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82075> [All/육성/슬로우/무협] 무림비사武林秘史 - 104 :: 1001

◆4/9tuSdgtM

2022-08-03 18:58:05 - 2022-08-30 20:13:41

0 ◆4/9tuSdgtM (rJAAd4ZEnM)

2022-08-03 (水) 18:58:05

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표준으로 적용하며, 이에 기속규칙대로 해야한다됩니다.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5835/
수련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307065/recent
다이스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2093605/recent
임시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7528/recent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익명 설문지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40d_FakoEwIYj7dHpDGZLWrxfDOqH6WZM-53IcFJCou4k5g/viewform?usp=sf_link

951 재하주 (LvVto0CZTU)

2022-08-28 (내일 월요일) 14:18:27

이렇게 된거 저녁진행 해'줘'에용..(?

952 ◆gFlXRVWxzA (7PoafviLKA)

2022-08-28 (내일 월요일) 14:22:13

저녁은 김캡이 알바를...

953 강건주 (TzU8n042ic)

2022-08-28 (내일 월요일) 14:23:08

헉 새벽 ?

954 재하주 (LvVto0CZTU)

2022-08-28 (내일 월요일) 14:25:03

헉!

955 류호주 (Xtt3LfLLkU)

2022-08-28 (내일 월요일) 14:26:04

동네에서 축제라...뭔가 흔치 않네요!

956 미사하란 (oFc4na80Fk)

2022-08-28 (내일 월요일) 14:44:37

957 ◆gFlXRVWxzA (7PoafviLKA)

2022-08-28 (내일 월요일) 14:56:15

>>955 xx몇 동 마을 축제라고...가보자네용....슬퍼용...조만간 맥주 축제도 있다는데...
어쩐지 어제부터 계속 폭죽 터지더니...

958 류호주 (Xtt3LfLLkU)

2022-08-28 (내일 월요일) 15:01:31

오호

959 야견주 (f.21UbLJ1c)

2022-08-28 (내일 월요일) 15:11:09

어쩔 수 없죵! 이것은 어쩌면 밀린 일부터 하라는 현생신의 인도..(밀린 작업들을 보며)

960 ◆gFlXRVWxzA (7PoafviLKA)

2022-08-28 (내일 월요일) 16:38:02

집에...보내줘....

961 류호주 (Xtt3LfLLkU)

2022-08-28 (내일 월요일) 16:41:48

힘내세요 캡...

962 재하주 (te/C6RMu/g)

2022-08-28 (내일 월요일) 17:03:38

진단.. 맛이 없어용...

963 미호주 (i.LxnU9zY2)

2022-08-28 (내일 월요일) 17:46:28

(체질 때문에 외갓집으로 귀가 조치 되는 중)
요즘 동네 축제 많이 하더라. 야시장도 많이 열리는 거 봤어

964 야견주 (f.21UbLJ1c)

2022-08-28 (내일 월요일) 17:56:10

아침부터 지금까지 수고하셨어요.

965 재하주 (D0btl0hiRs)

2022-08-28 (내일 월요일) 17:57:53

미호주 고생 많으셨어용..(뽀담)

966 미호주 (i.LxnU9zY2)

2022-08-28 (내일 월요일) 18:05:23

일단은 외갓집 도착하면 계속 스레에 있을 거야:3
다들 고마워....! 나중에 다시 올게~

967 ◆gFlXRVWxzA (h9CrqQYy9E)

2022-08-28 (내일 월요일) 20:25:20

집에...들어왔다...이거에용...께흑 알바...

968 류호주 (Xtt3LfLLkU)

2022-08-28 (내일 월요일) 20:43:55

어휴 고생하셨어요 캡

969 야견주 (f.21UbLJ1c)

2022-08-28 (내일 월요일) 20:47:49

>>967 수고하셨어요 캡. 남은 알바 힘내시고 푹 자는 것!!


"나의 오른팔이 되어라."
- “뭐, 내가 파계회라는 용의 팔은커녕 비늘 하나도 못 되는 처지긴 하지만,”
- “그렇다고 땅을 기는 도마뱀의 비쩍 곯은 팔로 살고 싶진 않단 말이지.”

"누군가가 겁에 질린 채로 "이상한 사람이 저를 쫓아와요!"라며 도움을 요청한다면?"
- 일단 구해는 주고, “사례는 얼마나 주실거요?”

"윗사람의 실수에는?"
- “실수? 주지스님과 사형들은 실수 같은 거 안하시는데요? (정색)(사회생활中)”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오늘도 가볍게 진단.

970 미사하란 (oFc4na80Fk)

2022-08-28 (내일 월요일) 21:51:32

등으로 말하는 주지스님은 실수 같은 거... 안...(눈치

971 재하주 (D0btl0hiRs)

2022-08-28 (내일 월요일) 22:15:28

김캡 알바 힘내시구 푹 쉬시는 거에용!!!

야견이 사회생활 너무 현실 직장인 바이브에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려까는 것도 너무 좋다...... 야견이.. 진단 맛있다...(념)

972 ◆gFlXRVWxzA (8a8uIRPoWU)

2022-08-29 (모두 수고..) 13:56:42

김김김...개강...개강...

973 미사하란 (Iykky8VwRE)

2022-08-29 (모두 수고..) 16:48:36

974 야견주 (97vlx9g/NQ)

2022-08-29 (모두 수고..) 17:59:24

개강...

975 재하주 (diEi4hctEM)

2022-08-29 (모두 수고..) 19:53:36

개강........

갱신해용 벌써 춥단 생각이 드는 기온이 다가오고 있어용....

976 재하주 (14EKY4zHY.)

2022-08-30 (FIRE!) 00:14:42

(쓰던 독백과 함께 갱신) 오늘 독백
많이 매워용..

977 지원주 (NFS6Lhxk9A)

2022-08-30 (FIRE!) 00:17:27

택티컬 누크 인커밍(?

978 재하 (14EKY4zHY.)

2022-08-30 (FIRE!) 02:57:31

쓰러졌다. 아마 자시 즈음 되었을 것이다. 시야가 어지럽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자주 있는 일이라 넘겼던 것이 화근이 된 듯싶다. 눈을 떠보니 서 있던 복도가 아닌 침상에서 볼 수 있는 천장이 먼저 보였고, 곁에 있는 것은 방금 전까지 안건에 대해 논의하던 휘하의 감찰어사가 아니라 탕약을 달이고 있던 의원이다. 그러면 지금은 몇 시지? 묘시에는 가야 할 곳이 있는데. 오늘은 중요한 약속이 있으니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 재하는 몸을 일으키기 위해 팔을 움직여 상반신을 곧추세우려 했다.

"아직 일어나지 마십시오."

의원이 재하를 보지도 않고 무뚝뚝하게 말했다. 재하의 측근이자 주치의다. 그는 감찰국장의 측근인 어사 하나가 그를 은밀히 찾아온 뒤를 기점으로, 감찰국장의 몸이 남들보다 몇 배는 약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감찰국장이 본인을 혹사시켜 쓰러지는 일은 제법 자주 있었고, 오늘도 그런 날의 연속일 뿐이다. 한때 뱉던 쓴소리는 이제 약과인 수준이다.

"중요한 일이 있사옵니다."

지금도. 그는 재하 또한 고개를 돌리지 않고 대화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달일 약재를 추가하듯 분주한 손길로 약초를 집어 들다, 눈만 굴려 옆을 경대를 쳐다본다. 경대 너머로 재하의 모습이 보인다. 평소 같으면 재하는 천장에 구멍이 뚫릴 듯 시선을 집중하고 있을 텐데, 이번엔 자신이 있는 곳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었다. 어지간히 급한 일인 것 같지만, 아무리 저런 태도로 나온다고 해도 오늘은 봐줄 요량이 없었다.

"일 보다 목숨을 더 보전할 때입니다."

경대 너머로 눈이 마주치자 그가 날카롭게 대화를 잘랐다. 주치의는 제법 단호했다. 일보다 목숨이 더 중요하다니, 이미 생사를 가로질러본 재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목숨이 중요함은 알지만, 일 보다 중요할까? 지금 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건데. 아니,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오늘은 사람을 만나는 날이니까. 재하는 초조함을 감출 수 없었는지 주먹을 꾹 쥐었다.

"단 세 시진만, 세 시진도 아니 됩니까?"
"안 됩니다." 주치의는 다시금 선을 그었다.
재하가 그렇다고 물러설 사람은 아니었다. "대체 왜 안 된다는 것인지요?"

주치의는 재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의 새카만 눈동자에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어려있다. 지금까지 그가 만나온 환자 중에 무림인이 많아 뼈가 부러져도 싸우겠노라 하는 답답한 사람은 많이 만나봤어도, 본인의 한계와 앓고 있는 지병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만나본 적이 손에 꼽는다. 감찰국장은 일반 신민에게 많은 지지를 받는다지만, 주치의에게 있어선 골칫덩이 환자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가 골머리를 앓듯 깊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요 며칠 무리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단지 그뿐입니까?"
"생사를 한 번 넘었을 때도 죽었을 거라 보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 이후로 쉰 적은 있습니까?"
"쉬었습니다."
"그래서 이리 쓰러지셨습니까?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건……."
"빈혈입니다. 남들 보다 배로 연약하신 분이 피를 그렇게 쏟아놓고, 평소의 업무 강도를 추진하면 몸이 받아들일 것 같습니까?"

재하는 입을 다물었다.

"오늘은 나갈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마십시오. 달이는 약이 완성되는 대로 드시고 다시 누우셔야 할 겁니다."
"제발, 두 시진이라도."
"대체 뭐가 그렇게 급합니까? 복마전에 올릴 안건이라도 있습니까?"
"……아니, 아닙니다. 뜻대로 하겠습니다. 대신 편지 정도는 쓰게 해주시지요."

주치의는 재하를 미심쩍은 시선으로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뻗었다. 재하는 머지않아 먹과 붓, 그리고 종이를 받을 수 있었고, 머리가 울려 묵직한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지금이 몇 시입니까." 약을 마저 달이던 주치의가 무심하게 입술을 뗀다.

"진시입니다."

재하는 속으로 침음했다.

편지를 보낸 뒤로 이틀 정도 흘렀을 때, 재하는 다시 일에 복귀할 수 있었다. 주치의는 재하가 나서기 전, 절대 무리하지 말고, 감정적으로도 체력을 쏟아서는 안 된다며 단단히 일러두었다.

"어찌 감정을 쏟아서는 아니 됩니까?"
"국장님의 몸이 육체적인 것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데, 그보다 더한 정신적인 것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이번에도 쓰러져서 오면, 그때는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재하는 서슬 퍼런 눈길에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무림인도 아닌데, 가만있지 않겠다는 말에 등골이 오싹했다. 그리고 오늘은 일에 복귀한 지 나흘째가 되는 날이다. 도합 엿새의 시간 동안 편지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 재하는 아마 실망했을지도 모른다고 단정 지었다.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것인데 본인의 몸 상태를 핑계로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면 어쩌지? 그렇게 생각할 사람은 아니지만, 편지에 제법 빠르게 답장을 해주던 사람이라 그런지 마음이 영 편치 않다. 그렇지만 재하는 수많은 일에 전념하며 편지의 답장을 잠시 마음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그렇게 퇴원한 지 열흘째가 되었다. 재하는 집무실의 문을 두드리는 모습에 고개를 들었다. 수많은 서류를 처리한 통에 손에는 먹이 묻어있고, 소맷단도 먹에 젖은 날이었다. "들어오시지요." 허락이 떨어지자 범무구가 들어온다. 그리고 감찰어사 하나가 조심스럽게 그 뒤를 따른다. 재하의 측근이고, 충성을 맹세한 사람이다. 아직 말을 잘 하지 못하니 사람과 어울리며 말이라도 가르쳐보고자 했을 때의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편지, 왔다." 범무구가 제법 괜찮은 발음으로 운을 떼자 감찰어사도 입을 열었다.

"편지가 왔습니다."
"붉은 봉투입니까."
"……그게.."

서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재하는 대답 대신 내밀어지는 봉투에 손을 뻗었다. 만져지는 감촉으로 보아 편지의 봉인이 뜯기지 않은 걸 보니 읽지는 않았지만, 아마 편지를 전해주는 사람의 표정이 좋지 않았던 듯싶다. 서류를 내려놓고 재하는 편지 봉투에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측근이 그렇게나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차마 편지를 뜯지 못하고 봉인에 시선을 고정했다. 금방이라도 그 속내를 뚫어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감찰어사는 눈치를 보다, 뒷짐을 지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재하는 잠시 숨을 가다듬고 편지의 봉인을 풀었다. 손가락 사이로 단 두 글자의 한자가 적힌 종이가 딸려 나온다. 새하얀 봉투가 땅에 떨어지고, 재하는 종이를 펼쳤다.

부고.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재하는 시야가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는지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측근이 걱정스러운지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내가 너를."

재하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지 잠시 뜸을 들였다. 여러 감정이 한 번에 치고 밀려들어온다. 단어를 더 뱉었다가 혀가 마비될 것만 같아 입을 다물어버린다. 여전히 세상이 아찔해 눈을 뜨는 것이 두렵다. 감정은 혼란스럽게 섞이다 이지러지더니, 이내 흐려졌다. 마음을 잠재우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진실로 믿어도 되겠더냐."

목을 비집고 나온 목소리가 담담했다. 감찰어사는 저 목소리가 진심임을 깨달았다. 이미 감찰어사 또한 제일상마전의 사람이고 뜻을 함께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생사를 함께 할 수 있고 맹종할 수 있겠는가. 감찰어사는 재하를 믿고 따랐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천마님께서 지켜보시는 직신께 고하노니 감히 천마님께 맹세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면 채비토록 하십시오."

재하는 부고를 품 속에 집어넣고 몸을 일으켰다. 오늘의 일과는 여기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았다. 비틀거리는 걸음이 위태로우나 이내 꿋꿋하게 다시 몸의 균형을 세웠다. "지금 당장 출발할 것입니다."

밤 깊은 시간이 되어 재하가 감찰어사를 대동하여 도착한 곳은 백매루의 뒤편이다. 감찰어사는 어째서 재하가 자신을 기루의 뒤로 데려가는지 속으로 의문을 품었으나, 이내 그곳에 마련된 제단을 보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아끼던 기녀가 죽었던 것인가? 그렇지만 재하는 교국 내에서 여색은 고사하고 색 자체를 멀리하기로 유명했다. 의문을 표하며 재하를 흘끔 바라보던 감찰어사는 입을 다물었다. 지금 얘기해도 재하는 답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았다.

재하는 주변에 수놓인 장식을 보며 침음했다. 종이로 곱게 접은 매화가 만발했다. 사인을 은유적으로 표하는 기녀들의 암묵적인 장식이었다. 감찰어사는 그런 재하의 눈치를 보다 조심스럽게 입을 벙긋거렸다. "마지막 가는 길을 화려히 하였군요." 당연히 재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새하얗던 얼굴이 더 창백한 것 같았다. 눈을 굴리던 감찰어사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국장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괜찮습니다. 들어가지요."

제단 안은 한 남성이 지키고 있었다. 재하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홍화루의 점소이였던 현웅이다. 그는 재하를 보고 크게 놀라더니, 이내 황급히 절했다. "가, 감찰국장님을 뵙습니다."

"일어나시어요."
"그, 그렇지만 죄인인 제가 어찌……."

재하의 표정이 천천히 굳자 감찰어사는 다시금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굳었던 표정에 서렸던 표정은 시간이 지나자 사라졌다. 재하는 대신 숨을 고르듯 깊게 심호흡하더니, 입을 열었다.

"……하면 묻겠습니까. 언제부터 꽃이 피었습니까."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곳의 기녀가 말하기론 매화에 독이 오래전부터 피었다고 하던데…… 때문에 루주가 스스로를 격리하고, 시체는 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태웠다고……."

감찰어사는 재하를 쳐다봤다. 재하의 표정이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늘 온화하게 웃던 사람인데 지금은 깊은 수심에 찬 얼굴이다. 장례식에 참여했기 때문에 고인에게 예우를 다 해야하지만, 재하가 심히 위태로운 표정이었기에 얼굴도 모르는 고인이 아닌 재하에게 신경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매화 독이라는 은어에서 기녀의 사인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으나, 그 단어에 재하의 표정이 단번에 산산조각이 나는 것은 이유를 추측할 수 없었다. 재하는 입을 꾹 다물었다가 떼기를 반복했다. 무언가 말을 하려고 해도 말이 나오지 않는 사람처럼 행동을 반복하다 단 두 단어를 뱉으며 고개를 숙였다.

"악화된 시점은."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은.. 아흐레 전이라고……."

재하는 헛웃음을 뱉었다. 세상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필 그때."
백화는 은야와 달리 만날 기회가 적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7년 전이다. 그간 주고받은 편지에서는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백화는 남에게 걱정을 끼치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었으니 만나기 전까지 숨겼을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만났어야 했다. 이미 지난 과거에 대한 후회가 물밀듯 덮쳐온다. 그때 주치의를 뿌리쳤어야 했다. 한 시진이라도 만나게 해달라 빌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마지막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었을 텐데. 아니면 병을 치료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백화가 고통받는 사이 자신은 한가롭게 침상에 누워 호화로운 탕약이나 마셨다니. 세상이 다시금 아찔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리고, 국장님께서 필히 오실 것이라며 준비한 것이……."
"무엇, 입니까."

"…그리고, 국장님께서 필히 오실 것이라며 준비한 것이……."
"무엇, 입니까."

현웅은 한참을 머뭇거렸다. 재하의 상태가 불안정했지만 백화의 유언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는 침음하다 품 속에서 손바닥 만 한 보따리를 건넸다. 재하는 보따리를 받기가 무섭게 자리에 주저앉듯 무릎을 꿇었다. 감찰어사가 그를 부축하려 들었으나, 재하는 그 손길을 뿌리치며 무릎으로 관 앞까지 기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손을 휘적대던 재하가 타고 남은 유골과 재가 들어있을 함이 담긴 관을 더듬거리다 끌어안듯 엎드렸다. "누이, 누이야.. 누이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감찰어사는 그런 재하를 바라보다 현웅을 바라보았지만, 현웅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듯 참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날 두고 가면 어떡해요. 나는 어떡하라고, 같이 있어준다고 했잖아, 미, 미안해요, 미안해……. 나, 나, 나는 아픈 것도 모르고, 내가, 내가 그때, 아프지만 않았어도, 내가, 잘못했어요, 자, 잘못했어요……"

더듬거리며 떨어지는 말이 비참했다. 이내 단어를 차마 다 뱉지 못하고 우는소리가 이어졌다. 아이처럼 목 놓아 우는소리가 처량하다. 이내 재하는 속이 답답했는지 자신의 가슴을 치며 끅끅대다,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이번엔 막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지금 이 모든 순간이 내 손이 닿을 수 있는 위치인데, 살릴 수 있었는데.

"……줘."

끅끅대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돌려줘……."
"국장님..?"
"돌려줘─!!!"

실성한 재하의 입에서 짐승 같은 포효가 울렸다.

"왜 내 곁에서 전부 떠나는 거야, 왜, 이깟 생이 뭐라고, 바닥을 기던 삶에 대체 뭐가 있길래─!!"

끔찍한 절규가 폐부를 찢는다. 노성에 가까운 포효가 목을 찢듯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대체 왜… 왜! 이깟 삶이 뭐라고 모든 걸 앗아가냔 말이야─!! 이미 죽었어야 할 목숨인데!! 그때 목매달려 죽었어야 하는 게 난데─!! 내 사람들이 아니라 내가 죄인이야, 살아있는 내가 죄인이라고! 차라리 날 데려가, 날 데려가!!!"

울부짖는 입은 떨리고,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렀다.

"내가 기어이 미쳐야만 하는 거냐고, 내가─!! 기어이 미치어야 하냔 말이야……. 대체 왜.. 어째서 소중한 것은 모두……."

처절한 울음소리가 다시금 울렸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습니다, 누이를, 누이를 돌려주세요. 맹종하겠습니다, 반항하지 않겠습니다, 얼마든지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매 순간을 순교하듯 살아가겠습니다, 미치겠습니다, 그러니까 누이를, 누이를 돌려주세요. 누이를 돌려주세요……."

자신의 가슴을 치다 못해 긴 손톱으로 목을 부여잡는다. 파고들듯 목을 쥐어뜯기 시작하자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는지 감찰어사가 달려와 재하를 제지했다. 내력을 담아 붙잡고 나서야 재하는 악에 받힌 소리를 내다가, 절절매며 빌고 애원하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부고 소식을 받고 뛰어온 은야가 제단으로 들어왔을 때는, 이미 재하가 정신을 잃고 실신한 상태였고, 말리화 꽃잎을 넣고 굳힌 꿀 사탕 두어 개가 작은 보따리에서 빠져나와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재하는 눈을 떴다. 어릴 때처럼 좁아터져 술 찌든 내가 가득한 방도 아니었으며, 루주가 재하를 부르지도 않고, 백화가 괜찮으냐며 여지를 까 두었으니 어서 먹자 달래지도 않는다. 텅 비어버린 듯 광활한 천장 위로 약재 달이는 냄새가 났다. 달그락대는 소리를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깨어나셨습니까."
"……."
"야밤에 감찰어사 하나가 국장님을 업고 왔습니다. 상태가 엉망이었지요."
"……."
"탓하지 않겠습니다. 마음의 병을 어찌 탓하겠습니까."

작은 쟁반에 탕약과 접시 하나를 올려둔 주치의는, 몸을 일으킨 재하의 앞에 쟁반을 내려두었다.

"소의 생간입니다. 빈혈에 도움이 될 테니 드시고 안정을 취하십시오."

불편한 침묵이 내려앉는다. 재하는 밀랍으로 된 인형처럼 한참이고 접시와 탕약을 쳐다봤다. 탕약이 식어버렸을 때 즈음. 재하는 젓가락을 집어 들어 간을 집어먹었다. 몇 번 씹던 입이 느려지고 삼켰을 적, 젓가락을 내려놓은 재하는 천천히 손을 들어 얼굴을 덮어 가렸다.

피비린내에 점철된 날것이 더는 역하지 않았다.

979 재하주 (14EKY4zHY.)

2022-08-30 (FIRE!) 02:59:10

저는 맵다고 경고했어용 (도망)

980 재하주 (14EKY4zHY.)

2022-08-30 (FIRE!) 03:05:13

아아니 뭐야, 독백에서 분명 중복되는 부분 지웠는데~~!!(비명)(쥐구멍)

981 고불주 (dqd2PpeNlo)

2022-08-30 (FIRE!) 07:23:16

격리는 풀렸지만 증상 남아있는 고불주 콜록콜록 갱신하고 사라집니다..정신을 차리니 그새 화요일인 것

982 지원주 (7T3oBb633w)

2022-08-30 (FIRE!) 09:10:24

(매워서 혀가 얼얼함)
아니 은야까지... 재하 더이상 의지할만한 사람이라곤 남아있지 않는 거잖아용 이렇게 되면...

저도 코로나는 슬슬 지나간 것 같은데 잔기침이 아직 남은 것(눈물

983 미호주 (pBlIPRhmQM)

2022-08-30 (FIRE!) 09:25:32

우와... 우와....!!!!!!!!(독백에 팝그작)

984 ◆gFlXRVWxzA (S74xby3MJw)

2022-08-30 (FIRE!) 11:25:12

제일상마전 : 가정 꾸릴 생각 없냐니깐???

985 재하주 (OI8s1WMmNU)

2022-08-30 (FIRE!) 12:24:53

갱신하구 가용! 은야 말구 백화가 가버렸어용.. 은야가 기루에서 엄마처럼 돌봤다면 백화는 재하가 처음 기루에 왔을 때부터 같이 품어주던 존재라서 더 각별했을 거에용.. 재하 첫 독백에서 네 이름이 뭐야? 하고 물었던 것도 백화고.. 채연이랑 더불어서 정체성을 수립하기 이전의 삶부터 가장 소중한 존재 중 하나이자 여성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표본 중 하나였던 것...

재하: (솔직하게 말하면 쓰러질까 눈치)

986 ◆gFlXRVWxzA (S74xby3MJw)

2022-08-30 (FIRE!) 14:34:42

소교주가 선자리 알아봐줄 가능성 1000000%

987 ◆gFlXRVWxzA (S74xby3MJw)

2022-08-30 (FIRE!) 14:34:59

후 이번주는 진행 두 번 해봐야징

988 강건주 (fZhOqgpp66)

2022-08-30 (FIRE!) 14:39:46

그저 아끼는 심복 챙기는 트루 소교주 ...

989 재하주 (zNknbzJqoo)

2022-08-30 (FIRE!) 14:58:24

선자리 ㅋㅋㅋㅋㅋㅋㅋ 심복 챙기는 트루 소교주가 맞는 거에용... 좀 아빠(?)같기도 함.. 아빠.. 나 애인 생겼어 근데 같은 성별이야.. 하면 뭐야! 호적에서 파겠어! 하고 혼내기보단 그래 네 자유지.. 그렇지만 여자는 한 번 만나보고 다시 생각하면 안돼..? 많은 사람도 만나보고 그래야지.. 하는 열린교회 닫힘 마인드의 아빠...(대체)

진행 두번?? 기대하겠어용(?)

990 재하주 (zNknbzJqoo)

2022-08-30 (FIRE!) 15:01:09

근데 소교주님은 왜 결혼 안하는 것 아빠(후레발언)도 결혼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어 말이 왜 이상하게 들리지(???) 어라? 어?

991 ◆gFlXRVWxzA (G5byKSwmB.)

2022-08-30 (FIRE!) 15:18:02

결혼은 교주가 되어야 할 수 잇서용!

나이가 40대라고 해서 인간 나이 40이 아닌 것

992 재하주 (o0Z8NcOgL2)

2022-08-30 (FIRE!) 15:32:44

쳇 아까워용 (대체)

솔직하게 말하자면 재하는 지금도, 앞으로도 결혼생각은 없는 거에용.. 언젠가 혼자 길거리 고아를 주워서 제자로 키운다면 모를까..🤔 재하는 결혼에 대해 회의적일 뿐더러 내 외형 물려주는 건 죽어도 싫다는 트라우마도 있고.. 제일 중요한건 기녀 사이에서 자라서 그런지 여자가 여자로 안 보임...

여자? 그게 뭐지? 친구로 지내도 ㄱㅊ지 않나? < 기본 마인드
어릴 때부터 여자들 사이에 부대껴 살다보니 아무리 유혹해도 1도 감흥이 없음.. 어디 백날 유혹해봐라 내가 싫다고 해도 점소이가 그만좀 하라 타박할 때까지 누나들이랑 같이 씻고 껴안고 그 *랄을 했는데 < ㄹㅇ 글러었는데 이것도 기본 장착 마인드임

만약 아내가 생겨도 쟤도 여친 있는데 시선 안 고운 것 같으니 서로 터치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위장결혼이나 합시다.. 같은 사례(팩트: 이런 위장결혼은 파국의 지름길이다..)거나 아니면 어머, 치장이 그게 무업니까. 하고 자기가 옷 하나하나 세심하게 갈아입히고 화장시켜주고 친구 하나 생겼다(아내: **새끼 눈치 존* 없어) 이딴 생각 할 개**임...

재하: 캐해가 왜 그렇게 잡혔사와요
재하주: 너는 늘 반전단을 염두에 두고 있단다
재하: (때릴까)

993 ◆gFlXRVWxzA (G5byKSwmB.)

2022-08-30 (FIRE!) 15:33:54

소교주 정도면 반전단 하나 쯤은 들고 있을 것

994 재하주 (o0Z8NcOgL2)

2022-08-30 (FIRE!) 15:37:25

>>993 이 문장 하나에 두려워지기 시작했어용 란마 존버단 해산!!(아님

995 야견주 (90gZZprHVQ)

2022-08-30 (FIRE!) 15:37:27

일하는 도중에 월루하며 들어왔더니 이런 금손 연성이!!! 하나 둘 의지할 곳을 잃어가는 재하는 어디로 향하는가.......

996 재하주 (o0Z8NcOgL2)

2022-08-30 (FIRE!) 15:43:29

야견주 어서오세용~~~~~~~~ 재하... 이젠 저도 모르는 거에용 서사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997 야견주 (90gZZprHVQ)

2022-08-30 (FIRE!) 16:09:32

그러고보니 아직 소식 없는 여러 선배님들도 빨리 결혼해야!
(명절날 간만에 만난 소주 한잔 들어간 꼰X 삼촌 풍으로)

998 재하주 (mdwMeC34/Y)

2022-08-30 (FIRE!) 17:51:40

기분 좋게 퇴근하는 길... 근데 어째 아까부터 열도 나고 목도 간질간질한게 좀.. 불안불안해용;

999 미사하란 (sj6LE9Zl52)

2022-08-30 (FIRE!) 17:51:52

재하..하나씩 잃어가다가 소교주밖에 안남는고에용???? 크아아아악

1000 야견주 (8WNXBhbWSs)

2022-08-30 (FIRE!) 20:09:13

>>998 아.....앙대......키트 검사 해보세여.....

혹시 별 문제 없으면 제가 다음 스레 세울게용.....

1001 강건주 (fZhOqgpp66)

2022-08-30 (FIRE!) 20:13:41

천유양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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