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열리고 푸르른 바다에 몸을 누인다 있을 리 없는 생명을 바라보며 서서히, 서서히 가라앉는다 찰나의 평온은 그 어떤 시간보다 달콤하니
이것은 신비하고 기이한 꿈에 떨어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붉은 바다를 위해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B6%89%EC%9D%80%20%EB%B0%94%EB%8B%A4%EB%A5%BC%20%EC%9C%84%ED%95%B4 무림비사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사람이란, 생각보다 이기적인 존재이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것이 둘리인- 아니, 권리인줄 아는 사람이 꽤 된다. 한 두번 도움을 주는 것은 감사의 인사를 받지만, 주기적으로 남을 도와주는 곳을 보면 고맙다라는 말도 없이 받기만 받고 사라지는 사람도 있고, 그 용량이 부족할때에는 오히려 질타를 하는것이 사람이다. 카에데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사람에게 데여 온 것도 꽤 되기 때문에. 그럼에도 카에데가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은, 진작에 버리지 않은 것은. 그래도 고마워하는, 눈앞의 그 남자같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머리숱은... 해결 불가능이지...]'
유독 빛나는 한 사람을 보며 씁쓸히 이야기하는 메이플에 쓴웃음을 지으며, 최대한 많이 도와주려 노력하는 카에데였다.
정신적으로 피로하긴 하지만, 3일을 내리자고 일어났으니...
자신을 몰아붙이는것은, 이미 대학 시절부터 익숙하게 해온 일이기에.
그리고 누군가가 메이플을 훔쳐가려 한다면 조금 짜릿할 것이다. 메이플에게도 자기방어기재정도는 쥐어주었으니. 대학교때 프로토타입이 누군가의 장난으로 실종된 이후로 달아둔 옵션이였다.
"謝謝(고마워요)."
그나마 아는 단어로 고불에게 이야기 한 후, 다시금 인간의 소원이라는 심연의 굴레로 걸어들어가는 카에데에게는 초탈한 표정이 걸려있다.
아유미는 야견의 말을 듣고 되뇌이더니,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딱 잘라 말하려 하였습니다. 다만 이어지는 말은 꽤 영문을 모르겠단 생각이 드는 말이었지요.
"스님도 '어른들' 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구나. "
아마도 아유미가 있던 세계에서의 어른들이나 이곳 세계에서의 무림인들이 추구하는 것이나 특별히 다른 부분은 없는 모양입니다. 다만 딱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어른들처럼, 스님도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것이 있을까. " 스님도, 무언가를 간절히 되찾고 싶기를 바래? 영문을 모를 소리를 하며 야견을 빤히 쳐다보던 아유미는 잠시 숨을 깊게 고르려 하더니, 곧 대답을 이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이어지는 말을 하면서도 그녀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이 없었습니다. 지나치게 부담스럽다 여겨도 할말이 없을 만큼. 그러나 이어지는 말의 내용은, 그녀의 세계에서는 그녀가 절대로 꺼내지 않을 이야기였습니다.
"친구는 없어. 없어도 괜찮아... 어차피 통제받고 있는 나인걸. 사소한 사람과의 접촉조차도, 행동조차도 하나하나조차도 모두 계획되지 않은 것이 없으니, 무엇을 진실된 관계라고 하겠어. 하지만 이런 꾸며진 세계라 할지라도 나는, [ 우리 ] 는 돌아가야해. 돌아가야 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 "
다소 무례하게 들릴수도 있을 질문에도 불구하고, 아유미는 덤덤하게 대답하며 웃어보였습니다. 평소 잘 웃는 아이들이 짓는 천진한 웃음이 아닌, 억눌려 있다가 간신히 허락받은 듯한 것처럼, 간신히 입꼬리만을 희미하게 올리며. 그녀는 말했습니다.
"...이 무너져가는 세계를 지켜야만 하니까. "
그리고 그녀는 단언하였습니다.
"나와, 나를 비롯한. 우리들 파일럿들이. "
마치 이 일을 해결할 사람은 저들밖에 없다는 것인 양 장담하던 그녀는,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이렇게 중얼이었습니다.
"......시간이 되었네. "
우리들이 돌아가야 할 시간이.
"짐작하는 거지만, 나는 이곳에 오래 있지 않을 것 같아. 잠시만, 아주 잠시만 있다가 둘러보다 가게 될 것 같으니까... 스님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가 있을 곳에 대해... 뭐든간에."
마치 자신이 곧 이곳에 있지 않게 될거라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 아유미는 여전히 알듯말듯 의문투성이인 말을 내뱉으며 야견에게 말하였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스님과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어. "
처음 본 사람도 다소 표현을 하지 않는 성향인 것을 알 정도인 무뚝뚝한 그녀의 특성상, 이것은 그녀의 진심인 것이 확실할 것입니다. 그러니 입모양으로만 내뱉고 있는 저 말도, 진심이 맞겠지요.
크오 막판에 갑작스런 확진으로 인해 어장에 자주 오지 못하게 된 점이 정말 한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레스주분들께서 모쪼록 재밌게 즐기셨다면 다행입니다만...(ㅠㅠ) 아무튼간에 겨우겨우 정상체온으로 내려 상태가 괜찮아져 돌아와 답레를 남겨보았습니다. 기저질환때문에 사실 지금도 상태가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라 어떻게 기를 쓰고 가져온 답레입니다. 시간이 시간이라 막레같은 답레로 가져와 보았으니 시간상 잇기 어려우시다면 이 레스를 막레로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크오기간 동안 일상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한치의 흔들림 없이 야견을 바라보는 한쌍의 붉은 눈. 아유미가 말했던 머나먼 미래, 붉은색을 띤다는 바다가 저런 빛깔일까. 평소의 그라면 이 시선을 부담스럽게 여겨 실없는 농담이라도 걸며 멈추었을 것이다. 그러나 왜일까. 지금의 그는 그럴 기분이 들지 않았다. 눈 앞에 있는 아이가 건네는 뜻 모를 이야기를 가볍게 흘려버릴 수 없었다.
어느새부터였을까. 부와 명성, 그리고 힘과 같은 알기 쉬운 가치, 다시 말해 출세를 추구하게 된 것은. 간부의 자리에 오르고부터? 파계회의 문을 두드리면서부터? 그것도 아니면 우연히 무공을 접하고 배우면서부터? 아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야견에게 있어 그것들은 수단이었음이 분명하건만 어느새 목표가 되어있었다.
안개처럼 자욱했던 야견의 잡념이 점차 사라진다. 어쩌면 답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답은— 자신의 안에서 간절히 되찾아야 하는 것일지도
“....이봐. 아유미 꼬마. 무슨 소리야. 통제라니? 계획이라고? 왜 그런 것들에 얽매여있는건데. 넌 애라고. 그런 골치 아픈건 어른들에게 떠맡겨버리면 되잖아.”
화광반조였을까. 아주 잠깐 밝아진 의식은 아유미의 많은 것을 단념한 듯한 이야기에 다시금 흐려진다. 아니, 흐려진다기 보다는 끊어지려 하고 있었다. 마치 생생한 꿈에서 깨버리는 그 순간과 같이 과거와 현재가,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이 엮이고 섞인다. 그러나 야견은 확실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이것은 썩을 세계에 대한, 불합리에 대한 짜증이였다.
“왜 너희들이 그 망할 세상을 지켜야 하는건데”
그리고 야견은 잠에서 일어났다. 처음 불경을 외우던 절벽에서. 아마 경을 외우다 지쳐 짧은 잠이라도 잔 것이겠지. 무언가 아주 생생한, 현실과 같은 꿈을 꾼 것만 같은데 구체적인 것은 아무것도 생각나질 않았다. 금강경을 외다보니 정신이라도 나간 것일까. ...그러나 하나는 기억이 난다. 누군가가 떠나가며 말했던 그 한마디가. 그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 허무한 얼굴로 푸른 색의 바다를 보며 대답을 돌려주는 야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