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존재는 그리 말하며 13살 쯤 되는 소년(훗날 거짓말쟁이라고 불리게 된다)에게 물어봤다. 소년은 잠시 고민하는듯 턱에 손을 올린다. 글자나 그런 것은 다행히 그의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이 잘되기 때문에 개인 교사를 고용하여 익혔으나, 바다에서 제일 큰 생물이 뭐냐면 그 소년으로서도 고민하게 될 따름이다. 귀족과 달리 학교를 다닌다거나, 그렇지 않기도 하고.
"아마 고래가 아닐까?"
그 소년이 그리 답하자 그 존재는 흠흠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마치 뭔가 납득됬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럼, 나는 고래인거네!"
엥?하고 황당해하는 소년의 표정에 그 존재는 ?? 아니야?라고 쳐다본다. 차마 그 귀여운 표정에 뭐라 말하지는 않고 가벼운 한숨을 내쉰다. 그 소년의 엉뚱한 친구는 9살에 친해진 이후 매일 놀러오곤 했지. 그리고 그 때마다 상식이 부족하거나 엉뚱한 행동들을 하고는 했다. 처음 데리고가니 식당의 모든 재료가 끝날 때까지 먹어치우고, 이건 너무 먹잖아!라고 항의하니 진주를 내놓는다거나..
"그래, 너 고래다 고래."
소년이 그리 답하자, 그 존재는 히히하고 웃는다. 자신이 무엇인지를 알아서일까. 아니면 그저 친구가 인정해준 것이 기쁜 것일까. 기뻐하는 그 존재를 보고, 소년은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했다.
"그러고보니 너, 저번에 이름이 없다고 그랬지."
소년이 그리 이야기하자 그 존재는 소년을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소년은 그러자 아무렇지 않은듯 다시 입을 연다.
"하얗다는 뜻의 고대어인 블량슈, 그리고 네가 고래라고 좋아하니 하얀 고래란 뜻의 모비딕, 합쳐서 블량슈 모비딕이라고 하든가"
그 말을 듣자 블량슈 모비딕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그 존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발음을 다시금 한다. 블랭슈 모비딕, 블랑슈 모비딕 그러다 한 10번제쯤에 자신의 이름을 잘 말하게 되자 그 존재는 히히하고 웃는다.
"고마워! 티미!"
소년의 이름인듯 그리 이야기하자 소년은 철없는 자신의 친구를 보고 다시 한숨을 쉰다.
"그러니까 티미는 내 이름이 아니고 성이라니까. 뭐 됬다. 니가 잘못 부르는게 한 두번도 아니고"
소년은 그리 이야기하며 그 존재를 쓰다듬는다. 자신의 친구가 인간이 아닌 것은 눈치챘지만, 뭐 어쩌랴. 이 철없는 친구랑 친구하자고 한 것도 나도. 이 친구가 귀엽다고 생각하며 첫 사랑에 빠져버린 것도 나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