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사전에 참여불가기간을 말해주시지 않고 14일 이상 진행 참여가 없거나 미접속시 해당 시트가 정리될 수 있습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새로운 시트가 어떤 분이 오실지 모르겠지만 파일럿 오퍼레이터 비율이 다시 맞춰지게 되는 것만으로 무척 기쁜 하루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간에 사에주 타카기주 나츠키주 늦었지만 세분 모두 Good-afternoon 입니다. 아침부터 다소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어떻게 오늘 진행은 문제 없도록 대차게 갈리다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꿈을 꾼 것 같다.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의식이 명확해진 순간 꿈의 기억은 마치 물에 새까만 물감을 푼 것처럼, 새까맣게 물들어 더는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볼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꿈을 꿨던 것 같다는 추측만이 몽롱한 뇌리에 눌어붙어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서서히 눈을 뜨자 흐릿한 시야로 빛이 번진다. 몇 번인가 깜빡인 후에야 흐린 시야가 점점 명확해졌다. 결벽적으로 하얀― 이제는 익숙한 천장이 보인다. 무심코 중얼거린 낯선 천장이라는 말 끝에 의문이 따라붙을 정도로.
"...낯선 천장......인가...?“
오른팔에서 느껴지던 지독한 격통, 주변 풍경이 끊기고 검붉은 빛이 일렁이기만 하던 시야. 꼭 바다 아래로 들어간 것 같아서, 아니면 그 지하에 묶인 사도가 있는 그곳에 잠겨버린 것 같아서, 구 도쿄에서 본 잔해 틈으로 흐르던 붉은색에 휘감긴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 거꾸로 처박힌 탓에 머리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어 불편했다. 가동시간이 끝난 에바 안에 덩그러니 놓여진 채로,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무서웠다. ...그렇게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란 생각이 다 모여 의식을 밀어냈던 것 같다. 회상을 멈추고 잠시 눈을 깜빡이며 오른손을 움직여본다. 저번과 다르게 이번엔 내가 다친 곳은 따로 없으니 몸을 일으켜도 통증은 없을 것 같네.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앉아본다.
"......“
여기서 이렇게 하는 것도 벌써 세 번째, 이젠 익숙하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이게 익숙해져도 되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른팔이 무사한 걸 다시 확인해보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봤다.
"사실 반은 화풀이로 하는 푸념이지만서도.... 다음에 들어올 기술자들은 말을 들을겁니다."
"저런 인간들은 탄압에 대한 변태적인 로망이 있단 말입니다. 부당한 탄압에 맞서 싸우는 나에 도취하는 거지요."
일을 안 하고 있느니만 못한 노조는 모조리 잘라버리면 안 될까. 명분도 우리 쪽에 있다. 인류의 명운이 코앞에서 달랑거리는데 쟁의? 쟁의???? 다음 채용 공고에는 어니스트 섀클턴의 남극 탐험대 광고처럼 '업무강도 매우 높음,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음, 버텨낸다면 적합한 보수와 함께 명예와 인정을 받을 수 있음' 라고 정직하게 박아놓는 것이다. 그러면 사명과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인재들이 찾아올거다. 뭐,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지. 어쨌건 인사업무는 첩보부의 일이 아니니까.
이번 사도전에서 사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른 팀원들에게 업혀갔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첫 데뷔전이기도 했던 저번 사도전이 요행이었던 것이지 신입인 그녀에겐 이게 더 알맞은 활약일지도 모르겠다고 정신 승리하면서도, 어딘가 찝찝한 것은 사실이었다. 다음 번엔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사에는 스스로 되뇌였다. 월급 값 해야지, 그 생각은 사에에게 충분한 원동력이었다. 사에는 오늘은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텀블러 안 액체로 목을 축였다.
@
57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FD4ZszO/K2)
2022-05-07 (파란날) 23:08:49
>>49 제아무리 에반게리온이 사도를 막을 유일한 병기라 하더라도, 그 안에 탄 사람은 고작 열네살 밖에 안된 아이들이었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그저 뒤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지요. 에바에 타 싸울 수 있는 이들은, 어른들이 아닌 어린 아이들 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에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기체에 타 사도와 싸울수 있는 그런 기체가 있다면…..그리고 그런 기체에 카에데를 비롯한 어른들이 탈 수 있게 된다면. 더이상 카에데들은 이런 무기력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저 지켜보는 일 따위, 더는 겪지 않을 수 있을까요?
“…….너무 염려해하지 않아도 괜찮단다. 아이야…. “
고개를 떨구며 조용히 말하는 카에데를 향해, 가볍게 어깨를 토닥이려 하며 ‘임시 부장’ 인 후지와라 박사는 이렇게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됐다. 상황은 어떻게 일단락 되었으니. 이만 부서로 돌아가보도록 하자꾸나. “
>>51 어느새 익숙해진 천장과, 익숙해진 풍경을 바라보며 나츠키는 주변을 둘러보려 하였습니다. 새하얀 벽, 환히 내리쬐고 있는 인공적인 불빛. 처음 병실에서 눈을 떴을 때와 같은 풍경이 나츠키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려 하는 나츠키의 오른편에는, 어느 때와 같이 타치바나 아유미가 의자에 앉아있었지요. 평소와 달리 웬 [ 채식 요리 레시피 ] 따위의 책을 펼치고 있던 아유미는, 나츠키가 깨어난 것을 확인하자마자 조용히 책을 덮으며 이리 물으려 하였습니다.
“상태는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괜찮니. 나츠키. “
여느 때와 같이 나직이 말을 꺼내며, 아유미는 이런 말을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더 쉬고 싶다면 그대로 쉬어도 돼. 학교 쪽에는 인정결로 처리될테니까… “
>>52 나루미가 발언하는 내내 부장은 공감하는 것인지, 아닌지 알기 어려운 모호한 웃음을 지으려 하였습니다. 마스크로 인해 어떻게 웃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만, 그가 끼고 있는 안경 틈으로 눈꼬리를 휘며 환히 웃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이윽고 지시사항이 있느냐는 물음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미즈노미야는 이렇게 말을 꺼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상황도 일단락 되었으니 조만간 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네. 아마 상부 쪽에서 몇가지 정보를 요구해올 가능성이 높으니, 그에 대비해서 정보를 수집해 두는 것이 우리 첩보1부의 업무겠지. 아마 우리 부서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조사해야 하게 될거다. 아주 쓸데없는 정보들을 말이지…… “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미 하나둘씩 돌아가고 있는 지령실 내부를 흘긋 돌아보려 하고는, 부장은 가볍게 나루미를 향해 눈짓해보이며 이리 물으려 하였습니다.
“자세히 말하기는 장소가 아니니, 일단 사무실로 돌아가도록 할까? “
58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FD4ZszO/K2)
2022-05-07 (파란날) 23:11:16
Q 님 카에데쪽 묘사 뭔가요???? 혹시 이거 떡밥인가요????? A 이 묘사는 복선이 될 수도 그저 맥거핀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잠깐, 내가 부장의 패션에 아무 딴지를 걸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뒤늦게 자각했다! 부장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면서 특별한 일로 취급조차 하지 않고 있던 것이다. 나도 물들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예.. 사람이라도 잡아오랍디까?"
나와 부장의 공통점이 러시아어에 아주 유창하다는 것. 일단 러시아어로 이야기하기만 해도 기본적인 수준의 보안은 지킬 수 있다. 나는 쓸데없는 정보를 핵심적인 정보라고 번역했고, 어쩌면 마루미치 광장처럼 1부가 나서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 떨어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시위 주동자 체포라던가.
만행을 부리는 시위대와 마루미치 광장 사태를 엮어서 생각해보면.... 복잡미묘한 감정이 든다. 그 일은 참사였지만, 그나마 그 사건 덕분에 이 정도 선에서 그친 걸지도 몰라. 나는, 나는 잘못하지 않은 거지.. 누군가는 해야만 했던 일인거지...?
처음에는 어째서 아버지가 아닌 네가 여기에 있냐고 따지며 울었었다. 두 번째는 사도를 처리하지 못해서, 다음엔 꼭 도움이 되겠다고 말하면서 울었었다. 세 번째인 지금은― 딱히 울 이유가 없다. 그러니 세 번째인 지금은 역시 아유미가 있었다는 말과 함께 가볍게 입꼬리를 올렸다. 책을 읽고 있는 것도 저번 때랑 똑같다. 하지만 책이 조금 달라보이네. 저번까진 잘 모르는 책이었는데... 이번엔 어째서인지 요리 레시피 책을 읽고 있어. ...뭐, 어떤 걸 읽던 아유미의 자유긴 하지.
"응, 괜찮아. 실제로 다친 곳도 없고. 그냥 자다가 일어난 느낌인걸. 바로 움직여도 될 것 같아.“
초호기의 오른팔이 사라졌을 땐 엄청나게 아프긴 했지만, 그것도 가동중지 후에는 사그라들었고. 실제로 다친 곳도 없으니까 더 쉴 필요는 없겠지. 더 쉬어도 된다는 말에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까부터 눈길을 끌던, 아유미가 읽다가 덮어둔 책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런데 그 책, 저번하고는 다른 것 같네. 레시피...?“
저번까진 뭔가 잘 모르겠는 책이었는데, 이번에는 제목부터 친숙한 느낌이다. 요리책이라, 아유미도 요리를 하는 건가. 어쩌면 내일 도시락 메뉴 선정일지도. 아니면 저녁 메뉴?
66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FD4ZszO/K2)
2022-05-07 (파란날) 23:38:39
>>55 굉장히 오랜만에 보게 된 병실의 천장을 바라보며, 타카기는 잠시 숨을 고르려 하였습니다….. 비록 어떻게 해서 사도를 잡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이전과 달리 아예 시간이 되기 전에 탈출하지도 못한 채로 타카기의 전투는 끝이 나게 되었습니다. 평소와 같이 온전히 땅에 서 있는 게 아닌, 되려 거꾸로 땅에 떨어지게 되면서 말이지요.
이런 불상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타카기의 상태는 놀랍도록 멀쩡하였습니다. 팔에도, 다리에도 상흔이 생기거나 하지 않았고, 멀쩡하게 감각이 돌아와 있었습니다. 비록 영호기의 한쪽 팔이 날아가거나 한 불상사가 있었습니다만, 타카기의 팔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모두 싱크로율이 100%를 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일어났는가? “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는 타카기의 옆으로, 나직이 웃으며 누군가 말을 걸어오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타카기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타카기가 옆을 돌아보려 하였다면…아니, 돌아보지 않더라도 누가 말을 걸어오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미 여러번 들어본 목소리니까요. 네르프 일본 본부 부사령관, 사이온지 소우타입니다.
“상황은 어떻게 잘 정리되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도 되네. 영호기와 초호기 모두 무사히 회수되어 돌아왔으니…. “
껄껄 웃으며 부사령관은 천천히 다가와, 타카기를 내려다보려 하며 이리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팔 상태는 많이 괜찮은가? 움직일 순 있고? “
>>56 주변에 말을 건네며 텀블러를 마시고 있는 사에 앞으로, 화면 아래에 무언가 알림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을 사에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내 비상 메시지가 올라왔을 때와 달리 그저 한번 올라오고 말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별다른 내용이 올라오진 않은 것 같습니다.
“수고 많았어요. 이모리 양도 같이 돌아가 보도록 할까요. “
한참 목을 축이고 있는 사에의 뒤로, 후지와라 박사가 다음과 같이 말을 건네오려 하는 것을 사에는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상황은 정리되었고 모두들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사에 역시 이제는 마음 놓고 원래 있을 곳으로 돌아가도 괜찮을 것입니다.
...이번에 기술부는, 너무나도 큰 허점을 보여주었다. 평상시만큼의 무기라도 있었다면, 지원을 해주었더라면 파일럿이 당황하는 상황은, 그런 위험한 행동을 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수 있었을텐데... 자신도 그저 당황만 하다, 파일럿들이 스스로 해결할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82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IJ7tuLDUno)
2022-05-08 (내일 월요일) 01:13:15
>>59 “Well, well…… 그거 아나, 대위? 어줍잖은 가지들에게는 웬만해선 피해가 가지 않는다네. 몸통되는 쪽에 영향이 갈 뿐...♬ “
부장은 그리 말하며 돌연듯이 목소리를 낮추려 하고는, 나루미와 동일한 러시아어로 이리 대답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공산노조 간부들을 조사하게 될 거다. 그들의 인적사항은 물론이고, 불미스런 부분이 있다면 모두. “
..….나루미의 예상대로 쓸데없는 정보는 쓸데없는 정보가 아니었던 모양이었습니다. 다만 주동자 체포까지는 아니고, 주동자들의 뒤를 캐는 일이었지요. 물론 직접적으로 그들 앞에서 조사를 하진 않고, 여느 때와 같이 책상에 앉아 조사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나루미가 조사해야 할 그들은 잡혀있지 않고 멀쩡히 출근해 있을 수도 있었으며... 어쩌면 저 바깥에서 시위를 하고 있던 이들일 수도 있었지요.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잡아오는 게 아니라, 사람의 뒤를 캐야 하네. “
어제까지만 해도 같은 건물에 카드를 찍고 들어온 동료들을…. 나루미의 손으로 직접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가능하겠는지, сестра?“
가볍게 다시금 눈꼬리를 반으로 휘며, 미즈노미야가 이렇게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우리는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럴 겁니다.
83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IJ7tuLDUno)
2022-05-08 (내일 월요일) 01:16:16
Q 한시 넘어서 집에 돌아오셨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A [놀랍지 않은 사실] 현생은 항상 주작같이 흘러가서 설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90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IJ7tuLDUno)
2022-05-08 (내일 월요일) 01:43:50
>>61 어째서 항상 아유미가 여기 와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녀는 이번에도 병실에 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명령이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도 명령으로 오게 된 건지는…...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과연 타치바나 아유미는, 이번에도 상부의 명령을 받아 온 것일까요?
“…… 다행이다…… “
책을 덮고 내려놓은 아유미는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리 대답하였습니다. 지금……웃고 있는 건가요? 아니, 그이전에 지금……나츠키를 걱정하고 있는 건가요? 그 타치바나가?
“응……나, 최근에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거든. 고기를 쓰지 않는 요리를… 찾아보고 있어. “
“책에서 나온 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 이라 덧붙이며....아유미는 말하기 부끄러운 듯 잠시 시선을 떨구려 하다가, 돌연 이렇게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사이온지 부사령관은 그렇게 말하며 껄껄 웃으려 하더니, 웃던 걸 멈추고 그저 지긋이 웃어보이며 타카기를 내려다보려 하였습니다. 뜷어지게 쳐다보려 하였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부사령관은 대견하다는 듯 타카기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그는 조용히 말을 꺼내려 하기 시작하였지요.
“상황도 상황이었던지라 이번에는 정말로 걱정하고 있었네. 귀중한 인력을 이렇게 잃게 되는게 아닌가 싶었어. 하지만 이번에도 자네들은 훌륭히 임해주었더군. 예상외의 다급한 상황이었는데도 말이야. “
부사령관은 그리 말하며 여전히 타카기를 향한 미소를 거두지 않고, 이런 물음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93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IJ7tuLDUno)
2022-05-08 (내일 월요일) 02:05:24
>>71 이번 대사도전은 시작부터 끝까지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전까지 대사도전이 인력에 쫓겨 진행되지는 않았더라면, 이번에는 어떠한 지원도 거의 없이 파일럿 두명에게 모든 걸 맡겨야만 하였지요. 전장에서 앞서 움직여야 할 어른들은 아이들 둘만을 내보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간신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무기를 쥐여준 채로 말입니다. 그렇기에 누가 발목을 잡았는지는, 제아무리 말단 직원이라 하더라도 금방 눈치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장담컨대, 이 상황이 정리되면 곧 폭풍이 곧 들이닥칠 것입니다. 카에데의 눈앞에 닥칠수도 있을 것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카에데 역시 휩쓸리게 될지도 모르지요. 뭐가 되었던간에 폭풍이 들이닥치고 나면, 본부에는 큰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이 되든......부정적인 방향이 되든, 카에데가 있는 곳 역시 변화를 피하긴 어렵겠지요.
“죄송할 것이야 없단다. 도시 외곽에서 전투가 있었기도 하였지만, 상황이 굉장히 불리하게 돌아가지 않았니. 네 잘못이 아니란다, 아이야. “
슬슬 부서로 돌아가려 하는 카에데의 뒤를 따라 움직이려 하며, 후지와라 박사는 나직이 이같은 말을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이럴 때 유즈키가 이자리에 있었다면, 그래도 효율적으로 움직이긴 했을텐데… “
갑작스레 자리를 비우게 된 부장, 직전까지 태업을 벌이던 직원들. 이번 전투는 특히나 싶을 정도로 손발이 맞지 못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바깥으로도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중앙지령실 바깥으로 나가는 문이 열리려 하자, 후지와라 박사는 조용히 바깥으로 나가려 하고는 카에데가 있는 쪽을 돌아보며 이리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아이야, 네가 생각하기에 이번 전투에서는 뭐가 문제인 것 같아보였니? “
94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IJ7tuLDUno)
비록 오늘도 갈리고 있는 하루입니다만......그래도 어제와 달리 새벽 늦게까지 갈리게 되지는 않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듯 합니다. 아무튼간에 나츠키주 타카기주 나루미주 늦었지만 세분 모두 좋은 저녁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일요일 저녁 다들 편안히 보내실 수 있기를 기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유미가 웃는 걸 보는 건... 딱히 처음은 아닌가? 예전에도 한 번 본적이 있으니까. 그때는 입장이 반대였었지. 아유미가 엔트리 플러그 안에서 늘어져 있었고, 내가 가서 부축하려고 했던 그 날. 그 날 이후로 두 번째로 보는 웃음...같다. ...걱정해준걸까? 하긴, 그때도 없어지지 않게 도와준다던가 그런 말 했었고. 아니 그것보다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그랬어? 그렇구나... 앗, 괜찮아! 하다 보면 어떻게든 할 수 있게 된다니까. 나도 그랬어.“
사오리 씨랑 살기 전에는 요리라면 그냥 간단히 재료 손질을 돕는 정도만 해봤고, 그나마도 많이 해보지도 않았기에 여기에 와서 맨 처음 해봤던 밥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엉망진창인 결과물이 나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법 잘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아마...? 요리미치에 비하면 새발의 피겠지만 그래도 남에게 대접할 정도는 되니까. 그러니까 아유미도 처음엔 서툴더라도, 하다보면 점점 실력이 늘어날거야. 내가 해봤으니까 안다고! 시선을 떨구는 아유미를 응원하듯 말하다가 갑작스러운 질문에 눈을 크게 떴다. 어... 나...?
"나, 나? 으음... 계란말이일까.“
흐릿한 기억이지만 그래도, 엄마가 해줬던 계란말이가 맛있었다는 기억은 남아있으니까... 그래서 좋아한다. 제일 먼저 익힌 것도, 지금 제일 잘하게 된 것도 계란말이일 정도니까. 아, 그치만... 슬쩍 요리책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채식 요리법 중에서 물어보는 거라면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채식에 계란도 포함이 되던가? 아니면 아예 계란도 안 들어가는 메뉴를...? 그럼...
나츠키의 대답에 아유미는 알겠다는듯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시 뜸을 들이려 하더니 곧 말을 꺼내려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후지와라 박사님께서 말씀하시길, 열흘 뒤에 단체로 파일럿 아이들에게 훈련이 있을 거라고 하셨어. 나같은 백업 파일럿은 그날 참여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나츠키 너나 타카기는 빠지면 안된다고, 꼭 와야 한다고 하셨어. “
언제나와 달리 주어가 바뀌어 있었습니다만, 아유미 그녀에게서 전해져오는 상부의 지시는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본부에서 치르는 싱크로 테스트와 비슷하겠거니 싶은 말이었지요. 다만 이어지는 말은 전혀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괜찮다면 그날……연습해본 요리를 가져와봐도 될까. “
……설마 이거 역시, 상부에서 받은 ‘지시’ 인 걸까요? 지시가 아니라면 더더욱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말이었습니다. 정말로, 무슨 연유로 타치바나가 요리를 싸올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 모를 말이었지요. 뭐가 되었던간에 그녀의 말은 사람에 따라 다소 당황스럽게 들릴수도 있을 발언이었습니다. 훈련이….생각보다 많이 시간이 걸리는 종류인 것일까요…….?
“훈련이 시간이 좀 많이 걸리기도 할거니까……모두가 먹을수 있게 가져와 보려구. “ 나는 필요가 없지만, 너희들은 필요할 테니까.
타카기의 말을 지긋이 듣고 있던 부사령관은, 말이 끝나자마자 한동안 작게 웃음을 터트리려 하였습니다. 그러다 잠시 후 웃음기를 지우고는 이같이 대답하려 하였지요.
“별 거 아니네. 어쩌면 자네는 학문에도 소질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
“자네 혹시 생물학에는 관심 없나? “ 라고 농담조로 덧붙이려 하는 부사령관의 모습은, 영락없는 교수님의 모습과도 같았습니다. ……무슨 연유로 이같이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가 교수님이 아닌 기관의 부사령관에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정확히 열흘 뒤에 파일럿들을 대상으로 한 훈련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네. 아마 지금과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 시뮬레이션 훈련이 진행될 것 같은데……보통때와 달리 이번에는 파일럿 전원이 받게 될 게야. 거의 실제 상황과 똑같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네. “
이미 나츠키의 경우 사전에 경험해본 훈련이었습니다만, 타카기의 경우 이번이 처음일 것입니다. 나츠키가 훈련을 받았을 때는 혼자만 하는 1인용 훈련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는 게 또 달랐지요. 과연 어떤 훈련 과정을 밟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번에도 타카기는 문제 없이 침착하게 받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요?
"...단체 훈련? 아, 맞다. 안 그래도 그거 건의하려고 했었어. 훈련 프로그램 후기에 적었거든. 사도전에서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같이 하니까 훈련도 여럿이서 하는 쪽이 좋지 않을까 해서. 근데 건의할 필요가 없었네. 하긴, 사도가 갑자기 나오는 바람에 그 후기도 기술부에 아직 못 전했고. 아, 그리고 백업이라도 같이 하면 좋을텐데. 아무튼 알았어.“
...이오리 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후지와라 박사님이...? 후지와라 양의 어머니셨지? 그러고 보니 브리핑도 그분이 하셨었지. 이오리 씨... ...휴가라도 가셨나? 그런 의문이 잠시 떠올랐지만 그걸 저 멀리로 걷어차버릴 정도로 놀라운 말이 들려왔다. 어... 예...?
"어...? 뭐어... 그럼 아유미가 도시락 싸오는 거? 그런 거라면 감사히 받겠지만... ...그, 그렇게 도시락까지 준비해 와야 할 정도로 오래걸리는 훈련인거야?“
시간이 좀 많이 걸리기도 할거라고? 그 단체 훈련이라는게 내가 집에서 했던 그 모의사도전 그런 게 아니라 다른 건가? 살짝 당황했다. 분명 그거라고 생각해서 길어야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었는데, 도시락이 필요할 정도라고? 그럼 얼마나 걸리는거야 대체? ...빠지면 안된다는 말을 들었으니 뺄 생각은 없지만, 걱정되기 시작했어...
151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XqdxiUBv.A)
2022-05-09 (모두 수고..) 00:35:46
>>137 “실제로 움직이는 데 익숙한 이들이니 도움이 될 거다.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마음껏 해보도록. 2과와도 협력해도 좋네. 뭐가 됐던간에 수단을 가리지 않아도 좋아. 단, 우리가 뒤를 밟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해서는 안되네. 흔적을 남겨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MAGI 프로그램과 2과의 도움을 빌린다면, 웬만한 건 못 해낼 일은 없을 겁니다. 단, 조사 대상에게 들키지 않는 선에서 말이지요. 일반적인 잠입 임무도 임무 수행중에 들키게 되는 순간 실패하는 셈인데, 사람의 뒤를 쫓는 일이야 다르지 않을 겁니다. 자칫하단 중요한 정보가 날아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신중히 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나는 타카야마처럼 선을 지키며 하는 편이 아니라, 딱히 권한을 제한하거나 하진 않을 거다. 우리가 누군가. [ 초법적 특무기관 ] 아닌가?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것은 때로는 참 어렵게 들리는 답변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옳지 못한 길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은 답변이기도 하였지요. 우리는 정녕 옳은 길을 가는 것이 맞는 걸까요?
“자네가 이번에도 훌륭히 해내리라 믿고 있네. 대위. “
미즈노미야 부장은 이같이 말하며 나루미를 향해 왼손 엄지를 들어보이려 하였습니다. 더이상 러시아어로 말해오지 않는 것으로 보니, 아무래도 지시사항은 이제 다 전달한 모양입니다…
>>141 끝까지 말을 들으며 기다리고 있던 후지와라 박사는, 카에데의 대답이 끝나자 마자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습니다.
“우리같은 연구원이 저 높으신 분들의 의견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지 싶지만……그래. 아이야. 네 말이 맞단다. 정확히 짚어주었어, 어떤 조직이던 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으면 그 조직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까. 위에서부터 변화하려 하지 않으면, 귀기울이려 하지 않으면 문제는 바뀌지 않는단다. 어느 한쪽이 듣고 있지 않은데 제 아무리 요구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니. “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볼때 부장을 비롯한 상층부와 직원들간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큰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고, 이것이 정확한 답이 아닐 수도 있었겠지만……윗분들은 대체로 밑사람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당장 유즈키 부장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사야카였어도 너와 같이 대답했을게다…. “
후지와라 박사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인 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려 하며 이와 같이 말을 이어보이려 하였습니다.
“아무튼간에 잘 대답해주었단다 아이야. 원하는 게 있다면 말해보려무나. 특별히 원하거나 듣고 싶은 것이 있니? “
152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XqdxiUBv.A)
... 전 시위에 참여하던 사람들도, 지금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도 어떻게든 전에 불만을 표출했을 것이다. 그것이 왜 마기의 파괴시도로 이어졌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그 또한,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신호였으리라. 그렇지만 상층부는, 그에 대한 대답을 아무것도 내놓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예 묵살하지도 않고 있었다. 일개 연구원일 뿐인 카에데로서는, 그저 이것이 두려울 뿐이였다. 둘 다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너무나도 희박했기에...
엄마도, 같은 대답을 내놓았을 것... 그것을 박사님께 들으니, 왠지 잘못된 길을 걷고 있지만은 않은 듯 해 조금 안심이 든다.
질문... 현재 카에데로써는,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정말, 제가 파일럿을 하면 안되는건가요?"
@중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기에. 어떻게든 돕고 싶기에,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질문을 해본다.
디버프로 인해 조금 많이 혼미한 상태이긴 한데 어찌저찌 추스려 볼수는 있을 것 같네요. 뭐가 됐던간에 어제처럼 일이 자정넘어서 끝나게 되어 어장에서 아무말 대잔치밖에 못하는 일은 없게 될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습니다....(ㅠㅠ) 아무튼간에 나츠키주 타카기주 두분 모두 Good-Afternoon 입니다. 화요일 하루도 힘내서 현생 이겨내실 수 있기를 기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붉은 바다를 위해를 이용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저거 뭐야... 몰라... 아리에나이와..."를 주로 외칠것 같은, '네르프 선정 가장 파일럿처럼 생긴 오퍼레이터 34일 연속 1위' 기술부원 #394 시노하라 카에데를 맡은 카에데주입니다. 부디 앞으로 붉은 바다를 위해를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내리는 문은 없습니다.(?)
>>209 그다지 정신에 해롭다고 하니 솔직히 무섭기도 하지만 2D인 점이 어느 정도 정신적인 방벽 역을 해주지 않을까............. 도 기대해보는 자칭 서브컬처 한정 멘탈킹 시노부주인 것입니다 🤔 그렇게... 해롭다고 하는데... 왜? 인 상태인 겁니다. 예상이 가지 않는 점이 그냥 가장 쫄립니다........
슬슬 시간도 시간이기 때문에 출석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레스에 앵커를 달아주신 레스주분은 자동으로 체크 처리되시오니 30분 되는대로 바로 레스를 올려주셔도 괜찮습니다. (@@)✨
>>255 비밀경찰 특) 거의 사실임 >>256 (이것은 돌아오자마자 토닥여드리는 레캡 이다) 저도 오늘은 폰진행이기도 해서 아마 오래 끌고 가진 못할 것 같습니다. 카에데주깨서 편히 쉬실 수 있기를 기원하고자 합니다....(@@) >>257 어서오세요 타카기주. Good-Evening 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많으셨습니다!
... 전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지금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도 어떻게든 전에 불만을 표출했을 것이다. 그것이 왜 마기의 파괴시도로 이어졌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그 또한,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신호였으리라. 그렇지만 상층부는, 그에 대한 대답을 아무것도 내놓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예 묵살하지도 않고 있었다. 일개 연구원일 뿐인 카에데로서는, 그저 이것이 두려울 뿐이였다. 둘 다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너무나도 희박했기에...
엄마도, 같은 대답을 내놓았을 것... 그것을 박사님께 들으니, 왠지 잘못된 길을 걷고 있지만은 않은 듯 해 조금 안심이 든다.
질문... 현재 카에데로써는,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정말, 제가 파일럿을 하면 안되는건가요?"
@중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기에. 어떻게든 돕고 싶기에,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질문을 해본다.
"...단체 훈련? 아, 맞다. 안 그래도 그거 건의하려고 했었어. 훈련 프로그램 후기에 적었거든. 사도전에서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같이 하니까 훈련도 여럿이서 하는 쪽이 좋지 않을까 해서. 근데 건의할 필요가 없었네. 하긴, 사도가 갑자기 나오는 바람에 그 후기도 기술부에 아직 못 전했고. 아, 그리고 백업이라도 같이 하면 좋을텐데. 아무튼 알았어.“
...이오리 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후지와라 박사님이...? 후지와라 양의 어머니셨지? 그러고 보니 브리핑도 그분이 하셨었지. 이오리 씨... ...휴가라도 가셨나? 그런 의문이 잠시 떠올랐지만 그걸 저 멀리로 걷어차버릴 정도로 놀라운 말이 들려왔다. 어... 예...?
"어...? 뭐어... 그럼 아유미가 도시락 싸오는 거? 그런 거라면 감사히 받겠지만... ...그, 그렇게 도시락까지 준비해 와야 할 정도로 오래걸리는 훈련인거야?“
시간이 좀 많이 걸리기도 할거라고? 그 단체 훈련이라는게 내가 집에서 했던 그 모의사도전 그런 게 아니라 다른 건가? 살짝 당황했다. 분명 그거라고 생각해서 길어야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었는데, 도시락이 필요할 정도라고? 그럼 얼마나 걸리는거야 대체? ...빠지면 안된다는 말을 들었으니 뺄 생각은 없지만, 걱정되기 시작했어...
269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ov/8jlF7bY)
2022-05-10 (FIRE!) 23:01:05
>>262 왜 에반게리온 파일럿을 하면 안되냐는 카에데의 질문에, 후지와라 박사는 그저 씁쓸히 웃으며 그저 그렇다고만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습니다. 그것 외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으려 하였습니다.... 조용히 카에데의 어깨를 토닥이려 하며, 그저 질문과 동떨어진 대답을 해보일 뿐이었지요.
"에반게리온 파일럿이 되기 위해선, 아이들이어야 하지 않으면 안 된단다. "
조용히, 그러나 아까와 달리 사뭇 어두워진 얼굴로, 그녀는 이렇게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우리같은 어른들은 이미 닳을 대로 닳아버렸기에, 타고 싶어도 탈수가 없거든. " 변명에 가까운 말이지만, 그래도 믿어주겠지요?
나루미의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미즈노미야는 오른손을 들어 가볍게 검지만을 흔들고 부정하려 하였습니다. 이쯤되면 마스크와 괴상한 안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 않아도, 저 뒤에서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지 얼추 눈치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쯤이면 아마 사무실에서 또 타카야마 녀석이 열변을 토하고 있을 걸 내가 모를리가 없지. 아마 지금쯤 사무실에 있는 다른 직원들도 자네와 정확히 똑같은 지시를 받고 있을 거다. 타카야마 녀석 소리치는걸 귀청 터질세라 듣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
사령부에서 유유히 팔짱 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부장과 달리, 직전까지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던 걸 지켜봐야 했던 차장의 분노는 굳이 눈치로 판단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지금쯤 나루미가 사무실에 돌아가게 된다면, 분노에 찬 차장 뒤로 과할 정도로 업무에 몰두하고 있는 동료 직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겠지요. 미즈노미야 부장은 끌끌 웃더니 가볍게 엄지를 척 내밀며, 가도 좋다는 듯 이런 말을 건네려 하였습니다.
"걱정 말고 돌아가 보도록. 시간은 아직 많이 있으니, 천천히 업무에 임해도 될거다. 일개 직원들 조사하는 일에 열흘 남짓 정도면 충분할테니까. 그렇지 않나? "
270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ov/8jlF7bY)
275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ov/8jlF7bY)
2022-05-10 (FIRE!) 23:28:46
>>266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나츠키는 잠시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정말로, 오늘 본부에 왔을 때부터 지금 병원에서 눈을 뜨게 되기까지...아마 나츠키뿐만 아니라 타카기 역시 그러했겠지만, 작전이 진행되는 내내 기술부장의 모습을 단 한번도 보게 되지 못하였습니다. 사도가 도시에 들이닥친 이 비상 상황 속에서, 유즈키 이오리 부장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나츠키의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는 와중에, 타치바나 아유미는 나츠키의 말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아마 일반적인 훈련이라 아주 오래 걸리는 종류는 아니겠지만...합동 훈련은 처음이라 맞추는 과정에서 많이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어. 아마 엔트리 플러그를 탈 때처럼 좀 많이 지치게 되지 않을까. "
...시뮬레이션 훈련이 이전에 나츠키가 경험한 것과 같다면, 그리고 여전히 개선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면 확실히 걱정해도 될 종류의 훈련일 것 같습니다. 유부우동이 아닌 초밥이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에 알겠다는 듯 바로 고개를 끄덕여보인 아유미는, 먹고 싶은 디저트가 있냐는 말에 이리 대답하려 하였지요.
"부드러운 종류라면, 뭐가 되었던 다 좋을 것 같아....어떤 게 좋을지는 많이 먹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나츠키가 가져오는 거라면 뭐든 다 좋으니까. "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며 살짝 옆머리를 매만지려 하며 이렇게 덧붙이었습니다...
"기다리고 있을게. 응. "
>>268 "새로운 이와 합을 맞추는 것은 언제나 쉬운 일이 아닌 법이지. 혼자가 아닌 여럿이 맞추는 거라면 힘들기 마련일 것이네. 이제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것이라, 지금쯤 기술부 내부에서도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이야. "
"하지만 자네를 믿고, 다른 아이들 역시 믿고 있으니. 훈련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가리라 믿고 있겠네. "
비록 총사령관을 비롯한 상층부 어른들께서 타카기를 비롯한 파일럿 아이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타카기의 눈앞에 서있는 이 남성은 여러분 파일럿들을 꽤나 호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부드러이 풀어진 눈매, 가식 없이 웃는 얼굴. 적어도 꾸며진 태도로 건네는 말은 아닙니다. 설령 이것이 알량한 동정이라 하여도, 그는 여러분에게 진실된 태도로 대하고 있는 것일 겁니다. 그렇지요? 말하던 와중에 문득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다 "이런, 이 늙은이가 시간을 많이 잡은 것 같군. " 이란 말을 꺼내려 하며, 사이온지 부사령관은 카라를 여미며 타카기에게 이리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슬슬 나는 가봐야겠지 싶네. 편히 쉬었다가 괜찮아졌다면 퇴원하여도 좋아. 팔은 더 검사해보지 않아도 되겠는가? "
"아... 그렇구나. 하긴 혼자서 할 때랑은 다르겠지. 어쩔 수 없겠네 그건. 걸리는 시간은 둘째치고, 합동훈련 전까지 의자 흔들림이 좀 개선되면 좋겠는데.“
혼자서 할 때와 다른 사람하고 같이 하는 건 다르니까. 혼자라면 그냥 훌쩍 넘어갈 것들도 남과 맞춰서 해야 하면 들어가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겠지. 그러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까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전까지 의자 흔들림이 좀 개선됐으면 좋겠어... 그 흔들림을 긴 시간동안 겪으면 분명 중간에 내려서 토할거야...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끔찍한 상상을 재빨리 몰아내고 디저트 생각이나 해야지.
"부드러운거... 오케이. 알았어.“
부드러운 디저트라, 듣자마자 떠오른게 있지만 바로 말하진 않았다. 어떤 걸로 사올지는 그날의 즐거움으로 남겨두고 싶다고 할까, 서프라이즈라고 할까... 아무튼 그런거다. 기다리고 있겠다는 아유미의 말에 나는 다시 웃었다.
"응. 나도 아유미의 도시락 기대하고 있을게. 아, 그래도 너무 부담은 갖지 말고...?“
그럼... 슬슬 일어날까. 합동훈련 이야기를 들은 김에 기술부에 후기 편지 전해주러 가야겠다. 천천히 기지개를 쭉 켜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아까부터 의문이었던 것을, 무심코 입으로 흘려버렸다.
"으- 그럼 기술부에 후기 전해주러 가야겠다. ...근데 이오리 씨는 휴가라도 가셨나? 오늘 한 번도 못 뵈었는데. 브리핑도 다른 분이 해주셨고.“
>>271 다소 한숨이 나오는 상황을 떠올리며, 나루미는 발을 돌리고 첩보부 사무실로 향하려 하였습니다…..
과연 돌아가서 정확히 누구를 조사하게 될지,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나루미는 알지 못하였습니다. 알고 있을리가 없고, 예상해보기도 어려웠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지령실을 나오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향하는 걸음은 점점 빨라지기만 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고 있었던 만큼, 바쁘게 움직여야만 하였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자리로 돌아가야만 하였습니다.
- 덜컹…….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옳은 일이라 포장된 그릇된 것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애먼 사람을 잡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습니다. 소속의 이익을 위해 소속에 반기를 든 이들의 약점을 캐는 일이라니요. 차라리 명확한 적이 있는 전장이 나을 판이었습니다. 그곳에는 명확한 악이 있었고, 부정이 있었습니다. 총구를 겨누어도 죄책감이 덜하였지요. 뭐가 어찌되었던간에 지금의 상황에서는… 좋던 싫던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사람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입장에서 움직일 뿐이었으니까요. 타인의 입장을 헤아릴 틈도 없이. 그렇게.
- 홍보부 측에 연락 돌리세요. 가능한 한 빨리 먼저 움직이라고. 서둘러야 합니다! 보도되면 끝장이에요! - 부장님, 정말 이거 보도 막을 수 있지 말입니다……? 이미 보도된 것은 어찌하고요? - 아, 아. OOOO 씨? 잘 지내시지요? ….. - 방송국에는 이미 정보가 들어갔을 겁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 ……하던 일 마저 하십시오. 잠시 연락 좀 받겠습니다.
우리는 온전히 타인을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요?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타인의 편에 서서 움직일 수 있을까요. 완전히 그러진 못할 겁니다. 그러려고 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우리는 그저 제 입장에 서 있기에도 급급한….
부사령관은 그 말을 끝으로 손을 흔들어 보이더니, 조용히 발걸음을 돌려 돌아가려 하였습니다...
비록 오늘은 순조로이 끝난 편이었지만, 다음에도 순조롭게 잡을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당장 오늘만 해도 그랬습니다. 갑자기 두 개로 분리되기 시작한 사도, 동시에 공격해 오는 두 명의 사도. 생각해보면 정말로 상대하기 까다로운 사도였습니다. 동시에 공격하기로 합을 맞추지 않았더라면, 단번에 물리치기는 커녕 그저 땅에 고꾸라져 있기만 하게 되었을지도 몰랐을 일이었습니다. 타카기와 나츠키를 비롯한 파일럿 아이들의 빠른 대처가 아니었다면 간신히 잡기도 어려울 사도였지요. 이 다음에도 오늘과 같이 번거로운 사도가 오게 될지, 아니면 그보다 더한 녀석이 찾아올지는..... 정말로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비록 오늘 역시 고단하고 지치는 하루였습니다만......아무쪼록 오늘은 편안히 쉬도록 합시다. 편히 쉬고 내일 있을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합시다. 지금 쉴 수 있을때 쉬어두어야 머지않아 있을 훈련에 좋은 상태로 임할 수 있고, 태연한 얼굴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평소와 같은 평온한 마음으로 일상에 돌아갈 수 있는 것은, 누군가에겐 그토록 바라던 특권일지도 모르니. 지금을 마음껏 누리도록 합시다.
긴 하루였습니다.....
284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JV8mInJ1uY)
2022-05-11 (水) 00:37:18
이번 처리 끝나고 다음 턴 처리하게 되면 아마 카에데와 나츠키쪽 진행도 끝이 나지 않을까 싶네요. (@@) 나루미쪽 진행과 타카기 쪽 오늘 진행은 >>283 레스까지가 될 것 같습니다. 두분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294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JV8mInJ1uY)
2022-05-11 (水) 01:16:15
>>273>>274 후지와라 박사는 카에데의 말을 듣고 있는 내내 침묵을 지키려 할 뿐, 도중에 끊지 않고 조용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간절할 정도로 들리는 그 말을 듣고 나서, 조용히 이와 같이 운을 떼려 하였습니다.
“우리들은 그 아이들에게, 충분히 도움을 주고 있단다. 보이는 곳이라 한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 한들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테니…….비록 에바에 타지 못한다 해도 그 아이들에게 다양한 방향으로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 터이니. 너무 염려하지 말도록 하는건 어떻겠니, 아이야. 상황은 갑자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기 마련이고, 그걸 완전히 휘어잡긴 제 아무리 능력있는 이라 한들 힘들 것이니. 그러니 얘야, 카에데, 기억하려무나. “
희미히 웃으며 박사는 이런 말을 덧붙이었습니다…..
“그 누가 여기 있었다 하더라도, 아이들 바로 옆에서 너만큼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는 없을 거란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무슨 말인지 알겠니? “
이윽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려 하자, 박사는 굽혔던 몸을 도로 올곧게 피려 하더니, 들어가자는 듯 카에데에게 손짓하려 하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자, 이제는 돌아가 보도록 하자꾸나. 우리들의 일터로. 우리들 나름대로 도움이 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힘쓰는 게야. “
침대를 나서는 나츠키를 따라, 아유미 역시 책을 들고 느린 걸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습니다. 그러다 이오리 씨는 어디 갔느냐는 말에 문을 완전히 열려 하던 것을 멈추고, 잠시 참묵하더니 이와 같이 말을 꺼내려 하였지요.
“……유즈키 박사님은, 잠시 자리를 비우신 걸테니까. 별 일 아니실 거야. “
비록 오늘은 물론이고 마지막으로 뵌 날이 꽤 오래 되었긴 하였습니다만, 유즈키 박사님은 분명 돌아오실 걸 겁니다. 비록 오늘 한번도 뵙지 못하였고 브리핑은 물론이고 현장 지휘까지 못 보던 분이 하게 되었지만, 이 역시 오랫동안 계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즈키 부장님께서는 곧 돌아오실 겁니다. 그래야만 하고, 그럴 겁니다. 그렇겠지요?
“훈련 때 봐. 나츠키. “
그리 말함과 동시에 문을 확 열으려 하며, 아유미는 나츠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려 하였습니다…
손을 흔드는 아유미에게 똑같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훈련 때가 아니더라도 학교에서 만나지 않나 싶었지만, 아유미는 원래도 학교를 자주 빠지고 그랬으니... 이상한 건 아닌가. 그나저나 이오리 씨... 진짜 휴가 가신 건가? 사오리 씨한테 부탁하러 왔던게 휴가가니까 잘 부탁한다고 전하러 왔었다던가... 아니, 그건 좀 이상하지. 술까지 건네면서 하는 부탁이 그거라니 좀 이상하지 않나. 아무튼 뭐, 아유미도 잠시 자리를 비우신거라는 말을 했으니 조만간 오시겠지.
"......“
하지만 파업이며 시위며 한창 시끄럽고 정신이 없는데 휴가라니... ...역시 이상하지?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럼 뭐지? 휴가가 아니고, 이렇게 본부가 시끄러운데도 자리를 비워야 하는 일... 음... 출장인가. 이쪽이 좀 더 설득력 있네.
그런 생각을 하며 옷을 갈아입고, 놓고 가는 물건이 없는지 확인한 후 병실을 나왔다.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기술부 쪽이다. 아, 지금 몇 시지? 기술부에 들렀다가, 돌아가는 길에 장을 볼 수 있을까...
314Episode Four : Solidarity ◆5J9oyXR7Y.
(JV8mInJ1uY)
2022-05-11 (水) 02:13:00
>>299>>306 기술부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던 나츠키는, 잠시 고민하다 기술부로 내려가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향하려 하였습니다….. 이른 시간부터 시위로 인해 소란스러웠던 본부였는데 기술부가 있는 층까지 소란스럽지 않을리가 없을 겁니다. 그렇게 병실을 나와 터덜터덜 걸어간 나츠키가 향하게 된 곳은, 기술부가 아닌 로비로 내려가는 계단이었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 기술부에 들르지 못한다 해도, 전달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 후기를 적은 편지를 전달해야 할 필요는 없을 테니,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되겠지요. 그리고 그때쯤이면 유즈키 이오리 박사님 역시 돌아와 계실 것입니다…. 휴가를 떠나신 것일테니 곧 돌아오실 거라고, 지금의 나츠키라면 아마 이렇게 생각하였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누가 예상하였을까요. 이 때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이 때는 그랬습니다.
E계획의 총책임자인 유즈키 이오리 기술부장이…. 이렇게 오랜시간 자리를 비우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오리가 어떤 일이 생겼었는지는 에피소드2-3 인 STRIKE를 설명드려야 하는데......... 말할 것도 없이 세계관 항목에 적혀있는 사건인 [ 공산노조 특무기관 본부 건물 무단 점거사건 ] 이 한줄로 설명 가능할 것 같습니다. 조만간 여기 위키 항목들에 부가설명이 추가될 겁니다. 🤦♀️
일주일의 반이 거의 지나가고 있는 오후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편안한 수요일 보내고 계시신가요? 비록 오늘도 거의 재가 되다시피 하여 갈리고 있는 하루입니다만 그래도 이제 주말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 위안을 얻는 하루인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들 모두 편안한 수요일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하루도 화이팅입니다. (@@)
Q 님 본부탐방 미니진행 대체 언제까지 하실 생각이신가요?? 2-4에피 끝내는게 더 시급하지 않은지?? A 아무래도 갑자기 열흘 뒤로 시점 점프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파트2에선 빌드업을 좀 쌓아놓고 가야할 듯 싶어 잠시 숨돌리는 시간을 두고 가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월요일부터는 다시 파트2 본진행이 시작될 겁니다. 🤦♀️
>>332>>333 [정말 사실] 이 붉바 어장에 계시는 여러분들 모두가 Gold-Hand 입니다. (@@)
네 맞는 하늘은 창창하다. 네 기분은 오늘 최고조고 걸음은 한 발짝 한 발짝 날개를 단 듯하다. 어깨에 걸어 찰랑대는 숄더백을 고쳐 매며 캐리어를 돌돌 끌었다. 너는 주위를 둘러보며 들뜬 얼굴을 감추지 않았다. 이곳이 네 부모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일본이다! 두 분 모두 일본인과 프랑스인의 하프지만, 프랑스를 사랑하는 만큼 일본도 그리워하였다. 네 이름이 시노부로 일본에 가까운 것도 그 때문이리라. 더 추측할 것도 없이, 부모 자식 간의 대화는 일본어로 곧잘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사실 네가 일본에 처음 발을 딛어 반가운 것은 그 때문만은 아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홑몸이 된 너를 돌봐준 기쁜 사람이 누구였던가?
"―사-쨩!!!"
붉은 세라복, 보조하는 검정색에 하이라이트로는 녹색이 그려진 빳빳하게 다려진 옷을 입은 너는 아이답게 뺨을 발그레하게 물들이며 펼친 손을 높이 들어올려 마침내 찾은 반가운 사람을 불렀다. 말꼬리처럼 올려 묶은 분홍 머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돌돌돌돌! 시끄럽거나 말거나 와다다 달려가서 캐리어를 놓고 팔을 펼쳐 와락 안으려고 했다. 명도만이 차이 나는 분홍 머리가 닮아 어쩌면 어머니를 대하는 딸 혹은 아들로도 보이는 모습이었다.
"오랜만이야! 그동안 보고 싶었지? 물론 연락은 계속 했지만... 시-쨩- 나는 있잖아, 사-쨩이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전날에 잠도 못 잤지 뭐야?"
안았다면, 애착을 표시하듯 뺨을 착 기대서 가볍게 문지르는 모습이 귀가한 주인을 맞는 강아지 같은 모습이기도 했다. 어쨌든 너는 사-쨩이 정말로 정말로 좋았다! 물론, 사-쨩도 너를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일 테다.
>>379 굳게 닫힌 부장실의 내부에서는 사뭇 중요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저 바깥에 복도를 오가고 있는 직원들이라 하여도 내부에서 무슨 이야기가 흘러나오는지 엿듣기 어려울 정도로 철저히 방음이 유지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제법 정리되어 쌓인 보고서 더미들, 책상 위에 놓인 종이 파일 하나. 부장실 책상에 앉아 이리저리 보고서 파일들을 흝어보던 미즈노미야 슈이치는, 나루미의 물음에 미소를 띄우며 다음과 같이 운을 떼려 하였습니다.
“이런, 이런. 잠수함 안에서 뭘 확인했는지 알겠구만….. “
전혀 놀라지 않고 여유롭게 웃는 것이, 부장에게선 조금도 놀란 듯한 기색이없어보였습니다. 되려 그는 나루미에게 역으로 이리 물어보이려 하였지요.
“그러니까 자네는 지금, 굿맨을 제공한 게 어떤 단체인지 궁금하단 겐가?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인지? “
키득이며 보고서를 내려놓으려 하고는, 잠시후 그는 이리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그들은 표면적으로는 우리의 상급 조직으로 있으며, UN의 하위 조직으로만 활동하고 있네. 하지만 그렇게 뒤에 숨어 있는 채로 모든 것을 휘두르고 있지. 우리 특무기관에 대한 예산 편성부터 에반게리온 관련 프로젝트에까지. 모든 것을 관여하고 있지. " "나는 그들에게 있어 정기적으로 '경과' 를 보고하는 끄나풀에 불과해. 그러니 [ 위원회 ] 와는 공적이든 뭐든 친분이 있는 정도다. 로만 답해두도록 하지. 이정도면 충분히 대답이 되었는가? "
>>380 나츠키는 본부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기술부로 내려갑니다.... 지하 17층. 기술1부 사무실이 있는 위치. 사도를 처리하고 난 뒤이니 지금쯤이면 기술부 내부는 에바 수리 및 데이터 분석 등으로 꽤나 바쁜 상황이겠지요. 기술부 소속 오퍼레이터들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책임자들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츠키의 후기를 받지 못할 상황은 아닐 것이니, 괜찮지 않을까....싶었습니다. 카드키를 찍고 기술부 사무실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여느 때와 같이 앉아 일하고 있는 직원들, 데이터 파일을 정리하는 직원들, 에너지 드링크를 들이키고 있는 직원....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은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만, 분홍빛 단발머리를 한 여성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보고를 받고 있다 돌아서며 나츠키를 맞아주었을 이는 어디 가고 없고, 아직은 낯선 목소리가 나츠키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어머. 어서오려무나. 세 번째 아이야. 기다리고 있었단다. "
느슨하게 내려묶은 머리에 온화한 미소를 지은, 하얀 가운의 장년의 여성. 기술부 차장, 후지와라 치사토 박사입니다. 그녀는 잘 왔다는 듯 반가운 기색을 보이며 나츠키에게 다가와, 다음과 같이 물어보이려 하였습니다.
지하 17층, 기술 1부 사무실. 언제와도(?) 다들 바빠보이는 이곳이 지금은 더 바빠보인다. 사도를 처리하고나서 바로 다음날이라 그런가? 게다가 이번엔 초호기도 팔이 하나가 날아가버렸으니 더 바쁘겠지... 영호기는 무사한가? 카드를 찍고 들어선 사무실 안의 바빠보이는 풍경에 잠시 둘러보며 아는 얼굴을 찾아본다. ...하지만 역시라고 할까, 오늘도 이오리 씨는 없었다.
"앗, 어... 안녕하세요...“
이오리 씨 대신 브리핑을 해줬던 목소리가 들려 그쪽을 보았다. 후지와라 박사님...이었지? 아유미도 그렇게 불렀고. 상대는 반가운 기색으로 다가왔지만, 나는 아직 조금 어색해서... 반걸음 정도를 물러섰다. 그런데 세 번째 아이...라고? 예전에도 비슷한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네르프에 오고나서 얼마 안 됐던, 아마 처음으로 싱크로율 100%를 냈던 그때였던가?
"아, 네. 여기 후기 적어왔어요. ...좀 힘들던데요 그거.“
힘들다 흔들림 개선해달라 등등이 빼곡이 적혀있는 편지를 두 손으로 내밀었다. 뭐, 편지에 다 적긴 했는데 그래도 물어봤으니 설명도 같이 할게요...?
"의자가 너무 흔들려서 엔트리 플러그랑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고 할지, 멀미가 엄청 심하게 나던데요. 아, 그리고 편지에 여럿이서 같이 하는 것도 좋겠다고 적긴 했는데 어차피 며칠 후에 합동훈련 한다고 하셨죠? 그러니까 그 부분은 그냥 안 읽고 넘기셔도 될 것 같아요. 그치만 여러모로 도움이 된 것 같고... 흔들리는 것만 어떻게 좀...“
>>387 신요코스카. 제3도쿄국제공항이 자리잡은 이곳. 과거 요코스카가 가라앉은 뒤 새롭게 해상 기지등이 자리잡은 이곳은, 현재 국제연합의 해군 기지뿐만 아니라 국제 공항 역시 위치해 있습니다. 시노부의 어머니의 나라이자 아버지의 나라이기도 한 이곳은, 재앙 이후 크게 변화를 맞아 많은 것이 변해 있었습니다. 재앙에 휩쓸려 원래 있던 공항을 비롯한 시설들은 파괴되거나 수몰되었고, 새로운 시설이 새로운 위치에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 지금 로스앤젤레스 방향으로 향하는 OO시 비행기, OO시 비행기가 곧 출발 예정이오니 … ]
그리고 이곳에, 시노부를 기다리고 있는 이가 있었습니다.
“ ~♪ “
오랫동안 시노부를 담당해 왔던, 그러나 직급이 높아지게 되면서 잠시 멀어지게 되었던 인물. 많은 것이 바뀌고 많은 것이 변하였지만, 적어도 시노부의 ‘담당 직원’ 은 파리에서나 이곳에서나 변한 게 없었습니다. 아주 잠시만 멀어지게 되었을 뿐....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지요. 다급하게 달려오며 외치는 시노부의 모습을 확인한 그녀는, 활짝 웃으며 팔을 펼쳐보이며 시노부를 반기려 하였습니다.
“시노부 왔구나~! “
물들인 분홍 머리를 높게 올려묶고 있는, 쾌활한 성정으로 보이는 여성. 전술작전부 부장. 유즈키 사오리입니다. 꼬옥 안겨오려 하는 시노부를 확인한 그녀는 미소지으며, 뒷머리를 쓰다듬으려 하였습니다.
“기다리고 있었단다. 엄청 기다리고 있었어!!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니? 나도 말이지, 시노부를 엄청 보고 싶었어. 그동안 어떻게 지내고 있었는지도 그렇고, 궁금한게 너무 많단다... “
그리 말하며 잠시 말끝을 늘이다 머리에서 손을 떼려 한 그녀는, 출구 방향을 돌아보려 하였지요.
“자~! 오랜만의 회포를 푸는 건 가면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시노부는 어떻게 생각하니? 본부부터 갈까? 아니면 짐부터 풀어놓고? “
편지를 받아들고 유심히 내용을 확인하려 하던 후지와라 박사는, 나츠키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여보이다 이리 대답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시뮬레이션 의자가 훈련에 방해가 된다는 게로구나. 급하게 개발한 물건인지라 확실히 이런저런 문제가 많았을 거 같았는데, 그렇게 된 게로군. 역시나…. “
힘들다고 답변하는 나츠키의 이야기에도 태연하게 들으며 대답하는 것이, 이정도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유즈키가 그렇게 들어가버린지라 내 이걸 어떻게 할수도 없고…..” 라 중얼이며 한숨을 쉬던 후지와라 박사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일단 알겠다. 이 문제에 대해선 빠른 시일 내에 고쳐서 바꿔놓도록 하마. 그밖에 혹시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말해보련? “
>>407 “정확하네. 세계의 모든 일을 뒤에서 조종하는 초국가적 ‘종교 집단’ 이지. “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즈노미야는 이같이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사도를 가장 먼저 찾은 것도, 에반게리온을 만들 생각을 가장 먼저 한 것도, 기술력을 제공한 것도 그들이지만, 그들을 좋은 집단이라 보진 말도록. 그들은 우리 네르프를 신임하고 있지만, 전적으로 믿고 맡기고 있는 건 아니니까…. “
종교집단이라 정정’하는 것도 그렇고, 이어지는 말도 그렇고 어째 예사롭지 않은 설명인 것 같습니다. 네르프의 상위 조직인 ‘위원회’ 는 대체 무슨 조직인 것일까요? 다소 의아하게 들리는 마지막 말을 끝으로 미즈노미야는 씨익 웃으려 하더니, 나루미에게 이렇게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대위는 북극에서 가보았었던 기지를 기억하나? “ "베타니아 베이스. 북극해 한가운데에 있었던 해상 기지 말일세. "
활짝 웃는 미소와 쓰다듬는 손길은 따스하다. 네 그것 참 좋아한다. 온기를 싫어할 사람이야 세상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이 세상은 누가 뭐라건 온기로 가득찬 곳이다... 너는 이 세상이 좋다. 사람이 무엇보다도 좋다. 너는 떨어지기가 싫은 양 으음, 조금 투정하는 소리를 내며 뺨을 밀착하다가, 양껏 안는 대신 사오리의 팔을 감싸잡아 친근하게 달라붙으려 하는 것으로 타협하기로 한다. 이렇게 하면 걷는 것에도 문제가 없겠지! 너는 잠시 고민하는 양 눈동자를 굴리다 빙글 웃으며 남은 손으로 캐리어를 쥐었다.
"시-쨩 본부 가고 싶어, 본부! 본부에 가면- 2호기도 있는 거잖아? 보고 싶어. 타고 싶어! 갑자기 본부에 보내고 나는 파리에 남는다 해서 얼마나 슬펐는지 알아? 알고 보니까 절차를 덜 밟았었대~"
그럼 그렇지. 너와 2호기를 완전히 떨어뜨려버릴 리가 없지 않은가? 2호기의 파일럿은 언제까지고 너다. "절차가 그렇게 복잡한데도, 시-쨩 잘 기다렸지? 잘했지?" 조잘거리며 너는 사오리의 팔에 애교스럽게 기댔다.
"그러니까 본부만 잠깐 들르고! 그 다음에 사-쨩이 사는 곳에 같이 가는 걸로~! 시-쨩의 방, 준비돼 있어? 넓어? 나 나 있잖아? 사-쨩이랑 다시 같이 살아서 진짜진짜 행복해..."
너는 말이 많다. 쾌활한 성정의 사오리에게 꿇리지 않을 정도로 수다스러워서, 사람에 따라서 정신이 쏙 빠진다고 한다...
뭐야 굳이 후기로 안 써도 이미 저쪽에서는 예상하고 있었던거네. ...이런저런 문제가 많을 것 같으면 그걸 좀 손을 쓴 다음에 해보라고 주시면 안 될까요? 뭔가 나만 손해 본 기분인데! 그보다 중얼거리시는 내용도 영 불안한데. 합동훈련 전까지 고칠 수 없는건가요 그거? 이오리 씨가 오셔야 하는... 아니 그보다 '들어가버린지라'?? 들어가...? 어디로? 잠시 눈을 깜빡이며 속으로 어떻게든 유추해보지만 딱히 짐작이 가는 곳도 없고 저 말만으로 유추하기도 어려웠다. ...역시 출장? 뭐 아무튼 제일 원하는건 의자를 좀 개선해주는건데요... 그게 불가능하다면...
"...혹시 합동훈련 전까지는 개선이 힘들까요?“
그렇게 묻는 내 얼굴은 절박한 표정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아니 진짜로 절박하거든요?? 혼자 있을 때 토하는 것까진 괜찮지만 여럿이서 있을 때 구웨에엑 하는 건 진짜로 사양하고 싶거든요? 의자를 고쳐놓지 않으면 절대 훈련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뭐, 그... 아마 이오리 씨가 상대였다면 슬쩍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이 분은 진짜로 잘 모르는 사람이고, 그래서 결국 훈련 전까지 개선이 되냐는 절박한 물음으로 끝나버린 것이다.
"정 안 된다면 멀미약을 사오려고요...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게 전부네요. 아직까지 의자 흔들리는거 말고는 불편한 건 잘 모르겠고...“
>>413 2호기의 파일럿은 언제까지나 시노부일 것입니다. 그러니 안심해도 좋을 겁니다. 파리 지부의 2호기 파일럿은 시노부가 유일할 테니까요. 그렇지요? 시노부가 하는 말을 웃으며 가만히 듣고만 있던 유즈키 사오리는 “그렇고 말고. “ 라고 말하며 시노부의 뒷머리를 가만히 쓸어보이려 하고는, 방이 이미 준비되어 있냔 물음에 그렇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 보이려 하였습니다.
“준비되어 있지. 그렇고 말고! 이미 다른 아이가 먼저 와 같이 살고 있긴 하지만, 시노부가 지낼 방은 깨끗이 비워두었단다. 파리에서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넓은 방이란다. 분명 네 마음에 꼭 들거야! “
…어찌 보면 마냥 기쁘게 들리지만은 않을지도 모를 이야기를, 그녀는 너무나도 쾌활히 말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간에 좋아. 그럼 오늘은 가볍게 본부를 둘러보고 집에 가는 걸로 하자. 전부 다 하려면 서둘러야겠는걸! “
슬그머니 뒷머리에서 손을 떼려 하고는 유즈키 사오리는 시노부의 팔을 잡고 출구를 향해 걸음을 옮기려 하다가, “참, 그렇지! “라 외치며 돌연 이렇게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배고프진 않니? 먹고 싶은 건 없고? “
약 12시간 45분. 파리에서 신요코스카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긴 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온 만큼 아직 어린 시노부에겐 확실히 다소 지치는 시간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414 “글쎄다, 노력해 보긴 하겠지만… 만족할 정도는 아닐 게란다. “ “훈련 프로그램 개발은 유즈키 그 아이가 전담했던지라, 그 아이가 영창에 들어가버린 뒤로는 거의 직원들이 보수만 하고 있거든. “
‘들어가버린지라’ 고 말한 후지와라 박사의 말은, ‘영창에 들어간지라’ 로 듣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다소 당황스러운 말이 튀어나왔음에도 그녀는 별거 아니라는듯 태연하게 웃으며, “참, 내가 말을 안했구나? “ 라 운을 떼며 설명해보이려 하였습니다.
“유즈키 그 아이는 상부에 의해 근신 처분을 받게 되었단다. 한동안 업무에 돌아오기 어렵게 되었어. 그래서 지금 대부분의 업무 처리는 내가 맡게 되었지. 내가 담당하지 않은 프로젝트까지 말이야. 지금은 내가 부장 대리란다. “
본부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진 모르겠습니다만, 근신 처분이 될 정도면 보통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아예 영창에 들어갔단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라니, 대체 그동안 본부에 무슨 일이 있어왔던 것일까요? 가장 최근에 출격하기 직전까지 혼란스러웠던 본부 내 분위기도 그렇고, 어째 보통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깨를 으쓱이며 나츠키를 내려다보던 후지와라 박사는, 나츠키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려 손을 뻗으려 하며 위로하듯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대로 개선은 될테니, 너무 걱정하진 말려무나. 여차하면 멀미약을 챙겨놓아도 좋고. “
>>415 “제아무리 전시 상황이라 해도 말이지, 그들이 1급 군사 기밀 구역을 지나가게 둘 리가. 안 그런가? “
나루미의 답변에 그는 살짝 오른눈을 감아 윙크해 보이며 손을 튕기려 하였습니다. 이 가벼운 부장님께서는 이런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는 중에도 이러시고 계십니다……
“명목상으로는 네르프 산하 기지로 묶여 있긴 하지만, 우리 본부와 베타니아 베이스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베타니아 베이스, 골고다 베이스, 타브하 베이스……, 그밖의 많은 기지가 세계 각지에 있지만, 앞서 말한 곳들은 모두 본부의 간섭 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기지이네. 그중에는 위원회 직할로 있는 기지 역시 존재하고. “
골고다 베이스는 또 무엇이고, 다른 건 또 뭐 하는 기지인 것일까요? 분명 베타니아 베이스에서는 제6사도와 함께 ‘가방’ 을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만, 다른 기지는 무슨 목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루미로써는 오늘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으니까요. 확실한 것은 딱 하나, 베타니아 베이스같은 곳은 직접 파견 명령을 받거나 하지 않으면 평생 가볼 일이 없는 곳이란 점이었습니다. 타카야마 차장이나 부사령관에게서 전해듣지 않았더라면, 나루미는 줄곧 본부와 그외 지부 정도만 알고 있었겠지요.
“[ 제레 ] 는 우리 특무기관을 신용하고 있지 않아. 그러니 우리에게만 모든 개발을 맡기고 있지 않지. 개발을 맡겨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혼자 개발하거나 하지 않아. 뒤에서 따로 움직이곤 하지. " "동생 유즈키가 이번에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면서 골고다 베이스 쪽으로 넘어가 버렸어. 참 아쉬운 일이야~! 핵심 개발은 우리 쪽에서 다 맡았는데 그게 넘어가 버렸으니! “
“방금 건 적당히 흘려 주면 고맙겠어……♪ “ 라 덧붙이려 하고는, 미즈노미야 부장은 어깨를 가볍게 으쓱이려 하며 대답해보이려 하였습니다.
“템플기사단이라기보다는 일루미나티나 프리메이슨에 가까워. 그들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자들이지. " "위원회에 대해 특별히 궁금하거나 한 부분이 더 있나? 있다면 얼마든지 물어보도록. 다른 것이 궁금하다면 물어봐도 좋네. “
비록 오늘도 갈려나가는 현생이지만 그래도 오후에는 좀 쉬엄쉬엄하면서 할 수 있을것 같아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눈물이 나고 나츠키주 나루미주 두분 모두 Good-morning 입니다. 두분 모두 목요일 아침 잘 보내고 계시신가요? 슬슬 불타는 금요일이 다가오는 하루이고 주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무사히 현생 이겨내실 수 있으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ㅠㅠ)
제가 놀랍지 않게도 아직 이시간에도 일이 끝나지 못한 상황인지라(...) 판정이 조금 늦게부터 진행될 것 같습니다. 일단 이 레스에 앵커를 달아 손을 들어주신 분은 30분 되는대로 바로 레스를 올려주셔도 괜찮습니다. 5분에서 10분 정도 이후부터 판정이 시작될 거 같단 점 미리 공지드려놓고자 합니다....(ㅠㅠ)
전혀 예상도 못한 말에 저절로 눈이 커졌다. 어쩌면 입도 떡하니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아니 확실하다. 아니 그치만, 그, 영창이라니...? 그거 그게... 영창이라는게 그러니까 제가 아는 그 뜻이 맞는 건가요??? 농담이죠? 태연하게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걸 보니 역시 농담이 아닐까?
"근신 처분이요?! 왜, 왜요?? 이오리 씨가 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버릴 정도로 놀랐다. 대체 왜? 이오리 씨가 대체 뭘 했길래...? 역시 무슨 일이 있으셨던건가? 아니 그치만 진짜로 왜?? 예상도 못한 말과 지금 상황에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버리는 것 같다. 자세하게 설명해주실래요...? 저 지금 냉정함을 잃어가고 있어요...
"대체 무슨 일이... 왜...“
사오리 씨한테서 따로 들은 건 없는데, 아니 아무것도 못 들었지. 이오리 씨가 그렇게 되었다는 걸 지금 여기서 처음 들었으니까. 아니 진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안 그래도 시위도 있고, 출격할 때 엔지니어들도 파업했었고... 기술부에 확실히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건 알겠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꽤나 충격이었다. 어깨를 토닥이는 이 손조차 뒤늦게 알아차릴 정도로 말이다.
"......대체 뭐가 어떻게...“
합동 훈련에 대해 궁금한 게 있냐는 말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궁금한 게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 않이 지금 합동 훈련이 중요한게 아니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에여?????? 진짜로 머선일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네 눈은 둥글고 무구하게 깜박인다. 한 번. 두 번. ...세 번. 다른 아이가 이미 있을 것은 전혀 상정해보지 못한 일이다. 너는 사오리에게 뺨을 기댄 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은지 생각한다. 어떤 아이일까? 그 아이도 사도에 의해 부모가 죽은 걸까? 너처럼 파일럿일까...? 이 세상이란 말이다, 누가 뭐라거나 오직 온기가 있는 곳이다. 누구나 따스하고 서로가 서로를 품어 안는다. 틀림없이 그 아이도 널 좋아해줄 것이다. 물론 사-쨩도 여전히 널 봐줄 것이 당연하지. 그래, 그럴 수밖에 없다. 생각한다니, 도대체 뭘 생각한다는 말인가? 생각할 것이 어디 있다고? "응! 정말 마음에 꼭 들 것 같아." 돌돌돌돌... 캐리어 끌리는 소리가 귀청을 때리다가, 너는 금방이라도 방방 뛸 듯이 신난 눈치로 사오리를 보았다. 이제 더는 볼 수 없을 푸르른 바다를 닮아서 밑바닥이 보이도록 투명한 눈동자가 즐거운 듯 뜨인다.
"응, 배가 꼬르륵 해! 나 있지, 떠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크레프가 그리워!"
금방이라도 방방 뛸 듯이가 무언가, 이미 방방거리고 있다. 소학생도 아니고, 출구로 향하는 네 걸음이 들뜸을 감추지 않는다. 네 사오리의 말 듣고 보니 출출한 듯도 싶었다. 뭘 먹으면 좋을까? 너는 말이 봇물 터지듯 해서 '먹고 싶은 것 목록'을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크루아상도 엄-청 그립다니까? 그치만 또오.. 모처럼의 일본이니까. 라멘이라든지, 스시라든지이.. 맞아, 타코야키라든지 만쥬라든지도 엄청 궁금해? 또 있어! 테.. 타-피오카 티이...? 일본어로 맞지? 일본에서도 한번 먹고 싶어. 그리고 또.. 또.."
네 나이가 몇이니? 그런 질문을 듣고서 부리나케 하나둘 나이 세는 정말 작은 아이처럼 늦을세라 음식 하나하나 떠올리는 모습은 퍽 천진했다. 그야 너는 영원히 어린아이다. 결코 자라는 일이 없을 것이다. 없어야만 한다.
기술부는... 뭐, 예상대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박사님은 전체를 관리하느라 바쁘고, 원래 그를 해야할 이오리 부장님은 현재 감금상태. 그래서 일의 진척도는 매우 떨어졌다. 무기의 수리 유지 보수를 담당하던 3부의 시위 가담으로 인해 인원도 부족한 상태.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당연하게도, 휴가도 반납하면서 나머지 인원이 더욱 더 구르는것이다.
베타니아에 이어서 예수 그리스도가 못박힌 골고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난 타브하. 종교집단 확실하네. 다음 기지는 가버나움 기지인가? 갈릴리 기지? 니느웨? 다시스? 중요한 프로젝트가 골고다 기지로 넘어갔다면 나는 불길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희 십자가 지고 골고다에 침투하는건 아니겠지요? 프로젝트를 되찾으러?"
그러다가 들키면 지고 온 십자가에 그대로 땅땅땅... 골고다에 침투한 두 명의 도둑은 예수님 양 옆에 좌우로 매달렸답니다. 그 중 한 명은 마지막 순간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천국에 갔대요. 부장님이랑 저랑 둘 중에 누가 천국에 갈까요? 웃겨 진짜.
뭐, 이건 농담성 발언이다. 진짜로 궁금한 건 따로 있었다. 내가 세컨드 임팩트 때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았나? 내가 아는 한 가장 강대한 곳. 미국, 미국 해군. 그곳으로 아득바득 기어들어갔었지. 큰 대가를 치렀지만 나는 어쨌든 살아서 이렇게 숨쉬고 있다.
"농담이고, 제레에서 끄나풀 추가 공채는 안 한답디까? 굿맨 승조원 일은 잘 할 자신 있는데."
나도 제레 하고 싶어요. 부장이 내게 제레에 관해 숨김없이 말해준 것처럼, 나도 내 속내를 꾸밈없이 보여주었다. 내가 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있는지 기억하자. 더 높은 곳, 더 많은 정보, 더 확실한 생존. 비탄과 비애로 가득 찬 세상 속에서 '적당히'는 없다. 쓰나미가 밀려오면 닥치고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부장님 한 명보단 두 명이 낫지 않을지요."
나는 고개를 기울였다. 전쟁 끝나고 쓰나미도 끝난 줄 알았지. 전역하고 평지로 내려오니까 2파가 몰려오고 있잖아. 쓰나미는 1파보다 2파가 높아. 서둘러야 해.
후지와라 박사의 답변은 나츠키의 성에 찰 만한 대답이 아니었습니다. 무엇을 이유로 근신 처분을 받게 되었으며, 그 배경엔 어떠한 일이 있었던 것인지…. 중요한 부분이 모두 빠져있었지요. 가장 중요한 알맹이가 빠진 이야기는 그저 허울 좋은 말에 불과했습니다. 겉으로만 듣기 좋을 뿐 전혀 실속 없는 말이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자기들 어른들만 알고, 아이들에게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겠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얘야. 걱정 말려무나…..유즈키 부장은 틀림없이 곧 돌아올 거란다. “
후지와라 박사는 빙그레 웃으며 나츠키의 어깨를 토닥이려 하며 이렇게 말해보이려 하였습니다….
“그러니 걱정 말고 집에 돌아가, 모처럼의 쉬는 날을 만끽하는 건 어떻겠니, 아이야. ”
위이잉 돌아가는 선풍기 소음. 카가각 하며 종이가 파쇄되는 소음, 바삐 종이가 넘겨지며 생기는 소음. 저 뒤로 바삐 걸어가는 이들에 생기는 소음. 사람들의 소음. 소음… 끝없이 들려오는 소음. 비록 사람 하나가 없어지게 되었다곤 하지만 세상은 예전과 같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유즈키 이오리 기술부장이 돌아오지 않게 된다 하더라도, 이곳은 여느때처럼 변함 없는 분위기로 사람들이 일하고 있겠지요. 누군가의 빈 공간은 다른 사람이 채우고, 누군가가 내려놓고 간 일은 다른 사람이 맡는 식으로 평소와 같이,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로. 세상은 그렇게….너무나 멀쩡하게 돌아갈 것입니다.
”걱정 마렴, 나츠키. 금방 돌아올 거란다. ”
누군가 하나가 자리를 비우게 되어, 영영 빈자리가 생기게 된다 하여도 말입니다.
”엄마는 언제나, 나츠키의 곁에 있을거야……”
……어라, 지금 무엇을 떠올린 것이지요? 모르는 기억입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하였습니다. 다정하게 뺨을 쓸어보이는 어머니의 모습,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 애써 웃어보이며 어깨를 토닥이고 돌아서려 하는 어머니의 모습은….떠올리지 않는 것이 좋았습니다. 이제는 돌아오지 않는단 걸 아니까요. 돌아오지 못한단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어머니는 영영 돌아오지 못하시니까요. 그러니 이런 기억은……떠올리지 않는 게 좋았습니다.
새하얀 빛. 붉게 빛나는 구체. 심각하게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연구원들. 익숙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어머니. ...익숙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어머니.
과거의 기억은, 그저 과거의 기억으로 묻어두는 것이 좋은 것이었습니다.
“……아이야, 괜찮니? ”
다소 걱정스러운 듯, 후지와라 박사가 나츠키를 향해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반응하여도 좋고, 그러지 아니하셔도 좋습니다. 모든 선택은 나츠키의 자유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시노부의 담당 직원님께선, 먹을 게 아니라 안주를 고르는 버릇은 여전하신 모양입니다….
시노부의 말을 듣고있는 내내 그저 흐뭇하다는 듯 내려다보고만 있던 사오리는, 어느덧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보란듯이 차키를 꺼내 눌러보이려 하였습니다. 한참 신입 티를 내며 파리 지부에 있을 적에나, 직급이 오른 지금이나 여전히 유즈키 사오리는 붉은 자동차를 끌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장장 몇 년을 같이 지냈던 시노부에게 있어선, 아마도 익숙하였을지도 모릅니다. 비록 기종은 바뀌게 되어서, 이제는 빨간 포르쉐가 반겨주고 있지만 말이지요.
“자아, 시노부가 원하는 데로 타렴. 안전벨트 꼭 매는 거 잊지 말도록 하고! “
“본부부터 간 뒤에 먹을 거 사고 돌아가는거야! “ 라 덧붙이며 사오리는 어서 타라는 듯 시노부에게 손짓해보이려 하고는 운전석에 타려 하였습니다……
조수석에 타든, 뒷자리에 타든 괜찮습니다. 유즈키 사오리의 자동차는 넉넉한 편이니, 시노부가 편히 발을 뻗고 앉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겠지요?
>>495 쉬는 날 오후는 오늘도 무난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은 가십거리만 주구장창 내보내고 있고, 집안은 오늘도 조용하기만 하였으니. 아버지는 오늘도 도장에 나가셨기 때문에, 집안은 오늘도 타카기 혼자였습니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타카기의 집에도, 기묘한 의자가 하나 생겼다는 점이었지요.
마치 치과 의자마냥 길게 뻗어있는 검은 의자. 고글처럼 쓰는 HMD 장치와 함께, 조이스틱인지 뭔지가 같이 놓여있는. 기술부에서 이번에 새로이 보내주게 된 [ 훈련 프로그램 ] 입니다.
…비록 지금은 도장에 있는 수많은 운동기구 중 하나처럼, 거실 구석진 곳에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었지만 말입니다.
아무튼간에 타카기에게 있어 오늘은 모처럼의 휴일인 만큼, 원하는 대로 행동하여도 좋을 겁니다. 도시 내부에 놀러 나가도 좋을 것이고, 전철 등을 타고 나가보려 하여도 괜찮겠지요. 뭐가 됐던간에 지금으로썬 타카기에게 뭐라할 사람은, 이곳에 아무도 없을 거란 건 확실하였습니다.
곧 돌아올 거라는 말이 열쇠라도 된 것처럼 무언가가 열렸다. 내면에서 굳게 잠겨져 있던 것이, 안에 억눌려 있던 것들이 기세 좋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금방 돌아올 거라는 다정한 말이, 뺨을 쓸어주는 다정한 손길이, 그럼에도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모습이... 어깨를 토닥이고 돌아서는 그 모습이... 그 기억이... 작은 물줄기로 시작한 그것은 점점 거대한 물살이 되어 나를 휘감는다. 어라...? 이게 뭐야...? 난 이런 기억 몰라, 하지만... 기억하고 있어. 어째서? 혼란스럽다. 당황스럽다.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그리운 기억이라 언제까지고 그 물살에 몸을 맡기고 싶었다. 그 기억의 끝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면서도. 애초에 이 물살은 너무나도 강해서 막을 수도, 빠져나올 수도 없었다. 나는 그저 이리저리 휩쓸릴 뿐이었다. 머리를 한바탕 휩쓴 그 물결은 이윽고 눈가를 적시며 밖으로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새하얀 빛. 붉게 빛나는... 어째선가 눈에 익은 느낌의 구체. 심각한 얼굴을 한 어른들. 익숙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엄마. ...미소를 짓고 있었던 엄마. 돌아올 거라는 말 같은 건 전부 거짓말이야. 엄마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 엄마는.... "......“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아니, 꺾였다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기술부 사무실의 바닥을 비추는 시야가 점점 뿌옇게 흐려진다. 한 사람이 빠졌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가는 이곳의, 세상의 소음에 가려진 가랑비의 소리처럼, 너무나도 약한 소리를 내며 눈가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바닥에 자그맣게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그치만... 엄마도... 금방 돌아온다고 했었, 는데......“
치밀어오르는 감정에, 울음에 목소리가 간헐적으로 끊기고 있었다. 분명 금방 돌아온다고 했는데, 언제나 곁에 있겠다고 했는데...
타코야키가 안주가 되기도 하는 사실을 넌 알까, 모를까. 어느 쪽이거나 넌 사오리와의 재회 그 자체와 간만에 무언가 함께 마주보고 먹는다는 일에 그저 더없이 기뻐할 뿐이었다...
"차가 더 좋아졌나? 시-쨩, 이런 건 잘 몰라아."
언제나와 같이 붉은 차. 가령 사오리의 높이 올려묶은 분홍 머리와 같이, 무언가 바뀌지 않은 점이 있다는 것은 너에게 기분 좋은 안정감을 안겨준다. 다만 모양이 어딘지 바뀐 듯한 느낌이다. 너는 입가에 손가락 끝을 올리며 고개를 갸웃하다가 쫑쫑 걸어가 짐을 차에 싣고 네 몸은 당연하다는 듯이 조수석에 올렸다. 폴싹 하고 자리에 앉는 행동에마저 명랑한 성정이 배어나와, 바라보는 타자로 하여금 과연 어린아이구나 싶도록 한다. 말했잖은가, 너는 영원토록 영원토록 어린아이로 남을 것이다. 편안하게 자리에 앉은 너는 문득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냈다. 쨍 하며 칼집이 뽑히는, 한 자루의 군용 나이프였다. 네 언제나 잊지 않고 챙기는 것이다. 사오리도 이 모습에 익숙하면 익숙했지, 당혹하진 않을 터이다. 선명하게 드러난 날을 손끝으로 문지르고, 솜씨도 좋게 휘릭 하고 공중에 돌려 안정적으로 받아내는 행동마저 말이다. 너는 천진하게 웃으며 사오리를 보았다.
"본부 가는 거 기대된다. 사-쨩도 기대되지?" "2호기에 타서 멋진 모습도 보여줄 테니까! 그럼 출발하자, 출발하자-!!"
너는 그 나이대 아이답게 활기차게 소리를 높이며 차내 공기 또한 드높이 띄웠다. 본부로 향하는 길 내내 너는 사오리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고, 그동안의 일을 묻고, 그동안의 일을 말하여 대화가 끊기는 것을 허용치 않는 양 수다스럽게도 굴었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말이다.
>>498 휴가도 반납하고 일하고 있는 지금 이 상황은, 마냥 누가 보아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시위가 휩쓸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기술부의 인력 부족 상황은 여전하였습니다. 견디다 못해 그만두고 사표를 내고 나가게 된 직원도 더러 있었지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물밑으로 상층부와의 [ 협상 ] 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만, 언제쯤 시위가 끝나고 이 인력 공백 상황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일까요?
유즈키 부장님께서는, 언제쯤 돌아오시게 되는 것일까요?
[ > 카에데, 괜찮으신가요? ]
한참 카에데가 업무에 갈리고 있는 도중, 카에데의 핸드폰에서 익숙한 기계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카에데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카에데의 인공지능, 메이플이 건네오는 물음소리였지요. 한참 일에 몰두하느라 내버려둔 영향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메이플의 말투는 평소와 다르게 지나치게 기계같은 경향이 있는 듯 싶어보였습니다….
[ > 본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상태가 양호한지 확인하고자 합니다. ]
>>508 "굿맨 승조원 일은, 안 하게 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모르는 일인데, 정말로 괜찮은가? 나루미의 말을 듣던 그는 곤란하다는 듯 말하며 입꼬리를 올려 보였습니다… 잠수함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제레에? 할 수 없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인지, 어쩐 이유인지 그는 더이상 말을 늘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들은 걸 책상에 내려놓아보일 뿐이었지요.
“여하튼 알겠네. 자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내가 말을 해보지. 때가 되면 기회가 있을 거야. 그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도록. “
과연 그 약속의 때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다행이라 여겨도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생존을 위해 나루미가 한 선택은 옳은 것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해군으로, 더 높은 곳으로. 비록 많은 대가를 치렀지만 어쨌거나 나루미는 무사히 살아남았습니다. 지금까진 이렇게 무사하였지요. 하지만 이후에도, 이렇게 무사할 수 있을지는……글쎄요,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아무튼간에 그럼, 내 쪽에서도 물어보도록 할까……♫ “
부장은 그렇게 말하며 히죽 웃으려 하더니, 나루미를 올려다 보며 책상을 톡톡 치려 하곤 말하려 하였습니다.
“임무를 하면서 특별히 궁금했거나 확인해 줬음 하는 게 있었나? 있으면 여기 올려보도록. 확인할 수 있는 상태면 얼마든지 봐줄 수 있네. “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면 태어난 것 자체가 죄다. 포스트 세컨드 임팩드 시대에선 더욱! 나는 이미 한 번 살아남았다. 것도 육해공 전군을 통틀어, 전 세계의 군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사망률을 가진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군을 나오면서 이런 짓은 두번 다시 하지 않겠노라 맹세했지만 이미 그것은 사도의 출현과 함께 바스러진지 오래다.
다시 싸움터로 나가면 죽을 수도 살 수도 있지만, 나가기를 거부하면 확실히 죽을 것이다. 이게 내 팔자인가. 죽기 싫어서 죽을 때까지 전쟁터를 헤메이는. 인내의 대가는 내세에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인내하는 법을 알고, 이제는 포기와 체념하는 법을 새로 배워야겠지. <spp>제발, 그만해</spo>
"특별히 궁금한 것이요...? 음..."
저 지금 방탄복 안 입었거든요? 안 쏘실 거죠? 물어봐도 될까 걱정되지만 물어보라고 하셨으니까. 답하기 싫으시면 총알 대신 거절을 주시리라고 믿고 말씀드릴게요.
"혹시 아까 말씀하신 [위원회]의 정식 명칭이 [인류보완위원회]인지?"
나는 책상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았다.
"제목만 봤고, 내용이 암호화되어서 읽을 수 없었습니다."
@기밀문서..이런 식으로 획득하는게 맞나 모르겠지만.. 제 27차 인류보완위원회 중간보고서!
>>531 갇혀있던 물살은 한번 터지고 나선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기만 하였습니다. 깊은 곳에 묻어둔 기억들이 하나 둘씩 물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였지요. 그렇게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한 기억들은, 뒤죽박죽으로 올라오기 시작한 기억들은…… 정말로 나츠키에게 있어서, 썩 좋은 기억이 아니었습니다.
“어서오렴. 네가 나츠키구나. 소식은 들었단다. 유리나가 그렇게…… “ “어딜 들어와,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당신은 여기 올 자격이 없어, 그 잘난 일터에나 돌아가세요! 이 살인자야!!! “ ”걱정하지 말렴. 나츠키. 상황이 이렇게 되었지만 이젠 우리가 있지 않니. 괜찮다면 우리들에게 의지하려무나……. “ ”……따라가라. 저들이 오늘부터 네 보호자다. “
……처음 친척들에게 맡겨지게 되었을때의 기억, 장례식장에서의 기억, 상냥하게 손을 내밀어보이던 친척들의 모습, 묵묵히 그 앞으로 등을 떠밀던 아버지의 모습. 모두 떠올리지 않는게 차라리 나은 기억들이었습니다. 기억하지 않는 게 나았습니다. 영영 지워버리는 게 오히려 나았습니다. 이런 기억은, 영영 떠올리지 않는게 나았을 텐데요.
주홍빛 물이 쏟아져 나오는 엔트리 플러그와, 그 안을 필사적으로 헤집던 아버지의 모습 따위는. 떠올리지 않는게 나았습니다.
금방 돌아온다고 했던 어머니는, 영영 나츠키에게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친척들에게 떠넘기듯 맡겨버린 아버지는, 더는 나츠키를 보러 오지 않았습니다. 최근에야 네르프로 오면서 만날수 있게 된 아버지였지만, 그렇게 와서 만나게 된 아버지는 또다시 모르는 이에게 나츠키를 맡겨버렸습니다. 나츠키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떠나버린 이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나츠키에게 있어선 그런 기억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나츠키의 말을 듣고 있던 후지와라 박사는, 천천히 나츠키를 토닥이려 하며 나직이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유즈키 박사는 네 어머니와 다르단다. 그녀는 그저 갇혀있을 뿐이니, 멀쩡히 돌아올 게야. " "정말이니 믿어도 좋단다. 단지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좀 늦어지고 있는 것 뿐이니…. “
잠시 제 아랫입술을 깨물며 뭔가를 억누르려 하던 후지와라 박사는, 토닥이던 것을 멈추고 나츠키에게 이리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532 과연 훈련 프로그램의 난이도가 어떠할지 생각하며 기동시킬 준비를 마친 타카기는, 의자에 앉아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려 시도하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 Loading … ] 이란 문구가 뜨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타카기의 눈앞에도 역시 특무기관을 상징하는 붉은 빛 로고와 함께 하얗고 붉은 화면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로고 아래에는 현재 가능한 몇 가지 훈련들이 붉은 글씨로 나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훈련으로 시작하시겠습니까?
> 공중 강하 훈련 > 무중력 기동 훈련 > 해저 침투 훈련 > 최단거리 돌파 훈련
>>533 조수석에 타 나이프를 만지고 있는 시노부의 모습에도, 사오리는 태연하게 웃으며 차키를 꽂고는 핸들을 잡으려 하였습니다. 뒷목쪽으로 그녀가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것을 시노부는 아주 가까이에서 명백히 볼수 있었습니다만, 그런 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닐겁니다. 사오리가 한낱 어린아이에게 떨을 어른일리가 없습니다. 그렇지요?
“당연하고 말고, 분명 마음에 들거란다. 파리 지부보다 멋지거든! “ “자아……, 그럼 기다리고 기다리던 본부로! 출발이다! “
시동 걸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무섭게, 곧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서서히 빠르게 바뀌기 시작하는 창밖의 풍경을, 작아져가기만 하는 건물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 시노부는 이런저런 말을 꺼내기 시작하였을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공간. 무엇 하나 낯선 부분이 없는 곳입니다만, 시노부는 이곳에서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여느 아이들과 달리 체계적으로 훈련받아온 시노부인 만큼, 사도를 상대하는데 있어 시노부는 그 누구보다 멋지게 해낼 수 있는 아이니까요. 잘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역겨운 것을 섬멸하기 위해선, 시노부는 언제든 저력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훈련받아온, 에반게리온 파일럿이니까요.
.. ….. ……….
숲을 지나 코너를 꺾어, 쭉 가다가 다시 옆으로. 본부로 향하는 길은 꽤 순조로웠습니다. 탄탄대로를 따라 가다 갑자기 밑으로 꺾이려 들었더니, 어두컴컴해진 것을 제외하고는 순조로웠지요. 지하 깊은 곳으로 가는 길은 마냥 편안히 가는 길은 아닌 듯 싶었습니다. 한번 덜컹거릴 때마다 차 내부 역시 같이 요동치곤 하였습니다. 계속해서 덜커덩거리는 소리와 흔들림을 경험하며 시노부와 사오리는 터널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많이 어둡지? 그래도 조금만 참으렴……조금만 더 참으면 이제 내부에 도착하게 될 거란다. 여기 터널이 좀 많이 길어서 그렇지, 금방 도착할 거야. “
아직 어린 시노부에게 있어 다소 거친 경험이 되었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지, 사오리는 안심하라는 듯 시노부에게 말을 건네보이려 하였습니다…. 운전대를 놓고 있었음에도 차는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기에, 조금도 자동차를 건드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 파앗 - !!!!!!
그리고 그 말이 있기 얼마 안 있어, 시노부 일행은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장 아래를 환하게 비추고 있는 인공태양. 지상과 다를바 없이 푸르게 빛나고 있는 가짜 하늘. 빼곡이 솟아 자리잡은 숲들, 맑게 고여 있는 호수의 모습…뾰족하게 올라선 푸른 피라미드. 처음 들어선 지오프론트의 모습은 생각보다 잘 정리된 공원과도 같단 인상이 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저 멀리 정면 방향에 작게 보이는 푸른 피라미드를 가리켜보이려 하며, 사오리는 키득거리며 웃고는 시노부에게 말하려 하였습니다……
>>548 [ > 자잘한 업무는 인공지능에게 맡겨 분담하게 하여도 됩니다. 카에데. 그러기 위해 존재하는 인공지능이니까요. ] [ > 장시간 이상의 전자기기 사용은 사용자에게 안좋습니다. ]
다소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을 기계음은, 곧 카에데에게 이같이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 >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제게 말씀해 주세요. 카에데. 무엇을 돕기를 원하십니까? ]
>>555 보고서를 내려놓으려 한 것을 본 미즈노미야 부장은, 처음은 어색하게 웃어보이려 하다가 이내 웃음이 싹 가시려 한 낯으로 나루미에게 물어보이려 하였습니다.
“……이 문서, 다른 직원에게 보인 적이 있나? “
이제는 저 말이 나오자마자 바로 총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맞네. 인류보완위원회.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불리고 있지. “
세계를 제 손에 두고 휘두르는 자칭 국제기관의 이름이 어째서 악당 조직같은 이름인지는, 물어봐도 별다른 대답을 듣기 힘들 것 같습니다. 책상 위에 올려진 무언가를 제 앞으로 끌어와 조심스레 문서를 살펴보려 하던 그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더니 나루미를 향해 이리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제 현생이 이렇게 11시는 한참 넘어서야 끝나게 된지라 오늘 진행은 어렵게 된 것 같고...오늘은 잠시 설정 풀이나 질문받기 시간들을 조금 가져보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월화수목 내내 대차게 갈리고 돌아왔으니 금요일 하루는 조금 쉬어두고 주말에 다시 미니진행 굴려보고자 하는 레캡입니다. (@@)
>>614 시노부주 어서오세요. 시노부주도 다른 레스주분들도 모두 Good-Evening 입니다. 오늘 하루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ㅠㅠ) >>575 레스에 대한 답변을 드려보자면 중심건물은 개선문 방향으로 십자 모양으로 뻗어있는 형태이며, 지오프론트처럼 아주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닌 지상 건물들의 밑에 지하 시설처럼 자리잡고 있는 형태입니다. 파리 시내 경관에 해가 가지 않도록 지상이 아닌 지하에 모두 시설이 모여있습니다. (@@) 파리지부는 원판에서도 건물만 나온 것이라 완전히 오피셜이 아닌 제 설정이 어느정도 반영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십자 모양의 지하시설....... 넘모 멋진 것 같습니다 (@@) 친절한 답변에 grateful한 바입니다,,, 그리고 질문받기 시간을 가지는 김에 쪼끔은 조심스러운 질문을 한 가지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 사실은 첫 진행레스부터 살짝의 쎄함을 느꼈었는데(주관) 사오링은 시노부를 얼마만큼이건 꺼려하는 편인 것일까요? (오너는 어떠해도 오호홍 조와용 상태이니 편하게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38 과연............. 그렇군요...................🤔 (잉터레스팅) 하기야 아무리 군인(...)이라 해도 중삐리가 대놓고 단도 들고 다니는 것은 여러모로 불안하지요(...) 나츠키 옆에서도 예외없이 앞으로 종종 꺼내들 것 같은데 사오리는 어떻게 처사할지 조금 궁금해지기도 하는 순간입니다 (@@)
>>641 당장 어제 진행때 사오리가 식은땀 흘리던것도 시노부가 나이프 가지고 놀고 있는 거 보고 뭔일 생길까 걱정하던 장면이었습니다. (@@) 관계가 거의 극단적으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나이프 꺼내드는 거 보고 과민반응하진 않을거같은데 아마 "조금 위험할 수도 있으니 주머니에 넣어놓을까? " 같은 말을 건네지 않을까요?
TVA를 이제 막 완주하셨다니 적는 거지만 분기 확정전까진 신극장판 내용이 같이 섞여 진행되고 있으니 시노부주께서 괜찮으시다면 신극쪽도 정주행하시는게 어장 내용 파악하시는데 있어 편하실 것 같습니다. 다만 다카포(:||) 정주행에 대해선 솔직히 캡틴인 저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684 시트스레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시트 성별란 표기가 XX/XY 염색체표기로 되있지만 않다면 정말로 뭐든 조율만 거치고 바로 통과시켜드릴 수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도 특별히 의문이나 그런 점은 없었습니다. (@@)✨ 설정 부분에서 세부적으로 더 추가하시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웹박으로 보내주셔도 괜찮습니다......
아침부터 바깥에서 정신없이 갈리고 있다보니 여섯시 다 되어가는 시간에야 겨우 얼굴 비추러 올수 있게 되었군요(...) 확실히 바른 자세에 좋은 건강이 따른다고 불편한 자세로 어장하다 보면 피곤함이 2배로 오는걸 요새 크게 느끼는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ㅠㅠ) 아무튼간에 귀중한 토요일 오후 다들 편안히 보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모두들 남은 하루도 파이팅입니다.
제가 지금 일이 아직 덜 끝났긴 한데 조금 느리겠지만 일단 폰진행으로 어떻게 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아무튼간에 오늘도 출석 체크를 받아 보고자 합니다... 이 레스에 앵커를 걸어 손을 들어주신 분께선 자동으로 체크 처리되시오니 바로 30분 되는대로 레스를 올려주셔도 괜찮습니다. (@@)
인류보완계획이 가방과 깊게 연관된 것인가. 반응을 보면 조금이라도 예상이 가는 바였다. 부장이 다비드의 가면을 벗을 정도면 이것이 아주 무거운 사안이라는 뜻이 분명하다. 물밑에서 다시 한번 세상을 뒤집을 우로보로스가 꿈틀대고 있다. 오싹했다. 그것이 뭔지 몰라서 더 오싹하다.
"북극에서 있었던 모든 일은, 부장님을 제외한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요한게. 인류보완이란게 뭐지?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마인드 업로딩, 인간의 유전적 개량." "가장 현실적인 건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정치사회적인 뭔가가 아닐까 하는데.."
사회를 수천년 후퇴시키는 신정정치, 제정과 왕정, 노예제의 부활.. 혹은 그에 준하는, 통념상 받아들여지기 힘들 정도로 급격한 사회변화를 꾀하는 계획이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대체 뭡니까? 이게.
묻어두었던 기억들은 하나같이 좋은 기억이 아니었다. 장례식장에서 들은 아버지를 향한 소리, 친척들에게 맡겨지게 되었을 때의 장면, 손을 내민 친척들과 그쪽으로 등을 떠밀던 아버지. 아버지,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엔트리 플러그 안을 그렇게 헤집고 있는 거야? 주홍빛 물이.. LCL이 쏟아져 나오는 그 안을, 어째서 그렇게 필사적으로... 그것을 멍하니 지켜보던 어린 시절의 나도, 지금의 나도 그저 중얼거릴 뿐이었다. 아까부터 반향하던 덧없는 물음에 대한, 어째서에 대한 답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모른 척 저 아래에 묻어두었던 답을.
엄마...?
금방 돌아온다고 했던 엄마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묵묵히 등을 떠밀며 친척들에게 나를 맡긴 아버지 역시, 돌아보는 일도 돌아오는 일도 없었다. 네르프에 와서 다시 만나기는 했지만 나는 또다시 모르는 사람의 집에 맡겨졌을 뿐이었다. 아파서, 사도에게 공격받아서 입원했을 때도 오지 않았다. 학교 행사에도 오지 않았다. 때때로 마주쳐도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전부였다. 그나마도 정다운 대화조차 아니었다. 변한 건 없었다. 단지 사는 장소가 변했을 뿐. 아버지는 내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떠난 사람은 돌아오지 않으니까. 엄마도 아버지도 그랬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 뻔하다. '멀쩡히 돌아올 것이다, 정말이니 믿어도 좋다.' 그런 말을 어떻게 믿어? 그런 말들이 지켜졌던 적이 있었나? 전부 거짓말이야. 결국 아무도 돌아오지 않을 거야. 나는 또 혼자가 될 거야. 무서워. 곁에 있던 누군가가 떠나가는 건 너무 무서워. 혼자만 남겨지는 건 너무 싫어. 버려지는 건 무서워... 그럴 거라면 차라리 처음부터 아무도 내 옆에 없는 쪽이 나아. 그러면 이렇게 무서울 일은 없을 텐데. 그러니까, 떠나가는건 무서우니까... ...아무도 내 옆에 오지 마.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결국 나는, 등을 떠미는 아버지의 손길에 반항하지 못했던 것처럼, 사오리 씨에게 나를 떠넘기는 아버지의 결정을 거부하지 못한 것처럼, 안부 인사는커녕 간결하게 적힌, 오라는 말이 적혔을 뿐인 편지를 따라 제3신도쿄시로 왔던 것처럼... 제대로 된 눈맞춤 하나 없었던 대화에 기뻐하던 것처럼... 제대로 된 저항도 못하고, 거미줄보다도 가느다란 희망에 그저 매달리겠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엄마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것처럼.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의 관심을 위해 에바에 타는 것처럼.
그런 것처럼, 유즈키 박사가 빨리 돌아오기를 바라냐는 말에 매달리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를 달래기 위한 거짓말이라도 지금은 매달리고 싶었다. 말을 꺼내기엔 무언가가 꽉 막고 있는 것처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목이 아프다. 간신히 숨을 들이쉬자 어깨가 들썩인다. 바닥에 떨어지는 물방울은 이미 가랑비보다도 굵어져 있었다.
어둡다. 새카만 색이다. 정면을 보아도 검고, 옆 창문에 시선을 돌리더라도 검다. 그리고 덜컹, 하고 요동하는 차. 그러고도 별일은 없어 네 그저 신나게 조잘댔으나 언제까지고 그러지는 못했다. 어둠은 끝도 없고, 요동은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번째인지 모를 덜컹. 그때 네 돌연 말이 없어져서 창문에 손을 대고 보이지 않는 밖을 뚫어지게 쳐다봤더란다. 무슨 문제가 있나? 하고 꼭 의아해하듯이. 그야 첫눈에 정상적인 상황은 그다지 못 되었으니 말이다. 비정상적인 조짐이 있은 뒤의 한층 비정상적인 소란. 귀가 아프던 소란... 당연하지만 너는 그런 것 모른다. 물론 네 순진하여 정상인지 아닌지는 알지 못하고, 그저 동그란 눈으로 궁금한 듯이 밖을 쳐다보다가 사-쨩에게 물어보면 된다는 생각에 시선을 떼어버린다. 그리고 곧바로 사오리도 말한다, 터널이 긴 것일 뿐이라고. 너는 무구한 호기심이 해결되어 기쁘다!
"응! 알겠어! 참는 것은 시-쨩 특기니까. 가장 잘하는 거니까! 사-쨩도 잘 알잖아?"
어서 대견하게 여겨주라는 양 애교스럽게 구는 한편, 엄지로 써늘히 매만지던 나이프에서 힘을 뺀 것 같으나... 그것은 전혀 중요한 사항이 아닐 테다. 파앗- 하며, 긴 어둠의 끝에 곧 빛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와아-!"
대시보드 위로 흰 손을 얹으며 너는 상체를 쭉 뺐다. 환하게 펼쳐진 전방을 보다 가까이서 보기 위함이었다. 지오프론트, 만들어낸 지하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인류의 아주 오랜 근거인 지상보다도 지상 같아... 마치 이상향에 비견되는 모습을 지녔지 않은가.
"응, 응! 진짜로 멋져! 엄-청 커! 있잖아 있잖아, 저기 꼭대기는 올라가면 찔려? 아야 하는 거야? 창문은 어떻게 된 거야? 사-쨩, 지금까지 여기서 일한 거야?" 날 버리고서. ...이런, 방금 너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거다. 아무것도. 사-쨩은 널 사랑할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물론 너도 사-쨩을 더없이 사랑한다. 온기와 사랑만이 있는 세상이지 않은가. 너는 티 없이 맑은 눈으로 기쁘다는 듯이 처음 보는 본부를 내려보았다......
어저께 오랜만에 마신 술이 그닥 받지 않았는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사에였다. 변명을 해보자면, 일이 요즘 힘들었고(사도전도 있었으니), 마트에 갔는데 맥주가 오랜만에 세일이었고, 피곤했는지 평소답지 않게 충동적이었고, 집에 와서 한캔만 마시자고 생각했고, 그러다 그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닥쳐온 느낌이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은 해야만 했다. 사에는 자리에 앉아 잠깐 동안 숙취에 고통받았다. 잠깐의 즐거움은 이후의 고통까지 딸려오게 하는구나. 꽤나 철학적인 성찰이었지만, 실상은 그냥 맥주 잠깐 마셨다고 텀블러에 물 대신 숙취제를 담아 마셔야했기에 돈이 더 나갔다~ 그말이었다. 그래도 숙취제 수혈 탓인지 아까보단 멀쩡한 기분이었다. 사에는 다시 업무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컴퓨터 전원을 켜고, 평소처럼 MAGI의 전원을 켰다.
>>743 마인드 업로딩, 유전적 개량, 정치사회적인 새로운 질서의 확립......과연 이중 어느 쪽이 정답일까요? 이런저런 추측이 나오는 와중에도 미즈노미야 부장은 어느 쪽도 아니라는 듯 그저 심드렁하게 턱을 괸채로 나루미의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설명이 끝날 무렵에야 살며시 문서의 종이를 넘겨보이려 하고는, 조용히 입꼬릴 올리며 이리 말을 꺼내려 하였지요.
“……일단 내용을 모두 열어본다 해서 계획에 대해 모두 알게 될 거라 생각하진 말게. 이건 어디까지나 ‘중간보고서’ 에 불과하니, 모든 정보가 들어있지 않을 거다. 독일어 번역은 내가 해줄테니 판단은 자네가 하도록. 적당히 추측을 덧붙여야 할 거다. 알겠나? “
…전문이 독일어로 적혀 있다니, 대체 이건 뭔 소리인가 싶습니다. 일본어로 적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일까요?
과연 문서 내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추측해보며, 나루미는 문서를 열람하려 시도하였습니다….
[ 제 27차 인류보완계획 중간보고서 ] 전문을 해금합니다!
… …… ………
《일반 정보》 TOP SECRET 인류보완계획 국제연합최고위원회 제 27차 중간보고서 Plan our komplementariät Der Menschheit 27. Zwischenericht
작성자 : 카시와자키 나오키
2015년 01월 10일
《비공개 정보》 (이하 독일어 전문 일본어 번역본) 제1사도 아담이 무력화되고 제2사도 릴리스와 제6사도 사마엘이 우리의 손에 들어온 현재, 특무기관 네르프는 미지의 적 사도의 침입에 대비한 준비를 어느정도 마쳐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사해문서 ] 에 적힌 내용에 따라 모든 상황에 대한 대비해두고 있으며, 슈퍼컴퓨터 MAGI 및 지오프론트 내 관련 시설들의 최종 점검 역시 어느정도 끝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1지부 및 2지부에서의 3호기 및 4호기 개발 역시 최종 단계에 들어서고 있으며, 중국 지부에서의 8호기 개발 역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제3사도가 침입해오는 그 날 이전까지 모든 준비를 끝낼 예정이오니, 위원회 여러분들께선 안심하고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래는 새로이 보고드리는 사항들입니다.
- 제 ■■차 기동실험에도 에반게리온 영호기는 안정적인 기동을 보임. 그러나 영호기 파일럿은 재선정이 필요. 현재 후보 선정중에 있음. * 탑승자의 불안정성은 에바의 기동에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확인. 추후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 제 ■■차 기동실험에도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기동에 실패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세 번째 아이’ 의 신변을 확보하여 본부로 이송할 예정. * 초호기의 코어는 단 한사람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다른 파일럿을 탑승시키려 시도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입니다. 따라서 파일럿 재선정 시도에 반대합니다.
- 06년의 기동실험 과정에서 큰 사고가 있었으나 ■■■■■■ 의 상태는 양호. 현재 해당 파일럿 신변 확보 완료, 기체만 이송되면 언제든지 기동 가능. * 당시 사고 분석 과정에서 ‘모든 에반게리온의 코어는 탑승자가 영원히 아이로 있기를 바란다’ 는 사실 발견. [ 에바의 주박 ] 에 대해선 여전히 분석 진행중에 있음. 추후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 전략자위대 측의 육상경순양함 및 자주양전자포 실전 배치 임박. 차후 계획에 차질이 생길 정도는 아니며 대비책 마련 완료. 추후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 [ 롱기누스의 창 ] 확보 완료. 추후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 제2사도 릴리스의 상태는 양호, 향후 계획에 있어 문제 발생 확률 낮음.
- 3호기 및 4호기 기동기관 이상 없음. 향후 새로이 파일럿 선정 이후 기동실험을 시도해도 문제 없이 실전투입 가능. 추후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 [ 방주 ] 건조 진행 단계는 5단계까지 와 있는 상황. 동력원의 건조가 완료될 경우 곧바로 실전 투입 가능. 추후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최고 기밀 정보》 모든 계획은 ■■■■ 박사의 초안에 따른 것으로, 이 자리를 빌어 ■■■■ 박사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약속의 날이 오기 전까지 본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니, 위원회 여러분들께선 안심하고 조용히 지켜봐 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해당 훈련을 선택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고글 앞의 화면이 순식간에 파랗게 변하려 하기 시작하였고……이윽고 타카기가 정신을 차리려 하였다면, 양팔과 양다리를 전혀 움직이려 조작할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훈련 프로그램에 동봉된 조이스틱으로도 전혀 팔다리를 움직이려 시도할 수 없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 것일까요? 당황스러운 상황에 주변을 살펴보려 시도하였다면, 곧 타카기는 눈앞에 어떠한 상황이 펼쳐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푸르게 펼쳐져 있는, 그러나 아무 건물도 남아있지 않은 황폐한 땅. 간간히 남아있는 일본식 건물과 재앙 이전 지어진 건물의 폐허. 멀리서 내려다보고 있는 것임에도 선명히 볼 수 있는, 땅에 남은 거대한 것의 발자국.
타카기는 현재, 구 도쿄에서 맞닥뜨렸던 상황과 다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장담컨대 이번 훈련을 클리어하는 조건은, 최대한 안전하게 땅으로 착지하여 제트 얼론까지 도달하는 것일 가능성이 커보이는 것 같습니다. 구 도쿄에서 경험했던 것과 정확히 똑같은 상황을 다시 체험하게 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이라면, 문제 없이 클리어해낼 수 있을 겁니다.
훈련 과정을 시작하시겠습니까?
>>746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한 나츠키를 보고는, 후지와라 박사는 잠시 길게 한숨을 쉬고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의 결과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단다. 과연 네가 바라는 대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장담하긴 어렵겠지만……어디 한번 힘을 써보도록 하마. “
‘이거 참 일생 일대의 도박이 되겠구나….’ 라고 중얼거리며, 잠시 헛웃음을 짓고는 후지와라 박사는 다시 나츠키의 어깨를 토닥이려 하였습니다.
“걱정 말거라, 아이야. 유즈키 부장은 내 꼭 원래대로 돌려보내 줄테니. 다 방법이 있단다. “
걱정 말라는 듯 운을 떼는 차장의 얼굴은 놀랍게도 자신만만하였습니다. 어찌 이리도 반드시 될것이라 확신하는 듯한 태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뭔가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보통 최고 기밀의 음모를 깨달은 사람은 '세상에 맙소사!!!! 어떻게 이런 짓을!!!!! 반드시 막아야만 해!!!!!!' 하면서 열정으로 불타던데. 나는 놀랄만큼 덤덤했다. 번역을 안 한 거랑 이게 무슨 차이죠 부장님. 하나도 모르겠는데. 그나마 뭔가 의미를 가질 수 문장이 있을까? 생각을 되돌려보았다.
- 제레? 그들은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고 있었다. 아마 앞으로의 일들도. - 탑승자가 아이로 있기 바란다는 것은 애어른같은 몇 명의 파일럿들이 생각난다.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그래서 부장이 스메라기에게.. - 상황이 급해서 일단 애를 태운게 아니다. 에바는 처음부터 소년병의 운용을 상정하고 만들어졌다. 소년병 개개에게 맞춰서 만들어진다. - 에바는 8호기까지 있다. - 06년 기동실험, 내가 훔쳐온 기동실험 보고서 - 사해문서. 이거....어...?
"혹시 이거 만화 설정은 아닌거죠? 몰래카메라라던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요. 뭘 하고 싶은데. 결국 모든 것이 겉돌기만 하고 본질에 다가갈 수가 없다.
장담하기 어렵다니, 그럼 역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일까...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닦아낸 시야에 들어온 얼굴이 놀랍게도 자신만만판 표정 가득이라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히끅, 하고 웃긴 소리가 제법 크게 난 것 같은데... ...갑자기 떠오른 기억들도 그렇고, 이오리 씨가 없어진 것도 그렇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자신만만한 얼굴을 한 저 사람도 그렇고... ...여러모로 혼란스럽다.
"어, 어떻게요...? 대가라니....“
아직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물어본다.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하지만 정말로 돌아올 수 있는 게 맞을까? 한참을 갇혀있다 풀려난 기억들은 그동안의 공백을 메꾸려는 듯이 거세게 날뛰고 있었고, 눈으로 보이는 것들이, 귀로 들리는 말들이, 심지어는 어깨에서 느껴지는 손길조차 불안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미친 듯이 호소하고 있었다. 불신보다는 불안에 가까운 눈이 허공을 헤엄치다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죄송해요, 갑자기... ...아까 갑자기 기억이 막 떠올라서, 그래서...“
다시 눈가를 훔치자 이번엔 아까보다 손등이 덜 축축해졌다. 갑작스레 터져나왔던 울음은 조금씩 진정되고 있었지만 머리 속은 여전히 혼란 그 자체였다. ...머리가 아프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거부하면 거부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 기억들이 머리를 꽉 조이고 있는 느낌이다.
>>748 “멋지지 않니? 모두 특수 강화 유리로 이루어진 건물이야. 저 유리 피라미드가 바로 우리가 일하는 곳, 특무기관 네르프의 본부란다! “
시노부의 그렇다는 듯 긍정하며 사오리는 본부 건물을 가리키려 하며 재차 설명을 이어나갔습니다….. 겉표면을 모두 특수 강화유리로 만들었다니, 그덕에 아름다운 외관을 하고 있었지만 내구도적인 측면에 있어선 영 그래보이는 것 같습니다. 특무기관 네르프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본부 건물을 강화유리로 지은 것일까요?
“저 푸른 피라미드 내부에 일반 철골로 이루어진 건물들이 또 있고… 아마 내부에 또 창문이 있을거야. 저 건물 지하에 또 시설이 있고, 그 안에 또 에바를 보관하는 케이지가 있어. 유사시 탑승하러 갈 때는 [ GATE 6 ] 으로 가면 되니 꼭 기억해놓으렴. 참, 내가 출입 카드를 준비해 왔단다. “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시노부에게 하얀 봉투를 건네보이려 하였습니다. 특무기관 네르프의 붉은 로고가 박혀있는 상당히 가벼운 편지 봉투였지요. 내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노부가 봉투를 열어보이려 하였다면, 그안에는 파일럿의 신변 정보가 담겨있는 신분 증명서와 함께 심플한 디자인의 카드가 동봉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유로 네르프의 파란 로고가 박혀있는, 검은 색 바탕에 바코드와 IC칩 같은 게 박혀있는 것이 보이는 카드. 전면에는 유로 네르프를 상징하는 로고와 함께 푸른 띠 위 좌측 하단에 UN NERV 글자가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뒷면에는 시노부의 증명사진으로 추정되는 사진 아래 [ SHINOBU SAKURAURA ] 와 같은 영문 표기명이 같이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블랙 카드 ]. 부장급 이상 직원 혹은 특별한 출입 조건을 갖춘 직원이나 아이들에게만 주어진 출입증. 이 카드가 있는 한, 시노부는 본부 내 그 어떤 시설이라 하여도 문제 없이 진입할 수 있을 겁니다.
이윽고 차량이 완전히 지오프론트 내 땅에 도달하게 되자, 사오리는 핸들 위에 턱을 괴려 하며 시노부에게 슬쩍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오늘은 일단 건물만 구경하고, 일단 집으로 돌아가볼까? 가는 길에 먹을 것도 사고….“
그리 말함과 동시에 해맑게 웃으며, 사오리는 이같은 말을 덧붙이려 하였지요.
“내가 시노부를 위해 아~주 맛있는 딸기 케이크를 준비해 뒀단다! “
지나치게 아이를 위해보이는 태도가 영 미덥지 않습니다만, 걱정할 것이야 없을 겁니다. 설마 이 신참 부장이 한낱 파일럿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리 없잖습니까?
>>753 간신히 숙취제를 챙겨먹고 자리에 앉아 평소와 같이 MAGI 의 전원을 키려 한 사에는, 여느 때와 같이 업무 내용을 공지하는 화면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MAGI 프로그램이 공지한 오늘의 업무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합동 시뮬레이션 훈련 프로그램 버그 점검 ] [ 싱크로 테스트 겸용 신형 훈련 시설 최종 점검 ]
사에가 만든 시뮬레이션 훈련 프로그램은 점차 발전하여, 복수 이상의 파일럿들이 동시에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합동 훈련일까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번 점검 과정이 진짜로 최종 점검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760 카에데의 인공지능, 메이플은 나열이 끝나기 무섭게 총알과 같이 빠르게 속사포로 답변을 쏟아내기 시작하였습니다…..
[ > 지나치게 많은 업무를 다 도맡게 되는 일이 지속될 경우 사용자의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갈 수 있습니다. ] [ > 보안시스템 및 방화벽 점검의 경우 제 능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카에데, 이 부분에 있어선 제게 맡겨주시겠습니까? ] [ > 인간을 돕기 위해 저와 같은 인공지능이 있는 겁니다. 저를 믿고 맡겨주십시오. ]
>>778 지금까지 내용을 모두 읽고 파악한 결과, 나루미는 번역을 하던 말던간에 이 내용만 읽어서는 명확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전혀 모르겠고, 정말로 뭘 해야 할지 예상할수가 없는 내용들 뿐이었지요. 굳이 내용을 다 읽고 추측할 것까지도 없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계획을 알고 있는 이에 맞춰 작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다른 정보들을 더 모아야만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나루미가 모아온 무수히 많은 기밀 문서들. 아마 이 수많은 문서들 사이에 나루미가 원하는 [ 해답 ] 이 있지 않을까요?
“유감스럽게도……만화 설정이 아니네. 내 권한으로 파악한 결과 사실인 내용이 대부분이었어. 전부 다 진짜로 있는 것들이란 말씀. “
미즈노미야 부장은 그렇지 않다는 듯 단번에 고개를 저으며, 나루미에게 이같이 물으려 하였습니다.
“만약에 이 내용을 누군가에게 보고해야 한다면…어떻게 높으신 분들이 믿도록 보고해야 할지 대위라면 감이 잡히겠나? “
말하면서도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난 안 잡히는것 같네만. ‘ 이라 덧붙이며 미간을 잡고 이야기하려 하는 것이, 그 역시 문서의 내용이 읽는 내내 참 난감한 모양이었습니다. 그와 별개로 상부로의 보고를 전제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만……아무튼 미즈노미야 부장은 문서 맨 밑을 가리켜보였습니다. 그리곤 천천히 말을 꺼내려 하기 시작하였지요.
“한가지 눈여겨 보아야 할것을 보여주자면…. 맨 밑에 약속의 날 보이나? 그리고 지켜봐 달라는 말이 반복해서 적혀 있는것이 보이나? 가만 보고 있자면 이 문서에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단 말이지. 참 이상해. 윗분되는 분들에게 보내는 보고서 치고는 참으로 불친절하고 건방진 보고서이지 않나? 나라면 이 문서를 읽고 이렇게 추측해볼 것 같네. “
톡, 톡 펜으로 문서 맨 밑에 적힌 두 문장을 찍어 가리켜보이려 하며, 부장은 씨익 미소지으며 이같이 덧붙이었습니다.
“제레와 총사령관은 ‘약속의 날’ 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대립하고 있다. 그리고 이 약속의 날이 자네가 들고온 이 [ 인류보완계획 ] 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 는 것을 말이지. “ “내 추측에 불과하니 너무 믿지 말도록, 판단은 어디까지나 자네의 몫이야. “
"승객 여러분, 저희 항공기는 곧 뉴 샌디에이고 국제공항에 착륙합니다." "자리에 앉아 안전띠를 착용해주시기 바랍니다."
구름 아래 빛나는 인간의 요새가 보인다. 준비되지 않은 재앙은 역사에 남을 수 없는 흉터를 입혔다. 하지만 저 수백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불야성은 그 자체로 증명하고 있다. 지구의 지배 종은 여전히 인간이라는 사실을. 강한 도시는 재앙을 버티어 내었고, 약한 도시는 재앙에 빠져 죽었으며, 질긴 도시는 재앙 후 새로이 지어졌다. 40억 년 진화의 굴레를 헤치고 나온 존재의 저력이란 그런 것이다. 재앙은 많은 것을 앗아가되 그만큼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살아남은 자들은 더욱 강인해졌고, 평화에 잠들었던 칼끝은 과거의 야성을 되찾았다. 인류의 세력은 줄어들되 훨씬 옹골차졌다. 그들은 재앙을 수습하고 남은 힘을 주체하지 못하여 함께 살아남은 동포에게로 눈을 돌렸다. 그것이 인간의 굴레이자 한계이고 역사이다. 난데없이 튀어나온 괴물들과 싸워야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인간들은 다시 한번 서로 상대로 힘을 겨루고 있었을 것이다.
".....저희 항공사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비행기는 주기장으로 기어들어간다. 나는 탑승교가 있는 곳으로 가기를 내심 바랐다. 하지만 비행기가 들어간 주기장에는 탑승교가 없었다. 활주로 직원들이 출입구에 계단을 붙이고 버스를 몰고 왔다. 그 사실이 못마땅해서 나는 끙끙거렸다. 이곳에는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가 없다. 집에 왔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여기서 나는 도쿄 네르프 첩보1과의 후카미즈 나루미 대위가 아닌, 전 미 해군 시에라 브리들러브 중령이었다. 서류상 이중국적자지만 실상은 미국인이다. 남아있는 일본 국적은 혼란기에 수습되지 않은 더미 데이터에 불과했다. 나는 미국 여권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 여권은 없다. 세간은 말한다. 브리들러브 중령은 그저 태어나보니 미국인이었던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미국인이 되기를 선택했다고. 그래서 더 '애국적'이라 말할 수 있다고. 그건 그렇다고 주장하는 문장이 아니다.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는 문장이었다. 그것은 내가 치른 대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그 말을 들으면 사람 좋아 보이게 예 예 하고 웃었다.
"예. 잘 도착했어요. 지금 차 가지러 가요. 예.."
주차장에 가보니 대리기사가 내 차를 가져와 기다리고 있었다. 팁을 얹어 돌려보냈다. 생각 없이 카드만 찍고 대중교통에 올라타다 보니 청백색 번호판을 단 SUV 운전대가 조금 막막했다. 나는 시동을 걸고 대교로 핸들을 돌렸다. 샌디에이고 동쪽의 포인트 로마는 육로가 끊어지고 섬이 되었지만, 여전히 해수면 위에 존재하고 있다. 수몰된 3함대 사령부를 대신하여 유엔 해군 기지가 세워진 곳이기도 하다. 해군 통합 이후 그곳이 아버지의 출근지가 되었다. 아버지는 근처에 집을 구해놓았다. 아직 내 짐은 풀어지지 않았다.
유엔 해군 태평양함대의 일원인 조나단 브리들러브 제독은 노블레스라는 단어에 걸맞은 남자였다. 제독의 행동거지에는 절도가 배어있었고 절대 큰 소리를 지르거나 손이 올라가는 일이 없었다. 만약 19세기 도금의 시대를 살아갔다면 제독은 틀림없이 유럽의 명문 귀족과 결혼했을 것이다.
제독이 거지발싸개 같은 난민 아가씨를 양녀로 들인 것에 여러 의혹이 있었던 것이 바로 그 이유였다. 아무리 부인이 행방불명에, 두 아들은 전사했다지만 그 귀족이 한낱 난민의 무엇을 보고 양녀로 들이었느냐는 것이다. 시에라 브리들러브의 유일한 오점. 사세보 참사의 전말이 어느 정도 밝혀진 후에도 구설수는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남들이 어떻게 보던, 브리들러브 부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에라 중령이 대대로 군인이었던 브리들러브 가에 첫 명예훈장을 안긴 이후로는 악의적인 소문들도 힘을 쓰지 못했다. 다만 그것은 제독에게도 똑같이 통하는 것이라, 전역을 원하는 시에라를 막지 못했다. 제독은 몇 번의 실랑이 끝에 백기를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둘은 여전히 아버지와 딸이다.
나는 통유리 앞에서 포인트 로마의 야경을 보았다. 배경은 깊은 바다처럼 어둡고 고요한데, 군항의 조명과 등대, 먼바다에서 항해하는 선박들의 불빛이 은하수처럼 반짝거렸다. 예전 요코스카에서 맡던 푸른 바다의 냄새와 완전히 같지는 않았지만. 짭짤한 바다 비린내가 집 안까지 그윽이 스며들어있었다. 가방을 소파 위에 던져두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실물로 보니 더 좋네요."
"다행이구나.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장소지."
저녁 식탁에 오르는 것이 해물탕이나 바닷가재 같은 요리였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이제 그런 사치는 황제나 되어야 부릴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니. 재앙이 앗아간 것 중에는 갖가지 맛 난 해산물과 그것들을 요리하는 문화도 포함된다. 재앙 이전에 해산물을 많이 먹어둬야 했다는 한탄은 세컨드 임팩트 세대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또한, 그들은 포스트 세컨드 임팩트 세대가 푸른 바다를 모른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블루 마블이라고 불리던 아름다운 그것을.
TV 옆에 다소곳이 놓인 마호가니 서랍장 위에는 두 액자가 비스듬하게 기대어 서 있었다. 하나는 부인과 두 아들, 다른 하나는 시에라의 모습이 담겨있다. 두 아들과 시에라 모두 눈처럼 하얀 정복을 입고 있다. 그리고 모두 제독이 곁에 서 있다. 두 아들은 웃고 있지만 나는 표정 없이 굳어있었다. 그것은 아버지에게 재앙 이전과 이후를 상징하는 물건이었다. 아버지는 재앙 이후를 받아들이면서도 재앙 이전을 버리지 않았다. 슬픔을 못 이겨 옛날 액자를 치워버리는 일은 없었다. 본 적 없는 오빠들은 일찍이 수중고혼이 되어 시체 없는 묘비가 알링턴 국립묘지에 박혔는데, 아버지는 매년 그곳에 갔다. 거기서 항상 같은 말을 하곤 했다.
'내 아들들은 그저 준비가 덜 되었을 뿐.'
'죽은 자를 동정하지 마라. 우리는 이들처럼 죽지 않을 거로 생각하느냐?'
'자신이 저리되지 않으리라 믿는 오만한 자들만이 동정하는 것이다.'
나는 오빠들이 아버지 밑에서 어떻게 자라났을지 생각해 보았다. 많이 억눌렸을까. 군인이 아닌 다른 꿈이 있었을까. 아버지를 사랑하는 만큼 원망하지 않았을까. 내게 그런 사치는 있을 수 없었다. 날 미국행 군함에 태워주고, 딸로 들여 범죄와 질병이 들끓는 난민수용소에서 꺼내 사관학교에 꽂아준 것만으로도, 내가 아버지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완벽한 명분이 되었다. 오빠들과 나는 시작점과 관점이 너무 달랐다. 그래서 나는 포로수용소에서 돌아와 명예훈장을 받기 전까지 전역의 전자도 꺼내지 않았다. '그만하고 싶다'는 그 정도는 되어야 꺼낼 수 있는 무거운 의견이었다.
"바다가 곧 문명이자 삶이거늘, 사람이 바다를 떠나서 어디로 가겠니."
결과적으로는 내가 이기긴 했지만, 아버지는 아직도 못마땅한 기색이 가득했다. 저건 나보고 들으라고 하는 말이 틀림없었다.
"출항한 배는 반드시 항구로 돌아오는 법이죠. 그렇지 않은 배들은 침몰한 배가 아닐까요."
"맞다. 항구로 들어온 배가 반드시 출항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연료와 식량을 채우고 망가진 부분을 고쳐서 말이다."
아버지와 대화할 때는 항상 뭔가 말려드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아버지. 제가 항구라고 생각한 곳은 사실 신기루였고, 연료와 식량은 여전히 소진되고 있답니다. 망가진 부분도 수리받지 못해요. 저는 아직 바다에 있으니까요. 아버지가 생각하시는 바다와는 다를지 모르지만요. 제가 바라고 또 바라는 항구는 사실 육지가 아닌 바닷속 암초 곁에 있을지도 몰라요. 아버지는 항구를 찾으셨나요. 아니면 내려가는 연료계를 애써 무시하고 수평선만 바라보고 계시나요. 하지만 나는 이 말을 소리 내 하지 않았고, 아마 아버지도 생각하던 말을 굳이 꺼내시진 않았을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 서로 싸우기 싫은 것은 둘의 생각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타인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면,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편했다.
"방에 네 짐이 있으니 알아서 풀어놓고. 밖에서 보기로 한 사람은 있느냐?"
"미리 잡은 약속은 없어요."
"그래.... 알아서 잘 놀던지, 쉬든지 하고. 나는 내일 출근해야 하니 일찍 자야겠구나."
아버지는 식탁에서 먼저 일어났고 의자 밀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주무세요. 오냐. 의례적인 인사말이 지나갔다. 아버지의 방에서는 물소리 부스럭대는 소리가 조금 들리다가 조용해졌고, 나는 그릇을 씻어 얹어두었다.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에 맞춰 걸으면서 집 안을 둘러보았다. 금속과 나무로 엮어올린 남성적인 공간이었다. 아버지의 취향대로다. 내 방은 거실 오른쪽에 있었다.
가득 찬 듯하면서도 텅 빈 방이었다. 침대 위 침구에는 사용감이 없고, 옷장과 책장은 껍데기만 세워져 속이 텅 비어있다. 공장 공산품처럼 상자에 담긴 짐들만 켜켜이 쌓여있다. 하나하나 열어보았다. 쿨론 티셔츠, 맥베스, 스카치테이프, 크로스백, 알갱이가 반쯤 빠진 목베개, 니베아 선크림, 양말, 수중음향학 논문. 너무 중구난방이잖아. 분류해서 넣어놓으셔야지... 나는 상자에서 물건을 하나하나 던져가면서 같은 종류끼리 쌓아놓았다. 은근히 힘이 들고 귀찮아서 내일 마저 정리할까 생각하던 참에, 전화벨이 울렸다. 소리가 너무 커 발신자를 확인할 틈도 없이 받아버렸다.
"여보세요?"
"시에라! 너 샌디에이고라며! 지금 어디야?"
발신자를 다시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이 목소리는 해군 항공대 파일럿인 루카스의 것이니까.
"집인데. 나 온 건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긴. 인스타그램에 휴가 나간다고 올렸잖아. 일본에 같이 놀 친구가 있긴 하고? 내가 햄프턴에 있지만 않았다면 플럭키호 명물 어뢰 주스 마셔보나 했지."
이 발칙한 자식이. 입꼬리가 꿈틀거렸다. 아버지는 태평양에서, 나는 북극에서 활동하다 보니 인맥 기반의 위치가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게 흠이었다. 샌디에이고와 햄프턴. 캘리포니아와 버지니아. 땅끝에서 땅끝이다.
"꼬우신가요? 비행기 타고 와보세요."
"그때처럼 비상탈출하고 3시간 기다리면 되는 거지?"
"어어, 망망대해에서 구명조끼 입고 3시간만 기다려. 그때 진짜 웃겼거든, 알아? 사진을 찍었어야 했어. 울면서 어뢰 주스 마시는 네 꼴을 말이야."
"그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지... 내 인생 최고의 칵테일이었다니까..
겉옷만 벗어 던지고 침대 위에 풀썩 누웠다. 루카스는 어뢰 주스 이야기를 하면 항상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그때의 공중전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별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홀로 내려앉은, 날개 잃은 하늘의 기사의 심정이 얼마나 참담했는지. 물속에서 잠수함 잠망경이 반짝일 때 자신이 얼마나 놀랐는지... 나는 언제나 그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카시와자키 나츠키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지난_밤_꾼_꿈은 - 미니진행 끝난 후라면 아마 잊었던 기억들이 뒤범벅된 악몽을 꿨을 것 같네요. 그리고 이 악몽은 평소와 다르게 깨서도 생생하게 떠올릴듯.
수인자캐의_귀와_꼬리가_사라진다면_자캐반응 - 네코르프 이벤트 당시의 반응하고 비슷할 것 같습니다(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씻으러 갔다가 패닉와서 히이이이 귀가! 꼬리가!! 없어!!!하고 한참 귀 있던 자리 꼬리 있던 자리 손으로 쓸어보고 혹시 자다 떨어졌나(?) 침대 가서 다시 확인해보고 난리피울것.
자캐의_목소리_톤 - 그 나이대 여자애다운 소녀 톤..? 너무 높은 건 아니고 적당한 높이... 짜증내거나 떽떽거릴땐 좀 더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침울할때는 살짝 톤이 아래로 내려가고.. 의외로 극대노 했을때도 착 가라앉은 낮은 목소리가 나옵니다.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카시와자키 나츠키: 180 캐릭터의 손의 특징은? - 피아노를 배워서 그런가 손가락은 의외로 긴 편. 오른손 엄지를 제외한 손톱들은 매끈하게 잘 관리가 되어있는 편입니다. 오른손 엄지는 손톱도 손톱주변도 물어뜯은 흔적이 다소 있음.
257 좋아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 누군가의 생명이 달렸다던가 뭐 그런 거(?? 혹은 아버지가 그걸 포기하라고 했을 때.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저항하긴 하겠지만 결국은 포기하게 될겁니다. 197 캐릭터가 자주 입는 옷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나츠키주특)귀찮다고 교복차림만 낙서함(??? 나츠키특)주인 잘못만나서 교복만 입고 지냄(????
"어느날 일어나 보니 너를 제외한 모두가 사라져 있어. 그럼 어떨 것 같아?" 카시와자키 나츠키: ...나만 버려진 것 같아서 엄청... 싫을 것 같은데. 무섭고.... 카시와자키 나츠키: 하지만 그런 세상이라면, 처음부터 혼자인 세상이라면... ...더는 누군가가 사라질까봐 두려울 일은 없겠지? "공공장소에서 질서와 예절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보면?" 카시와자키 나츠키: 아- 진짜 싫어. 그런 사람. 보기만 해도 '집에서 대체 뭘 가르친거야'같은 생각 들지않아? 카시와자키 나츠키: 모르는 사람이라면 무시할 거고,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아는 척 안 하고 싶어.
생각 이상으로 현생에 큰 일이 생겨 글 자체를 쓰는게 어렵게 되었었는데 아무튼 간신히 정신 다잡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붉바진행은 캡틴에게 뭔 일이 생기면 이렇게 멈추게 되는 일이 종종 생기는데 어지간한 일은 3일만 있으면 이렇게 개같이 부활해오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스토리 정비중인 문서(노션) 사진과 함께 아무튼 끌어올려 보고자 하는 레캡입니다. (ㅠㅠ)
너는 유리로 이루어져 아름다운 외관을 한 네르프 본부가 퍽 마음에 들더란다. 깨끗한 디자인의 출입증도 바라보노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너는 앞으로 이곳에 오간다. 다시 사오리와 같은 곳이다. 뭇 사도가 침입해오는 곳이기도 하지. GATE 6이라. 기억해둬야겠다! "게이트 6, 게이트 6..." 무언가 기억할 필요가 있을 때 아주 작은 아이가 흔히 그러듯이 또박또박 소리내 중얼거리며 카드와 편지 봉투를 챙긴 너는 딸기 케이크 소리에 눈이 흡사 반짝이듯 했다. 엷고 투명한 바다에 하이얀 별이 빛났다. 네 얼마나 반가웠으면 조금 전까지만 해도 2호기는 타보지도 않느냐며 볼을 부풀리려고 했는데 손바닥 뒤집듯 태세를 전환하는 것이 아닌가.
"진짜?!"
정중앙 콘솔박스에 두 팔을 얹고, 안전벨트는 이제 온데간데없이 네 정말 설렜다는 양 사오리를 똑바로 바라본다. 어느새 발도 좌석 위로 끌어당겼다. 신발도 벗지 않은 채 편하게 반쯤 꿇듯이 다리 오므린 것이 차 내부는 깨끗이 다뤄야 함을 모르는 철없는 아이나 할 법한 자세다. 처음부터 그랬지만 너는 가만히 있을 줄을 몰랐다. 언제나 활기찬 것이 너다. 너는 해죽이 웃으며 옆머리를 등받이에 톡 받치며 말했다.
"완-전 좋아! 최고야 사-쨩은! 딸기 자안뜩 올라가고 생크림도 자안뜩이겠지..? 진짜 맛있겠다.. 타코야키 위에 올려서 먹으면 되겠다!"
혀가 뒷목 잡을 소리를 태연하게도 하는 것은 일단 제쳐두도록 하자...... 참 다루기가 쉬운 아이다, 너는. 영원토록 어린아이기 때문에, 넓은 시야로 보지 못하고 당장 눈앞에 주어진 것에 희희낙락하는 것이다.
"응, 그럼 2호기까지는 보는 걸로 해?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어... 사-쨩이 말한 다른 아이. 그 아이랑도 같이 먹는 거야! 북적북적 재밌겠다! 참, 그 아이 이름은 뭐야?"
네 이제는 어느새 좌석 위에서 무릎을 당겨 안고 있었다. 신발은 여전히 꼭 신은 채이다. 네 대신 오너가 사오리의 포르쉐에 유감을 전하는 바이다......
장담하기 어렵다니, 그럼 역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일까...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닦아낸 시야에 들어온 얼굴이 놀랍게도 자신만만판 표정 가득이라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히끅, 하고 웃긴 소리가 제법 크게 난 것 같은데... ...갑자기 떠오른 기억들도 그렇고, 이오리 씨가 없어진 것도 그렇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자신만만한 얼굴을 한 저 사람도 그렇고... ...여러모로 혼란스럽다.
"어, 어떻게요...? 대가라니....“
아직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물어본다.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하지만 정말로 돌아올 수 있는 게 맞을까? 한참을 갇혀있다 풀려난 기억들은 그동안의 공백을 메꾸려는 듯이 거세게 날뛰고 있었고, 눈으로 보이는 것들이, 귀로 들리는 말들이, 심지어는 어깨에서 느껴지는 손길조차 불안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미친 듯이 호소하고 있었다. 불신보다는 불안에 가까운 눈이 허공을 헤엄치다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죄송해요, 갑자기... ...아까 갑자기 기억이 막 떠올라서, 그래서...“
다시 눈가를 훔치자 이번엔 아까보다 손등이 덜 축축해졌다. 갑작스레 터져나왔던 울음은 조금씩 진정되고 있었지만 머리 속은 여전히 혼란 그 자체였다. ...머리가 아프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거부하면 거부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 기억들이 머리를 꽉 조이고 있는 느낌이다.
뭐, 처음부터 부장은 진실을 알린다고 말하긴 했다. 하지만 것과 별개로 이걸 누군가에게 믿게 하는 건 정말 힘든 건 사실이었다. 특종에 목마른 기자가 이걸 봐도 그냥 쓰레기통에 넣을 것이다. 이게 비유법 없는 사실만 적은 건지, 암호문인지, 아니면 방첩을 위해 역정보를 흘리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부장이 파악한 결과 대부분이 사실이라는데 어.... 진실이란게 괴상망측합니다 참.
총사령관과 제레가 반목하고 있다는 것은 우선 의견으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만약 그게 진실이라면 진즉 숙청당했을 총사령관은 제레가 가질 수 없는 무언가를 카드로 쥐고 있다는 거겠고. 아니면 가만히 있어달라가 제발 그렇게 해주십사 하는 절절한 애원이던가 하겠지 뭐.. 몰라... 나는 들숨을 쉬면서 안경을 닦았다.
"군대에서도 못 보던 탑 시크릿을 한낱 대위 신분으로 여기서 볼 줄은 몰랐습니다. 하는 김에 더 같이 봐도 됩니까?"
"사실 제가 기동실험 보고서를 가져오면서 하나를 더 찾았었습니다. 사해에서 뭔 예언서를 찾았다나. 그게 제레의 성경입니까?"
시노부의 말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보인 사오리는, 이윽고 차량이 완전히 땅에 도달하자마자 엑셀을 밟고 곧장 정면을 향해 질주하려 하였습니다.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 창밖의 풍경이 빠른 속도로 바뀌어나가며, 차량이 빠른 속도로 본부 건물을 향해 움직이는 동안, 사오리는 여유로이 운전대를 잡으며 고개를 돌려 시노부의 물음에 응하였습니다.
"카시와자키 나츠키. 총사령관님과 같은 성인 아이란다. 한 집에서 지내게 될 테니, 앞으로 둘이 친하게 지내렴! "
차량이 어찌 되고있는지에 대해선 별반 신경쓰지 않는 것인지, 사오리는 시노부의 올바르지 않은 자세에 대해 크게 말을 얹지 않았습니다. 달리는 차안에서는 함부로 행동하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렇지요? 이윽고 사오리의 포르쉐가 본부 건물 바로 앞에 도착하게 되자, 유즈키 사오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오래 기다렸지? " 라 말하며 안전벨트를 풀려 하였습니다. 그러고는 시노부에게 나가자는 듯 손짓하였지요.
"다른 기체들이 크게 피해를 입어서 수리에 들어갔지만, 2호기는 출격하지 않아서 멀쩡한 모습으로 보관되어 있을 거란다. 자, 가볼까! "
>>876유즈키 이오리는 기억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걱정하지 말아도 된단다. "
후지와라 박사는 불안한 눈으로 묻는 나츠키의 말에 그저 허허 웃으며 어깨에서 손을 떼곤 답하고는, 이런 말을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이 사단이 난것도, 유즈키가 그리 들어가게 된 것도 모두 우리 어른들이 부족한 탓에 벌어진 일이니.....뒷수습 역시 우리 어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아니겠니. 아직 어린 너는 모르는 채로 있어도 된단다. " "걱정 말려무나, 세 번째 아이야. 내 꼭 문제 없이 돌려보내주마. 모든 게 다 잘 될거란다. 응? "
다 잘 될거야, 라고 덧붙이는 후지와라 박사의 표정은 솔직히 말해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만, 나츠키에게 부탁하는 목소리만은 떨림 없이 은은하였습니다.
"혹시 내가 오래 안보이게 되면, 사치코에게 안부 물어주려무나? " "자, 오래 잡게 된거 같아 미안하구나. 조심히 돌아가렴. 세번째 아이야. "
......아무래도 안부를 묻게 될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후지와라 박사는 조금씩 진정하고 있는 나츠키를 바라보곤 웃으며 가도 좋다는 듯 손짓하려 하였습니다.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라는 뜻의, 명백한 축객령입니다.
>>883과연 그는 누구에게 진실을 알리려 움직이는 것일까요? 진실은 때로는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형태로 다가오곤 하였습니다만은, 문서에 적힌 내용은 산전수전을 겪을 대로 겪은 나루미로써도 이게 뭔 소린지 싶을 내용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안경을 닦으며 묻는 나루미의 물음을 듣고는, 미즈노미야 부장은 좋을 대로 하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답하려 하였습니다만......
"......자네 지금, ' 사해에서 예언서를 찾았다' 고 했나? "
'예언서' 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마자, 미즈노미야 부장의 얼굴은 다시금 방금 전과 같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튀어나오려는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며, 부장은 손을 뻗어보이며 물으려 하였습니다.
"그 보고서에 같이 있었던 거라고? 있다면 보여주게. 뭐라고 적혀있었나? "
다소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 것이, 아까와는 달리 상당히 놀란 듯한 모양이었습니다. 대체 보고서에 딸린 종이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장담컨대 나루미가 추측하고 있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를겁니다....
자신만만했던 표정이 바뀌었다. ...좋다고 말하기는 힘든 그런 표정이다. 정확히 어떤 뜻을 담은 건지는 읽기 어려웠지만 긍정적인 뜻은 아닌 것 같다는 짐작은 가능했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이나 동작은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확고하고도 명백한 축객령이었다. 오래 안보이게 되면 사치코에게 안부를 물어달라는, 이 상황이 아니었어도 굉장히 불안하게 들리는 말에 뭐라 답할 새도 없었다. 친척들을 향해 나를 떠밀던 아버지의 손이 등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아뇨, 제가 죄송하죠. ...바쁘신데 실례, 했습니다...“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기술부 사무실을 나서면서도,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면서도 불안한 기억이 자꾸만 발을 느려지게 만들었다. 엘리베이터에 타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도중 손으로 눈가를 다시 닦아냈다. 눈물은 그쳤지만, 그리고 그리 오래 울지도 않았지만... 눈이 부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불안한 와중에도 '이런 얼굴로 집까지 어떻게 가지'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것이었다.
@ 축객령이라니 어쩔 수 없지... 지상으로 올라갑니다... 부은 눈으로 대중교통 이용할 생각하니 착잡한 나츠키쟝..(???
본부 바로 앞으로 가자, 멀리서만 보아도 거대했던 건물은 아득히 웅장해져 있었다. 여전히 안전벨트는 풀어버린 채로 너는 우와- 하며 창문 너머의 본부를 올려다보았다. 네 뺨이 발그레하다. 기대하는 것이고, 기뻐하는 것이다. 들뜬 마음 주체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처럼 히 웃으며 너는 시선 깔아 나이프의 서슬을 살살 매만졌다. 사오리의 손짓. 너는 활짝 웃으며 고개 들었다. "응!!" 이 순간만을 기다렸단 듯이 발칵 차 문을 열고 와락 뛰쳐나가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 영락없이 철없는 아이. 너는 즉시 사오리를 껴안으려 하며 뺨을 착 기대려고 했다. 처음 재회했을 때와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측면에 가깝게 말이다. 당하는 사람에게는 걷기 조금 까다로워지는 자세지만, 너는 그런 것 모른다는 양 마냥 천진하게 사오리에게 매달릴 뿐이었다. 그 잠깐 사이에 스킨십이 그리워지기라도 했다는 듯이. 1년에 가까웠던 공백 탓도 아마 다분할 것이다. 헐겁게 틀어올린 꽃망울이 살랑이고 너는 애교 담아 시선을 빼꼼 들어올린다. 한 손에 들린 나이프는 별것이 아니다. 무시해도 좋다.
"그런데에.. 다른 기체는 얼마나 다친 거야? 팔이라도 날아갔어? 머리라도 터졌어?? 지금까지 사도 몇이나 물리쳤을까아......"
사도는 5월에 침입했다고 한 것 같다. 지금은 9월이다. 너는 얼마나 되는 대사도전에 제외되어 참여하지 못한 것일까... 본부로 향하며 볼을 슬며시 부풀리다가, 너는 살짝 사오리에게 뺨을 부비적거리려 했다.
>>897 문서의 맨 앞 부분에 적힌 내용을 듣는 내내 미즈노미야 부장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져만 가려 하고 있었습니다.... [ 사해문서 ] 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냐는 나루미의 말에 애써 그럴거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보이려 하곤, 그는 돌연 이런 말을 물어오려 하였습니다.
"그 문서......정말로 다른 부분도 읽을 수 있던 부분이 없었나? "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요, 영문을 모를 질문인것 같습니다. 열람 권한이 없는 지금의 나루미로썬, 당연히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는 것을요. 그렇지요? 다소 타이밍에 어긋난 상황에서 말도 안된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려 하였던 부장은, 이윽고 책상 서랍을 열어 얼마간 뒤적이려 하다 잠시 후 무언가를 꺼내 건네려 하며 말했습니다.
".....방금 말은 잊도록. 자, 받게. "
검은 바탕에 붉은 특무기관의 로고가 박혀있고, 뒷면에 증명사진과 이니셜이 새겨져 있는 카드. 첩보부장 미즈노미야 슈이치가 소유한 보안 카드입니다. 비록 블랙 카드 발급자체는 접근 권한을 받을 수 있는 계급이 되지 않기에 해주기 어렵지만, 아무래도 이런 식으로 카드를 빌려주는 것 자체는 가능한 모양이었습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기밀 시설은 홍채 인증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을테니, 문서 확인에만 이용하도록. 내가 가진 여분은 이것 뿐이니,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게. 혹시나 엉뚱한 사람에게 가버리지 않도록 말이지. 알겠나? "
사무실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는 내내, 불안한 생각은 계속 나츠키의 발목을 잡으려 하였습니다. 오래 안보이게 되면 안부를 물어달라,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를 수가 없었습니다.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불안하게 들렸을 말일 겁니다. 이제는 더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지만, 애써 눈가를 닦아내려 하며 나츠키는 엘리베이터에 오르려 하였습니다.....
- 키이이잉 .......
과연 후지와라 박사의 말대로 일이 수월하게 풀리게 될수 있을까요? 유즈키 이오리 기술부장은, 다시 기술부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모든 게 미확실의 바다 속에 있었기에,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문이 열립니다. ]
1층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열린 문, 서서히 열리며 보이기 시작한 사람들. 그중 저 멀리 입구에서부터 개찰구로 들어서고 있는 익숙한 인영과, 그와 비슷하나 익숙하지 않은 인영 두 명의 모습은...장담컨대 둘 중 한명은 나츠키에게 있어 익숙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뺨이 비벼지고 있는 사람은 나츠키가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지요. 다소 허술해보이긴 하지만 여하튼 나츠키의 보호자로써 남아있는 인물. 전술작전부 부장, 유즈키 사오리입니다.
"글쎄...... 하나같이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팔이 날아가서 말이야~! 그 둘이서만 가지고 지금까지 사도를 제압하고 다녔으니, 이제 초호기와 영호기도 쉬어줄 때도 됐지? "
맑게 미소짓는 시노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며, 사오리는 개찰구에 카드를 찍으며 통과하려 하고는 응답하려 하였습니다...
"시노부의 2호기가 활약할 모습, 많이 기대하고 있을게. 분명 잘 해낼 수 있을거야! 사-쨩은 시노부를 믿고 있단다? " 정말이야. 너희 모두를 똑같이 믿고 있어. 시노부가 저를 부르는 호칭을 꺼내보이며 엄지를 척 내밀고 미소지은 그녀는, 어느새 엘리베이터 바깥으로 나온 나츠키를 발견한 것인지, 로비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아, 마침 오는구나! " 하고 말하며 고개를 돌려 외쳐보이려 하였습니다.
"나츠키~! 본부에 왔었구나! 여긴 무슨 일이야~! "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돌아갈 생각이었던 나츠키였습니다만, 다행히도 오늘은 남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고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바로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찌됐건간에 나츠키에게 있어선 잘 된 일인것 같습니다. 지하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돌아가도록 합시다.
>>930 블랙 카드 없이 일반 보안 카드만 소지하고 있었던 나루미는, 지금까지 문서들을 열어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하였습니다, 접근 권한을 갖지 못한 당시의 나루미가, 대관절 어떤 방법으로 기밀 문서를 열람할 수 있었단 말입니까? 다행히도 지금은 타인의 것을 빌려서나마 열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권한이 없었기 떄문에 나루미는 그동안 손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제는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이제는 나루미 역시 다른 이들과 똑같이, 비밀을 열 권한을 얻게 되었으니까요.
과연 그 안에 든 진실이 어떠한 진실일지는 모르겠지만……나루미가 서류철을 내려놓자마자, 부장은 곧바로 잽싸게 서류철을 집어들려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제 쪽으로 가져가려 하지 않고, 그대로 책상에 내려놓으려 하였지요. 같이 보겠냐는 나루미의 물음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즈노미야는 천천히 말을 꺼내려 들었습니다.
“……Well, well…… 이번에는 굳이 내가 번역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어디 그래, 한번 열어보자고. “
그리고는 곧바로 서류철을 펼쳐보여, 안에 들은 문서르 드러내려 하였지요.
“이 판도라의 상자에,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지 말이야……..! “
[ 2004년, 누군가의 기록 ] 을 열람합니다!
.. …. ……… …………….
《일반 정보》
소련이 붕괴되기 직전, 모스크바 연구소가 막 건립되고 있을 무렵……세계 각지에서 탐사 과정이 진행되던 시기에, 당시 우리 연구원들은 탐사 도중 한 문서를 발견하였다. 각기 석판과 일반 종이 문서로 나뉘어 기록된 문서였다. 당시만 해도 우리 과학자들은 그 문서를 중요한 것이라 여기지 않았다. 같은 시기 북극해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발견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였고, 나 역시 중요하다 보지 않고 있었다. 한낱 종교쟁이들이 써놓은 글을 누가 중요하게 여기겠는가? 그저 고대의 언어로 적혀있는 글, 고대의 유물일 뿐이었거늘.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우리 연구원들 뿐이었고, 상층부ー위원회ー들은 그렇지 여기지 않은 모양이었는지… 얼마 안 있어 위원회로부터 소집명령이 떨어졌다. 사해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탐사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우리 직원들은 곧바로 사해로 향했고, 현지 고고학자들과 함께 탐사 및 상세한 분석 작업을 진행하였다. 해독 과정을 진행하던 도중 우리 연구원들은 놀라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연구원들이 찾은 문서는 바로…
사도가 올 것을 예측한 예언서였다.
《비공개 정보》
흔히 세간에는 [ 사해문서 ]라 불리는 예언서는,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부터 계속해서 발견되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찾은 문서는 90년에 발견한 것으로, 사해 지역의 어느 한 동굴에서 발견한 것이다. 문서의 내용은 상상 이상으로 충격적인 것으로, 우리 연구원들이 해독한 내용은 차마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두 개의 창으로 보이는 그림, 두 개의 씨앗으로 보이는 문양. 이해하기 어려운 고대의 술식, 주술 의식으로 보이는 기이한 문양과 수많은 고고학자의 힘으로도 해독하지 못한 미지의 암호…. 세간에는 구약 성서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발표하였으나, 문서에 적힌 내용은 우리 인류로써는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건 성서의 내용 따위를 담고 있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이 문서가 세간에 알려진 대로 [ 성경 ] 이 맞다면 누구를 위한 성경이란 것인가? 문서에는 그것만이 담겨있지 않았다. 문서에는 그 이상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문서 안에는 천사들이 지상에 하나둘씩 강림하는 모습, 땅에서,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모습, 그중 일부는 지상으로 내려오고 있었으며, 모두가 약속했던 것처럼 하나의 위치로 모이고 있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가장 선봉에 서 있는 거대한 사도, 비록 두텁고 넓게 검은 칠이 되어있어 그 형상이 누군지 알기 어려웠으나, 문서를 본 이들 모두 그들이 누구인지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고대의 문자로 되어 있어 현대 고고학의 힘으로도 완벽히 해독하긴 힘들었으나, 문서에 그려진 천사들의 모습 뒤에는 하나같이 구체적인 어떠한 시기들이 적혀 있었다. 사해문서는 사도의 출현 시기를 예언한 예언서였던 것이다.
그리고 문서에는 더욱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져있었는데……
《최고 기밀 정보》
[ 서기 201?년 ?월 ?일, 약속된 아이들이 이 땅에 돌아오리라. ] [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 다시 깨어나, 마땅히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오리라. ] [ 거짓된 주인을 무로 돌리고 다시 이땅에 우뚝 서, 영원한 번영을 맞으리라. ]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아담의 자손인 사도들이며, 우리 인류는 릴리스에게서 비롯된 릴림Lilim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하얀 빛의 거대한 무언가가 이 땅에 내려앉는 모습, 붉은 구체가 가슴 중앙에 박힌 새하얀 모습의 천사가 하얀 구체와 함께 추락하는 모습. 이어서 또다른 검은 구체가 이 땅에 내려와 부딪하며 추락하는 모습, 그리고 뒤이어 또다른 가면을 쓴 천사가 피를 흘리고 있는 채로 이 땅에 일어서는 모습. 피로 하여금 천사의 주변을 중심으로 바다를 이루는 모습….. 그리고 가려진 무언가와 천사들이 만나는 형상까지.
사해 문서는 사도의 출현 시기 뿐만 아니라, 우리 인류를 절멸시킬 방법을 자세하게 보여주었다. 너무나도 상세하게 적혀 있었기 때문에 문서 해독을 맡게 된 연구팀은, 번역본을 전해주면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 위원회는 미쳤어. 진짜로 이걸 실행할 셈이야 ]
……번역본을 전해받고 나서, 우리는 다시는 그 연구팀과 연락이 닿지 못했다. 연락을 할 수 없었던 것인지, 아예 하지 못하게 된 것인지는 지금 와서 회상해 보아도 확신할 수 없다…… 이후 해당 문서에 대한 해석을 가지고 우리 연구팀들 사이에서 크고작은 논쟁이 있어왔으나, 종극에는 두개에서 세 개의 의견 정도로 좁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내가 낸 의견 역시 있었다.
하나의 종을 만들기 위해선 그만큼의 수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수없이 많은 희생이 뒤따르게 된다. 하지만 우리 인류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줄곧 나와 충돌하며 반대의 의견을 내보이던 유리나는 이제 없다. 총사령관님께서도 이제는 내 의견을 들어주시겠지. 모두가 내 이론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과거의 일을 돌이켜보려 하는 동안, 나는 속으로 이런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하려는 일이 과연 인류를 위해 하는 일일까?
Ps. 아가, ■■■. 네가 만약에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너도 이 기관에 들어왔단 거겠지. ■■■■■■■■■■■■■■■■■■■■■■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면 이제 웬만한 건 다 알고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 이쯤에서 네게 물으마.
하나의 종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면, 너는 주저않고 버리겠느냐. 아니면 미완으로 남기겠느냐?
… ….. ……….
문서를 읽는 내내 미즈노미야 부장은, 여태까지 그가 보여왔던 여유만만한 모습과는 대비되는 낯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나마 웃는 낯으로 문장을 읽고 있었습니다만, 밑으로 내려가면서 그의 안색은 점차 어두워지게 되었습니다. 끝에 가서는 상당히 험악한 눈으로 문서를 내려보고 있었지요.
“…….수고 많았네, 후카미즈 대위. “
과연 그가 이 문서의 내용을 예상한 것인지, 예상하지 않고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른손을 부들거리며 간신히 서류철을 닫으려 하고는, 미즈노미야는 천천히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이네……이 문서를, 당시 보고서를 찾는 도중에 같이 찾았다고 했나? “
기동실험 보고서에 적힌 가장 맨 앞장에 있는 내용. 만약에 나루미가 보고서의 내용을 확인하려 하였다면, 그 보고서의 내용을 누가 기록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같이 따라온 이 글을 누가 적었는지 역시 나루미의 눈치로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었겠지요. 당시 남아있던 최고 책임자, 기술부의 헤드. 전 기술부 부장으로 재직하였던 인물.
미야미즈 모리하.
"후카미즈 대위, "
“이 문서가 정말로, 그 문서에 끼어있던게 맞나? “
미즈노미야 부장은 나루미에게 재차, 방금 물었던 질문을 다시 꺼내려 하였습니다.... 마치 지금 본 내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다시 서류철을 내려다보며, 그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습니다. 그 주먹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장담컨대 적어도 나루미를 향한 건 아닐겁니다. 그는 분노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떨고 있었습니다.
아무튼간에 미니진행도 끝났고 하니 시노부도 이제 편히 일상을 돌리는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레캡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해서 튜토리얼 진행도 종료되었으니 부디 자유롭게 일상을 돌려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961 답변부터 빠르게 드리자면 '아니, 내가 그냥 데려왔단다' 라고 답할것 같습니다. 물론 상부의 지시 역시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파리 지부 시절부터 사오리가 담당하였기도 하니 상부의 의견이 어찌되었던간에 자연스레 보호자로써 시노부를 데려오게 되었을 유즈키 사오리입니다....🤦♀️
Q 님 혹시 시노부가 사오리가 아니라 다른 인물에게 맡겨지는 일이 있을 수 있었나요? A 상황에 따라 가능하였을 수도 있었겠지만 공개 정보에도 적혀있다시피 시노부가 사오리와 같이 지내겠다는 의사를 단호히 보였기 때문에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었을지는........[더보기]
>>975 모스크바 지부를 택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 스포일러 ] 이유로 면식이 생겼을 확률은 낮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뭐가 됐던간에 슈가놈과의 면식은 확실히 생기게 되었을 거같단 생각이 드는 레캡입니다. 다만 이경우에 사오리와의 친밀도는 조금 떨어지게 되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