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6124> [1:1/다크 판타지] Lost in nowhere - 1 :: 136

◆KIXz2d8NDA

2022-06-27 01:47:20 - 2022-07-26 04:21:31

0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01:47:20


ˢᵉᵐᵃʳᶦ ᵃᶦˢᶦ ᶦˢᵒᶫᵃ ᵐᵃᵗᵒᶫᵃ
ˢᵒʳᶦᵇᶦᵃ ᵈᵒᶜʰᵉ ᶦʳᵒʳᵃ ᵃᵐᶦᵗᵃ
ˢᵃᵐᵃʳᶦᵃ ᵈᵒˢᵉ ᶦᶠᶦᵃ ᵐᶦᵒ ᶫᵒʳᵃ ᶠᶦᵃ ˢᶦᵃ ᵃᵈᵒʳᵃ

>>1 wıтch
>>2 hυnτeᴦ

86 아르주 (fObJgnJ/AM)

2022-07-05 (FIRE!) 23:00:17

ㅋㅋㅋㅋㅋㅋㅎㅎ 고마워... 역시 마녀주는 날개 네쌍의 천사...!()
전혀 부담되지 않아! 오히려 이렇게 잡담하는거 좋아하는 편이고~

87 르메네 - 아르젠타인 (2SyqHw0RDk)

2022-07-06 (水) 00:42:55

주방에서 나와 잡동사니의 산이 쌓인 복도를 건너서 -다시 마술로 길을 내야 했다- 이번에는 계단을 올라 윗층으로 향한다.
마녀를 따라 걸으면 과연, 굉장히 많은 문들이 나있는 것이 보인다. 제 각각의 위치에서 나란히 달려있는 문들. 홀로 살고 있는 것 치고는 과하게 많은 방일지도 모르겠다. 어딘지 기묘한 기분이 드는 공간이다.

그러다 문득, 그 뒤를 따르는 사내가 입을 연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라앉은 목소리.
앞장서서 복도를 거닐다 사내의 다른 기색에 잠시 움직임을 멈칫거리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 마녀는 사내에게 에헤헤, 하고 수줍게 웃음을 흘려보인다. "많이 피곤하신 모양이네요…~" 기쁜듯, 비록 옅지만 이제껏 본 적 없던 밝은 미소다. 아르젠타인과 같다.

"그게 실은… 이유같은 건, 없었답니다."

그녀는 걸음을 마저 움직이며 이렇게 말했다.

"이 숲, 아무도 오지 않는 숲에는… 사람이 함부로 들 수 없는 의지가 있어요. 들어가자고 생각해도 올 수 없고, 우연으로라도 들어 올 수 없는 숨겨진 마법의 숲… 그래서, 이 숲에는 사람이 들지 않게 된 지는 엄-청 오래 됐답니다. 신기하죠…? 저는 이런 숲에서… 다른 '인간'의 존재를 잊은 채로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숲에 사람의 비명소리같은게 들려 들리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가보니, 거기에 사냥꾼 님이 주저앉아 계셨어요… 단지, 그것뿐이랍니다."

"그래도 역시 조금은, 망설여졌지만요…~" 마녀가 복도의 방 하나에 다가가 문고리에 손을 얹고 방을 열어 젖힌다.
둘 앞에 나타난 광경은 너무나도 말끔하게 정리된 방이었다.
정확히는, 꽤 오랜 시간 쓰이지 않아서 방치되어 있는 방처럼. 어슴푸레한 달빛이 창가를 통해 방 안을 비추고, 그 창가에 맞닿도록 침대가 배치되어있다. 그리고 그 외로는 옷걸이, 책상. 비어있는 장농. 그것이 전부다.
깔끔하다 못해 가구와 물건이 필요 이상으로 최소화 되어있는 느낌이다. 확실히 사람 사는 방 특유의 활기가 없다.
방금 건너온 아랫층의 복도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었다.
애초에 그 복도는, 왜 그렇게나 너저분 했던걸까. 이 저택에 있어선 모든 잡동사니가 쌓여드는 무저갱과도 같은 곳이었을게 분명하다. 그 안에 어떤 위험한 물건이 숨어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사실을 생각하면, 사내는 새삼 목숨을 붙여 여기까지 온 자기 스스로가 대견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저어, 이런 누추한 방이라 죄송해요… 하지만 쉬시는 데에는 무리 없을 거예요. 침대도 있고, 제대로 이불도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오늘 밤은 여기서 주무시고 일어나주세요. 제가, 사냥꾼 님이 내일 중엔 돌아가실 수 있도록 방법을 꼭 알아볼테니까요…"

마녀 르메네가 손 안의 기다란 고목 지팡이를 휘두른다. 그러자 아까 전처럼 책상 위에 있던 촛대가 반응하여 그제서야 은은한 불빛이 피어올라 사람이 사는 느낌을 조성한다.
마녀는 초를 끄고 싶다면 불어서 끄면 되며, 끄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꺼진다고 아르젠타인에게 일러둔다. 만약 잠들기 어렵다면 자기가 마술을 걸어주겠다고도, 말한다.

"…아, 그리고… 저는 이 저택의 맨 윗층에서 지내고 있답니다. 혹시라도 불편하시거나 필요한게 생기시면, 부디… 불러주세요."

88 마녀주 ◆KIXz2d8NDA (2SyqHw0RDk)

2022-07-06 (水) 00:45:24

ㅋㅋㅋㅋ 나 언제 날개가 네 쌍이나 된 거야...?!
그럼~ 사양않고 묻는 거지만, 혹시 아르주는 전투같은 상황은 어떻게 생각 해?

89 아르젠타인 - 르메네 (muc2fY6bvU)

2022-07-06 (水) 17:59:08

주방을 나서 어지러운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오른다. 그렇게 도달한 2층 복도에는, 예상했던 대로 많은 방이 있었다. 무수하게 늘어선 문들을 보니 기묘하기까지 하다. 이 많은 공간들을 어째서 만들어둔 건지.
마녀가 작게 웃어보인다. 처음 보는 듯한 밝은 미소를 짓는 게 내심 기쁜 모양이다. "그렇게 피곤해 보이나~" 사내 또한 씩 웃으며 화답한다.

"생각보다 심심한 이유네."

마녀의 행동엔 특별한 이유가 담겨있지 않았다. 그저 별 거 아닌 이야기. 이 역시도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을지, 뛰어난 운 역시도 그의 특기이니. 사내는 마녀의 뒤를 따라 열린 문 안으로 진입한다.
방은 깔끔했다. 아래층의 복도처럼 지저분하지도 않다. 적은 수의 가구가 만들어내는 풍경을 보니 소박하게도 느껴진다. 방치된 탓인지 생활감이라곤 하나도 없었지만.
창으로 들어오는 미약한 달빛을 따라 사내가 방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팔짱을 낀 채 방을 몇 차례 둘러보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별로 누추하지도 않아~ 푹 쉴 테니까 걱정 마셔."

지금껏 떠돌이 사냥꾼으로 생활하며, 사내는 이보다 더 좋은 잠자리를 본 적이 없다. 침대가 제대로 갖추어진 것만 해도 어딘가. 푹신한 침대는 쌓인 피로를 날려버리기에 제격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방은 사내의 입맛에 완벽히 들어맞았다.
마녀의 지팡이질로 촛대에 불이 피어오른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온 방에 생기가 돈다. 허리띠의 칼집을 풀어 책상에 올려두고서야 기지개를 양껏 피는 사내다.

"그래, 알았어. 내일 보자고."

그리 말하며 침대에 털썩, 주저앉는다. 부드러운 촉감이 뭉글뭉글하게 느껴졌다.

90 아르주 (muc2fY6bvU)

2022-07-06 (水) 18:00:56

슬슬 끝인 분위기니까 이번 일상 여기서 마무리지으면 좋을 거 같은데 마녀주는 어때!
전투...? 전투 좋아! 아니 사랑해!() 있으면 재밌을 거 같지!

91 마녀주 ◆KIXz2d8NDA (2SyqHw0RDk)

2022-07-06 (水) 18:41:39

아르주 전투 좋아하는구나~! 어떻게 돌리면 재미있을까 싶어서 여러 상황들을 생각 해보고 있었거든
당장은 아니어도 나중에라도 해보면 좋겠네. 후후

응응. 나도 슬슬 막레 하려고 분위기 잡고 있었으니까
그럼 여기서 마무리 하고 다음 일상 얘기 해볼까? 첫 일상이었는데 괜찮았으려나~
아르주는 혹시 다음 일상은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거 있어?

92 아르주 (muc2fY6bvU)

2022-07-06 (水) 19:02:08

좋아좋아! 마녀주 덕에 재밌게 잘 돌렸다구~
다음 일상이라! 아르젠타인이 마을로 돌아간 뒤에, 종말마녀를 마주치고도 처치하지 않은 걸 어쩌다 들켜버려서, 이단이랑 내통했다며 쫓기던 와중 숲으로 다시 들어오게 된다거나~ 같은 ㅋㅋㅋㅋㅋ 상황 정도가 생각나네~ 마녀주는 좋은 생각 있어?

93 마녀주 ◆KIXz2d8NDA (2SyqHw0RDk)

2022-07-06 (水) 19:29:55

음, 나도 아르주 생각이랑 조금 비슷하기는 하지만... 한 번 들어볼래?

날이 밝은 다음 날, 아르는 돌아가기 위해 르메네를 찾았지만 예상 외로 르메네는 아직도 이 숲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내지 못 한 상황인 거야
르메네 자신 자체가 숲에서 오랜 시간 지내며 바깥으로 나갈 생각 조차도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아무도 오지 않는 숲을 빠져 나가기란 르메네의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았던 거지
그래서 거의 반 강제로 숲에 갇혀버린 아르는 어쩔 수 없이 이대로 종말마녀의 저택에 머물게 되고, 숲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술식을 찾는 르메네를 도우며 이런저런 사건이 일어나는 전개...

이런건 어떠려나~?!

94 아르주 (muc2fY6bvU)

2022-07-06 (水) 19:43:47

오오 괜찮아~ 아무래도 숲을 쉽게 나갈 순 없을테니까 그쪽이 더 자연스럽긴 하네!
그럼 마녀주가 말한 상황으로 돌려볼까?!

95 마녀주 ◆KIXz2d8NDA (2SyqHw0RDk)

2022-07-06 (水) 20:15:47

괜찮아? ㅋㅋㅋ 솔직하게 말해줘도 좋아
아르주 저번에 끝나고 말해준다고 한 그거 기억하고 있으려나? 사실 그때 생각 한 진행 방향이 이런 느낌이었거든~
그리고 조금 더 남은게 있긴 하지만... 그것도 마저 들려줄까?
아니면 그냥 빠르게 돌려볼래?
참, 그리고 아르주는 둘 외에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 건 어떻게 생각 해?

96 아르주 (muc2fY6bvU)

2022-07-06 (水) 20:25:30

진짜 괜찮은걸~ 그게 이거였구나! 마녀주만 괜찮다면 더 듣고싶어~
다른 인물 등장하는 것도 좋아! 너무 주객전도되지만 않으면!

97 마녀주 ◆KIXz2d8NDA (2SyqHw0RDk)

2022-07-06 (水) 20:58:32

써놓고 보니 전 레스에서 질문 너무 많았으려나 싶네. 흑흑
응 주객전도는 중요하지. 그 부분은 마녀주도 주의하고 있을 생각이야
어디까지나 종말마녀와 사냥꾼의 이야기가 주체가 됐으면 좋겠으니까

남은 이야기는 사실 아르주가 아까 말해준 상황과 비슷하기는 해. 단지 시기가 조금 다를 뿐~!
아르젠타인은 끝내 밖으로 나가게 되어 숲과 작별하지만 오랜만에 나와 마주한 마을은 뭔가 전과 다르게 굉장히 공허해 보이고 낯설게 다가와서 자발적이든, 타의적이든 다시 숲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전개를 목표로 해보고 싶어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른 인물들을 조금 등장시켜도 좋다고 생각 해! 예를 들어 다른 마녀들이나 아르주가 전에 말해준 사냥꾼같은 인물일까?
단지 지금은 르메네와 아르젠타인은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으니까. 그 부분에 집중해서 돌려보고도 싶어
예를들어 종말마녀가 왜 종말마녀라고 불리우는지나 아르젠타인이 왜 이단에게 그렇게까지 적대적이지 않는지 같은 것들을 서로 알아가면 좋겠지
그리고 그런 종말마녀에 대한 아르젠타인의 개인적인 생각같은 것들이나...

으으, 아무튼 돌려보고 싶은게 엄청 많아서 두서 없이 잔뜩 말해버렸네...!
결국 아르주랑 좀 더 많이 돌려보고 싶다는 얘기야~ ㅋㅋㅋ
아르주 생각은 어떠려나?

98 아르주 (muc2fY6bvU)

2022-07-06 (水) 22:06:19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막 첫일상 돌렸으니까! 앞으로 더 많이 돌려봐야지!
말해준 전개나 방향성 같은 건 다 좋은거 같아! 서로 알아가는데 집중했음 좋겠단 거도 동의하고~ 아까부터 괜찮다고만 하는거 같은데 사실 개연성에 심하게 어긋나지만 않으면 뭐든 좋아해서 ㅋㅋㅋㅋ...
그럼 슬슬 돌려봐도 되려나?!

99 마녀주 ◆KIXz2d8NDA (2SyqHw0RDk)

2022-07-06 (水) 22:14:36

그렇구나. 아르주는 잡식성...?!
ㅋㅋㅋ 알고있지만, 그래도 아르주가 어떤 걸 좋아해주는지 알고 싶어서 이것저것 얘기해보게 되네
응응, 이제 또 일상 돌리면 될 것 같아. 너무 서론이 길었으려나~
아 그리고...! 내 글이 간혹 사냥꾼이 해야 할 반응이나 생각 같은 걸 먼저 적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혹시라도 불편하면 얘기해 줘

100 아르주 (muc2fY6bvU)

2022-07-06 (水) 22:29:25

잡식성 ㅋㅋㅋㅋㅋㅋ 맞을지도...? 나도 마녀주 생각 듣는 거 좋아하니까!
불편하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 직접적인 캐조종만 아니면 괜찮아~
그럼 선레는 어떻게 하는 게 좋으려나~

101 마녀주 ◆KIXz2d8NDA (2SyqHw0RDk)

2022-07-06 (水) 22:41:35

정말? 좋아해주면 다행이다. 히히
캐조종같은 부분은 특히 주의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나중에라도 그런거 느끼면 말해 줘
그리구 미안하지만 아르주쪽에서 선레 한 번만 더 이어줄 수 있을까...? ( ;꒳; )
아르젠타인이 아침에 맨 꼭대기 층의 마녀를 찾아오는게 자연스러울 것 같아서~!

102 아르주 (muc2fY6bvU)

2022-07-06 (水) 22:48:29

응응 알겠어! 선레 써올게!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구~

103 마녀주 ◆KIXz2d8NDA (2SyqHw0RDk)

2022-07-06 (水) 23:23:57

고마워 아르주. 흑흑
그럼 마녀주는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

104 아르주 (muc2fY6bvU)

2022-07-06 (水) 23:28:07

선레 쓰는 중에 궁금한게 생겼어! 저택 꼭대기층은 어떻게 생겼을까!

105 마녀주 ◆KIXz2d8NDA (2SyqHw0RDk)

2022-07-06 (水) 23:33:02

꼭대기층은, 음~
층을 계속 오르다보면 꼭대기에 나있는 문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는데, 그 문을 열면 꼭대기 방이야.
그러니까 꼭대기 층이 곧 마녀의 방이란 느낌일까?
나중에 따로 묘사해주긴 할 거지만 꽤 좁은 방이고, 르메네의 생활 습관이 그대로 드러나는 각진 천장의 어질러진 방이야!

106 아르주 (muc2fY6bvU)

2022-07-06 (水) 23:51:27

어질러진 ㅋㅋㅋㅋㅋㅋㅋ 알려줘서 고마워! 선레 금방 내올게!

107 아르젠타인 (KYcQcJysrI)

2022-07-07 (거의 끝나감) 00:01:37

침대에 누워 쥐죽은 듯 있던 사내가, 문득 눈을 뜬다. 주변을 둘러보니 밖이 훤했다. 달빛이 비쳐들어오던 창은 이제 밝은 햇볕을 들여보내고 있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온 방을 맴돌고 있다. 명백한 아침이다. 어제는 눕자마자 바로 골아떨어졌었지.
정신을 차린 사내가 침대 위에서 잠시 꾸물댄다. 아직도 잠기운이 가시지 않은 탓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간만에 제대로 된 잠자리에서 잔 덕에, 몸의 피로는 대부분 풀린 것 같다. 침대에서 내려온 사내가, 벗어둔 코트를 걸치고 놔두었던 검집도 다시 허리띠에 매단다. 이리저리 헝클어진 머리칼도 손으로 대충이나마 정리한다.
사내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나선다. '맨 윗층에서 지낸다 했었나…' 그는 이제 종말마녀를 찾아갈 참이었다. 제일 중요한 걸 물어봐야 했으니까. 숲을 벗어날 방법을 알아냈는지, 알아냈다면 언제쯤 나갈 수 있는지. 사내는 인간이다. 길 잃은 인간은 하루빨리 인세로 돌아가야만 한다.

사내는 수많은 방의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오른다. 계속 층을 올라가니, 계단 끝에 문이 하나 나있는 게 보였다. 문에 가까이 다가간 그가 정중히 노크를 한다. 안에 있을 이가 놀라지 않도록, 조용하고 느리게 두드리는 손짓이다.

"아침부터 귀찮게 해서 미안~"

그리고 능청스레 몇 마디를 덧붙인다.

108 르메네 - 아르젠타인 (OlsvFpdsKw)

2022-07-07 (거의 끝나감) 15:34:43

아무도 오지 않는 숲의 다음 날.
창 밖에서는 아침의 햇살이 새어들어와 사내가 잠든 방 안의 어둠을 몰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바깥의 풍경은 온통 잿빛. 하늘조차도 아침의 기세를 타서 조금이나마 밝을 뿐인 잿빛. 숲이라는 것은 나무와 싹이 튼 녹지를 일컫는 말인데, 이 숲은 정말이지 온통 무채색의 풍경 일색이다.
아르젠타인이 이 금역의 숲에서 본격적으로 길을 잃고 해매기 전,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도 아마 주변 풍경이 색을 잃어가기 시작한 시점일지도 모르겠다.
침대에서 일어나 매무새를 다진 사내는 잠들기 전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어젯밤, 마녀는 자신을 찾고 싶다면 맨 윗층의 방으로 오라고 했다. 그곳에서 사내가 빠져나갈 방법을 마련 해놓고 있겠다고.
사내가 계속해서 층을 오르자, 바로 다음 층에서 계단 끄트머리에 덩그러니 나있는 문이 보인다. 저곳이 무시무시한 종말마녀가 있는 방일 것이다. 당초 저곳 외엔 달리 방도 없으니.
계단을 올라 문을 콩콩 두드려 노크하자, 잠시 뒤 문고리가 돌아감과 동시에 문이 빠지듯이 자연스럽게 열린다.
문이 자연스럽게 열리다니, 그것부터가 초자연이었지만.

"아, 사냥꾼님… 일어나셨어요?"

역시, 마녀는 깨어있던 것인가.
그리고 방 안의 풍경을 보자마자 사냥꾼은 직감하겠지.
맨 처음 마녀의 저택에 들어왔을때, 복도가 그렇게나 정리정돈의 무저갱같은 모습을 하고 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말이다.
다만 이 마녀의 방은, 그렇게까지 위험한 느낌은 아니다. 여기저기 물건을 자유분방하게 늘어트려 놓은 것은 같지만 1층의 복도가 완전한 카오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면, 여기는 그나마 질서정연한 혼돈이라고 할까.
침대 위와 바닥에 널부러져 방의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마도서들. 용도와 출처를 알 수 없는 마석과 마도구. 창가와 벽에 기대어져 있는 스태프와 빗자루. 책상 위에 늘어진 알 수 없는 문서들. 그리고 곳곳에 비치된 향초... 그것의 잔향이 사냥꾼의 코 끝을 간질이고 있다.
이 현장들을 구태여 좋게 말하자면 생활감이 느껴진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방 한 가운데에서 의자에 거대한 책들을 층층이 쌓아 올려,
그 위에 앉아 사근한 목소리를 내며 살풋이 지어보이는 미소로 사냥꾼을 맞이하는 작은 몸집의 여인.
그녀가 바로 사냥꾼이 사냥을 하러 나서는 이유이자 원죄적인 사냥감, 종말마녀인 것이다.

"…어, 그게… 무슨 일이신가요?"

헌데, 그런 마녀의 미소가 왜인지 어색해보인다.
물론 본래 언사가 소극적인 그녀이기는 하나 이 어색함은 낯을 가린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종류의 것라는 걸 사냥꾼은 안다.
마녀와 마주한 것은 이제 24시간도 채우지 않았다고 하지만, 오히려 소문의 이단답지 않게도 그녀의 실체는 생각하는 것이 전부 얼굴에 드러날 정도로 순진스러운 마녀였기 때문에.

"필요한게, 생기셨나요? 아니면 역시, 방이 불편하셔서…?"

그녀는 툭 소리나게 무릎 위의 책을 덮고서, 독서를 위해 착용하고 있던 둥그런 안경을 낀채 바닥으로 내려와 사냥꾼에게 좁은 걸음으로 다가왔다.
우물쭈물하는 기색으로 두 손을 마주치면서, 사냥꾼의 눈치를 슬금슬금 올려다보고 있는 마녀.
분명 어젯 밤, 바깥 마을로 돌아가야 하는 사냥꾼의 마음을 알고, 그가 돌아갈 수 있도록 그 방법을 마련해 놓겠다고 한 것은 그녀였을 텐데.
밤이 지나고 해가 뜬 지금에 와서 방의 얘기를 하며 뜬 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것은 왜인가.

"…그, 그렇죠…! 식사, 할 시간이니까… 지, 지금 준비해 드릴까요…!"

그러면서 갑자기 사냥꾼의 아침밥을 잊고 있었다는 듯이 사냥꾼을 지나쳐 내려가려고 하는데,
아르젠타인이 잡지 않는다면 그대로 주방까지 내려갈 기세다.

109 마녀주 ◆KIXz2d8NDA (OlsvFpdsKw)

2022-07-07 (거의 끝나감) 15:36:58

캬아아아아악!!
다 써두었던 답레를 바보처럼 날려버렸어... 너무 슬퍼 ( ;꒳; )
지금 답레는 완전히 기억에 의존해서 써가지구 어색할수도 있어. 미안해 아르주 흑흑

110 아르젠타인 - 르메네 (KYcQcJysrI)

2022-07-07 (거의 끝나감) 19:57:52

문을 두드리니, 그 고리가 멋대로 돌아가며 문짝이 젖힌다. 그렇게 놀라운 광경은 아니었다. 이 또한 마술의 일종이려니 싶기에. 열린 문 너머로 보이는 건… 역시나 이곳저곳 어지른 방의 모습. 허나 그 위압감은 복도의 광경보다 못했다. 대책없이 쌓아놓았다는 점은 같았지만.
종말마녀는 그런 방 한가운데 의자에 앉아 미소지어보이고 있다. 그런데 어딘지 이상한 미소였다. 사내는 그런 이질감을 단번에 눈치챘지만, 구태여 신경쓰진 않았다. 다만 능글맞게 웃으며 인사를 건넬 뿐이다.

"그래, 덕분에 잘 잤어~"

문득 어제의 일이 생각난다. 이 마술 걸린 숲은 요상하여, 들어온 이도 되돌아갈 수 없다. 그러기에 마녀는 그가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했었다. 사내도 그런 마녀의 호의 덕에 앞날 걱정없이 푹 잠들 수 있었다.
그것이 사내가 마녀의 방에 올라온 이유였다. 초조한 눈빛을 한 마녀를 내려다보며,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용건을 꺼내려 하지만…

"그러니까 어제 말했던 그건…"

오히려 마녀는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일부러 화제를 돌리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아침 시간에 식사 얘기를 꺼내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으나, 그 태도가 어색하지 않은가. 명백히 수상스런 반응이다. 만난 것은 얼마 되지 않지만 종말마녀는 그만큼 단순한 존재이니,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내는 길게 생각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마녀가 황급히 그를 지나쳐 계단을 내려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아니아니, 잠깐만." 사내는 금방이라도 이 자리를 벗어날 듯한 마녀를 저지하기 위해, 다급히 말을 꺼낸다.

"숲을 나갈 수 있는 방법 알아본다는 거, 어떻게 됐는지 물어보려고 온 건데."

그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한 건 마녀였을 테다. 그런데 정작 마녀는…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스멀스멀 고개를 쳐든다. 아니, 거의 확신하고 있다. 이렇게나 부자연스럽게 행동하니, 필시 어떤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물론 재촉할 생각은 없지만 말이야~"

뒤이어 사내가 두어 마디를 덧붙인다.

111 아르주 (KYcQcJysrI)

2022-07-07 (거의 끝나감) 19:59:13

날렸었구나... (토닥토닥)
그런 걸로 미안해할 필요 없으니까~ 어색하지 않다구~

112 르메네 - 아르젠타인 (OlsvFpdsKw)

2022-07-07 (거의 끝나감) 22:17:37

아르젠타인이 이대론 늦겠다 싶은지 금방 핵심을 찌르는 용건을 꺼내자,
허둥대며 주방으로 달려 내려가려던 마녀는 무언가 보이지 않는 벽에 막힌 것처럼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서고 만다.
머뭇거리며 천천히 뒤를 도는 그녀의 모습. 거기에서 아르젠타인은 마음 속에 싹튼 불안감이 점점 확신이 되어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우으…"

다시 그를 대리고 방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은 마녀.
그녀가 설명하는 전말은 이랬다.
어젯밤, 아르젠타인에게 방을 내주고 그를 돌려보내기 위해 자신의 방으로 올라간 마녀는 그 즉시 숲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평소 마술에 대해서라면 감히 박사라 칭해도 될 만큼 자신이 있던 마녀였고, 이 숲에서 오래 거주해 왔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숲을 나가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고, 마녀는 그날 새벽을 잠도 자지 않고 온갖 서적과 마술을 총동원해가며 아르젠타인을 바깥으로 돌려보내는 법을 찾는데에만 시간을 썼다는 것이다.
애당초 마녀는 바깥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아무도 오지 않는 숲이 이렇게나 나가기 어려운 숲일 거라는 것은 르메네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된 거예요… 죄송해요…"

그리고 그 진전없는 상태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어느새 아침 해가 뜨게 되고 사냥꾼이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설명을 마친 마녀가 울상으로 훌쩍이면서 자책하듯 고개를 푹 숙였다. 돌아가지 못하면 곤란한 것은 사냥꾼이었지만, 그 책임은 어쨌든 마녀인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 그치만… 아직 시간은 남았으니까요…! 저녁때까진, 어떻게든…"

그래도 아르젠타인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었는지, 그녀는 그렇게 말해보지만 역시 말에는 이렇다 할 자신이 실리지 않아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되고 만다.

113 아르젠타인 - 르메네 (ZW4YEu5A9w)

2022-07-08 (불탄다..!) 01:12:27

마녀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사내의 생각이 정확히 들어맞은 모양이다. 그래도 그는 마녀를 순순히 따라 방으로 들어간다. 이윽고 설명을 시작하는 마녀. 그러니까 숲을 나가는 방법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단 거다. 사내는 흔치 않게 무감정한 표정으로,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그 행동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내의 표정도 금세 가벼운 쪽으로 돌아왔다.

"뭐, 됐어. 사과할 필요 없어."

그가 울먹이는 마녀를 어르듯 말한다. 이번 일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방법을 찾지 못한 종말마녀의 잘못은 더욱 아니다. 굳이 잘잘못을 따지자면, 의지를 가지고 사내의 앞을 막아선 숲이 아닐까. 그렇다고 숲에게 죄를 물을 수도 없으니. 실없는 생각이다.

"…아니면 그냥 여기 눌러살아버릴까~"

질 나쁜 농이다.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전히 진지함이라곤 느껴지지 않는다. 사내는 그저 짓궂게 웃을 뿐이다. "농담이야."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음침한 숲에서 생을 허비하긴 싫다. 이단의 소굴이라는 건 둘째치고.

"따로 도울 만한 거라도 있으려나."

그러다가도 금세 태도를 바꾼다. 정말이지 종잡을 수 없다. 사내는 말끝을 흐리는 마녀에게 그리 묻는다.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여럿이서 머리를 맞대면 타개할 수 있다. 물론 마술을 하나도 모르는 사내가 끼어들어봤자 방해만 될 수 있지만. 또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더 할애한다 한들 좋은 해결책이 나올 거라 장담할 순 없다.

114 르메네 - 아르젠타인 (dkD2iK0VfU)

2022-07-08 (불탄다..!) 16:43:50

"네?"

사내의 말을 들은 마녀가 불쑥 고개를 치켜들면서 촉촉해진 눈망울을 동그랗게 뜬다. 자신이 잘못들었나 싶었던 것을, 아르젠타인이 곧바로 농담이라며 철회하자 "그, 그렇죠…" 하고, 눈가를 훔치며 코를 삼킨다.
아무도 오지 않는 숲은 무채색의, 다른 사람은 들어올 수 없는 이단 만의 공간. 거기에 아르젠타인 같은 인간이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니까.

"…도와, 주시는 건가요…?"

마녀는 새벽 내내 철야를 하면서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지금에 이르는 시간까지 이렇다 할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사냥꾼은 돕겠다고 나선다. 이 숲은 인간이 해아리기에는 무리가 있을만큼 복잡하고,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그 숲에서 길을 잃은채 죽어가던 그였는데. 그럼 이 숲이 이제는 조금 무서워질 법도 한데…
그럼에도 그는 감히 마녀를 돕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아르젠타인이 이단답지 않은 마녀를 의아하게 여기는 것처럼, 그런 사냥꾼이 르메네에게도 이상하게 생각되면서도, 조금은 기뻐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보통의 인간이 돌아다니기에는 위험한 숲이라서… 막상 사냥꾼님께 부탁드려도 곤란할지도 모르겠네요… 마녀인 제가 말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요… 아하하."

115 아르젠타인 - 르메네 (ZW4YEu5A9w)

2022-07-08 (불탄다..!) 18:36:44

장난에 놀라는 마녀의 반응이 퍽이나 재미있다. 사내는 마녀를 보며 실소를 흘리다가도 입을 다문다. 고인 눈물을 훔치는 마녀의 모습이 안쓰러운 것이다. 약간 미안한 감정마저 든다. 그녀는 지금 숲에 흘러들어온 인간을 내보내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 앞에서 이상한 농이나 던지는 꼴이라니! 허나 늘 그렇듯 진지하게 반성하는 일은 없다. "미안, 미안." 그저 웃음 섞인 목소리로 가볍게 사과할 뿐.

"위험하다곤 해도 네가 있으면 괜찮지 않겠어?"

곧 사내가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답한다. 어깨를 으쓱이는 그 행동은 다소 뻔뻔하기까지 했다. 그는 인간의 몸이지만 종말마녀는 마술에 능통한 이단이다. 숲에 대해서도 잘 알며, 어제 그러했던 것처럼 위기를 모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부담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도와줄 만한 게 있으면 말해~"

그렇기에 사내는 거리낌없이 마녀를 돕고자 한다. 무엇보다 마녀의 연구는 사내에게도 중대한 문제다. 인간은 이곳에 머물러선 안된다. 이단의 소굴이며 마술의 온상지이기에. 그러기에 사내는 반드시 숲의 출구를 찾아내야 한다.

116 아르주 (ZW4YEu5A9w)

2022-07-08 (불탄다..!) 18:37:43

좋은 저녁이야 마녀주! 오늘도 너무 더워...~

117 르메네 - 아르젠타인 (dkD2iK0VfU)

2022-07-08 (불탄다..!) 23:17:42

"…확실히 제가 있다면 괜찮겠지만…"

그러나 의외로, 마녀는 쉽사리 도움의 손길을 승낙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아무도 오지 않는 숲은 사냥꾼들끼리도 확실한 금역으로 지정해놓았을 정도로 위험한 장소. 실제로 아르젠타인은 목숨을 잃을 뻔했고, 그런 일이 두 번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보통의 인간이 확실한 준비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숲을 나갔다가는 어떤 봉변을 당하게 될지 모르는 법이다. 오히려 숲을 잘 알고 있기에, 마녀는 그 사항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듯이 보였다.
하물며 르메네의 경우, 어제 자신이 아르젠타인을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태라서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분명 있을테다.

"우으, 음…"

그렇게 고민은 한참동안이나 이어졌다.
아무래도 결정을 내리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모양인지, 지금에 와서는 두 주먹을 관자에까지 가져다 댄 채로 앓는 소리를 내고 있는 종말마녀였다.

"…아."

그러다가 무언가가 퍼뜩 스쳐지나간 모양인가.
마녀가 고민하는 내내 닫고있던 눈을 뜬다. 검은 눈동자가 도르륵 굴러가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사냥꾼을 비춘다.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일단은… 아침 식사, 할까요…?"

118 마녀주 ◆KIXz2d8NDA (dkD2iK0VfU)

2022-07-08 (불탄다..!) 23:21:47

아르주 안녕~! 좋은 저녁이지! 주말 전이기도 하고~
그리고 맞아. 이번 여름은 얕보고 있었는데 갈수록 더워지더라 힝
그래도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다행이야. 아르주가 있는 쪽은 혹시 많이 더웠으려나?

119 아르젠타인 - 르메네 (1p3KYq.A3.)

2022-07-09 (파란날) 17:19:42

마녀는 그럼에도 고민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사내는 그런 마녀를 재촉하는 일 없이, 그저 가만히 기다려준다. 아마 종말마녀는 그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중이리라. 이 이단의 숲이란 사내의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고 무시무시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마땅한 수가 없나, 그 자신도 고민을 거듭한다.
문득 마녀가 굳게 감았던 눈을 뜬다. 그 모습에 사내는 드디어 해결책을 찾았나 싶을 정도였다. 마녀가 꺼낸 말은 그런 희소식이 아니었지만.

"그래, 마침 배고파지던 참이었거든."

사내 또한 마녀의 말에 동의하며 실없이 미소짓는다. 아무리 급해도 식사는 챙겨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또 일단 배를 채우다 보면 괜찮은 생각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그게 마녀에게도 통용되는 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내는 먼저 뒤돌아 계단을 내려간다. 방금 전까지 고민하던 건 전부 잊은 듯 가벼운 발걸음이다. 급기야 노래를 흥얼거리듯, 말을 꺼내는 것이다. 정말이지 태평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오늘 메뉴도 어제 먹었던 스튜려나~ 아, 싫다는 건 아니고."

그리고 혹여나 마녀가 오해할까, 능청스레 뒷말을 덧붙였다.

120 아르주 (1p3KYq.A3.)

2022-07-09 (파란날) 17:21:12

오늘도 좋은 저녁! 그리고 좋은 주말이야~
여기는 항상 덥지~ 집 안에만 있어도 너무 덥다니까... 에어컨이 필수라구...

121 르메네 - 아르젠타인 (3HpLA8VVkk)

2022-07-09 (파란날) 20:37:27

금새 기분이 좋아진 듯한 사내를 보고 마녀는 의아한 것처럼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자신의 요리를 마음에 들어하는가보다 싶은 마음에 작게 미소 짓게 된다.

"에헤헤… 미안해요. 이런 숲에, 다른 사람이 찾아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어서…"

사내의 존재에 아무도 오지 않는 숲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진다.
게다가 이곳은 확실히 혼자 사는 저택같아 보이니까. 딱히 지금까지 식사에 관련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을테다.
어제 저녁, 솥에는 마술 같은 스튜가 듬뿍 담겨있었다. 집주인만 질리지 않는다면야 이 숲은 딱히 생활습관에 대해 터치 할 사람도 없어보이니, 하나의 음식만 먹으며 계속 지내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녀는 그렇게 홀로 이 숲에서 살아왔던 걸까? 그럼 대체 그건 얼마나 되는 세월이 되는 걸까.

아르젠타인이 저먼저 앞서 계단을 내려가자, 르메네가 그 뒤를 조르르 따르는 모양이 된다. 지금 당장의 그림만 보자면 마치 사냥꾼의 집에 마녀가 손님으로 초대받아 온 모습이다. 사내를 뒤따르던 마녀는 문득 "아…" 하고 소리를 내며 말했다.

"아니면… 다른 것도, 해드리는게 좋을까요? 재료가 아직, 조금 남아 있거든요… 다만 사냥꾼님이 바깥에서 드셔 왔던 것과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른 요리가 되겠지만요…"

마녀의 요리라. 어떤 형태가 될까.
어제의 스튜만 해도 굉장히 불길하게 보였다. 단순히 '맛있다' '맛없다'가 아닌, 본능이 위험하다며 꿈틀거릴 정도의 수상함.
사내는 그 재료조차도 아직 알지 못한다. 어쩌면 알지 못하는 편이 좋을수도… 그렇기에 지금 종말마녀의 말은 아르젠타인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할 것이다.
물론 받아들이는 것도 거절하는 것도 사냥꾼의 선택이 되겠지만.

"사냥꾼님은, 그게, 제게는 손님이시니까… 가실때까지는 최대한,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앞서가는 아르젠타인의 등 뒤에서, 그 말을 잇는 한 마디가 더 들려왔다.

122 마녀주 ◆KIXz2d8NDA (3HpLA8VVkk)

2022-07-09 (파란날) 20:38:55

아르주도 고생이 많구나... 흑흑
마녀주는 절세하는 중이라서 에어컨도 마음대로 못트는 처지야
그나마 요즘은 바람도 많이 불고 선선해서 좋네~

123 아르젠타인 - 르메네 (3UmuQB5Jvo)

2022-07-10 (내일 월요일) 22:04:37

마녀가 살며시 웃는다. 그 반응에 사내는 그저 어깨를 으쓱일 뿐이다. 마녀의 미소까지는 볼 수 없었지만, 그녀가 기뻐하는 건 알 수 있다. 문득 의문이 든다. 이 숲은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이 찾아오지 않았는가.
이어지는 마녀의 말에 그는 손을 살살 저어보인다.

"아니, 됐어. 어차피 곧 떠날텐데."

그 말처럼 곧 떠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내다. 그 전에 숲을 나가는 방법부터 찾아야 하겠지만은.
그리고 사실, 새로운 음식을 접하는 게 두렵기도 한 것이다.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고. 어제의 그 스튜는 맛이 있어 뒷생각 하지 않고 먹어버렸지만…

"그렇게 생각해주면 고맙지."

사내가 가벼운 투로 긍정한다. 역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이단이라기보다 평범한 사람에 가까워 보인다.
사내는 계속해서 계단을 내려간다. 마녀도 그 뒤를 따른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들의 앞에 예의 그 어수선한 복도가 펼쳐진다. 여전히 어지러운 풍경이다.

124 아르주 (3UmuQB5Jvo)

2022-07-10 (내일 월요일) 22:06:03

오늘은 많이 늦어버렸다...!
마녀주도 화이팅이야...~ 그래도 다행이네~ 나는 집에만 있는데도 덥더라 ^ㅅㅠ

125 르메네 - 아르젠타인 (Pbz329oV/U)

2022-07-12 (FIRE!) 00:04:14

"우… 그런가요…"

마녀는 어딘가 아쉬워 보이는 말투로 말한다. 하지만 별 수 있겠는가.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슴 깊숙한 곳에 간직하고 있는데. 하물며 이곳은 이단의 본거지인 것이다.
계단을 계속해서 내려가자 바로 보란듯이 카오스의 복도가 나온다. 당연하지만, 여전히 어지러운 공간이다. 마녀가 곧바로 지팡이를 들어올리자 후두둑 소리 내며 잡동사니의 산이 갈라져 두 사람이 지나갈 길을 내어준다. 그때, 사냥꾼의 뒤를 따르던 마녀가 잰걸음으로 앞으로 나서더니 "어, 어서 가요…" 하며 먼저 주방으로 앞장서는 것이었다. 그 걸음과 어투가 괜스레 급박해보인다. 아마도 두 번이나 사냥꾼에게 이 복도를 보인 것이 퍽 쑥스러운 모양이지.

"빈약한 상이지만… 맛있게 드셔주세요."

아침의 주방은 같은 공간이었지만, 이번에는 볕이 들어 저번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하고있었다.
어제는 정말 마녀의 주방같은 느낌이었다만은, 이번에는 평범한 마을의 주방같이 보인다. 지금, 사내의 앞에 놓여있는 마녀가 내어준 수프만 아니라면…말이다.
아니, 그래도 경험이 있어서인지 주변이 밝은 덕인지는 몰라도 어제만큼 수프가 수상해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아침 햇살의 힘인가.
그리고 돌아 온 식사시간. 그런데 어쩐 일인지 한참이 지나도 마녀의 수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틈틈히 스푼을 들어 먹고있기는 하지만… 종종 아르젠타인은 자신 쪽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지 않을까.

"…아."

그러다가 딱 걸린듯, 마녀는 그와 시선이 마주쳐버린다.
그러한 사실을 없던 것으로 하려는 듯, 아니면 아르젠타인이 넘어가주길 바라는 것처럼 다시 시선을 그릇으로 내려깔고 수프를 먹는 시늉을 급하게 해보이는 것이다.
마녀의 기나긴 머리칼은 마치 이때를 위해서 기른 것처럼, 그 가냘픈 시선을 완벽하게 가리고 있었다.

126 마녀주 ◆KIXz2d8NDA (Pbz329oV/U)

2022-07-12 (FIRE!) 00:06:59

아르주 안녕~!
더운 날씨 때문에 정신이 혼미하다... 으윽
마녀주도 많이 늦으니까 괜찮아. 언제든 이어만 준다면!

127 아르젠타인 - 르메네 (Aul3u/XCZo)

2022-07-13 (水) 20:03:22

후다닥 앞장서는 마녀의 뒤를 따르며, 사내는 실없이 웃는다. 저런 꼴의 복도를 내보인 걸 부끄러워하는 것도 같다. 딱히 부끄러울 이유는 없는 것 같지만… 괜히 장난기가 동해 몇 마디 꺼내는 사내다.

"그러게 좀 치우고 살지 그랬어~"

일견 마녀를 나무라는 것도 같지만. 그 목소리에 진심 같은 건 담겨있지 않다. 실제로 마녀가 정리정돈을 하든 안 하든 그건 사내와는 상관없는 일이기에. 그는 곧 떠날 손님이다. 그러니 이는 몹시 의미없는 잔소리다.
사내와 마녀는 다시금 주방에 들어선다. 어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그럼에도 수상해보이는 스튜는 여전하지만. 사내가 테이블에 앉아 수저를 든다. 맛은 좋지만, 아까 전 마녀의 말도 그렇고 영 찝찝하다. 그렇다고 굶을 수도 없으니 말이다.

"오늘도 잘 먹을게~"

아무튼 그런 생각은 전부 집어치운다. 사내의 가벼운 인사가 이어진다.
그렇게 식사가 시작되고 얼마나 지났을까. 사내는 제 정수리에 꽂히는 시선을 이따금씩 느낀다. 별 거 아니려니 생각하고 있는데… 호기심에 고개를 들어본 참에 마녀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왜?"

그제서야 사내가 의문을 표한다. 하지만 마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일 뿐. 자세히 보니 마녀 앞의 스튜는 도통 줄어들지를 않고 있다. 거의 바닥을 보이는 사내의 것과 비교된다. 게다가 마녀가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시늉만 해보이는 것이다. 사내의 머릿속에 작은 의문이 피어난다.

"뭐 할 말 있어?"

사내는 그걸 대수롭게 넘기지 않았다. 오히려 집요히, 다시금 질문한다. 그러고선 아예 마녀에게 지그시 눈길을 주기까지 한다. 그녀가 대답하기 전까진 시선을 거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128 아르주 (Aul3u/XCZo)

2022-07-13 (水) 20:04:35

ㅠㅅㅠ 고마워...~ 마녀주도 천천히 이어줘~
오늘은 비가 오네~ 습해질 거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힘든거 있지...

129 아르주 (6.XPrjw7U6)

2022-07-15 (불탄다..!) 18:02:50

혹시 답레 올려둔 거 못봤을까 싶어서 갱신해둘게~ 부담 갖지는 말고!

130 르메네 - 아르젠타인 (8dp9RIL4z2)

2022-07-15 (불탄다..!) 18:57:44

그가 잔소리를 하는 것처럼 가볍게 핀잔을 준다. 먼저 재빠르게 잡동사니의 복도를 해쳐가는 마녀는 그걸 듣지 못했거나 부러 듣지 못한 척 하는 것 같았지만 "으으…" 하고 작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아르젠타인의 핀잔이 마녀의 정곡을 찔렀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넷?"

그리고 식당에선, 사내가 직접적으로 시선에 대한 것을 화두에 올리자 놀란 마녀가 몸을 꼿꼿히 세우고 어깨를 움찔거리며 반응한다. 크게 벌어진 동공과 꼼지락 거리는 손가락. 어지간히도 사냥꾼의 말에 놀란 것 같다.

"아, 그게… 우, 실은…"

대답을 머뭇거리는 마녀. 그렇지만 식사 중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 본 댓가인걸까. 사냥꾼은 답을 내놓기 전까지는 마찬가지로 시선을 거둘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마녀는 그게 또 익숙치 않은 모양인지, 아니면 혼난다고 생각했던 걸까. 뺨을 조금 불그스레 붉히면서 천천히 그 입술을 열었다.

"이 주방에서는 진짜 '사람'과 이렇게, 마주보고 식사 하는 일이 없었어서… 그래서, 신기하다고 해야할지, 그게… 신경, 쓰여서…"

본인 스스로가 그 이유를 말해놓고도 바보같은 말이라고 생각한걸까. 마녀는 그 뒤에 "에헤헤…" 하고 너털웃음을 흘려내보인다.

"이, 이제 안 볼테니까요…! 그, 그러니까 그렇게 보지 말아주세요…! 미안해요…"

라고 해도, 사내 쪽에 있는 접시는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마녀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허둥지둥 수프를 떠서 입에 넣고 있는 것이었다.

131 마녀주 ◆KIXz2d8NDA (8dp9RIL4z2)

2022-07-15 (불탄다..!) 19:01:06

미안해 ‪( ;ᯅ; )‬ !!!
답레는 확인했었는데 어제 내가 시간이 없어서 답레 못썼어... 흑흑
아르주 불안하지 않게 얘기라도 했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해

132 아르젠타인 - 르메네 (mwKHhwiT42)

2022-07-18 (모두 수고..) 17:13:02

사내가 의문을 던지기 무섭게, 마녀가 반응을 보인다. '저렇게까지 놀랄 일인가…' 생각하는 사내다. 마치 잔뜩 놀란 토끼 같은 모양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반사적으로 웃음이 튀어나온다. "풋." 다음 순간 이어진 마녀의 말에도, 사내는 비어져나오는 헛웃음을 참으려 노력해야 했다.

"고작 그런 거였어?"

사내가 장난스레 되묻는다. 그 얼굴에 웃음기가 여전하다. 생각보다 김 빠지는 이유다. 얼굴을 붉히는 마녀의 모습이 순진하고 순박하게마저 보인다. 사내는 마녀에게서 시선을 거둔다.

"뭐, 나도 마녀랑 마주보고 식사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그러니 대충 종말마녀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테니. 허나 사내에겐 이 비일상적인 광경도 마냥 즐겁게 느껴진다.

"나 떠나도 서운해하면 안 된다?"

그러더니 역시 짓궂은 우스갯소리를 내뱉는다. 이 마녀라면 그럴 만도 하니, 은근 일리있는 말이랄지. 사내가 수저를 가볍게 내려놓는다.

"아무튼, 잘 먹었어."

이번에도 그릇을 깨끗히 비운 채다.

133 아르주 (mwKHhwiT42)

2022-07-18 (모두 수고..) 17:15:12

아니야 괜찮아~! 나도 자주 늦으니까~ 나야말로 미안한걸...~
그리고 나는 마녀주 믿고 있다구~(농담) 늦더라도 언제든 이어주면 괜찮아!

134 르메네 - 아르젠타인 (3v8bI9VPAQ)

2022-07-22 (불탄다..!) 01:13:48

"고, '고작'… 으으…"

사냥꾼의 말에 마녀가 마치 가슴이 아려온다는 것처럼 소리내며 반응했다.
바깥 사람의 존재 자체가 놀랍게 느껴질 만큼 바깥을 잊고 숲에서 틀어박힌지 얼마나 되는 시간이었을까. 물론, 자각하고 있었지만…
바깥에서 온 진짜 사람의 입으로 직접 그런 말을 듣게 되니, 스스로가 너무나도 확실한 이단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 미묘한 감정과 동시에 지금도 짖궂게 반응하는 사냥꾼에게 괜한 반발심이 들어 "안 서운해 해요…" 하고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어… 전부 드셨어요? 저는, 아직 조금 남아있어서… …기다려 주시겠어요…?"

건너편의 마녀쪽의 그릇을 바라보면 방금 전의 탓인가, 아직도 절반 정도 수프가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존재라는게 그렇게나 신경이 쓰였는지 아까부터 전혀 수프에 손을 못 대고 있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할지도.
그런 마녀는 마저 식사를 해치우기 위해 수저를 들다가도. 문득, 사내에게 이렇게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사냥꾼님은… 신경쓰이지 않으세요?"

마녀인 자신이, 이 저택이, 수수께끼의 숲이. 모든 것이 말이다.
종말마녀인 그녀에게 있어서 사냥꾼인 사내와 장소와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생소한 경험인 만큼, 아르젠타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이것은 전혀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같은 지상을 밟고 서있으나 사내가 나온 마을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 차지하고 있는 이곳.
낯설게도, 생소하게도, 혹은 어쩌면 두렵게까지도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테다.

"방금 전의 사과, 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겠지만… 신경쓰이거나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제가, 대답해 드릴게요."

그냥 기다리게 하는 것도 미안하니까.
마녀는 그렇게 말하며 마저 수저를 입으로 옮겨 천천히 잔 수프를 비워가기 시작했다.

135 마녀주 ◆KIXz2d8NDA (3v8bI9VPAQ)

2022-07-22 (불탄다..!) 01:16:50

이번에도 조금 많이 늦었지?!
내가 너무 기다리게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어 흑흑
요즘엔 늦게까지 볼 일이 생기다 보니까 이어야지 이어야지 생각하면서도 쉽게 쓸 수가 없네...
다음엔 조금 더 노력해서 써볼게 아르주~!

136 아르주 ◆m2FPzIOOFk (6DW.mA3IUM)

2022-07-26 (FIRE!) 04:21:31

마녀주, 갑작스러운 말이지만 일대일을 중단해야 할 것 같아. 슬럼프가 왔는지 언제부턴가 답레를 쓰려고 해도 의욕이 안 나고 캐입도 힘들어져서... 이대로 이어가봤자 민폐만 될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야. 둘의 이야기가 나한텐 너무 버거웠나봐. 내가 너무 부족한 탓이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통보하게 되어서 미안해. 그래도 그동안 즐거웠고 놀아줘서 고마웠어. 마녀주도 현생 잘 보내고 즐상판 하길 바라.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