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7110> [1:1/판타지] Dead Men Tell With Tales - 1 :: 118

칼세도니와 주목 나무 ◆NLPQleHNDI

2022-06-28 00:14:33 - 2022-07-07 06:22:46

0 칼세도니와 주목 나무 ◆NLPQleHNDI (kQeUrjaJ7o)

2022-06-28 (FIRE!) 00:14:33


>>1 레비테일 태비
>>2 진 휘랑

53 휘랑주 (KzwHYtEG7U)

2022-06-30 (거의 끝나감) 00:14:54

호잇!

54 태비주 (XHbOK9JsBY)

2022-06-30 (거의 끝나감) 00:18:10

와아... 뭐야 휘랑이 너무 신사인데다 천진난만한데... 글만 읽어도 두 눈이 정화되버렸.. (희미해짐)

아니 긍정 에너지 너무 강한 거 아닙니까. 진짜로진짜로.

55 휘랑주 (KzwHYtEG7U)

2022-06-30 (거의 끝나감) 00:22:00

죽었다가 오랫만에 살아나서 겪는 일이니까 대체로 즐거운 법이야! 그리고 좋아해준다면 다행이네! 왠지 기쁘다

56 휘랑주 (KzwHYtEG7U)

2022-06-30 (거의 끝나감) 00:23:39

그리고 답레 적느라 말 못했는데

“ … 내가 아니라도 속았을 거야. 단언할 수 있어. 애초에 속인 사람이 나쁜 거지. 내가 나쁜 게 아니야. 그리고 봐. 우리 말고도 멍청이가 둘이나 더 있잖아. 그러니까… ”

당신은 여전히 나를 존경해야만 한다.

이 부분 엄청나게 귀여웠어! ㅋㅋㅋ 뭔가 불안해 하면서 합리적으로 변명하려는 느낌이라!

57 태비 - 휘랑 (XHbOK9JsBY)

2022-06-30 (거의 끝나감) 01:13:46

어떤 절박한 사정이 있어도 이런 움직이는 관짝에 사람을 태워서는 안 돼. 돈을 받고서는 더더욱 안 되고. 돈을 내고 타서도 안 되지. 돈을 내고 타버린 시점에서 태비는 천하에 둘도 없는 바보였다. 멍청이였다. 아니지. 아니야- 여기 나말고도 두 명이나 더 있어. 그렇다고 해서 위안을 느낄 것도 아니지만. 태비는 휘랑의 모범적인 목소리에 실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고개를 측은하게 아래로 늘어뜨렸다. 낙담한 눈치로 호리호리한 두 다리에 팔꿈치를 맞댄 채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어 가렸다. 태비의 별난 머리카락이 열 손가락 사이로 식물의 줄기와 같이 주렁거렸다.

“ … 말하지 않았었나. 우린 지금 아베스타로 향하고 있어. 거기서 사령술 장사를 할 거야. 북부는 최전선이니까. 죽는 사람도 많을 테지. 돈을 벌려면 거기만한 곳이 없어. 그러기 위해서 지금 나르닐 산맥을 넘는 거야.

… 전복 사고로 다 같이 죽지 않는다면 여기가 가장 빠른 길이거든 ”

빈정거리면서도 할 말은 다 했다. 주위의 눈치를 신경 쓰며 말하는 휘랑을 본받기는 커녕 한결같이 삐딱한 태도로 자신들의 운명을 저주하는 태비. 이런 그녀의 언동에 심기가 불편하지 않을 수 없던 맞은 편 자리의 한 승객은, 태비에게 눈총을 주는 것으로 그만 촉새 같은 입을 다물라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방약무인하게 떠들던 태비를 입 다물게 하기에는 충분한 안력이었다.

“ ... ”

방금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꾸욱 입을 다문다. 그럼에도 그런다고 다른 어딘가로 화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 여전히 태비의 속은 불이 끓어오르는 쇠가마와 같았다. 한 번 창을 열고 환기를 시켜주지 않으면 겹겹이 쌓인 열로 머리가 고장나 버릴 지도 몰라. 아베스타에 도착하려면 아직 한나절은 더 달려야 할 텐데 벌써 그럴 수는 없었다. 따라서 태비는 자신의 주의를 돌리고자 휘랑에게 새롭게 말고리를 걸었다.

“ 그래서 어때. 여기는 처음 와보는 거잖아. 뭐든 생각나는 거라도 있어? 뭐든 좋아. 풍경이 눈에 익다던지. 맡아본 냄새가 난다던지. 떠오르는 게 있으면 말해줘 ”

58 태비주 (XHbOK9JsBY)

2022-06-30 (거의 끝나감) 01:16:24

하찮게 보이려는 노력이 빛을 발했다..! 하기야 그렇겠지. 그렇게 오래 죽어 있었으니까. 죽었다 살아나면 누구라도,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즐겁게 느껴지겠지. 한 번 죽었다 살아난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을 감회겠네...

59 휘랑 - 태비 (KzwHYtEG7U)

2022-06-30 (거의 끝나감) 01:31:37

"......."

휘랑은 고개를 떨어트려 중얼중얼 거리는 태비를 가볍게 안쓰러히 보곤, 마침 아래로 내려와있는 그녀의 고개를 괜찮다는듯 손을 뻗어 톡톡 두드리듯 쓰다듬어 주었다. 자신의 팔에선 아마 온기조차 느낄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 가벼운 진동에서 그녀가 기운을 차리길 휘랑은 바랬던 것이다. 자신을 부활시킨 것을 보아 상대는 꽤나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싸구려 마차게 중얼중얼 비관적이 되는 낙차가 휘랑은 내심 퍽 재밌었다.

"사령술.....장사? 그런게 장사가 되는 것이오? 신기하구려. 그리고 그렇다면 더더욱 마부의 심정이 이해가 가오. 사망자가 생기는 최전선을 향해 산맥을 넘는 길은 쉽사리 갈만한 것이 아니지 않소. 태비의 말처럼 마부는 안전을 팔아 돈을 벌었소. 자신의 안전을 말이오."

휘랑은 설명을 듣고 의문 하나, 납득 하나를 내보인다. 마부는 단순 욕심쟁이인 것이 아니다. 최전선을 향해 거친 산맥을 넘나드는 것은 마부에게 있어서도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터. 그는 자신의 안전을 담보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곳을 지나가야되는 필사적인 사연이 있는 손님을. 예컨데 자신들과 같은 인물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던 것일테다. 다만 거기 까지 말한 휘랑의 사고에 번개가 쳤다. 아하! 그는 곧바로 태비의 어깨 한쪽에 손을 올리곤, 조금 의기 양양하게 말했다.

"혹여나 위험이 생긴다면 본인이 낭자를 지키리다. 한 번 잃은 목숨을 구해준 은의에는 보답할테니, 너무 그리 걱정하지 마시구려."

자신은 그녀의 호위다. 그녀가 불안을 느끼고 있음은, 자신의 실력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휘랑의 결론이었다.
따라서 엣흠 하고 자그마한, 심지어는 심장에는 구멍이 나있어서 뭔가 텅빈 소리가 나는 가슴을 두드리고는.
이래보여도 나름대로 검술의 실력이 있다며, 낭자의 호위는 맡겨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겉보기엔 그저 아이가 흐뭇한 소리를 하는 광경이었지만, 그 사이에서는 태비를 노려보는 맞은 편 승객에게
'우리 주인이 험한 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너무 지나친 위협은 하지 말아주시길.' 하는 단호한 눈빛 교환이 이뤄지고 있었다.

"으-음......."

휘랑은 태비의 말에 잠깐 고민에 잠겼다. 솔직히 말해, 지금의 기억은 거의 백지 상태와도 같았던 것이다.
따라서 그는 조금 애교스럽게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풍경이 이쁘고, 풀과 흙냄새가 좋구려....헤헤...."

60 휘랑주 (KzwHYtEG7U)

2022-06-30 (거의 끝나감) 01:34:34

태비주가 자기전에 보여줄려고 열심히 썼어! ....... 성공했을진 모르겠다!

61 태비주 (XHbOK9JsBY)

2022-06-30 (거의 끝나감) 01:40:57

보고... 갑니다... 휘랑이 뭐야... 마음씨가 보석 같아... (쓰러짐)

62 휘랑주 (KzwHYtEG7U)

2022-06-30 (거의 끝나감) 01:41:25

ㅋㅋㅋㅋ 다행이다!!! 푹 자 태비주!! 내일봐!!

63 태비주 (XHbOK9JsBY)

2022-06-30 (거의 끝나감) 01:43:19

잘자요 휘랑주... 다음 밤에 봐!

64 태비주 (XHbOK9JsBY)

2022-06-30 (거의 끝나감) 22:38:04

하루만 더 하면 도비는 자유예요..! 오늘은 무리고 내일 오겠슴다..

65 휘랑주 (KzwHYtEG7U)

2022-06-30 (거의 끝나감) 22:42:02

흑흑 ㅠㅠㅠㅠ 늘 고생이 많아, 태비주.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내일 봐!

66 태비주 (oXmW/yMYvA)

2022-07-01 (불탄다..!) 21:58:19

...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 사는 날씨가 아닌데... 휘랑주는 더위에 괜찮은지 모르겠다

67 휘랑주 (8/T86wJpmA)

2022-07-01 (불탄다..!) 22:35:47

>>66

앗 태비주 왔구나!! 오늘은 좀 일찍 왔네!

실은 나도 그래서 매일 가는 산책 오늘은 좀 타협했어....ㅋㅋ......심지어 아까 못참고 에어컨 틀었다가 이제 방에 들어옴!

68 태비주 (oXmW/yMYvA)

2022-07-01 (불탄다..!) 22:58:28

>>67 덥기만 한 게 아니라 습하기까지 해서... 미쳐버릴 거 같으이... 다음 주는 태풍이라는데 아주 미쳐버리겠어!

69 휘랑주 (8/T86wJpmA)

2022-07-01 (불탄다..!) 23:12:34

>>68 정말 맞는 말이야....나는 습기랑 비에 약해 ㅠ 태비주도 그래?

70 이름 없음 (oXmW/yMYvA)

2022-07-01 (불탄다..!) 23:18:58

습기에 쥐약입니다. 여름철이면 제습기를 끌어 안고 살아... 비 맞는 건 좋아하는데 말이지!

71 휘랑주 (8/T86wJpmA)

2022-07-01 (불탄다..!) 23:36:19

그래도 이번주 고생 많았어~ 내일은 주말이니까 편히 쉴 수 있겠다!

72 태비주 (oXmW/yMYvA)

2022-07-01 (불탄다..!) 23:57:26

주말이 오기는 오는구나... 이번 주는 정말 끔찍했어... 장마에 폭염에...

73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00:00:00

>>72 (토닥토닥) 날씨가 덥고 습하니 뭘해도 기력이 순식간에 빨려나가고 훨씬 더 지치는 느낌이야....

74 태비 - 휘랑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00:40:20

상냥함으로 자신의 위엄을 위협하지 말라며 태비가 까탈스럽게 머리를 털었다. 사령술사와 망자의 주종 관계는 불가역이어야만 한다. 사역하는 망자에게 얕보여서야 사령술 장사는 못하지. 태비는 그렇게 사령술사 간판을 내린 선배를 몇 명이고 보아왔다. 한창 현역인 태비가 벌써 그들의 뒤를 따를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녀는 자신의 본심이 무엇이든지 간에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휘랑의 친절을 거절할 것이다. 공들여 만든 얇은 가면을 지키고자 어울리지도 않는 오기를 부릴 것이다.

“ … 눈에 콩깍지가 씐 게 분명해 당신. 아니고서야 그렇게 주변에 호의적일 수 없어 ”

아베스타로 떠나는 모험가들을 배웅하는 마차가 어디 이거 하나 뿐일까. 가는 길이 바빠 마차 수배에 여유를 두지 못한 잘못이지 아니었다면 같은 가격에 이보다 나은 마차는 얼마든지 더 구할 수 있었다. 세상물정 모르는 휘랑의 말랑한 말에 태비는 되살릴 망자를 잘못 고른 게 아닐까 얕은 고민에 빠졌다.

“ 어떻게 돈이 안 되겠어. 맥락 없이 끊어진 이야기에 퇴고할 기회를 주는 건데. 당신만 보더라도 그렇잖아. … … 그러니까 내 말은… 전장에 나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죽음을 상상하기 마련이라고.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게 될까 생각하기 마련이지. 자신의 뜻을 모두 다 이루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게 된다면 사람이 어떻게 마음 편히 눈 감을 수 있겠어. 그런 불상사를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모험가 조합이 준비한 보험이 바로 우리들 사령술사야. 모험가 조합이 보증하는 사후 처리 서비스 요원이지. 길에서 객사하는 운명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모험가들에게 죽음에 대비할 방법이 하나라도 있다는 건 위안이 되는 일이야. 요금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말이지 ”

모험가 조합의 일로 사령술사들이 받아 챙기는 수임료는 결코 적지 않다. 스승의 명령이라면 죽음조차도 불사할 태비로 하여금 스스로 스승과의 다짐을 어기게 만들었으니 말 다 한 셈이지. 조그만 키로 점잔 빼며 다른 남자들처럼 호언장담하는 휘랑의 모습에 태비는 그에게 받은 만큼만 일해달라고 조그만 입으로 오물조물 소리를 조립해 말했다.

“ … 그래. 역시 그렇구나. 됐어. 별로 기대한 것도 아니니까. 조바심이 나서 나도 모르게 물어본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당신 마음대로 되는 일도 아닌 걸.

때가 되면 모두 다 떠오르겠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 당신처럼 생각하려고 ”

어린 미소와 순박한 대답에 태비가 시큰둥하게 턱을 괴었다.

// 일단 답레 달아놓고 자러 가겠어! 토요일을 달리려면 수면 시간을 채워둬야지...

75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00:43:39

잘 자 태비주! 내일 봐!

76 휘랑 - 태비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03:59:18

휘랑은 태비가 머리를 털어내면 조금 머쓱한듯 보여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상냥하게 대함이 때로는 상대에겐 얕보이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법임을 알고, 그런 상황에서 허둥거리며 변명하거나 더욱 상냥을 강요해봤자 좋은 결과가 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휘랑은 그저 자신이 별로 기분 상하지 않았음을 빙그레 미소 지으며 표현하고, 부드러운 말로 대답할 뿐이었다.

"콩깍지인진 모르겠지만 사술의 영향으로 눈색은 확실히 검어졌다오. 그리고 낭자, 세상 만물은 순환하기 마련이라오. 이치에 흐름에 따라, 돌고 돌아 한 번은 제자리에 되돌아오지. 인과응보란 그렇기에 생긴 말이니까."

휘랑은 가볍게 손가락으로 원을 빙글 그린다.

"그렇다면 낭자, 생각해보시오. 호의를 베풀면 빙글 돌아 언젠간 다른 방향에서의 호의로, 악의를 베풀면 빙글 돌아 언젠간 다른 방향에서의 악의로 돌아오는 법이니. 낭자가 생각하는 합리성으로도 생각하건데, 이쪽에 적극적으로 해를 주지 않는다면 좋게 생각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소?"

태비는 조금 놀랐을지도 모른다. 아이같이 생겨선 신나하는 엣된 남자의 생각은, 보기보다 상당히 깊었던 것이다. 기억도 상식도 모두 잃었것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한 본질은 휘어지지 않고 깊은 생각은 옅어지지 않았다. 그는 적어도 '생각없이 착한 바보' 의 분류와는 조금 다른 것이다. 물론 저 말 직후 와! 하고 바깥에 날아다니는 새를 구경하기 위해 창문에 몸을 기대는 모습을 보면, 어느쪽인지 헷갈릴지도 모르겠지만.

"사술이라곤 해도 하는 일은 조금 특이한 장의사 같구려. 그래도 너무 악한 행위가 아니라서 본인은 안심했소....아무리 은인이라곤 해도, 본인은 그러한 행위엔 거부감이 있는지라...."

휘랑이 조금 부끄럽다는듯 볼을 긁적이며 말하는 내용은 태비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소식은 아니었을 것이다. 눈 앞의 망자는 당신에게 매우 호의적이지만, 쉽게 통제되는 성격은 아닌 호인이라는 의미니까. 물론 그는 태비의 사령술로 되살아난 망자니까, 다소는 행동을 강제할 수 있다. 그 신체를 인형처럼 조종할 수도 있고, 움직이는 원동력을 끊어 무력화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의 강함의 근본이 신체가 아니라는 점일까. 물론 일반적인 망자보다는 상당히 뛰어난 신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초월적인 무력을 활용하기 위해선 본인의 의지로 검을 휘둘러야만 한다. 그것이 태비가 휘랑을 최대한으로 운영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렇다오. 부끄럽지만 본인은 말해주고 싶어도 말해줄 수 있는게 없구려. 그러니 조바심이 난다면, 낭자에 대해 내게 말해줄 수는 없는지? 죽었다 살아났어도 인간인지라, 지켜주고 싶은 대상에 대해 더욱 잘 알 수록 의욕이 나는 법이오."

휘랑은 그렇게 말하면서, 태비에 대해 소개해주면 더 노력하겠다는듯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는 것이다.

77 태비 - 휘랑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2:09:52

고작 사기를 당한 정도로는 적극적으로 남을 미워할 마음이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망자답지 않은 휘랑의 고운 마음씨에 태비는 신경줄이 끊어질 것만 같았다. 때때로 보이는 순진한 모습을 볼 때면 속이 활화산이 되어 뭉근한 한숨이 목젖을 간지럽혔다. 사령술사의 일은 휘랑의 생각처럼 부드럽기만 한 게 아니다. 휘랑이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상상만으로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간다.

되살릴 망자를 잘못 고른 게 분명해. 얕은 고민이 점차 수심을 더해감에 따라 태비의 안색도 차례로 창백해져 갔다.

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때는 늦었다. 싫든 좋든 태비는 이미 휘랑과 한 배를 탔다. 무사히 건너편 부두에 배를 정박시키기 위해서는 태비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했다. 길고 긴 항해가 될 테니 벌써 자신의 선택을 비난하지는 말자.

익숙지 않은 격려를 자신에게 건네보는 태비였다.

“ … 재미 삼아 떠들 만한 내용은 없어. 그래도 그렇네… 이런 걸로 당신의 모티베이션이 오른다면 나중에 기회를 봐서, 떠들 생각이 들면 말해주도록 할 게 ”

거짓말 같은 약속에 익숙한 여자다. 여느 사령술사들처럼 건조하고 수직적인 관계를 바라는 태비에게 휘랑의 높은 친화력은 둑을 무너뜨리는 개미 구멍과도 같았다. 사령술사의 계율을 모르는 휘랑이야 친하게 지내자고 하는 말이겠지.

하지만 나는 사정이 다르다고!

태비는 소리치고 싶은 마음을 참았다. 그녀에게는 체면을 지킬 의무가 있었으니까. 그러다보면 전보다 더 자신을 가두게 되었다.

끔찍한 악순환이었다. 휘랑의 말대로 모든 것은 순환하기 마련인가 보다.

78 태비주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2:10:19

느지막히 갱신과 함께 등장! 이야~ 오늘도 더워서 고생이었네. 평생 에어콘 밑에서 지내고 싶다!!

79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22:35:08

태비주 어서와! 편히 쉬었어? 근데 태비가 엄청 난감해하네 ㅋㅋㅋㅋ

80 태비주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2:38:11

골든 리트리버랑 한 방에 갇힌 치타의 마음(?)

81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22:45:36

ㅋㅋㅋㅋㅋ 태비주적으론 괜찮아? 뭔가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을까?

82 태비주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2:49:37

전혀 없습니다! 애초에 대비되는 성격으로 준비한 거니까 초반에는 '진짜 싫다' 같은 소리가 나와도 어쩔 수 없다고 봐!

83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22:55:22

그렇다면 다행이야! 사건의 진행은 일단 태비주가 위주로 할 예정이었지?

84 태비주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2:56:59

일단은 그렇습니다! 첫 진행이니까요 일단은. 일부러 브레이크 밟는 느낌으로 하느라 애타기는 해..

85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22:58:16

ㅋㅋㅋㅋ 뭐 너무 서둘러도 좋지 않으니까! 개인적으론 평일엔 답레쓰기 바빴구, 주말되면 혹시 휘랑이가 괜찮나 감상 같은게 조금 듣고 싶었어

86 태비주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3:00:06

휘랑이는 백점만점의 백점짜리 신사 아닙니까. 실제로 태비도 휘랑이가 눈부셔서 똑바로 못 쳐다보겠어... 같은 소리를 하고 있고(?)

87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23:05:17

마음에 든다면 다행이다! 태비는 강해보이려고 하지만 속내엔 불안이 많은 모습이 사실 나도 엄청 좋다고 생각하거든

88 태비주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3:11:55

앗 간질거리는 칭찬에 태비를 더 괴롭히고 싶어지잖아(악인) 여튼 휘랑이한테 감화되는 태비라던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상황이 꽤 많답니다...(침닦음)

89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23:12:38

ㅋㅋㅋㅋㅋ 지금은 내가 하는게 있어서 답레는 조금 걸릴듯! 태비주 적으로 휘랑이한테 바라는건 있을까?

90 태비주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3:14:44

그렇네... 지금과 나중의 갭을 엄청 기대하고 있어. 지금이야 기억도 다 잃고 완전히 새하얗지만 나중은 아닐 거 아냐? 순진하고 순박한 휘랑이도 좋지만 나중에 달라진 모습도 궁금해서~(주접)

91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23:19:47

크크크....라곤 해도, 사실 그 갭은 전투만 들어가도 알 수 있지 않을까!!

92 태비주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3:22:07

오... 뭐야 지금 휘랑이 모습에서는 어떻게 변할지 상상이 안 되는데...!

93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23:25:26

적다보면서 잡힌 휘랑이의 이미지는 바람의 검신 같은 느낌이니까!

94 휘랑주 (WAaIOKPWXo)

2022-07-02 (파란날) 23:40:43

사실 나도 이것저것 말하고 싶어 근질거리지만 태비주는 직접 보는걸 좋아하는 것 같아서 스포가 될까봐 말하기 어렵네 ㅋㅋㅋ

95 태비주 (.irBf60x6w)

2022-07-02 (파란날) 23:51:01

바람의 검신... 역날검! 방랑 검객! 뭐야아ㅏㅏㅏ 이렇게 기대감을 부풀리다니!!! 하지만 맞습니다. 저는 현장 직관을 더 좋아하니까 스포는 참아줘!!

96 휘랑주 (Vmb8SJynRA)

2022-07-02 (파란날) 23:52:59

그럼으로 일이 잠깐 정리 되었으니 답레를 써오도록 할게!!

97 휘랑 - 태비 (Xx1Y2YltDA)

2022-07-03 (내일 월요일) 00:17:13

"으-음."

휘랑은 시시각각 초조해지는 태비의 얼굴을 보곤 낮게 신음을 흘린다. 본인이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손톱을 당장에라도 까득 까득 깨물 것만 같은 불안감이 깊게 흘러나온다. 그것이 불만 가득한 증오였던 방금전과 비교하면 어느쪽이 좋을지, 휘랑은 조금 어렵다는듯 고민했다.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아이 처럼 휘랑을 여기고 있는 태비의 생각과 달리, 휘랑은 그녀가 초조한 이유를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다.

사술로 망자를 부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니까. 특히나 단순히 강시로 이용할 것이 아니라, 자신처럼 의지가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런 경우 망자가 제 두번째 삶을 자유롭게 살기 위해, 혹은 죽음의 안식을 방해 받은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주인되는 술사를 해하려 할 법도 하다. 따라서 그녀가 무시 당하거나 얕보이지 않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것을, 휘랑은 내심으로는 눈치채고 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근하게 대하려는건 오히려 휘랑 나름의 존중의 표시였다. 복종과 굴복의 자세를 취하기엔 영 어색하지만, 그녀를 호의로서 대해 적대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계속 알리기 위한 신호였다. 물론 사령술사에겐 그마저도 달갑지 않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만약 친하게 지내는 것 조차 꺼려진다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라고 휘랑은 속으로만 생각했다.

"두 분은 무슨 일로 아베스타 왕국에 가려 하시는 것이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대로 계속 더 말을 붙이다간 태비는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 휘랑은 그녀를 호의로 괴롭히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적당하게 화제가 떨어져서 침묵의 시간이 찾아올 때 쯔음 다른 둘에게 말을 걸기로 했다.

98 태비 - 휘랑 (nyYhFgLeSo)

2022-07-03 (내일 월요일) 01:10:28

가뜩이나 불편한 마차에 불편한 동행자까지 하나 끼어 쾌적함과는 거리가 먼 여행을 만끽하고 있던 맞은 편의 두 사람은 휘랑의 부름에 침묵으로부터 깨어나 원치도 않던 대화의 테이블에 끼게 되었다. 행색으로 보아 한 사람은 모험가. 다른 한 사람은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유랑 민족으로 보이는데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로 보아 도무지 같은 일행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 요즘 같은 때 아베스타로 가는 모험가에게 다른 이유가 뭐 있겠어. 마족을 쓰러뜨리러 가는 거야. 벌이가 짭짤하다니까 "

과연 젊은 청년이 입에 담을 만한 말이었다. 호기롭게 떠드는 모양새가 요즘 시대를 사는 모험가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목숨보다도 부와 영광을 쫓는 행태. 탐욕이 가르키는 대로 삶의 키를 돌리는 모습은 부나방과도 같다. 그리고 그것은 태비가 무엇보다도 혐오하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태비는 진작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 시선을 마차 밖으로 던지고 있었다.

" 그런데 제기랄, 무슨 낭패인지 나중에 수도에서 만나기로 했던 형제 두 명의 소식이 어제부로 뚝 끊겼지 뭐야. 녀석들이 맡고 있던 물건 가운데는 내 장비도 있었는데, 이대로라면 영영 그것들을 잃어버리게 생겼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지 "

세상에 아무리 믿을 사람이 없다지만 피를 나눈 형제들에게 배신을 당했다니. 안쓰러운 일이다. 얼마나 밉보였길래 그럴까. 성격이 괴팍해서 버려진 게 분명해. 저 족제비처럼 찢어진 눈을 보라지. 자기만 알게 생겼잖아. 형제들이 오죽 힘들었으면 버렸겠어. 청년으로부터 눈총 받은 일이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던지 태비는 자신의 안에서 온갖 험담을 만들어 청년을 욕보였다.

정말이지 치졸한 짓이다.

" 나는 별 일 아니라우. 근처에 사는 친척이 상을 당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조문이나 하러 가는 게지 "

별 일 아니라 노파는 말하고 있지만 충분히 별난 일이다. 마족의 위협이 한창인데 아무리 각별한 사이라도 상을 지키러 최전선의 도시까지 발걸음을 옮기다니. 그냥 여행이라도 노인의 몸으로는 지칠 텐데 신체에 쌓이는 여독이 두렵지도 않은 걸까.

태비는 모른 척하면서도 관심 기울여 그들의 말을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귀담아 들었다.

99 태비주 (nyYhFgLeSo)

2022-07-03 (내일 월요일) 01:11:59

휘랑이 앞에서 태비는 부처님 손바닥 위다! 휘랑이 배려심이 20 대가 가질만한 게 아닌데... 대체 몇 살에 유명을 달리하신 걸까...

100 휘랑 - 태비 (Xx1Y2YltDA)

2022-07-03 (내일 월요일) 01:53:43

"형씨는 실력이 출중한가보오, 젊어보이는데 위험을 맞서는 용기는 대단하오. 본인이 무지해서 그런데, 혹시 마족이란 어떠한 상대들이 있는지 그대의 무용담을 들려줄 수 있겠소?"

휘랑은 헤헤 순수하게 웃으며 청년을 칭찬했다. 누군가는 주제를 모르고 탐욕스럽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것은 스스로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성공하고자 하는 용기와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휘랑은 기꺼이 후자를 택했다. 검사로서 진지하게 그와 맞붙는다면, 단 일순에 목을 베어낼 수 있는 격차가 있음에도 그는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다.

"저런, 그것은 마음이 조급해질 수 밖에 없겠소. 형제들에게 어떠한 일이 생긴건지 불안도 할 것일테고. 그러나 마음이 다급해도 말의 다리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고, 초조해져도 저 멀리 동생들의 안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닐테오. 오히려 걱정이 걱정을 부를 수도 있소. 지금은 마음을 편히 가지시는게 좋다고 생각되는 구려."

휘랑은 점잖은 말투로 청년을 달래듯 얘기했다.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피를 나눈 형제라면 배신 당하기 보다 무언가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눈치다. 휘랑은 사소한 대화에서 짚어낸 부분이 있었다. 목숨을 걸고 벌이를 하는 남자에게 있어서 장비란 돈과 생명을 의미하는 것과 다름 없을터다. 그것을 맡겼다는건, 평소부터 형제 관계가 좋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그건....진심으로 유감이구려. 먼길 찾아 가시는 이라면 가까운 사이였나보오. 나는 낭자의 호위기에 감히 무엇을 해드리라 약속할 순 없으나, 이 마차에 함께 타는 길에 무엇하나 해칠 수 없게 하겠소."

휘랑은 노파의 말에는 안타깝다는 목소리로 정중하게 얘기했다. 노쇠한 몸을 이끌고, 위험한 곳으로 멀리 조문을 간다는건. 분명 많은 감정이 담겨있을 것이다. 거기에 깊게 파고들 수는 없고, 자신이 무언가를 돕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자유로운 몸도 아니지만. 적어도 이 마차에 타고 있는 동안은 태비의 안전을 지킬 겸 그들을 도울 수 있으리라.

101 휘랑주 (Xx1Y2YltDA)

2022-07-03 (내일 월요일) 01:54:08

분명 똑같은걸 보고 있는데 전혀 반대로 생각하는 두 사람!

102 태비주 (nyYhFgLeSo)

2022-07-03 (내일 월요일) 02:13:24

이렇게 극과 극으로 다를 수 있냐곸 ㅋㅋㅋㅋㅋㅋ 진짴 ㅋㅋㅋㅋ 이런 게 너무 좋앜 ㅋㅋㅋㅋ

103 태비주 (EW2xRH7ofY)

2022-07-05 (FIRE!) 22:06:43

왜 나는 일요일에도 쉬지 못한 거야... 오늘에라도 갱신하고 갑니다... 사라져라 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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