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이 남아있는 상태의 전 연인과 연애프로그램에 서로 합의하에 참여하였고 거기서 다시 옛 연인과 재결합을 할지, 아니면 새로운 사랑을 찾을지는 여러분들의 자유입니다. 허나 그 결과가 항상 좋을 순 없으며 당신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해줄 수 없습니다.
#전 연인 선관은 어디까지나 선관일 뿐입니다. 그것을 핑계삼아 편파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시트에 견제나 이간지들이 다 가능하다고 되어있는 캐릭터에 한해서는 그 캐릭터에 대한 견제나 이간질을 시도해도 상관없으나 불가하다고 되어있는 경우는 절대로 하시면 안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캐입이며 오너입으로 오너 견제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매주 금요일에서 토요일에 자신이 마음에 드는 캐릭터에게 '캐입'으로 비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그 비밀 메시지는 그대로 캐릭터에게 전달됩니다. 어디까지나 비밀이기에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도록 합시다.
#간접적인 호감 전달이나 플러팅 등은 허용이 되나 직접적으로 좋아한다는 고백 등은 특정 기간이 되기 전엔 불가합니다.
#이 스레는 두 달 단기입니다. 또한 프로그램 특성상 주기적으로 계속 시트를 받을 순 없기 때문에 중간에 무통잠을 해버리면 상당히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캐릭터끼리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만들어도 오너들끼린 사이좋게 지내도록 합시다.
#다시 말하지만 라이벌은 어디까지나 캐릭터지. 오너들끼리 견제하거나 편파를 하거나 하지 말도록 합시다.
#여러분들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으며, 그것으로 인해 불평을 한다고 한들 아무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그 외의 문의사항이 있거나 한 분들은 얼마든지 물어봐주시고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수위가 너무 높아지지 않게 조심합시다. 성행위, 혹은 그에 준하는 묘사나 시도 기타 등등은 절대 불가합니다.
정식으로 입소하고 며칠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알게 모르게 인사한 이들도 있을테고 아직 다른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이도 있을테고 그냥 지나다 얼굴만 스쳐서 본 이들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하루가 저물고 또 다시 하늘에는 달이 떴습니다. 평범한 밤으로 끝날지도 모를 일이었으나 모두에게 제공된 핸드폰으로 문자가 들어오네요.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신 여러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까? -슬슬 1번째 미션이 주어질 예정이나 그 전에 가벼운 분위기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기숙사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있는 강당 홀에 들어가면 여러분들이 가볍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작은 자리가 마련되어있습니다. 술은 물론이요. 안주도 있으며 술을 못 드시는 분들을 위해 여러 음료도 있습니다. -참가하는 분들은 정말로 참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반드시 참여해주셔야 합니다. -술과 함께 진실게임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가볍게 모두가 모여서 술을 마시던 음식을 먹던 음료를 먹던 그렇게 모여서 진실게임을 한다는 이야기인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모두에 대해서 알아가자는 느낌으로 주최자가 준비한 모양입니다.
일단 강당으로 들어오면 네모난 테이블이 있습니다. 그 위에는 여러 음식과 술, 그리고 음료.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도 있네요. 일단 왼쪽 자리에는 남성이, 오른쪽 자리엔 여성이 앉는 모양입니다. 테이블의 의자 앞에는 자리의 이름도 쓰여있네요. 허나 자신의 연인과 마주보는 구도입니다. 여기에 와서 아직 얼굴을 마주하지 못한 이들도 지금 이 순간엔 마주하게 되겠지요.
은석은 가장 먼저 자신의 자리에 와서 커피를 마시는 중이었습니다. 입구로 들어오는 이를 바라보며 무언의 인사를 보내는 것은 절대 착각이 아닐것입니다.
/지금 이 이벤트에 출석을 하지 않은 분들도 모두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설정이에요. 참고해주세요. 8시 30분까지 반응 써주세요! 그냥 가볍게 쓰시고..바로 진실게임 들어갈게요!
핸드폰으로 온 문자에 아린은 잠시 휴대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술자리이기도 하고 첫인상이기도 하니 여러 옷들 중에서 흰색의 원피스를 꺼내 입었다. 전체적으로 레이스로 이루어져 있지만 안감이 있어 비치는 것 없이 단정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자아냈다. 머리에는 자잘한 작은 꽃들이 나무가지에 걸려있는 듯한 작은 흰색의 머리장식을 달았다. 짙은 색을 입는 것보다는 밝은 색을 입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래도 너무 희기만 한 느낌에 목에 단순한 형태의 까만 초커를 달고 다른 악세사리는 하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겼다.
사뿐사뿐한 걸음거리로 강당에 도착하자 먼저 도착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아린은 살짝 입술을 꼭 다물었다. 모르는 채 시선을 피하며 제 자리로 향했으나 어쩔 수 없이 마주보는 자리였기 때문에 괜한 시도였지만서도.
"......"
아린은 딱히 아무런 인사 없이 자리에 앉았다. 은석은 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한 걸까. 묻지 않았으니 알 수도 없는 것이었다. 아린은 여러가지 술 중에서 사과맛이 나는 맥주를 한 캔 골라 마시며 입술을 축였다. 왠지 목이 타는 탓이었다.
그녀는 제공된 방에서 바이올린을 손질하고 있던 중이었다. 두 달간 공식 석상에 나가는 일은 없어도 손에서 놓지는 말아야 했으니 당연히 챙겨왔었다. 활에 송진을 문지르며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는데. 여간해선 울릴 일 없어보이는 핸드폰이 울렸다. 무시할까 하다가 주최측 전달일 것 같아 들어서 확인한다. 아니나다를까. 슬슬 프로그램의 서막을 올릴 모양이었다.
첫 매칭이 있기 전의 통성명 시간이라는 건지. 술과 음식을 동반한 간단한 자리를 만들었다기에 그녀는 벌써부터 나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로 나갈 수 없는 사유라는게 이 안에서 있을 수나 있을까. 입술 안쪽을 살며시 깨물며 핸드폰을 내려놓고 바이올린을 정리한다. 올려묶었던 머리는 풀어 빗질을 하고, 가벼운 복장은 적당히 남들 앞에 설 수 있을만한 차림으로 바꿔입는다. 나가기 전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옷 밖으로 나온 목걸이를 옷 속으로 넣는다. 준비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느릿느릿한 걸음 덕에 아마도 그녀가 제일 마지막에 강당에 들어서지 않았을까. 오는 내내 아래로 깔린 시선은 강당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다. 누가 인사를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반응 없이 들어와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제서야 딱 한 번, 자리에 앉은 사람들과 맞은편의... 그를, 눈으로만 슥 훑었다. 그리고 테이블에 손을 뻗어 술이 담긴 잔부터 쥐고 조금씩 홀짝였다.
프로그램에 입소한 이후, 참가자들과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묘한 도시괴담 같은 것이 돌기 시작했다. "참가자의 객실 중 누구도 그 문이 열리는 것을 못 본 객실이 있다". 일부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진행이 시작되기 전에 밖으로 나다니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시설을 한번 둘러보거나 같은 참가자 혹은 스태프를 상대로 이야기를 해보는 둥 각자 나름대로의 적응과 탐색전을 시작하기도 했으나, 문 하나는 그런 기류에 아랑곳하지도 않고 철옹성처럼 굳게 닫혀 있었다. 그 방의 주인이 밖으로 나온 모습을 한 번쯤 목격한 이도 있었고, 우유며 시리얼 같은 게 든 봉투를 들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는 이도 있었으며 가볍게 인사를 나누어본 이도 있었으나 가벼운 인사 이상의 대화를 나누어본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물론, 신비주의라거나 하는 거창한 이유나 컨셉질 같은 것이 아니라 강청 본인의 대단히 폐쇄적으로 변해버린 생활패턴에 기인한 기행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오늘이 그 기분나쁜 은둔자가 정식으로 문을 열어젖히고 나와 모두에게 인사를 건네는 날이다.
가지런히 차려입은 여름 셔츠와 검푸른 면바지, 슬립온 차림을 하고, 까만 곱슬머리를 늘어뜨린 불길한 인상의 남자는 가장 늦게 들어와 누구랄 것도 없이 아무에게도 눈을 맞추지 않고 모두에게 가볍게 목례를 건네 보였다.
가장 먼저 질문을 하는 이가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면 그 답하는 사람이 다음 턴 질문을 하게 되는 거예요! 다만 이미 답을 한 이는 모두가 한 번 질문을 받기 전까지는 다시 질문을 받을 수 없어요.
이를테면 A,B,C가 있는데 A가 B에게 질문을 했고 B가 그에 대해서 답을 했으면 다음 질문을 하는 이는 B에요. 그리고 B가 C에게 질문을 하고 C가 대답을 하면 이제 다음 질문 차례는 C지만 B에게 질문을 할 순 없어요. 모두가 한 번씩 '답'을 해야만 다시 질문을 받을 수 있는 식이에요. 맨 처음에 질문을 한 이는 답을 하지 않았기에 답을 하기 전까지는 리스트에서 사라자지 않는다는 점. 꼭 유의해주세요.
술을 마시는 건 꽤 오랜만이었다. 언제였지. 아직 추위가 한창일 적, 내리는 눈을 보며 한 잔 하다가 잠들어서 독하게 몸살 걸린 이후 금주령 때문에 한동안 근처도 못 갔었는데. 지금은 감시할 사람도 없으니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다. 이 자리에서 할게 술 마시는 것 말고 뭐가 있을까만은.
"...?"
했는데, 아, 그러고보니 진실게임인가 한다고 했었다. 그녀는 느닷없이 걸린 첫 타자에 흠칫 고개를 들었다. 질문? 이럴 때 무슨 질문을 해야 하는 건데. 생전 누군가와 이런 걸 해본 적 없는 그녀가 쉽게 말을 꺼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고 시간을 죽이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 첫날 입소하여 들었던 그 질문을 꺼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