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 그야말로 칼의 신 다운 마인드로군요. 칼에 매료된 이들을 많이 많이 남기고 싶다니. 우와. 뭔가 엄청 멋있어요! 이사 마이루!! 그 와중에..ㅋㅋㅋㅋㅋ 저건 좋아하는 이가 있다는 것 같은데. (빤히) 서양의 땅이라. 어떤 나라로 갔는지 절로 궁금해지네요. 검의 모습으로 올림픽이나 이런 곳에 참전한 것인가.
과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없었다면 그걸로 충분한 일이었다.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해류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으리란 법도 없었다. 물론 사실 여부는 아키라에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다. 상대에게 위험한 일이 없었다는 것. 그것이 아무래도 그에게 있어서는 더 중요한 요소였다.
이 근처 학교. 그리고 여기에 온 지 얼마 안되었다는 말에 아키라는 상대가 전학생이라는 것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역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학생이었구나. 그렇다면 나이는 몇살일까? 자신처럼 고등학생? 아니면 중학생? 나름대로 추론을 하지만 그녀의 외모적인 부분에서 추측을 하긴 힘들었기에 아키라는 이내 추측하는 것을 중지했다.
"이 시간에도 돌아다니면서 노는 관광객들도 꽤 많을걸요? 바다를 구경하겠다고 오는 이도 있고, 신사를 구경하겠다고 돌아다니는 이들도 있으니까요. 혹은 더 어두컴컴해지면 보이는 야경을 보겠다는 이들도 있으니까요. 아무튼 저와 비슷한 나이인 모양이네요. 저는 가미즈미 마을에 있는 고등학교 중 하나인 가미즈미 고등학교의 학생회장인 사람이에요. 당신은 무슨 학교에 다니시나요?"
가미즈미 마을에는 가미즈미 고등학교 말고도 여러 고등학교가 있었기에 그는 그녀가 가미즈미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확신하진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같은 학교가 아닐까 싶어 그는 괜히 기대감을 살며시 눈빛에 담았다. 설사 같은 학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크게 실망할 일 또한 그에겐 없었다.
"여기서부터 걸어가려면 갈림길을 몇 번 지나가야 하는데. 스마트폰 인터넷으로 가미즈미 온천을 치면 위치가 나올 거예요. 그 위치를 따라서 길을 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 아니면..."
어차피 자신은 동선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집으로 천천히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면 자연히 가미즈미 온천이 있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며 아키라는 그녀에게 넌지시 제안했다.
"저도 가미즈미 온천 방향으로 갈 생각이거든요. 만약 지금 간다고 한다면 길 안내 정도는 해줄게요. 물론 여기에 좀 더 있겠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내일 출근이 있으니 일단 여기까지만 잇고 저는 가볼게요! 다음 것으로 막레를 해서 안내를 받았다 처리를 해도 좋고 혹은 좀 더 잇고 싶다면 이으셔도 괜찮아요!! 아무튼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520>>528 아무래도 바다 자체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연상이 되는거려나요~ 흐름에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에 가끔 생각하는것도 의식의 흐름인 경우가 많죠~ 가끔 그런 생물들의 행동에 빗대어 말하기도 하구요~ 닥터피쉬도 거를거라고 말하는거면 확실히 코토하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겠네요~
>>529 대개는 온화하지만 할말은 하는 아이니까요~ 아얘 말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는건 아니지만 아니다싶거나 그 단어 외엔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면 돌직구를 던지는 느낌이려나요~ 역시 그렇겠죠~ 산타는 성 니콜라스가 마케팅에 걸려들어 자낳괴가 된거겠지만 용왕은~ 음~ 그래봤자 토끼 간 빼어먹으려고 한거밖에 없으니까요~ @.@
렌은 지극히 당연한 대답에 조금 시무룩해 했다가 요조라가 이것저것 가이드를 시작하니 금새 집중하는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붓에 물과 물감을 뭍혀 요조라가 지시하는대로 칠하다보니 시간이 금방금방 지나갔다. 렌은 요조라의 명령이 입력되는 아바타처럼ㅡ그렇다기엔 엉성했지만ㅡ 열심히 손을 놀렸다.
그 와중에 요조라가 렌의 손을 잡는 일이 있었지만 렌은 자신이 다른 이에게 수영을 가르칠 때 그런 것처럼 그림을 가르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요조라의 손이 닿을 때면 확실히 그림이 제가 했던 것보다 나아지는 것이 보였고, 어떻게 붓질을 해야하는지 확연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렌은 아,라거나 와, 같이 작게 감탄사를 내뱉거나 혹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거나 하면서 요조라의 말을 따라갔다. 그리고 마침내 요조라가 됐다며 그림이 완성되었음을 알렸을 때, 렌은 눈을 깜빡거리며 제 그림을 내려다봤다.
“와, 호시즈키 씨 대단해….”
자신이 그린 그림 중에 이번이 제일 잘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자신이 그렸다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었지만서도. 렌은 작게 감탄하다가 뒷정리를 하라는 요조라의 말에 조심조심 물통부터 치웠다. 더러워진 물을 버리고 얼룩덜룩 물감이 묻은 걸레를 빨아오고 팔레트도 깨끗하게 정리한 뒤에 렌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직 그림은 덜 마른 채였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그렸다고 해도 믿기 어려울 만큼 잘 그려져 있어서 놀라울 따름이었다. 렌은 옆자리 요조라 쪽으로 몸을 틀며 그녀를 바라봤다.
“호시즈키 씨, 진짜 고마워. 덕분에 살았다, 정말…. 엄청 막막했는데 아니었으면 미완성으로 낼 뻔 했어. 아니면 해가 질 때까지 집에 못 가거나.”
렌이 뺨을 긁적이며 민망한 듯 눈동자를 살짝 굴렸다. 이미 해가 많이 기울어져 있었으니 생각해보면 민폐를 끼친 것에 가까웠다. 그러다 다시 요조라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짜, 너무 고마워서 그런데, 내가 보답할만한 일이라던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도 있을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리 대단한 것도 없었지만 덕분에 수행평가를 제출할 수 있었으니 신세를 진 셈이었다.
그의 말대로 별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기에 그녀도 긍정의 표시로 싱긋 웃어보였다. 위험한데도 굳이 강행하는 이가, 그것도 발을 제대로 디딜수 있는 땅이 아닌 바다에서 그런 호기로운 생각을 할 이가 과연 몇이나 될지. 최소한 그녀는 그런 막나가는 성향이 아니었으니까 아무래도 상관없을 일이었다. 제 아무리 관광지와 사고는 떼어놓을수 없다 해도 사서 고생은 안하는게 최고 아닌가,
"음...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몇몇 사람들은 한층 더 깊은 빛을 가진 밤바다에 매력을 느끼곤 하죠. 물건너 나라에서는 그곳에서의 센치한 기분을 노래로 표현하기도 했고요."
은밀한 밤을 틈타 밀월을 즐기는 이들도 관광지에서 심심찮게 볼수 있더랬지, 게다가 그의 말대로라면 이곳엔 신이 머물다 간 신성한 장소나 그 신을 기리기위한 신사도 있는듯 했다. 물론 그녀도 그런 전승에 대해 아얘 모르고 온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세히 알고 온것 또한 아니었기에 그저 '생각나거나 누군가 권유한다면 가봐야겠다.'정도로 굳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애초에 그런데까지 강박을 가지자니 그녀는 바다구경을 하는것만으로도 이미 스케줄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었으니,
"세상에! 어쩐지 눈에 익은 인상이다 했네요~ 그냥 선배님인 것도 모자라 학생회장님인 선배님이라니! 저야 뭐, 이제 겨우 1학년이니까 마주칠 일은 없다곤 생각했는데 말이죠~"
확실히 의외였다는듯, 노을진 바다를 강하게 때려 난반사된 햇빛만큼 그녀의 눈빛도 한층 더 반짝였다. 물론 학교 밖에선 딱히 그런걸 따지지 않는대도 일단 선배님은 선배님이니, 게다가 같은 학교 학생이면 아얘 모르는 사람인것도 아니라는 자기만의 기준에 따라 그녀는 두어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 그것도 좋죠~ 이래뵈도 스마트폰 지도로 탐험을 떠난 때가 많으니까요~ 그래도 역시 이곳 지리에 빠삭하신 분이 안내를 해주신다는데 거절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요??"
지도로도 충분히 찾아갈만큼 그녀에게서 길치라는 부분은 찾아볼수 없었지만 어찌되었던 사람에 이끌려서 가는게 더 외우기 쉽지 않겠는가, 물론 사람은 개미처럼 페로몬을 뿌리지 않기에 앞서나간 이의 발자취를 쫒아가는건 아닐지라도 가이드가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즐거운 여행이 되는 법이었다.
문득 거기까지 생각이 뻗치자 무언가 아차싶던 그녀는 잠깐 그를 불러세우려하고선 제 짐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했다. 마치 허물을 벗었던 갑각류가 제 흔적을 먹어치우듯 바다에 뛰어들기 전 수영복 위에 입고 있었던 원피스까지 도로 입혀져 있었을까? 지금와선 흔하디 흔한 푸른색의 세일러풍 원피스, 그럼에도 그녀는 그것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