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 아직 잠결에 눈 부빗거리면서도 처음 렌을 보고서 했던 말은 후링이었다. 좋아하는 물건의 이름으로 별명으로 지어 부른다면, 당연히 칭찬이다! 칭찬을 하는 이유는 꽤 여러번 바뀌었다. 처음에는 꽃단내가 나질 않아서였는데, 비밀을 잘 지키고 있다거나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다거나. 착하고 예쁘다는 말은 빈 말이 아니었고 사냥꾼과 반딧불 이야기도 좋았다. 그래도 잠 안 자고 밤 새고 그러면 바로 양귀비니까!
"하나만 골랐어!"
렌 씨가 뛸 일 없다! 코로리가 신계에서 지내는 곳은 정말로 많은 후링이 걸려 있었다. 등나무 꽃 늘어지듯 후링이 대신 피어 자리잡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서 직접 흔들지 않는 이상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걸 다 누가 모았을까! 당연히 코로리였다. 언젠가 걸 자리가 없어질 지도 모르겠는데, 다행히 하나만 골랐으니 뿌듯해하고 대견해하는 목소리다.
"노을이 여기도 있네ー"
렌이 보고 있던 머리장식을 보면, 붉은 꽃잎에 노란 꽃술이 꼭 노을지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그대로 입 밖에 소리냈다. 자신도 눈동자 색이 꼭 그러니까 여기에도 있다며 반가워하듯 했다. 머리장식을 고민하고 있는 건 어머니의 몫을 고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코로리도 쌍둥이 줄 선물을 고를까 싶었다. 제일 화려하고 눈에 띄는 머리장식을 골라간다거나, 우스꽝스럽게 생긴 가면을 사간다거나 하면 어떠려나 이제서야 후링이 아닌 다른 것들도 구경해보았다. 그러다 렌이 결제를 하려는 거 같으면 코로리도 결제를 하려고 했는데, 멈칫해버린다.
"응? 응! 반딧불이들이 렌 씨도 친구인 줄 알겠다!"
구경을 다 했는지 따위를 묻는 평범한 질문들인데 조금 허둥거린다. 렌을 바라보지도 못 했다. 코로리는 자신이 허튼 말을 하기 전에, 말할 새가 없도록 행동을 바삐 했다. 후링을 하나 사고, 렌이 물은 질문에 라이터가 있다고 하니 그것도 사겠다고 같이 사버린다. 후링은 비닐로 포장되었고, 라이터와 함께 종이가방에 담긴다.
"빨리 가자, 응!"
주의를 좀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력하게 느낀다! 렌이 산 머리장식 두개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괜히 노을이라는 말을 해버려서, 렌의 어머니가 갖고 있는 눈 색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서 붉은 머리장식이 꼭 제 선물같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어머니에게 머리장식을 두개 선물할 수도 있는 것이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이 붉은 모란일 수도 있는 것이지 않겠냐고 생각을 지우기 바빴다. 코로리도 자신이 남들보다 지나치게 상상을 잘 한다는 건 알아서 더욱 더 그랬다. 그치만 만약에 내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나 공물 같은 거도 별로 안 받아봤으니까! 생각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면서도 만약을 상상하면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양말을 걸어둔 아이처럼 들뜨며 설레버리니 몸을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동굴로 가려는 발걸음이 무척 빠르다. 체육 선생님이 보면 서운해하겠다!
두 개의 주문이 연달아 들어가자마자 나온 타코야키는 딱 먹기 좋게 따끈따끈하다. 요조라는 혀가 약해 뜨거운 걸 먹는데 한참 걸려서, 이 정도가 적당했다. 진갈색 소스 위로 가다랭어포가 춤추는 타코야키를 받고 코세이에겐 묻지도 않은 채 계산을 해버린다. 불만 있으면 말해보란 심산이었지만, 아무 말도 없으니, 요조라도 그저 받은 타코야키를 이쑤시개로 콕콕 건드리기만 했다.
식힐 것 없이 먹기에 딱 적당해 보여서 막 하나 찔러서 들어올리려는데, 코세이가 오늘 열린다는 샘에 대한 얘기를 꺼내온다. 아, 그건가. 요조라는 속으로 생각하며 타코야키를 들어 입에 넣었다. 푹신하게 씹히는 반죽 안에 문어조각이 쫄깃하게 씹히고, 간장소스와 가다랭어포의 조합이 절묘하다. 한김 식어서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니 지금 이보다 맛있는게 어디 있을까 싶다. 그렇게 입으로는 타코야키를 즐기며 코세이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신과 인간인가... 곧 한입 삼킨 요조라가 느릿하게 말을 꺼낸다.
"최근에... 들었던, 가미즈미의, 전설에서... 그 샘이... 신이 내려준... 거라고, 하긴, 했지만... 그런, 전설이... 있다는 건, 못 들었네요... 뭐,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닌지...?"
그런 전설이 있었다면 수학여행 때 아키라가 말 안 해줬을 리 없다는게 요조라의 생각이었다. 시미즈 가문이 후손이란 것만 얼레벌레 숨겼지, 그 외의 내용은 제대로 말해줬으니까, 그리고 전설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면 절대 누락될 리가 없을거다. 사람들은 그런 부분만큼은 잘 전하고, 그런 사례도 요조라는 하나 알고 있었다. 잠시 타코야키를 굴리며 말할까 말까 고민한 요조라는 그 한알을 더 먹고나서 마저 말했다.
그렇게 말한 요조라의 시선이 힐끔, 코세이를 보았다. 말을 들은 반응을 보는 건지, 그냥 본건지, 새까만 눈동자는 순간적으로 스쳐갈 뿐이라 알기가 어렵다. 마치 무슨 얘기를 할 듯한 말을 꺼낸 요조라였지만, 그 외의 말은 안 하려는 건지 홀로 노점 앞을 벗어나 길가로 몸을 돌린다. 다른 손님이 타코야키 노점에 오고 있었으니 그걸 위해 비켜준 것 같으면서도 갈 길이나 마저 가자는 듯 보인다. 늘 그렇듯이, 그랬듯이 말이다.
1.정말로 잘 다루는 편이에요. 한국 버전으로 따진다면 액셀도 진짜 무리없이 잘 다루는 편에 가까울 것 같고. 물론 그렇다고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요.
2.어..어.. 명청수? (아키라:.....(죽은 눈))
3.글...쎄요. 이건 진짜 안 떠오르긴 하는데. 메이드 복을 입는다고 한다면 일단 그래도 어느 정도는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키라는 익숙치 않아서 괜히 뚱한 표정을 지을 것 같네요. 이런 것은 조금 더 귀여운 남자애들이나 여자애들이 입어야하는데. 라는 느낌으로 중얼거릴지도 모르겠고요.
1. 그냥 보통 정도? 가르쳐주면 쓸 줄 아는 수준인데~ 최근 포토샵이나 드로잉 프로그램 해볼까 생각중이래~ 2. 어, 어... 성야천? 월야천? ㅋㅋㅋㅋㅋ 같은 한자를 쓴다는 가정 하에~ 천 성월, 정도 되려나~ 3. 오호 메이드복~? 사실 요조라는 주기적으로 메이드복을 입지~ 왜냐하면 호시즈키당 점원복이거든~ 기모노 메이드복~ 입고서 카운터 지키는게 전부겠지만 ㅋ.ㅋ 그러니까 별 생각 없음~
컴활1급을 딸진 모르겠지만 아마 시도한다면 충분히 따지 않을까 생각해요. 함수도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니! 아무튼 성이 청수니까 한국 버전이면 그냥 청수인걸로!! (글러먹었어) 엗. 아키라는 귀엽지 않은데요! 저기 저 다른 귀여운 캐릭터들이 얼마나 많은데 최근 인성 논란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아키라가 어딜 명함을..(절레절레)
>>693 포토샵.... 일러..... 요조라 이제는 디지털드로잉까지 하는구나!!!! 손목 조심해 。゚(゚´ω`゚)゚。 꼭 같은 한자 아니어도 뜻 통하면 되고 한글 순우리말도 있으니까~! 천 성월 예쁘다고 생각해, 마히루는 어떠려나?! 남매니까! 그리고 뭐.............? 나 왜 이제 알았어..... 다음에 요조라는 꼭 호시즈키당에서 만나도록 할게
>>688 1. 인터넷은 프로레슬링 찾아보려고 중간 레벨, 프로그램들은 쪼랩입니다! 아마 파워포인트도 겨우 다룰것 같네요..! 2. 음..이아미? 별명은 군대가 될 것 같긴 하지만.. 3. 부끄러워하는건 당연하죠. 좀 으으..거리며 눈물..까진 아니더라도 좀 힘들어할 것 같긴 하네요! 아니면 자면서 현실도피 하려할수도?
>>695 귀엽지 않다고 누가 그래!!!! 그것이야말로 필시 논란이 될 발언 (`・ω・´)
>>697 테츠야..... 정보 시간이나 기술 시간에 컴퓨터하면 뚝딱 끝내놨을거 같은 느낌~! 임철야....... 철야.......? 철야......... 코로리가 이름을 정말 싫어하겠는걸 ( ´∀`)..... 3번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 기억 갖고 갈래~!
확실히 인간들 사이에선 전해지지 않는 이야기니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따뜻해서 딱 먹기 좋은 타코야끼를 하나 입에 넣고서 씹으면서 무엇을 얘기해줄까 고민하다가 이어진 요조라의 말에 그녀를 바라본다. 신과 인간이 맺어진 이야기라 ... 내가 모르는 이야기인것 같아서 흥미가 생긴다. 입 안에 있던 타코야끼를 씹어넘기고서 물어보려고하자 그녀는 홀로 노점을 벗어나버린다.
" 글쎄요, 저도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니까요. "
확실히 들은 이야기는 맞다. 인간에게 들은 이야기는 아닐뿐. 그녀를 따라 노점을 나와 옆에서 발걸음을 맞추어 천천히 걷는다. 여전히 사람들은 많았고 앞으로 좀 더 많아지겠지만 아직까지 인파에 휩쓸린다, 정도까진 아니었다.
" 그 이야기는 궁금해지네요. 신과 인간이 맺어졌다니. "
사실 그렇게까지 특이한 케이스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만 해도 인간과 혼인하셔서 알콩달콩 잘 살고 계시니까. 하지만 그런 구전이 인간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 사실 흔히 내려오는 설화에서는 그런 경우가 꽤나 많으니까 ... 그녀가 알고 있을수도 있겠지만 왠지 그런 류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
" 제가 아는 이야기에선 신과 인간이 맺어지면 ... 인간은 죽고 다시 태어나 신이 되어 사랑하는 신과 영원히 함께한다고 했었죠. "
누가 들어도 해피엔딩인 이야기지만 언제나 현실은 이상보다 좋지 않은 법이다. 이상이 최고라면, 현실은 최악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한 발자국을 내딛지 못하고 결국 뒤돌아섰다. 누구보다 그들의 행복을 바라면서 ... 바라보기만 했다.
"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해요. "
무언가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내 꾹 삼키고선 웃으며 얘기한다. 이젠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그럼에도 웃으며 감정을 감추고 그녀를 바라본다. 밤과 같은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눈에 들어온다.
칭찬이라는 말에 어떤 점을 칭찬하는 건지 물어볼까하다가 괜히 민망한 소리만 잔뜩 들을 것 같은 기분에 그만 둔다. 코로리는 다행히 말했던 대로 후링을 하나만 고른 듯 했다. 뿌듯해 하는 모습이 심부름을 성공한 아이같은 느낌이다.
보고 있던 꽃장식을 보던 중 코로리가 노을이라고 하자 렌은 조금 들킨 듯 해 말이 없다.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일까. 노란 수술이 마치 부끄러워 붉은 빛을 두르고 사라지는 햇님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다. 결제를 마치고 말을 이으려 하는데 코로리가 허둥지둥 바삐 움직인다. 렌은 잠시 의아하게 느꼈다가 이내 빨리 가자는 코로리의 말에 작게 웃었다.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려나. 어느새 다 먹은 아이스크림 막대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곤 빠르게 걷는 코로리의 뒤를 몇 발자국 따라 걷다가 이내 멈추었다. 그리곤 저 멀리 가버리려는 코로리를 부른다.
“코로리 씨.”
그리곤 부스럭거리며 종이 가방에서 손바닥만한 크기의 모란 꽃을 꺼내곤 코로리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 보여준다. 다행히 크기에 비해 무겁지 않다.
“선물이에요. 그,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조금 쑥쓰러운 듯 웃었을까. 노점이 잔뜩 들어선 거리는 북적거리고 조금은 소란스럽고 이리저리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아 어수선했지만…. 렌은 괜히 숨겼다가 짜잔ㅡ 하는 것은 못하는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