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와 고민의 시간이 깃든 침묵의 시간이 잠깐 지나간다. 의심받을만한 짓은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오히려 굳이 말하자면 상대방 쪽이 수상하거늘....어쨌거나 꽤 긴 침묵 뒤에서야 그는 간신히 내 이름을 떠올린듯 했다. 하긴 친해진 녀석들이 그럭저럭 많아져서 실감이 안나지만 나는 여기 편입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 대화도 안나누어 보았는데 기억하고 있음이 오히려 영리한 것일테다.
"만나서 반갑군, 빈센트. 말한대로 윤시윤이다. 같은 특별반 급우일테지."
고개를 끄덕였다가, 무슨 일이냐는 질문에 대답해준다.
"한밤중의 폐건물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니까 수상한 녀석이 수상한 짓이라도 하는가 싶어서."
지금도 틀리진 않은 것 같다만....급우니까 태도를 조금 부드럽게 하는 것이 좋겠지. // "아... 그러신가요."
빈센트는 15살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뭔가 목소리와는 달리 말투가 나이가 많아보여서 약간 혼란을 느꼈다. 빈센트는 미국인이었고, 나이 개념에 그리 연연하지 않으려 했지만... 아무리 나이 개념에 연연하지 않는다 해도, 연령대별로 공통의 관심사와 특징이란 것이 있었고, 시윤은 그 특징들을 완전히 벗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빈센트는 그렇다고 초면에 왜 말을 그렇게 하냐고 말할 수 없었고, 그런 말은 초면이 아니라 구면이 되어도 할 수 없으니 집어치우기로 했다.
"어... 수상한 녀석에 수상한 짓이라. 관점을 바꾸면 제가 딱 그렇긴 합니다만..."
빈센트는 어깨를 으쓱이며 설명한다.
"곧 대련이라... 마도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윤 님도 같이 하시겠습니까?" //5 잠깐 졸았습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이거 몸이 피곤한데 억지로 일상을 해서 시윤주께 피해를 끼치는 것 같아 죄송하네요
빈센트는 15살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뭔가 목소리와는 달리 말투가 나이가 많아보여서 약간 혼란을 느꼈다. 빈센트는 미국인이었고, 나이 개념에 그리 연연하지 않으려 했지만... 아무리 나이 개념에 연연하지 않는다 해도, 연령대별로 공통의 관심사와 특징이란 것이 있었고, 시윤은 그 특징들을 완전히 벗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빈센트는 그렇다고 초면에 왜 말을 그렇게 하냐고 말할 수 없었고, 그런 말은 초면이 아니라 구면이 되어도 할 수 없으니 집어치우기로 했다.
"어... 수상한 녀석에 수상한 짓이라. 관점을 바꾸면 제가 딱 그렇긴 합니다만..."
빈센트는 어깨를 으쓱이며 설명한다.
"곧 대련이라... 마도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윤 님도 같이 하시겠습니까?" //5 잠깐 졸았습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이거 몸이 피곤한데 억지로 일상을 해서 시윤주께 피해를 끼치는 것 같아 죄송하네요
반론할 생각은 원래부터 없었고 동의하는 바지만, 그래도 끽소리 못할 정론이라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하는 사이라고 해서 대강 다뤄서는 안되는 법이다. 애초에 진짜 좋아한다면 대강 다룰 수 있겠냐마는...어쨌거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잠깐 내 손가락과 반지에 시선이 느껴진다.
설마 어느 손가락에 끼는지 지켜보고 있는 것인가...또 다시 남자측의 센스가 시험 받고 있다. 마음만 같아서는 왼손 약지, 라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방금 이런 분위기로 건네줬는데 커플링이면 곤란하다는 얘기를 들은 참이다. 무엇보다 이건 엄연히 빌린거다. 대운동회 끝나면 돌려줄 주인있는 물건을 당당히 사랑의 맹세를 의미하는 위치에 끼우기도 미묘하지.
나는 조금 고민하다가 오른손 새끼손가락에 착용하기로 했다. 분명 이 쪽은 기회, 변화, 행운을 상징한다고 했던가. 호감도 어필 능력이 늘어난다고도 들었다. 정식적인 연인은 없지만 그 기회와 관계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입장으로선 꽤나 적절한 센스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음...."
소파위에 눕자 그런 내 위로 엎어지는 그녀를 웃으며 올려다본다.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과 따스한 체온이 전체적으로 전해져서 묘하게 노곤해진다. 어쩌면 계속 긴장하던 것이 느슨해진 것일 수도 있고.
"자는걸 보여주는건 어쩐지 조금 부끄럽다만서도..."
평소보다 늘어지는 목소리로 작게 얘기한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팔은 그녀의 몸을 둘러 꾹 끌어안고, 눈은 감겼다가 떠지는 간격이 길어지고 있었다.
"듣기로는, 시윤 님은 대진표가 궁수...를 상대하는 것으로 잡혔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궁수라고 정의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만."
빈센트는 그렇게 말한다. 그러고보니, 빈센트는 상대를 지칭할 때는 어지간해선 씨를 쓰건만, 이 사람에게는 님을 붙였다. 왜 그런 걸까? 빈센트는 잠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분명 상대는 나이가 그리 많은 사람은 아니었고, 외모에서도 그런 티가 팍팍 났다. 하지만 하는 말을 들어보면... 마치 15살의 몸에 30살은 훨씬 넘은 이가 깃든 느낌이었다. 증폭되는 궁금증. 하지만 빈센트는 그것 역시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말하고 싶다면 알아서 말할 테니. 빈센트는 질문을 하는 게 아니라, 대답을 할 때였다.
"그냥... 제가 싸우게 되는 필드가 혼잡한 도시라고 들어서 말입니다."
빈센트는 손가락을 튕기고, 폐공장 지붕 위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동시에 수천개의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그쪽인가. 확실히 안전한 선택지이기는 하지. 상대방의 사려 깊은 선택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같은 손가락을 골라 유하도 끼웠다. 커플링의 의미가 있는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쑥쓰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서 미묘하게 웃음 짓다가 눈을 감았다.
"글쎄..."
자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끄러운가? 잠꼬대가 심하거나 한가? 사실 그것보다 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었나? 이미 교실에서 엉엉 우는 모습과 더불어 이것 저것 본 입장에서는 부끄러워 할 사유인지 잘 모르겠지만, 본인이 그렇다니 용기를 내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는다. 몸을 꾹 끌어당기는 양 팔. 오늘따라 오래 달라 붙어 있는 것 같네. 좋다. 안정적으로 옷가지 너머로 상대의 형태가 감각되고 언제나처럼 나보다 조금 더 높은 피온이 넘어오고, 숨을 쉬기 위해서 이런저런 부위가 천천히 오르내리는 것이 민감하게 느껴지는 이 행위가 좋았다. 상대가 점점 잠에 빠지고 있다.
외관 https://picrew.me/image_maker/261388/complete?cd=hFp1EpuhFr 연분홍빛 춤추는 듯한 머리칼. 다소 길게 기른 앞머리, 낮은 양갈래로 묶은 뒷머리, 천연 곱슬곱슬. 선명한 푸름과 찬연한 붉음 섞인 눈동자. 신장 153cm, 빈약한 몸매.
성격 "제가 짐가방 들어 드릴까요?"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따뜻하게 군다. 예의 바른 경어체와 밝은 미소는 서향에 대한 첫인상을 좋은 쪽으로 이끄는 듯하다. 착하고 배려심 많고, 인간관계도 원활한 아이. 제법 괜찮은 평판이다. 그러나 그녀를 오래 알고 지낸다면 실상은 조금 다를지도.
"그렇지만 이렇게 껍데기라도 뒤집어 쓰지 않으면," 사실 모범생이고 상냥함이고 전부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꾸며낸 모습. 서향이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구축한 단단한 방어막은, 지나치게 성능이 좋았다. 거의 모두를 속일 정도로. 본래 성격은 상당히 귀찮음도 많고 털털한 편이었다. 천성을 거스르다시피 하며 필요 이상으로 사회적 이미지를 메이킹하는 이유는 별 거 없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잖아?" 타인의 날 선 시선이 무서우니까. 물론 연기하더라도 미움받을 땐 있겠지. 하지만 본 성격을 드러내서 상처 받는 것보다 가짜로 꾸민 모습이 욕 먹는 게 나아. 그건 진짜 내가 아니니까, 아무런 타격 없어. 내 진짜 모습을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겹겹이 둘러싸서 가리고 싶어. 누구도 찌르고 들어올 수 없게...
의념 속성 방 防 막아내기, 보호하기 등의 방어술 전반.
전투 스타일 전방에 바위처럼 버티고 서서 단단하고 무거운 대형 방패로 온갖 공격을 다 막아내며, 상대적으로 체력이 낮은 아군을 보호함과 동시에 적진을 향해 한 걸음씩 차근차근 전진한다. 지원이 필요한 곳마다 달려가 재빠르게 막기보다는 '밀리지 않기' 혹은 '버텨내기'에 초점을 맞춘 전투 방식. 물론 방패의 어마어마한 질량을 이용해 적을 찍어누를 수도 있다.
스테이터스 신체 200 신속 100 영성 100 건강 200 매력 10
과거사 인간관계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내보였다가 큰 피해를 입은 후로, 거북이 등껍질마냥 튼튼히 구축한 가짜 성격 속에서 살아갑니다. 의념을 각성한 건 그 후가 될 것 같네요.
특성 메인 특성 - 의문의 코스트 크고 아름다운 방패 받고 싶어요
서브 특성 - 계승자 쓸만한 기술을...
서브 특성 - 천운 가짜 나를 꾸며내고 난 다음부턴 이상하리만치 운이 잘 따르더라.
기타 초딩 외모라고 놀리면 어쩔 줄 모른다. 그림을 상당히 못 그린다. 성실함을 체화하다 보니 어느샌가 공부를 잘 하게 됐다는 것 같다. 상당한 대식가. 상냥한 성격을 연기하는 데서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먹는 행동으로 풀고 있다. 그만큼 많이 활동해서 살은 찌지 않는다만, 습관성 폭식 증세도 있는 듯. 무슨 말을 들어도 쉽게 상처받지 않는다. 정신력이 특별히 높은 건 아니고, 가짜 자아를 총알받이로 내세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