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오늘은 누가 먼저 지쳐 쓰러지게 될지. 어쩌면 이번에는 둘 다 지쳐 쓰러지기 전에 함께 떠나게 될지도 모르겠던가. 자신은 무림인이었고, 그는 기루에서 오랫동안 있던 가인이었으니. 둘 모두 쉬이 쓰러지지 않을 것은 자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좋은 걸지도. 둘 모두 쓰러지지 않으니, 오랜 시간 술과 악을 즐길 수 있는 것 아닐까.
"공자께선 눈치가 너무 빠르십니다. 그게 싫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재하의 가는 손 닿자 키득 웃음을 흘린다. 따뜻하면서도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손. 이래서야 마치 기녀의 손 같지 않나. 그를 마주할 때마다 남성이 아닌 미색 짙은 여인 같았으니 어떻게 혼란스럽지 않을 수가 있을까. 재하 손바닥을 즐기며 조용히 그 얼굴을 마주하다가 능숙하게 뺨을 손가락에 비비듯 하니 지원이 그를 보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7년 내에 순박한 청년에서 장난기만 더 키운 건지. 재하가 손가락 끝에 장난치기 좋게 갖다대자 그는 손가락을 살짝 구부려 재하의 볼을 간질였다. 볼을 간질이다, 재하가 간지러워 볼이 손가락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그대로 놓아주었겠지만, 그 전까지는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계속 간질였겠지.
"확실히 무릎에 사람을 올리는 것은 무거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공자께선 앉으셔도 가벼울 뿐이니.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쇄골에 손을 얹으며 무릎 위에 앉으면, 그는 팔을 허리에 둘러 받쳐주고 품에 기댄 그를 가볍게 내려다봤을 것이다. 무림인이라 어느정도 무거운 것 쯤은 가볍게 들어올리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재하의 가녀린 몸은 너무 가벼웠을까. 항상 여지 같은 과일만 먹는 탓인지, 아니면 타고난 체질이 이런 건지... 만약 후자라면, 재하를 만든 원시천존께선 재하의 성별을 잘못 정했다는 쓸데없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당연히 진심이지 않겠습니까. 제가 과거에 공자께 거짓을 말한 적 있던가요?"
비록 한번 만난 것이 다이긴 합니다만. 그는 키득거리며 재하의 머리를 쓸어주다가, 어째 벗보다는 가녀린 어린애같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재하의 뒷머리를 두어번 토닥거렸다. 이러니 정말 아이를 대하는 것 같군. 너무 하면 화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기에 그가 품에서 일어나면 손을 떼고 그를 올려다봤을 것이다. 제 품에 안기자 비로소 실감이 난 것이지만, 재하는 생각보다도 키가 컸다. 서있을 때는 자신과 비슷한가? 신장은 훤칠함에도 몸은 가녀리게만 보였으니, 그것 역시 재주인가.
"하룻밤 정도는 상관 없지 않습니까. 이 또한 여흥이니, 마음껏 어리광 피워주시지요. 그게 제 요구입니다."
수심 가득한 미소에 능청스레 대꾸하였다. 그래, 이 또한 여흥이었으니. 7년 전 강인해보였던 그가 지금은 제 품에서 어리광을 피우는 것도 여흥이다. 악취미인가? 그는 속으로 조금 자신을 조소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파의 취미나 다름없거늘, 7년을 사파놈들과 함께하다보니 나 역시 그렇게 사고하게 된 것인가. 이래서야 반쯤은 사파나 다름없구나.
"그럼 두강주와, 근래 들려오는 소문에는 뭐가 있을지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소문으로는 아무거나 좋습니다. 단지 안주거리가 필요할 뿐이니.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입술 사이로 느긋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꽤나 만끽하고 있는 것일까. 그의 표정도, 목소리도 평안하였다.
7살 여자아이가 쪼르르 달려왔다. 평은 자신의 옷소매를 코에 가져다대 킁킁 냄새를 맡았다. 꾸리꾸리한 땀냄새가 콧구멍을 쑤시듯 흘러들어온다.
'아. 이거 이러면 나가린데.'
포옥.
아이는 다리에 매달리듯 평에게 안겼다.
"삼쭌! 삼쭌 냄새나!"
"냄새가 나면 나는거지 뭘 또 그러니."
아이는 코를 막고 얼굴을 찡그리며 우우, 하고 말했다. 평은 피식 웃으며 그런 어린 아이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부비적부비적. 양갈래로 이쁘게 땋은 머리가 헝클어진다.
"아아아앙! 아줌마가 해준 머린데!"
아이는 울상을 지었다. 어린 아이를 다룬다는건 참으로 지난한 일이다. 평은 허허 웃으며 더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아이는 이이익! 하더니 품에서 떨어져 반대로 도도도 뛰어갔다. 나무 뒤에 숨고 얼굴을 빼꼼 내밀어 이 쪽을 쳐다보다가 흥! 하면서 나무 뒤로 몸을 숨긴다. 평은 뒷짐을 지고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달래주러 오지 않자 아이는 불안한지 다시 빼꼼 고개를 내밀어 평을 쳐다본다. 눈을 마주친다. 다시금 아이가 흥! 하고 콧방귀를 끼며 몸을 숨겼다.
"영아야. 여기서 무얼 하는게냐?"
그 때 저 반대편에서 사람이 나타났다. 7년 전 처음 이곳에 평이 도착했을 때 결국 평과 아이를 이 곳에 머무르게 해준 사람, 백동검 성천호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아이가 포권을 하며 인사했다. 무가의 여식이라 그러한 것인지, 자라온 환경이 그러한 것인지 아이는 곧잘 무인들이 하는 포권지례를 인사로 하고 있었다. 평은 입맛을 다시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그래. 우리 영아가 왜 이리 심통이 나있을꼬?"
성천호는 웃으면서 아이에게 물었다.
"삼쭌이! 나 머리 아줌마가 해줬는데! 망가뜨렸어요!"
"허허허. 평이 그러했단 말이냐? 이것 참 내가 혼을 내주어야겠구나."
"마자요!"
아이는 맞다는듯 고개를 열심히 끄덕거렸다.
"그런데 이제 곧 간식 시간이 아니더냐? 제 때에 가지 않으면 간식을 못 먹을 터인데?"
"앗...."
아이는 간식이라는 말에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평 쪽을 한 번, 숙소 쪽을 한 번 쳐다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평을 쳐다본다.
"아이고. 우리 영이 간식 다 없어지겠네."
평은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팩 돌리고는 숙소 쪽으로 달려갔다. 아이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 성천호가 평에게 다가온다.
"영이가 잘 크고 있군. 7년 전만 해도 암투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라 생각했네만."
성천호의 말이다.
"뭐...다행인게 아니겠소."
"그런 셈이지."
평의 말에 성천호가 끄덕거렸다.
"조만간 영이에게 무공 전수를 시작할 생각이네. 자네는...어찌하겠는가?"
영이에게 무공을 가르치겠냐는 뜻일 것이다. 평은 고개를 살짝 당기고 입술을 혀로 핥았다.
아이는 무림인이 될 것이다. 타고난 핏줄도, 나고자란 환경도 모두 그 아이가 무림인의 길을 걷게 만들고 있었다.
"영이는 무공에 엄청난 재능이 있어. 뛰어난 오성이지. 저런 오성은 어디 가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네. 그렇지만 영이의 보호자는 자네야. 자네가 영이에게 무공을 가르치는걸 원치 않는다면..."
그러나 뛰어난 평의 머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영이가 무공을 배우지 않는다면?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글쎄.
"생각해보죠."
"빠른 시일 내에 답을 가져와야할걸세."
성천호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우두커니 선 평의 그림자 뒤로 고뇌가 스쳐지나간다.
기연을 사용했습니다! 백동검 성천호의 호감도가 5를 달성합니다.
【 백동검 성천호 】 본래 낭인 출신으로 어마어마한 공적과 실력을 바탕으로 매리곤문의 총관을 맡고 있는 인물. 독문무공이자 스스로 창안한 백동검법을 바탕으로 수많은 무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매리곤문 내에서는 순혈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장 중요한 사안 등에서는 백안시 되는 경향이 있으나 현재의 문주의 전폭적인 지지와 그 탁월한 능력으로 문파 내에서 그의 입지는 매우 확고하다. 방두철의 사생아인 영이를 평과 함께 사실상 키운 인물로 자신의 영향력 대부분을 평과 영이를 지키는데 보호하고 있다. 초절정의 무인으로 매리곤문의 후계 쟁탈에서 중립을 자처하고 있으나 모든 후계자들에게 끊임없는 구애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호감도 : 5
아이는 자라 7살이 되었습니다.
【 방영 】 7살의 어린 여자아이. 방두철의 사생아. 양갈래로 땋은 머리를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건 더럽고 냄새나는 삼쭌, 총관어르신, 유모 아줌마. 간식에 사족을 못쓰고 동물을 좋아해 강아지를 따라 가다가 길을 잃어 어른들의 심장을 두근두근하게 만든 전적이 있다. 천재적인 두뇌를 타고난 무가의 여식으로 벌써부터 험난한 가시밭길이 그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호감도 : 6
소환단 4개가 평에게 추가됩니다!
매리곤문 내에서 평의 평가가 상향조정되었습니다. 평의 평가는, 여러모로 다재다능한 식객입니다. 허나 영이의 대부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살갑게만은 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