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52091> [All/육성/슬로우/무협] 무림비사武林秘史 - 100 :: 1001

◆gFlXRVWxzA

2022-07-03 23:31:18 - 2022-07-10 02:23:13

0 ◆gFlXRVWxzA (nNpV7eYpgA)

2022-07-03 (내일 월요일) 23:31:18

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표준으로 적용하며, 이에 기속규칙대로 해야한다됩니다.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5835/
수련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307065/recent
다이스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2093605/recent
임시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7528/recent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익명 설문지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40d_FakoEwIYj7dHpDGZLWrxfDOqH6WZM-53IcFJCou4k5g/viewform?usp=sf_link

969 남궁지원 - 재하 (zDZGGGMp6A)

2022-07-10 (내일 월요일) 01:26:12

상처받은 재하를 그는 조용히 바라보았다.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어리석은 것은 당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데 하는 것을 보니 나는 잔인한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맞는 것 같다. 어쩌면 어리석은 것도. 당신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이런 방법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으니까. 형님이라면, 중원 형님이었다면, 여원이었다면 다른 방법을 떠올렸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게는 이것뿐이다. 나는 말 그대로 어리석고도 잔인한 사람이다.

"공자. 제가 그리도 밉다면, 어째서 제게 그런 것을 물어보십니까?"

그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되물었다. 만면에 미소를 띤 채로. 재하와 마주대었던 이마를 떼었다. 서늘한, 마치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이마를 떼고는 다시 눈을 마주쳤다. 재하를 바라보던 검은 시선이 살짝 휘었다.

"공자께서는 어리석으십니다. 제가 공자를 떠날 것이 분명하다면, 제가 당신에게 그렇게나 증오스러운 존재라면, 어째서 이 두손을 뿌리치지 않으시는 겁니까?"

키득키득. 웃음마저 터져나왔다. 이 상황이 즐거운가? 아니면 자조적인 웃음이었나? 나 자신의 광기를 비웃는 과거의 나의 눈물인가? 미안하지만 나는 변했다 지원아. 7년전의 너와는 달리, 나는 변했어. 그것도 추잡하게,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이제는 알겠습니다. 내가 당신을 아무리 위로해도 당신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당신은 나처럼 하늘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나 역시, 당신을 하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의미모를 말을 지껄였다. 웃음섞인 지껄임이었다. 결국 우리의 끝은 하나뿐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당신이 있는 곳으로 추락해야만, 당신도 나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었어."

당신이 뭘 원하는지 안다. 이 손을 뿌리치지 않는 이유를 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 당신을 이용하는 거다. 당신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를 후벼파서 벌려야만, 나도 당신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드러내고 얻을 수 있다.

"내게 당신은 가지고 싶은 것. 손에 쥐고선, 놓고 싶지 않은 것."

그 무엇보다도 나를 바라보게 만들고 싶은 것. 그는 광소를 내뱉고는 재하의 머리를 제 가슴팍에 파묻었다.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죄악을 범하는 기분이었다. 아내에게, 나를 믿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몹쓸 짓을 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게걸스럽게 원하는 바를 쟁취하고 싶었다. 처음부터 그런 삶 아니었나.

"날 원하고 있다면 가져가. 하늘을 날던 새의 날개를 꺾어 땅으로 떨어트려서, 난간 아래로 밀어 넘어뜨려 내 목을 부러트려서라도 나를 갈구한다면 가져가."

대신 당신은 평생 스스로를 저주하겠지. 당장에라도 죽여 마땅한 이교도를, 가족을 살해한 원수를, 네 마음에 못을 박아넣은 망나니를 모든 것을 알면서 가져간 스스로를 저주하고, 원망하겠지. 그러면서도 당신은 나를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겠지. 당신의 마음은 계속해서 갈등하고, 스스로를 상처입히며 점점 당신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망가져가겠지.

"그리고 그 때, 당신은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거야."

온전히 나만을 바라보고, 나에게만 의존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형같은 사람이.

그는 광소를 그쳤다. 그리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제 아득한 심연을 들여보고 난 뒤에 생긴 감정은 후회였다. 당신에게 남긴 상처에 대한 후회. 나는 끝까지 당신을 배신했다. 오직 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 한탄섞인 웃음과 함께 눈물 한방울이 당신 모르게 흘렀다.

//(놓고 도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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