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46124> [1:1/다크 판타지] Lost in nowhere - 1 :: 136

◆KIXz2d8NDA

2022-06-27 01:47:20 - 2022-07-26 04:21:31

0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01:47:20


ˢᵉᵐᵃʳᶦ ᵃᶦˢᶦ ᶦˢᵒᶫᵃ ᵐᵃᵗᵒᶫᵃ
ˢᵒʳᶦᵇᶦᵃ ᵈᵒᶜʰᵉ ᶦʳᵒʳᵃ ᵃᵐᶦᵗᵃ
ˢᵃᵐᵃʳᶦᵃ ᵈᵒˢᵉ ᶦᶠᶦᵃ ᵐᶦᵒ ᶫᵒʳᵃ ᶠᶦᵃ ˢᶦᵃ ᵃᵈᵒʳᵃ

>>1 wıтch
>>2 hυnτeᴦ

1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01:49:34


이름 :: 르메 네 헤종말 마녀스티온
나이 :: 본인은 함구한다.
성별 :: 女

외형 :: 숲에서는 확연히 이질적인 빛깔의 분홍 머릿결. 갖가지 리본으로 큼직하게 땋아 장식한 그것이 기다랗게 늘어져 종아리까지 내려왔다.
앞머리로 가려진 틈새로 검은 눈망울이 마주치고, 그 아래엔 곤란한 기색으로 상기 된 뺨과 이목구비가 어렴풋이 비치웠다.
한 편, 그 머리 위에 얹혀 씌워진 넓은 챙과 큼직한 고깔의 마녀 모자는 일찍이 금기시 된 신분과 불온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녀의 체구는 그것까지 치고서라도 숲의 흉한 소문과는 대비되는 확연히 작고 가녀린 실체를 하고 있었다.
밤하늘을 그대로 수놓은 듯 걸친 까만 로브. 그 안에 차려입은 단정한 블라우스. 안감이 프릴로 장식 된 펑퍼짐한 롱 스커트,
의지 할 곳 없는 양 손이 그러쥔 구부정한 나무 스태프까지.
오밤중의 마법 숲을 활보하는 마녀가 할 법한 용모라면, 필히 분명 그런 것이리라.
https://picrew.me/share?cd=4uRByeuNqP

성격 :: 사람과 한참을 만나지 않은 탓인지 말은 조용하며 동작은 소극적이고, 낯을 가리는 기색을 띄고 있다.
그러나 모순일까, 기본적으론 숲을 떠도는 인간을 쉬이 못 본 체 하지도 않는 상냥한 마음을 지녔다.
근 오랜 시간을 사람을 마주해 본 적 없다는 사실은 차치해두고서라도 말이다.
단지 겉보기와는 달리 섬세함은 다소 부족하여 때로는 평범한 사람의 상식에는 들지 않는 당황스러운 사고도 무색하게 해보이거나 한다.
그것이 어쩌면 인간과 마녀의 구조적인 차이점일지도 모른다...

기타 :: 종말마녀.
그녀는 금기의 마술, [세계 종말의 술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는 마녀.
언젠가 마녀는 그 마술로 이 세상에 종말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해져온다.
썩은 대수(大樹)가 솟아올라 태양을 가리고, 땅에선 지옥의 업화가 들끓으며, 온갖 야수와 마물이 활개를 친다.
따라서 그녀의 별칭은 종말마녀이다.
그런 마녀의 존재를, 인류는 두려워 하고 있다.
'종말마녀를 사냥하고 신에게 그 심장을 바쳐 잃어버린 마을과 평화를 되찾읍시다.'
지금 마을의 사람들은 대의를 위해 하나의 여자를 죽이는 일에 혈안이 되어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숲의 거주자.
마을로부터 멀찍이 떨어져있는,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는 숲.
그 이름과 같이 아무도 다가오려 하지 않는 숲이다.
그러나 마을의 사람들은 마녀를 사냥하기 위해 사냥꾼이라는 존재를 그곳으로 파견한다.
대부분은 돌아오는 일이 없었으며, 돌아온다 하더라도 마녀에 대한 소식은 들고오지 못한 채였다.
야수가 버젓이 돌아다니고 마술에 걸린 숲을 침범하고서 다시 되돌아가려 하다니.
어쩌면 인간이 숲을 해아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종말마녀는 그런 숲의 거의 유일한 거주자이다.
아무도 오지 않는 어두운 숲속에서 몇 년이고 얼마나 되는 시간이고, 혼자서 계속해서 지내고 있었다.

작고 사근거리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야수들과는 친하게 지내고있다.
집 정리는 엉망이다.
고요한 숲의 풍경을 좋아한다.
거짓말은 못하는 편.
마술만능주의.
바깥은 어떨지 가끔씩 궁금해 하고 있다.

2 ◆m2FPzIOOFk (6zDVCmO8Z2)

2022-06-27 (모두 수고..) 01:50:42

:: https://www.neka.cc/composer/11357

이름 :: 아르젠타인Argentine 루시스Lucis
성별 :: 男
나이 :: 25

외형 :: 사내의 행색은 결코 멀끔하지 못하다. 일단 모발부터가 아무렇게나 길러 방치해둔 채다. 수북히 자란 앞머리도 눈가와 콧잔등을 덮어 단정치 못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편으론 그 색소 옅은 머리칼이 은빛을 띠고 있어 그의 이름과 걸맞기도 하다.
부드럽게 조형된 이목구비. 눈꺼풀 아래로 드러난 홍채는 형형한 황금색이다. 다만 눈꼬리를 올려 치켜뜬 것이 일견 사나워 보인다. 그럼에도 그 생김새가 거칠거나 투박하지 않아 남성적인 이미지와는 다소 멀다. 살갗도 희게 밝으니 마치 곱상한 도련님 같다. 하지만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면, 몹시 깬다. 사람이 한없이 경솔하게 보인다나.
옷차림은 수수하다. 활동의 편의성을 위해 얇고 넉넉한 의복을 선호한다. 그 위에 매번 걸치는 건 사냥꾼의 상징과도 같은 코트. 옷매무새는 그닥 단정하지 않다. 허리띠에 매어둔 칼집 안에 은제 검이 수납되어 있다.
179센티미터. 평균 신장을 조금 웃도는 키. 다부지지 않고 늘씬한 체격. 군살 없는 몸에 사지가 길쭉하게 뻗어있다. 신체 곳곳은 늘상 조그만 잔흉터들이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피부는 거친 환경 탓에 결코 성하지 않다. 손가락이 가늘고 마디가 도드라진다. 그 외의 신체적 특이사항은 없다.

성격 :: 경박하고, 시끄럽다. 그를 만나본 사람들은 으레 이렇게 평하곤 했다. 그 말대로다. 매사를 가벼이 여기며 항상 능청스런 태도로 나온다. 쉴새없이 입을 놀리고, 무슨 일이 닥쳐온들 시종일관 재미없는 농담을 던져대기 바쁘다. 덕분에 진지한 모습을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다. 늘상 기분 따라 움직이고 변덕이 심하다. 사냥꾼이라기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성정이다. 어떻게 보면 유쾌하다고도 할 수 있을지도.
그렇지만서도 주어진 일에는 착실히 임한다. 의외로 몸짓이 신중하고 조심스럽고. 근성이 있어 쉽게 포기할 줄도 모른다. 그마저도 없었다면 사냥 따위는 하지 못했을 거다…
기타 사소한 특징들. 개인주의. 생면부지의 타인에겐 별 관심 없다. 자기애도, 자존심도 넘친다. 은원관계는 확실히 처리한다. 은혜를 입으면 보답하고 원한이 생기면 되갚아준다. 진심으로 화내는 일이 드물다.

기타 :: 떠돌이 사냥꾼. 사냥꾼이란, 사특한 존재를 사냥하는 이들이다.
어느 마을 외곽의 숲에는 종말마녀라 불리는 강대한 마녀가 살고 있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마녀의 존재가 두려웠던 주민들이 수많은 사냥꾼들을 숲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중 마녀를 마주한 자는 한 명도 없다. 그러기에 마녀 사냥은 성공하지 못했다. 아직도 주민들은 마을로 사냥꾼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 사내도 사냥을 위하여 마녀의 숲에 발을 들인 인간이다. 이번 사냥이 그를 어떤 운명으로 인도할지, 아직은 알 수 없으리라…

* 사냥꾼이라지만 특별한 사명감이나 목적 따위는 없다. 그저 사회의 흐름에 떠밀려 검을 든 것. 그에 대해 별다른 유감은 없다.
* 행운아. 운이 좋은 편. 모든 상황이 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곤 한다. 타고난 천운이 없었다면, 이미 진작에 숨이 끊어져 주검이 됐을 테다.
* 사냥꾼 경력은 6년차이며 실력은 평균보다 살짝 위. 특별히 뛰어난 건 아니다.
* 힘 있고 선명한 목소리. 역시나 경망스런 톤의 중음.
* 머리 쓰는 일은 자신 없다.

3 아르주 ◆m2FPzIOOFk (6zDVCmO8Z2)

2022-06-27 (모두 수고..) 01:52:38

안착안착!! 스레 세워줘서 고마워!! 0레스 엄청 분위기 있다구~
앞으로 잘 부탁해 마녀주! XD 앞으로가 엄청 기대돼~

4 마녀주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01:59:05

앗, 어서와
1:1 스레에 링크 깔아주려다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역시 찾아와 줬구나
고마워 히히
좋은 글귀를 생각해내는 능력은 없어서 그럭저럭 꾸며 본 것 뿐이지만 말이야~...
이제부터 아르주라고 부르게 되겠구나. 나도 앞으로 잘 부탁해 아르주~
서로 좋은 일상 마구 돌려보자~!

5 아르주 ◆m2FPzIOOFk (6zDVCmO8Z2)

2022-06-27 (모두 수고..) 02:13:59

마녀주의 센스 좋은걸!
응응~ ㅎㅅㅎ 꼭 일상을 잔뜩 돌려보고 말거야~
맞다! 시트 쓰면서 세계관의 배경 설정에 대한 걸 적폐 날조 내맘대로() 대강 구상해봤는데 괜찮을까! 배경을 대략적으로라도 정해두는게 편할 거기 같아서...! 마녀주가 원치 않으면 넘어가도 되지만~

6 르메네주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02:18:25

어라 나 나메도 마녀주라고 하고있었구나 ㅋㅋㅋㅋ... 무심코 미안해!

세계관 배경? 루시스의 시트에 적혀있는 내용 말하는 거야?
현재 구상하고 있던 내용을 말하는 거라면 응응 꼭 들어보고 싶어
사실 세계관이나 일상의 전개에 대해선 같이 얘기해나가고 싶기도 하구

7 아르주 ◆m2FPzIOOFk (6zDVCmO8Z2)

2022-06-27 (모두 수고..) 02:53:31

ㅋㅋㅋㅋㅋ 괜찮아! 르메네주의 실수 귀여워~
시트에 없는 따로 구상하고 있는 내용 말하는 거였어!
들어보고 싶다니 다행이다~ 괜찮을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인간들의 나라, XX 성국.
이 땅에 뿌리내린 종교를 중심으로 인류 사회는 성장해왔다. 특히 비옥한 땅에 세워진 XX 성국은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다. 이내 성국은 지상 최대의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한다.
허나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이다… 어느샌가부터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범인이 미치광이로 전락하고. 짐승들은 괴수로 변이했다. 누군가는 마술이라는 금지된 술법을 다루었다. 이는 명백히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성국에서는 이 현상에 '이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단의 출현은 지상에 큰 혼란을 안겨주었다. 인류는 점차 두려움에 물들어갔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세상은 아직도 어지러운 채다.

대략적인 개요는 이래! (나라 이름은 일단 비워뒀어~) 최대한 다크판타지 갬성을 넣어보고 싶었어...!
아래는 사냥꾼에 대해서 짜본 설정이야!

이단의 산물—즉 마물, 야수, 마녀 등—을 사냥하는 자들.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사회에 만연한 공포를 뿌리뽑는 것… 그리하기 위해 사냥감을 죽이고 불태운다. 각자의 신념과 목적을 가진 채 사냥꾼들은 오늘도 사냥에 나선다.
잘 훈련받은 사냥꾼 개개인의 전투력은 평범한 병사 둘셋을 압도할 정도이다. 하지만 그런 사냥꾼이라도 단신으로 적과 맞설 순 없다. 이단의 힘은 결코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때문에 사냥꾼들은 대부분 서로 협력하여 사냥을 진행한다.
사냥꾼은 모든 이들의 동경의 대상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강대한 적과 마주하는, 그들의 숭고한 의지와 용기는 존중받을 만한 것이다. 그만큼 대우도 좋고 벌이도 적지 않은 편.

어때? 이런 설정 괜찮을까! 의견 있으면 편히 말해줘!

8 르메네주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03:23:27

뭔가 스레 개설할 때부터 긴장하고 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마녀주라고 적고 있었나 봐. 흑흑
혹시 마녀주라고 붙이는 쪽이 더 자연스러웠으려나...!
그리고 설정 관련해서 생각하는 거 있으면 내가 전부 들어줄테니까, 걱정말고 말해줘
아까도 말하기는 했지만 의견 공유하는 편을 더 선호하기도 하고~

설정은 전부 재밌게 읽었어~! 전혀 적폐가 아닌 걸
그럼 종말마녀인 르메네는 성국이 지정한 이단 중 하나가 되는 걸까?
또 사냥꾼에 대한 설정이 있으니 떠돌이 사냥꾼인 루시스의 캐릭터도 물씬 사는 것 같아

의견이라면 배경을 나라보다는 마을이나 도시 단위의 규모로 축소하는 건 어떨까?
다름이 아니라 규모가 좁은 편이 조금 더 고립 된 그들만의~ 스러운 분위기가 생긴다고 생각해서
아니면 외부에서는 주시 중이라는 설정을 넣어도 괜찮겠지!
그리고 배경이 되는 나라의 이름은 좋은 이름을 생각 중이라면 붙여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개인적으로는 없어도 좋다고 생각해
이것도 별 건 아니고 맥거핀스럽게 남겨두는 쪽도 자연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물론 이대로도 좋아!
가벼운 의견들이라, 굳이 반영해주려 하지 않아도 괜찮구
설정에 대해 아르주가 이것저것 고민해 주는 것 같아서 기뻐

9 아르주 ◆m2FPzIOOFk (6zDVCmO8Z2)

2022-06-27 (모두 수고..) 18:01:50

갱신할게~ 어제는 그만 깜빡 잠들어버렸어...!
ㅋㅋㅋㅋ 긴장하고 있었구나~ 마녀주란 이름도 좋지만 르메네주도 괜찮은걸~ 르메네주가 편한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해~
응응 고마워! 설정도 재밌게 읽었다니 다행이네~ 의견 잘 봤어! 확실히 그런 분위기도 좋긴 해~ 그래서 르메네주의 의견을 반영해서 개요를 새로 써봤는데 어떠려나!

인류는 오래 전부터 '이단'과 투쟁해왔다.
이단이란,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사악한 것들. 고댓적 이단이 출현한 이래 인세는 늘상 혼란스러웠다. 범인이 미치광이로 전락하고. 짐승들은 괴수로 변이한다. 누군가는 마술이라는 금지된 술법을 다룬다. 인류는 공포에 떨면서도 이단과 맞서고자 했다. 세상을 돌며 이단 사냥을 업으로 하는 사냥꾼도 이리하여 탄생했다.
덧붙여 인류는 수백 년 전부터 폐쇄적이고 고립된 생활을 지속해왔다. 공동체의 기반은 대부분이 조그만 마을 혹은 중소규모의 도시이다. 대도시라고 할 만한 곳은 몹시 드물다. 도시·마을 간의 거리도 한없이 멀어 교류가 전무하다. 그야말로 닫힌 사회.
공동체가 이렇게 분화된 이유는, 이단이 두렵기 때문이다. 선조들은 한 곳에 모여 살아가는 것이 이단을 끌어들인다고 믿었다. 그래서 인간들은 서로 힘을 합하는 대신 뿔뿔이 흩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단의 위협은 피해갈 수 없다.

10 르메네주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21:56:07

어서와~ 잘 잤어 아르주?
어제는 나도 시간도 늦었고해서 금방 잠들어 버렸어
응 스레 세우는 건 사실 별 거 아닌데도, 아무래도 시작이기도 하고 그래서 긴장하고 있었나 봐...
그럼 아르주 따라서 나메는 르메네주로 고정하는 걸로 하고~

새로운 개요를 살펴봤는데, 마찬가지로 좋았지만... 아무래도 의견 전달이 잘 못 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위에서 고립된 분위기를 주고 싶었다는 건 인류 전체가 아닌 인간님의 마을 정도로 특정 지어서 하는 말이었어
아무래도 실제로 돌리게 될 배경은 대부분 숲일테니까 시대상 자체를 반영하려는 생각은 없었거든
세계 종말같은 꿈을 꾸고 있는건 종말마녀의 개인적인 목적일 뿐이기도 하니까, 세계 자체는 맥거핀처럼 두되 마을은 이단사냥의 문화가 일찍이 성행하고 있는 우울한 마을- 같은 느낌은 어떨까?
나는 1:1인 만큼 마을과 숲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했거든. 이 부분은 아르주 생각은 어떠려나? 혹시 다른 지역으로 돌리는 일상같은 것도 해보고 싶었어?

11 아르주 ◆m2FPzIOOFk (6zDVCmO8Z2)

2022-06-27 (모두 수고..) 22:35:23

르메네주도 안녕~ 잘 자고 일어났지! ㅎㅅㅎ 르메네주도 푹 잤을까~
아아 그랬구나!! (쥐구멍) 번거롭게 해버려서 미안한걸...! 나는 세계관 전체를 말하는 줄 알았어! 폐쇄적이고 고립된 마을을 이야기의 배경으로 하는 건 인지하고 있었구...~ 내가 착각하는 바람에()
응응 나도 그런 쪽으로 진행될 거라고 대충 생각은 했어~ 딱히 그런 건 아니구! 굳이 다른 지역까지는 가지 않아도 괜찮아!

12 르메네주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22:53:36

아냐아냐...~! 새벽이기도하고 내가 말을 이상하게 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쥐구멍으로 숨지 않아도 돼 흑흑
그러면 배경은 이단이 우글대는 숲과 끊임없이 그것을 사냥하는 마을이 되겠구나
세계관은 이정도 개요로만 서로 알아두고 이제 첫 일상 얘기도 해볼까? 일상을 진행해가며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때그때 붙여도 늦지 않을테니까
아니면 더 공유해두고 요소가 있다면 말해 줘도 얼마든지 환영이야~

13 아르주 ◆m2FPzIOOFk (6zDVCmO8Z2)

2022-06-27 (모두 수고..) 23:03:14

르메네주는... 천사야...!
응응 첫 일상 좋아!! 따로 덧붙일게 생각나면 그때 말하도록 할게!
첫 일상은 역시 둘이 처음 만나는 상황이 좋겠지?!

14 르메네주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23:17:44

천사는 아르주입니다...!
응응 나도 첫 만남이 좋다고 생각 해
아무도 오지 않는 숲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사냥꾼과 종말마녀의 조우
루시스가 거기까지 들어가게 된 경위는 순전 운의 영향일까~
아르주는 혹시 일상 중에 바라는 방향이라든가 있어? 마녀가 어떤 식으로 일상 해줬으면 좋겠다, 같은거!

15 아르주 ◆m2FPzIOOFk (6zDVCmO8Z2)

2022-06-27 (모두 수고..) 23:48:01

둘 다 천사인거로 하자~()
그럼 사냥을 목적으로 숲에 들어갔다 마주친 걸까~ 르메네가 사는 곳까지 갔다면 역시 행운이 인도한 거겠지!
으음 그런 건 딱히 없어! 르메네주가 편한대로 굴려주면 좋지~

16 르메네주 ◆KIXz2d8NDA (qxj5AZ2bPs)

2022-06-27 (모두 수고..) 23:58:18

ㅋㅋㅋㅋ 그럼 여기는 천사만 있는 스레인거야? 맙소사
나는 천사가 아니고 마녀주입니다!
아르주 말대로 단순히 사냥을 목적으로 숲에 들어갔다~ 도 좋겠지만,
루시스는 변덕쟁이기도 하고 막연히 사냥꾼이 됐다는 느낌이니까 그날따라 뭔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회의감 같은 걸 가지고 있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
그러면서 딴 생각을 하고 숲을 걷다가, 정신차리니 어쩐지 주변 풍경이 낯선 것을 눈치채고 돌아가려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마을이 보이는 일 없이 계속 해매기만 하는 상태로 그대로 어두운 숲에서 조난을 맞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우연스럽게도 종말마녀인 르메네와 마주치는 거지!

이런 세부 설정까지 생각해 봤는데 아르주 생각은 어때?
조난 당한 직후가 아니고 몇일 지난 상태가 좋겠다든가 하는 생각 있으면 가감없이 들려 줘

17 아르주 ◆m2FPzIOOFk (RSSGZv7X1U)

2022-06-28 (FIRE!) 00:13:50

아앗 좋은 생각이네!! 르메네주 말대로 그런 상황으로 해도 재밌겠어~ 혹시 르메네주는 아이디어 뱅크....?! 조난 당한지 며칠 지났다고 해도 괜찮을 거 같고~
그럼 그런 느낌으로 슬슬 돌려볼까? 선레는 역시 내가 써야겠지?!

18 르메네주 ◆KIXz2d8NDA (loDaHgLeHQ)

2022-06-28 (FIRE!) 00:29:45

에이 ㅋㅋㅋ 아이디어 뱅크라니
그냥 그런 느낌이 좋을 것 같아서 말해본 것 뿐이야~ 디테일한 상황이 있으면 재밌잖아?
그럼 그 외적인 부분은 아르주가 자유롭게 해서 선레 부탁할게
분량 같은거 걱정없이 팍팍 써 줘!

19 아르주 ◆m2FPzIOOFk (RSSGZv7X1U)

2022-06-28 (FIRE!) 00:38:49

ㅋㅋㅋㅋㅋ 그렇지~
응응 선레 써오도록 할게~ 곰손이라 늦어질 수도 있으니까... 피곤하면 먼저 자러가도 돼!

20 아르주 ◆m2FPzIOOFk (RSSGZv7X1U)

2022-06-28 (FIRE!) 01:22:55

르메네주 미안하지만 선레는 자고 일어나서 줘도 될까 ^ㅅㅠ...? 아무래도 자야될 거 같아서...~

21 르메네주 ◆KIXz2d8NDA (lW11ee2/kM)

2022-06-28 (FIRE!) 01:37:51

아고... 아르주 자야하는구나
응응 완전 괜찮아~ 푹 자고 내일 노는 걸로 하자
좋은 꿈 꾸자 아르주

22 아르젠타인 (RSSGZv7X1U)

2022-06-28 (FIRE!) 17:58:12

"어느 마을 외곽의 숲에는 종말마녀라 불리는 강대한 마녀가 살고 있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마녀의 존재가 두려웠던 주민들이 수많은 사냥꾼들을 숲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중 마녀를 마주한 자는 한 명도 없다. 그러기에 마녀 사냥은 성공하지 못했다. 아직도 주민들은 마을로 사냥꾼을 불러모으고 있다."

마차를 타고 내리 달려 도착한 마을의 분위기는 사뭇 우울했다. 사냥꾼이 왔다는 소식에도 주민들은 기쁜 기색을 하지 않았다. 이미 수많은 사냥꾼들을 목격했고, 그들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버렸을 테니까. 주민들은 사냥꾼에게 별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 침울한 행동에선 일말의 희망조차 엿볼 수 없었다.
어제도 마을 아이들 중 하나가 숲에서 실종됐단다. 마을을 이끄는 장로가 근심 드리운 얼굴로 그리 말했다. 이내 장로는 이전에도 수없이 반복해온 말을 꺼낸다. 부디 마녀를 죽이고 그 심장을 취해달라고. 늙은 장로의 부탁은 절박했다.

고용된 사냥꾼, 아르젠타인 루시스란 사내는 이 일을 결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성공하면 좋고, 실패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사냥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투지도 없다. 사냥꾼 치고는 영 믿음직스럽지 못한 태도다.
그럼에도 그의 사냥에 임하는 자세는 타인 못지않게 신중하다. 칼날에 기름칠을 해주고 등불의 기름도 갈아준다. 모든 준비를 마쳤으면, 이제 달이 뜰 때까지 기다리는 것 뿐이다.
문득 그는 사냥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한다. 별다른 의미 없이 짊어진, 사냥꾼이란 이름이지만 그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사내처럼 경솔한 마음가짐으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이런 꼴로, 사냥꾼 일을 계속해도 되는 건가.' 사냥은 이단과의 싸움이다. 그렇기에 목숨을 걸 준비조차도 되어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자세히 곱씹어보면 '죽는 건 역시 달갑지 않은데.' 라는 생각이 든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행동이다. 평소 같았으면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넘겼을 터다. 어쩌면 큰 사냥을 앞두고 있어 마음이 더욱 변덕을 부린 것일지도 모른다. 숙련자답지 않은 태도다…

생각이 많아지자 곧 그는 내어받은 숙소를 나온다. 아직 해가 저물지 않은 오후다. 잠깐 한눈을 팔더라도 사냥에 늦진 않을 거다.
사내는 황량한 흙길을 따라 마을을 벗어난다. 마을 바깥은 마치 황무지와 같았다. 나무도, 풀도 없다. 물 흐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그저 우울한 분위기만이 지상을 맴돌고 있다.
오래도록 걷다 보니 슬슬 울창한 삼림이 보였다.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자라있다. 무성하게 자란 가지들이 햇빛마저 가릴 것 같았다. 하지만… 파릇한 생동감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사내는 즉시 이 장소의 정체를 파악해낸다. 틀림없다, 여긴 마녀가 산다는 숲이다. 그 대지에 사악한 마술이 걸려있어 발 들인 자를 천천히 옥죄고 마침내 집어삼킨다고. 수많은 이들이 숲을 헤매다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한다. 이단의 본거지에, 그런 흉흉한 소문마저 돌고 있으니 당연히 주의해야 한다.
사내도 그걸 알고는 있었지만 어째선지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꼭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아예 숲 자체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술이 걸린 걸지도 모른다.
그는 천천히 숲을 향해 나아갔다. 굵은 나무줄기 사이를 헤치며 걸어가던 그가, 돌연 우뚝 멈추었다. 더 이상 들어가면 위험하다는 직감이 든다. 하지만 숲에 걸린 마술의 힘은 일개 인간 따위의 의지력보다 강했다.
곧 사내는 이 상황을 태평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여긴 아직 숲의 초입에 불과하다.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바로 뒤돌아 빠져나오면 끝이다. 게다가 아직은 낮 시간대. 이단이 기어나오는 밤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

그렇게 사내는 계속해서 전진했다. 어딘가 잘못되었단 걸 깨달았을 때는 늦어도 한참 늦은 뒤였다. 앞으로 나아가면 계속해서 같은 장소가 나온다. 옆으로 가도, 뒤로 가도… 똑같은 풍경이 반복되기만 했다. 완전히 길 잃은 신세였다. 소리도 질러보고 배배 꼬인 오솔길을 따라가기도 해보았지만 결국 숲을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보기 좋게 마녀의 함정에 걸려버리고 만 것이다.
사내는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어, 제자리에 주저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배도 주리다. 숲에 갇힌 지 며칠이나 지났을까. 어쩌면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이 숲에는 햇빛도, 달빛도 들지 않았으니.
이제 그는 초연히 기다리며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하려 한다… '여길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23 아르주 (RSSGZv7X1U)

2022-06-28 (FIRE!) 17:59:00

선레 올리면서 갱신~ 쓰다 보니까 좀 길어졌는데 길이는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답레 줘!

24 르메네 - 아르젠타인 (lW11ee2/kM)

2022-06-28 (FIRE!) 21:25:49

―부스럭

사냥꾼 루시스는 듣는다.
풀과 나무를 해치는 발걸음 소리가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마술에 걸린 숲이 부리는 굶주린 사냥꾼을 혼동시키려 하는 잔재주일 뿐인가?
아니다.
결코 환청 따위가 아니라는 것처럼 그것은 사내의 쪽으로 향해 접근하고 있었다. 바람 소리조차 없는 주변이 고요하기에 보다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한 걸음,
두 걸음.
빠르지도 않지만
여유있지도 않은 보폭이다.

아아,
분명 '마수'일 것이다.
사냥꾼은 알고 있다. 숲에 제멋도 모르고 침입하는 자들을 찢어발기는 포식자들.
그도 그럴게 이 사람을 삼키는 숲에 마수 하나 없다고 하는 쪽이 이상하지 않은가.
오히려 지금까지 야수들과 마주치지 못한 것이, 오히려 행운에 해당되는 일이 아닌가.
모두가 그렇게 숲에 삼켜져 버렸다.
그러니 사내가 처음은 아닐 것이다.
아르젠타인 루시스는 단지 그들의 뒤를 따르고 있는 것 뿐이었다.

사내가 초연히 죽음을 기다리는 사이에,
정말 코 앞까지 가까워진 발소리의 장본인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사-"

"…사, …사람…?"

그 입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칠흑같은 그림자 속에서 나온 것은 피에 굶주린 야수가 아니었다.
사내의 눈이 그새 숲의 어둠에 적응한 걸까. 방금까지 달빛조차도 들지 않을 것 같던 숲이었지만 이제는 어렴풋이나마 보인다.
숲에는 어울리지 않는 긴 자락 의복. 흘러내리는 분홍빛의 머릿결. 마녀의 상징과도 같은 챙 넓은 모자.
그리고, 고목의 나뭇가지 같은 지팡이를 손에 꼬옥 그러쥔 앳되어 보이는 인상의 여자. 어떻게 보면, 아이다.
모자와 머리칼 아래로 드러나는 눈과 표정에서 조심스러운 기색이 여실없이 묻어나는 것이 사내가 그곳에 누워있는게 놀랍기도 하고 혼란스러운 것도 같았다.
다만 어느쪽이냐고 한다면… 경악에 가깝다.
마치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될 광경을 목격 한 것과도 같이, 그녀는 다가갈지 말지를 선뜻 정하지 못하고, 홀로 갈등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사내와 똑같이 길을 잃은 것인가.
어찌되었든 그녀에게 있어서 사냥꾼 루시스는 숲에서 조우한 낯선 사내일 것이다.
초췌하고 굶주린, 칼을 찬 날 선 인상의 사내.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방금까지 죽음을 준비하던 사냥꾼… 아르젠타인에게 그녀라고 하는 존재는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그가 진짜로 거기서 죽어버리거나 답을 내리기 전까진 움직이지 않으려는 것처럼, 수수께끼의 여자는 발걸음을 때지 않고 있었다.

25 마녀주 ◆KIXz2d8NDA (lW11ee2/kM)

2022-06-28 (FIRE!) 21:32:09

아르주 안녕~ 잘 잤어?
선레 준비 해 줘서 고마워! 아르주는 금손이었다...!
나도 부족하지만 시작이기도 하니까 평소보다 조금 길게 이어봤어
일상 중간중간에 잡담이랑 의견공유도 환영이니까 있으면 달아 줘!

26 마녀주 ◆KIXz2d8NDA (loDaHgLeHQ)

2022-06-28 (FIRE!) 21:42:27

아 그리구~
배경은 다크 판타지이긴 해도 일상이니까 너무 시리어스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아
노파심에 말하는 거지만!

27 아르주 (RSSGZv7X1U)

2022-06-28 (FIRE!) 22:07:11

르메네주 어서와~ 좋은 밤이야!!
금손이라니 르메네주가 더 금손 같은걸...?!
좋아 느긋하게 돌려보자구~ 응응 일단은 일상물이니까!

28 마녀주 ◆KIXz2d8NDA (lW11ee2/kM)

2022-06-28 (FIRE!) 22:27:43

응응 좋은 밤
금손이라니 그런거 아냐!
답레 기다리고 있을게. 부디 편하게 달아 줘~

29 아르젠타인 - 르메네 (RSSGZv7X1U)

2022-06-28 (FIRE!) 23:24:36

초췌한 행색으로 기다리고 있자니 어떤 발소리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환청이라기엔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사내는 본능적으로 직감한다. 마수다. 이곳까지 다다르는 동안 마주하지 않았지만 이 숲 역시 마녀의 본거지. 마수가 없을리 없다. 아무튼간에 저 짐승은 틀림없이, 그가 풍기는 죽음의 냄새를 맡았을 것이다. 이제는 저 수풀 너머에서 게걸스레 침을 흘리고 있겠지. "나 원, 이젠 누가 사냥꾼인지도 모르겠네." 자조적인 중얼거림이었다. 사냥꾼이었던 자가 도리어 사냥감에게 잡아먹힌다. 드문 일은 아니기에 더욱 비참한 끝이다.

하지만 덤불을 헤치고 나온 것은 마수가 아니었다. 네 다리 달린 짐승도 아니었다. 두 다리로 서서 이쪽을 경악스레 쳐다보는, 어린 여자아이. 사내는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에도 놀라지 않고 차분히 그녀를 살핀다. 마녀의 숲에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짧은 시간동안 말 없는 탐색전이 이어졌다. 사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바싹 마른 입술 사이로 갈라진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여유를 부리는 듯 가벼운 어조지만, 한편으론 잔뜩 경계하는 중이다.

"역시, 마녀구나~"

처음엔 그저 실종된 사람들 중 하나라 생각했지만. 허나 그녀의 차림새가 너무 이질적이었다. 소문 속의 마녀들은 으레 저런 챙모자를 쓴다 하였다. 게다가 저 불길한 지팡이는 마술의 상징이다. 그러기에 이 존재는 의심할 여지 없는 마녀다. 겉보기론 여린 소녀인 체 하지만 본색을 알 수 없는 마녀다. 이 숲을 지배하며 인간들에게 공포를 심어둔 종말마녀가 틀림없다.
하지만 그녀가, 저기 가만히 서서 갈등하고 있는 이유는 무얼까? 알 수 없다. 그러니 지금 여기서 사냥을 개시해야만 한다. 망설이지 않는다. 그게 사냥꾼이라는 자들이니까.

"그래, 사람. 네가 쳐둔 함정에 걸린… 불쌍한 인간이지."

사내가 주저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난다. 비틀대는 몸짓이 상당히 위태롭게 보인다. 간신히 중심을 잡고 땅 위에 선 사내는, 칼집에서 은검을 뽑아든다. 순은으로 단조한 검이다. 손과 팔이 금속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먹잇감이 거미줄에 걸렸으니 마녀는 필시 포식할 준비를 하리라. 하지만 순순히 먹혀줄 생각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잔뜩 지쳐있기에 칼조차 제대로 휘두르지 못했다. 검을 쥐고 한 발자국 내딛자 시야가 빙글 돌았다. 곧 그가 균형을 잃고 꼴사납게 고꾸라졌다. 흙먼지가 잔뜩 휘날려 입 안이 텁텁했다. 사내는 그대로 몇 초간 맥없는 기침을 내뱉다가, 고개를 들어 마녀를 응시했다.

"…이왕이면 안 아프게 죽여줄래?"

그리고 실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결국 이런 식으로 끝을 맞이한다는 게 우스워서.

30 아르주 (RSSGZv7X1U)

2022-06-28 (FIRE!) 23:26:15

이것저것 덧붙이다 보니 자꾸 길어져~ 마찬가지로 길이는 신경 안 쓰니까! 부담 가지지 마!

31 르메네 - 아르젠타인 (J5Cgik1g4I)

2022-06-29 (水) 00:40:51

그렇다. 마녀.
달리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이곳, 아무도 오지 않는 숲은 종말마녀가 살고있는 본거지다.
아무도 올 수 없으며, 와서는 아니 되는 금역인 것이다.
그런 곳에 사냥꾼말과 마녀 이외에 다른 존재가 있어서야 되겠는가?.
사내의 눈에 비치우는 여자아이의 탈을 쓴 그 존재는 결국,
―마녀다.

그렇다면, 사냥꾼이라면 사냥을 해야만한다.
사내는 칼을 뽑아 들어 겨누지만 과연 보통 마녀가 아닌 것인지.
그녀는 조금의 놀란 기색조차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니… 단순히 놀라지 않은 것이 아니다.
분명 저에게 무기를 빼들면 마녀가 아닌 보통 사람일지라도 저항이나 적대, 아니면 당황하는 기색이라도 비추기 마련이거늘.
그녀는 자신을 향하는 그 순은 칼날에 대해 그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그 곤란한듯이 보이는 표정은 사내에게 다가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여전히 자신의 생각에 빠져있는것 같았다.

"아…!"

그런 '마녀'가 마침내 움직인 것은 사내가 검을 휘두르려고 했을 때.
정확히는,
그러지 못하고 아르젠타인이 바닥으로 고꾸라졌을 때.
마녀는 그제서야 얼떨결에 모든 생각을 벗어던지고 급히 사내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한 것이다.
손에 들려 있던 스태프를 빠르게 휘두른다.
그와 동시에 엎어지는 사내가 아주 잠깐이나마 공기를 거스르는 듯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사내를 해치기 위한 마술이 아닌, 추락에서부터 보호하려는 마술.
아르젠타인은 그것을 느꼈을까?
하기사 비록, 생각 풍선을 불리느라 늦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그는 흙먼지를 입에 넣어야 했지만.

"진짜, 사람이야…"

사내는 바닥에 엎어진 채 실없는 부탁을 하는 사내의 앞에서,
그 말을 듣지 못한듯이 마녀는 그렇게 작게 감탄하듯 웅얼거리고 있었다.
마치 누가 더 실없는 소리를 하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게, 여기에 있는게 사람이 아니라면 무엇이라는 건가.
'마녀'라고 하는 족속들은 이미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걸 포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모자 아래로 사내를 조심히 응시하는 마녀의 그 눈은―
정말로 '사람'이라는 것을 가까이 마주한다는 것에 대한 순수한 놀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신은…"

마녀의 입이 한 번 더 열리면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치 누가 제 목소리를 훔쳐가려는 것을 경계라도 하는 것 처럼, 숨통에서부터 작게 새어나오듯한 목소리였다.
그것은 사내를 향한 물음이었다.

"바깥에서, 오신 건가요…?"

32 마녀주 ◆KIXz2d8NDA (J5Cgik1g4I)

2022-06-29 (水) 00:43:24

아르주 말처럼 이것저것 쓰다보니까 나도 길어진다 ㅋㅋㅋ...
다음부턴 줄여보겠습니다!!

33 아르주 (9sq/6nd/iQ)

2022-06-29 (水) 01:03:19

ㅋㅋㅋㅋㅋ 아아니 굳이 줄이지 않아도 괜찮아!! 길게 돌리는 것도 좋아하니까~

34 아르젠타인 - 르메네 (9sq/6nd/iQ)

2022-06-29 (水) 02:54:54

지친 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을 때. 마녀는 분명 무언가를 했다. 허나 그게 뭐였던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부딪힐 때의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 마녀가 수를 쓴 것인지, 아니면 그저 감각이 둔해진 탓인지.
사내가 눈을 질끈 감으며 다가올 죽음을 기다린다. 하지만 닥쳐온 건 끔찍한 고통도 뭣도 아니었다. 감탄한 듯이 중얼대는 마녀의 목소리였다. '진짜 사람? 그럼 가짜 사람도 있나.' 눈을 슬그머니 뜨자 마녀와 눈이 마주쳤다. 정말 아이의 것처럼 순수한 감정이, 눈동자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사내에겐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지 않았다. 인간을 마주하고 놀라기만 하는 녀석이라니.

"왜, 사람 처음 봐?"

한숨을 내쉬며 대꾸하는 사내. 힘겨운 몸짓으로 흙바닥에서 일어난다. 그리하여 우뚝 서있던 나무줄기에 몸을 지탱한 채로 서서히 숨을 골랐다. 사내의 옷깃에 이파리 따위가 붙어 몹시 지저분하다. 뱃속은 아직도 굶주린 채고 피로도 가시지 않았다.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가누다가, 들려온 말에 사내는 마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상하다. 질문이 이상한 게 아니고, 이렇게 마녀와 태연히 마주하는 상황 자체가 이상했다. 오묘했다. 마녀는 단순한 사냥감에 불과한 존재일 텐데, 어째서 이 마녀는 사냥꾼을 적대하지 않는가. 아니, 어쩌면 이 상황 자체가 연극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에게 마녀는, 흉악한 이단이자 인간의 적이라는 인식이 단단히 박힌 존재이다. 그건 밤과 낮이 찾아오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사회의 상식이었다.
그런 생각이 드니 온 몸의 털이 쭈뼛 솟는 것 같았다. 결국은 마녀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일까.

"바깥이 아니면, 여기서 갑자기 솟아났겠니." 그럼에도 사내는 농담 섞인 말을 해보인다. 어쩌면 그런 반응으로 스스로를 안심시키려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마녀를 사냥하려고 왔는데." 그리고 사내는 순순히, 자신의 목적을 말해본다. 이에 마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쉬이 짐작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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