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85097> [1:1/일상] So Far Away #6 :: 1001

갈림길 ◆TrRj8FbhDE

2022-08-07 01:28:41 - 2022-10-07 21:57:50

0 갈림길 ◆TrRj8FbhDE (SE8SQSgKm.)

2022-08-07 (내일 월요일) 01:28:41


평행선, 먼지 쌓인 길 위를 걷고 있었다.
문득 발에 챈 먼지를 옆으로 쓸어 보니 숨겨진 길이 드러났다.
평행선을 넘어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는 한 뼘의 폭을 가진 길이 몹시도 탐이 났던 걸까.
먼지를 쓸어내기로 했다.
손이 더러워져도 괜찮다.

이제 그렇지 않은 손을 잡고, 나란히 걸을 수 있게 됐으니까.


#1 >1596463088>
#2 >1596484066>
#3 >1596508086>
#4 >1596517072>
#5 >1596538088>

Perosa Montecarlo: situplay>1596463088>100
Michael Rosebud Winterborn: situplay>1596463088>145

849 에만주 ◆TrRj8FbhDE (SF.UR9VjO.)

2022-09-25 (내일 월요일) 20:13:09

(갱신해두고 감)(발도장도 꾸욱)

850 에만주 ◆TrRj8FbhDE (hFHxUxx5LU)

2022-09-26 (모두 수고..) 01:53:15

로로주 맛있게 밥 먹구 푹 쉬고 있을까? 벌써 한주의 시작이야.. 왜오월 왜오월 왜 오늘 월요일.. 월요일인 만큼 많이 지칠 텐데, 잠드는 동안 피로도 푹 풀렸음 좋겠다. 멘탈도 데미지가 가지 않았대도 많이 놀랐을 텐데 괜찮아졌길 바란다구.. ;-; 오늘 하루도 힘내보자. 항상 좋아하구 같이 조금이나마 시간 내줘서 기뻐. 좋은 꿈 꾸기! 늘 고마워. 평온한 하루 보내길 바라! :>

851 에만주 ◆TrRj8FbhDE (CuVwnOA296)

2022-09-26 (모두 수고..) 17:56:23

ㅇ<-<

852 에만주 ◆TrRj8FbhDE (CuVwnOA296)

2022-09-26 (모두 수고..) 18:06:11

https://picrew.me/image_maker/1744829

이건.. 이건 못참지!!!!

853 에만주 ◆TrRj8FbhDE (hFHxUxx5LU)

2022-09-26 (모두 수고..) 22:01:22

갱신해! >;3! 오늘 하루는 어땠을까~??

854 에만주 ◆TrRj8FbhDE (g/0BJ.vtjA)

2022-09-27 (FIRE!) 00:03:16

갱신! 어제 하루도 고생 많았어! :3

855 에만주 ◆TrRj8FbhDE (g/0BJ.vtjA)

2022-09-27 (FIRE!) 03:17:34

한주의 시작이 사람을 세게 치고 간 하루였어.. 언제 토요일이 오나 하염없이 기다리게 돼..🥺 로로주는 잘 잠들었을까? 일이 발목을 잡는 건 아닐까 걱정이네.. 요즘 현생이 혐생이라 사람을 마구 치고 다니잖아..🥲 날도 쌀쌀하고, 기분은 오락가락 가을 탈 때가 됐어..🙄 숙면과 충분한 식사, 그리고 주말에 잠깐 보는 햇빛으로 살아가면 만사 오케이라고들 하지만..👀 로로주에게도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하루였음 좋겠네... 그러니까 어제보단 좀 나은 오늘을 위해 푹 자구 오늘도 힘내자, 좋은 하루 보내!😘

856 페로사 - 에만 ◆uoXMSkiklY (sVmQlDQY2w)

2022-09-27 (FIRE!) 16:37:59

속 편하고 골이 빈 모습- 어디까지나, 이미테이션. 결코 자유롭지 못한. 놓여난 게 아니라 외면해버린 그런 표정. 외면했을 뿐이다. 외면해야만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다. 직면해버리면 결코 그 어떤 긍정적인 표정도 짓지 못한다. 너의 눈 안에서 자신은 이미 한 차례 갈가리 찢겨졌기 때문이다. 언제 갈가리 찢겨졌냐는 것처럼 상처에 새 살이 돋아올라오고 찢겨진 자리는 메워지고 쏟아진 창자는 제 자리를 찾아가며 부러진 뼈는 원래대로 달라붙고 잘려나간 팔뚝이 새로이 자라나기까지 하는 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네 눈 속에 찢겨져버린 자신의 모습은 언제까지고 찢겨 있는 모습 그대로일 테다. 갈가리 찢긴 자신을 바라보며 너는 스스로가 알고 있는 남에게 가장 사랑스럽게 보이는 모습을 꾸며내고 있다. 꾸며내야 한다. 꾸며내지 않으면 얼굴을 싸쥐고 비명을 지르고 책망하고 고함지르거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을 테니까.

네가 멀뚱멀뚱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 순간에, 모든 것을 페로사는 알아차려 버렸다.

괜찮지 않아.

지금 이 순간 기껏 온 몸을 갈기갈기 찢어가며 간신히 얻어낸 이것도 결국 다 이미테이션일 뿐이다. 결국 또 다시 과거의 그 나날들을 되풀이하는 일일 뿐이다. 이번에야말로 행복할 수 있나, 생각했지만... 날고 기어 봐야 어디까지나 피를 먹고 사는 괴물일 뿐인데, 어디까지 욕심이 지나친 건지.

교만이었던 걸까.

─교만이면 어떻고 과욕이면 어떤가. 인생이 이만큼 엿같이 꼬였으면 하나 정도는 풀려도 되는 거잖아. 페로사는 속으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꾸며내는 것으로 만족하지는 못하겠으나, 재촉할 생각은 없다. 시간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꾸밀 필요가 없이 그냥 그렇게 솔직하게 바라보거나, 솔직하게 웃거나, 솔직하게 행복해하도록 해주고 싶다. 아무리 지어낸 것이라도 온 몸을 갈기갈기 찢어가며 얻어낸 것인데.

"그래, 걔도 나름 거칠게 자란 애니까. 인생사의 상당부분이 나와 겹치기도 하고." 하고, 페로사는 짐짓 아무렇지 않게 키드득 웃는다. 인생사의 상당부분이 겹친다- 그도 그럴 것이다. 뉴 에덴으로 끌려가는 것으로 시작한 비극의 바이오그래피는, 페로사 한 명만이 겪은 것이 아니라 몬테까를로 가 사남매가 공유하는 부분일 테니 말이다. 둘째는 운명으로 받아들였고, 셋째는 질병이라 이해했으며, 넷째는 저주라며 원망했다. 그러면, 첫째는?

"잠깐, 꼬마..." 의문을 구체화하기도 전에, 품 안에 안고 있다고 생각했던 실루엣이 갑자기 쭉 자라나 자신보다도 더 커지자 페로사는 잠깐 할 말을 잃고 호리호리한 모습을 올려다보았다. 손끝에 머리끈이 툭 걸려서 풀리고, 군데군데 피가 스며든 금발이 그녀의 등허리로 와르르 쏟아져내린다. 떨어지기 싫다는 듯 한가득 꽉 끌어안은 모습이 다시 품 안으로 사그라들자 페로사는 아직도 어안이벙벙함이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너를 가만히 바라보다, 미간을 구긴다. 뭔가 입 밖으로 엄청나게 내놓고 싶은데, 내놓으면 실례가 될 것 같아 있는 힘껏 자제하고 있는 그런 표정인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품 안에서 호리호리하게 늘어난 모습에서 문득 네 삼촌의 실루엣이 떠올라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는 말을 네 면전에 대놓고 하기가 좀 그랬던 것이다. 페로사는 잠깐 손등으로 이마를 슥슥 문질렀다. 쓸데없는 말은 목구멍으로 무사히 넘어간다. 페로사는 안도의 한숨을 짧게 쉬곤, 웃는다. "─그래, 그러면 그렇게 하자."

그리곤 너의 오금을 감싸안더니, 번쩍 들어올려 너를 품 안에 가뜬히 들어안는다. 욕실이, 하고 두리번거리는 것도 잠시 비누 냄새 남아있는 곳이 욕실이겠거니 하고 걸어가면서, 페로사는 입을 열었다. "자기..." 열다 말고, "아니, 아무것도 아냐." 하고 입을 다시 닫는다.

네게 본모습은 있니?
내게 본모습을 보여주고 있니?

셰이프시프터의 복잡한 심경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게 악랄하리만치 무신경하다고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꾸며낸 것만 같은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네게, 섣불리 그런 말을 던졌다가는 미움받을까 봐. 신경써서 꾸민 모습으로 대할 가치도 없는 존재로 취급받을까 봐. 그래. 조바심이다.

857 페로사주 ◆uoXMSkiklY (sVmQlDQY2w)

2022-09-27 (FIRE!) 16:38:32

미안해요
미안해
미안해

858 에만주 ◆TrRj8FbhDE (NUQL.jflEs)

2022-09-27 (FIRE!) 16:40:30

갑자기 답레로 사람을 이렇게 친다고..?

859 에만주 ◆TrRj8FbhDE (NUQL.jflEs)

2022-09-27 (FIRE!) 16:43:01

늦어도 혐생 때문인 걸 잘 아니까 미안하다고 안 해도 괜찮다구.

일단은 페로사랑 에만은 서로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대화가 필요하다는 건 알겠네....(너덜너덜)

860 페로사주 ◆uoXMSkiklY (sVmQlDQY2w)

2022-09-27 (FIRE!) 16:58:20

페로사주 붕괴터진 게 옮아서 페로사도 터지려 그러는 걸 있는 힘껏 핸들 잡고 틀었는데 잘 안된 것 같아

861 에만주 ◆TrRj8FbhDE (NUQL.jflEs)

2022-09-27 (FIRE!) 17:02:25

로로주 현생 괜찮은거 맞아..?(도담) 지금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나는 괜찮아. 일단.. 내가 감히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오늘은 로로주도 따뜻하게 차 한잔 마시면서 조금씩 다스리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답레도 현생도 괜찮으니 늦었거나 잘 안 됐다고 해서 미안하다고 할 필요는 없어. 나는 이런쪽도 풀어나가는 걸 좋아하고, 어렵다면 맞춰줄 수도 있으니까.

어서 와, 오늘 하루는 잘 안 됐어도 다음날은 많이 평온해지길 바라.😊

862 페로사주 ◆uoXMSkiklY (sVmQlDQY2w)

2022-09-27 (FIRE!) 17:08:40

88....... (무릎 위에 올라타기) 아직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니까... 끝내고 나면 푹 쉴게, 응
항상 고마워

863 에만주 ◆TrRj8FbhDE (NUQL.jflEs)

2022-09-27 (FIRE!) 17:12:28

(뽀담뽀담)(꾹꾹 마사지도 해줌)(꼬옥)(도담도담) 응, 끝나면 푹 쉬자. 일이 부디 여유로이 풀리길 바라. 고맙기는, 내가 더 고마운걸.

그리고 음, 음. 아... 아마 에만이 페로사가 아무것도 아니라 한 대목에서 진심으로 기분이 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무래도 셰이프시프터니까 상황에 대해서 유연하게 알아챘을 것 같거든. 이건 미카엘 선에서 대화로 풀 수 있을 것 같으니 걱정 말고, 미리 얘기해주고 싶었어.. <:3

864 페로사주 ◆uoXMSkiklY (sVmQlDQY2w)

2022-09-27 (FIRE!) 17:19:11

그렇구나

865 에만주 ◆TrRj8FbhDE (NUQL.jflEs)

2022-09-27 (FIRE!) 17:21:08

일단 그 부분이 로로주 잘못이 아니라는 점 알고 있어줌 좋겠어.. 절대 로로주 잘못 아니야! >;0

866 에만주 ◆TrRj8FbhDE (NUQL.jflEs)

2022-09-27 (FIRE!) 17:29:51

일단 나도 마저 일하고, 답레랑 같이 갱신할게. :>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현실의 벽도 있고, 또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현생이 더 무거울 것 같고,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할테니까.. 부디 빠르게 지나가길 바랄 뿐이야.. 그래도 늘 로로주 덕분에 기쁘고 행복해. 우리 남은 시간도 힘내자!😊

867 페로사주 ◆uoXMSkiklY (sVmQlDQY2w)

2022-09-27 (FIRE!) 17:42:14

나도 내가 에만주한테 도움받은 만큼 에만주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데 좀처럼 마음대로 안되네..
남은 일 힘내구, 조심히 돌아와.

868 페로사주 ◆uoXMSkiklY (sVmQlDQY2w)

2022-09-27 (FIRE!) 17:53:04

아마 오늘도 들어가자마자 잠들 것 같아서 더 불안해

869 에만주 ◆TrRj8FbhDE (NUQL.jflEs)

2022-09-27 (FIRE!) 18:36:28

퇴근길에 갱신해, 음.. 피곤하면 잠드는 것도 괜찮은걸! 로로주가 그러고 싶지 않다면 말리진 않지만 피로 누적으로 고생하지 않았음 좋겠어..;-;

870 에만주 ◆TrRj8FbhDE (g/0BJ.vtjA)

2022-09-27 (FIRE!) 18:48:30

집갱! 나는 로로주 덕분에 늘 행복한데 마음대로 안 된다니..? 행복이 한도초과인데 그걸 조절할 수 없다 그건가! 요.. 요 기만자! •0• (아님)

871 에만 - 페로사 ◆TrRj8FbhDE (g/0BJ.vtjA)

2022-09-27 (FIRE!) 21:08:11

미카엘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맨 처음엔 오만했다. 지하의 그림자를 움직이는 손이라는 이름이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다음엔 당신이 엉망진창이 된 순간엔 세상이 무너지는 듯싶었다.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았는데. 당신마저 잃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황은 처참했다. 갈가리 찢긴 모습은 고사하고 앞으로도 이런 일이 수도 없이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비참하게 다가왔다. 점차 나아질 거라 자기 위안을 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당신이 받을 고통이 더럭 겁이 난 것이다. 차라리 그게 겁이 난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면 좋을 텐데, 그건 당신에게 부담이 될 것이 뻔했다. 이번에도 무사히 만나고자 했던 바람 때문에 이 사달이 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카엘은 결국 입을 꾹 다물고 예쁜 모습을 보이기로 했다. 당신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눈치채지 않기를 바라면서. 당신에겐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의지만 받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가 의지하고 싶은 사람으로 각인되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 사실이 당신의 속내에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도 모르고.

당신만큼이나 행복하고 싶은 것이 미카엘의 존재다. 당신이 잃어버린 만큼 큰 상실을 겪진 못했지만 그만큼 제법 괴로운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삶을 꿈꿨지만 세상이 그러지 못했을 뿐이다. 당신과 미카엘의 차이는 탓의 방향을 돌리는 것뿐이다. 당신은 자신을 탓하고, 미카엘은 남 탓으로 돌리고. 눈동자에 콕 박힌 날카로운 나침반의 바늘은 여전히 길을 잃어 망망대해를 빙글빙글 떠돌고 있다. 당신에게 도달하려 열심히 애쓰고는 있지만 서로를 감싼 안개가 너무 짙다.


"인생사의……."

미카엘은 아무렇지 않게 웃는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천천히 깜빡이길 반복했다. 동그란 보름달이 눈꺼풀에 사라졌다 다시 존재감을 드러낸다. 미카엘은 당신에 대해 알고 있다. 아니, 당신의 삶에서 나아가 당신의 가족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에게 아는 것을 묻기 보다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 더 빠를 정도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당신에게 듣는 것과 단조롭고 상투적인 문장이 나열된 문서는 하늘과 땅 차이다. 미카엘은 지금 당장 묻기 보다, 당신에게 천천히 묻고 싶었다. 당신이 그 당시 어땠는지, 지금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자신이 함께 할 수 있는지, 그렇게 서로는 행복해질 수 있는지.

그래, 뭐든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대화하고 싶었다. 길을 잃었을 때 찾는 방법도, 당신과 서로 아픔을 보듬고 행복을 찾아갈 길도. 그렇지만 세상이 이 지경이고 이 꼴이라고 다시금 다짐할 수밖에 없었다. 등허리로 쏟아지는 머리카락과 함께 당신을 품에 가득 안았을 때, 미카엘은 시선을 올리듯 던졌다가 다시금 폭 파묻더니 조그마한 모습으로 품 속에서 눈을 가늘게 뜬다. 당신의 표정과 목에 걸렸던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옴을 보고 들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이 지경, 이 꼴이다. 미카엘은 저 표정도, 저 숨도 무엇인지 지나치게 잘 알고 있었다. 살아오며 몇 번이고 같은 순간을 마주했는데 미카엘이 이것 하나 모를까. 그렇지만 늘 그렇듯, 자신을 처음 본 사람들이 그랬듯이 당신도 오늘 이 광경이 처음이었으니 당연한 것이노라 생각하기로 하며 몸을 맡겼다. 당신의 힘으로는 거뜬히 들리는 몸을 뒤로 품을 기댔을 때, 당신이 미카엘을 부른다. 그리고 그 부름은 방아쇠가 됐다. 쉬어간다 한들 이미 총은 격발된 뒤였다. 한 사람의 운명이 바뀌듯, 누군가 스스로 깨친 결과를 깨닫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순간에 이루어진다.

"자기. 물어보고 싶으면 물어봐도 돼."

미카엘은 당신을 물끄러미 올려다봤다. 무언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아까까지만 해도 우물쭈물 속눈썹 사이로 고이 감추던 창백한 원반 같은 눈동자가 당신을 정확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화가 났나? 아마 난 것 같다. 미카엘은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잘 곱씹어 보고자 했다. 당신이라면 대답해 줄 수 있을 정도의 선에 있는 질문이었는데 막상 입을 다물어버려서 화가 난 걸까? 나는 어디에서 화가 나고 거슬린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새파랗게 어려서 뭘 모르고 맹랑하게 구는 건가? 그렇다기엔 우리는 세대 차이도 거의 안 나는데."

톡 떨어져 나온 말의 조각이 고드름처럼 손에 쥐면 뚝 하고 부러질 것만 같다. 몇 번 곱씹어 보니 이제야 알겠다. 미카엘은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무진 노력하며 살았다. 작게는 변신하는 동안의 삶, 크게는 앨리스와 에만, 헤로인과 윈터까지. 그 사이에서 자기 자신의 본모습을 잊지 않고자 했다. 그렇지만 그 사실을 당신의 입으로 들을뻔했던 상황에 이렇게 언짢고 기분이 나쁜 게 절대 아니었다. 이미 살아오며 수도 없이 들었던 질문에 화를 내기에 미카엘이 기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있잖아, 페로사." 미카엘이 담담하게 속삭이듯 운을 뗀다.

"나는 당신에겐 늘 진심이고 싶고, 진심이야. 그렇지만 가끔은 예쁘게 보이고 싶을 때도 있어. 응, 되먹지도 않는 내숭이지.. 그래도 이런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잖아."

당신의 태도와 자신이 당신을 대하는 모습이 매우 언짢았다. 당신을 발견한 직후부터 남았던 알게 모를 언짢음과 기분 나쁨이 이것이었나 보다. 당신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몇 배는 여린 사람이다. 그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멍청한 미카엘! 당신에게 보여주던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보다 확실하게.

"나는.. 여기에서도 울기 싫었어. 안전한 곳에서마저 당신을 걱정 시키기 싫었단 말이야. 그리고 또.. 당신이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 걸 아니까, 그걸로 더 화내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 그런데 왜 당신은 세상 죄가 다 당신 탓인 것처럼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길쭉한 나침반의 바늘이 길을 정했다. 안개 속에서도 당신이라는 섬을 명확하게 찾아냈으니 남은 건 항해 뿐이다. "나 봐봐. 페로사."

"당신이 하려는 말이 뭔지 알 것 같아. 혹시라도 내게 무례할까봐 그랬어? 그렇지만 그런 무례한 말을 해서 내 기분을 언짢게 했던 사람들은 당신이 아니라 그 새끼들이야. 당신이 하면 나는 언제라도 잘 알려줄 수 있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그리고, 아까 그 일도 그래. 경황이 없긴 했어도 지금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당신이 다친 이유는 당신을 인정하지 않는 새끼들 탓인데 왜 당신이 그런 표정을 짓는지 난 이해하기 어려워. 당신은 잘못 없어. 잘못한 게 있다면 같은 세상이랑 만한 새끼들 잘못이지."

잠깐 숨을 골랐다. 너무 많이 단어를 쏟아버렸다. 음, 거기다 쓸데없는 감정까지 섞은 것 같지만 어떡하겠는가. 당신 잘못이 아닌데!

"나는- 당신이 정말 좋아, 당신이랑 함께하는 시간이 평생이면 좋겠고, 당신이 어떤 사람이라도, 사람이 아니라도 같이 할 거야. 당신에게 화난 것 같아도 당신을 그렇게 만든 Ruddy-에게 화난 거고, 지금 이렇게 안긴 순간은- 조금 부끄럽지만.. 그래도 좋아. 당신이랑 계속 행복하게 살 거야. 내 말 알겠어?"

솔직하고 애 같다. 아직 정신은 다 못 자랐고 막 나가는, 갓 스물 되어 세상 두려울 것이 없는 나이의 꼬맹이 다운 말이었다.

"그리고- 착각하면 안 돼, 이게 내 진짜 모습이야. 나는- 부모님이 키가 아주 컸는데, 그만큼 자라지 못해서 이 작은 모습이- 그러니까- 가끔- 마음에.. 안.. 들지만……."

순간의 언짢음에 화가 나 평생분의 용기를 다 쏟아낸 것도 효력이 다 했는지 말꼬리가 점점 작아진다. 미카엘은 이후 눈썹을 찡그리며 조그마한 미간만치 조그마한 주름을 폭 새기더니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마지막 말은 하지 말걸.

872 에만주 ◆TrRj8FbhDE (g/0BJ.vtjA)

2022-09-27 (FIRE!) 21:11:10

너무.. 너무 길어졌지만 그래도 난 몰라.. 로로 좋아 로로 잘못 없어로만 5500자는 쓸 수 있어 나...!!!!(아님)

아차.. 그리고 Ruddy-가 아니라 Ruddy-Bastard였어..👀

873 에만주 ◆TrRj8FbhDE (g/0BJ.vtjA)

2022-09-27 (FIRE!) 23:38:41

좋은 밤! 잠들 것 같아서 불안하다고 했지만 나는 오히려 잠들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네. 드디어 자는구나..(코쓱) 이런 상황이니까! >:3 물론 로로주가 그러고 싶지 않다면 로로주의 선택이지만.. 그래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하면 서럽잖아! ;-; 체력이 없으면 더 쉽게 지치고 힘들어진다구. 가을 타는 시기가 명확하게 와버렸다~! 우우, 나는 가을 안 타려고 열심히 맛있는 거 먹으면서 힐링하려고 하니까 로로주도 가을의 무시무시함에 휘말리지 않게 조심해!😉

그리고 늘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고, 현생이 힘들다면 부디 잘 풀렸으면 좋겠어. 따뜻한 차도 마시면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하루 되길 바라, 나는 늘 행복하니까 걱정하지 말구. 글 같은 것도 금방금방 주려고 하지 않아도 돼. 천천히 한 문장씩 쓰고 싶을 때 쓰자. 내가 답레 쓰는 속도가 빠르긴 해도 거기에 맞춰줄 필요는 없어.. 애초에.. 내가 너무 빨리 쓰는 날에 맞춰주려고 자기 시간을 다 태워버리는 것에 가끔 미안함을 느끼고 있기도 하고..🥺

그러니까~~ 잠든다면 푹 자길 바라. 일이 끝나면 푹 쉬구, 알겠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잘 해줘서 고마워. 내일은 조금 더 나은 하루가 될 거야! 나는 로로주를 늘 응원하고 있어!😇

874 에만주 ◆TrRj8FbhDE (tRN37vzdcA)

2022-09-28 (水) 11:12:20

잠깐 끌올하고 갈게, 오늘도 힘내자! :>

875 에만주 ◆TrRj8FbhDE (MABX1E5LpI)

2022-09-28 (水) 17:38:51

갱..신...(너덜너덜) 오늘 컨디션이.. 왜이러지...🥺

876 에만주 ◆TrRj8FbhDE (0F.keEd6A.)

2022-09-28 (水) 18:39:51

갱신하구 가! 저녁식사 꼭 챙겨먹기! >:3!!!!

877 에만주 ◆TrRj8FbhDE (MABX1E5LpI)

2022-09-28 (水) 21:43:10

갱신해둘게, 오늘 하루는 어땠을까? •0• 어제 보다는 나은 하루, 그리고 괜찮아질 하루가 되길 바라!😊 일이 끝나면 꼭 푹 쉬어주기, 알겠지?

878 페로사주 ◆uoXMSkiklY (5D7OWYWW1Q)

2022-09-28 (水) 22:45:48

에만주랑 많이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현실은 이 시간에 들어와서 씻지도 못하고 그냥 드러누웠네......... 으윽...

879 에만주 ◆TrRj8FbhDE (MABX1E5LpI)

2022-09-28 (水) 22:50:10

(꼬옥) 로로주.. 괜찮아?

880 페로사주 ◆uoXMSkiklY (5D7OWYWW1Q)

2022-09-28 (水) 22:52:00

일단... 어제의 추태를 보고 쥐구멍을 파고 들어갈 정도로는 멀쩡해졌어. (파고들어감)

881 에만주 ◆TrRj8FbhDE (MABX1E5LpI)

2022-09-28 (水) 22:53:48

에엥~~ 추태 아니었는데??? 추태는 내가 술 먹고 네발로 기어오는 게 추태구.. 로로주는 힘들었던 거잖아~ (치즈 두고 기다림) 나아는 이해할 수 있다구! >:3

882 페로사주 ◆uoXMSkiklY (5D7OWYWW1Q)

2022-09-28 (水) 22:57:49

88... (안아줘요) (꾸왑ㅂ) 매일 신세지고 있네. 거마워.

이러다가도 훅 사라질 수 있어.. 진짜 씻을 힘도 없어서 그냥 누워있거든..

883 에만주 ◆TrRj8FbhDE (MABX1E5LpI)

2022-09-28 (水) 23:04:19

으응, 로로주 많이 힘들어.(꼬옥)(부둥부둥)(토닥토닥) 고맙긴, 나야말로 고마운걸. 사라져도 일이 끝나면 돌아오는 걸 아니까 기다릴 수 있어. 많이 피곤할 텐데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았어. 지쳤을 텐데도 와줘서 정말 고맙구..(부빗)

884 페로사주 ◆uoXMSkiklY (5D7OWYWW1Q)

2022-09-28 (水) 23:08:29

(부비비) 에만주야말로 항상 고생하고 있는걸. 잘 알아. 에만주도 오늘 하루 고생 많았어... 조금만 더 힘내자. 곧 주말이네.

885 에만주 ◆TrRj8FbhDE (MABX1E5LpI)

2022-09-28 (水) 23:11:11

으히히 로로주 좋아~~ (부빗부빗) 으음~~ 고생이라고 해도 괜찮다구! >:3 응응, 곧 주말이니까 조금만 더 힘내자!

그으리고 답레 길이에 연연하지 않기... 김에만 욕에 놀라지 않..기...👀

886 에만주 ◆TrRj8FbhDE (/PRImltVeI)

2022-09-29 (거의 끝나감) 00:16:57

좋아! 잠들었구나! >:3 어제 하루도 정말 고생 많았어. 늦은 시간까지 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깨고 나면 피로가 조금이나마 가시길 바랄게!😊 아까도 말했지만 곧 주말이니 조금만 더 힘내보자, 피곤할 텐데 와줘서 기뻤어. 오늘은 어제보다 나은 하루가 되길 바라. 늘 고맙구 좋아해! 오후에 보자, 잘 자!😘😘😘

887 에만주 ◆TrRj8FbhDE (h1uNvgY0SY)

2022-09-29 (거의 끝나감) 17:58:58

갱.... 갱.... 갱..... 갱...신...

888 에만주 ◆TrRj8FbhDE (/PRImltVeI)

2022-09-29 (거의 끝나감) 20:11:47

집갱하면서 갱신할게.
멘탈이.... 내.. 멘탈... 왜...

889 에만주 ◆TrRj8FbhDE (/PRImltVeI)

2022-09-29 (거의 끝나감) 20:16:37

아니 하 ㅋㅋ 집갱하면서 갱신은 또 뭔 말이야... 집갱이야 집갱... 정신이 하나도 없네😂😂😂😂

890 페로사주 ◆uoXMSkiklY (NZxvIRkn.k)

2022-09-29 (거의 끝나감) 21:31:36

다녀왔어... 아니, 에만주는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8888 일단 이리 와 (팔활짝)

891 에만주 ◆TrRj8FbhDE (/PRImltVeI)

2022-09-29 (거의 끝나감) 21:45:43

로로주 어서 와, 오늘 하루는 어땠어..? ;-;... 나.. 나는... (꾸압) 엉엉.. 엉엉엉... 。⁠:゚⁠(⁠;⁠´⁠∩⁠`⁠;⁠)゚⁠:⁠。 섀도우 팔레트 깨졌는데 그것도 몰라서 다 범벅되고.... 연휴에 재택이고.. 잉잉엉엉엉.... 우에엥..;0;

892 페로사주 ◆uoXMSkiklY (NZxvIRkn.k)

2022-09-29 (거의 끝나감) 22:20:37

연휴에 재택이라니 죽이지 않을 이유가 없네. 기어이 윗사람들이 미쳤구나. 나야 직종 특성상 일과 휴식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일하는 대로 받는다지만...... 응, 재택이면 어때. 재택하다가 심심하면 나한테 말해. 나는 같이 있어줄게. 팔레트 깨져서 엉망진창된 건 많이 가슴아프지만, 세탁소라던가 찾아보면 어떻게든 될 거야. (부둥둥) (쓰담담)

893 에만주 ◆TrRj8FbhDE (/PRImltVeI)

2022-09-29 (거의 끝나감) 22:35:29

;-; 훌쩍... 연휴에 재택.. 나는 쉴 수 없는 운명인거야..일요일 하루 빼구...(훌쩍) 로로주.....(부빗) 늘 말하지만 일과 휴식의 경계가 불분명하니 더 잘 쉬어주는 거야, 알겠지?🥺 재택하다가 월루하러 올게.. 약속... 로로주랑 같이 있고 싶으니까!!! >:3 (마구 삐댐)

(팔레트 범벅 된 각종 화장품 봄)(훌쩍)

김에만은 겨울 쿨톤이라 부럽다.......🥲

894 페로사주 ◆uoXMSkiklY (NZxvIRkn.k)

2022-09-29 (거의 끝나감) 22:58:27

응응, 이젠 충분히 워라밸을 맞추려구. 그래서 오늘 일을 해둬야 쉴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어... 나도 할 수 있는 한 기다리고 있을게. 오늘따라 왜 이리 응석일까. 이리 와. (빗질) (턱긁긁)

아...... 그건 클렌징티슈 같은 걸로 어떻게든... 힘들겠지만 그대로 둘 수도 없으니까...... (이마짚) 청소하는 데 쓰는 청소용 알코올티슈 같은 게 있으면 편한데...

겨울 쿨톤이랄까 톤의 마술사잖아? 👀 당신 부럽군요

895 에만주 ◆TrRj8FbhDE (/PRImltVeI)

2022-09-29 (거의 끝나감) 23:10:50

로로주.. 일 힘내... ;0;.. 우우 일의 마왕이 로로주를 좀 느슨하게 놓아줘야 하는데!!🥺 오늘은 응석 부릴래..(삑삑뽁삑)(갸릉갸릉) ฅ⁠•⁠⁠ꈊ⁠•⁠⁠ฅ

마침 청소하고 있었어...😇 알코올 티슈로 박박 닦고있는데 뷰...러...가....(부들부들)

로로는 겨쿨이야 봄웜이야 여웜이야 가쿨이야??? :3(궁금해짐!!!!)

896 페로사주 ◆uoXMSkiklY (NZxvIRkn.k)

2022-09-29 (거의 끝나감) 23:19:18

참 어쩔 수 없네. 응, 옳지. (북북긁어주기) (쓰담담)

아, 뷰러... (공포에 떠는 털뭉치가 됨)

페로사의 피부는 선명한 붉은 기를 띄는 편이야. 코카시안계 피부 중에서는 여웜이라고 할 수 있겠네.

897 에만주 ◆TrRj8FbhDE (/PRImltVeI)

2022-09-29 (거의 끝나감) 23:33:19

로로주랑 같이 있는 거 정말 기쁘단 말이야~ 힐링 되는걸...🥰 (발라당)(잼잼)(갸르르릉)

(로로주 뽀담뽀담) 내 뷰러.. 깔끔해졌다! >:3

여름 웜톤... 그것마저도 귀여워... 겨울 쿨과 여름 웜이라니 정반대 조합이잖아~~~~ 너무 좋아.......(성불함)

898 페로사주 ◆uoXMSkiklY (NZxvIRkn.k)

2022-09-29 (거의 끝나감) 23:47:00

그렇구나. 나돈데. >:3 (얼굴파묻고 부바바바박)

어떻게든 됐다니 다행이야 😭

지중해 여자란 다 그런 거지... 😇

899 에만주 ◆TrRj8FbhDE (/PRImltVeI)

2022-09-29 (거의 끝나감) 23:59:13

먀아아아악(바둥바둥)(복실복실해짐) ヾ(:ㅁノシヾ)ノシ

지중해 여자.. 죄많은 여자..... 이러니까 김에만이 반했지.. 사실 나 로로주가 일하는 동안 썰이랑 조각글 이것저것 쟁여두고 있었으니 각오해랏 !!>;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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