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이 남아있는 상태의 전 연인과 연애프로그램에 서로 합의하에 참여하였고 거기서 다시 옛 연인과 재결합을 할지, 아니면 새로운 사랑을 찾을지는 여러분들의 자유입니다. 허나 그 결과가 항상 좋을 순 없으며 당신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해줄 수 없습니다.
#전 연인 선관은 어디까지나 선관일 뿐입니다. 그것을 핑계삼아 편파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시트에 견제나 이간지들이 다 가능하다고 되어있는 캐릭터에 한해서는 그 캐릭터에 대한 견제나 이간질을 시도해도 상관없으나 불가하다고 되어있는 경우는 절대로 하시면 안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캐입이며 오너입으로 오너 견제를 하거나 해선 안됩니다.
#매주 금요일에서 토요일에 자신이 마음에 드는 캐릭터에게 '캐입'으로 비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그 비밀 메시지는 그대로 캐릭터에게 전달됩니다. 어디까지나 비밀이기에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도록 합시다.
#간접적인 호감 전달이나 플러팅 등은 허용이 되나 직접적으로 좋아한다는 고백 등은 특정 기간이 되기 전엔 불가합니다.
#이 스레는 두 달 단기입니다. 또한 프로그램 특성상 주기적으로 계속 시트를 받을 순 없기 때문에 중간에 무통잠을 해버리면 상당히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캐릭터끼리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만들어도 오너들끼린 사이좋게 지내도록 합시다.
#다시 말하지만 라이벌은 어디까지나 캐릭터지. 오너들끼리 견제하거나 편파를 하거나 하지 말도록 합시다.
#여러분들의 캐릭터의 사랑에 대한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으며, 그것으로 인해 불평을 한다고 한들 아무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
#그 외의 문의사항이 있거나 한 분들은 얼마든지 물어봐주시고 상황극판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릅니다. 수위가 너무 높아지지 않게 조심합시다. 성행위, 혹은 그에 준하는 묘사나 시도 기타 등등은 절대 불가합니다.
>>409 실제로도 좀 많이 어색하고 그럴거 같긴 해? ㅋㅋㅋ 음 아니지 아니지. 살기 위해 먹는 거지. 최소한의 영양과 칼로리만 섭취하는 걸로 일상 생활만 가능하면 된다- 가 주 스탠스니까. 물론 원래 생활에서는 소속사 대표(오빠)가 식단 다 짜놓고 매끼니마다 전화해서 먹으라고 시키니까 더 먹긴 해. 고기도 물론 있으면 먹고.
얘가... 누군가와 친해질 수 있을까요...? (흐으릿) 일단 참가 목적부터가... 크흠.
>>412 에어컨도 틀었구나- 하긴 나도 틀고 있지만. ㅋㅋ 오늘 보고 에어컨 없었으면 이 더위 어떻게 버텼을까 싶더라. 더위 식으면 저녁이나 간식이나 챙겨. 탈진 올라.
>>414 어색할수록 귀여운 법이지~!~! 연호주의 지론이라구~! 청소기 돌리는 영월이 창밖에서 몰래 지켜보고 싶어진다구~!~! ㅋㅋㅋㅋㅋ내가 거꾸로 썼구나... 살기 위해 먹는다고 쓰려고 했는데!! 단어 순서를 뒤바꿨더니 영월이가 푸드파이터가 됐어!!! 누군가 관리해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하는 타입이구나.
응... 친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 저번 일상에서도 그렇고, 밀어내는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두 달이나 되니까!!! 누군가와는 조금이나마 엮이게 되지 않을까?
아린의 짐은 꽤 많았다.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가 많은 인형 하나와 시간이 남으면 작업할 수 있게 간단한 천과 도구들—캐리어 하나 정도 분량이다—을 챙겨왔다. 나름 이 프로그램의 참가하면서 계획도 있었기 때문에 제 옷가지들도 잔뜩 챙겨와 그것도 캐리어 하나 정도 되었고. 그 외에는 챙기지 않았는데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차라리 구매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여기까지 오는 것부터 숙소 안에 들어오는 것 까지 스테프들이 짐을 들어주어 그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지만…. 당분간 지내야 할 숙소에 짐을 푸는 것은 본인의 일이었다. 꽤나 꼼꼼하고 정리된 것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캐리어를 풀어 옷장에 옷을 가지런히 넣어두고 소품을 정리하고 가지고 온 도구들을 적절히 책상 위에 정리한 뒤에야 아린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아린이 방 밖으로 나온 것은 그 다음이었다. 방 정리가 다 되었으니 이제 주변을 산책하면서 지리를 익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옷은 흰색의 길게 내려온 레이스 목깃에 허리를 잡아주고 아랫단은 A라인으로 내려오는 푸른색 원피스를 입고 귀여운 느낌의 짙은 남색의 구두를 신었다. 머리에는 흰색의 리본이 보이는 머리밴드가 구불구불 내려오는 머리카락 사이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원피스의 푸른 천은 패턴없이 단정한 느낌이었으나 허리 아래로 잡힌 주름이 하늘거려 화려해보였다.
아린은 주최측에서 마련해준 프로필도 틈틈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손에 든 채였다. 늘 가지고 다니는 동그란 형태의 크로스백도 꼭 매고 있는 상태였다. 방 문을 열고 빼꼼 고개를 내민 아린은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짧은 다리로 종종거리며 복도를 거닐었다.
그러던 중 보이는 자판기 끄트머리 같은 게 보여 아린은 속으로 좋아하며 그 쪽으로 발길을 향했다. 방 정리를 하느라 몰랐는데 갈증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발걸음을 향한 곳에는 먼저 선객이 있었다. 스태프인가? 하고 잠시 생각했지만 다른 느낌이었기에 아린은 손에 들고 있었던 프로필을 컨닝하듯 얼른 확인하였다.
저 인디 핑크의 머리카락을 가진 이는 참가자 중 한 명 밖에 없었다.
“안녕하세요.”
아린은 먼저 그 남자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어차피 두 달 동안 같이 지내야 할 사람이었다. 안면을 익혀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으나 아린을 움직이게 한 것은 호기심이었다.
방을 살펴보고, 짐에게 제자리를 찾아주고, 의자에 앉아 혼자서 가만히 이 이별이라는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시작이 될지도 모르는)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이기란, 결코 쉽지 않았지만 해냈다. 그렇게, 어떻게든 해냈다. 그에 비하면 낯선 공간에서 방문을 열고 나오기란 전혀 요만큼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애초에 연호는 실외파--라고 말하기엔 어폐가 있었지만 실외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타입이었다. 그러다 마주친 것은 복도 끝의 자판기--
자판기와 눈을 맞추며 연호는 제법 오랜 시간을 어영부영 흘려보냈다. 가만히 있기는 못 견디겠어서 떠밀리듯 나오긴 했는데, 그만큼 딱 눈에 들어오는 음료도 없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이 없다란 이런 의미였던가. 음료를 고르지 않고 지나가는 선택지도 있었건만, 결국 연호가 택한 것은 갈증을 해소시켜준다는 배 음료였다.
기계가 둔탁하게 음료수를 떨어트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몸을 숙이려 했을 때, 거기에 구두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고개를 드니-- 거기에는 앳된 얼굴의 여인이 있다.
"안녕하세요~"
학부모를 대하듯 자연스럽게 얼굴의 중앙부터 언저리로 퍼져나가는 서비스류의 웃음.
"음료수 마시러 왔어요?"
어느새 자판기에서 꺼낸 음료수를 따면서 연호가 말했다. 그러면서도 눈은 바쁘게 상대를 훑는다. 인형같은 옷차림, 이런 참가자가 분명 있었던 것은 기억나는데 이름이--
선율이는 음식을 가리는가?<<음식을 가리는 게 아님... 퀄리티를 좀 가리는 거임 같은 생선구이라도 대충 구워서 사방에 비린내 나고 가시투성이고 퍽퍽하고 이런 건 잘 안 먹는데... 실력있는 누군가가 좋은 재료로 맛있게 구워 주면 먹음 즉 비싸고 좋은 건 귀신같이 알아봄 (...)
>>425는 비단 음식이나 물건뿐만 아니라 예술 서비스 등등도 포함 잘 그린 그림(눈에 잘 들어오는 색감, 세밀한 디테일 묘사, 역동적인 동세 등)을 알아보거나 아름다운 음악 혹은 좋은 공연을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다...는 설정이 있어. 물론 어느 정도 이상부터는 컨텐츠의 퀄리티 문제가 아니라 취향 차이겠지만, 비단 이런 상황만이 아니라도... 중학교 댄스동아리 공연 영상을 보고 가장 잘 추는 사람을 알아본 뒤 쟤는 댄서 해도 대성하겠다 하는 얘기를 한다든가.
>>441-442 그리고 반대로 연호나 다른 이들도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이죠! 아무튼 후자의 질문은 누군가는 꼭 물을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은석이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저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질문을 던질지도 모르지만 그건 내일 상황을 지켜보고 정하는 것으로 할래요!
>>445 혹시 모르지요! 잔잔했던 프로그램에 한 방울 파장을 살짝 섞어놓고 자신은 슬쩍 뒤로 빠진 후에 어떻게 하는가 지켜보고 있을지도요. 원래 그런 것이 MPC의 역할 같은 것이잖아요? 라고 우겨보겠어요! 라고 말은 하지만 정작 은석주가 겁이 많아서 아무 것도 안 할 수도 있는 거니까 결론은 기대를 하기에 배신을 당한다라는 뭐 그런 말이 있다는 것이에요!
아린은 얼떨결에 몸을 숙인 연호 때문에 시선이 자연히 인디 핑크의 머리카락으로 향했다. 전문가의 눈—아니다—으로 염색모인 것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본래의 머리색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결이 상하지 않게 물든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다.
아린은 색을 좋아했다. 어떤 한 색을 좋아하는 것이 아닌 여러 색들을 좋아했다. 호불호 없이 여러 색감을 만지고 조합하는 것이 직업적으로도 취향적으로도 꽤 좋아하는 것이었다. 은석을 만나고서는 고풍스럽고 무게감 있는 검은색에 흠뻑 빠졌던 적도 있었다. 그의 이름을 듣고 은빛으로 빛나는 돌맹이를 생각하곤 했다는 말은 은석에게 하지는 않았지만. 헤어진 지금도 가끔 생각났다.
“…머리 색이 참 예쁘네요.”
하고 무의식 중에 말을 꺼냈다가 아린은 아차 싶은 마음에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눈을 깜빡였다. 방금 상대방이 뭐라고 물었더라.
“아, 네. 갈증이 나서요.”
아린은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뻔뻔하게 음료를 고르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동그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지폐를 넣고 자판기에 있는 음료들을 눈으로 훑다가 푸른색의 이온음료 한 캔을 뽑았다. 덜컹, 하고 나오는 음료를 꺼내고 캔을 따는 데까지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아린은 한 모금을 마신 뒤 다시금 연호를 올려다봤다.
“정연호 씨 맞으시죠?”
아린은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을 소개해야 한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뒤늦게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