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가 이곳에 온 이유? 딱히 없습니다. 그냥 이번엔 저것들이 무슨 사고를 치나..싶어서 찾아온거죠. 그게 이 거지같은 하루의 시작이었습니다. 물론 그냥 신고하고 물러날수도 있었습니다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토고는 인의를 알고 있습니다. 대곡령의 한량으로 지내면서 이채준에게 배워온것이 있습니다. 언제나 허무맹랑한 농이나 뱉으며 낄낄대는 수상한 투구남인 그 라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열풍이 불어오며 그의 점퍼가 기분좋게 펄럭거립니다. 한손의 악력으로 충분히 들어올린 분쇄자를 힘껏 들어올린 토고는 점퍼의 품 안, 홀더에 채워진 뱀버를 꺼내 양손으로 쥡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그 헬멧의 바이저 안쪽에 그의 눈이 번뜩이며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합니다.
트릭스터인 그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가끔 사내는 기백으로 해야할 때가 있다는 어르신의 말을 되새기며 개같은 방화범에게 한발 한발 상냥하게 새겨줍니다.
" 큭 ! "
그리고 그런 토고의 공격이 헛되지 않았는지 점점 밀려나는 요한의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잿불이라도 거짓된 화염 정도는 맞불의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며 팔에 힘껏 힘을 준 태식이 대검을 내려찍습니다.
요한은 점점 지쳐갑니다. 그 불씨의 기세도 점점 줄어갑니다.
" 그럼...저 형제님부터 우선 "
그런 상황에서 요한은 아뉴스데이를 무시하고 자신을 향해 무표정하게 다가오는 알렌을 노리기로 합니다. 요한이 불에 타들어가는 손을 내밀며 무정하게 손을 튕기자. 밝은 섬광이 작게 터지며 알렌의 몸 한곳이 폭발합니다. 하지만 알렌은 멀쩡하게 다가옵니다
"......? 어째서?"
딱..딱.. 무심하게 울리는 반복적인 울림에따라 연속적으로 터지는 폭발에 알렌의 몸이 흔들리고 검은색 연기가 피어오르지만.
그의 눈에 새겨진 청명한 의지는 흔들리지 않고 한발자국 씩 요한을 향해 다가옵니다. 아뉴스데이는 확실히 터졌습니다. 그 데미지는 보통이 아닙니다만 도대체 어떤 정신력을 가져야 그것을 견딜수 있을지...
" .... "
요한은 처음으로 고취된 신앙이 아닌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알렌의 검이 내려찍힘과 동시에 다시 한번 푸른 섬광이 열기를 뚫고 요한의 머리를 터트립니다.
시윤은 저런 인간들의 최후를 잘 알고있습니다. 진짜 희생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멋대로 떠들어대는 정치인. 지들 마음대로 광신도가 되어 헛소리를 퍼트리면서 다른 사람들의 평화를 일그러트리는 존재.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윤의 품에서 죽어나갔는지, 그 사람들이 얼마나 내일을 바랬는지 그 겨울속에 두고와버린, 눈속에서 마지막 탄식도 내지르지 못하고 죽어나간 전우들이 바라던 그 많은 내일을 위하여 시윤은 마지막 일격을 내질렀습니다.
이제 분명, 이 다음의 일격에 자신은 쓰러지겠죠 허세라도 폼을 잡아 보고 싶지만. 불가능하다는걸 눈치챕니다. 기껏해야 알렌 정도.. 하지만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면 그걸로 되었습니다. 내일은 무사할테니까요.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아두고, 꼴이 말이 아니네"
그런 당신들에게 어김없이 사람 속을 부득부득 긁어대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푸른색창을 억지로 쥐고, 눈 밑에 짙은 다크써클이 생기며, 다리도 후들거립니다 삼촌의 선의가 광신에 비롯되었다는 잔인한 현실을 보았지만. 현준혁은 억지로 전장에 복귀했습니다.
/// 열망자 요한 HP - 118 방어력 - 0 공격 다이스 - 50 - 100 (전체 공격 특성 ㄴ 열망자 : 요한의 모든 공격은 정신력에 데미지를 가한다 ㄴ 구원하소서 : 요한을 상대하는 정신력이 0이 된 대상은 전투불능에 빠진다 ㄴ 아뉴스데이 : 매턴 정신력이 가장 높은 대상을 지목한다. 다음턴 그 대상에게 350의 고정데미지를 가한다. 아뉴스 데이의 대상자는 공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아뉴스데이를 제거할 수 있다.
토고는 한숨을 팍 내쉬었다. 불길에 의해 땀은 흥건하고 옷도 너덜너덜하고 말이 아니었다. 토고는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죽을 것 같은 이를 쳐다보고는 쯧, 하고 혀를 내찼다. 그리고 이제와서 전장에 복귀하는 있는지도 몰랐던 준혁을 쳐다보았다. 좀 놀려줄까 하는 생각이 이와중에도 들었으나, 토고는 됐다는 듯이 방아쇠를 당겨 열망자 요한의 가슴팍을 향해 총알을 쏘아낸다.
" 서울 한복판에서 열망자가 튀어나오는게 말이 되냐? " " 예배까지 벌이면서 아주 나 잡솨주소 하는데 아무것도 못 한 게 말이 되냐? " " 요즘 편하다고 기억이 아카데미 시절로 회귀했냐? 니네 레벨 2, 3시절 할 실수를 왜 지금 하냐? " " 시민희생 어떻게 할거야. " " 아니 하.. 그래. 유찬영님도 말씀 없으셨으니. 어쩔 수 없긴 한데 " " 근데 하.. 이게 말이 되냐고 어? "
" ...아니" " 저런 녀석보다, 그 사람을 열망자로 끌어들인 놈이 있을거야. .. 난 그 녀석을 찾아내겠어 "
태식의 배려에 준혁은 고갤 저어댑니다. 이 분노와 증오의 응어리를 가지고 더 강해질겁니다. 어쩌면 자신의 가문 일인데도 열심히 도와준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를 느끼고 유해질지도 모르겠네요.
요한은.. 자신의 죽음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눈치챘습니다. 무슨 수를..어떻게든.. 하지만 그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의 신은 그에게 답해주지 않았습니다 불타는 소리와..숨소리 그것만이 요한에게 정답을 알려주었습니다. - 너는 실패했다. 라고
모두의 일격에 넝마가 되어가는 요한의 눈 앞에, 태식의 대검이 내려찍힙니다.
그들이 원하는 죽음을 주지 않겠다는 듯, 그의 몸을 불태우는 화염까지 꺼트린 그가. 조용히 그를 내려다 봅니다. 열망자 하나는 수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들이 정화랍시고 죽인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떤 사람들의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태식은 모든 열망자를 하나도 빠짐없이 죽이고자 다짐했습니다. 물론 불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
예비사제 요한이 고갤 떨어트립니다. 이로써 모든 일이 다 끝났다고 생각한 태식이..대검을 거두고 일행에게 다가가 부상자를 부축해주기 위해 다가갑니다
" 흐힛.. "
하지만, 강당 끝에서 울려퍼지는 기분나쁜 웃음소리에 다섯 모두가 요한을 바라봅니다. 요한은 불타버린 몸을 겨우 이끌고..자신의 몸에 새겨진 붉은 문장을 보여줍니다.
" 정화와 불꽃, 지혜의 신을 위하여.. "
성대가 불타 다 갈라진 목소리를 겨우 꺼낸 요한이 최후의 최후 까지 와서, 자신의 마지막 수를 꺼내 보입니다. 비록 예비사제의 후계자를 설득하지 못했고, 이곳에서 대의를 끝내지만. 자신은 정화되었다. 정화되어 훌륭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는 요한을 막기 위해, 일행이 다시 다가가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푸른 섬광과 함께, 불타버린 마루바닥에 검흔이 새겨지며, 곧 투명하고 시린 잔상이 요한의 허리를 지나 정화를 위한 문자를 베어버립니다. 요한 스스로가 베였다는 것을 눈치채기도 전에, 남자는 몸을 돌려 요한을 저 멀리 걷어 차버렸고,
뒤에서 기다렸다는 듯, 기분나쁜 검붉은색의 덩어리가 소름끼치는 곤충마냥 입을 쩌억 벌리더니 요한을 집어 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