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로운 밤이네. (레몬을 넣은 과일차의 따듯함이 몸을 덥힌다. 낮의 더위가 무색할정도로, 선선한 밤에 기분좋게 바람이 불어온다. 향기를 맡으며 차를 한모금 마신다. 흔들의자에 기대어 앉아 별을 바라본다.) 나도 저런 별이 될 수 있을까? (가만히 별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인다.)
Zzzz... (노점상들이 죽 늘어져있는 어느 영지의 대로변. 그곳에서 흰머리의 남성이 돗자리를 깔고는 그 위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다.) ...zzzzZ (심지어 물건도 늘어놓지 않고 그저 돗자리 앞에 "무엇이든 팝니다!" 라는 팻말만 박아두고 있다. 당연히,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이녀석 물건을 팔 생각이 있긴 한걸까..?)
>>5 도리 (가까이 다가온 도리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부스스 눈을 뜬 그는, 눈 앞의 도리를 발견하고는 늘어지게 기지개를 피며 일어선다. 배개로 배고 있던 배낭을 제 옆에 세워두고는) 흐암... 그래서, 왜? 필요한게 뭐야? (다짜고짜 눈을 비비며 묻는다. 정말 이 사람, 뭔가를 팔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일까. 상품 설명도 소개도 뭣도 없는 것을 보면 상인이기는 한건지 의심이 들 정도다.)
>>8 죽음? (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이내 눈꼬리를 접으며 히죽 웃는다.) 당연히 줄 수 있지. 어떤 죽음을 원해? 우리 불멸자 친구. (그대로 일어나더니 베고 있던 가방 속에서 이것저것 꺼내기 시작한다. 흑빛이 도는 물약, 고대유물로 추정되는 태엽장치, 한기가 도는 빙정 등등.) 골라봐. 어떤게 네 입맛에 맞는 죽음일까?
>>15 으엑. (더욱 다가가자 노아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더니, 얼굴을 밀어내려고 시도한다.) 미안하지만 그렇게 달라붙으면 부담스럽다고. (가까이 다가온만큼, 더 뒤로 물러나고는) 어떤 생물까지 파는지는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 네가 정하는거라서. 어떤 생물을 원해? (의미모를 말을 뱉고는 싱긋 웃었다.)
>>10 (당신이 꺼내놓은 물건들을 바라보다,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미안해요, 제가 입맛을 따질 처지는 아니지만... 어쩐지 전부 해본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이것들은 전부 제가 바라지 않는 물건같아요. (잠깐 고민하다가) 그러면 이건 어때요? 좋은 찻잎은 살수 있을것같아요.
>>11 정말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당신을 향해 싱긋 웃어보인다.) 그래도, 아마 평생 이루지 못하겠죠. (시선을 자신의 손목으로 돌린다.)
>>20 평화로운게 좋긴 하죠. 지금처럼요. 선선한 바람, 따듯한 차, 예쁜 별과, 말벗. 잠들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까지. 더이상 바랄게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것같아요. (장난스레 웃는 노아를 부드러운 미소로 바라본다.) 특히 도시의 다른 사람들은 더욱 그런것같아요. 유한한 삶은 축복이지만, 그렇기에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죠. 그 과정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발버둥치게 되니까요. 저는 그래서 이 조용한 마을이 마음에 들어요. 저도 이곳이 숲으로 변할때까지는, 이 마을에서 살아가려고 하고 있어요. (차를 한모금 삼킨다.) 당신은 어디에 사나요? 요즘, 사람들이 또 전쟁을 준비한다는것 같던데요.
>>22 다른 사람들이요?(무슨소리인지 못 알아들어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그렇긴 하죠. 유한하기때문에 더 열정적이더라고요.저도 마을이 마음에 들기는 해요.(차를 마시는 모습을 쳐다보며)저는 딱히 정해진 곳이 없어요.그냥 발 가는대로 떠돌아다니 편이에요.근데 전쟁이요?그거 큰일 아닌가요?
>>23 평범한 사람들이요. 매일 열심히 살아가고, 그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하잖아요? 권력을 위해 목숨을 희생시킨다던지, 그런게 안타까워서요. 인간이라면 백년뒤면 의미가 없을 일이고, 장수종이라고 해도 언젠간 의미없어질 일들이잖아요. (손목을 긁적거린다.) 마을이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에요. 자주 놀러오세요, 저도 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매일 여기서 차만 마실 뿐인걸요? 마녀라고 소문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거에요. (농담을 던지며 장난스레 웃었다.) 그러게요, 큰일이죠. 이 마을까지는 영향이 없으면 좋을텐데.. (말을 거기서 멈춘 뒤, 차를 한모금 삼켰다.) 저는 이 마을을 지킬수 있는 힘도 없어서, 걱정이에요.
>>17 ...왜 그러냐. 불쌍하게시리. (시무룩해진 모습을 보고는 좀 찔리는 구석이 있는지 한번 쓰다듬어주려고 하고는) 되게 오래사는 개? 흠... 그거라면.. (가방을 한번 뒤적거리더니 씨앗을 하나 꺼낸다. 초록색깔의, 아기의 주먹만한 씨앗.) 화분에 심어두고 물 주면 알아서 자랄거야. 네가 원하는 동물, 그러니까 개를 떠올리면서 물을 주면 돼. 중간에 원하는 동물을 바꾸면 키메라가 되어버리니까 조심하고. (씨앗을 노아에게 내밀었다.)
>>18 그래? 그렇다면야. (어깨를 으쓱거리며 다시 물건들을 집어넣고는 찻잎이라는 소리에) 물론 찻잎도 있지. 홍차도 있고, 녹차도 있고, 유자차나 민들레차나 고기차도 있는걸. 어떤 찻잎을 원해? (방긋 웃으며 이것저것 가방에서 꺼낸다. 정상적인 것도 있지만, 뭔가 비정상적인 것도 있다..)
>>26 한번씩 사용해보고 결정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저건 모두 일회용이라. 거절하면 어쩔 수 없지. (본인도 조금 아쉬운지 몇마디 더 늘어놓다가) 아, 그건 고기차야. 저 멀리 있는 금역이라는 숲에서 가져온건데, 물에 타면 일종의 선지국처럼 되더라고. (피가 떨어지는 육포같은 찻잎을 들었다가 다시 포장 안에 넣어두고는) 이건 결정차. 타서 마시면 입 안에서 물이 굳어서 보석같은게 오독오독 씹혀서 재미있어. (척 보기에도 반짝거리는 찻잎을 들어보인다.)
>>27 음... 그러면 혹시 모르니까 한번씩 사용해봐도 될까요? (흑색 물약을 가리킨다.) 으음... 금역이라는 이름부터 위험한 느낌이 물씬 나네요. 뭔가 죄를 짓는건 아니겠죠? (의아한 눈빛으로 당신과, 피가 떨어지는 육포같은 찻잎을 번갈아서 바라본다. 그러다 결정차라는 이름에 흥미를 보인다.) 그거, 정말로 재밌어보이네요. 으음.. 한 상자 정도만 살 수 있을까요?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금화를 꺼낸다.)
>>28 원래는 사야하는 거지만, 괜찮아. 나도 궁금하거든. 넌 어떻게 될지? (흑색 물약을 가리키자 빙긋 웃고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네. 그건 몸을 가사 상태로 만들어주는 약이야. 그러니까, 일종의 수면제지. 다만 수면제의 효과가, 최소 수천년은 간다는게 특징이려나. (들뜬 듯 설명해주다가 죄를 짓는다는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리가. 들키지만 않으면 범죄가 아니지. (뻔뻔한 표정으로 이바를 바라보았다.) 좋아~! 한상자에 금화 스무개입니다 손님! (방긋 웃으며 상자를 내밀었다.)
>>29 아, 그런가요? 으음...(잠깐 생각에 잠긴다.) 예전에 해본적이 있는것같은 느낌이에요. 기억은 잘 안나지만, 생각해보면... 언젠간 일어난다는거잖아요? 그 뒤엔 집도 없어져있을거고, 장소도 어딘지 전혀 모를거고, 언어도 새로 배워야 할수도 있을거고.. 아, 이 태엽장치랑, 빙정이었던가요? 이 물건들은 뭐에요? (물건들을 가리키며 궁금한 표정을 짓는다.) 당신, 그런 타입의 인간이셨군요? 뭐어.. 제가 어떻게 할 처지는 아니지만요. 사실 따져보면 제가 제일 죄인일테니. (잠시 시선을 손목으로 돌린다. 그 뒤, 가격을 듣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스무개면 싼 편이겠죠? 열개정도 더 얹어드릴게요. 저는 이런 재밌는 물건들이 좋아요. 기억을 잃어버린게 꼭 나쁜 부분만 있는건 아니네요. (상자를 받고는 당신에게 금화 서른장을 건넨다.)
>>30 흐응흐응. 잠깐, 그럼 당신은 대체 몇살이야?! (짐짓 놀란 척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태엽장치랑 빙정이라는 말에 빙정을 들어올린다) 이쪽도 비슷해. 일종의 봉인석인데, 사용하면 대상을 영원한 얼음 속에 가두는 거지. 봉인을 해제하거나 스스로 깰 정도로 강대한 힘을 가진 이가 아니면 영원히 얼음 속에서 갇히는, 그런 거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지막으로 태엽장치를 보여준다.) 이건 우리같은 불멸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고대의 암살장치. 사용하면 먼저, 모든 감각이 차단되고. 마법을 이용해 대상의 사고를 가속시키지. 시간 배율은 1:10^19배. 10^19초가 지나야 겨우 현실에서 1초가 지나는 거야. 그동안 모든 감각은 차단되고,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오직 정신만 뚜렷한. 그 속에서 사람의 정신은... 말 안 해도 알지? (키득키득 웃음을 흘렸다.) 어쩌면 이건 당신이 원한 죽음은 아닐지도 모르겠네. (가장 죄인일 거라는 이야기에) 그 손목 봐도 되나? (흥미가 생겼는지 고개를 살짝 기울여 자세히 보려한다. 그러다 금화 서른장을 받자)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손님~! 이야 한동안 생활비 걱정은 없겠네! 그런데 기억을 잃었어? 젊어보이는데 저런... (불쌍하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는게, 당신을 치매인걸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생각하고는.)
>>31 (몇살이냐는 말에 고민한다. 한참 아무 말이 없다가, 으음...하고 작게 소리낸다.) 전혀 모르겠네요. 뭐어, 저같은 불멸자들은 다 그러려나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언제 태어났고,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여태까진 어떻게 지내왔는지도요. (시선을 손목에 돌린다.) 그래도 잊지 않은건 몆개 있어요. 소중한걸 잊지 않으려고 여기에 새겼다는것. 그래도, 그게 너무 많아서... 전부 잊어버렸지만요. (조금 슬픈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빙정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전부 지금이랑 별로 다를 바가 없는거라서... 조금 망설여지, 아니, 잠깐만요. 당신도 불멸자였나요? (전혀 몰랐다는듯 당신을 바라본다.) 정말, 장난이 심하시네요. (조금 섭섭한듯 당신을 바라본다.) 당연히 괜찮죠, 그래도 별건 없겠지만요. (당신에게 손목을 보여준다.) 생활비가 걱정되면, 아무 와인이나 한병 사세요. 그리고 잠깐 잊어버렸다가 꺼내면 가격이 엄청 올라갈거에요. 저도 그렇게 해서 돈이 떨어질때쯤 마련하고 있어요. 엄청 좋은 방법인것같은데, 특별히 알려드리는거에요. (가볍게 웃는다.) 그러게요, 잊어버리면 안되는것도 있었던것같은데. (말끝을 흐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