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76074> [HL/청춘/일상/1:1] Serendipity :: Note 1 :: 124

◆DKrNXmBQas

2022-07-27 21:14:47 - 2022-11-21 08:27:35

0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1:14:47


세런디피티(serendipity, IPA: [ˌsɛrənˈdɪpɪti])는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며 특히 과학연구의 분야에서 실험 도중에 실패해서 얻은 결과에서 중대한 발견 또는 발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어느 봄날이었다.

1 백담 ◆DKrNXmBQas (1bNlpqKJAs)

2022-07-27 (水) 21:15:45

이름 :: 백담 白淡

나이 :: 18세

성별 :: 남

외모 :: Picrewの「쏘세디야채볶음」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j5zEqLfqM1 #Picrew #쏘세디야채볶음
키는 약 181센티미터. 첫눈에 보기에는 선이 가늘고 호리호리해 보이는데, 의외로 83kg이라는 높은 체중. 대부분의 운동선수가 그렇듯 높은 근밀도로 인해 보기보다 체중이 좀 더 나간다. 그만큼, 빈틈없이 잘 발달해있는 군살없는 근육질의 몸이다. 다만 어깨가 보기보다 넓은데 보통 남자가 어깨가 넓으면 외모에 있어 장점으로 작용하며 그것은 이 소년에게도 예외는 아니지만, 이 소년의 경우 어깨너비에 비해 체격이 날씬한 편이기에 크게 발달한 광배근과 더불어 어찌 보면 조금 위화감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소년을 처음으로 만났을 때 위화감을 느낄 부분은 체격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데- 바로 그의 머리색과 피부색이다.
색상의 결손. 아마 가장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새하얀 머리카락을 보면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들 생각이다. 탈색 같은 것을 했다거나 머리가 하얗게 셌다거나 해서 모발에 색소가 빠져서 나오는 하얀색이 아니라, 마치 볼펜 수정액에 머리를 감은 듯한 그런 불투명하고 선명한 하얀색의 머리카락이 자못 이질적이다. 그 피부 역시도 뽀얗지만, 머리카락에 비해서는 어디까지나 사람의 피부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이다. 명백히, 드물게 발생하는 루시즘의 영향을 받은 듯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선명한 자색의 눈동자 역시 원래는 더 진한 색깔이었어야 했는데 색소가 모자라서 그런 색으로 굳어진 것이리라. 멀리서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과 약간 각도가 엇나간 듯한 신비로운 모습으로 여겨질 수 있겠으나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 약간 엇나간 신비로움이 불안한 위화감으로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백담이라는 소년을 좀더 오래 관측해보면, 이 신비로움과 위화감이라는 느낌은 그 체격과, 남들과 다른 색채를 덮어쓴 이목구비가 자아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명한 쌍꺼풀 아래로 낙심한 듯도 보이고, 조심스레 의문을 던지는 듯도 보이는 반달형의 눈매와 매초롬한 콧대 등은 일반적인 미학의 개념을 넘어서 낯선 방식으로 소년을 마주보는 사람에게 선명한 인상을 던져넣는다. 비유하자면, 난생 처음으로 마주친 외국인처럼 말이다. 그 소년은 분명히 연연하면서도 낯선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성격 :: 소년은 담담하고, 미적지근하고, 때로는 차가운, 그래, 조각상 같은 성격이었다. 의뭉스러운 무표정 너머 심장은 아직도 뛰고 있지만, 조금씩 잦아드는 그 박동에 굳이 닿을 가치가 있을까. 이제는 눈앞에 놓인 삶을 살아갈 뿐인 모습이 퍽 무정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가슴팍 안에 꺼져가는 고동이 마지막 몸부림이라도 치고 싶은 것인지, 결국 선한 천성이라는 것이 있어 가끔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 때가 있다.
처음에는 어떤 대답을 구하고 싶어했던 것 같지만, 숱한 실패를 거쳐 대답을 구하기 위해 먼저 질문을 꺼낼 용기는 이제 바닥이 난 것 같다. 누군가의 입에서 들을 기대는 이제 접었고 혹여나 대답이 어딘가에 적혀있지 않을까 바라고는 있지만, 본인의 의문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었기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떠돈다. 기억할 가치도 없는 소소하고 소박하며 평범한 의문이었지 않을까.

기타 ::
1. 하채문화예술고 체육특기학부 이종격투기학과. 이번 학기 들어 전학을 온, 전학생이다. 이종격투기학과 학생은 5반으로 분류되기에, 그 역시 자연스레 5반 소속이 되었다. 열대여섯 명 남짓의 연극과 학생들과, 컬링, 높이뛰기, 이종격투기 등의 소수 체육과 학생들을 합쳐 만든 5반은 아침의 인문학 수업을 같이 듣고 점심을 먹은 뒤에 각 과 수업으로 흩어진다.

2. 아마추어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UFC 기준 미들급으로, 계체량 시에는 체중이 70kg 중후반대까지 줄어든다. 기본에 아주 충실한 플레이가 장점으로, 일반적으로는 신장에 비해 긴 리치와 민첩한 몸놀림에서 나오는 아웃파이트 스탠스가 주된 전략이지만 때때로 높은 리스크를 무릅쓰는 무모한 전략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부상을 당하는 일이 잦다. 선수로서의 성적이나 커리어 자체는 학생 선수로써는 전도유망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수준이다.

3. 편부 가정. 부친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부자 관계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위태로운 수준까지도 아니라는 모양. 출장이 잦은 부친 때문에 사실상 집안 살림을 혼자 하고 있다. 그나마도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다. 청소나 빨래 등의 가사노동 같은 것은 곧잘 하지만, 요리는 잘 못해서 아침저녁을 인스턴트 식품이나 프로틴 쉐이크, 닭가슴살 따위로 때워버리기 일쑤다.

4. 전학생인 것을 감안해도 친구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학기 초인데다 전학 초라서 주변 환경에의 적응이 조금 늦된 것-이라고 가볍게 치부하기에는,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조금 엇나가 있는 느낌이 있다.

5. 이래저래, 인생에 원하지 않았던 굴곡이나 고저차로 인한 영향을 적잖이 받았다. 길을 잃은 미아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6. 노래를 부르는 것은 조금 좋아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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