인 행동이겠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펩시 하나 더 뽑고 가자는 마음이 더 컸다. 마침 당신 앞에 자판기도 하나 있고, 걸음 아껴서 좋다는 생각을 하는 그.
“콜라는 내가 버릴테니까 너도 먹고 싶던거 뽑아.”
그러고선 당신이 음료를 뽑은 후 이 자판기에서 펩시 하나 뽑아가려는지, 가만 서 있는다. 다시 아까의 자판기를 썼다가 콜라가 또 나오면 더 짜증날테니. 근데 겁먹은 애 (유루피셜) 뒤에 이러고 버티고 서있는게 아마 더 무서울거라는건 신경 안 쓰는 모양이다…
서로의 장바구니가 부딪히고, 내용물이 한차례 흐트러지는 정도의 부딪힘 사고였지만, 그 작은 충돌이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던 레레시아의 정신을 쏙 빼놓았다. 혼자 다닐 때는 늘 이런 식이었다. 왜냐하면 평소 아무 생각이 없는 레레시아였으니까.
"에... 에? 아?"
눈 깜빡이는 것도 잊고 있던 레레시아의 시야에 글씨가 쓰인 패드가 들어왔다. 괜찮아요? 이 쪽은 다치거나 손상된 것은 없으니 안심하세요. 목소리가 아닌 글자로 말을 거는 상대의 행동에 레레시아가 겨우 눈을 깜빡이고 정신을 차렸다. 패드에 쓰인 글을 한 번, 상대의 얼굴을 한 번, 그렇게 번갈아보고. 뒤늦게 사과의 말을 꺼냈다.
"미안, 아니, 죄송합니다아. 딴거 보느라 못 봤어요-"
허리를 푹 숙이며 죄송해요- 라고 다시 말하고서야 일어난다. 깜빡- 깜빡- 샛노란 눈이 상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대뜸 말한다.
"그치만 회의실에선 봤어- 훈련장에서도- 맞나아?"
밖에서 공공연히 나 에델바이스요- 하고 다니면 안 되니까. 팀 소집 때 본 사람이 맞나 은근히 돌려묻는 말이었다. 맹한 얼굴이 옆으로 갸우뚱 기울며 대답을 기다린다.
무덤덤하게 상대의 사과를 받아들인다. 용서란 것은 아무리해도 손해가 없는 행동이니까 말이지. 이내 샛노란 눈이 자신을 바라보며 하는 질문에는 아, 그 쪽인가하는 표정을 짓는다. 아무레도 동료인 모양이다. 주변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잘 몰라보긴 했지만서도
'네, 맞네요. 쇼핑 중이셨나봐요?'(필담)
그리 말하며 당신에게 살짝 거리를 가까이간다. 굳이 이 대화를 다른 이들에게 노출시킬 필요는 없을테니까. 비록 '안전한 장소'라도 해도 사람의 마음이 불변하는 것은 아닌 법인 것처럼. 맹한 얼굴을 보며 가벼운 미소를 지어주는 것이다. 그 것이 사회성의 기초 중 하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