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령서' 기술서 ◀ 당산 금가에 전해지는 일곱 개의 기술. 개중 '맑은 정신을 부르는 방울 소리'란 의미를 가진 청령서의 의념의 흐름을 각인해둔 기술서. 청려서를 획득할 수 있다. ▶ 소모 - 장인 아이템 ▶ 방울을 펼치고 청량한 흐름을 불러들이는 방법에 대해 - 기술 '청령서'를 획득한다. ▶ 하지만 쉽게 얻을 수 없지! -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선 기술에 대한 연구와 심계가 필요하다. ▶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한 번! - 사용 후 파괴된다. ▶ 당산 금가의 칠중기예 - 수여자 이외의 인원이 기술을 획득할 시 '당산 금가'와 원수 상태가 된다.
수련장에 도착해서 폴라칵스티를 꺼내들고, 허공에 두어번 휘두르다가 같이 온 윤이를 힐끗 바라보고는 결국 한숨을 쉬며 검을 내렸다.
" ...모르겠단 말이야. "
심계, 마음에 품은 뜻도. 내가 들고있는 검도. 처음 검을 들게된 계기가 무엇이냐 하면.. 그냥 눈에 띄어서다. 아무 생각 없이 집어들었던 무기고, 그 이후에 다른 무기를 쓰지 않고 검만 사용한것은 그저 쓰던것을 계속 쓰는 관성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마음과 검이 닮았다니, 내가 심중에 품은 뜻과 휘두르는 검이 어떤 연관이 있냐니.
" 누가 가르쳐줬으면 좋겠네. 검술의 벽을 뚫는 방법! 이 강의만 따라오면 당신도 검술 A등급?! 이런식으로 말이지- "
평소처럼 실없는 소리를 내뱉다가 헛웃음을 살짝 흘렸다. 특별반. 들어올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냥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을 뿐이다. 이런식의 스스로 깨닫게 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생각했던 건 아니라고. 일반적인 학교와 달리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딱히 학교같은곳에 관심이 없었음에도 시험을 봤던 것이고, 그렇게 받은 교육으로 좀 더.. 나아지고 싶었다.
나는 나아졌을까? 단순히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레벨 같은건 확연히 나아졌지만.. 그런걸로 내가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걸까?
다시 폴라칵스티를 들어올리고, 연분홍빛의 검면에 비추는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 소원이 있다면 "
내 마음속 같은건 나도 잘 모르겠는걸. 평소에는 그때그때 재미있다 싶은걸 찾아다닐 뿐이고, 전투중엔 내가 서야할 곳에 서서 적들의 공격을 걷어내거나 적을 해치우려고 검을 휘두를 뿐. 하지만 이렇게 차분하게 생각해서 소원을 단 하나 떠올려보자면.
" 다시는 다른 무언가에 의해 변하고 싶지 않아. "
그게 주변 환경이든, 내 몸이든, 성격이든.. 내 기억이든. 내가 원하지 않는 변화를 언제고 어느때고 겪고싶지 않다.
그런 소원을 담아낸다면.. 검은 나에게 단순한 무기가 아니게 될 수 있을까.
#의식의.. 흐름? 쓰다보니 깨달음에 대한 답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이 되어버렸는데...
귀엽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희고, 예쁘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꽃과 같다는 말을 좋아한다.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은, 솔직히 조금 싫지만 익숙하다. 왜 격투술을 골랐어?
..솔직히 말하면 무엇이든 상관 없었다. 다른 것보다 조금 더 나았을 뿐이니까.
선택지라는 게 늘 원하는 대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게 재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는 한 송이 꽃이라서, 아마 다른 것의 선택을 받지는 못한 게 아닌가 싶다. 겨우 찾은 재능이라는 게, 격투술이라는 게 참 재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이 길을 고집할 필요는 없었을까. 아마 마도나, 암살이나, 지금보다 좀 더 ‘몸’에 맞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작고 가늘고 부드러운 몸에 어울리는 것들은, 시선을 살짝만 비껴가도 많았겠지. 그러면 무식하게 발길질을 하나 뼈가 부러지는 경우나, 걷어찬 것에서 터져 나온 피로 젖는 일도 없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선을 받는 일도 없었겠지.
최근 내가 뭘 했더라. 빨리 달리면서 탐색을 하든 사람을 구하든 했던가. 그게 굳이 격투가가 할 일인가.
나보다 훨씬 크고, 튼튼하고, 힘이 강하고, 태산이라 한다면 그런 게 아닐까 싶은 형이 떠오른다. 예쁜 건 재능이지만, 헌터에게 있어서, 격투술을 쓰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런 게 중요할까. 분명 그 사람 같은 게 축복이겠지.
매력 역시 무기이지만. 대체로 강하다는 건 무력을 말하는 것이다. 겨우 찾은 재능이 사실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는 건 달갑지 않다.
-그런데, 그래서?
이미 고른 길에 후회하는 게 의미가 있나.
강함이란 하루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타고난 것만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야. 가지지 못한 것에 짜증만 내는 건 싫어. 명진이 형과 비교를 하자면 팔이 짧다, 다리가 짧다, 키가 작다, 덩치가 왜소하다, 몸이 얇다, 힘이 부족하다, 튼튼하지 못하다, 타고나길 그렇다. 그러니 할 수 없다는 말은 지독하다. 왜 선택했냐고? 그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냐고? 다른 게 더 낫지 않았겠냐고? 너같이 작고 귀여운 아이에게는 좀 더 부드러운 길이 있지 않느냐고? 머리를 보여줘. 걷어찰 수 있어. 이미 걷기 시작한 길에 그딴 표지판 세워두지 말아줬으면 해! ‘몸’에 걸 맞는 건 필요 없다. 이미 고른 길이라면 그대로 나아가서 영웅이 되어주지!
새삼 생각하면 나는 운이 좋은 편이야. 가장 꽃과 같이 싸울 수 있잖아.
화중왕(모란)은 마도를 행하지 않는다. 화중신선(해당화)은 총을 겨누지 않으며, 화중군자(연꽃)는 검을 쥐지 않는다. 꽃은 오롯이 그 몸을 하늘거리며 풍파와 맞서는 법이다.
온갖 꽃이 흐드러져봤자(백화란만) 열흘 붉은 꽃 없다지만(화무십일홍) 다행히 나는 한해살이가 아니니. 다시 피어나면 되는 거야. 어울리든 말든 간에.
#그나마 재능있는 게 그거라서 선택했는데 이제 와서 그게 중요한가? 이미 고른 길, 그대로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 애초에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야. 너라도 그럴 거 아냐? 현직에서 좀 구르던 녀석들을 데려다가, 특별반이니 뭐니 하는 이름 하에 특별 취급을 해주고 있어. 거기에 그 녀석들이 최근에 엄청 대단한 짓을 해서 표창도 받고 그랬데. 그럼 누가 걔네들을 좋게 보겠어. 애초에 각자도식인 헌터 사회에서 와. 쟤네랑 친하게 지내면 콩고물 떨어지겠지? 하고 접근할 녀석들이면 몰라. 친해질 거를 생각하지 않는 게 나아. "
>>279 보라. 봄이 온다. 봄이 밀려온다. 연분홍빛 향기를 들고, 바람을 안고 이 곳에 밀려오고 있다.
꽃이란 그런 것이다. 한 찰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기다리는, 그런 삶을 살아간다. 백 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천 일의 삶을 위태히 살아가고, 그 백 날마저 하루하루 아름다움이 죽어가는 삶.
어떻게 보면 의념이라는 힘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아니. 이 시대가 그랬다. 가장 반짝이는 재능을 가질 이들을 데리고, 가장 위험한 싸움을 위해 내몰고 있었으니까. 백 날의 아름다움도 채 하루를 지나지 못하고 죽어가는 이들도 있는 이런 세상에서. 5475일 하고도 150일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고 있고, 아름다움은 여전히 이어가고 있으니까.
이런 어두운 땅에서, 나는 피어나고 있으니까. 나 외의 다른 꽃들도, 피어나고 있을 테니까.
걸어가자. 내일로.
내일의 마음은 내일의 나에게 맡긴 채. 오늘은, 조금 더 웃어보자.
나의 재능은, 나의 꿈은, 아직 피어나고 있을 테니까.
격투술의 숙련도가 A에 도달합니다.
격투술(A) 육체와 기술을 체화하여, 충분한 경지에 도달한 자만이 이를 수 있는 경지. 의념과 격투, 사용자의 구분이 흐릿해지기 시작하는 진정한 경지의 경계라고 할 수 있다. 격투와 관련된 기술들의 숙련도 상승치가 증가한다. 격투와 관련된 물품에 한정하여 한정하여 '게이트 클리어' 등의 조건이 붙은 아이템 효과를 무시한다.
온 몸이 끓어오르는 듯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이 감각으로 인해, 조금 더 위협적으로 의념을 휘두를 수 있을겁니다.
기술 의념 발화(F)를 획득합니다.
의념 발화(F) 의념이란 폭력적이지 않은 힘이다. 인간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힘을 부여하고, 육신을 두드리며 지혜의 지평선을 열어낼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의념은 그 자체로 폭력적인 힘을 띄지는 않는다. 그런 의념을 사용자의 숙련도로 승화하여, 자신의 의념 자체를 채찍질하여 폭력적인 성향을 발현시킨다. 공격력과 파괴력이 증가하며 물리적인 공격이 불가능한 적에게도 일부 대미지를 가할 수 있다. 사용 시 망념 증가량이 60% 증가한다.
" 지금부터 너는 나와 수없이 싸움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네 힘에 맞고, 네 수준에 맞도록 힘을 조절할 터이니. 다치거나 하는 법은 없을 것이다. 단. 네가 어리석은 짓을 하려 할 때면 나는 전력을 다할 것이니. "
그는 손을 까딱거리며 묻습니다. 그 자세에선 딱, 명진의 힘과 비슷할 정도의 기운만 느껴집니다.
" 네 한계를 시험하마. "
지금부터 명진은 격투술改를 완료하기 전까지. 진행당 한 번, 강이훈과의 대련을 거칠 수 있습니다. 모든 기술은 봉인되며 오직 격투술만을 이용하여야 합니다. 강이훈에게서 승리한다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패배한다 하더라도 스스로 깨달음을 제대로 피워낼 수 있다면 그에 대해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간동안 명진의 코인샵은 봉인됩니다. 보유한 아이템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망념을 들여 스테이터스를 강화하거나 할 수 없습니다. 기술을 강하게 하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