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76074> [HL/청춘/일상/1:1] Serendipity :: Note 1 :: 124

◆DKrNXmBQas

2022-07-27 21:14:47 - 2022-11-21 08:27:35

0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1:14:47


세런디피티(serendipity, IPA: [ˌsɛrənˈdɪpɪti])는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며 특히 과학연구의 분야에서 실험 도중에 실패해서 얻은 결과에서 중대한 발견 또는 발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어느 봄날이었다.

1 백담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1:15:45

이름 :: 백담 白淡

나이 :: 18세

성별 :: 남

외모 :: Picrewの「쏘세디야채볶음」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j5zEqLfqM1 #Picrew #쏘세디야채볶음
키는 약 181센티미터. 첫눈에 보기에는 선이 가늘고 호리호리해 보이는데, 의외로 83kg이라는 높은 체중. 대부분의 운동선수가 그렇듯 높은 근밀도로 인해 보기보다 체중이 좀 더 나간다. 그만큼, 빈틈없이 잘 발달해있는 군살없는 근육질의 몸이다. 다만 어깨가 보기보다 넓은데 보통 남자가 어깨가 넓으면 외모에 있어 장점으로 작용하며 그것은 이 소년에게도 예외는 아니지만, 이 소년의 경우 어깨너비에 비해 체격이 날씬한 편이기에 크게 발달한 광배근과 더불어 어찌 보면 조금 위화감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소년을 처음으로 만났을 때 위화감을 느낄 부분은 체격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데- 바로 그의 머리색과 피부색이다.
색상의 결손. 아마 가장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새하얀 머리카락을 보면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들 생각이다. 탈색 같은 것을 했다거나 머리가 하얗게 셌다거나 해서 모발에 색소가 빠져서 나오는 하얀색이 아니라, 마치 볼펜 수정액에 머리를 감은 듯한 그런 불투명하고 선명한 하얀색의 머리카락이 자못 이질적이다. 그 피부 역시도 뽀얗지만, 머리카락에 비해서는 어디까지나 사람의 피부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이다. 명백히, 드물게 발생하는 루시즘의 영향을 받은 듯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선명한 자색의 눈동자 역시 원래는 더 진한 색깔이었어야 했는데 색소가 모자라서 그런 색으로 굳어진 것이리라. 멀리서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과 약간 각도가 엇나간 듯한 신비로운 모습으로 여겨질 수 있겠으나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 약간 엇나간 신비로움이 불안한 위화감으로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백담이라는 소년을 좀더 오래 관측해보면, 이 신비로움과 위화감이라는 느낌은 그 체격과, 남들과 다른 색채를 덮어쓴 이목구비가 자아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명한 쌍꺼풀 아래로 낙심한 듯도 보이고, 조심스레 의문을 던지는 듯도 보이는 반달형의 눈매와 매초롬한 콧대 등은 일반적인 미학의 개념을 넘어서 낯선 방식으로 소년을 마주보는 사람에게 선명한 인상을 던져넣는다. 비유하자면, 난생 처음으로 마주친 외국인처럼 말이다. 그 소년은 분명히 연연하면서도 낯선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성격 :: 소년은 담담하고, 미적지근하고, 때로는 차가운, 그래, 조각상 같은 성격이었다. 의뭉스러운 무표정 너머 심장은 아직도 뛰고 있지만, 조금씩 잦아드는 그 박동에 굳이 닿을 가치가 있을까. 이제는 눈앞에 놓인 삶을 살아갈 뿐인 모습이 퍽 무정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가슴팍 안에 꺼져가는 고동이 마지막 몸부림이라도 치고 싶은 것인지, 결국 선한 천성이라는 것이 있어 가끔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 때가 있다.
처음에는 어떤 대답을 구하고 싶어했던 것 같지만, 숱한 실패를 거쳐 대답을 구하기 위해 먼저 질문을 꺼낼 용기는 이제 바닥이 난 것 같다. 누군가의 입에서 들을 기대는 이제 접었고 혹여나 대답이 어딘가에 적혀있지 않을까 바라고는 있지만, 본인의 의문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었기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떠돈다. 기억할 가치도 없는 소소하고 소박하며 평범한 의문이었지 않을까.

기타 ::
1. 하채문화예술고 체육특기학부 이종격투기학과. 이번 학기 들어 전학을 온, 전학생이다. 이종격투기학과 학생은 5반으로 분류되기에, 그 역시 자연스레 5반 소속이 되었다. 열대여섯 명 남짓의 연극과 학생들과, 컬링, 높이뛰기, 이종격투기 등의 소수 체육과 학생들을 합쳐 만든 5반은 아침의 인문학 수업을 같이 듣고 점심을 먹은 뒤에 각 과 수업으로 흩어진다.

2. 아마추어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UFC 기준 미들급으로, 계체량 시에는 체중이 70kg 중후반대까지 줄어든다. 기본에 아주 충실한 플레이가 장점으로, 일반적으로는 신장에 비해 긴 리치와 민첩한 몸놀림에서 나오는 아웃파이트 스탠스가 주된 전략이지만 때때로 높은 리스크를 무릅쓰는 무모한 전략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부상을 당하는 일이 잦다. 선수로서의 성적이나 커리어 자체는 학생 선수로써는 전도유망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수준이다.

3. 편부 가정. 부친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부자 관계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위태로운 수준까지도 아니라는 모양. 출장이 잦은 부친 때문에 사실상 집안 살림을 혼자 하고 있다. 그나마도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다. 청소나 빨래 등의 가사노동 같은 것은 곧잘 하지만, 요리는 잘 못해서 아침저녁을 인스턴트 식품이나 프로틴 쉐이크, 닭가슴살 따위로 때워버리기 일쑤다.

4. 전학생인 것을 감안해도 친구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학기 초인데다 전학 초라서 주변 환경에의 적응이 조금 늦된 것-이라고 가볍게 치부하기에는,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조금 엇나가 있는 느낌이 있다.

5. 이래저래, 인생에 원하지 않았던 굴곡이나 고저차로 인한 영향을 적잖이 받았다. 길을 잃은 미아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6. 노래를 부르는 것은 조금 좋아할지도 모른다.

2 도담 ◆mZm4g7rP2k (cfp1pfaY2g)

2022-07-27 (水) 21:21:16

Picrewの「배부르다」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96iyGTK5Un #Picrew #배부르다

이름 :: 도담 都潭

성별 :: 여

나이 :: 18

외모 :: 작고 동그랗다─대부분 그런 첫인상을 가지게 되고는 했다. 자그마한 키에 동그란 정수리, 뺨도 동그라니, 장미 꽃잎 하나 따와 가루 내 바른 듯 생기있게 물들어 있었다. 그런 뺨을 죄 가려버리는 안경도 동그랗고 눈망울도 동그라니 이 조그만 아이가 사람인지,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 둥글게 빚어 만든 눈사람인가 싶어진다. 아이가 사람이란 것을 알 즈음에는 까맣구나─하고 눈길을 한 번 사로잡았다. 검은색이 흔한 색은 아닌데, 머리카락도 눈도 새카맣고 하얀 얼굴에 머리카락과 눈을 칠하다 튄 잉크 세 방울도 또렷이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은 여기까지가 보통이었다. 간혹 아이가 쓰고 있는 안경 너머로 조금만 더 유심히 아이에게 눈길을 주고 있으면 아, 이 아이 귀엽다─까지 이어지고는 했다.

연기과? 연출하나 보네─무대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무대 위에서 사람의 시선을 모두 잡아끌 만큼 화려한 얼굴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연기를 할 때는 모두의 시선을 집어삼켰다. 제일 빛난다고 온몸으로 말하며, 무대에 오르기 위해 꾸민 모습을 보면 깜짝 놀라고 만다. 어떤 역할도 담아내니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러워지고는 할 정도로 무대에서는 인상이 바뀌었다.

공부 잘할 것 같아─단정하고 안경까지 쓴 외모가 주는 이미지였다. 실제로도 성적이 우수하지만 그렇다고 성적 우등생들이 교복을 잘 갖춰 입으라는 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여름에도 셔츠 단추 하나 풀지 않고 꼭 잠가두고, 교복 치마 수선은 하지도 않았고 치마를 접어 올리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귀 뚫은 자국은 꽤 여럿 있었는데 언젠가의 어떤 배역에서 필요했었던 흔적이었다.

성격 :: 강아지 꼬리 보인다─사람을 너무 좋아했다. 보통 다른 사람들이 첫인상에서 호감도를 정하고, 관계를 이어가며 호감도가 깎이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한다면 이 아이는 이미 호감도를 100%까지 가득 채워놓았다. 거기서부터 찬찬히 줄어드는데, 줄어드는 것도 드문 일이었다. 좋아하니까 잘해주고, 좋아하니까 미움받기 싫어했다. 모두에게 그러해서 누군가는 특별하게 대하고 말고 그런 것도 없다. 강아지가 어떻게 구는지 생각해보면, 아이와 똑 닮았다는 걸 알 수 있다. 다가오고, 잘 멀어지지 않고, 싫은 티를 내면 금방 시무룩해져 버리는 그런 일련의 행동들이 같았다. 연기를 하는 아이가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꾸미지 못 하는 것도 아니니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아이의 선택이었다. 상대방이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줄지는 미지수였지만 그랬다.

어디 갔어? 또 캣워크 올라간 거 아냐?─사람을 좋아하는 것 치고는 혼자를 선호했다. 사람들 사이에 잘 섞여 있다가도 언제 그랬었느냐고 혼자 툭 튀어나와 있다. 다시 섞으면 또 섞인 척하고 있지만 시간 나면 혼자 있고는 한다. 꽤 독립적이고 차분한 면을 가지고 있는데, 혼자 있을 때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기타 :: 하채문화예술고등학교 공연예술부 연기과에 재학 중이다. 동아리 활동도 연극부 활동을 하고 있으며 1학년 적 입부 오디션 때부터 주연 배우로 점 찍혀 선배들을 제치고 주연 배우 역을 맡고 있다. 그렇다고 연출 쪽에 약하지도 않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성적도 열심히 챙기고 있다. 그래서 일반 과목 선생님들 눈에도 들고, 전공과목 선생님들 눈에도 들어서 이름이 자주 불린다.

연극부 동아리 활동이 없는 날에도 방과 후 소극장에 가면 만날 수 있다. 혼자서라도 매일매일 연습을 하고 있다. 소극장에 없던데─무대의 위, 캣워크를 찾아보면 보인다. 사다리 타고 올라가 앉아 대본을 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눈이 꽤 나쁘다. 안경을 벗으면 앞을 제대로 못 보고 사람도 못 알아봐서 여기저기 부딪힌다. 가끔 렌즈를 끼거나 안경이 없을 때면 이렇게 크고 동그랗게 예쁜 눈이었구나─하게 된다.

왼손잡이지만 연기할 때 자연스러움을 위해서 오른손 사용을 꾸준히 하다 보니 양손잡이가 되었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이런 것 저런 것 다 연습한다. 언젠가 뮤지컬 무대에 설지도 모르니 노래도 연습하고, 춤도 연습한다. 맡게 된 배역이 낚시꾼이라면 낚시하러 갈 정도다.

4인 가족으로 부모님, 그리고 남동생이 하나 있다. 동생의 이름은 양洋, 나이 차이는 4살이다.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사이좋은 남매인데, 동생 쪽에서 누나를 많이 쫓는 편이다.

사실은 곱슬머리인데, 매일 아침 고데기로 머리카락을 펴고 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비 오는 날이면 부슬부슬 곱슬기가 살아나서 하나로 질끈 묶어두는 것을 볼 수 있다.

연애 경험이 있다. 딱 한 번이지만 작년 겨울에 한 달 조금 넘게 사귀고 헤어졌다. 상대방은 같은 학교 학생이었지만 지금은 졸업한 다른 과 선배. 연애 감정이나 연인 관계에서의 감정이 궁금했던 탓에 좋아하는 마음 없이 쉽게 수락한 고백으로 시작된 연애였다. 사귀다 보면 좋아질 수도 있다 생각했는데 아니었고, 선배에게 큰 잘못을 하는 것 같아 사실대로 고백하고 헤어졌다.

3 백담주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1:24:39

이제 도담주라고 불러드려도 될까요. (수줍) 어서오세요.

4 도담주 ◆mZm4g7rP2k (z.mIRcL8UI)

2022-07-27 (水) 21:34:45

안녕, 백담주 ㅎ-ㅎ 시트 옮겨두고 잠시 다녀왔어, 다시 한 번 잘 부탁해!

5 백담주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1:40:24

저도 모쪼록 잘 부탁드려요.

그러면, 이제부터 첫 일상 이야기를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스레 제목 생각하면서 생각해뒀던 장면이 있어서요.
개학하고 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어느 날에 백담이랑 도담이가 만나서 백담이는 도담이가 떨어뜨린(혹은 바람에 날려간) 물건을 주워주고, 대신 백담이 학교(혹은 학교 근처의 관공서나 랜드마크)로 가는 방향을 도담이에게 물어보는 장면이라거나요.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에 담임 선생님이 조례에 앞서 오늘은 우리 반에 전학생이 있다고 말씀을 꺼내시는 그런 전개로...

6 도담주 ◆mZm4g7rP2k (51GaZFaen2)

2022-07-27 (水) 21:54:23

백담이에게 길 알려준 이후에 도담이가 물건 흘리고 자리를 떠나는 걸까 ㅎ-ㅎ? 도담이에게도 우연을 더해서, 우연히 방과후에 연극부 훈련이 없는 날 소극장에 안 가고 하교했다는 거. 백담이가 주울 도담이 물건을 뭘로 할 지 고민해야겠다 ㅎㅁㅎ 난 백담주가 제시해준 상황 좋아!

7 백담주 (1bNlpqKJAs)

2022-07-27 (水) 22:04:52

아뇨, 도담이가 먼저 물건을 육교 같은 계단 아래로 떨어뜨렸는데 백담이가 그걸 주워주고, 그 뒤에 길을 알려달라고 도담이에게 물어보는 전개였는데... 도담주 말씀대로 앞뒤를 바꿔도 맛있네요? (혼동) 도담이가 물건 흘리는 게 먼저일지, 백담이가 길을 물어보는 게 먼저일지는 도담주께서 정해주세요. ·v·

8 백담주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2:05:11

어라.. 인코가(당황)

9 도담주 ◆mZm4g7rP2k (ruqjeozHb6)

2022-07-27 (水) 22:13:19

아, 물건을 찾아주면서 말 거는거였구나? 난 길 물어보고 나서 물건 주워주는 줄 알았어. 언제 물건을 돌려줄지도 둘이 어떤 서사를 쌓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서 ㅎㅁㅎ 물어보는게 먼저인게 더 재밌을 거 같아. 물건은 뭐가 좋을지 고민 중인데 어렵다. 찾아다니게 되고, 돌려줘야할 만큼 가치가 있지만 잃어버린 걸 나중에 알게 될 물건... ㅎ-ㅎ...

10 백담주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2:26:05

그러시다면 그렇게 하기로 해요. 그것도 예쁠 것 같아요... 음, 손수건이나, 아니면 카드를 끼우도록 돼 있는 핸드폰케이스에서 카드(학생증이라던가 교통카드라던가)가 떨어졌다던가? 아니면 이어팟? 말해놓고 보니 죄다 제 경험담이네요◐.◐
물건은 천천히 고민해주세요! 제가 11시쯤에는 보통 잠들기 때문에 ;-; 오늘은 첫 일상 내용과 선레를 누가 쓸지만 정하고 자러 갈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11 도담주 ◆mZm4g7rP2k (01qhL6015A)

2022-07-27 (水) 22:40:23

동생이 사준 이어폰이라는 설정이 떠올랐어! 비싸지 않은 거로, 만원 언저리 되는 유선 이어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잃어버린 적 엄청 많으니까 ㅎ-ㅎ 이어팟을 얘기해줘서 생각났어, 고마워. 나도 늦은 밤과 새벽에 깨어있으면 반동이 심해서 ㅎㅁㅎ... 그게 좋을 것 같아. 선레는 어떻게 할까? 랜덤으로 정해도 좋고 ㅎ-ㅎ

12 백담주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2:47:18

.oO(플레이 시간까지 맞아버렸자나?)
선레는 다이스를 굴리도록 해요! '='

.dice 1 10. = 8
홀수: 백담
짝수: 도담님

13 도담주 ◆mZm4g7rP2k (31eYQXgsbo)

2022-07-27 (水) 22:55:15

선레는 천천히 써오도록 할게 ㅎ-ㅎ 그나저나 도담님이라니 존칭 안 붙여도 괜찮아! ㅎㅁㅎ

14 백담주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2:58:09

귀하디 귀하신 파트너님인걸요... ;=;
네, 편하게 써와주세요. 오늘 밤은 이미 늦었으니, 천천히 주셔도 좋아요.

15 도담주 ◆mZm4g7rP2k (eXZZEDO406)

2022-07-27 (水) 23:00:53

쓸 거긴 한데 아마 쓰다 자러 갈 것 같아서 ㅎㅁㅎ 내일 못 올릴 것 같으면 말할게.

16 백담주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3:12:39

네, 느긋이 써주세요. 텀은 길게 두어도 괜찮고, 저도 지금 자려고 누웠거든요.. 오늘 만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라요.

17 육교 위에서 (f1JxUUphCU)

2022-07-28 (거의 끝나감) 21:26:51

우연히 그런 기분이 드는 날이 있다. 늘 가던 길을 앞에 두고 괜히 다른 길을 가보고 싶고, 평소에는 지나치기만 하던 가게에 발을 들이기로 마음먹게 되는 그런 날. 담에게는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방과 후면 매일같이 출석 도장을 찍던 소극장에 가지 않고 바로 집에 돌아가기로 한 날. 굳이 건널목으로 걸어가지 않고 육교를 건너기로 한 날. 조금만 걸어가면 건널목이 있고,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옆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육교를 오르는 일은 없었다. 학교가 끝나고 바로 하교한 적이 드물어서, 하굣길에 이렇게 학생들이 많은 것에 새삼스러워하며 인파를 피해 오른 육교였다. 집으로 가는 길에 올려다보는 하늘이 노을 지지도 않고, 검푸르지도 않은 게 익숙지 않아서 자주 시선을 빼앗겼다.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봄날의 하늘은 눈이 시리게 파랗지도 않았고 싸늘하게 차갑지도 않았다.

흰색의 유선 이어폰이 귀에서 내려와 카디건 주머니로 들어간다. 듣고 있는 것은 모르는 노래였다. 노래 한 곡만 선택하여 재생하면 추천해주는 곡들로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져서, 모르지만 크게 취향에서 벗어나지는 않는 노래들이 무작위로 흘러나왔다. 담은 가사도 멜로디도 모르는 곡을 들으며 집에 들어가면 무엇을 하면 좋을지 떠올려 보았다. 우선 집에 들어가면 씻고, 옷을 갈아입고, 그다음에는 하얗다─담은 머리카락도 피부색도 하얀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하고 있던 생각이 하얗다는 세 글자로 변했다.

"네? 잠시만요!"

눈이 마주쳤다는 느낌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고 진실이었던 것 같다. 담은 이어폰을 빼 카디건 주머니에 욱여넣고 남자아이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건네려고 했던 것 같은데, 노랫소리에 묻혀 잘 듣지 못했으니 다시 이야기해주길 기다렸다.

18 도담주 ◆mZm4g7rP2k (X2JoHA6qZY)

2022-07-28 (거의 끝나감) 21:27:55

선레 써왔는데 수정해야할 부분 있으면 알려줘 ㅎ-ㅎ 그리고 안녕, 좋은 저녁이야 ㅎㅁㅎ

19 백담주 ◆DKrNXmBQas (nmb7cZ6Mv2)

2022-07-28 (거의 끝나감) 22:08:45

좋은 저녁이네요, 도담주. 오늘 하루는 잘 지내셨나요?

아, 선레 봄내음...

20 도담주 ◆mZm4g7rP2k (DnTvHToaf.)

2022-07-28 (거의 끝나감) 22:49:00

응, 잘 보냈어. 백담주는 잘 보냈어? ㅎㅁㅎ 선레에서 봄내음이 느껴진다니 다행이야. 벚이 없는 시내에서도 봄이라는 걸 묘사를 하고 싶었어.

21 백담 - 도담 ◆DKrNXmBQas (nmb7cZ6Mv2)

2022-07-28 (거의 끝나감) 23:31:21

늘 가던 길과는 다른 길. 늘 보던 건물들과는 다른 건물들. 늘 보던 지평선과는 다른 지평선. 늘 보던 하늘과는 다른 하늘.
길을 잃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길이라면 꽤 오래 전부터 진작에 잃어버렸던 참이다.
구름이 언제는 자기 갈 길을 알고 흘러가던가.

그래서 담이 보기에 그때 그 순간 마주친 그 아이를 보고 잠깐 다른 하늘 아래 낯선 구름이 한 점 핀 줄로만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눈을 깜빡여보아 닿은 자색의 시선을 마주하고 나서야 그것이 소년이구나, 하고, 처음 보는 낯선 얼굴을 눈치채었을 것이다. 아마, 담과 비슷한 연배. 조금 더 길다랗고, 낯선 옷차림. 한쪽 어깨가 흘러내릴까 말까 하는 니트 후드집업 안으로 비쳐보이는 머리색과 똑같이 구김살없는 하얀 와이셔츠까지는, 하문고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교의 지정 교복의 구성품이니 그렇다 치지만 남색의 선 가느다란 면바지는 하문고 지정 춘추복과는 다른 색깔이다. 분명히 학교 같은 기관에서 제시한 기준에 맞추어 제작된 제복이라는 점은 느낌으로 와닿아 알 수 있는데, 적어도 하채시에서는 본 기억이 없는 그런 교복이다.

분명히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 그 아이에게는 있었다.
입을 뗀다.
소년이 뭐라고 말하지만, 귀에 들리는 것은 음악소리뿐. 귀에서 이어폰을 떼어내자, 그 소년은 무표정한 얼굴로 담을 잠깐 바라보았다. 뭔가 잘못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까지 오랜 시간은 아니었고, 그저 잠깐의 호기심에 눈앞에 놓인 낯선 또래 아이를 잠깐 살피는, 그 정도의 시간이다.

"백람예술회관."

길을 잃은 게 맞았나 보다. 사느랗게 내려앉는 목소리다. 침착하다-라는 형용사보단 침잠하다-라는 동사가 더 어울리는, 그런 목소리. 조용한데, 선명하다.

"백람예술회관을 찾고 있는데, 어디로 가면 되는지 혹시 아시나요."

백람예술회관. 하채문화예술고등학교의 학생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 시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교문을 나오면 그 옆의 왕복 6차선 십자로를 끼고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커다란 예술회관이니까. 하문고의 특성상 학교와 예술회관 간의 교류도 잦았고, 회화과 학생들의 작품이나 음악과, 혹은 연극과 학생들의 공연 혹은 경연이 백람예술회관에서 열리거나 하는 일도 잦았다. 그러니까, 지금 여기까지 하교해 온 길을 그대로 거슬러 알려주면 된다.

22 백담주 ◆DKrNXmBQas (nmb7cZ6Mv2)

2022-07-28 (거의 끝나감) 23:33:51

((어째 좀 의도치 않게 길어진 게?))
네, 저녁을 기대하면서 꽤 잘 보냈습니다. 기대하던 것보다 더 예쁜 봄내음이라 조금 얼떨떨하네요... 백담이가 좀 붕 뜬 아이라 오히려 황송할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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