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산동에 있어서 멘탈 깨진 하란이라면 재하가 조금 강경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용.. 만약 그 이후로 경계한다 치면 재하도 가지고 있는 망상이 있으니 둘 다 신경전 조금 있을 것 같고..🤔 2번이면... 성격 뒤틀리기 직전의 미친 재하... 만나보실래요..?(갑자기 선택지 위힘)(?) 사실 두개 다 매력적인 선택지라.. ;-;
그대, 꿈 발자취 한 걸음씩 내딛던 무지몽매한 자여. 한때 처음 보았던 바다가 주었던 전율을 기억하는가? 그 웅장함을, 전율을, 너른 지평선 너머에 아스라이 품었던 한 조각의 꿈을 기억하는가?
고운 신이 패각을 밟자 부스러진다. 재하 미처 발을 떼기도 전에 손쉽게도 부서지는 것을 굳이 발 치우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신발 밑창의 패각을 확인하려 들지 아니하고 그저 소리 난 곳을 쳐다본 듯싶다. 이내 재하는 발걸음을 옮겼다. 홀연히 떠난 자리에는 던져서 부순 것 아니라고 곱게도 조각이 난 패각이 있다. 한 곳을 중심으로 선을 그어 원형 그대로의 자리를 남기고 부서진 패각을 굳이 뒤돌아 보지 않는다.
한때 소중하게 주워 주변 사람에게 참 예쁘지 않으냐 자랑하던 것인데, 이제는 이리도 쉬이 부서지고 지나치게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굳이 패각뿐이 아닌 갈매기의 울음, 물의 짠 내음, 자갈이 쓸려가는 소리, 신에 묻는 모래. 그 모든 것이 간만이라 한들 재하에겐 이제 지나치는 존재가 되어 스쳐 진나간다. 언제부터 이리 달라졌느냐 묻는다 해도 답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단지 시간이 흘렀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꿈에서 깨고 보니 그저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세월이 흘렀사옵니다."
재하는 멱리에 드리운 장막을 걷어낸다. 소금기 가득한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으나 결혼식에 다녀온 뒤 마음을 굳힌지라 이전과 같은 말갛고 순수한 빛은 발하고 있지 않다. 누군가 다가오는 것도 알지 못하고 패각을 줍던 어린 소년은 없다. 이번엔 재하가 먼저 당신을 돌아봤다. 모든 것이 신기하여 총기로 빛나던 눈은 고요하며, 모래 잔뜩 묻어있던 손은 깨끗하고, 발그레 물들어있던 뺨은 창백하며 핏줄을 투명히 비춘다. 언제라도 파도에 삼켜져 흔적도 없이 녹아내릴 것 같은 모습이다.
"한데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요.."
당신도, 재하도 미 만개하였다. 다만 인간이되 인간답지 않은 면모가 더 강해진 것은 이쪽이었다. 세월이 지날수록 정상적인 사람과는 궤를 달리하게 된 모습으로, 인간이지 않되 인간의 인두겁을 제법 잘 흉내 낸 당신을 마주한다.
궁극적인 실재인 브라흐만은 환영幻影의 그물을 치고 환영으로 나타난 현상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 세상은 모두 브라흐만인 루드라가 자신을 투사한 영상이다.
- 슈베타슈바타라 우파니샤드 "재희."
하란은 음성을 연구하는 학자처럼 발음했다. 혀의 구부러짐과 턱의 벌어짐, 호흡의 세기를 모두 고려하여 말하는 것 같았다. 두 글자는 하란의 혀끝에서 조각되어 튀어나왔다. 재, 희. 그녀의 눈은 재희를 보되 어디를 보는지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눈이다.
이 세상은 죽기 전 영원히 늘어나는 의식 속의 한단지몽이라. 한단지몽. 꿈. 꿈의 바다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고, 노력하고 있다. 그 날 이후 이곳에서는 수 일, 수 주, 수 달이 흘렀으나 꿈은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현실에서의 시간이 1초를 10등분한 만큼도 지나가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재희는 저렇게 훌쩍 자라는데 내 몸뚱이의 시간은 멈춰있는가? 아니, 느리게 가는 시간에 용의 몸뚱이면 영원도 살 수 있으리.
하란은 자신이 용임을 잠시 망각했다.
"많이 컸구나. 남자였으면서 이름이 왜 재희냐."
재희는 과거의 어린 소년이 더 이상 아니다. 벌어진 어깨나 낮아진 목소리는 재희를 중성적에서 조금 더 남성적인 쪽으로 끌어다 놓았다. 현실의 재희도 저렇게 컸을까? 거기나 여기나 사람들은 같은 기억을 가진 듯 하니 정말 저렇게 컸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돌아갈 수 없는 곳이므로 그녀의 고민은 의미를 잃는다. 사실 죽음을 통해 꿈이었던 그곳에서 깨어난걸지도. 하지만 여기는 확실히 꿈인데. 나는 몽에서 몽중몽으로 넘어왔나. 몽과 몽중몽을 구분하는게 의미가 있나. 그냥 꿈인걸. 하란은 머리를 긁었다. 현실이란게 나에게 존재한 적은 있나? 하란은 눈 앞의 재희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철학적 사고를 동시에 하였다.
재희가 자신의 사망에 크게 일조했다는 사실을 그녀는 잠시 망각했다.
바닷물 속에 있었는지 모래 발자국은 파도치는 물가에서 나와 있고 허리 밑으로는 바닷물로 젖어있다. 허리 위로는 옷에 소금이 먹어 딱딱하고 버석버석해졌다. 오래 있었을 것이다.
7년이면 많은 것이 변한다지만 당신은 그 개념보다는 다른 것에 치중된 것 같다. 변화가 아닌 재탄생에 가까울 정도로, 혹은 공허인가? 광증은 아니었다. 재희, 하고 이전에 알려주었던 이름을 들었을 적 깨달은 사실이다. 마주한 눈은 분명 사람을 마주 보고 있으되 끝없는 어딘가를 향해있다. 재하는 저런 눈을 아주 잘 안다. 도피하는 눈이다.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당신이 어째서 저런 눈을 하느냐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예, 사 귀인."
단지 부르는 말에 고분히 답한다. 우아하고 차분한 어조다. 시조나 책을 읽듯 음율있고 나긋하며 평탄하다. 잘 짜인 경극처럼 과장스럽지 아니하다. 신하 읍하듯 잠시 침묵하며 당신의 말을 기다린다. 이내 생각을 정리하듯 침묵이 다시금 이어진다. 세상은 갈매기의 울음소리와 파도의 철썩임으로만 빈 공간을 채워나간다. 남자였으면서 어찌 나는 여인의 이름을 가지었는가? 재하의 눈매 다소곳이 휘어진다. 천천히 입을 떼었다.
"어찌 인간이 본인 나기 전의 일을 알겠사와요. 여인이길 바라던 소망이었을지도 모르지요."
그리하여 회초리를 들고 여인이 되게끔 교육하였으나 자라는 몸뚱이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당신이 보기에도 나는 사내인데 어찌 여인으로 만들고자 하여 나는 이리도 불완전한가 "상품의 하자는 입만 다물면 적당히 꾸밀 수 있사오니 말입니다." 짧은 한마디. "농이옵지요." 그리고 변명.
재하의 눈은 여전히 귀인을 향하나 당신은 여전히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한다. 안타깝느냐 묻는다면 아니다. 안타깝다고 하기엔 재하 자신은 누군가를 가엾이 여길 수 있는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감히 자신이 누군가에게 감정을 가져주기엔 한없이 미욱한 존재일지라. 그럼에도 내재된 마음 한구석은 왜 자신을 봐주지 않고 고작 도피에 놓냐며 질투를 품는 것이다. 한줌 재와도 같았다. 불면 흩어지지 뭉쳐지지 않을 존재라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주제에 남에게 받을 감정은 죄다 받고자 하는 것이 추악하게 타들어간 욕심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이제 소마는 패각을 주울 수 없사와요. 손안에 있던 것은 모두 가질 수 없는 것이며 다시금 쥐려 하면 바스러지고 마니, 과분한 사치나 다름없는 것을 쥐면 부서지고 말겠지요.."
재하는 작게 속삭이며 천천히 귀인의 옷을 본다. 시선이 천천히 내려간다. 소금이 먹어 버석버석한 옷, 바닷물에 젖은 옷, 뒤로 이어지는 모래 발자국. 그 끝은 저 멀리의 지평선을 향한다. 물에 오래 있는 수련을 한다기엔 들어본 적 없으며 수적이 아닌 이상 효율적인 것도 아니다. 대체 당신은 어디의 누구인가? 영민하지는 못하나 세월이 만들어준 눈치는 적어도 귀인이 보통 인물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다.
상품이라니 무슨 소리를 갑자기. 어디서 노예살이라도 했었니. 노예라기에는 배운 태가 너무 나는데. 하긴 하란도 거지로 살았지만 많이 배웠지. 어린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듯 거지의 과거는 햇빛에 바래버렸다.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는 빛바랜 역사. 어른이 자라서 신이 되면 어른의 역사도 바라게 되리. 시간은 만물을 바라게 하며 그 시간을 파괴하는 것은...
"영혼에는 남자도, 여자도. 어떤 속성도 없다더라. 영혼이 남자의 몸을, 여자의 몸을 만들어 입을 때 비로소 남녀의 속성을 가진다더라. 책에서 그렇게 읽었다."
"네가 그 몸을 입었다. 그뿐이지. 나처럼. 재희라는 육신, 나라는 육신."
".....내 건 잃어버렸지만."
재희 말대로 마교도를 꾸짖을까? 하고 생각이 부표처럼 떠올랐다. 얘가 전부 알고 이러나. 안개 속의 여인이 나란걸 알고 이러나.
"바람만 불어도 영혼에 생채기가 나는 느낌이라서, 꾸짖을 기력이 없다."
"내 육신. 9개의 문이 있는 성은 네 발밑의 패각처럼 쪼개졌단다."
네가 밟아서 그렇게 된 것도 참 똑같구나. 하란은 말하지 않았다. 왜 내 육신을 가져가놓고 가질 수 없는 것이며 사치라고 말하니.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그럴 거면 다시 돌려내라.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얼굴에 자연히 그려지는 호선을 그대로 드러내곤 간만에 웃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자주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즐거움이 있는 일이었다. 선을 천천히 지워내어 평소와 같은 잔잔한 미소를 띄곤, 시선이 여전히 류호를 향했다. 아마 의심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와 같은 성격을 가진 무인들은 대다수가 비슷한 생각을 가지기 마련이다. 자신의 경지가 아니라 순수한 무武에 대한 의문이 생겼을 때. 지금까지 자신이 쌓아온 무가 과연 맞고, 자신이 옳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게 될 때 그는 진정으로 절정이란 경지에 어울리는 무인이 될 것이다. 그는 심정적으로 올곧으나 손끝으론 칼을 쥐고 있으며 손가락으론 주먹을 쥐었을지언정 손바닥을 넓게 펼치고 있다. 스스로도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몸으로 무를 펼치고 있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믿지 않는 것.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바보같은 의심을 하는 것이라네. 나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는가? '왜 손은 손목 밑에 달려 있을까?' 같은 생각이었다네. 사실 보면 당연한 것이지."
손목을 빙글 돌리면서 웃는다. 그 움직임에 따라 커다란 대도가 원을 그리며 돌아간다. 움직임, 그 간단한 답에도 중원은 처음에 의심을 가졌다. 이에 끼우고, 다른 무기를 배워보았고, 기술을 가다듬은 뒤에야 이 당연한 진실을 알고 만진창을 버린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깨닿지 못하고서는 아무리 많은 무가 있다고 한들, 제대로 펼칠 수가 없는 것이다. 비워내는 법. 손에 잡히는 것을 놓는 법, 부담을 지면서도 웃어넘기는 법. 수많은 '방법'들을 배워야만 스스로의 정신을 다듬을 수 있다. 그는 아직 어리다. 중원의 눈길이 닿는 남자는 외모의 흉악함과는 달리 낮은 시선에서 세상을 둘러보며 감탄하고 있는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그러니 그 힘을 가지고도, 휘두르는 법보다 휘둘리는 것에 가깝게 움직이고 있었겠지. 이런 물음들은 그를 천천히 알에서 깨어, 어른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그리 하여야만 나는 그를 쓸 수 있다. 자아 없는 칼은 무딜 뿐이다. 천재의 재능이 있으면 무엇하고, 강철 같은 육신이 있으면 무엇 하나. 세상을 알지 못하면 넓은 눈에 닿는 것이 하나도 소용이 없는데.
노회한 발걸음을 내딛고, 감정을 죽이고 살려간다. 분노가 차오르고 가라앉고 슬픔이 딛고 올라와 눈을 먹먹히 젹셔간다. 그러나 그것들을 가진 채로 절망과 고통을 담는다. 모든 것이 차오르는 중에도, 하나를 확실히 해야만 했다. 나我는 지금 여기에 있다. 그러나 내 생각 모든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그러는 것으로, 나는 독립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백하자면 그랬다.
나我는 류호를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나仲元는 나 스스로의 능력마저 의심하고 있다. 나慕容仲元는 나 스스로를 비워간다.
조금 먼 눈길로, 나를 살핀다.
나는 지금 웃고 있다. 웃으며 가르침에 대한 생각을 더듬어간다. 그러나 스스로도 알고 있다. 단지 자신의 생각일 뿐이라는 것을, 진짜 깨달음은 남이 알려주는 것에서 계기를 빛낼 뿐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이 순간을 스스로의 능력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왜? 라 묻는다면 하나밖에 답이 없었다.
시간이 없다. 이렇게 평화로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음모와 모략의 모용세가, 그러나 그 음모와 모략을 지시하는 것은 결국 가주의 역할이다. 할아버님께서는 내게 곧 때가 올 것이니 고개 숙인 채 소가주의 정무를 다하라 하셨다. 그렇다면 그 때에, 아마도 나는 휩쓸릴 것이다. 모용벽이라는 개인이 다듬은 수많은 수 위에 휩쓸리면서 결국 모용중원慕容仲元은 모용중원慕容世家主이 될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막아야만 했다. 나를 버리는 순간, 나는 이 상황에 적응하고 순응하려 할 것이다. 천재이니까, 당연하다는 듯 의심을 버리고 말이다.
할아버님은 분명 판을 준비했을 것이다. 이것 역시 그 날 두었던 바둑과 다르지 않다. 흑돌은 천천히 집을 갉혀먹어가고, 사활의 초읽기까지 몇 초 남지 않은 시간이 오고 있다. 그 순간에 묘수를 두기 위해선, 나 스스로도 패를 만들어야만 한다. 아마, 아니면 거의 확실하게 그에게 접근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가주의 휘하 세력, 아니면 나에게 불만을 품었던 세력. 둘 중 하나는 그에게 접근할 것이고 목숨이나 그에 준하는 무언가를 거쳐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할 것이다. 그게 모용세가니까, 모용을 이해하는 순간 무엇보다 당연해졌다. 그래서.
"알아두게. 나는 누군가를 앞에 두고 있을 때는 적이 아닌 이상 탁발호장신공을 우선하여 운용할 걸세. 적을 상대할 때는 비취신공을 우선하여 운용하겠지. 그러니 나를 찌르려 하거든 누군가와 싸웠을 때가 아니라 싸우지 않은 때에 나를 찌르게. 그때까지 나는 자네를 최선을 다해 믿어줄테니 말일세."
언젠가 나를 찌를 칼을 내 손으로 갈아보기로 했다. 감정이 모두 죽어버린 표정으로, 중원은 눈썹을 살짝 끌어올린다. 그에 따라 눈꺼풀에 힘이 들어가 눈이 가늘고 길게 떠지고, 살짝 드러난 검은 색의 동공이 류호의 얼굴을 담는다. 지금의 순간을 선명히 기억하려는 듯 눈은 한참이고 류호를 바라보다가 입꼬리가 움직여 미소를 띈다. 그러곤 천천히 등을 돌려 한 걸음을 가볍게 떼었다. 벌써 어울리지 않게 해가 늬엿히 지어가는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