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는 손으로 턱을 만지며 곰곰히 생각했다. 그리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울의 말은 확실히 일리가 있다는 것을.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대로 당하고만 싶지는 않았다. 은아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일단 필사적으로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라고 대답하려던 은아는 이어진 한울의 말을 듣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남자친구 행세?"
한 박자 늦게 은아의 반문이 나왔다. 은아의 눈이 들려진 한울의 새끼손가락을 향했다. 한없이 가벼워보이는 한울의 말이었지만 그 내용은 제법 설득력이 있었다. 옆에 들러붙는 날파리들이라는 표현에는 불쾌함이 은아의 얼굴에 스쳤지만. 물론 은아도 그런 여자애들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모욕적인 표현은 또 다른 문제였다. 그래도 은아는 잠시 동안 진지하게 고민했다.
"내가 정말로 상종하고 싶지 않았다면 너를 먼저 불러내지도 않았겠지."
은아는 불량한 양아치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은아는 힘이 필요했다. 당분간만이라도 자기를 지켜줄 수 있는 힘이. 적어도 은아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길러질 때까지는. 은아는 후우, 길게 숨을 내뱉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하는 법. 은아는 결심했다.
"좋아. 그러면 그렇게 하자. 너는 나의 남자친구 행세를, 나는 너의 여자친구 행세를. 그러면 서로의 목적도 충분히 이룰 수 있겠네. 쓸데없는 의심도 안 살테고."
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울의 예상이 빗나가는 순간이었다.
"말하자면 계약연애인 셈이라 이거지? 그 내용은 간단히 서로 남자친구, 여자친구인 척을 하면서 나는 너의 공부를 도와주고, 너는 나를 지켜주고. 기간은 일단 기말고사 성적이 나오는 이번 1학기 말까지. 만약 그때까지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안 나온다면 2학기로도 연장. 어때? 불만 있으면 지금 말해."
은아는 쐐기를 박듯 팔짱을 풀고 손을 내밀며 한울을 올려다보았다. 한울도 이 조건에 동의한다면 악수하라는 눈빛. 은아는 제일 중요한 계약서도 작성해야겠다고 꼼꼼히 생각했다.
은아도 한울주 마음에 드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은아도 상처 안 받으려고 차가운 척 하고는 있지만 점점 한울이에게 마음 열면 은근히 따듯해질 것 같고......그렇게 힐링빔(?)
한울이 말대로 한울이가 사준 성의가 있기도 하니까ㅋㅋㅋㅋㅋ 은아 얼마든지 괴롭혀도 된다~~ 한울이가 보여주는 타락 너무 귀여워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오히려 은아가 오락실 맛들리면 어쩌지(...) 데이트 핑계로 공부하고 오락실 가자고 먼저 제안하고ㅋㅋㅋ 한울주가 보고싶다고 하니 나중에 꼭 보여주겠습니다.
은아 밤에 도대체 뭘 했길래 못 잤냐고 잔소리 하면서도 쉬는 시간에는 한울이가 잘 수 있게 해주겠지. 애들이 오려고 그러면 얘 자게 냅두라고 한울이 지켜줄지도~~
의외로 쉽게 제 말에 동의하는 것에 한울의 눈에 흥미가 스쳤다. 계약연애라는 말을 꺼내는 것에 한울은 하하 웃음을 흘렸다. 일이 재미있게 흘러갔다. 당분간 자숙하는 시간 동안 꽤나 재미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지금의 결정이 눈 앞의 여자애에게 과연 좋은 결정일까. 한울은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했다. 차라리 괴롭힘을 견디는 쪽이 나을지도 모른다. 계약 연애가 진행되는 그 순간에는 잠깐 괴롭힘을 피할 수 있겠지. 하지만 계약이 끝나고 나면? 이 여자애는 이전보다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건 한울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기도 했다.
게다가 자신과 같은 양아치에게 계약이라고 해도 그게 과연 어떤 소용이 있다는 것인가. 구두 계약이라고 하면 그저 모르는 채 하면 되는 것이고 계약서를 쓴다고 한 들 그게 어떤 법적인 효력을 가지겠는가. 눈 앞에 이 여자애는 자신이 그런 계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불만 없어. 이걸로 계약 채결이네. 오늘 부터 1일인 건가?”
한울은 기꺼운 표정으로 은아의 손을 잡았다. 제 손이 커서인지 맞잡은 손은 꽤 작은 느낌일까. 담백하게 악수를 하고 손을 떼며 묻는다.
이렇게 한울이는 은아에게 감기게 되고.......(예정된 미래) 한울이 초반에 은아한테 못대게 굴어서 후반에 후회물 찍게 하고 싶다 ㅋ.ㅋ.ㅋ.ㅋ.ㅋ.....
은아가 오락실 맛들리는 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 일진 애들 많아서 발걸음도 안하던 매점이나 오락실이나 그런 곳에 당당히 자주 가게 되는 정은아 씨...... 은아가 싫어할만한 행동 머릿속으로는 엄청 생각나는데 실제로 하면 한울이 후회물 찍어야 할 것 같아서 갈등중이야 ㅋ......
쉬는 시간에는 자게 해주는 은아 ㅋㅋㅋㅋㅋㅋㅋ 수업시간에는 얄짤 없겠지. 한울이 내가 이러려고 계약연애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지금 이 순간의 결정이 과연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은아는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은아는 기필코 좋은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어차피 지금 이대로는 또다시 끔찍했던 작년의 반복이었다. 그러니 은아는 뭐라도 시도해서 다른 방안들을 더 찾아낼 생각이었다. 어차피 한울이 옆에 있어줘도 혼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테니까. 그래도 적어도 당분간 방해는 사라질 터였다.
"좋아. 그럼 이걸로 계약은 성립되었어. 나중에 서로 모르는 척 하거나 하지 않게 계약서도 작성하자고. 오늘부터 1일...."
은아는 어이가 없어 말을 멈추었다. 설마 제 첫 연애가 이런 식이 될 줄이야.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짜. 더군다나 상대는 쉽게 믿기 어려운 양아치였다. 은아는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맞잡아준 한울의 손은 꽤 큰 편이었다. 은아도 담백하게 악수를 하고 손을 내렸다.
"알고 있네? 모를 줄 알았는데. 맞아, 난 정은아. 넌 이한울. 맞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은아도 확인 차 되물었다.
"그래.... 그러고 보니 계약연애를 하게 되면 서로 어느 정도 알아가는 것도 필요하겠네."
은아는 손으로 턱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이름, 핸드폰 번호,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등과 같이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 정도는 알고 있는 편이 의심을 덜 사는 것은 당연했다. 은아는 또 헷갈리는 게 있으면 물어보라는 눈빛으로 한울을 올려다보았다.
은아는 입가에 미소를 단 한울을 빤히 쳐다보았다. 쟤는 뭐가 저렇게 웃길까? 계약연애를 하게 된 이 상황이 재밌나? 하긴. 쟤는 그럴지도 모르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은 것 같고 지금까지 여자친구도 자주 바뀌었을텐데, 나 같은 범생이는 쟤도 처음일테니 재밌겠지. 은아도 물론 진지해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은아는 여자친구 행세를 하더라도 한울에게 놀아나지는 않겠다고 결심했다.
"..아."
한울이 휴대폰을 내밀자 은아의 눈이 다시 동그랗게 떠진다. 어떻게 알았지? 내 생각을 읽었나? 그러나 은아는 재빨리 표정을 되돌리고 휴대폰을 받아들었다. 은아의 손가락이 번호를 입력하고, 은아는 다시 한울에게로 휴대폰을 내밀었다. 그리고 자신의 휴대폰이 울리자 은아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귀여운 토끼 캐릭터가 있는 분홍색 케이스가 끼워진, 유행이 좀 지난 휴대폰이었다.
은아는 한울의 번호를 저장하려다 이름에서 멈칫했다. 은아의 손가락이 '이한울' 을 쓰고 지웠다. 그리고 머뭇거리다가 '남자친구' 라고 쓰고 고민했다. 은아는 천천히 휴대폰을 두드렸다. 간신히 두 자를 지워 '남친' 이라고 저장한 은아는 휴대폰을 얼른 주머니에 넣었다. 괜스레 이상한 기분이었다.
"걱정 마. 남들 앞에서는 제대로 여자친구 연기 해줄테니까. 그리고 어차피 다들 날 이런 딱딱한 성격으로 알고 있는데, 뭐."
쌀쌀맞은 척은 은아가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은아의 진짜 성격은 그렇지 않았지만서도. 은아는 교실 쪽으로 향하는 한울을 따라 걸어갔다.
"그리고 얼마나 알고 있느냐도 중요하지. 너 방금 내 이름 물어봤던 거, 안 잊었지? 그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함이야."
그것도 남들 앞에서 그러면 더 큰일이었다. 은아는 우선 교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물어보자고 생각하며 남들에게는 들리지 않게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은아는 한울에게 맞춰 총총총 걸어갔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 그래. 너의 취미나 특기에는 뭐가 있어? 좋아하는 거나 싫어하는 것도 좋고. 사귀기 시작했다면 기본적인 취향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어?"
제대로 사귄 거 맞냐는 물음에 한울은 푸핫, 웃음을 내뱉었다. 웃긴 이야기를 들었다는 반응이었다.
"너는 나한테 제대로를 바라는 거야? 이야. 이거 기분 좋은데? 그정도 기대는 있었다는 건가. 사실 이런 제안을 하는 나나 그 제안을 받아들인 너나 제대로는 아닌 것 같긴 한데 말이지."
제대로 라는 말과 자신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는 듯한 느낌이 드는 말이었다. 하긴 한울은 제대로 살지 않았다. 제대로 라는 말을 가져다 붙이기에는 그는 너무 막 살았다. 그렇지 않으면 이 학교에서 은아가 알 정도로 유명해지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잠시 말을 잃었다가 들려오는 쌀쌀맞은 말에 한울은 작게 목을 울리며 웃었다. 그런 반응을 기대했다는 느낌이기도 했고 뭐 틀린 말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도도한 은아의 말에 한울은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휘파람을 불었다.
"나중에 딴 말 하지 않기."
작게 웃음을 흘리며 어느새 도착한 교실의 문을 열었다. 뒷문을 열고 들어왔음에도 들어온 사람 두 명 중 한 명이 한울이라는 점과 같이 들어온 이가 은아라는 점에 시선이 자연히 꽂혔다. 떠들썩한 노는 애들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원래 그들의 자리가 뒷문 쪽에 가까운 자리를 선호하지 않던가.
"한울~ 어디 갔다와?" "점심 먹고 어딜 다녀 온 건데? 한참 안 보이더니."
그런 물음에 한울이 별 것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아, 잠시 일이 있어서. 참고로 오늘부터 나 얘랑 사귀기로 했으니 앞으로 내 여친한테 잘 해라."
그러면서 한울은 그의 앞에 은아를 세웠다. 순간 교실 내에 침묵이 흘렀다. 한울이 던진 말에 대해 잠시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정도로 충격이 큰 말이었고 침묵은 어느새 사라지고 웅성웅성 소란이 일었다.
"뭐, 라고?" "진심?" "한울아!"
마지막은 여자애의 외마디 비명같은 말이었다.
"아, 정리하자면 내가 고백했고 이유는 얘가 예뻐서. 질문 안 받는다. 그렇지, 은아야?"
한울이 조금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거의 뒤에서 은아의 어깨를 끌어안듯이 한 것으로 보아 이걸 위해서 방금 그런 질문을 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한울이 말을 은아에게 돌리자 교실 안의 경악어린 시선이 은아에게로 향할 것이었다.
아마 자신에게 제대로를 바라지 말라는 말의 뜻을 이제 이해할지도 모르겠다. 넌 사람 잘못 골랐어.
/ㅋㅋㅋㅋㅋㅋ....... 은아 계약 연애 시작한 지 10분도 안되어서 후회할 각. 불편한 부분 있으면 이야기해줘 수정해올게.
".....하아... 아니다. 됐어. 그래도 우리가 약속한 이 계약은 확실히, 제대로 이행해. 이건 서로의 목적을 위해서이기도 하니까."
은아는 제대로라는 말을 붙인 자신이 바보라고 생각하며, 결국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래도 서로의 목적이 걸려있으면 좀 달라지겠지. 아니다, 내가 두 눈 크게 뜨고 감시해야지. 은아는 머리가 지끈거림을 느꼈다.
"걱정 마시지."
은아는 질 수 없는지 도도하게 답했다. 그것이 이윽고 어떤 형태로 나타나게 될지도 모르고.
한울과 대화같지 않은 대화를 하다보니 어느새 교실에 도착했다. 교실의 뒷문이 열리자 자연스레 다른 아이들의 시선이 꽂혔다. 은아는 그 시선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받아온 그 시선들에 좋은 의미는 없었으니까. 어차피 은아는 당분간 이 계약연애에 대해서 숨길 생각이었다. 그래서 한울을 모르는 척 지나쳐 먼저 자리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래, 분명 그랬다. 한울이 제 앞에 자신을 세우기 전까지는.
".....?!"
침묵, 충격, 소란. 반 아이들의 반응은 은아도 마찬가지였다. 은아는 소란 대신 놀람과 당황이었지만. 한울이 아예 뒤에서 어깨를 끌어안자 은아는 그제야 한울이 던졌던 질문의 의미를 눈치챌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그러나 은아는 감정을 숨기는 것만큼은 잘했다. 은아는 재빨리 표정을 태연하게 바꾸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경악어린 시선들을 받아냈다.
"응, 한울아. 오늘부터 우리 사귀기로 했고, 그 외에는 모두 한울이 말대로야. 질문해도 대답 안 해줄 거니까 질문은 안 받을게."
은아도 자연스럽게 한울에게 맞춰주었다. 은아는 처음으로 사근사근히 한울의 이름을 부르며, 미소 짓는 얼굴로 한울의 품에 머리를 약간 기대기까지 했다. 사람을 잘못 골랐다.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면 차라리 뻔뻔하게 나가야 했다. ....사실 에라 모르겠다에 더 가까웠을까.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사람의 폭탄선언. 교실 안의 경악과 소란이 더 커진 것 같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후회해도 이미 계약은 성립되었지~~ 불편한 부분 없었으니 괜찮아! 한울주 전개 재밌어서 흥미진진해ㅋㅋㅋㅋ
은아가 태연하게 받아내자 한울은 목을 울리듯 작게 웃었다. 꽤나 이 상황이 재밌었다. 은아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원래 뭐든 제멋대로 하는 것이 자신이 아니었던가. 그저 최근에 있었던 일들 중 가장 유쾌한 일이었다.
눈 앞에 있는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문이 막힌 것을 보고 있으니 그것도 우스웠다.
“자자, 다음 수업 준비 해야 하지 않겠어? 비켜, 비켜.”
한울이 손을 앞으로 내저으며 말하자 얼떨결에 앞을 막고 있던 이들이 길을 터주었다. 얼른 빠져나가자는 듯이 은아의 등을 살짝 밀었다. 은아가 자리로 향하면 한울은 그 뒤를 따를 것이었다. 뒤에서 “언제부터 수업 준비 했다고”하는 말이 따라오자 한울이 뒤를 돌아보면서 “진짜 뒤진다?” 하고 장난치듯 말하는 것이 따라 들릴 것이었다.
그리고 은아의 자리에 도착하면 한울은 은아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에게 말할 것이었다.
“방금 내가 한 말 들었지? 나 은아랑 사귀는 거. 나 여자친구랑 같이 앉고 싶은데 나랑 자리 좀 바꿔 줄래?”
마치 자리를 맡겨둔 것마냥 자연스러운 태도였다.
/애가 캐릭터성이 별나서 혹시 일상 중에 불편한 부분이 나올 수도 있으니 있으면 꼭 이야기해줘. ㅋ.ㅋ.ㅋ.ㅋ…… 한울이 굴리기 꽤 어려운 캐릭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에서는 아까부터 계속 한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쟤는 도대체 지금 이 상황의 어디가 재미있는 걸까. 이 모든 것들이 다 그냥 놀이로 보이나? 은아는 눈 앞에 있는 학생들이 놀란 얼굴로 아무 말도 못하는 모습을 보고도 웃을 수가 없었다. 엎질러진 물.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앞으로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고 있는 것은 결국 은아 뿐이었다.
한울이 등을 살짝 밀면 은아는 얼른 제 자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래, 일단 자리로 돌아가서 천천히 생각해보자.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지. 그러나 은아는 이상함을 느꼈다. 왜 이한울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계속 뒤에 따라오듯 들려오는 거지...?
아닐거야, 아니겠지 하는 은아의 바람이 무색하게, 자리에 도착하면 한울은 자연스럽게 은아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남학생에게 또 부탁 아닌 부탁을 말했다.
"어..어... 아, 응! 물론이지...!"
남학생은 허둥지둥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아마 이 교실, 더 나아가서 이 학교에서 한울의 부탁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이었다. 부탁이 아니라 협박처럼 느껴졌으니까. 남학생은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은아의 옆을 스쳐지나가며 은아를 힐끔 보았다. 그 시선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었으려나. 차마 남학생을 볼 수 없어 시선을 피한 은아는 그것을 알 자신이 없었다.
".....같이 앉게 되어서 참 기쁘네, 한울아."
자리에 앉은 은아는 한울을 돌아보며 싱긋 웃었다. 차라리 이렇게 된 거, 은아는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바로 옆에 있으면 어디로 튀어나갈지 모르는 한울을 감시하고 막기도 편할테니까. 은아는 자연스럽게 한울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방금 전 한울의 행동에 대한 반격이기도 했지만, 한울이라면 은아의 손에 묘하게 힘이 빡 들어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분노의 항의를 꾹꾹 눌러담듯. 그러나 은아의 표정만큼은 정말 태연하도록 온화했다.
"자, 그럼 우리 같이 수업 준비 해볼까?"
/그런 부분이 나오면 이야기할테니 걱정 마~~ 한울이 캐릭터성 충분히 매력적이라 은아주는 괜찮은데 한울주가 안 괜찮아 보여서 걱정이네..........ㅋㅋ큐ㅠㅠ
응응 꼭 이야기해 주기야. 그거 외에도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참지 말기. 나도 물론 이야기할테니까 말이야~ 매력적이게 봐줘서 고맙다구~ ㅋㅋㅋㅋㅋㅋ 방금은 좀 오버해서 말한 거지 나도 한울이 굴리는거 너무 재미있어 하는 중이야. 이런 캐릭터는 아무래도 다인 스레에서 굴리는 거 어렵기도 하고~ 자려고 누워서 답레는 내일 쯤 이어올게~ 일상 넘 재밌다 ㅋㅋ큐ㅠㅠㅠ!
응응 한울주도 꼭 이야기 해주기야.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편하게 말해주기. 그런고로 은아주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한울이가 너무 좋아(뻔뻔)ㅋㅋㅋㅋㅋㅋ 한울주도 재미있어해서 정말 다행이야. 걱정했는데.. 일댈은 다인 스레에서 굴리기 어려운 캐릭터도 마음껏 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나도 그럴테니 한울주도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았으면 해! 답레는 느긋히 줘도 ok~ 나도 일상 넘 재밌어ㅋㅋㅋㅋ 한울이랑 은아 서로 하나도 안 맞는 것 같은데도 또 은근히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은아가 엄청 마음에 드네ㅋㅋㅋ 똑부러지고 기도 센게 한울이를 잘 휘어잡고 살 수 있겠어(김치국) 아 진짜 일상 굴리면서 생각했지만 나도 은아주 생각처럼 하나도 안 맞는데 은근 잘 맞는 두 사람 넘 귀엽고 잘어울린다고 생각해ㅋㅋㅋㅋㅋㅋ 은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한울이가 은아에게 감기는 미래밖에 떠오르지 않아. 이게 바로 배틀노말인가....(맛있음)
ㅋㅋㅋㅋㅋㅋㅋ남들이 보기에는 은아가 한울이한테 휘어잡히는데 실제로는 한울이가 은아한테 휘어잡히는 거냐고ㅋㅋㅋㅋㅋ 우리 귀여운 제멋대로 한울이를 대하려면 은아가 강해져야 했다..() 한울주도 같은 생각 했구나! 맞아 두 사람 넘 귀엽고 잘 어울려ㅋㅋㅋㅋㅋ(은아: 대체 어딜 봐서요????) 배틀노말....(맛있음222) 한울이가 은아에게 완전 둘둘 감기게 해버려야지(?) 아 갑자기 한울이 이상형 궁금해졌어ㅋㅋㅋㅋ 한울이의 화려한 전여친 경력도(?)
한울이의 이상형. 화장기 없는 단정하고 청순한 미인형, 키는 너무 작지 않는 게 좋고, 외유내강형 스타일. 한울이는 모르겠지만 오너로 보기에 한울이는 음지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양지에서 햇살같은 이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어. 일단 과거사의 영향으로 인해(...) 아무리 생각해도 과거사 매운맛....;(나중에 드러났을 때 별거 없을수도 있지만) 전여친 경력은 중학생 때 첫 여친이 고등학생 일진녀였는데 그 때 좀 심하게 잡혀서 된통 당한 것도 있었고 이후에는 자기 좋다는 여자애들 가리지 않고 사귀곤 했는데 보통 한울이를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다 날나리들 뿐이라서 한울이가 여자들에게 애착을 갖지 못하는 편이었지. 그러다보니 여자 쪽에서 지쳐서 떨어져나가고 그런게 반복되는 느낌? 계약연애를 한 것도 개과천선보다는 여자들이 꼬이는 게 싫어서가 강한 상황이야 지금으로서는
한울이 이상형 너무....너무 은아 비슷한데?ㅋㅋㅋㅋㅋㅋ 의외라서 놀랐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그게 매운 과거사 때문이라니ㅠㅠㅠㅠㅠ 별거 없을리가 없어....우리 한울이 이야기에 별거란 없다ㅠㅠㅠ 은아가 얼른 쌀쌀맞은 척 벗어나서 양지의 햇살이 되어 힐링빔을 쏘아야.... 중학생 한울이 안타까워서 어떡하지.....ㅋㅋㅋ큐ㅠㅠㅠ 건강한 연애를 해본 적이 없구나. 그런 상황이면 여자들에게 정 다 떨어질 것 같기는 하네...
은아의 이상형은 일단 자기를 외롭게 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자기를 지켜줄 수 있고, 언제나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 약자들에게도 친절한 사람 등. 외모적으로 보면 키가 크고 웃는 얼굴이 예쁜 미남.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좋아할 것 같아.
ㅇ..... 그래서 내 말이 은아에게 감기는 미래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 일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아마 은아를 괴롭히면서도 챙겨주고 밀어내면서도 맴도는 그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고....? 계약연애를 한 것도 한울이는 자기 혐오가 있어서 자신이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날 수 있을리 없다고 생각해서 이런 제대로 되지 않은 연애가 아니면 은아같은 제대로 된 사람하고 사귈 수 없을 거라는 무의식의 영향도 있고.
은아 이상형은........ 외모적으로는 가능한 것 같습니다만 일단 한울이의 개과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흐릿)
ㅋㅋㅋㅋㅋㅋㅋ은아가 예뻐서 고백했다는 거짓말이 사실은 예쁘긴 했던 건가!(?) 한울이 역시 자기 혐오가 있었구나. 흡연이나 술이나 싸우는 거나 다 그거 연장선 비슷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하긴 했었는데.....한울이 무의식 너무 슬프잖아ㅠㅠㅠㅠㅠ 은아가 한울이의 자존감을 채워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은아도 그런 한울이를 보면 그냥 두지는 못할거야. 한울이 옆에 계속 있어주지 않으려나. 괜히 이런저런 말도 걸고.
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런데 또 혹시 몰라! 한울이가 은아의 이상형을 개조시킬지도(?)
ㅋㅋㅋㅋㅋㅋ 어느정도 이유로 타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거니까 말이야. 보통 남자애들이 예쁘다 라는 말에 무조건적으로 수긍하기도 하고. 매운맛 과거사 때문에 한울이의 자기혐오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 만들어지게 되고....() 역시 연민이 연심이 되는 작전을 펼칠 수밖에 없나! 라고 하기엔 한울이가 은아를 많이 괴롭게 할 것 같으므로()ㅋㅋㅋㅋㅋㅋ 일단 오너로서는 너무 재미있지만. 지금 당장 흘러가는 일상도 은아의 이마를 팍팍 때리게 하는 전개. 아주 맛있다....
(납득)ㅋㅋㅋㅋㅋㅋ 대신 한울이를 좋아하던 여자애들은 시기 질투가 더 심해지겠지....(흐릿) 한울아.....ㅠㅠㅠㅠㅠㅠㅠㅠ 은아주가....은아주가 잘못했다..!!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책임지고 은아가 힐링시켜서 자기혐오든 자기파괴든 다 없애버릴거야.... 연민이 연심으로ㅋㅋㅋㅋㅋ(맛있음) 나도 은아는 괴롭지만 오너로서는 너무 재미있고 맛있어! 이미 한울이의 삼진아웃부터 은아는 이마 팍팍 때리기 일보 직전이었지만ㅋㅋㅋㅋㅋ 지금은 은아가 자기 이마를 때리지만 나중에 둘이 친해지면 한울이 이마도 팍팍 때려보고 싶고(?)ㅋㅋㅋㅋ
협박이든 부탁이든 어쨌든 제 말을 들어주는 남학생의 등을 몇 차례 두드려주며 한울은 그가 짐을 챙겨 자리를 뜨자 한울은 천연덕스러운 태도로 자리에 앉았다.
“응, 그러게.”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은아를 보며 한울은 꽤나 이 상황이 재미있었다. 억지로 그렇게 말하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기도 했고. 게다가 은아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아오며 꽉 쥐는 게 아무래도 이 상황에 대해 불만이 가득한 모양이었다. 그와 반대로 표정이 온화한 것이 참 웃겼지만.
“수업 준비라…. 어떻게 하는 거더라.”
하며 한울은 딴청을 피운다. 가방도 없는 것이 오늘 그냥 정말로 몸만 출석한 모양이었다.
/ㅋㅋㅋㅋㅋㅋ 한울이의 어그로성 발언이었던 것이려나. 한울이 아마 은아 뒷목 많이 잡게 할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 은아주가 재미있다니 다행이야 나만 재미있으면 안 되는 거니까 말이야 ㅋㅋㅋㅋ 둘이 친해져서 한울이 이마 팍팍 때려버리자~!
한울은 이 상황이 재미있기만 해보였다. 이게 웃기냐? 어? 웃기냐고! 은아는 온화한 표정으로 속으로만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 분노와 불만을 꾹꾹 담아 한울의 손을 꽉 잡아도 한울은 아파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악력 연습 해놓을 걸.... 은아는 때 늦은 후회를 했다.
".....내가 도와줄게."
은아는 잠시 말을 잃었다 다시 싱긋 웃었다. 딱 보아하니 정말 말 그대로 몸만 등교한 건가. 은아는 빠르게 상황을 판단했다. 몸이라도 여기에 착실히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려나. 은아는 한울의 손을 놓고 제 책상 서랍에서 새 스프링 노트 한 권을 꺼냈다. 그리고 필통을 열어 끝에 토끼 얼굴이 달린 분홍색 볼펜 하나도 꺼냈다. 은아는 한울의 앞에 손수 노트를 펼쳐주고 볼펜을 내밀었다.
"자. 한울이 너 줄게.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중요한 내용들을 필기하는 거야. 교과서는 내 거 같이 보자. 알았지?"
한울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깜찍하고 귀여운 볼펜. 한울이 은아를 괴롭혔으니 은아도 챙겨주면서도 슬며시 반격을 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에는 가방, 필통, 필기구, 교과서 모두 꼭 챙겨오기. 물론 여자친구가 준 것들도 꼭 챙겨와야 해?"
은아는 다음에 확인하겠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그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지? 좋아, 어디 해보자고. 나만 사람 잘못 골랐냐? 너도 사람 잘못 골랐어!
은아가 손을 놓자 한울은 손을 좀 쥐었다 놨다 하다가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양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한울에게는 조금 작아보이는 의자에 기대듯 앉아있는 모습은 꽤나 삐뚜름한 양아치의 그것이라 영 개과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시선은 은아를 향하고 있다는 것에 안도해야 할까.
은아가 새 노트와 토끼 얼굴이 달린 귀여운 볼펜을 꺼내는 것을 지켜보다가 자신에게 건네자 한울은 은아의 볼펜을 받았다. 오, 하는 소리와 함께 볼펜을 위로 올려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은아를 보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귀여운 거 좋아하나 보네?"
중요한 거 필기하라고, 교과서는 같이 보자고 하는 말은 귓등으로 듣는지 대답은 안하고 괜한 소리를 묻는다. 높이 들어올려 살피던 손을 내려 책상 위에 올려두고 펜을 돌리기 시작하는 태도가 참 성의가 없다. 펜이 현란하게 돌아가는 것과는 별개로...
"흐음.... 그거 다 없는데."
한울이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가 은아를 바라봤다.
"가방은 뭐 아무거나 가져온다고 하면 상관없지만 나머지는 하나도 없어."
작게 웃으며 하는 말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다.
/한울이 은아 뒷목 많이 잡게 할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이마 맞아주기는 일단 친밀도에 따라 다를 것 같고...? ㅋㅋㅋㅋㅋㅋ
삐뚜름하게 앉아있는 모습은 정말 완벽한 양아치였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은아는 그나마 한울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에 일단 만족하기로 했다. 어쨌든 제 말을 듣고는 있다는 거니까.
"아니야. 그거 우연히 얻은 거야."
은아는 움찔하면서도 바로 아니라고 대답했다. 우연히 얻었다기에는 꽤나 좋아보이는 그 볼펜은 은아가 문구점에서 귀여움에 못 이겨 직접 구매한 것이었다. 한울에게는 비밀이지만. 자신이 자주 사용했던 귀여운 볼펜이 한울의 큼직한 손에서 현란하게 돌아가자 은아는 괜스레 이상한 기분이었다. 쟤는 저 볼펜을 쓰는 게 창피하지도 않은 건가.... 이윽고 한울의 말이 들리자, 은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선을 들어올렸다.
"뭐?"
은아의 얼굴에 어이없음이 드러났다. 은아는 다시 이마를 팍팍 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냈다.
"그러니까 필통, 필기구, 교과서 다 없다는 거지?"
이미 들어서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또 묻는 것은 현실부정에 가까웠을지도. 그러나 은아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지금 나는 얘의 여자친구다, 여자친구다.... 은아는 스스로를 세뇌시켰다. 그리고 표정 관리를 했다.
"교과서는 같이 담임 선생님께 부탁드리러 가자. 그러면 남은 걸 구할 수 있을 거야. 나머지들은.... 그래! 같이 사러 가자. 내가 골라줄게, 한울아. 시간 언제 괜찮아?"
문구점에 가서 한울과 안 어울리는 귀여운 것들로 도배를 해버리겠다고 생각하니 은아는 기분이 좋아져 싱글벙글 웃었다. 그래도 이것도 계약의 일부이기는 했다. 은아는 한울의 공부를 도와주겠다고 했으니까. 그래서 은아는 제 말이 데이트 신청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그래도 아직까지는 뒷목이 아니라 이마 팍팍 수준이래~~ 친밀도 올라가면 맞아준다는 거지? 한울이 딱 기다려 은아가 친밀도 최고로 올려버린다ㅋㅋㅋㅋㅋ
"우연히 얻었다는 건 선물 받은 거라거나 주웠다는 것 같은데, 그럼 선물 받은 걸 나한테 선물해준 걸려나 아니면 주웠는데 주인을 찾아주지 않은 걸려나."
눈치 빠른 한울은 왠지 은아가 제가 사 놓고는 거짓말 하는 것 같아서 은근히 떠본다. 선물 받은 걸 남에게 주는 사람도, 주운 물건을 마음대로 사용할만한 사람도 아닌 것처럼 보였기에 그 말은 놀리는 투에 더 가깝기도 했다.
자신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자 충격을 받은 얼굴에 한울이 큭큭 웃었다. 금새 표정관리를 하고 온화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것도 웃겼다. 은아가 그러면 그럴 수록 그 표정을 깨뜨리고 싶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게다가 교과서도 같이 받으러 가고 문구도 사러 가자는 그 말에 흔쾌히 대답했다.
"나는 오늘도 상관 없는데. 남는 게 시간이라."
한울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었다. 자신에게 공부를 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사람을 보니 꽤나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하나. 뭐, 아직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방금 말했던 것처럼 자신의 시간은 한없이 풍화해가기만 할 뿐이었으니까. 무언가를 이루려고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는 게 언제쩍 이야기였나 가물가물했다.
이라고 말을 하는 모습은 전혀 실망한 표정은 아니었다. 속으로 이런 거 좋아하는 구나, 하고 생각했을 뿐. 어쨌든 눈 앞에 노트와 펜이 생겼다. 뭔가 꽤나 본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아의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겠지만서도 한울에게는 이런 것들이 굉장히 오랜만이기도 했고 참, 기분이 묘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그래."
답을 했음에도 못 믿겠다는 듯이 손가락을 걸라고 하는 태도에 한울은 픽, 웃음을 흘렸다.
"이런 거 너무 어린애스러운 거 아냐?"
라고 하면서도 순순히 손가락을 걸어준다. 그리곤 몸을 돌려 제 무리가 있는 쪽을 보더니 대뜸 "야, 나 오늘 피씨방 안 간다"하고 선언하는 게 아닌가. 한울이 있던 쪽에 애들이 한울의 자리로 자리를 얼떨결에 옮기게 된 남학생에게 시비를 걸던 중 한울의 말을 듣고 "에엥, 왜?" 하고 반응을 보이자 한울은 씩 웃으며 "데이트."라고 짧게 이야기 할 것이었다. 무리의 몇 명은 놀리는 듯한 야유나 환호를 보내고, 장난 섞인 미친 거 아니냐는 말이나 쟤 왜 저러냐는 반응이 나왔다. 무리 속의 여자애들 몇 명은 은아를 향한 매서운 눈빛을 보낼지도 모르고.
대충 손을 휘저어 그만하라는 제스춰를 취하는데 이내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렸다. 삼삼오오 몰려있던 이들은 자리로 돌아가고 몇 명은 선생님이 올 때까지 계속 떠들고 있겠지만서도.
은아도 방긋 웃으며 말하지만 당연하게도 연기였다. 그래도 완전히 거짓만은 아니었다. 문구점 가면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한울에게 정말 선물해줄 생각이기는 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 것도 은아의 선물, 후의 것도 은아의 선물이었다.
"그래도 이러는 게 더 믿음직스럽잖아?"
"그리고 네가 주머니에서 손도 안 빼니까." 하고 말을 덧붙이며, 은아는 한울이 걸어준 손가락을 위아래로 살짝 흔들었다. 약속을 하고 손가락을 풀어주던 은아는 이윽고 한울의 선언에 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데이트?! 그러고 보니 이거 데이트처럼 되어버렸네?!' 부터, '남는 게 시간이라면서 선약이 있었어?!' 까지. 그러나 다른 애들이 눈치채기 전, 은아는 재빨리 다시 표정 관리를 했다. 특히 매서운 눈빛을 보내는 여자애들에게는 더욱 질 수 없었다.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는데? 난 너희들에게 잘못한 거 없어. 그러니까 그런 눈빛들을 받아야만 하는 이유도 없다고. 책상 아래, 무릎 위에 올려진 은아의 손이 강한 척 주먹을 꽉 쥐었다.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리고, 은아는 후우, 숨을 길게 내뱉었다. 그리고 선생님이 오기 전, 은아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한울을 째려보며 한울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였다. 아까부터 계속 상의도 없이 폭탄선언을 하는 한울에 대한 불만을 꾹꾹 눌러담아서.
"야, 이한울. 너는 둘만의 비밀이라는 것도 없어? 그리고 오늘 선약이 있다는 말은 안 했잖아? 남는 게 시간이라며, 너."
미안하지도 않으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말에 한울은 픽 웃고 말 뿐이었다. 이러는 게 믿음직스럽다는 그 말에 동의하지는 않는 듯 흠, 하는 소리를 내었지만 딱히 말을 잇지는 않았다. 은아가 보기엔 자신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것이 아무래도 싫었던 모양이었다. 손가락이 풀리고 한울은 저 멀리의 무리와 대화를 하면서도 은아의 반응을 계속 살피고 있었다. 주먹을 꽉 쥐었다가 이후 점심시간 종이 울려 숨을 휴, 내쉬는 것까지.
"비밀이랄 게 있나? 게다가 선약 아닌데. 남는 게 시간인 것도 맞고."
자신에게 속삭이는 은아의 말에 맞춰 한울도 은아에게만 들리도록 속삭였다. 비밀이라는 건 계약 연애 부분이지 다른 건 아니지 않나 싶었고, 피씨방 가는 건 맨날 가던 곳이니까 가는 것이지 미리 약속을 해둔 것도 아니었고, 한울에게는 그저 모든 것들이 시간 떼우기에 불과했으니 남는 게 시간인 것도 맞았다.
소문은 무서운 거라며 이야기하는 은아를 보며 한울은 느긋한 미소를 그려내다가 이번에는 몸을 좀 가까이 붙여 은아의 귓가에 나직한 목소리로 말할 것이었다.
"계약 기간 동안은 그 소문이라는 게 널 지켜줄 테니까. 내가 옆에 없더라도."
그 말만 남기곤 은아에게서 떨어졌다. 은아는 어떻게 느낄지 몰라도 한울은 착실히 계약을 이행 중이었다. 선전포고를 하고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고 데이트를 한다는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은아는 잘 모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울을 아는 이들이 보면 쟤가 왜 저러나 싶을 정도일 터였다. 여자친구를 사귀어도 데이트를 한다거나 챙겨준다거나 간섭을 허용한다거나 하는 게 일체 없었던 이가 갑자기 그렇게 행동한다는 건 나름 그 상대방이 특별한 존재라는 걸을 더욱 부각하는 것들이었으니까. 하긴 그렇게 소문이 나야 자신이 더 편해지기도 했고.
은아에게서 웃음소리가 들리자 한울도 자신이 한 말에 자기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부정하지 않고 피식 웃었다.
"뭐어....."
데이트 아닌 데이트가 끝나면 다시 피씨방으로 갈 지도 모른다는 말은 굳이 붙이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을 적고 지워버리는 은아의 모습을 보면서도 그저 흐음, 소리를 내며 의뭉스러운 태도를 보일 것이었고.
은아는 멍한 얼굴로 한울을 바라보았다. 거리가 가까워지고 귓가에 나직하게 들려오는 목소리는 괜스레 은아의 몸이 움찔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울은 장난을 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오히려 계약을 착실히 이행하는 쪽이었을지도. 은아가 걸었던 조건은 자신을 지켜달라는 것이었으니까. 그것을 이런 식으로 들어준다, 이거지?
은아는 헛웃음을 흘렸다. 양아치, 소문. 가장 싫어하던 것들이었지만 이제 그것들을 이용하고 그것들에게 기대게 된 자기 자신의 모습이 참 아이러니 했다. 복잡한 감정을 느낀 은아는 잠시 손으로 눈과 이마를 짚었다, 머리카락을 목 뒤로 쓸어넘겼다.
"그래도 너무 개인적인 것들까지는 남들에게 말하지 않기로 해. 필요 이상의 과도한 소문이 돌면, 계약 기간이 끝났을 때 너에게도 나에게도 좋을 건 없을테니까."
은아도 한울에게 가까이 붙어서 들릴듯 말듯 속삭이고는 다시 떨어졌다. 그래도 은아는 생각보다 한울이 믿음직스러울지도 모른다고도 생각했다. 머리도 꽤 잘 돌아가는 것 같고, 나름 순순히 계약을 이행해주려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한울은 의뭉스러운 구석이 있었으니까. 그래도 한울의 노트 한 구석에 적었다가 지워버린 고마운 마음은 진짜였다.
이윽고 선생님이 들어오면 은아의 눈은 선생님에게로 고정되었다. 수업이 시작되기 직전, 미소 띈 얼굴로 한울을 보며 "수업 열심히 듣자." 하고 응원처럼 입 모양으로 말해주기도 했지만. 수업이 시작되면 은아의 눈빛이 달라지며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래도 가끔씩 잘하고 있나, 한울을 힐끔 살펴보기도 했다.
한울주도 좋은 밤이야~ 난 하루 잘 보냈어! 맛난 것도 먹고~~ 한울주도 하루 잘 보냈어? 첫 일상ㅋㅋㅋㅋㅋㅋ 한울이가 의외로 다정(?)하고 순순히 공부하려는 것처럼 잘 따라와줘서 은아도 엄청 쌀쌀맞게 나오지는 않고 있어ㅋㅋㅋㅋ
고백 너무 많이 받아온 인기쟁이 한울이.....친밀도 높은 상태로 고백 받았을 때 반응 너무 궁금하고ㅋㅋㅋㅋㅋ 현 직업 양애취에서 바꾼 직업 일진ㅋㅋㅋㅋㅋㅋㅋ 은아 뒷목 잡고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엇 한울이는 꿈이 없는 거야? 은아의 꿈은.... 대학도 대학이지만, 일단 괴롭힘 같은 거 하나도 없이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는 거려나. 장래희망적으로는 공무원? 이지 않을까 싶고?
한울이는 물웅덩이 때문에 신발 젖는 거 상관 없는 거냐고ㅋㅋㅋㅋㅋㅋ 은발 청안에 상냥하고 모범적인 한울이???(이것도 취적)(?) 2p 은아도 성격 외모 반전이라면 은발보다는 백발에 더 가깝고 청안도 청록색 쪽에 더 가깝지 않으려나? 그리고 불량하고 입이 험한....다정한 척 하지만 사실은 매우 차가운 은아.....?() 아니 한울이 맛있는거 많이 먹는다면서 냉장고는 비어있냐고ㅋㅋㅋㅋㅋ큐ㅠㅠㅠ 은아가 집밥 해먹이고 싶다(?)
자캐가_자신의_죽은_모습을_본다면 >> 일단 놀라서 멍해질 듯.... 그 다음에 천천히 생각할 것 같네. 저승사자가 데리러 오려나, 가족들이 많이 슬퍼할텐데 어쩌지 부터, 내 장례식에서 누군가 슬퍼해줄 사람이 있으려나 까지. 의외로 부정하거나 울지 않고 죽음을 덤덤하게 받아들이지만, 가족 외에는 슬퍼해줄 사람이 거의 아무도 없는 제 처지에는 괜스레 자조하고.. 계약연애 이후 상황이라면 계약을 다 못 지키고 떠났다는 것에 대해서 한울이에게 미안해 할 것 같아.
나도 왜 이놈이 순순한지 잘 모르겠어 ㅋㅋㅋㅋㅋㅋ 너 왜그래....? 일단은 자기가 제안한 거니까 일단은 지키는 그런 느낌이려나. 개과천선 부분에서는 적극적이지는 않을 것 같고 개과천선하는 척 하는데 중점을 둘 것 같지만~(공부 열심히 안할 거라는 뜻)
친밀도 높은 상태에서 고백이라~~~ 나도 궁금하다ㅋㅋㅋ 막 상상이 잘 안되는걸? 한울이는 꿈이 없지. 그래서 막살고 있다() 은아 꿈 너무 안타깝다 ;ㅅ; 1학년때 괴롭힘 많이 당했으려나?? 장래희망적으로 공무원이라니ㅋㅋㅋ 은아랑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한울이 신발 젖는 거 신경 안 쓰지ㅋㅋㅋ 은아는 어떻게 하려나? 왠지 조심조심 돌아서 갈것같다는 생각은 했는데~ 2p 은아....! 백발에 청록안이라니 넘 예쁘겠다. 뭔가 나긋나긋하게 험한 말 할 것 같고 마녀분장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적폐해석을 해버렸어ㅋㅋㅋㅋㅋ 2p로 양아치x범생이 반전 해도 재미있을 것 같구ㅋㅋㅋ 한울이 맛있는거 많이 먹.... 사먹습니다() 집밥 해주면 좋아할듯? ㅋㅋㅋ
은아 좋아하는 케이크도 귀엽잖아...?! 입학식날 생일이랑 겹칠 일 많겠다...! 굉장히 손해보는 날 생일이네 ㅋㅋㅋ큐ㅠ 한울이 생일.....흠..... 지금 막 정하는건데 1월1일로 해버리기() 은아 은근히 성격 츤데레 같아서 귀여워.... 아니 인형 끌아안고 공부하는 거 넘 귀엽잖아....!!!ㅠㅠㅠㅠ!! 은아 사랑에 빠지면 츤데레에세 데레로 진화하는 거려나...... 그것도 넘 귀엽겠지.....(중증임) 은아는 스킨십 좋아하는 편(메모) 아마 한울이도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스킨쉽 많지 않을까?
은아 칭찬을 칭찬으로 잘 못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려나~ 칭찬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가...?! ㅋㅋㅋㅋㅋㅋ 잔돈가져오는 은아 역시 모범생....! 한울이는 그냥 만원을 들고 갈 것 같고() 은아 죽는 거 생각만해도 맘아파 ㅠㅠㅠㅠㅠㅠ 한울이랑 계약 다 못 지키고 가는 거 신경 쓰는거냐구 ㅠㅠ 상냥한 은아.......
ㅋㅋㅋㅋ책임감 있는 한울이 멋있어~~ 은아는 솔직히 한울이 못 믿었는데 그런 모습 보고 쌀쌀맞음을 약간 낮췄어ㅋㅋㅋ 공부 열심히 안 하면 은아가 한울이한테 더 다가간다~~(잔소리 할 거라는 뜻) 사실 계약연애가 길어지는 게 은아에게는 더 안전하겠지만 그래도 공부 도와준다는 게 조건이었으니까!
고백 받는 한울이를 은아가 본다거나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ㅋㅋㅋㅋ 한울이 꿈 없다는 거 너무 슬프다.....;^; 은아가 한울이 꿈도 같이 찾아줘야지... 응응 은아는 고등학교 올라올 쯤부터 괴롭힘을 많이 당하기 시작했어. 공무원은 가장 안정적인 직업이니까?ㅋㅋㅋ 한울이는 재벌 3세니 당연히 가업을 이으려나??
은아는 한울주 생각이 정확해~~ 한울이가 물웅덩이 밟으려 하면 자기 쪽으로 끌어당길지도! 한울주의 적폐해석 너무 맛있어서 은아주도 같이 즐기는 중ㅋㅋㅋㅋㅋㅋ ><(?) 2p 역할 반전도 진짜 재미있겠다ㅋㅋㅋ 2p 한울이 최고....학생회장이라니 대박 멋있어....ㅠㅠㅠㅠㅠ 만인의 첫사랑 st.... 한울이 집밥 좋아해? 귀여워ㅋㅋㅋㅋㅋ큐ㅠㅠ 은아 요리 엄청 잘하는 건 아니지만 남동생 챙기느라 자신 있는 요리 몇 개는 있을 듯~~
은아도 그걸 아니까 창피해서 일부러 치즈케이크를 좋아한다고 할지도?ㅋㅋㅋ 맞아 그래서 은아는 제대로 된 생일파티 해본 적이 거의 없어ㅋㅋ큐ㅠ 아니 근데 한울이 생일이 더 손해보는 날 아니야?!???!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하지만 인형 끌어안고 공부하는 거 남들한테는 비밀이지....한울이한테 들키면 진짜..() 사랑에 빠져도 츤은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츤이 너무 세서 데레가 더 크게 보일지도ㅋㅋㅋㅋㅋ 츤데레여도 은아는 솔직할 때는 솔직해지니까! 지금 일상에서도 한울이한테 고맙다고 하기도 하고~ 안 좋아하는 사람의 스킨십은 역효과지만, 좋아하는 사람의 스킨십은 매우 효과적이지! 한울이도 좋아하게 되면 스킨쉽 많아져?? 이거이거 천생연분이네~~^^(?)
칭찬을 너무 많이 들었다기보다는 이제 타인을 잘 못 믿게 되어서 그렇다고 해야 하나. 은아는 또래들한테서 칭찬을 들어도 얘는 나한테 바라는 게 뭐지? 하고 경계하는 쪽이 되어버렸거든. 그냥 만원 들고가는 한울이 귀여워ㅋㅋㅋㅋㅋ 심부름 귀찮았구나...() 한울이도 나름 계약 지켜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았으니까? 만약 떠나기 전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면 한울이에게 준 노트 구석에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하고 적을 것 같고.....
내 생각엔 이런저런 행동이 다 은아를 놀리는 것 같긴 한데 말이야. 일단 어느정도는 서로 지향점이 같으니까 서로 맞춰가는 거려나~ 공부하는 조건이라는 것에 한울이는 왠지 동의 안할 것 같고(한울 : 내가 언제 그랬는데?)()
한울이 가업......?(한울이 봄)(안봄) 한울이는 가업을 못 잇지.....? 그 과거사 때문에(스포방지공란)()
앗 한울이 물웅덩이까지 피하게 당긴다니 어쩜 이렇게 상냥할수가. 한울이 ???하디가 그래도 성의가 있으니 따라준다는 식으로 피할 것 같고 ㅋㅋㅋ 언젠가 은아가 만들어준 무언가를 먹을수 있으려나~ 기대되는데~
ㅋㅋㅋㅋㅋㅋ큐ㅠㅠ 귀여운 거 숨기려고 이런저런 거짓말하는 은아 귀여워진짜ㅋㅋㅋ 인형안고 공부히는거 한울이한테 들킬 날이 오려나ㅋㅋㅋ 어쨌든 둘은 천생연분이다(한울:???)
흑흑 은아 경계하는 모습 너무 안타깝고 ㅠㅠㅠㅠㅠ 헉.... 메모 남겨져 있는 걸 본 한울이......ㅠㅠㅠㅠㅠㅠ 안돼...! 오래오래 살아 은아야....!!
은아 2p 픽크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구세요ㅋㅋㅋㅋㅋㅋ 와아 진짜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2p도 매력있어..... 2p끼리 만나면 어떤 느낌이려나 뭔가 상상이 잘 안 가는데....?! 은아랑 2p한울이랑 만나는 거 생각해보면... 왠지 은아가 괴롭힘 당하는 거 알게 된 2p 한울이가 괴롭힘 당해서 혼자 있는 은아한테 다가가서 "너 학생회 들어오지 않을래? 은근 권력이라는 게 그리고 집단에 소속된다는 게 꽤 사는데 도움이 되거든." 하면서 제안 할 것 같고. 아마 2p한울이(과거사 없음)도 전교권일거 같으니까 같은 전교권인 은아에 대해서 알고 신경쓰고 있을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