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튜토리얼이기에 그냥 가볍게 전투가 흘러갔다는 느낌이지만 적 중에서는 그냥 가디언즈에 소속된 세븐스가 나올 수도 있고 진짜 보스급인 보검을 사용하는 세븐스가 나올 수도 있고.. 적어도 튜토리얼보다는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전투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특히 보스급들은 아무래도 그래도 대장급들이니까 조금 강하게 설정을 했어요. 당연히 전원 다 (중2병 감성 돋는 문구가 뜨는) 스페셜 스킬을 보유중이고 각자 효과도 꽤 강력하답니다. 그렇기에 스페셜 스킬이 뜨면 최대한 어떻게 해야 풀 수 있을지를 생각해서 푸는 것이 좋아요. 아니면 운빨을 믿고 다이스를..(다이스:ㅎㅎㅎㅎ)
이번에 이름만 나온 스페셜 스킬인 에어로 슬레이어는 만약 캔슬을 못 시켰다면 바람이 거세게 불다가 그 바람이 압축되어서 검에 모이게 되고 아스텔이 빠르게 발도 자세에서 검을 뽑아 휘두르면서 공간 그 자체를 바람이 찢어버리는 묘사가 나왔을 거예요. 맞고 체력이 남는다고 해도 바로 다이스 1~2로 굴려서 1이 나오면 무사하나 2가 나오면 풍압 때문에 행동불가 1턴이 걸릴 예정이었답니다.
진짜 전투라면 이후에 아스텔은 바로 다운된 이에게 다가가서 검으로 베는 추가 콤보를 사용하고요!
어깨를 움직이는 모습은 어색함을 떨치려는 행동과 비슷했다. 머리를 자른다는 행동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보이는 행동이었다. 웃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싶었는지 손가락이 다시 꼼질거렸다. 머리도 꽤 무거웠다는 말에 "그렇습니까..?" 하고 어색하게 되물을 뿐이었다. 머리카락이 제법 무거웠구나. 그런데도 잘 살았다. 익숙함이란 이렇게 신기할 노릇이라 생각한 것 같다. 이제 이 기장에 익숙해지고, 머리카락을 자를만큼 기른다면 또 어색하지 않을까? 이스마엘은 시선을 흘끔 옮겼다. 잘린 머리카락이 보일 리가 없는데도 눈을 굴린 건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대신 가위질이 계속될 때, 무릎 위로 떨어진 머리카락을 집어 노이즈 근처로 들어 올렸다. 잘린 머리카락의 일부가 생경한지 손가락을 비비듯 하며 훑어본다. 머리카락은 머리카락일 뿐인데도 가만히 머리카락을 관찰하듯 했다. 머리카락을 땋고 편한 옷을 입던 예전은 없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 사실이 이스마엘을 가라앉게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스마엘은 결단을 내리기 쉬워진 이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같은……. 드디어 같은 조직원이 되었군요! 기쁩니다! 지금까지 인사는 했지만 이상한 사람이라고 오해를 많이 받아서 조직원이라 인정해 주는 분은 없었습니다!"
이스마엘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흘렀다. 머리카락이 다 잘렸는지 가위 소리가 멈춘다. 빗으로 머리를 빗어줄 때, 이스마엘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분명 저 끝까지 빗이 가야 하는데 목 부근에서 탁 걸려 떨어진다. 머리가 가볍다. 처음 겪는 느낌이 생경하지만 이틀 정도 지나면 금세 익숙해질 것이다. 이스마엘은 대답을 하기 위해 노이즈 너머 입을 벌렸다.
"괜찮습니- 히이악?!"
머리 손질이 끝났기 때문인지 이스마엘은 몸서리를 쳤다. 이젠 머리카락까지 다 잘라버렸으니 바람이 더 잘 느껴졌기 때문인지, 몸을 파드득 떨며 어깨를 움츠렸다. 웃음소리가 얄궂다. 이스마엘은 결국 고개를 살짝 뒤로 돌려버렸다. "이, 이 지역은 이런 방법으로 머리카락을 터는 겁니까?" 난생처음 겪는 일에 당황한 나머지 나온 말이었다. 이스마엘이 손을 들어 자신의 목덜미를 슥슥 문질렀다. 손등에 스치는 머리카락의 감각이 익숙하지 않은지 잠깐 손이 멈칫한다. 그리고 뇌파가 다시 연결되기라도 했는지 이모티콘 하나가 뜬다. 👀. 자신의 새로운 스타일이 손으로 느껴져 상당히 놀란 것 같다. 당신이 자매의 곁으로 돌아갈 적, 이스마엘은 이지러지는 오토튠 너머로 제법 수줍게 말을 건넸다.
아무래도 좋은 TMI. 만약 100%의 출력으로 아스텔이 전투에 임했고 제대로 스페셜 스킬을 사용했다고 한다면 아마 그런 검을 때려주세요라고 대놓고 홍보하는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우선 회오리바람을 3개 정도 일으켜서 접근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과 동시에 그 회오리바람 뒤에 숨어서 그 발도 자세를 취했을 거예요. 검을 뽑아서 검격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회오리 바람 역시 갈라지면서 풍압탄을 여기저기로 쏘는 구조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하- 뭐어 다들 말은 그렇게 해도- 이제 동료겠거니 했을거야아. 아닌 사람이 그렇게 돌아다니게 두지 않았을 걸-? 로벨리아 눈나- 라던가아."
물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쌍둥이는 그를 신입이자 새로운 조직원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아예 틀린 말도 아니다. 그래도 직접 들어서 기쁜 건 별개이긴 하다. 쌍둥이도 각자 이제 한 사람 몫은 하는구나 라고 처음 들었을 때, 기뻤으니까.
"냐하하하. 그럴 리가 없-잖아아?"
또다시 방심한 틈을 타 저지른 장난에, 이번엔 돌아보는 노이즈를 보며 레레시아가 얄밉게 종알거렸다. 표정 역시 몹시 얄미운 표정을 짓고서 노이즈 상태의 페이스 재머를 마주하는데 짧은 순간이지만 꼭 그 너머를 뚫어보려는 듯 하다. 그러나 오래 보지 않고 몸을 뒤로 휙 물러 자리를 벗어난다. 손으로 목덜미를 짚어보는 신입 씨를 두고 레레시아는 다시 라라시아와 나란히 섰다. 놀랐다가, 웃었다가 하는 이모티콘을 보고 레레시아는 와, 와아, 신기해하고 라라시아는 어깨를 으쓱였다.
"도움이 됐다면 우리도 기쁘지. 앞으로도 손질이 필요하면 얘를 써. 과자 하나 먹이면 군말없이 해주니까." "에- 내 노동력은 과자 하나야아? 적어도 판 초콜릿 하나, 아니, 두 개는 줘어." "나 말고 해달라는 사람한테 말 해. 그리고 이거 들어." "앗. 내 간식-"
쌍둥이는 이제 처음 마주쳤을 때처럼 각자 간식이 든 봉투를 안은 모습이 됐다. 달라진게 있다면 서로 서 있는 위치일까. 서로 몸이 바뀐 듯 미묘한 분위기를 내던 쌍둥이가 아 맞다- 라며 말했다.
"이왕 마주친거- 인사하자? 이름, 어차피 알아야 하구우." "그래. 이렇게 마주칠 일은 거의 없기도 하고."
어쩌면 앞으로 자주 마주칠 지도 모르니. 마주친 김에 통성명이나 하자며 쌍둥이가 먼저 이름을 밝혔다.
"나아는 레레시아 나나리. 레시- 라고 불러어." "나는 라라시아 나나리. 라샤 라고 불러." ""잘 부탁해.""
여태 어긋나던 둘의 목소리가 딱 그 한 문장만 완벽하게 겹쳤다. 의도한걸까? 둘은 모호한 표정을 잠시 띄웠다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