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정답이라는 듯이 눈웃음을 지었다. 나 자신이 그렇다. 그리고 지금까지 봐온 다른 신들도. 그녀에게는 그런 생각뿐이었다. 인간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특출난 재능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모든 점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으니, 어떻게 보면 다른 것들보다도 더 조잡하게 만들어진 존재일지도 모른다.
“개인의 관점은 다를 수 있겠지만, 관념적인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있는 법이지요. 뛰어난 그림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더라도, 이상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확실하게 누구나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은 있답니다. 자, 예를 들면 저 라던가? 아니라면…”
그녀는 자신의 입가에 검지를 올리고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뭔지 아실 것 같나요? 하고 물어본 그녀는 들고 있던 작은 손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서 소년을 향해 비추었다.
“에에, 아름다운 것은 좋아한답니다. 특히 빛나는 사랑의 이야기 같은 걸 들으면, 조금 부끄럽지만 나이도 잊고 들떠버려요. 다른 분들이 그러시기를, 저는 아름다운 편이니까요. 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미추보다는, 마음으로 알 수 있는 행동 같은 것이─ 대단히 좋지 않나요?”
마치 동의를 구하는 것 같은 말투. 그녀에게는 이상할 것이 없었다. 어디에서 꺼낸 것인지 그녀의 손 끝에는 압화 책갈피가 끼워져 있었다. 선물이에요. 그녀는 웃으며 소년에게 그것을 건냈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여자의 이름은 아니지요.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이름은 어디까지나 관념적인 것. 내실을 다지는 것은 제가 할 일이지요. 그러는 당신─… 공부벌레군쪽이 더 놀라운 걸요?”
영원한 연이라니, 어쩐지 낭만적이네요. 그녀는 즐거운 듯 웃으며 비어있는 손으로 하늘에 글자를 그려보았다.
“방금도 후배나 동기라고 했으니, 공부벌레군은 3학년이네요. 저는 1학년이랍니다. 그렇게 안보이나요?”
"그런가..요?"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보아온 토와이긴 하지만. 마사히로가 아름답다.. 라는 건 맞지만 그걸 대놓고 말하는 건 겸손적인 면이 있는 토와는 그다지.. 와닿지 않습니다.
"마음이 닿는다고 하는 걸까요.." 중얼거리듯 말하면서 잘 안되는 것도 있지만. 가끔은 그렇지요. 라고 대답하면서 이름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고는 낭만이라고 하자..
"낭만이라.. 성으로 불리는 것이 조금 익숙하지는 않아서요." 그야. 토와가 둘이 있으면 움찔하는 것보다 무시하는 게 가장 괜찮았으므로.
"그게 맞는지 틀렸는지는 모르는 일이지만요?" 가볍게 응하면서 공부벌레라는 말에는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정도로 공부벌레라고 한다면 하루종일 진짜로 공부만 하는 붕들은.. 사실 토와주가 토와 외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토와 엔이라는 것의 엔은 인연 할 때의 엔도 있고. 원형의 원의 엔도 있고. 일본 엔 할 때의 그 엔도 동시에 존재하는 그런 것이다.
....사실 그런 동음이의어적인 것을 슬쩍 생각하긴 했다고..
"1학년처럼.. 이라기보다는 조금 저 멀리 계시는 분 같기도 하니요." "약간 신적인 존재?" 묘하게 관념적이고, 붕 뜬 듯한 느낌도 드네요. 라고 가볍게 말합니다.
“후후후, 제가 믿는 신의 시련은 그런 거랍니다. 신께서는 언제나 인간이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고난을 내리시지요. 마음이 닿았다는 것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그럼에도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말 그대로 인간으로서 한단계 나아간 경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저희가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자신과 같은 신들은 그 능력이나 전설이 원인이 되어 인간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에는 거리를 두던 시기가 있었다. 조금 더 범주를 넓힌다면 오히려 그 예전보다는 지금이 더욱 그 규칙이 더욱 엄한 것이 사실이기도 했으나, 그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인간과 얽히지 않은 것은 얼마나 이전의 일인가. 그녀는 때때로 과거에 있던 일을 생각하며 자조하고는 했으나, 적어도 지금은 이렇게 비교할 생각은 없었다.
“어머나, 이름으로 불러줄 사람이 많으시군요? 맞건 틀리건,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으니까. 공부벌레든, 이름의 뜻이 다르든. 사소한 문제아닌가요.”
그녀는 소년의 난처한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이 살짝 웃었다.
“그런, 저는 여기에 있답니다? 거짓도 허상도 헛것도 아니지요. 신적인 존재라고 한다면─ 후후, 어떨까요? 세상에는 인간보다 인간 같은 귀신도, 귀신보다 귀신 같은 인간도 있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도 예전에는 대단히 행동적이었답니다.”
그것에 비한다면 지금의 저는 괜찮지 않나요? 그녀는 그리 말하고는 전과 같이 웃어 보였다.
“게다가 제가 신이라면 공부벌레군은 불경죄라구요? 알고 계신가요? 신이라는 존재는 의외로 속이 좁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