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얼마나 떨어졌더라. 꽤 어질거리는 걸로 보아서 건강의 강화도 이젠 소용이 없을 것 같다. 망념이 목 끝까지 차올라 조금만 더 오른다면 의념각성자로써의 죽음이 느껴질 것 같아서 의념 없는 맨 몸으로 죽음에 가까운 감각을 느껴보고 있다. 언제나 망념이 끝가지 오르기 직전까지 온 상황에서 당신은 우리에게 힘든 티조차 내지 않았다. 단지 아이들을 끌어안고 내게 "다녀왔어."란 말을 하면 나는 말없이 고갤 끄덕이고, 당신을 끌어안았다. 헌터니까, 가족이 있으니까 안전하고 적당히 돈벌이가 되는 일만 해오던 나와는 달리 당신은 이런 일을 몇번이고 당연하다는 듯 견뎌오고 있었구나. 구역질이 난다. 생각과 본능의 점등이 빠르게 이뤄진다. 억지로 혀를 깨물어 느껴지는 고통에 눈을 뜬다. 아직은 죽을 수 없다. 적어도 진실의 일부분이라도, 아니면 그럴싸한 거짓말이라도 들어보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 보고싶다. 〃. 그 말을 붙잡지 못한 정신 대신에 너에게 보낸다. 나는 살아있다. 죽은 너를 잊지 못하고, 다른 살아있는 모든 것을 버려가면서 너의 진실에 닿고 싶어한다. 분명 망가지고 있었고, 분명 안좋은 선택이었다. 그런데, 당신을 잊을 수가 없다. 이제 탈 것도 없는 재이기에. 잿불 속에 남은 미련에 타오른다. 이 불이 꺼지는 날이면, 바람에 흩날려 잊혀질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만약 잘 모르겠다면 꼭 본어장에서 토의하고 토의장에선 완성 결과만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여러분이 수정한다고 말씀 잘 안 하시고 올리는 편이라 처리했는데 아래쪽에 수정 없이 하나 다시 올려둔 거 보이면 캡틴 입장에선 뭘 처리해야 좋을지 고민이 될 때가 많고, 앞으로 이럴 때는 가장 먼저 올린 것 기준으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오토나시는 어째서 자신의 발목을 묶은 로프의 반대편 끝을 벽돌에다 묶어두었을까요? 바닥으로 있는 힘껏 던지는 목적이 아닙니다! 얇아서 내구도가 낮아보이는 난간 대신 커다랗고 무게가 나가는 벽돌을 택했을 뿐이지요. 번지점프를 하는 오토나시의 행동에 따라 생긴 운동 에너지에 덕분에 벽돌도 아래로 하강하지 않겠냐는 의문은 들 수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난간의 너비에 걸려 그런 불상사는 없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오늘 그런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고요...
" 간단하면서도 깔끔한 해결 방식이네. "
역시 특별반 반장은 달라! 특별킹! 특별킹! 오토나시는 뒤이어지는 태식의 말에 오토나시는 자신의 장비를 내려다 봅니다.
▶ 셸 위 댄스 레이디? ◀
" 그럼 드레스는 괜찮은거지? "
괜찮을 리가 있겠나요! 생각을 조금만 해봐도 안 된다는걸 알 수 있겠으나 오토나시는 당당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친구랑..인가요." 어디 가는 건 많이 했지만 이렇게 의뢰랑 전혀 연관없는 건 처음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고개를 끄덕여줍니다.
"리뷰 봤을 때에는 대단하긴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거.. 디저트 코스요리였지..? 상큼한 디저트와 녹진녹진한 디저트를 코스요리로 먹는 즐거움! 같은 거라서 온갖 디저트를 한입씩 먹어치운다는 것인가.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요." 그렇다고 막 좋아한다. 하기에도 애매하지요? 라고 말하면서 유하 씨에게는.. 노란색 꽃보다는 하얀색이나.. 붉은 꽃 종류가 어울릴 것 같기도 하네요. 라고 말하면서 장미는 어떻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뿔과 머리카락 사이에 잘 끼워넣으면 장식이 되겠다는 생각이어서일까.
"전 세대분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인류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던게 아닐까 싶사와요. 마땅히 감사해야하고 저희도 피식자가(prey)아닌 포식자(hunter)로서 그분들의 유지를 이어가야겠죠. 한 인간으로서."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상당히 과거에 비해 풍요로워진 세상임을 자료를 통해 보고 배우고 실제로 게이트에 던져져가며 몸으로 익혔다. 그러나 지금의 평화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의념시대전의 진정한 팍스 로마나와 같던 인간의 시대가 아님에 어린시절의 그녀는 인류는 더 나아가야 한다며 자라면 가디언이 되고 싶다고 제 오빠에게 말하고는 했었다. 자신의 가족을 두번이나 죽인 세상에 보란듯이 성공하겠다며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게 된 지금은 과거에 불과하지만.
"확실히, 그 시대에 저희 나이만 되어도 어른으로 전장에 나가야 했으니 말이와요. 솔직히 소녀는 지금도 반신반의하지만 서로가 협력하는데 있어 이는 중요치 않으니 넘어가겠사와요. 음, 괜한 오지랖일지도 모르지만 첨언하자면 특별반에 소녀의 동년배 뿐만 아닌 반장님과 같은 어른들도 계시니 시윤군이 어울림에 무리는 없을것이와요."
이어지는 시윤의 거짓말과 관련된 인생철학에 많이 낡고 닳아 양심의 모서리가 둥글어진 마음조각이 가슴 한 구석을 미세하게 쿡쿡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지만 말 없이 아무일 없는 양 웃으며 평소와 같이 넘긴다. 당신은 내게서 무엇을 보나요. 그녀 본인에게 그 질문을 되묻는다면 무슨말을 해야할지, 죽다 못해 복수심 하나로 살아간답시고 더 이상 소중한 사람을 잃을게 두려워 정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어설픈 거짓말쟁이가 보인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 이유가 어찌되든 귀하께서 생각하시는 진실을 그대로 말한다는 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보단 나으니 용기있는 결단이라 생각하여요. 소녀는 웃기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이상하고 흥미롭다고 여기긴 하였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는것인지요."
생각을 들켰다며 조금은 짓궂은 어조로 얘기를 하며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세더니 멈추어서 상대에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