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제가 요 며칠 가만히 지켜봤는데 가급적 멀티를 너무 늘리진 말아주셨으면 하고 이야기할게요. 물론 모두가 2멀티, 3멀티를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하나만 돌리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게 되면 결론적으로는 누구 한 명, 소수 인원 몇몇이 일상을 독점하고 다른 분들이 일상을 못 돌리게 되는 케이스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요 근래 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그런 몇몇이 멀티로 일상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는 행보도 보이고 있고요. 물론 그게 나쁘다고는 하지 않겠으나 가급적이면 원래 돌리던 것을 우선해주시고 진짜 정말로 정 돌리려는 이가 없다 싶으면 그때 자신이 상황이 괜찮다는 조건 하에 멀티를 하는 쪽으로 하는 것을 권장할게요.
다시 말하지만 멀티를 하지 말자는게 아니라 이미 돌리는게 있으면 때로는 다른 이들이 돌릴 수 있도록 양보하거나 그런 자세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라는 거예요. 정 돌릴 사람이 없어보이고 그러면 멀티를 하는거야 상관없지요.
"토리이를 넘어서면 그건 신사가 아니라, 속세의 것이 되니. 관례가 아닌 것이다." "자. 가자꾸나." 그녀는 자갈소리를 내지 않으며 가운데로 걸어내려왔다. 아주 오래 전에는 걸어올라갔던 것 같다는 감상을 하며 궁사에게 손을 내미니. 그는 손을 받아들어 손톱깎이가 필요하겠다고 의례를 지켰고.
"동백이 될 수는 없으니. 손톱깎이는 못 받겠구나." 꺾인 꽃송이가 툭 떨어지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붉음이 가련하겠구나. 라는 말로 받으며 둥둥 뜬 것처럼 걸었다.
"저 멀리에 방이 있구나." 거기로 가겠느냐? 라고 물어보면,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는 모시는 이이니. 뒤에서 따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하는 말들은 전부 서로에게 닿지 않는 것이란다." 모시는 자와 모셔지는 자는 다른 언어를 쓰기 때문이니까.
"선향의 연기가 폭포처럼 고이는 곳을 거니는데도 연기가 갈라지지도 않으니." 그러나 너의 말만이 그 연기를 흐트러뜨리고. 나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구나. 그렇게 속삭인 자는 쉿. 하고 손가락을 입에 대었으니. 내려앉은 어둠 속에서 두 개의 파란 등이 켜져 있었다.
"별도 보이지 않고. 달도 보이지 않고. 끝없는 어둠만이 있으니." 발 밑이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를 것 같이. 길을 잃기 딱 좋구나. 방울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도 모르겠지.
"우려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외면하는 걸까. 아니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걸까. 어떤 쪽이라도 끝은 안 좋겠는걸." "아니. 말해주는 게 좋을까 싶군요." "알아서 할 것을 대신해준다고 해서 잘 되지는 않겠지. 연애담에 끼어드는 추한 어른은 미움받는 법이니." "고민되는 게 여러 가지입니다만. 저는 다 털어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대는 최소 삼촌이었으니까. 끼어들 당위성도 적고 말이야." "하지만 그게 맞았던 걸까요? 여기에 놓아두는 것이 맞을까요? 하는 고민이 깊어지기만 합니다." "부모님을 불러오기에는 해외에 있었던가.." "중요한 것은 너무 오래 방치할 순 없지요." "그러니 스스로가 결정해야 하는 일이야." "알 것은 알게 된 뒤에...까지가 한계일까요" "그래. 걷혔구나." 파란색 등 네 개가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합니다. 키가 작은 쪽이 주위를 휘 둘러보더니 덧없는 선향불꽃의 깜박임으로 어둠을 걷어냅니다.
"나랑 너무 닮았으니까 그렇게 된 걸 거야. 그건 알고 있을까?" "그건 치자나무를 심어야겠군요." 키가 큰 쪽은 그리 말하고는 여름밤의 길을 되짚어갑니다.
검은 고양이는 대체적으로 불길하다고 하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요조라도 검은 고양이가 좋다는 사람을 못 본 건 아니지만, 저런 이유는 처음 들었다. 밤하늘에 별이 박힌 느낌이라. 참 특이한 이유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요조라의 입 밖으로 새었다.
"별... 좋아, 하나... 보네요..."
돌이켜보면 코세이와 있을 때는 늘 별이 엮였다. 고작 세번인데, 세번 모두였다. 희안한 인과네, 라고 생각하던 요조라는 웃으며 하는 말에 미간을 살짝 찡그린다. 그리고 다시 투덜거린다.
"아니라니까요... 고양이..."
기껏 풀어졌던 표정이 그 탓에 다시 불퉁해졌고, 밖으로 나가서야 풀렸다. 그다지 오래 있었던 것도 아닌데 밖은 조금씩 노을이 지고 있었다. 해가 지면 금방 어두워지는 거리다보니 이미 드문드문 가로등이 켜지는 중이다. 한시간 정도 지나면 거리는 완전히 가로등 불빛으로 물들 것이다. 그 풍경도 나름 볼만해서, 근처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보고 가도 되지만, 안타깝게도 슬슬 배가 고파온다. 집으로 가야 한다는 신호였다.
"네... 일단은..."
가는 길에 딴길로 샐 지도 모르지만, 그건 가는 중의 일이므로 일단은, 이라며 요조라는 대답했다. 가기 전에 손에 든 팜플렛을 가방에 넣으려다가 어깨에 걸쳐진 외투의 존재를 깨닫고 조심조심 외투를 끌어내린다. 덮고만 있어서 별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툭툭 털어 정돈해서 코세이에게 내민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감사했어요... 옷... 전, 이만..."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든 요조라는 코세이가 외투를 받으면 그대로 돌아서 집으로 갈 생각이었다. 오빠네 일은 끝났을까, 가는 길에 뭔가 군것질이라도 할까, 같은 생각들이 벌써부터 요조라의 머릿속에 꼬물꼬물 올라오고 있었다.
메뉴? 카메라? 후유키는 네 설명에 고개를 갸웃 거린다. 당황한 눈치인 것을 보면 네 설명을 이해하지 못한듯하다. 그래도 최소한 이해했다는 척이라도 하려는 것인지. 그 작은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켜면, 보이는 것은 기본 배경화면에, 기본 어플만이 놓여있는 초기 그대로의 모습. 네 앞의 선배는 스마트폰을 산지 얼마 안 된 것인지. 그렇기에 이 단순한 것도 몰라 물어온 것일까. 메뉴메뉴, 작게 속삭이며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이던 후유키는 이내 카메라 어플을 찾아낸다. 아 그래. 이 어플이었지. 이토록 간단한 것이었는데. 잊어버리고, 정말 바보 같지. 후유키는 고개를 들며 너를 올려다보고, 바라보는 새카만 눈은 고마움을 담고 있다. 이어 눈을 가느다랗게 휘며 웃으며 후유키는 말한다.
"응. 이제 이해했어"
후유키는 코드를 스캔하려다 잠시 멈추고선, 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네게 그 손에 들린 QR 코드를 받으라는 듯 내민다.
연이은 1점은 요조라로 하여금 이건 이거대로 찜찜한데, 라는 기분이 들게 했다. 과연 이 이벤트의 기획자는 이렇게까지 당첨이 안 걸릴 줄 알았을까. 한번 물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물어봐야지, 로 생각이 바뀐다. 누가 기획한 건지 모르면 몰라도, 알고 있는데 굳이 안 할 이유가 있을까. 단지 직접 찾아가지 않을 뿐이다. 나중에, 언젠가, 라고 생각하며 요조라는 아무도 없는 긴 복도를 걷는다.
곧 노을빛으로 물들 듯 빛으로 꽉 찬 복도는 조금 몽환적이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 요조라의 검은 눈은 느릿하게 지나가는 복도의 모습을 담는다. 퀭한 눈에 이채가 돌며, 시선을 얼핏 돌린 순간,
창틀 아래 숨겨진 코드의 종이를 찾아냈다. 요조라는 묶은 머리 살랑이며 코드로 다가가 폰을 들었다.
꽝에 이어서 감점? 0점일땐 감점이 있어도 그대로 0점이라 티가 안났는데 이젠 감점 당해서 점수가 줄어든걸 보면 복장이 뒤집어질 지경이다. 차라리 안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은걸까 싶었지만 이대로 포기하면 패배한 사람 같잖아. 점심시간이 되었고, 나는 싸온 도시락으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선 QR을 찾으러갔다.
복도를 걷다가 문득 천장을 보니 천장 한구석에 작게 접혀서 끼워져있는 종이가 있었다. 아니, 저런 곳에도? 하면서 의자를 가져와 종이를 꺼내서 펼쳐보니 QR이 그려져있는 종이다.
>>174 1. 아미카의 성적: 영어:80점대 수학:70점대 국어:70점대 과학:70~60 왔다갔다 사회:60점대인데 가끔가다 70점대 음악:60점대 미술:50점대 체육:50점대 영어는 프로레슬링으로 대충은 알고 나머지도 하는둥, 마는둥인것 같지만 어쨌든 평균은 찍어요. 나머지 3과목은 자꾸 중간에 자서.. 2. 커피를 잘 안먹긴 하는데 아미카 스타일이라 한다면 평범한 믹스커피이지만 온도는 미지근한 수준으로 랄까요?
>>195 고개를 푹 숙이고 고민하던 아미카.. 아미카:으..으으음.. 아미카:괜찮을까아..? 아미카:도와주는거야 나쁜 일은 아니지마안.. 어쨌든 승낙의 의사를 표현하긴 했습니다.
라며 대답했지만 아무래도 반찬고를 바꿔 붙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큰 상처도 아니고 했으니까. 그래도 코세이는 친절한 사람이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선선히 다행이라고 하는 대답에 렌은 보건실에서 잠을 자는 건 혼낼 일은 아닌 거구나.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말 때문에 코로리가 형제에게 혼난다면 그것도 미안한 일이지 않은가.
렌은 이어지는 코세이의 말에 더 부러움이 일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무척이나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 렌은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것도 다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속으로는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던 걸까?
그래서 외동이냐는 말과 그 뒤엣말이 이전에도 들었떤 이야기였지만서도 괜히 조금 심술이 나기도 했다. 그러니까, 제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에 대한 소소한 질투 같은 것일까.
“네. 그렇죠. …. 코로리 씨가 쌍둥이라는 이야기를 안 했어서, 전혀 몰랐었어요. 이렇게 우연찮게 뵙게 될 줄은 몰랐지만요.”
뒷말은 괜히 심술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사이좋은 이 쌍둥이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면 좀 더 시무룩해지는 것이었다. 물론 쌍둥이라고 해도 만나는 사람마다 제 쌍둥이를 말하면서 자랑하고 다니진 않지 않겠는가. 그것도 오늘 보건실에서 한 번 만난 사이인 사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