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한두번 보는 걸로는 모르는 법, 그 말이야말로 요조라를 빗대기에 알맞은 표현이다. 과거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지친 것도 있지만, 요조라는 타고난 성정이 까칠했다. 때때로 오만하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단지 그것들이 드러나는 부분이 한정적이고 요조라 본인도 그건 타인을 향해 드러낼 것이 아님을 알기에, 예민한 상황에 직면하면 귀찮다는 말로 덮어버렸다. 남들이 적당히 오해하도록,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 하도록 말이다.
"그럼, 알아서, 해주세요... 그 부분은..."
그래서 그림에 대한 건도 요조라는 적당한 말로 매듭을 지었다. 학생회장이 직접 저렇게 말했으니 알아서 잘 하겠지, 라는 생각이다. 추후 그와 관련된 문제가 생긴다면 학생회실로 가서 따지면 된다. 설마하니 시미즈 가문의 사람이 한입으로 두말 할 리는 없겠지, 요조라는 소리 없는 생각을 연달아 머릿속으로 넘기며 걸었다.
걸어가는 동안 아키라는 기지개를 켰고 요조라는 곁눈으로 힐끔 본다. 그다지 개운해보이지 않는 기지개다. 역시 학생회장은 이래저래 일이 많겠지, 그 와중에 사비를 털어 이런 이벤트를 열었다는 것에 경외를 표해야 할지도, 하지만 아까 마지막으로 찍었을 때...
"하..."
아키라가 막 반딧불이와 호타루마츠리에 대해 얘기를 꺼냈을 때, 요조라는 타이밍을 맞춘 것 마냥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학교에서 나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찍었던 QR코드가 폭탄, 마이너스인게 생각나서다. 그 탓에 아키라가 한 말에도 심드렁한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아, 뭐, 어릴 때, 한번... 본 것도... 같네요... 자느라, 밖에... 잘, 못, 나갔으니까요..."
아빠였던가, 할아버지였던가, 든든한 품에 안겨 이리저리 피어오르는 반딧불의 향연을 본 기억은 어렴풋이 뇌리에 남아있다. 들은 김에 새삼 떠올려보던 요조라는 부모님과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도 알려달란 말에 별거 아닌 듯이 말했다.
"반딧불, 그림... 하나, 걸어두면, 되려나요... 어차피, 천막도, 바꿔야... 했고..."
지금 호시즈키당의 가게 앞 천막은 사쿠라마츠리 때 썼던 것을 걸어둔 상태였다. 밤하늘 아래 흐드러지게 핀 벛꽃의 풍경화. 봄이 끝나가니 슬슬 바꿔야지 하는 참에 잘 됐다. 낮에도 반짝이는 반딧불 그림을 한번 그려보자고 요조라는 생각했다.
한숨을 내쉬는 그 모습에 아키라는 슬며시 시선을 돌렸다. 타이밍을 맞춘 것마냥 자신이 이야기를 꺼내자 나온 한숨이었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일까? 그렇게 아키라는 추측했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뭐라고 말을 할 순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마츠리를 다 즐기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 무엇보다 호타루마츠리는 다른 곳처럼 화려하다기보단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소소한 신비로움에 테마를 건 마츠리였다. 굳이 말하자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학생이 대부분이 아닐까 그는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은 시미즈 가문의 사람이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올해는 한다는 것을 알릴 수밖에 없었지만.
"잠이 많으면 보기 힘들 수밖에 없겠네요. 하지만 올해는 한 번 보는 것도 권할게요. 물론 제가 시미즈 가의 사람이고 이번 것은 저희 가문이 주최하는 거니 홍보하는 것도 있지만...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는 것 같아서요. 정말 보기 힘든 소재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찌되었건 결국엔 그녀의 자유인만큼 딱 그 정도로 권할 뿐이었다. 그저 가미즈미에서 가장 큰 벚꽃나무를 굳이 그림을 그리겠다고 보고 싶다고 한 그녀였다. 어둠 속에 빛나는 녹색 불빛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재가 되기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게 나름대로 추측하며 그는 다시 한 번 기지개를 쭉 켠 후에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툭툭 쳤다. 오늘은 온천에 들어가서 정말 푹 쉬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키라는 눈을 여러 번 깜빡였다.
"딱 좋을 것 같네요. 그 반딧불 그림도 한번 오가면서 보고 싶네요. 건다면 말이에요."
천막을 바꾼다. 그렇다면 오가면서 천막을 보면 되겠지. 그렇게 나름 추측하면서 앞을 걷다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그는 잠시 주변 풍경을 바라봤다. 이제는 봄의 풍경이 거의 사라지고 녹색빛 여름 풍경으로 주변이 바뀌어가고 있었다. 매년 보는 여름 풍경이지만 올해는 또 어떨런지. 아니. 애초에 고3인 자신의 상황상 즐길 수 있을런지. 그에 조금 아쉬움을 느끼며 아키라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아. 하지만 역시 그림 소재라고 한다면... 정말 1년에 딱 한 시기밖에 볼 수 없는 풍경이 있네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지만... 신의 기운이 깃들었다고 하는 샘이 고여있는 동굴은 그때밖에 열리지 않거든요. 나름 견학이라는 의미로. 기회가 되면 보러 오세요."
가족하고 같이 오건, 혹은 다른 이와 같이 오건. 혹은 혼자서건. 그렇게 말을 덧붙이니 저 편에 가게가 눈 앞에 보이는 듯 했다.
>>778 기력이 없으면 동결을 하고 쉬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테고 캐릭터성이 영 이상하다 싶으면 캐릭터를 교체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확실한건 지금 피로가 엄청나게 쌓여있는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히키주가 컨디션을 보고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아무튼 쉬시겠다고 한다면 저는 그것으로 뭐라고 하진 않을게요.
요조라주는 어서 오시고 화이팅이에요! 그리고 일단 저는 또 일을 하러! 으흑흑. 오늘이 재택근무 마지막 날이야. (끌려감)
>>781 피로가 쌓여있는게 타인에게 보일 정도구나. 일단 천천히 쉬고 있긴 한데, 아무래도 4달 내내 쉼없이 일해서 그런가 보다. 그래도 동결을 할 정도의 기력 없음은 아니니까, 내가 느끼기에 회복하는 게 눈에 보이기도 하고..
캐릭터성은, 음. 사실은 히키의 컨셉을 나는 좋게 보고 있어. 손에 닿으면 저주받을지도 모르는 재앙신이지만 그걸 빼면 히키의 캐릭터성이 사라진다 생각하고, 그렇다고 타인과의 교류를 아예 안 할 수는 없고.. 양가감정이네. 캡틴의 조언 고마워. 아무래도 조금만 더 고민해보는게 좋겠다..😶 시니카주와 일상을 돌리고 있어서, 아무래도 내가 일방적으로 끊어버리기엔 시니카주는 환자고... 안정이 필요한 사람인데 미안해지는지라..😔
이것만은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시니카주를 너무 의식하진 않았으면 해요. 물론 시니카주가 환자이기도 하고 안정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취미활동인 이것까지 모두 시니카주에게 맞춰줄 필요는 없어요. 결국엔 히키주가 우선이거든요. 자기 자신이 정 힘들다 싶으면 어쩔 수 없이 끊을 수도 있는거고. 그러니까 AT나 편파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타인보다는 자신을 먼저 우선했으면 하고.. 자꾸 보게 되는데..아무튼 이거 올리고 저는 이제 또 가볼테니!! 원래 안 오려고 했는데 히키주의 저 레스를 보고서 그냥 갈 수가 없어서 또 잠깐 올린거니! 아무튼 그런 거고! 다들 맛점 하시고 오후도 힘내세요!
아, 다시금 조언 고마워. 지나치게 배려하기.. 맞춰줄 필요는 없지, 응.. 취미는 취미인데. 무작정 나보다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나쁜 습관이 깊게 들어버린 걸 또 깨닫네. 고쳐야 하는데..🤦♀️ 그렇지. 내가 우선이고... 타인보다 날 우선해야 하는데...🤦♀️🤦♀️🤦♀️
정말 고마워, AT나 편파가 되지 않게끔 노력하고 있으니까. 캡틴도 맛점하고 오후 일 힘내자.
그리고 지금부터, 지나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날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인 히키주가 되도록 할게. 각오해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