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할머니 보고 납득) 응... 그렇지 할머니의 손은 바닷속의 맷돌처럼 무한하지..(식겁) 오렌지주스! 시원하게 마시라구~! >:3
응응, 상큼하니 시원해서 좋았어. 갈증해소엔 딱 좋거니~ 싶기도 하고...🤔 용과는 며칠 전에 주변사람이 선물로 좀 줘서, 아이스티에도 넣어먹고 그러고 있네~~ 용과 특유의 사아~하니 아무런 맛도 안 나는 느낌인가 싶지만 고소하니 기름진 느낌이 드는 그 맛이 좋아... :3
에만: 으으.. (꼬리에 착 감겨서 등에 부비적) 아마 평생 놀라게 할 수는 없겠지... 에만: 로로 꼬리가 정말 예뻐서.(부빗) 뭐 만들어..?(고개 빼꼼)
두 사람의 목소리가 두 사람뿐인 응접실에 겹쳐서 어룽어룽 울린다. 잘 안다. 지하뿐만 아니다. 개개인의 감정만으로 부딪히기에는 사회통념상 너무 커다란 문제의 열쇠이자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명분뿐이니까. 기술의 발달로 거대화된 문명 사회에서 그런 문제들은 사방에 널려 있었다. 전쟁은 변하지 않는다. 인류는 참 지겨운 것을 모르는 작자들이라, 핵 참사건, 전쟁이건, 언제나 수많은 창의적인 수단으로 그 자신을 상처입히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니까.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 또 다른 전쟁을 일으켜야 한다니. "잘 알아." 그러나 그것을 곱씹으면서 씁쓸한 맛을 느끼기에는 페로사 역시도 너무 닳아버린 인간이다. 그래야만 한다면- 그렇게 하면 서로에게 서로의 품을 내어주는 나날을 이어갈 수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 호화로운 사치가 있는가 하면 쓸모없는 사치도 있는 법이다. 쓸모없는 사치는 필요없다. 당신의 말에 페로사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자 속의 이야기는 그렇게 일단락되었다.
"무언가 더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할게, 그쪽도 다른 요구사항이 있으면 말해줘." 하는 말을 덧붙이던 페로사는, 허리를 숙이며 자신에게로 고개를 내밀어오는 당신을-너를 보고는 음- 하고 뜸을 들였다. 그림자 속의 이야기는 다 나누었다. 그래, 그림자 속의 이야기는. 페로사는 손을 들어 가면을 비스듬하게 올렸다. 가면의 눈구멍 사이에서 빛나던 눈동자가 가면의 그늘 아래로 슬며시 비쳐보였다. "더 하고 싶은 말이라." 그리고 그녀의 상반신이 슬며시 기울어졌다. 어느샌가 훅, 그렇잖아도 좁았는데 몇 분의 일로 줄어들어버린 간격. 옅게 풍기는 시트러스 냄새, 그리고 그것보다 더 옅은 데킬라 냄새. 체온.
"우리 꼬마, 꽤 많이 짓궃네." 그녀의 입술이 달싹인다. 두 사람뿐인 응접실 가운데서 당신이, 너만이 들을 수 있는 말이 한 사람에게만 들릴 볼륨으로 나직이 귓가에 건네어진다. "이번 보름이 지나가면, 각오해, 늙은이." -당신의 소소한 장난에 응분의 대가가 따를 것임이 선고됐다. 그녀는 입술을 벌리고는, 당신의 귓바퀴를 입술로 쿡 깨물었다가 놓아주었다. 앙갚음이기도 했고, 여유를 부려서 당신을 더 확실히 안심시켜 주려는 제스쳐이기도 했다.
으응. 응. 졸려, 로로주.(도담도담)(자장자장) 이제 자자. 곧 월요일의 무시무시한 출근 시간이 다가올 거라구...😦 어제 하루도 고생 많았고 예쁜 답레 이어줘서 정말 고마워.🥰 로로주가 이어준 답레 덕분에 오늘 하루는 근사할 것 같아! >;3(쫍쪼) 오늘 다시 장맛비가 내린다 하더라고.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모쪼록 쾌적한 하루 되길 바라. 이번 한 주도 힘내자! >;3 늘 좋아하구 고마워. 부디 예쁜 꿈 꾸길 기도해 0.<♡
에만주도... 이번 한 주도 고생 많았어. 푹 자고... 피로 충분히 푼 다음에 이번 한 주도 힘내자. 예쁜 답레라니. 에만이 예뻐서 답레를 그렇게 쓸 수 있는 거지. 근사한 하루에 보탬이 된다면 기뻐. 에만주도 우산 꼭 챙기고 다녀. 나도 늘 좋아해... 오늘 저녁도 같이 보내줘서 고마웠어요. 잘 자. (부비적)
당신의 대답에 에만은 잠시 미묘한 표정을 얼굴에 그려냈다. 당신도 이 사실을 익히 안다는 사실이 복잡 미묘한 감정을 채운 것이다. 당신의 삶을 알지만, 이번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 든다. 동질감이 들었고, 죄책감이 동시에 들었다. 당신이 차라리 몰랐더라면 명분이라 알려주며 조금이라도 돌려 말하든 해서 자신이 이 일의 결과를 떠안을 수 있는데, 당신도 이미 너무 잘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입안이 썼다. 우리는 이렇게 명분투성이의 삶을 살면서 명분을 얻고자 하는구나. 그래도 괜찮다. 당신이 같이 있을 수 있다면 이 정도는 견딜 수 있다. 에만은 금세 생각을 갈무리했다.
"잘 아니 다행이에요. 내가 당신에게 감사하는 이유는 당신이 알려준 정보에 있으니."
냉정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당신과 함께 이 길을 걸어갈 수만 있다면 손실도, 이득도 상관없는 일이지만 조금 더 안락한 삶을 바랄 뿐이다. 에만은 사치를 좋아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고 손에 쥐어야 직성이 풀리는 욕심쟁이고, 그걸 타인에게도 뺏기지 않으려 기를 쓰는 부류였다. 그럼에도 에만은 당신이 준 정보와 계획을 실행한 이후로 날뛸 명분이 주어졌고, 당신을 풀어줄 명분이 공고해졌음에만 만족하기로 했다. "좋아요." 짧은 대답. 앞으로 당신과 함께 할 텐데 방해물이 너무나도 많고, 한꺼번에 치우면 들통이 날 테니 어련히 사리는 방식을 채용한 모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일찍, 그림자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뜸을 들이는 당신을 보는 눈동자가 마냥 순하다. 안경 너머엔 세로로 죽 찢어진 동공이 자리하고 있는데도, 그 야생성은 온데간데없고 길들여진 작은 여우 한 마리가 있을 뿐이다.
"으음.. 없으면 말고."
없으면 돌아가서 당신을 찾아가면 될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품에 안길 생각을 벌써부터 하고 있었건만, 당신이 가면을 비스듬히 올린다. 아마 당신은 미카엘에게 해줄 말이 있는 것 같다. 좁은 간격이었는데 더 줄어버렸기 때문이다. 어떤 말을 할지 기대하듯 작은 미소를 지었다. 어떤 말을 해도 좋을 것이다. 안심하라는 말도, 타박도, 옷이 잘 어울린다는 말도.
"ㅇ, 에우우..?"
그렇지만 모두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작은 외마디 소리가 응접실에 조그맣게 퍼지더니 당신이 속삭이는 소리엔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부엉이라고 하더니만 동그랗고 커다란 눈이 안경에 콕 박힌 게 딱 그 모양이다. 잠깐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딱 다물더니, 이내 볼이 보기 좋은 색으로 물들어버렸다.
"그, 그, 그러니까… 보, 보름…?"
잠깐의 정적과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이 당신의 말을 늦게나마 이해한 듯싶다. 세상에- 이게- 무슨 말이람! 꼬마라고 하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지만, 그 다음의 선고와 앙갚음에 뺨이 다 화끈거리고 열기에 귀가 먹먹했다. 스스로 불러온 무시무시한 선고였다! 미카엘은 몸을 뒤로 훅 빼며 잠깐 머뭇거리더니, 당신의 의도를 알아채고 그에 순순히 응하듯 아랫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지금은 일 얘기를 잠시 뒤로 두고, 걱정도 뒤로 둘 시간이었다.
"그래도.. 부엉이를 찾아온 건 페로사였잖아.."
미카엘은 잠깐 고민하다 "그러니까.." 하고 짤막하게 덧붙였다. 자신이 짓궂긴 했어도 부엉이를 찾아온 것은 당신이었으니, 부디 선처를 해달라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에구구.. 힘들었구나. 어제도 오늘도 고생 정말 많았어..(뽀다담) 로로주 요즘 바빠보이구, 지금도 딱 바쁠 때니까. 로로주가 현생 힘내면서 여기에 자주 얼굴 비추지 못한다 해도 그만큼 내게 성의를 보여주는 거니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늘 고맙구 괜찮단 뜻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