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공자께서 오늘 일을 비밀로 해주시는 한, 오늘 일로 생기는 곤란에 대해서는 제가 지켜드릴테니 걱정 마시길."
무서워라, 라고 말하는 재하를 보며 능청스레 이야기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재하를 보며 과연 정말 무서워하는게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던가. 그의 말처럼 정말 그가 힘이 없는 이였다면, 그런 도발적인 농을 던지지도 않았겠지. 일부러 약한 척을 하는 것에 가깝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갑자기 분위기 바뀌자 쓸데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깔끔하게 사라져버린다.
가랑비에 옷 젖는 것에 의문이라도 품은 적 있냐. 그 말을 듣자 재하를 바라보던 그의 눈매가 더욱 깊게 패이며 표정이 일그러진다. 명백히 도발적인 말이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프게 그를 찔러들어오는 말이었다. 제 손을 붉게 물들이던 석류가 그의 손에 의해 밀려나고, 어느샌가 가녀리고 부드러운 손이 제 손가락 쥐었다. 손의 주인의 표정에서는 아까와 같은 상냥하고 부드러운 표정은 없었다. 단지 공허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을 뿐.
"...그렇다 하더라도, 입니다. 공자께서 하시는 말은 타당합니다. 허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게 정파인을 살해한 마두에게 화를 쏟아내지 않을 이유는 되지 못 하지요."
그는 재하의 말을 이해했다. 그 역시 정파의 일원으로 자라났고, 결국 입장이라 함은 싫어도 누군가와 싸우고, 죽여야만 하는 것이었기에. 그러나 재하의 말처럼 그의 분노 역시 당연했고, 재하의 사정이 제 분노를 쏟아내지 않을 이유는 되지 못 하였다. 단지 재하도 자신도 그저 속에 담을 뿐이었다. 뱉어봤자 달라질 것 없는 감정을, 말을 뱉어내봤자 결국 남는 것은 허망한 감정일 뿐인것을.
그렇기에 재하의 목에 제 손이 닿아도 지원은 가만히 재하를 쳐다볼 뿐이었다. 감정에 제 몸을 맡길지, 아니면 재하처럼 그것을 삼켜낼지 선택해야 했다. 그는 여리고, 연약한 피부를 조용히 매만지고는 재하의 목을 그러쥐었다.
"차라리 공자께서 마두임이 다른 이의 입으로 밝혀졌다면 저는 마음껏 화를 냈을 겁니다."
목소리에서 아쉬운 기색이 흘러나왔다. 재하의 목을 쥔 손에 조금씩, 힘이 들어갔다. 재하의 목을 천천히 죄여오는 그 손길은 어쩌면 상냥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조용하고, 무덤한 손길이었다. 그 손 끝에 살기란 존재하지 않고 그저 재하의 목을 그러쥘 뿐이었으니.
"...공자. 저희는 친우입니다. 그 사실이 저를 괴롭게 합니다. 공자의 그 말이 저를 위함이었다는 사실이, 저희가 친우라는 사실이, 그리고 당신이 마두로써 정파의 일원을 죽였다는 사실이, 너무나 괴롭습니다. 결국 우리는 다른 입장 때문에 진정한 친우가 될 수 없을테지요."
재하의 목을 붙잡은 그 손길이, 이내 한순간에 놓였다. 그는 재하의 목을 놓으며, 그를 슬픈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호재필의 손녀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건만, 마두의 친우가 되지 못 할 것은 무엇인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숨쉬기 어려웠을 재하를 위로해주려는 듯, 가볍게 재하의 머리칼을 두어번 쓰다듬었다.
"그러니 오늘 밤만큼은 서로의 입장도 잊고 술에 취하고자 합니다.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그저 이야기를 나누며."
"부디 저를 도와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렇게 말하는 지원의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미약하게 새어나오고, 이어진 적막은 조용히 재하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