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에게_동물_귀꼬리가_생긴걸_알게된_자캐반응 "어, 앗, 뭐야... 언제 튀어나와 있었지......" 🤔 이거 아마 에만 앞에서 자주 할 것 같지. 에만이 귀가하면 왔어? 하고 반겨주는데 저절로 폭 튀어나오는 귀와 꼬리 🙄
자캐가_대학을_다닌다면_전공은 페로사가 정상적인 인생을 보내고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를 간다면 역시 호텔조리학과 같은 곳을 가지 않았으려나? 어쩌면 바텐더가 아니라 셰프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
자캐가_요즘_영화관에_간다면_영화_초이스는 페로사는.. 원래는 액션영화를 선호하는 편인데 다만 넘버링이 4편이 넘어가는 시리즈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히빌 영화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히어로와 빌런이 실재하는 이 세계에서는 액션영화 하면 범죄영화를 제외하면 히빌이 메인이거나 범죄영화라도 히어로나 빌런이 거의 반드시 나와서 영화 고르기가 난감하다네. 가장 싫어하는 건 실재하는 히어로의 전기영화와, 감정대립과 양다리와 앵스트로 점철된 로맨스 영화. 그래서 요즘 영화관에서는 뭘 봐야 할지 쩔쩔매다가 에만이 보자는 걸 보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 페로사 본인은 영화를 보려면 OTT 서비스 같은 걸로 출시한 지 좀 됐거나 아예 고전인 영화를 즐겨보는 편.
미안해 할 필요 없는 걸~(무릎 위에서 꾸시꾸시)(부비쟉) 천천히 느긋하게 주길 바라! >:3
우우~ 로로야... 반겨주는데 귀랑 꼬리 폭 튀어나와 있으면 호다닥 달려와서 안겨주지!! >:3 거기다 호텔조리학과..? 셰프 로로라고..? 이건 된다.. 김에만은 해커 말고 다른쪽 전공이 있나~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의대 들어갔다가 중간에 법의학으로 빠졌을 것 같아..🥴 사실 나 맨 처음에 시트낼까 고민할 때 김에만이랑 길가의 시체 주워가는 장의사중에 무진 고민 했거든.. 그런데 시트에 이미 청소업체가 있길래.. 어쩌고 보면 다행이네, 히키코모리 해커 캐릭터로 로로주를 만났으니.. >:3c
로로 영화 취향 상세해..!! 히빌은 별로 안 좋아하......ㄹ 수도 있겠다 여기 히빌 세계관이니.. 전기영화랑 로맨스도 싫어하는구나. 김에만도 양다리 앵스트 로맨스는 안 좋아해.. 그런고로 김에만이랑 영화보러 가면.. 냅다 디즈니를 볼 가능성이 높다..😗(여전히 못 놓는 디즈니)
때론 그립지만 새출발을 했으니, 돌고 돌면서 다시금 만날 수 있을 지도 몰라.(부빗부빗) 히키코모리 해커.. 성별불명.. 안경.. 취향 때려박았는데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야! 우우 포니테일 상어이빨 근육장신여캐..? 바텐더..? 이건 저격 아니구?! >:0 반칙이야!!(삑삑뽁삑)(쫍쪼!)
히히 실사화 맛 좀 봐라~ 는 마블.. 나도 이해하려면 여러 편 봐야하는 거 때문에... 요즘엔 잘 안 보고 있어..🙄 제발 앞부분에 ~지난 이야기~ 좀 알려주세요.. 부탁합니다 마블..
상황은 바뀐다. 자신이 세운 계획이나, 자신이 준비되었는지 아닌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것은 느닷없이 들이닥치곤 한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갈가리 찢어진 삶을 힘들게 다시 꿰메어붙여 도착한 바빌론 시티. 무엇에서 도망치는지 어디로 도망치는지도 모르고 소노라 사막 위에서 헤매이던 도망자가 다다른 곳. 도망을 선택했을지언정 선택을 포기하지 않은 페로사는 가짜 낙원 한가운데에 도착했고, 네온사인으로 뒤덮인 가짜 낙원에서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다 지쳐 늘어진 끝에... 자신의 쓰러진 손 끝에 조그맣고 예쁜 꽃이 하나 피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꽃을 바라보고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는 어느샌가 자신이 모래로 뒤덮인 황무지의 지표가 아니라 지면에 부드럽게 깔린 풀잎들과 꽃봉오리들이 가득한 낯선 공터에 쓰러져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가 차들차들 내린다. 이 비가 끝나고 나면, 어쩌면 이 이름모를 땅에 이제는 이름을 아는 꽃이 수려하게 피어나는 낙원을 마침내 그녀는 맞이하게 되는 걸까.
그러나 오늘을 보내기에는 이 한 송이로 충분했다. 이 한 송이만으로 힘을 잃은 다리와 떨리는 팔, 죄어드는 심장의 고통을 잊기에는 충분할 것 같았다. 그 한 송이 안에서 충분히, 앞으로 펼쳐질 낙원을 찾을 수 있었으니까. 그것이 충분 그 이상으로 피어날 수 있지만, 거기까지 바라보기에는 오늘 밤은 짧겠지. 오늘은 그저- "그거면, 충분해." 그녀는 지친 몸을 들어 있는 힘껏 파묻혔다. 있는 힘껏 만끽했고, 있는 힘껏 흠향했다. 뒤틀린 이들이 올리는, 뒤틀린 방식의 예배였다...
이쯤에서 당신의, 아니 너의 불신에 대한 이야기로 시선을 돌리자면, 불신이라는 말에는 페로사 역시도 할 말이 없을 터였다. 한 줌 꿈- 광기의 도시에서 보내는 정신없는 나날 사이에, 너의 실재마저 꿈 사이로 서서히 까스러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으니까. 네가 그 날 이후로 더 이상 페로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오늘 피어난 꽃은 그저 꿈결에 페로사의 코끝에 살짝 스친 향기 정도로밖에 남지 않았겠지. 그러나 용왕에 대해서는 의아해할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 그것은 그저 자신의 바에 들렀던 손님을 얼떨결에 도와주었다가 원치 않게 접하게 된 떨떠름하고 내키지 않는 재회 아닌 재회였기에, 그녀로서는 하나 더 염두에 두어야 할 걱정거리가 늘어났을 뿐이었다. 애초에 용왕과 너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녀는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 그녀에게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너의 확신이 조금 더 공고해질 수 있을 테니.
그러나 지금은, 졸음이 가득한 눈으로 멍하니 이쪽을 올려다보아오는 너를 페로사는 따스한 손길로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고 있을 뿐이었다. 네 향기로 가득했다. 그녀는 나른하게 웃었다. "바텐더 하나가 땡땡이친다고 망할 바였으면 진작에 망했지." 킥킥 하고 웃음소리를 낸다. "뭐, 잘린다고 해도 이 도시 어딘가에 바텐더가 모자라서 쩔쩔매는 바가 한 군데쯤 없으려고." 애초에 엘리시온은 안드라스가 고용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목줄을 채워둔 노예들을 가두어두는, 계열사라는 이름의 우리들 중 하나였다. 공식적인 직함은 엘리시온의 바텐더였지만, 에누마 사 내부적으로는 다른 직함이 있었다. 조금 불량하게 군다고 해고 같은 짓을 할 리가 있나. 하루치 일당을 까버리고 끝일 터이다. 아니, 해고해 주면 페로사로서는 오히려 고마운 일이 될 테다. 불쾌하고 꺼림칙한 이름표를 직접 뜯어내주는 셈이 될 테니. 그리고 무엇보다...
"그리고 약속했잖아, 자기." 그녀는 가볍게 다시 한 번, 당신의 멍하니 벌어진 아랫입술을 입술 끝으로 톡 깨물었다 놓아주었다.
바빌론 시티의 법률을 대신하는 에누마 카드사의 약관은 철저히 속지주의적입니다. 그레이 존이나 화이트 존에서 불허되는 범죄라고 해도, 등외지역이나 블랙 존에서 저질렀다면 카드사로부터는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습니다(다만 등외지역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피해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시 손해배상청구의 심사 및 조정은 에누마 사가 진행합니다). 그렇지만 존의 등급을 무론하고 에누마 사의 일정 직급 이상의 인원을 상대로 자행한 범죄에 대해서는 속인주의를 적용해 집요한 금융상의 보복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그런 세계 최대 금융사의 복수에도, 에누마 사와 대립하는 이들은 숨통을 틀 구멍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대포/위조 명의에서부터, 현금으로 거래하거나, 바빌론 시티에 주소지를 둔 바빌론 시티의 거주민은 에누마 사의 카드만을 이용해야 하는 규약을 우회하여 주소지를 바빌론 시티 외에 두고 여행자 신분으로 바빌론 시티에 상주하는 수도 있고, 커다란 조직들의 물자 공급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무역해운회사 혹은 무역회사 조직에 의탁하여 에누마 사의 보복을 피할 수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미카엘의 머리는 뒤틀린 예배 의식을 이후로 다시금 돌아가기 시작했다. 제대로 머리가 돌아가니 사소한 것부터 큰 사안까지 머리를 천천히 잠식했다. 상기하던 기억과 생각은 여러 가지다. 오늘 이 일이 벌어지기 전에 있던 마지막 기억을 정리하는 것, 오늘의 손실을 막을 방법, 내일 일상으로 돌아가면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일.. 미카엘은 잠시 용왕에 대해 떠올렸다. 지하로 돌아가면 용왕에게 가장 먼저 접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헤로인이 나와버렸으니 그 상황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 하고, 아픈 곳은 없는지 진찰도 받아야 한다. 그러고 보니, 페로사는 용왕에 대해 알던가?
천장을 바라보던 눈이 잠시 흐려진다. '형제'를 제압할 때 당신이 있었지. 그 당시엔 충격에 휩싸여 경황이 없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당신은 용왕에 대해 모른다. 미카엘을 살린 존재가 용왕이라는 사실은 안드라스도 모를 것이다. 단지 에만이 용왕과 호의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만 알겠지. 당신에게 조만간 용왕을 정식으로 소개해 줘야 할 것 같다. 오해를 사고 싶은 마음도 없거니와, 무엇보다 용왕은 당신에게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당신의 목줄을 풀어주는 일이 여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 상황을 생각하면, 미카엘과 당신에게 든든한 우군이 생길 수도 있겠다. 비록 싸가지는 없지만.
이러저러한 생각을 마치니 당신이 걱정이 된다. 곁에 있어준다 했어도 일은 일인데. 오늘 사람을 베는 일에 체력을 쏟았는지, 아니면 다른 것으로 인해 지쳤는지. 졸음이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니 당신은 나른하게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 따뜻한 손길 때문에 눈이 느릿하게 감기려다, 이내 눈을 꾹 감았다 뜬다. 아직 잠들면 안 된다고 다짐한 뒤, 웃음소리에 작게 마주 웃었다.
"그렇지만, 페로사는 정말 유능한 바텐더인걸.. 다들 페로사의 마티니를 기다리고 있으면 어떡해.."
에만이 마셨던 마티니는 정말 맛있었다. 깔끔하고 좋은 맛이라며 교환일기에 빼곡하게 적어둘 정도였다. 비단 자신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시고 싶어 하면 어쩌나, 그런 순수한 고민을 털어놓은 뒤 미카엘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지, 바텐더가 모자라서 쩔쩔매는 바는 당연히 있기 마련이고, 그중 하나는 미카엘이 아주 잘 알고 있다. 당연한 일이었다. 에만이 직접 나서서 바텐더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이유는 마티니가 맛이 없고 바텐더가 쓸데없이 치근댄다는 앨리스의 의견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잘리면 맛없는 마티니를 팔아 바텐더를 잃은 바는 호황을 누리겠구나.. 어쩐지 누그러지는 미카엘의 표정은 잘린다면 내가 좋은 곳을 찾아줄게, 같은 생각과 다짐이 엿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물론 지금 당장 해고될 일은 없고, 당신의 동생이 찾아오지도 않았으니 일당에서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 그 일당을 메워줄 생각도 덤으로 엿보이는 듯싶다. 어리고 작아 자신도 책임지지 못하면서, 당신의 일은 필사적으로 책임지려는 태도가 제법 어리고 재밌다.
"읏." 당신이 입술 끝으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놓을 적, 미카엘은 당신을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다 입을 합 다물어버리곤 시선을 살짝 내리깔았다. 복슬복슬한 가운은 조금 흐트러졌고, 당신의 품은 포근하다. 오물거리는 입술이 말을 고르는 것 같다. 다시금 시선을 올리며 당신을 쳐다보는 눈은 한결 당신의 직장과 일급, 그리고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난 듯싶다.
"약속했다고 해도.. 방금 건 치사했어.."
이제 막 당신의 진심을 확인했는데, 쏟아지는 애정행각은 오래 만난 사람 같다. 미카엘은 그 점에서 당신이 아주 치사한 어른이라 생각했다. 반항 한 번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다니! 이건 익숙해지지도 않을 것이다. 매일 같이 당신이 같이 있어주길 바라고, 이런 애정을 받으면서 평온함을 느끼고, 부끄러워서 몸을 꼬겠지! 빌런은 자신인데 당신이 더 사악한 느낌이 들어 괜히 꼬물거리며 몸을 가까이 붙인다. 당신의 품에 꾹 달라붙으려 하더니, 뺨을 가볍게 비빈다.
"매일 이렇게 약속하고 싶어진단 말이야.."
아무리 미카엘이 빌런이라 해도 당신의 일자리를 뺏어버릴 흉악한 짓은 하지 않고 싶었다. 적어도, 당신이 안드라스에 의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만약 알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 당신의 해고를 위해 노력하겠지. ..말이 조금 이상하지만, 당신의 자유를 위해 노력한단 뜻이다.
(답레 발사!) 당연히 알고 있지, 나도 로로주를 위해 늘 좋은 글만 주고 싶은걸! >:3 우우우~ 잠은..👀 그러게에.. 슬슬 잘까 생각만 해두고 있긴 했어. 휴일이라고 또 늦게 자면 생체리듬 다 깨지니까.. 그렇지만 로로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정주행 하고 자고 싶은데 흠...🤔
"정말로 내가 바에 없어서 큰일이 났으면 다니엘레가 일찌감치 크로우바를 들고 올라와서 우리 방문을 노크하고 있겠지." 반농담삼아서 페로사는 키들키들 웃었다. 반농담이라는 말은 실제로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면 다니엘레가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니엘레 역시도 후각이 페로사만큼은 예민한 편이었으니까. 적어도 아직까지 화가 난 다니엘레의 평소보다 단정하고 절도있는 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으니까,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닌 모양이다. 물론 오늘따라 그럭저럭 한가한 엘리시움의 주방에서 지금 이 시간쯤이면 다니엘레가 퇴근 준비를 하면서, 자고 일어나서 언니를 만났을 때 퍼부어줄 잔소리를 날카롭게 갈아놓고 있었지만 그건 나중 일이니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마티니를 맛있게 만드는 바텐더는 나 말고도 많아." 지금은, 너와 함께 보낼 시간도 모자라니까. "그런데 내 마티니를 대접해주고 싶은 사람은 한 명밖에 없으니까." 이렇게, 그녀는 나른하게 웃어버리고 만다. 확실히 당신이 출장비용을 지급하고, 적당한 수수료를 페로사가 바에 지불하면 이번 건은 별탈없이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출장비용을 지불하지 않더라도 페로사가 바에 수수료를 낼 만한 여유는 있지만 말이다. 네가 만일 그녀의 직장의 정체를 알게 되고, 직장을 파괴하고 싶어지게 되면 네 생각이 조금 바뀔지도 모르지만, 그녀에게 어쩌면 새로운 직장이 아니라 새로운 상사를 만들어주는 방법도 있을지 모른다. 너의 꼭두각시라던가... 혹은 너의 또다른 가면이라거나.
치사하고 사악하기 그지없게 느끼는 그 행동은, 아이러니하게도 애정이며 사랑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그냥 나오는 대로 너에게 솔직히 건네어주는 순진함의 발로였다. 그러니 어쩌면 쓸데없이 치근댄다는 앨리스의 의견에는 페로사가 조금 뜨끔해할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늑대인간이며, 그로 인해 바빌론 시티에서 살아가기 위해 치른 대가 때문에 자신이 온전히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까지 네가 모두 받아들여줬으니 그걸 빼고 나면 연하한테 푹 빠져서 치근대는 계란 한판 직전의 아줌마라는 사실이 남기 때문이다. 네가 그런 자신까지 좋아해주고 있으니 다행이지만, 찔리는 점은 찔리는 점이니까.
"약속 없이도 그냥 매일 이렇게 보냈으면 좋겠지만... 이번 보름에는, 그럴 수 없어." 그리고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당신이 받아들여준 그 이야기들 중에는, 어쩔 수 없이 당신과 보낼 수 없는 시간이 생길 때가 있다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단 날 숨겨주는 사람들도 정부에 협력하는 척은 해야 하니까, 보름마다 나같은 사람들을 찾으러 들어오는 친구들을 상대해줘야 하거든." 매 보름마다 늑대인간들을 찾으러 각지에 파견되는 늑대사냥꾼 요원들... 보통은 한 달에 하나의 <ruby state>주<ruby>마다 몇 명의 조사요원이 관례적으로 파견되어 며칠간의 수사 일정을 보내는 것이 전부였지만, 바빌론 시티는 몇 번이고 늑대인간의 징후가 감지되었기에 매달 보름마다 늑대사냥꾼 수색대와 전투원들이 일주일이 넘게 파견되어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를 숨겨주고 있는 이의 권한으로도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소리없이 복지부동하여 존재를 감추고 그들이 떠나기를 기다릴 수도 있었지만, 그 동안에 그녀가 아닌 다른 늑대인간이 사냥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하루이틀 정도는, 기다릴 수 있지?" 그녀의 미소에 조금 서글픈 기색이 어렸다.
물론 너라면 이제 그녀를 설득하여, 며칠간 소리없이 살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의료기록을 적절히 위조해 보름 때 어딨었냐는 수사관의 심문에 병원에 입원했었다고 둘러댈 수 있도록 해줄 수도 있을 테고, 아니면 큰 손해를 감수하고 네 선에서 그들을 처리하려 시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을 처리하려고 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닐 것이다. 당연하게도 정부를 직접적으로 적대하는 대단히 리스크 큰 행동인데다가, 이것은 네가 아직 모르는 사실이지만, 늑대사냥꾼들도 늑대인간을 연구해서 만든 혈청을 주사받기에 늑대로 변신할 수는 없을지라도 늑대인간에 필적하는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니까. 거기에 중화기와 첨단 장비로 무장하기까지 한.
미카엘은 당신의 안락한 품에서 눈을 둥글게 떠버렸다. 당신의 말 여러 가지가 미카엘에게 새로웠기 때문이다. 가령 동생이 크로우바를 들고 올라온다는 농담부터 시작해 마티니를 맛있게 만드는 바텐더가 많다는 사실, 거기다 마티니를 대접해 주고 싶은 사람은 한 사람뿐이라는 쐐기까지. 미카엘은 나른한 웃음을 차마 마주하지 못하고 입술을 오물거리며 고개를 폭 숙였다. 당신이 만들어주는 마티니에 비하지 못할 거야, 내게 마티니를 대접해 주면 나는 정말 기쁜 밤이 될 거야. 동생이 만약 올라오게 된다면 내가 지켜줄 수 있을지도 몰라.. 많은 말을 하고 싶은데, 막상 뱉기에는 아직 수줍다.
다시금 머리가 어지러운 것 같다. 여러 단어를 늘어놓고 가장 예쁜 말만 골라서 하고 싶은데, 무슨 말을 해도 턱없이 모자랄 것 같았다. 그래서, 미카엘은 당신의 뺨에 자신의 뺨을 한 번 비비고, 볼에 짧게 입을 맞추기로 했다. 효과가 좋다. 머리가 한결 맑아지는 느낌이다. 말보다 행동이라는 문장을 이렇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겪게 될 줄은 몰랐는데. 미카엘은 결국 작게 웃어버렸다. 오늘은 출장 비용을 당신에게 건네줘야겠다며 제법 어른스러운 척하려던 고민을 일단락 시키기로 했다.
언젠가 당신의 목줄을 풀게 된다면, 그때는 같이 있어달라고 부탁해 볼까? 당신의 이 사악한 행동은 빌런의 귀감이라는 되지도 않는 변명을 늘어놓으면 받아줄지도 모른다.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다. 당신의 많은 점을 받아준 만큼, 당신도 많은 부분을 받아줄 것이란 희망이 조금이나마 싹튼 덕분이다. 그리고, 미래의 거절보다 지금의 안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섣부른 욕심을 미룰 수 있었다.
"그러면, 페로사는.. 혼자 있게 되는 거야..?"
미카엘은 기다리는 것을 아주 잘 하는 사람이지만, 당신이 혼자 있게 될까 못내 걱정이 되었는지 목소리가 점차 작아진다. "그 사람들이 협력한다면, 어떻게 되는 거야..? 숨어있는 거야..? 아니면..?" 당신은 어딘가에 숨어있을까? 아니면 홀로 갇혀있게 되는 걸까? 비 오는 날의 자신처럼? 아, 그러면 혼자 남는 것일 텐데. 그건 싫다! 무엇보다 혼자는 위험하다. 미카엘은 지하에서 거래되던, 늑대인간의 이빨이라고 했던 것을 떠올렸다. 당신의 동족이 죽어나가는 도시. 그 대상 중 하나가 당신이 된다면? 그건 싫다. 아무리 잘 숨겨준다 해도, 그 미친 안드라스가 손을 쓴다 해도. 과연 무사히 넘어가는 날만 있을까?
미카엘의 머리는 다시금 바삐 돌아간다. 처리할까? 아니야, 너무 힘든 일이다. 미카엘은 최대한 정보를 짜내보기로 했다. 그때 읽었던 정보 중에서, 당신을 쫓는 존재가 무엇인지 떠올렸다. 정부 기관, 도시 전설로 만들려는 존재. 강한 능력을 가진 용왕의 선에서도 불가능한 도전이다. 정보가 부족하다. 무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도 없고, 어떤 사람이 늑대인간을 상대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당시 저격수의 존재를 알고 있던 당신을 상대할 정도라면 충분한 괴물일 테다. 미카엘은 당신의 옷깃을 잡는다.
"있잖아, 페로사.. 내가 당신을 숨겨주면 안 될까..?"
미카엘에겐 많은 수가 있다. 위조는 식은 죽 먹기요, 명분을 만드는 건 질리도록 했다. 정치는 명분이요, 암투 또한 명분으로 비롯되며, 누군가의 삶도 명분 하나로 크게 좌우된다. 당신이 보름에 뭘 했는지 위조하며 안전할 명분을 만드는 건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었다.
"나랑 있으면, 무섭지도 않을 거고, 안전할 거야.."
의료기록을 위조할까? 그리고 어딘가로 숨겨버릴까? 그렇게 해서 당신을 어디에 숨기지? 다운타운은 시끄럽다. 폐허는 성에 차지 않는다. 지하? 아, 지하에..? 미카엘의 눈이 잠시 빙글 돌듯 바쁘게 오른쪽 아래를 향해 내려간다. 생각을 할 때마다 생긴 버릇이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글자와 문장을 배열한다. 그리고 뻗어나가는 가지 중 하나를 잡기로 했다. 그래, 지하. 지하 투기장. 사람이 미쳐도 용왕의 입맛대로 개조되었으니 그러려니 하며 넘어가는 곳.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동족의 목숨이 필요한…………아, 젠장. 그러면 에만의 존재를 알려야 하는데. 미카엘은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내가 비가 와서 힘들 때는 받아주겠다 했으면서.. 정작 페로사가 보름마다 혼자면 외롭잖아. 나도 받아줄 수 있고.. 무엇보다 기다리고 싶지 않단 말이야."
될 대로 되라지. 어차피 밝혀질 일인데. 설득을 하며 투정을 부려보기로 했다. 휙 돌아오는 시선은 서운함보다 걱정이 더 앞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