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7110> [1:1/판타지] Dead Men Tell With Tales - 1 :: 118

칼세도니와 주목 나무 ◆NLPQleHNDI

2022-06-28 00:14:33 - 2022-07-07 06:22:46

0 칼세도니와 주목 나무 ◆NLPQleHNDI (kQeUrjaJ7o)

2022-06-28 (FIRE!) 00:14:33


>>1 레비테일 태비
>>2 진 휘랑

104 태비 - 휘랑 (EW2xRH7ofY)

2022-07-05 (FIRE!) 22:57:28

" 아─ 자랑 같아서 내키지는 않는데, 근래에 칼 갖고 싸워서 져본 적이 없기는 해.

얼마 전에는 이 녀석으로 제법 이름 있는 마족을 상대하기도 했었지. 델 = 제브였나? 나 참 엉망진창으로 강한 녀석이었어. 팔도 다리도 내 두 배는 될 정도로 긴데 거기에 내 키만 한 미늘창을 무기로 들더라니까. 나와 내 형제들이 마침 근처에 있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는지 원. 그리고 말이야─ "

휘랑의 겉바른 소리가 썩 마음에 들던지 청년은 휘랑이 찾지 않은 말까지도 부산스럽게 입 밖에 꺼내놓았다. 청년은 자신의 자화자찬에 다른 누군가가 고통받는다고는 조금도 생각지 못하고, 혼자 신이 나서 한참을 그렇게 떠들어대었다. 들뜬 분위기를 엎지 못해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못하고, 청년의 모든 소리를 두 귀로 삼켜야만 했던 태비의 얼굴은 그렇게 나쁠 수가 없었다. 새로 가진 장난감을 자랑하는 어린아이와 같이 은을 입힌 장검을 슬쩍 집에서 꺼내 보여주는 모습이 태비는 무척 꼴불견이라 생각했다.

" 아무렴, 나 만큼은 아니더라도 두 녀석 다 제법 괜찮은 실력자니 말이야.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분명 두 사람 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거겠지. 아니면 그냥 깜빡했다던가. 직접 가서 만나보면 알게 될 일이야 "

태평하구나. 저런 성격으로 잘도 모험가 생활을 해나가고 있어. 모름지기 모험가란 언제 어디서나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만 하는데 저 남자는 그릇이 큰 건지, 멍청한 건지 저런 상황이 놓이고서도 평화롭기 이를 데가 없었다. 만약에 태비가 같은 곤란에 처했다면 불안으로 아주 미쳐버렸을 텐데, 태비는 다른 생물을 보는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휘랑을 곁눈질했다.

" 말만으로도 고마우이. 그럼 젊은 친구만 믿고 안심하고 가겠네 "

어쩜 저렇게 사람이 듣기 좋은 말만 쏙쏙 골라서 하는지. 남에게 무관심한 태비로서는 감히 따라 하지 못할 휘랑의 달변이었다. 어디에 잔재된 기억일까. 전에도 이렇게 살아왔던 걸까. 대체 무슨 일을 하던 사람이었을까.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 ... 남이랑 친해지는 게 재밌어? "

나는, 조금도 재밌지 않으니까 하는 소리야.

105 휘랑 - 태비 (hBWZgsCz6Q)

2022-07-06 (水) 03:32:38

"호오. 그것 참 대단하구려! 마족이란 그렇게 요상한 것들 투성이인가? 낭자를 지켜야 하는 내 입장으로서는 참 도움이 되는 얘기오. 이렇게 보여도 본인도 나름 검솜씨로는 자신이 있지만서도, 자신의 실력을 오만하게 여겨 상대를 얕본이들의 최후는 언제나 아픈 꼴을 보기 마련이니까."

실은 휘랑이 남자를 칭찬해준데에 있어서는 단순히 호의뿐만은 아니었다. 그녀가 마족들이 잔뜩 있는 전선에서 싸운다면, 그것에 대한 파악을 해둠이 옳다고 속으로 생각했던 면도 있다. 스스로의 실력에 대한 자신은 있지만, 그걸 오만한 근거 삼아 상대할 적을 알려하지 않는다면 크게 걸려 넘어질 가능성이 있으니까. 휘랑이 무적의 존재였다면 애초에 사망하여 불사자가 되지도 않았겠지. 희랑은 내심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청년이 슬쩍 보여주는 검에 고품질이라고 감탄하면서도, 싸울일이 없다면 자신의 매화도는 보여주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형제들의 우의가 단단해보이니 보기 좋구려. 그런데 그렇다면 떨어진 사유가 따로 존재하오? 얘기를 들어선 보통은 함께 다니는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오만, 지금 이렇게 급히 찾아가는걸 보면 말이오."

흐음? 하고 휘랑은 의아하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허세를 부리는 것 같진 않고, 역시 예상대로 형제들 간의 사이는 좋아보이건만. 생각해보면 방금의 일화도 그렇고 셋이서 같이 다니는게 보통일텐데. 무슨 이유에서 떨어진걸까. 휘랑은 부담없이 질문했다. 왜냐면 사내가 그것을 답하는데 부담이 있기는 커녕, 오히려 반겨함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원래도 호탕하거나 자신감이 넘치는 사내가 예상외의 사태에 이런 좁은 마차에서, 살의를 풀풀 풍기는 여성과 마주하면 영 답답했으리라. 자신이 그 불만을 해소해주는 것으로, 휘랑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일행이 사내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기를 바랬다.

휘랑은 노부인의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이다가, 소근거리듯 말을 걸어오는 태비의 모습에 작게 웃었다. 이 좁은 마차고,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다. 창밖을 보는척 해도 계속 계속 대화를 들으며 여러 생각을 하고 있었겠지. 조금은 일부러 대답해주지 않으며 생각에 잠겨 흥얼거렸다가, 살짝 장난스러운 어조로 대답한다.

"낭자는 혹시 어색한게 즐겁소?"

발을 앞 뒤로 천천히 흔들거리며 휘랑은 마차에 등을 기댔다. 덜컹거림이 전해져 몸이 들썩였지만, 중심을 잃진 않고 태연했다.

"싸워야 할 상대도 아니라면 굳이 험악하게 대할 이유도 없는 법이오. 오히려, 조금 더 상냥하고, 조금 더 상대를 위하는 것만으로도. 별 다른 금전을 치루지 않고 호의를 받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일이지 않소.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기분이 나쁘진 않겠지."

휘랑은 척 하고 검지 손가락을 들어 올린다.

"이 쪽은 손해 없이, 이득을 기대해볼 수 있다. 낭자가 좋아하는 합리성에 보건데, 그리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면 말해보시구려."

106 태비 - 휘랑 (5adkYmcxgk)

2022-07-06 (水) 22:31:22

“ 거야 돈 때문이지. 크게 벌려면 아베스타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결정이 났는데 이대로 떠나기는 이러저러 정리할 게 많더란 말이야. 해서 나는 동생들을 먼저 보내고 남은 거야. 용무를 보고 따라 올라갈 생각이었는데 말이지… ”

방정맞게 떠들던 청년의 얼굴에 옅게 그늘이 드리웠다. 식탁에서 싫은 반찬과 마주한 아이처럼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꼬리를 흐리는 청년. 과장된 분위기 속에 묻어 감추고자 했던 눅눅한 감정이 대화의 홍수에 쓸려 밖으로 드러난 모양이었다. 청년이 자신을 갈무리하려고 해도 감정이라는 놈은 기름처럼 그의 얼굴에 들러붙어 떨어지려고 하지 않아서 마음의 움직임에 둔한 태비조차도 청년의 심란함을 눈치챌 수 있었다.

“ … 사연 없는 무덤이 어디 있겠어. 그렇지? ”

분위기에 취해 떠들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흘러넘친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청년은 잠시 자신의 입을 여몄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청년이 채우던 소리가 비자 마차는 돌연 고요해졌다. 태비는 이것을 소리 없이 환호했다.

악독한 여자 같으니.

“ 낭자는 혹시 어색한 게 즐겁소? ”

보통 그렇지. 사람은 싫어. 금방 거짓말을 하니까. 즐기는 것은 정적보다도 사색일 것이다. 거짓을 떠드는 입이 싫은 것이다. 거짓 속 진실을 가려내는 과정이 고되기에 자연히 사람도 싫게 되었다.

어렵게 가려낸 진실은 사금만큼의 가치도 없어서 모든 게 다 허무할 뿐이다.

“ 그런 자잘한 기대를 갖기도 이젠 지쳤어 ”

미움을 사는 것이 사령술사의 숙명이었을 거다. 그래서 태비는 오래전에 사랑받으려는 노력을 관뒀다. 망자가 된 당신도 그래야만 할 텐데 아직 자각이 부족한 걸까.

“ … 당신도 곧 알게 될 거야 ”

그때가 오면 당신도 나처럼 포기하게 될 거다. 들리지 않게 던진 말이 마차 밖으로 떨어져 지나온 길 위에 남겨졌다. 남에게 보일 필요 없는 말은 그렇게 버려진 것처럼 보였다.

마차가 길 따라 멈추는 일 없이 계속해서 바퀴를 굴렸다면 그렇게 영영 헤어졌을 것이다.

덜컹!

드디어 이 고물이 수명을 다 했구나! 태비는 소리치지 않을 수 없었다.

예고되지 않은 제동에 태비는 하마터면 휘랑을 온몸으로 깔아뭉갤 뻔했다.

“ … 진짜 최악이다… ”

107 태비주 (5adkYmcxgk)

2022-07-06 (水) 22:35:11

휘랑이가 살던 시절에는 마족이 없었던 거 같으니까... 마족과 마주하면 새로운 패턴이다! 하면서 신나할 거 같네. 그건 그렇고 휘랑이 어휘력이 절대로 기억상실한 사람이 아닌데, 사실 기억 있는 거 아닙니까 선생님. 현자 같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구요. 알고보니 생전에 반로환동에 도달한 무림 고수거나 한 거 아닌지...

108 휘랑주 (hBWZgsCz6Q)

2022-07-06 (水) 22:38:57

태비주 어서와! 요 근래 날도 덥고 몹시 괴로운 날씨가 이어지는데 오늘도 고생 많았어...

그리고 휘랑이는 사실....(이하 생략)

109 휘랑주 (hBWZgsCz6Q)

2022-07-06 (水) 22:42:17

사실 그리고 태비 성격상 너무 바보 같은 이미지면 아무리 강해도 동격으로는 안봐줄 것 같아서! ㅋㅋㅋㅋ

110 태비주 (5adkYmcxgk)

2022-07-06 (水) 22:46:28

어서와요 휘랑주! 그러게 말입니다... 습기 때문에 머리카락 정리도 안 되고... 여러모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어... 휘랑주도 컨디션 망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응.. 그리고 역시 뭔가 있구나 휘랑이. 뭔지 몰라도 뭔가 있어! 휘랑이의 정체가 백일하에 드러나는 날을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휘랑이 검 이름! 매화도라고 하는 구나! 매실을 좋아해서 매화도 좋아하는 태비주입니다! 예쁜 이름이라 마음에 들었어! 이름으로 보나 생김새로 보나 의장용 같은데 역시 제국에서 끝발 좀 날리던 남자였을까요, 휘랑이는!

111 태비주 (5adkYmcxgk)

2022-07-06 (水) 22:47:51

>>109 그렇지... 바보였으면 저렴하게 부려먹을 수 있다고 환영했겠지만... 무조건 하대했을 거야. 그런 여자니까(?)

112 휘랑주 (hBWZgsCz6Q)

2022-07-06 (水) 22:57:53

>>110 태비가 역시 악독(내 눈엔 귀엽게 보이지만!)하게 굴려고 애쓰는건, 사령술을 택하면서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상처 받았기 때문인가 싶네!! 그리고 사실 검의 정식 명칭은 잘 모르는 상태니까, 다만 휘랑이는 꽃무늬가 그려져 있어서 매화도라고 부르고 있어 ㅋㅋㅋ 사실 은장검 보고 오옹, 하면서 자기도 검 보여주고 싶었는데 보여주면 문제 생길테니 아쉽게도 참았다는 TMI 가.... 버디물은 개인적으로 서로 티격태격 하려면 어느정도 동급의 위치로? 정확히는 계급적이라기 보단 능력적으로 서로 성격은 몰라도 능력은 인정할 정도가 좋다고 생각해서!

113 태비주 (5adkYmcxgk)

2022-07-06 (水) 23:17:57

그렇습니다. 악독하게 살려고 하지만 천성이 내성적이라 아직 어리숙하지요 태비는... 그런 점을 자기도 알고 있으니까 필사적으로 숨기려고 하는데... 그럴 수록 허당끼만 드러나고...

그것도 그렇지만 혼자 여행하면서 여기저기 떼어먹힌 돈이 많은 것도 한 몫 할 거야.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눈 뜨고 코 베이는 세계라(?) 아무것도 모르던 뉴비 시절에 호되게 당했다는 과거가 있습니다. 버디물로 키를 잡는 바깥 사람과는 반대로 휘랑이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이유도 아마 저런 데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하네..

한 번 얕보이면 끝장이야! 어리숙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어! 이런 장사 논리가 고생 끝에 뼈에 새겨져버린 거지. 그래서 앞으로도 구를 예정입니다. 굴릴 예정입니다. 그것이 자.캐.복.지라는 것이니!

아늬 벚꽃이 그려져 있는데 매화도라고 부르는 게 휘랑이가 잘못 알아봐서 그런 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 따라서 자랑하고 싶은데 열심히 참은 거 어른스러운데 어린애 같아서 귀여웤 ㅠㅠㅠㅠ
이런 휘랑이를 위해서라도 빨리 휘랑이가 칼춤 출 무대를 마련해줘야겠다(?)

114 휘랑주 (hBWZgsCz6Q)

2022-07-06 (水) 23:29:22

사실 그래서 오히려 좋아! 너무 유능한 사령술사라 인간적인 면모가 없이 칼같았다면 사실 휘랑이도 친한척 안했을지도 몰라. 반대로 그 경우 훨씬더 살벌하고 신경 갈리는 관계가 되었을지도 모르고. 나 개인적으론 그런 허당끼 있거나 내면에 수줍음(?)을 감추고 있는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하고! 본모습이 드러날 때 더 즐거우니까.

그리고 아직 이 세계는 휘랑이도 나도 잘 모르지만, 그런걸 보면 녹록치 않구나 ㅋㅋㅋㅋ.....마왕군이 아니더라도 뭔가 다들 일반적으로 수준이 그렇게 엄청 높진 않고, 좀 현실적이고 팍팍한 세계란 느낌이 들어. 그렇지만 그런 곳에서 피는 인간성이야 말로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좋기도 하고. 어차피 복잡한 얘기는 주인님이 알아서 해줄거야(?) 일단 자캐복지가 확실한 것은 충분 ㅋㅋㅋㅋ

원랜 앵화도가 맞겠지만, 휘랑이는 그냥 매화도라고 부름. 꽃도 '이름 모를 예쁜 꽃' 정도로 생각....현자 라기엔 아는게 거의 없다....ㅋㅋㅋㅋ 사실 휘랑이는 마음만 같아선 '본인의 검도 대단하오!' 하고 번쩍 번쩍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거 보여주면 우와가 아니라 갑분싸가 될걸 너무 잘 알았기에 입을 꾹 다물고 말았어...

115 태비주 (5adkYmcxgk)

2022-07-06 (水) 23:40:40

검 자랑하는 순간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은 그대로 얼어버리겠지... 자칫 잘못하면 검 한 자루 때문에 유혈 사태가... 유식한데 이상한 데서 빵꾸난 허당남... 귀여워서 쥭겠다...(드러눞)

저렇게 갈래길에서 갈등하는 캐릭터를 좋아하다보니 태비도 고생하는 캐릭터가 되버렸지 말이야. 나중에 태비랑 비교되는 완벽한 사령술사 캐릭터를 시련으로 내보내고 싶다는 욕망은 있어. 그렇지.. 피카츄와 라이츄의 라이벌 매치 같은 느낌으로다가(?)

태비와 휘랑이가 사는 이세계는 지금도 내 머릿속에서 디테일을 더해가는 중... 이라 믿고 싶다... 현생이 너무 더워서 뇌수가 바짝바짝 마를 지경이야... 사람 사는 게 녹록치 않은 건 내 현생이 각박해서 그런 걸지도...
내가 고생하는데 어딜 너희가 편하려고! < 쓰레기

인간찬가는 나도 좋아하는 테마라 분명 써먹을 거라 생각합니다. 자질구레한 사정 때문에 비인간적인 선택을 하려고 해도 분명 휘랑이가 제 때 브레이크를 걸어주겠지. 결국 둘 다 추구하는 욕심 많은 이야기를 그리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보기도 하고.

116 휘랑주 (hBWZgsCz6Q)

2022-07-06 (水) 23:47:45

태비주가 너무 좋아해주니까 솔직히 의욕이 3배가 되는 기분이야 ㅋㅋㅋㅋ 나도 엄청 좋은데 막 잘 표현을 못해가지고 미안하네...요즘 더위는 오죽하면 논밭에 농법으로 뿌린 가재가 익어가는 날씨라고 하니까. 잘못하면 더위 먹고 몸살 날 수도 있다고 할까....실은 째깍 답레를 내오지 않는 이유는 나도 요 근래 더위로 늘어져있는 편이라....새벽에 에어컨 몰래 키고 천천히 적으려구...ㅋㅋㅋ...태비주도 현생은 중요한법이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구, 건강 잘 챙기구!

그리고 난 인간찬가 정말 좋아해! 다만 확실히, 너무 지나치게 선을 추구하게 되면 오히려 인간미가 없어 보이는걸로 보일 수도 있어서(마치 남을 돕는 기계처럼...) 어려운 영역이야.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흔히들 말하는 먼치킨물은 인간찬가라고는 생각하지 않기도 하구. 여유와 능력이 넘쳐서 간단히 남을 도울 수 있을 때 돕는건, 생각보다는 쉬운 일이잖아!?

117 태비주 (/NHzetm1wg)

2022-07-07 (거의 끝나감) 00:03:51

그러니까 말입니다... 전기세 신경 안 쓰고 에어콘 펑펑 틀고 싶은데... 오노레 전기세... 어째서 오르기만하는 거냐...
휘랑이가 귀여우니까 너무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아니 뭘 태비나 휘랑이에 관해 서로 떠드는 것만 해도 저는 즐겁습니다!
그러니 컨디션 지켜가며, 현생을 중요시하면서 느긋하게 같이 달리자구요─

아─ 그런 캐릭터 있지. 대책 없이 사람이 착해서 불편한 캐릭터. 응... 아낌 없이 주는 나무 같은 캐릭터는 정말 질리게 봤어...

인간 찬가는 확실히 역경에 부딪히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멋지니까요. 역경 없이는 인간 찬가도 없다. 그렇기는 하지. 그런 면에서 태비도 휘랑이도 약점은 분명하니,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118 휘랑 - 태비 (fh8vWybKfg)

2022-07-07 (거의 끝나감) 06:22:46

"지당한 말이오."

휘랑은 부드럽게 얘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이해한다는 듯. 그 선을 함부로 침범할 생각이 없다는 듯. 지나치게 캐물었음을 사과할까 하다가, 그것이야 말로 지금 상대가 애써 선을 그어 넘어가는 화제를 다시 건드리는 일이란걸 깨닫곤 입을 다물었다. '사연(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 란 것은 본래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그것을 변명할 수 있다는 속어지만, 그런걸 전혀 모르는 휘랑에겐 누군가의 죽음과 관련된 애도하는 분위기로 느껴졌던 것은 덤이다.

"그럼 한 때는 기대했다는 것이구려."

피곤하다는 태비의 말에, 휘랑은 마치 좋은걸 들었다는듯 활짝 웃었다. 어쩌면 아차 싶었을지도 모른다. 휘랑의 머릿속에선 빠르게 이야기가 이어졌다. 사술이란 본래 남들에게 경시당하는 것. 기대가 배신당해 예민해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휘랑이 중요하게 여겼다면, 한 때 그것을 기대했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자신에게 '재밌냐' 라고 물어보는 것.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그만두라고 명령했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제지하지 않고 다 들은 뒤에 물어보는 것은, 호기심, 그리고 꽤나 많은 부러움과 씁쓸함을 동반하고 있지 않을까.

"그렇단 말은, 우린 같은 처지 아니오? 본인에겐 좀 더 기대해도 좋다고 생각하오만. 한 배를 탄 셈이니까."

헤헤 하고 휘랑은 애교스럽게 웃었다. 자신의 처지를 별로 잊은 것은 아니었다. 언제 죽었는지 모를 망자로서, 사술의 힘으로 활동중인. 자연적인 관점에서 보건데 매우 모독스러운 존재인 것이다. 지금 대화한 청년이나 노파도 정체를 알면 기겁하며 물러나거나 검을 뽑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만, 반대로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은 상대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사술의 지독한 면모를 보면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고, 지나치면 반대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휘랑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그녀에게서 소심하고 선한 품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술사로선 그런 감정을 미숙하다 여길지도 모르지만, 휘랑은 그걸 '인간성' 이라 부르기로 하였다. 그러니까 호의와 협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녀가 만약 '성숙한 사술사' 였다면, '되먹지 못한 인간' 이라는 의미였을테고. 틈을 보인 일순에 휘랑의 매화도(매화도 아님)에 목이 날아가거나, 매우 비협조적인 태도를 강제하느라 제 실력을 전혀 못쓰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리숙하기 때문에 제대로 통제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음."

갑작스럽게 마차가 멈춤을 느끼고, 휘랑은 서둘러 태비를 안아 지켰다.

"괜찮소, 낭자?"

아마 별로 다치진 않았을테지만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위를 한번 예의상 물어주곤. 그 다음 휘랑의 행동은 아마 상상을 초월한 것이리라.
호잇, 하고 휘랑은 마차의 문을 벌컥 열고 검을 발도할 자세를 취한체 밖으로 뛰었다.
빠르게 주위를 살핀다. 산적 같은 놈들이 있는지,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는지.
황당해보이는 행동이지만, 나름대로 논리는 있었다. 마차가 멈춘데엔 몇가지 이유가 있을테니까.

첫째. 마차가 고장나거나 진창에 빠졌다. 그럼 걷거나 밀어야 하니, 내려야 한다.
둘째. 누군가 습격을 시도했다. 그럼 베어야 하니, 내려야 한다.
셋째. 길 앞에 장애물이 있다. 그럼 치워야 하니, 내려야 한다.

결국 뭘 하던간 내려야 할 것이고, 그럴거면 틈을 찔러 기선을 제압하는게 편하다.
별 일 없이 멈췄을 뿐이라면 헤헤 웃으며 다시 올라타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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