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31069> [1:1/일상] comets' orbit :: 01 :: 185

◆O.qwWm/QhA

2022-06-08 18:10:12 - 2022-07-05 11:23:35

0 ◆O.qwWm/QhA (p7HTCayzy2)

2022-06-08 (水) 18:10:12

- 꼬맹이! 언제 클래? 쬐끄마니까 오빠라고 불러봐, 오.빠.
- 응, 오빠! 그럼 나 이제 오빠 네 명이야?

어릴 적 나누었던 대화 中

>>1
>>2

53 아현주 (ReRE/VD4is)

2022-06-09 (거의 끝나감) 16:22:54

ㅋㅋㅋㅋㅋㅋ아현이네는 꼬맹이 쌍둥이들도 있으니까 더욱 정신 없겠지 아마 ... 되게 이리저리 정신 없을 것 같네.

이따 저녁쯤에 느긋하게 돌리면 괜찮지 않을까

54 사랑주 (oPNHbNBkko)

2022-06-09 (거의 끝나감) 16:38:42

쌍둥이들 사랑이네 오빠들이 목말 태워서 얌전히 앉혀두면 되지 않을까

저녁쯤에는 내가 시간이 괜찮을지 모르겠다 이따 알려줄게 🥹

55 아현주 (ReRE/VD4is)

2022-06-09 (거의 끝나감) 16:40:12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이네 오빠들 왜 이렇게 듬직해 ... 이러다가 쌍둥이들의 관심이 아현이한테서 멀어져버려~~

응응 여유롭게 돌리자. 정 안되면 주말도 있으니까~~

56 사랑주 (G.eCdXvFRk)

2022-06-09 (거의 끝나감) 16:49:20

사랑이네 오빠들 30, 27, 25살이고 이미 어린 여동생 돌봐본 경험 있으니까
사랑이네 오빠들도 사랑이랑 각각 11, 8, 6살차이라 아마 사랑이 어릴때 보는 기분으로 잘 놀아줄듯해

좋아~ 상황은 이미 정해져있어서 돌리기만 하면 되니까!

57 아현주 (ReRE/VD4is)

2022-06-09 (거의 끝나감) 16:55:38

나중에 아현이한테 사랑이네 오빠 보고싶다고 때 쓰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아현이 완전 곤란해하고~ 한편으론 배신감 느끼고!

되게 돌릴거 많아보여서 엄청 기대된다구

58 사랑주 (7bCYTF6cTo)

2022-06-09 (거의 끝나감) 17:12:43

사랑이도 보고 싶어해주면 아현이 배신감 엄청 느끼는 거 아냐?

맞아 돌리고 싶은 거 많아
집에서 창문 너머로 대화하는 것도 보고싶고

59 아현주 (ReRE/VD4is)

2022-06-09 (거의 끝나감) 17:13:49

사랑이도 보고싶어하면 배신감 max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네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ㅠㅠㅠㅠ 하면서 삐진척하지 않을까.

헐 창문 너머로 대화하는거 엄청 좋다 ... 엄청 상상된닼ㅋㅋㅋㅋㅋㅋㅋㅋ

60 사랑주 (ogIQK3E3/Q)

2022-06-09 (거의 끝나감) 17:27:10

삐진척하는 거 귀엽다 사랑이는 승리자의 미소 짓고 있겠지만 ☺️

그치? 창문 너머로 대화하다가 커튼쳐서 숨고 그런거 해보고 싶어~

61 아현주 (ReRE/VD4is)

2022-06-09 (거의 끝나감) 17:32:03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현이는 갑자기 패배자의 느낌을 ... 그래도 아현이가 삐진척하면 쌍둥이들이 막 안아줄테니까!

헐 완전 최고야 ... 초코파이 같은거 던져서 반대쪽 창문으로 넣어주고~~

62 사랑주 (fg1APjcqrE)

2022-06-09 (거의 끝나감) 17:34:19

사랑이도 오빠들이 아현이랑 놀고 그러면 삐질 거 같긴 한데
사랑이네 오빠들이랑 아현이랑 친할지 모르겠다
운동 열심히 하는 오빠가 막내 오빠인데 막내 오빠랑은 좀 친하려나?

초코파이 던져주면 커튼 사이로 다시 얼굴 내밀고 고맙다고 하고? 귀엽다~

63 아현주 (ApaptSdDC2)

2022-06-09 (거의 끝나감) 18:08:03

다른 오빠들은 나이차이가 있으니까 좀 어려워하겠지만 막내오빠랑은 좀 친하게 지낼 것 같아! 운동 열심히 한다면 아현이랑 이것저것 같이 할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귀엽다 ... 창문 일상은 꼭 해보고싶네!!

64 이름 없음 (UuW9RvyY7E)

2022-06-09 (거의 끝나감) 18:37:02

막내오빠랑 아현이랑 같이 운동 간다고 나가면 막내오빠 방 들어가서 시위하고 아현이처럼 똑같이 삐진 척하지 않을까

여유롭게 해보고 싶은 일상 다 해보면 된다고 생각해 😌

65 사랑주 (UuW9RvyY7E)

2022-06-09 (거의 끝나감) 18:37:35

이름 다는 걸 깜빡했다 🫥

66 아현주 (GgOwRcMyEs)

2022-06-09 (거의 끝나감) 18:39:00

ㅋㅋㅋㅋㅋㅋ 사랑이도 삐지는거냐구~~ 아현이는 밖에 나와서 막내오빠한테 그 소리 들으면 어이없어 하겠네 ㅋㅋㅋㅋ 그래도 사이 엄청 좋아보인다.

응응 되게 잘 맞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구 생각해!

67 사랑주 (mdDRAgKDdg)

2022-06-09 (거의 끝나감) 18:56:40

나보다 아현이가 좋냐고 하지 않을까?
일부러 막내오빠 방 침대에서 자고 방 못 들어오게 문 잠가놓고 할 것 같아

맞아 선레 누가 쓸 지라도 정해둘까?
오늘 저녁 시간 날 것 같기도 해서~

68 아현주 (GgOwRcMyEs)

2022-06-09 (거의 끝나감) 19:12:11

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이 완전 막둥이네 ~~ 귀여워라 ... 최고야!!

선레는 내가 가져오면 살짝 늦게 가져올 것 같은데 괜찮으면 내가 가져올께~~ 첫 상황은 역시 교문에서 아현이한테 사랑이가 걸리는거려나~

69 사랑주 (7Qt36.5IA2)

2022-06-09 (거의 끝나감) 19:18:27

선레 가져와주면 고마워 그럼 다음 일상 선레는 내가 쓸게
어 일상 첫상황은 >>10-11 이거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좋아

70 아현주 (ApaptSdDC2)

2022-06-09 (거의 끝나감) 19:28:24

앗 그럼 저걸로 할께~~

71 유아현 - 단사랑 (intet2a.rk)

2022-06-09 (거의 끝나감) 20:23:29

3월이 지나고 4월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이제 막 고3 이 된 아이들이 새로운 반에 대한 적응을 거의 다 마쳐갈 시기이다. 초중고를 거치면서 몇번이나 바뀌는 반이지만 언제나 새로운 1년의 시작은 어색하기만한 아이들은 여느때처럼 담임선생님이 오시는걸 기다리며 조회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각을 간신히 면한 아이들이 교실 문을 통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담임선생님이 앞문을 통해 들어오신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손에는 1개의 작은 상자가 들려있다는 것이다.

" 자자, 오늘은 자리를 바꿀꺼에요. "

학기가 시작하고선 번호 순으로 앉아있던 자리는 이제 선생님의 손에 의해 뒤바뀔 운명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다른 선생님들과는 다르게 지금 선생님의 손에 들려있는 상자는 많이 사용 됐는지 꽤나 낡아보였다. 그리고 중간쯤에 앉아서 창 밖을 바라보던 아현은 선생님의 말에 옆자리의 아이를 흘끗 바라보았다. 한달 정도 옆자리에 앉아있었지만 많이 친해지지 못한 반 친구였다.

" 남녀가 서로 한번씩 뽑아서, 같은 번호를 뽑는 사람끼리 옆자리에 앉는거야. "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이 뒤따르고, 뽑는건 번호순으로 뽑기로 했다. 번호가 중간쯤에 위치한 아현은 자기 순서를 기다렸다가 상자 안에 손을 넣어서 숫자가 적혀있는 쪽지를 뽑았다.

" 저, 5번이요. "

뽑은 숫자를 말하고 다시 집어넣은 아현은 자리에 돌아가서 앉았다. 누가 자기 옆자리에 앉던 별로 신경 쓸 일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72 사랑 - 아현 (xv/ikF1gMs)

2022-06-09 (거의 끝나감) 21:29:39

담임 선생님이 들어와 자리를 바꾼다고 하면 유난히 아쉬워하고 말아. 그래도 개학하고서 한달 남짓 옆자리에 앉아있었다고 짝과 정이 들어버렸나 봐. 자리는 바꿔도 짝은 안 바꾸면 안 되는지 물어보았다가, 당연하게도 거절당해서 히잉 거리는 소리 한 번 내고. 짝과 함께 또 같이 앉으면 좋겠다고 소곤소곤 선생님 몰래 떠드는데 무조건 남학생과 여학생이 한 쌍으로 짝이 된대. 번호순으로 앉아 짝이 된 친구는 여자아이라서 짝이 바뀔 수 밖에 없게 되었어. 단 씨는 가나다순으로 하면 앞에 세워져서, 자리뽑기하는 순서도 빨랐지.

‘5번이네.’

교실의 책상은 5열 5행, 맨 뒷자리라 자리는 마음에 들었어. 칠판에 그려진 자리배치도에 단사랑, 이름 세글자가 적혀. 이제 새로운 짝이 될 아이만 잘 걸리면 좋겠어. 기대하고 있거나, 같이 앉았으면 좋겠는 남자아이가 있지는 않지만 피했으면 하는 아이는 있거든. 옆집 살아서 언제나 마주치고 말고, 어릴 때는 같이 잘 놀았던 것만 같은데 갑자기 거리를 두기 시작한 그 아이. 언젠가부터 멀어지고 멀어져서 인사도 안 하게 된 사이. 고등학교 와서는 선도부하더니 맨날 부딪치게 됐고, 그래도 같은 반이 아니니까 흐리멍덩한 관계에 눈길주지 않고 지냈는데 같은 반이 됐지. 나 혼자만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서, 둘 다 짝이 되면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거리를 뒀다는 건 미워하는 거일테니까. 그래서 그 아이만 아니면 누구든지 좋다고 생각하면서 주섬주섬 자리를 치워. 책상 서랍 안에 들어있는 것도 없어서 가방만 다시 챙겼을 뿐이지만.

“거짓말!”

아현이 자리 뽑는 순서가 되었을 때 5번만 아니어라 그렇게 빌었는데, 5번이 나와버려서 사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버려. 바로 자리에 앉으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떨어져서 자리에 앉았지만, 누가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에 마지막에서야 같은 반에 짝이 될 수 있어. 졸업하면 옆집이어도 대학교가 다르고 과가 다르고 해서, 시간표도 다를테니까 마주칠 일도 없어지든 적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칠판에 나란히 적힌 이름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가 봐. 반 아이들은 아현이 선도부니까 짝 된 걸 싫어하는 줄 알겠지. 다른 아이들의 자리도 순서대로 정해지고, 이제 자리를 옮길 시간이야.

“….”

가방 챙겨서 새로운 자리로 오기는 했는데, 새로운 짝과의 인사는 뭘로 하면 좋을지 고민했던게 다 사라졌어. 자리에 앉아야 하는데 가만 멀뚱 서 있기만 해. 이 나란히 놓인 책상과 의자가 이제 너와 내 자리라니, 너도 나도 운이 지리리 없다고 생각하고 말아.

73 사랑주 (WjazR8/ARE)

2022-06-09 (거의 끝나감) 21:35:17

자리는 맨 뒷자리로 했는데 창가자리 맨 뒷자리 노린거야 🤭
칠판에 적힌거 안 보인다고 어쩔 수 없이 아현이한테 물어볼 수 있다

74 아현주 (intet2a.rk)

2022-06-09 (거의 끝나감) 21:37:05

ㅋㅋㅋㅋ 노림수 좋아좋아~~ 답레는 조금 이따가 가져올께!

75 사랑주 (4M.0gCqvZg)

2022-06-09 (거의 끝나감) 21:50:26

응 느긋하게 이어줘 여유롭게 천천히 가자 ☺️

76 아현주 (intet2a.rk)

2022-06-09 (거의 끝나감) 22:24:54

흑흑 자러갈 시간이라 낼 아침에나 이을 수 있을 것 같아 ...

77 유아현 - 단사랑 (kunN25yuKA)

2022-06-10 (불탄다..!) 07:19:22

쪽지를 뽑아서 확인한 번호는 5번. 이미 5번의 주인이 있나 살펴보자 제일 걸리기 싫었던 이름이 써있었다. 단사랑, 아현의 어릴적 친구였지만 지금은 아현이 거리를 둬서 친구라곤 부를 수 없었다. 바로 옆집에 살고 부모님끼리도 친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친구가 아니었으니 상당히 아이러니했다. 사랑의 이름 옆에 쓰여지는 자신의 이름을 보면서 작게 한숨을 내쉰 아현은 번호표를 뽑는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자리인 창가 맨 뒷자리로 향했다.

" 뭘 그렇게 서있어. 앉아. "

의자를 당기고 앉았는데, 정작 사랑은 앉을 생각이 없는지 멀뚱히 서있기만 했다. 창가 자리에 앉고 싶어서 그런가 싶었던 아현은 잠시 사랑과 눈을 마주치고선 가방을 들어서 바로 옆자리로 옮겼다. 그리고선 다시 말없이 사랑을 바라본다. 사실 그에게도 이런 자리배치는 껄끄럽기 그지 없다.

" 얼른 자리에 앉아라. "

선생님의 말이 들려오고 아현은 사랑을 바라보던 시선을 전방으로 향한다. 그리고 여긴 맨 뒷자리라 사랑이는 앞이 안보일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흘끔 사랑이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 시선은 원래대로 칠판을 바라보고, 교과서를 꺼내서 수업 준비를 한다.

78 사랑 - 아현 (SmgF8u9ENw)

2022-06-10 (불탄다..!) 09:59:21

차마 자리에 앉지 못 하고 서 있으니, 아무렇지도 않단 듯이 자리에 앉는게 눈에 들어와. 싫어하는 아이랑 짝이 되는 건 대수로울 일이 아니라는 걸까? 가방에는 들어있는 것도 얼마 없는데 왜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 걸까. 언제나 누구에게나 잘 웃어주었는데 지금은 그러질 못 하고서 망설여. 어차피 이 자리에 앉아야만 하는데 왜 이렇게 뜸을 들이는지.

“너 나 싫어하잖아.”

왜인지 아직도 모르겠어. 그러면서 우리 가족이랑은 잘 지내고, 잘못을 했으면 잘못을 했다고 알려주면 좋을텐데. 창가 자리에 앉았다가 그 옆자리로 옮기는 것까지도 서서 보고 있다가, 결국은 선생님의 한 마디가 떨어지고 나서 자리에 앉았어. 선생님에게 방글 웃으면서 아직 시작종 안 쳤다고 장난스레 말했고, 평소와 다를 것 없어보이지만 오늘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야. 가방을 내려놓고 책상 위에 엎드렸어. 1교시가 뭐였는지도 생각하기 싫고, 조례 내용이 무엇인지 하나도 귀에 안 들어와. 잠이나 자버리고, 점심 시간에 일어나서 밥이나 먹으러 가버릴까 봐. 오후에는 기분이 조금 나아질 지도 모르지. 오늘은 등교길에 선도에도 안 걸리고 잘 피해 등교했는데, 그때 오늘의 운을 다 써버렸던게 분명해. 염색, 피어싱, 치마 길이, 조끼 미착용, 옅게 발린 입술 색, 이게 다 걸렸어야 했는데 무사히 등교했다니 그럴만도 하지만.

“깨우지마. 아파.”

거짓말이지만, 아프다는 말이 진실이었던 적은 더 적었어. 핑계일 뿐이니까 깨우지 말라는 말만 잘 들어주면 좋겠다.

79 사랑주 (SmgF8u9ENw)

2022-06-10 (불탄다..!) 10:06:06

잘 잤어? 좋은 아침이야 드디어 내일은 토요일이네

그리고 사랑이가 너무 틱틱거리는 거 같으면 말해줘 🥹
수업시간에 사랑이 깨울지 말지는 마음대로 해도 돼
어떤 선생님이 깨우라고 했을 수도 있고 이동수업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깨우지 말라고 했으니까 정말 점심시간 됐을 때도 안 깨워도 상관없어
사랑이 친구들이 데리고 갈테니까 밥은 먹을거야

80 유아현 - 단사랑 (6BwA1tJupQ)

2022-06-10 (불탄다..!) 10:54:02

너 나 싫어하잖아, 라는 말이 소년에 귓가에 꽂힌다. 확실히 아현은 옛날과 다르게 지난 몇년간 사랑에게 그렇게 살가운 태도를 보인적이 없다. 중학교에 들어갈때부터 슬슬 멀어지기 시작한 사이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선 걷잡을 수 없이 멀어졌고, 한번은 부모님이 걱정된다고 물어보시기까지 했으니 그 사이를 짐작할만 하다. 하지만 적어도 아현은 사랑을 싫어한적은 없었기에 당황했지만 겉모습은 담담하기 그지 없었다.

" 나 너 안싫어해. "

마찬가지로 담담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곧 선생님의 잔소리가 들려오고 아현의 옆자리에 사랑이 앉는다. 자리에 앉자마자 엎드리는 사랑은 아프다고 깨우지 말라는 말만 남기고 조용해진다. 잠깐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년은 그냥 자신의 교과서만 펴놓은채 수업이 시작하기를 기다린다. 1교시, 2교시가 지나도 사랑은 깨어날 생각이 없고 아현도 깨울 생각은 없어보였다. 하지만 3교시가 시작되었고 선생님은 들어오자마자 사랑을 향해 일어나라고 불호령을 날렸다.

" 얘 아프대요. "

그러자 아현은 옆에서 선생님께 아프다고 말씀드렸고 평소 선도부장으로 선생님들에게도 꽤나 인망이 있는 그였기에 선생님은 잠시 아무 말 없으시다가 알았다는 말과 함께 수업을 시작하신다. 그리고 다시 3교시, 4교시가 지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 점심시간이야, 일어나. "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아현은 사랑의 어깨를 흔들어 깨우며 말했다. 안깨워도 사랑이의 친구들이 우르르 와서 깨우고 데려가겠지만 그냥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81 아현주 (6BwA1tJupQ)

2022-06-10 (불탄다..!) 10:55:08

드디어 금요일!! 사랑주도 지난 밤엔 잘 잤을까?

지금은 틱틱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되니까 괜찮아~ 그리고 중간에 커버 한번 쳐주는 상황도 넣어봤는데 사랑이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네. 곧 점심시간이니까 맛점하기! ><

82 사랑 - 아현 (zLu8o9A.wk)

2022-06-10 (불탄다..!) 17:27:40

너 나 싫어하잖아. 일곱 자 밖에 안 되는 말에는 5년간의 감정이 꾹꾹 눌러담겨 있었어. 그동안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단박에 나 너 안 싫어해, 여섯 자 밖에 안 되는 말로 부정당해. 싫어한다고 했으면 그렇게 아무 설명도 없이 멀어질 만큼 미웠구나, 그래서 이렇게 된 거구나.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을텐데, 싫어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다행이라고 웃고 싶어도 왜 그랬는지 모르게 되잖아.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니까 생각도 하지 않을래. 그냥, 그냥 잘래. 자버릴래.

“….”

그렇게 4교시까지 자버렸어. 많이도 잤는데 상쾌하단 기분은 안 들고, 오히려 싱숭생숭했어. 오늘 자리 바꾸고서 너와 짝이 됐다는게 충격적이었는지, 꿈에 우리가 나왔거든. 어릴 때 사이좋게 놀던 모습 말이야. 꿈에서 깨어나고 났더니 지금도 옆에 있는 건 너였고, 나는 기분이 너무 이상해서 아무 말 하지 않았어. 깨어나고 나서도 꿈인지 고민했을 지도 모르지. 엎드려 있던 몸을 일으키면 아무것도 놓이지 않은 책상이야. 침대도, 내 방 책상도 아닌 학교 책상. 오늘 있었던 일은 꿈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거지. 어깨를 흔들어 깨워준 네 손이 어색해. 오늘은 이상한 날이니까, 이상한 말 하나는 나도 해도 돼.

“나도 너 안 싫어해.”

자리에서 드르륵 의자를 끄는 소리가 나. 의자에서 일어나서 복도 쪽을 바라보면 3학년이 되면서 반이 나뉘었지만 같이 밥을 먹는 친구들이 이미 복도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 조금만 늦었으면 교실에 들어왔을지도 모르지. 사랑은 복도 쪽에 있는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눈웃음 지어주었어. 그리고 바로 교실을 나가려고 했지만 그러지 않고, 아현을 바라봐.

“오늘 집 같이 가.”

나 안 싫어하는 거면, 우리 집이랑 너희 집 서로 옆집인데 집 같이 갈 수 있잖아.

83 사랑주 (4VYfAGLOQM)

2022-06-10 (불탄다..!) 17:30:16

잘 잤어 아현주도 오늘 점심 맛있게 먹었어?
오늘 바쁜 날이어서 답레도 확인도 늦었네 🥹

사랑이는 왜 그러는지 몰라서 의아할거야 생각하기 머리 아프기도 하고?
날 안 싫어하면 우리가 친구였는데도 이렇게 된 건지 이해 안 되니까
집 같이 가자는 말에 아현이는 무슨 반응일까 답레 기대된다

84 아현주 (oTJ4gCGgS6)

2022-06-10 (불탄다..!) 17:37:46

좋은 저녁이야 사랑주! 사랑이가 넘 귀엽다 ㅠㅠ

이유를 말하면 부끄러우니까 한참은 얘기 안해주겠지만~~ 그래도 서로 안싫어하는건 확인했네. 그래도 집에 같이 가자는 말은 튕길까 말까 고민중이지만~~ 답레는 금방 가져올테니까 맛저하는거야!

85 유아현 - 단사랑 (oTJ4gCGgS6)

2022-06-10 (불탄다..!) 17:43:49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지은채로 엎드려 있다가 일어난 사랑을 바라보는 아현은 사랑의 말에도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물론 사랑이 자신을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 멀어진 이 관계를 몇 글자의 말로 회복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랑의 친구들이 복도에 왔을때쯤에 고개를 돌려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 그래? "

두 글자의 말로 답변을 대신하고서 자신도 밥을 먹기 위해서 걸음을 옮긴다. 자기보다 먼저 친구들에게 향하던 사랑의 뒷모습을 바라본채로 천천히 복도로 향하던 아현의 발걸음이 사랑의 말에 의해 멈춰선다. 집에 같이 가자는 말, 분명 아현과 사랑의 집은 바로 옆이니까 충분히 같이 갈만하지만 같이 가는동안 그 어색한 기류를 어찌해야할까.

" 그래. "

그럼에도 여전히 겉으로는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채 아현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사랑이 친구들과 밥을 먹으러 가는 것을 확인하고선 자신도 복도로 나섰다. 마침 다른 반 친구들이 자신을 찾아오는 것이 보였고 아현은 친구들의 무리에 합류해서 밥을 먹으러간다. 여전히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아무렇지 않은척 친구들의 얘기를 잠자코 듣고만 있는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친구들과 잠깐 얘기를 나누고 들어온 아현은 자리에 앉아서 노트를 꺼내들었다. 아까 아침에 선도부에게 걸린 인원들이 잔뜩 적혀있었는데, 이 노트를 따로 정리해서 월말에 일괄로 벌점 부과를 하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였다. 그리고 잔뜩 써있는 이름 중에서는 사랑이의 이름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86 사랑주 (tsSkyNtlls)

2022-06-10 (불탄다..!) 17:48:03

사랑이 칭찬 고마워 사랑이도 고맙대~
아현주도 맛저하고 답레는 무리말고 가져와줘

사랑이도 기대는 안 하고 있으니까 튕겨도 된다
사랑이는 아현이 싫어하진 않아 서운하고 얄밉고 그런 기분 아닐까?

87 아현주 (dSBk7WO/N6)

2022-06-10 (불탄다..!) 18:08:25

그래도 성격상 튕기지는 않을 것 같아서~~ 아현이가 좀 재미가 없다 ㅠㅠ

88 사랑 - 아현 (2wCdk9pFL.)

2022-06-10 (불탄다..!) 18:36:48

기대하지 않았어. 싫어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못 해서는 아냐. 갑자기 같이 가자고 한 말이고, 하교하는 내내 적막이 흐를 것 같고. 아니면 선약이 있다거나 선도부로서 학교에서 남아 무언가 해야할 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같이 가자고 말했지만 정말 둘이 같이 갈 거라고는 생각 안 했어. 넌 아침부터 지금까지 쭉 표정 변화도 없고, 지금도 나만 네게 진심인 거 같잖아. 친구라고 생각했던 건 맞는지 궁금해.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친구들이 이것저것 떠들었어. 모의고사 끝나자마자 중간고사라니 말이 되냐느니, 공부도 안 하면서 헛소리한다느니. 그러면서 나한테 부럽다고 하다가, 짝꿍이 선도부장인데 뭐가 부럽냐고 놀리고. 급식 이야기를 하다가 다음 교시 영어라고 싫다고 하는 말도 나오고, 전부 다른 아이들도 할만한 이야기들이야. 그래서인지 계속 다른 생각을 하게 됐어. 오늘 너와 정말 집에 가는건지 얼떨떨한 거야.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는걸까?

“…내 이름이 제일 많아?”

점심을 다 먹고서 교실로 돌아오면, 여전히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넌 일을 하고 있었어. 공부하는 줄 알았는데 선도걸린 학생들을 정리하고 있는 거 있지. 할 것도 없고, 자리에 앉아서 가만 있자니 그럴 바에는 옥상에라도 올라가서 땡땡이치고 싶어지고. 이제는 휴대폰도 마음대로 못 하겠다. 네가 옆자리에 있는데 휴대폰 하면 바로 걸릴 거 아냐. 학생부에 내 반성문만 몇 백장은 있을거야. 그래서 물끄러미 물어보았어. 선도 당한 사유도 다 제각기인데, 하나 제일 눈에 띈 내 이름 옆에 적힌 걸 보니 치마 길이 때문에 걸린거네. 슬쩍 접어둔 치마 허리를 하나 풀어서 치마를 아래로 내려. 치맛단을 수선한 거라 그래도 짧았지만.

“너무 빡세.”

자리에 다시 엎드려. 이번에는 안 잘 거지만.

89 사랑주 (fJSuqT2dfU)

2022-06-10 (불탄다..!) 18:39:45

재미없기는 난 재밌게 일상돌리고 있어
아현이한테 표정변화 만들어주고 싶어서 욕심나 ☺️
그래도 아직 어린 고등학생인데 활짝 웃는 거 보고 싶거든

90 유아현 - 단사랑 (/hmy7LqhdA)

2022-06-10 (불탄다..!) 20:26:32

사실 아현의 속마음도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자신의 의지로 멀어진 친구와 같은 반이 된 것도 모자라서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니, 다음에 자리가 바뀌는 한달 동안 어떤 시선으로 사랑이를 보아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심을 먹으면서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 있었지만 사실 드문드문 이야기의 흐름만 놓치지 않을 정도로 듣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원래부터 말이 많이 없었기에 친구들도 이상함을 눈치채지는 못했고 그대로 각자의 반으로 헤어졌다.

" 매일 같이 걸려대니까 그렇지. "

머리, 복장 불량만 해도 걸린 항목이 너무 많아서 벌점이 엄청나게 부과된다. 이런 벌점을 상쇄하는건 청소를 한다거나 반성문을 쓴다거나 하는 일 뿐인데, 아현이 아는 사랑의 반성문만 수십장에 이르렀다. 자신의 이름을 보고 놀라는 사랑을 흘끗 바라본 아현은 접어둔 치맛단을 내리는 것까지 보고서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선 치마 길이로 걸린 것을 지워주었다.

" 학생은 학생답게. "

빡세다는 말에도 별거 아니라는듯 담담한 말투로 말한 아현은 정리를 끝내고 노트를 덮어서 자신의 가방에 넣는다. 어차피 이걸 누가 가져가서 자신의 이름을 다 지운다고해도 이렇게 따로 정리해두기 때문에 결국 의미가 없는 일이다. 선도부에 파일을 가져다두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아현은 엎드린 사랑을 한번 쳐다보곤 말없이 교실을 나왔다. 이게 그 갑자기 일어난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느낌인걸까. 자꾸만 작은 한숨이 나오는걸 막기가 힘들었다.

" 다음 시간 담임이야. 자면 혼난다. "

선도부에서 돌아와서 사랑이에게 말한 아현은 다시 자리에 앉아서 매점에서 사온 음료수를 한입 마셨다.

91 아현주 (/hmy7LqhdA)

2022-06-10 (불탄다..!) 20:27:36

아현이 집에선 잘 웃는 편인데! 동생들 앞에선 좋은 오빠니까~ 웃는건 아마 어릴땐 자주 봤을꺼야. 그래도 나중엔 잘 웃어줄꺼니까.

92 사랑주 (hGK0Au2Gos)

2022-06-10 (불탄다..!) 21:30:43

답레 쓰는데 계속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왔어 🥲
사랑이가 놀라서 물어본게 아니라, 아현이랑 할 이야기 없지만 그래도 말 걸어보려고 물어본거야
놀랐단 묘사가 없는데 놀란 것처럼 보인 걸까 싶어서 그냥 놀란거로 해보려고 했는데
선도에 얼마나 자주 걸렸는지는 사랑이도 알고 있으니까 제일 많다고 놀라진 않을 거 같아서 😭
건너뛰려고 했더니 건너뛰기도 애매하고 해서 " 매일 같이 걸려대니까 그렇지. " 부분만 다시 반응해줄 수 있을까?

93 아현주 (Q9kEU4OBqk)

2022-06-10 (불탄다..!) 21:33:54

>>92 앗 내가 집에 오면서 쓰느라 제대로 못봤나보다!! 미안해 ㅜㅜ

" 너보다 더한 애들도 있긴 있지. "

옆에 걸린 횟수를 적어놓은 항목을 보여주자, 사랑보다 많이 걸린 아이들이 보인다. 여기 써있는 아이들은 전교생이 다 알고 있는 학교의 문제아들이 대다수다.

이렇게 해주면 괜찮을 것 같아!

94 사랑 - 아현 (kUSu3B2RUk)

2022-06-10 (불탄다..!) 23:11:08

“와아, 재현이 엄청 걸렸어.”

문제아로 유명해서 아는 이름이 아니라, 같이 놀기도 해서 아는 이름이 있었어. 사랑도 학교에서 하는 것만 보면 문제아나 다름 없어. 하고 있는 꾸밈새는 척 보아도 양아치 같잖아. 오늘만 해도 1교시부터 4교시까지 계속 쭉 내리 자고 말았고, 성적이 높은게 신기하다는 말도 엄청 많이 들어봤대. 발이 넓어서 아무하고나 잘 노는데, 정말 아무하고나도 놀아서 담배 피는 아이도 있다는 것 같고. 그런 아이가 있는 무리에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더 문제아 같겠지. 사실 그렇게 많이 친하지도 않고, 담배 피면 잔소리도 하지만 말야.

“그건 왜 지워?”

아현이 허리 접어 올려두었던 치마를 풀어 내린 걸 봤을 거라고는 눈치 못 챈 거야. 선도부가 예전에 걸렸던 걸 지금 치마 내린다고 없던 일 해줄 것 같지도 않고, 치마를 내려도 허벅지 반 덮는 길이인데 선도에 안 걸릴 리가 없잖아. 순하게 눈꼬리 끝이 마무리되어 유한 눈이 조금 의아한 듯이 동그랗게 뜨여 아현을 바라보아. 어릴 때 같이 놀던 사랑과 지금의 사랑은 겉보기는 무척이나 바뀌었지만, 하는 행동은 그대로인 듯 해. 눈치 없는 것도 그대로고.

“공부 안 하는 것도 아니거든.”

엎드려서 둔 팔에 턱을 괴어 투덜거리지만, 너는 곧 자리를 떠나는 듯 해. 투덜거림을 듣고 갔는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 학생답게,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답게.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는 하고 있는데. 이렇게 짧은 대화에도 부딪치고 마는데 이따 같이 하교할 때는 잘 갈 수 있을까. 아침부터 오늘 하루 종일 네 생각만 하는 것 같아. 비어있는 옆 자리를 살짝 보았다가 소리없이 한숨을 내쉬었어. 나는 왜 나랑 멀어지려고 했던, 멀어진 애한테 이러는 걸까.

“안 자.”

돌아오자마자 군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다가, 예비종이 치면 느지막히 엎드려있던 책상에서 일어나. 가방에서 5교시에 맞춰 교과서와 공책을 꺼내고, 필통도 꺼내. 안 잔다는 증거로 충분할까.

95 사랑주 (KinNZNs4oQ)

2022-06-10 (불탄다..!) 23:13:41

>>93 답해줘서 고마워 이걸 늦게 봐서 답레가 더 늦었네 미안해 😭
그리고 미안할 일 아냐 실수할 수도 있지 괜찮으니까 마음 쓰지마

>>91 잘 웃는 아현이, 아현이네 가면 볼 수 있는건가
아현이네에 사랑이가 안 놀러갈 것 같은게 문제다
가끔 심부름 하러 가면 모를까....... 아예 놀러가는 건 없을 거 같아
아직은 못 보려나 🥲

96 유아현 - 단사랑 (slkOA1zDAU)

2022-06-11 (파란날) 01:16:32

" 다시 써줄까? "

왜 지우냐는 말에 여전하다는 생각을 하며 사랑을 바라본 아현은 정말로 쓸 것처럼 펜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이미 지운 이름을 다시 쓸 정도로 정이 없지는 않았으니까. 소년은 그렇게 선도부로 향했다. 투덜거림을 듣긴했지만 굳이 대꾸하지는 않았다. 안그런것 같지만 아현도 사랑 때문에 상당히 머릿속이 복잡했으니 일부러 간 것도 있었다. 서로가 서로 때문에 그렇게 머리가 아픈데 알지 못한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 열심히 해. "

이렇게 해도 성적은 잘 나오는 편이니까 잔소리에 가까운 말이겠지만 아현은 그렇게 네글자의 말만 남기고 수업을 준비한다. 옆에 앉은 사랑도 이것저것 꺼내는 것을 보면 공부를 할 모양인것 같아서 아현은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5교시가 시작되고, 담임선생님이 들어와 수업을 시작한다. 칠판에 쓰여있는 것을 이것저것 받아적고 수업에 집중한다.

97 아현주 (slkOA1zDAU)

2022-06-11 (파란날) 01:16:58

살짝 답레가 짧네 ...

>>95 나중엔 놀러오지 않을까? 좀 더 친해지면 말이야! 지금은 볼 일이 없겠지만 ...

98 사랑 - 아현 (PP.fWPlBik)

2022-06-11 (파란날) 10:46:08

“그럼 왜 지웠어.”

다른 아이들에게는 금방 웃어주는 얼굴이 아현 앞에서는 웃는 표정 빼고 다 짓는 것 같아. 조금 서운한 티가 나는 표정을 지어. 하나 줄어든다고 써야할 반성문 횟수가 크게 바뀌지도 않을 거고, 학생부에 들락날락거리는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하나 줄여줬으면서 다시 적어줄 듯하게 펜을 드니까 얄궂잖아. 괜히 말을 걸었던 걸까? 어색하고 지루해도 조용히 있었어야 할까.

“…나 아랫 부분 안 보여.”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들어서 열심히 하는 건 아니었지만, 수업이 시작하고 나가면 사각사각 필기 옮기는 소리가 나. 검정에서 빨강, 빨강에서 파랑. 펜 색깔이 바뀌면서 볼펜 튕기는 소리도 들리고, 형광펜을 집어들어 주욱 긋기도 하고. 그러던 사랑은 아현의 어깨를 쿡쿡 찔렀어. 손가락이 아니라 펜의 뒷부분으로 찌르며 아현을 바라봐. 윗 부분은 고개를 젖히거나 허리를 쭉 피면 그럭저럭 보이는데, 아랫 부분은 앞에 앉은 아이들 사이사이로 봐야해서 그런지 잘 안 보이나 봐. 수업시간이라고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네 귓가에 닿아.

99 사랑주 (PP.fWPlBik)

2022-06-11 (파란날) 10:49:20

어제 새벽에 잤나보네 피곤하겠다 답레 올려둘게

나중에는 친해지면 놀러갈 거 같아
이런저런 사건으로 둘이 붙어다니게 만들면 빨리 친해지지 않을까~
비오는 날 한 사람만 우산이 있다거나

100 아현주 (slkOA1zDAU)

2022-06-11 (파란날) 10:53:36

사랑주 어서와! 좋은 아침!'

응응 여러가지 사건이 있다보면 빨리 친해지겠지! 얼른 친해지길 바라는 중이야~~

101 유아현 - 단사랑 (slkOA1zDAU)

2022-06-11 (파란날) 12:14:28

5년이나 지났지만 변한게 별로 없구나. 아현이 사랑과 짧은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감상이다. 예전에도 여전히 해맑고 누구와도 잘 어울렸지만 눈치가 없었는데 강산이 반쯤은 바뀔 동안 사랑이 바뀐 것이라곤 외모뿐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아현은 그게 사랑의 단점이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수업이 시작되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을때 어깨를 무언가 찌르는 감각이 느껴지자 아현은 고개를 돌려서 사랑을 바라보았다.

" 이거 봐. "

아현은 자신이 노트 아래쪽에 적어놓은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신은 키가 커서 상관 없지만 사랑은 키가 작은 편인데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리면 분명 앞자리로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굳이 불편한 자신과 앉지 않아도 좋으니까 일석이조 아닐까 했지만 왠지 그러기는 싫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칠판 아랫부분에 쓰여있는 글씨들은 사랑이 보이지 않을까봐 일부러 표시해주기도 했다.

" 수업 끝. 이따 종례 시간에 보자. "

담임선생님의 수업 시간이 끝나고 아현은 평범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사물함으로 가서 다른 교과서들을 챙겨온다. 그 와중에 반 친구들과 이것저것 이야기도 하고 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곤 아까 사두었던 음료수를 다시 한 입 마시다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사랑의 자리에 올려둔다. 아까 친구에게 받은 딸기맛 사탕이다.

102 사랑 - 아현 (GCy7iRQB9.)

2022-06-11 (파란날) 15:01:23

“…고마워.”

노트를 아예 보여줄 줄은 몰랐던 사랑의 눈이 조금 커졌다. 말로 옮겨줄 줄 알았는데, 어느 부분을 보면 될 지 일부러 표시까지 해주어서 입술을 꼭 물었대. 고맙다고 말하면서 환하게 웃어버릴 것 같았거든. 작게 줄이고 줄인 미소만 가볍게 짓고, 아현의 노트를 보면서 필기를 옮겨 적어. 사랑은 사이가 멀어진 이후 처음으로 아현을 보고 웃은 것 같아서 조금 스스럼을 느끼고 말았어. 스스럼 타는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말이야. 5년 만이라 그런 걸까?

수업이 끝나고,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오니까 자리에 사탕이 하나 있었어. 복도에 나가서 옆반 친구에게서 교과서를 빌려왔거든. 하필 다음 교시 교과서를 집에 가져가 공부하다 두고 왔을 줄 누가 알았겠어. 그래서 빌린 교과서를 안고서 왔더니, 그 사이 없던 사탕이 생긴거야. 사랑은 사탕을 산 적 없으니까 아현에게서부터 굴러온 줄 아는거야. 누가 갖다놨을 거라거나, 그 누가 아현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어. 그래서 자리의 사탕을 집어서 아현에게 건네.

“야, 유아현.”

목소리나 말투는 이름따라 사랑스러운 느낌이라 이름 세글자 부르는게 어색했어. 오남 매 중 늦둥이 막내라 자연스레 배인 애교도 느껴지고. 언제나 아현이라고 부르던 다른 별명을 부르고는 했는데 이름 세글자를 불러서 어색한 걸 수도 있지.

“사탕 굴러왔어.”

이제보나 딸기맛 사탕을 쥐고 있는 것도 어색하네.

103 사랑주 (LxQbHk3xGU)

2022-06-11 (파란날) 15:02:36

아현이 사탕 준 거 너무 귀여운데 사랑이가 눈새라서 그만 🥲
벌써 점심 다 지났네 아현주 점심은 맛있게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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