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자세히는 절대 말할 수 없다! 회장님은 분명 신을 봤으니까, 지금도 보고 있으니까 신 안 봤다구 하면 거짓말이라구 해도 되잖아! 회장님 코 달님에 닿는다ー. 발음이 조금 부정확했다. 바로 뜻을 이해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혹시나, 혹시나 싶어서 발음마저 뭉개고 우물우물거리듯 말한 것이다. 코로리는 아키라를 보았다가, 오렌지 주스를 보았다가 시선을 가만 두지 못 하고 있었다. 계속 힐끔힐끔거린다.
"시비 아냐! 그리구 내가 왜 그러는지는 거울이 되면 알 수 있어!"
좌우가 반대이기는 해도, 거울을 보면 자신을 똑바로 비추어 보여준다. 아키라가 코로리가 된다면 왜 그랬는지 알 수 있다는 뜻이었다! 신이란 걸 밝힐 수 없으니, 잠의 신인 코로리와 학생회장 아키라의 입장 차이를 말할 수도 없는 것이라 이런 답밖에 하지 못한다. 코로리는 그래도 명답을 내놓은 것 같아 뿌듯하게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회장님이 거울 되면, 이 마녀 옷 회장님 줘야겠다! 그러다 아키라가 새로운 팬케이크를 완성해서 내오면 아키라를 바라보았다. 쓰인 물 때문에 여전히 기운이 폴폴 느껴지기야 했지만, 눈 딱 감고 먹기로 했으니까! 그래도 기운을 가리고 싶어서 허니 시럽을 다 부어버렸다. 달콤한 향기가 난다고 신의 기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잘 먹겠습니다아."
포크로 팬케이크를 한 입 크기로 쇽 잘라서 입에 넣었다. 시럽도 달고, 생크림도 달고, 팬케이크는 폭신폭신했다. 설탕으로 만든 구름이려나, 솜사탕이려나 오물오물 먹으면서 아키라를 빤히 바라본다. 먹고 있으니까 아까 그 용 팬케이크를 먹지 않았다고 삐지면 안 된다는 것 같다. 먹고 있다는 시위를 하느라, 팬케이크 콕 찔렀던 포크를 계속 입에 물고 있으니 팬케이크를 먹는건지 포크를 먹는건지 모르겠다.
"회장님이 안 싫어한다구 했어도 미워는 하는 줄 알았는데."
나 회장님이랑 친구인가 봐! 친구한테는 비밀 말해도 되는 거 아니야? 인간들은 그러던데! 꿈 밖에서도 안에서도.! 팬케이크를 한 조각 더 잘라서 입에 넣는다. 맛없다는 말도 맛있다는 말도 없지만 잘 먹고 있는 걸 보면 맛있나보다. 팬케이크나 오렌지 주스의 맛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는 건 친구인건가, 친구려나, 계속 친구였던가 하는 생각에 좀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이었다.
"청포도 씨 타로가, 나 회장님이랑 망할거래. 악화되고 앙금이 있고 자존심 상할거래.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이 나쁘기는 싫잖아."
"죄송한데 전 거짓말을 한 적은 없거든요? 아니. 살면서 거짓말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신을 봤는데 안 봤다고 한 적은 없거든요."
물론 눈앞의 여학생이 신이긴 하지만 아키라가 그 사실을 알 방도는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말대로 피노키오가 되기 딱 좋을지도 모르나 아키라로서는 대체 그게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그 와중에 거울이 되면 알 수 있다는 그 말은 아키라도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으나, 여전히 참 특이한 표현법을 쓴다고 그는 생각했다. 뭔가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비유법을 사용하는 것이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그만 소리없이 피식 웃고 말았다.
"거울이 될 일이 없으니까 이자요이 씨가 왜 그러는지는 이해를 못하겠네요. 별 상관없지만."
적어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는 더 신경쓰지 않을 생각인지 그는 태연하게 그렇게 말을 넘겼다. 뒤이어 그는 그녀에게 돌려받은 용 모양의, 원래 팬케이크를 잘라서 자신의 입에 넣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것이 꽤 잘 구워졌다고 생각하며 그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정말로 전문 팬케이크에 비하면 맛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만든 것 치고는 나름 잘 구워진 것이 아닌가. 그렇게 스스로 자화자찬을 하면서도 아키라는 코로리의 말에 귀를 가만히 기울였다. 물론 팬케이크를 천천히 먹는 것도 그는 나름 잊지 않았다. 이렇게 맛있는데 용 모양 하나 때문에 못 먹는다니. 용이 나오는 영화를 보다가, 혹은 동화를 읽다가 무서워서 벌벌 떤 과거라도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추측을 하면서 그는 손수건으로 자신의 입가를 천천히 닦았다.
"...아니. 미워하는 것이 싫어하는 것보다 더 마이너스 감정이잖아요. 왜 싫어하지 않는데 미워한다는 말이 나오는 거예요. 이자요이 씨는 싫어하는 것보다 미워하는 것이 가벼운 감정인 거예요?"
물론 사람마다 개인 차는 있겠지만, 보통은 싫어하는 것이 미워하는 것보다 가벼운 감정이 아닌가 생각을 하며 그는 영 미심쩍한 표정으로 코로리를 빤히 바라봤다. 그 와중에 타로라는 말이 나오자 그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청포도 씨는 또 누구야? 아니. 아마도 토와겠지. 타로를 본 것은 토와였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묻는건데 이자요이 씨는 저와 사이가 나쁘기 싫은 것이 단순히 이자요이 씨가 좋아하는 이가 좋아하는 이라서 그런 거예요?"
타로는 그렇다고 쳐도 후반 부분은 영 그로서는 내키지 않은 느낌이었다. 마치 자신이 좋아하는 이가 좋아하는 이니까 자신도 좋아해야만 한다. 라는 느낌이지 않은가. 이내 그는 고개를 천천히 도리도리 저었고 코로리를 바라보면서 목소리를 계속 이어나갔다.
"그리고 애초에 타로 카드는 그냥 재미일 뿐이잖아요. 그런 것에 휘둘릴 필요 없어요. 애초에 미래가 딱 정해진 것도 아닌데. 저도 타로라면 봤고 안 좋은 결과도 나왔지만 그냥 넘겼어요. 애초에 그런 거 과신할 필요도 없고. 그냥 이자요이 씨가 저와 더 친해지고 싶다면 앞으로 더 친해지면 되는 거고, 단순히 좋아하는 이가 좋아하는 이라서 친해져야 한다고 느끼는 거라면 그냥 이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딱히 이자요이 씨를 나쁘게 대할 생각은 없으니까."
아주 잠시. 4DX에 대한 처참한 결과가 나온 것을 떠올렸지만 그는 애써 그 결과에서 눈을 돌리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 후에 숨을 약하게 내뱉었다.
나......... 자야하는데 。゚(゚´ω`゚)゚。 짚어주려나 싶은 부분들 시원하게 짚어줘서 역시 아키라는 미래의 인재 세대의 리더가 맞았다~! 답레.... 이어주고 싶은데 오늘도 내일도 시간이 없어서 안 될 거 같고 지금 자야만하고 졸립고 。゚(゚´ω`゚)゚。 그래서 간략하게 정리할게........
"신 엄청 많이 봤어, 엄청. 난 마녀니까 알아." "회장님 바보지만 똑똑이 맞잖아!" "회장님이랑 친구할래ー 이거 그동안의 사과의 의미, 앞으로 잘 부탁하는 의미, 지금 고맙다는 의미!" 정도의 대답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마지막에 사과의 의미라면서 사탕이랑 초콜릿이랑 젤리 와르르 줬을 것 같구......... 아키라 덕분에 코로리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대하는게 옳은지 하나 배웠다구 합니다~! 아마 잘 하면................ 졸업 전에 친한 친구까지 될 수 있으려나 싶구?!? 근데 친구라고 해도 유치한 투닥투닥은 안 멈출 걱 같구..... (*´ー`*)
>>330 시험 응시한 내가 바보였어........ 자기계발 같은거 (`・ω・´)....... 하지말아야만 했는데~! 다행이다, 식사 맛있게 한 거 같네! 건강하자구~!
저도 슬슬 자러 갈 생각이었기에! 아무튼 코로리의 답변도 잘 봤어요! 사탕과 초콜릿과 젤리를 준다면 아키라는 고맙게 받으면서 너무 많으니까 역시 나중에 아는 사람들과 나눠먹어야겠다고 이야기할 것 같아요. 하지만 팬케이크 값과 주스 값은 그대로 받아갈 예정이에요. (아키라: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 저도 땅 파서 팬케이크 파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ㅋ 코로리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에요!! 아무튼 제 생각에도 이 둘은 친구라고 해도 그 특유의 분위기는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잔소리를 할 때는 하고, 왜 자꾸 잔소리야!! 회장님 아수라!! 이러지 않을까 싶고. 하지만 그렇기에 코로리와의 관계는 되게 재밌다고 생각해요! 저는! 단순히 사이가 좋다기보다는..뭔가 그 안에서의 자잘한 귀여움과 재미가 있는 느낌?
아무튼 시험 응시를 하셨다고 하니 정말로 파이팅이에요!! 그리고 저는 이 레스를 남기고 들어가볼게요! 두 분 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