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 소가주 】 모용세가의 모용중원은 정당한 후계자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모용강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참으로 놀랍고도 두려운 일입니다! 중원의 모든 사람들은 이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습니다. 이게 정녕, 옳은 일인지 말입니다. 소가주라는 말은 중원 곳곳에서 흔히 사용되지만, 적어도 당분간 이 단어를 공적으로 꺼낼 때에는 오직 한 명을 지칭하는 말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아버지이자 정당한 후계자에게서 그 자리를 빼앗아낸 찬탈자. 모용중원을 말입니다. - 모용벽의 호감도는 5 아래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 중원 사람들에게서 평판이 낮아집니다. - 모용세가의 소가주로 공인받으며 호위대와 직할대를 편성할 수 있습니다.
신강과 중원의 경계, 감숙에 걸쳐있는 기루. 야월루의 루주인 은야는 재하의 유년 시절 많은 것을 알려주고 품어준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재하의 일 바쁘기에 몸은 멀어졌으나, 그 흐린 듯 흐리지 않은 연은 기이하게도 끊이지 않았다. 7년 전, 사천당가와의 전쟁터로 떠나기 전. 그 짧은 공백의 기간 동안 단 3번. 재하는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 은야가 있는 야월루로 남몰래 찾아가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잠적해버렸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기에. 1년이 지날 때마다 세월은 흘렀고, 오늘은 바야흐로 7년이 지난날이다.
7년의 세월 동안 기루는 달라진 것 거의 없다. 여전히 기녀들은 은전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가식적인 웃음을 흘리고, 장식품처럼 기녀를 신경 쓰지 않고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있으며, 그런 기녀를 허리에 낀 남정네가 있다. 아무리 열심히 청소한다 해도 지우지 못하는 아릿한 술 찌든 내가 코를 은은히 스치면 그 술 찌든 내를 지우기 위해 피운 향 내음이 가득하다. 달라진 것이라곤 웃고 있는 기녀의 얼굴이 본 적 없는 사람으로 채워졌다는 것과, 멱리 쓴 손님이 왔다는 말에 신발도 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달려온 루주의 얼굴이 세월을 직면했다는 정도다. 루주, 은야는 재하의 앞에 서 손을 모았다. 비록 장소는 기루이나, 행태는 자식 앞에 서는 교양 있는 어미와도 같았다.
"참으로 간만이거늘 얼굴 하나 보이지를 않는구나." "아쉬웁기는 저도 마찬가지지요." "7년간 호사가에게 네 소식은 익히 들었지. 네 참전했단 말 듣고 가슴이 어찌나 철렁하던지."
루주인 은야의 얼굴에 천천히 주름이 패이기 시작했고, 수심은 세월이 조각되어 깊게 각인된다. 다만 재하는 주름이 있는지도, 외모가 어떤지도 알 수 없었다. 새하얀 멱리가 머리요 옷이며 얼굴까지 죄 가렸기 때문이다. 은야는 마주 앉기 전 한숨을 푹 쉬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한 듯싶다. 재하는 나직하게 질문한다.
"어디까지 들으셨사온지." "네가 포곡조 알을 둥지에 밀어 깨트리고, 그 영광된 자리에 있었으며, 미 만개하며 굽어살피는 자 되었다는 소리까지 들었단다. 알을 깰 적 생사를 오갔다지?" "……." "내 몸 챙기라 누누이 말했거늘. 다만 지금은 굽어살피는 자 되었으니.. 지금도 고생이 여간 많겠으나 그간의 고생 없던 일 되는 것 아니지." "누이." "그간 고생 많았겠구나. 꿀에 절인 여지가 가장 맛있을 때인데, 먹지 않으련?"
재하는 멱리 속에서 고운 손 뻗어 주름진 은야의 뺨 위에 얹었다. 손톱은 여성의 것만치 길었으며, 무공 배운 자라기엔 지나치게 섬섬옥수요 흠결 하나 없다. 뺨을 엄지로 쓸어 보이며 재하 허리 숙인다. 멱리 비단 속으로 은야 삼켜낼 적, 재하는 바깥 타인에게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수심 깊고 음울한 표정으로 은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주체적이지 못하여 무엇을 들었든 아무것도 듣지 못한 척 해야 하는 존재임을.. 설舌이 중重해야 함을 잊으셨습니까." "재하야." "누이, 석류가 먹고 싶어요. 누군가 나를 지명하거든 허락하세요. 호위도, 점소이도 필요 없사오니."
재하는 그리 말하며 은야를 스쳐 지나갔다. 분명 단란한 한때였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기루의 최상층으로 올라갈 적 재하는 몸을 돌려 손을 드러냈다. 그리고 입이 있을 곳을 향해 검지를 뻗었다. 앞으로는 혀를 무겁게 하십시오. 그리하지 아니하면 혀가 잘려나갈 겁니다. 무언의 뜻을 알아챈 은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상층, 가장 익숙한 곳. 재하는 그 자리에 당도하자마자 털썩 주저앉았다. 상 차려와 들여온 석류를 휙 낚아채듯 하며, 입으로 득득 깨물었다. 멱리 비단 반쯤 벌어져 모습 드러내고 반투명한 그림자 드리울 뿐이다. 그 옅은 그림자 속에서 흰 청년이 석류 깨물자 붉은 즙이 피처럼 흐르고 손목을 타며, 알맹이가 터지고 씨는 뼈 씹듯 소름 끼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재하가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빌어먹을 감 때문이다. 잠을 설쳤다. 지금은 봄이요, 꿀에 절인 여지가 가장 맛있을 때이며, 7년이 지난날이요, 이곳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 벗에게 술을 따라주고 노래를 불러주며, 잠들 적 홀연히 광한궁으로 돌아간 7년 전의 소년일 적의 시절은 지났으나 감은 오늘 벗을 다시 만나리라 외치고 있다. 안다. 그 벗이 이젠 누구인지. 호사가를 통해 7년간 몰랐으리? 듣지 아니하였으리? 재하는 다시금 으드득 소리를 내며 석류를 씹다, 눈을 굴렸다. 기감이 불안정하며 경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느낌이 저 멀리서 난다. 입술을 떼지도 않고 눈을 감았다.